<일본군위안부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 앙코르전. 지지 않는 꽃.


전시 부스-'지지 않는 꽃 Cartoons of The 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

길거리에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군중처럼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들.
'괜찮아 나랑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야. 메이꽌시(没关系).'
수년간 소식을 접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남이었다.

끝나지 않는 길-'지지 않는 꽃 Cartoons of The 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

니뽄도-'지지 않는 꽃 Cartoons of The 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

만화박물관에 갔더니 앙굴렘국제만화 축제에 전시했던 <일본군위안부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 앙코르전.
'지지 않는 꽃'이 전시중이다.
처음엔 아무런 감정도 없이 관객의 입장에서 전시를 관람했다.
'만화 잘 그렸네. 잘 그렸어.'
'글씨가 작네. 작아.'
그러다가 갑작스레 찌릿한 느낌을 받았다.
'여동생, 누나, 혹은 가까운 친구가 이런 일을 당했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런 씨발. 개새끼들.

뒷모습-'지지 않는 꽃 Cartoons of The 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

Maman-'지지 않는 꽃 Cartoons of The 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

'지지 않는 꽃' 전시를 통해, 그때 일어났던 일이 정말 끔찍했다는 게 피부에 와 닿았다.
사람이 다른 이에게 어떤 끔찍한 일을 저지른 다는 것은,
그를 자신과 같은 존재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나와 같은 사람이고 가족이며 벗이라는 동질감을 느낀다면,
이런 끔찍한 일들은 일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사람으로 살기 위해선 이런 전시를 통해 끔찍하고 더러운 기분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
세상을 아무 감정 없는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언젠가 우리 또한 괴물이 되어 버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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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가장 높은 산. 계양산.

등산로 안내도-'인천 계양산'

계양산은 강화도를 제외하면, 인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그래 봤자 겨우 394.9m로, 정상까지 왕복 두 시간 정도면 되는 높이다.
그런데 초행길이라 길을 잘못 들었다.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로 접어든 것이다.
얼음이 녹아서 그런지 진흙투성이라 매 걸음이 힘겨웠다.
그렇게 계양산을 180도 둘러 피고개에 다다라서야 정상으로 가는 길을 발견했다.
피고개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굳은 땅이지만, 경사가 꽤 가파르다.

정상-'인천 계양산'
아무튼, 인천을 대표하는 계양산 정상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인천 계양산'
산에서 내려올 땐 정비를 잘해 놓은 등산로로 내려왔더니 아주 수월하다.

도시 풍경-'인천 계양산'
그러나 내려오다 보이는 풍경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초록 숲에 노란 개나리가 아닌,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 숲이 삭막하다.

계양산 산행을 마치고 임학공원으로 내려와 에어건으로 신발에 뭍은 진흙을 털어냈다.
산에 자주 오르지 않아서인지, 두 시간 조금 넘게 걸었다고 다리가 뻐근하다.
이쪽에 다시 오게 된다면, 천마산 코스를 한번 올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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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만 아는 서울역 맛집. 여수회무침.


간판-'서울역 여수 회무침.'

'회무침이라니?!'
회는 횟집에서나 먹었지, 회무침을 전문으로 하는 집은 처음이다.
유명한(?) 맛집이라 그런지 테이블이 꽉꽉 차 있었는데,
단체 손님이 많은 것으로 보아 주로 직장인들 회식장소로 이용되는 장소 같다.
차림표를 보니 장어탕이라든가, 다른 집에선 보기 힘든 음식이 다양하다.
그래도 회무침 집이니 회무침을 먹어 봐야지.
회무침과 해물전, 그리고 알대구탕을 내오는 세트 메뉴를 시켰다.

회무침-'서울역 여수 회무침.'

회무침이란 음식을 평소에 먹을 일이 없어서 좀 생소한데,
매콤살콤한 회무침에 고소한 콩가루가 올려진 맛이 꽤 괜찮다.
해물전도 맛있고, 대구탕도 감칠맛 나게 잘 끓였다.
하지만 감동할 정도의 맛은 아니라서,
꼭 서울역에서 약속을 잡아야 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찾아서 올 만한 집은 아니다.
이 정도의 맛집은 웬만한 동네에 하나씩은 있으니까.
그리고 회식 손님이 많아서 너무 시끄러워 귀가 피곤한 점도 있다.
서울역 여수회무침.
여럿이 가서 왁자지껄 떠들썩하게 한잔 걸치고 싶다면 가볼 만한 동네 맛집이다.

서울역 여수회무침 위치.

서울역 5번출구에서 직진하다 보면 2층에 간판이 보인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우니, 천천히 걸으며 간판을 확인하는게 좋다.



큰 지도에서 월풍 맛집 지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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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 가는 길. 한국의 도교 문화 기획전.


입구-'한국의 도교 문화(Taoism of korea)'

한국의 도교 문화 기획전을 보려고 오랜만에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사람 많겠는걸.'
좋은 전시인데다가 무료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서 편하게 보았다.
아무래도 좀 늦은 시간에 가서 그랬나 보다.
주로 전시된 품목은 회화와 다양한 모양의 연적이다.

동방삭-'한국의 도교 문화(Taoism of korea)'
서왕모의 복숭아를 세 번이나 훔쳐 먹고 3천 살을 더 살게 되었다는 동방삭은 또 복숭아를 먹으려고 하고 있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더니...

복숭아 모양 연적-'한국의 도교 문화(Taoism of korea)'
탐스러운 복숭아 모양 연적을 봤더니, 나도 갑자기 복숭아가 먹고 싶어진다.
복숭아!

도교 의상을 입은 사람 연적-'한국의 도교 문화(Taoism of korea)'
이건 도교 의상을 갖춰 입은 사람 모양의 연적인데, 옷이 다른 종교 복장과 딱히 다르진 않아 보인다.

첩첩산중 연적-'한국의 도교 문화(Taoism of korea)'
첩첩산중의 도교 사원(?)을 표현한 연적은 너무 크고 뾰족해서 정말 연적 용도로 쓰긴 어려웠을 것 같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고기를 키우는 집이라면 어항에 넣고 싶은 욕구가 샘솟겠다.'

현무도-'한국의 도교 문화(Taoism of korea)'
이 그림은 여러 이야기의 주제로 잘 쓰이는 사방신 중 하나로, 북쪽을 담당하는 현무다.
옛날 사람들은 동•서양 할 것 없이 동물 각 부분을 합쳐서 강력한 모습을 만드는 걸 즐겼나 보다.
그건 아마도 그냥 동물은 사람에게 큰 위협을 주지 못하게 돼서가 아닐까?
인간이 가장 위협적인 동물이 되었으니, 숭상할 만한 더 센 동물이 필요해서 말이다.

국보 287호, 백제금동용봉봉래산향로(百濟金銅龍鳳蓬萊山香爐)-'한국의 도교 문화(Taoism of korea)'
국보 287호인 백제금동용봉봉래산향로(百濟金銅龍鳳蓬萊山香爐) 모습도 보였는데,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게, 가히 나라의 보물이라 할만하다.

한국의 도교 문화 전시의 끝 무렵엔 도교 이론을 맛보여 준다.
서적 등의 전시와 함께, 여러 도교 글귀가 적혀있다.
태상감응편(太上感應篇)

착해야 오래산다
선과 악의 보답은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것과 같다.…
무릇 사람에게 잘못이 있으면
크게는 12년의 수명을 빼앗고
작게는 100일 빼앗는다.
그러한 크고 작은 허물은
수백 가지나 된다.
오래 살고 싶은 자는
먼저 그러한 잘못을 피해야 한다.

태상 감응편의 이 말 대로라면 나는...
나는 어쩌면 불사신으로 태어난 몸인가 보다.
아직 살아있는 걸 보면.

도교에서 말하는 선행과 악행을 정리한 공과격도 보였다.
공과격(功過格)

○ 100점짜리 공덕
* 한 사람 죽음을 구해주는 것.
* 한 여자의 정절을 지켜주는 것.
* 자녀를 물에 빠뜨려 죽이려는 것을 한번 막는 것.
* 한 사람의 후손을 이어주는 것.

● 100점짜리 죄과
* 한 사람을 죽게 만드는 것.
* 한 부녀의 정절을 잃게 하는 것.
* 다른 사람이 자녀를 물에 빠뜨려 죽임을 한번 찬조하는 것.
* 한 사람의 후사를 끊는 것.

○ 50점짜리 공덕
* 낙태를 면하게 하는 것.
* 색욕에 빠지려는 처지에 부딪혀서도 정도(正道)를 지키고 빠지지 않는 것.
*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을 거두어 양육하는 것.
* 주인 없는 해골 하나를 거두어 장례 지내는 것.
* 한 사람이 유랑을 모면토록 구해주는 것.
* 한 사람이 유배나 충군(充軍)ㆍ도형(徒刑: 징역) 등의 중죄를 짓지 않도록 구해주는 것.
* 한 사람의 원한을 씻어(밝혀)주는 것.
* 좋은 말 한 마디로 백성을 이롭게 하는 것.

● 50점짜리 죄과
* 한번 낙태하는 것.
* 한 쌍의 결혼을 깨뜨리는 것.
* 한 해골을 내버리는 것.
* 남의 아내나 딸을 가로채려 꾀하는 것.
* 한 사람을 못살게 굴어 떠돌게 만드는 것.
* 한 사람에게 충군(充軍)이나 유배ㆍ도형(徒刑: 징역)의 중죄를 짓게 만드는 것.
* 한 사람에게 불충ㆍ불효나 큰 죄악을 짓게 교사하는 것.
* 한 마디 말로 백성에게 해를 끼치는 것.

○ 30점짜리 공덕
* 한 뙈기 묘지를 땅 없는 사람에게 베푸는 것.
* 비행을 저지른 한 사람을 교화해 행실을 바꾸게 하는 것.
* 한 수계(受戒) 제자를 제도하는 것.
* 부부간에 별거, 이혼, 싸움, 파탄의 불화를 화해시켜 다시 살게 하는 것.
* 주인 없이 버려진 아이를 데려다 기르는 것.
* 한 사람의 덕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것.

● 30점짜리 죄과
* 근거 없는 비방을 지어 한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함하는 것.
* 남이 혼자 은밀히 어떤 나쁜 짓을 하려다 뉘우쳐 그만둔 일을 적발하여 떠벌리는 것.
* 한 사람에게 소송을 교사하는 것.
* 한 사람의 청정한 계율 수행을 훼방 놓는 것.
* 스승과 어른을 배반하는 것.
* 부모 형제에게 거역ㆍ반항하는 것.
* 친족을 이간질하는 것.
* 흉년에 오곡을 사재기해 폭리를 취하는 것.

○ 10점짜리 공덕
* 덕망 있는 사람을 천거하여 인도하는 것.
* 사람의 해악을 한번 제거해 주는 것.
* 모든 경전과 법문을 편찬하는 것.
* 의술이나 약처방으로 사람의 중병을 한번 치료해 주는 것.
* 지극히 덕 있는 말을 하는 것.
* 부릴 만한 재력과 권세가 있는데도 부리지 않는 것.
* 자기에게 딸린 첩이나 노비를 잘 내보내는(해방) 것.
* 사람에게 보답할 힘이 있는 짐승의 생명을 구해주는 것.

● 10점짜리 죄과
* 덕망 있는 사람을 배척하고 따돌리는 것.
* 나쁜 사람을 천거하여 등용시키는 것.
* 남의 무덤 하나를 깍아내 평지로 만드는 것.
* 고아를 능욕하거나 과부를 핍박하는 것.
* 절개 잃은 한 부녀자를 받아 거느리는 것.
* 중생을 죽일 수 있는 기구를 하나 갖춰두는 것.
* 존친ㆍ스승ㆍ훌륭한 선비에게 악담하는 것.
* 남을 해칠 수 있는 독약을 만들거나 조재하는 것.
* 관리가 죄수에게 불법 고문을 가하는 것.
* 모든 정법(正法) 경전을 훼손하거나 파괴하는 것.
* 경전을 읽을 때 마음속에 잡다하게 나쁜 일을 생각하는 것.
* 사이비교나 간사한 법을 남에게 전수하는 것.
* 덕을 훼손하는 말을 내뱉는 것.
* 사람에게 보답할 힘이 있는 가축을 한 마리 죽이는 것.

○ 5점짜리 공덕
* 한 사람의 법정 소송을 그치도록 권하는 것.
* 한 사람에게 심성과 생명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일을 전해주는 것.
* 심성과 생명을 보존하고 증진하는 경전법문을 한번 편찬하는 것.
* 약처방이나 의술로 가벼운 질병을 한번 고쳐주는 것.
* 타인의 악을 퍼뜨리지 말도록 권하는 것.
* 어질고 착한 사람을 한번 공양하는 것.
* 중생을 위해 천재지변이 없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단지 착한 발원만 하고 제물로 희생을 잡지 않는 것.
* 사람에게 보답할 힘이 없는 가축의 생명을 구해주는 것.

● 5점짜리 죄과
* 일체 정법과 경전을 비방하고 험담하는 것.
* 풀어줄 만한 억울한 사정을 보고도 풀어주지 않는 것.
* 한 병자가 구해달라고 청하는데도 구해주지 않는 것.
* 한 도로나 교량을 막거나 끊어버리는 것.
* 미풍양속를 해치는 글이나 말을 만들어 퍼뜨리는 것.
* 명예를 훼손하는 노래(유언비어)를 만들어 퍼뜨리는 것.
* 험담으로서 좋은 사이를 깨뜨리는 것.
* 사람에게 보답할 수 없는 가축 한 마리를 죽이는 것.
* 적절한 방법에 의하지 않고 생물을 삶거나 구워 죽여 극도로 고통을 받게 하는 것.

○ 3점짜리 공덕
* 뜻밖에 횡액을 당해서도 화내지 않는 것.
* 남의 비방을 감당하면서 변명하지 않는 것.
*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고도 화내지 않는 것.
* 마땅히 책망할 사람의 책임을 용서해 주는 것.
* 양잠, 어부, 사냥꾼, 백정 등에게 직업을 바꾸도록 권하는 것.
* 저절로 죽은 가축을 묻어 주는 것.

● 3점짜리 죄과
*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고 화를 내는 것.
* 위아래의 차례(장유질서)를 어기는 것.
* 책망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책망하거나, 한 사람의 잘못을 퍼뜨리는 것.
* 두 말로써 사람을 이간질하는 것.
* 무식한 사람을 속이는 것.
* 남이 공덕을 이루는 걸 방해하는 것.
* 남의 근심걱정을 보고 마음속으로 통쾌히 여기는 것.
* 남이 이익이나 명예 잃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기뻐하는 것.
* 남이 부귀한 것을 보고, 그가 망해 빈천해지기를 바라는 것.
* 일이 뜻대로 안 되면 이내 하늘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는 것.
* 자기 분수 밖의 것을 탐하고 구하는 것.

○1점짜리 공덕
* 사람의 착한 일을 한번 칭찬하는 것.
* 사람의 악을 한번 덮어주는 것.
* 사람의 싸움을 그치게 말리는 것.
* 사람이 한 가지 나쁜 일을 못하도록 막는 것.
* 사람 배고픈 것을 한번 구제해 주는 것.
*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을 하룻밤 잠재워주는 것.
* 사람을 추위에서 한번 구해주는 것.
* 약 한 첩을 주는 것.
* 사람을 구제하도록 권하는 글을 베푸는 것.
* 경전 한 권을 독송하는 것.
* 반성참회의 절을 백 배 올리는 것.
* 불호(佛號)를 천 번 염송하는 것.
* 선법(善法)을 강연하여 10인에게 가르침이 미치는 것.
* 좋은 일을 일으켜 이익이 10인에게 미치는 것.
* 버려진 글 1천 자를 줍는 것.
* 한 스님에게 한 끼 공양드리는 것.
* 스님 한 사람을 잘 보호하고 지켜주는 것.
* 걸인이 구걸하는데 거절하지 않는 것.
* 사람이나 가축이 일시 피곤한 것을 구제해 주는 것.
* 사람이 근심하는 걸 보고 잘 위로해 풀어주는 것.
* 육식을 하는 사람이 1일간 육식 않고 재계하는 것.
* 짐승 잡는 걸 보거나 비명소리를 들으면 차마 그 고기를 먹지 않는 것.
* 자기를 위해 죽인 짐승의 고기를 먹지 않는 것.
* 저절로 죽은 짐승 한 마리를 잘 묻어주는 것.
* 미세한 벌레 한 마리를 구해주는 것.
* 과업을 지어 떨어진 영혼을 구제해주는 것.
* 돈과 곡식, 옷 등을 베풀어 사람을 구제하는 것.
* 남이 진 빚을 용서(연기, 면제)해 주는 것.
* 남이 잃어버린 물건을 주워 돌려주는 것.
* 의롭지 못한 재물을 취하지 않는 것.
* 다른 사람을 대신해 그 빚을 다 갚아주는 것.
* 땅을 양보하고 재산을 양보하는 것.
* 남에게 재산을 베풀어 갖가지 공덕을 지으라고 권하는 것.
* 남이 맡긴 재물을 가로채지 않고 돌려주는 것.
* 창고를 지어 곡식을 잘 저장하고(곡식 가격 안정, 흉년대비), 길이나 다리를 새로 놓거나 복구하고, 막힌 강물을 뚫고 우물을 파 사람들을 이롭게 하고, 도량을 짓고 삼보의 불상들을 만들거나 향이나 초, 등 같은 공양물을 보시하고, 길손에게 차나 물을 보시하고, 죽은 사람을 위해서 관목을 보시하는 것 등, 일체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에 든 비용 100전(錢) 당 1점의 공덕으로 한다.

● 1점짜리 죄과
* 사람의 선행을 한번 방해하는 것.
* 사람의 싸움을 한번 교사하는 것
* 마음속에 은밀히 남을 해칠 악의를 품는 것.
* 남이 한 가지 나쁜 일을 하도록 조장하는 것.
* 남이 조그만 물건 훔치는 걸 보고도 막지 않는 것.
* 남이 근심하고 놀래는 것을 보고도 위로하지 않는 것.
* 남의 가축을 부리면서, 그 가축이 피곤하고 힘든 것을 동정하지 않는 것.
* 말하지 않고서 남의 바늘이나 풀 하나라도 취하는 것.
* 글씨가 써진 종이를 버리는 것.
* 오곡이나 하늘이 주신 사물(천연물)을 함부로 내버리고 방치하는 것.
* 한 번 약속을 어기는 것.
* 취해서 사람을 한번 침범하는 것.
* 한 사람의 굶주림과 추위를 보고도 구하지 않는 것.
* 경전 독송할 때 한 자구를 잘못 읽거나 빠뜨리는 것.
* 스님 탁발에 주지 않는 것.
* 한 걸인의 구걸을 거절하는 것.
* 술ㆍ고기ㆍ오신채를 먹고 경전을 독송하거나 도량에 들어가는 것.
* 법복이 아닌 옷을 한번 입는 것.
* 사람에게 보답할 수 있는 가축의 고기를 먹는 것.
* 미세한 벌레의 생명을 죽이거나, 새집을 뒤집어 알을 깨는 것.
* 대중의 공익을 등지고 개인적으로 이익을 취하거나, 남의 재물을 손상하거나 유용하는 것.
* 남에게 빌린 물건(빚)을 돌려주지 않는 것.
* 남이 흘린 물건을 주워 돌려주지 않는 것.
* 남이 맡긴 물건을 돌려주지 않는 것.
* 공적인 일을 빙자하거나 권세를 남용하여 남에게 재물을 강요하거나 약취하여 자기 소유로 가지는 것.
* 불법승 삼보의 형상이나 도량(법당) 기물 등을 파괴하는 것.
* 저울이나 되(도량형)을 속여 차액을 챙기는 것.
* 도살용 칼이나 어망 등을 파는 것.
* 창고를 지어 곡식을 잘 저장하고(곡식 가격 안정, 흉년대비), 길이나 다리를 새로 놓거나 복구하고, 막힌 강물을 뚫고 우물을 파 사람들을 이롭게 하고, 도량을 짓고 삼보의 불상들을 만들거나 향이나 초, 등 같은 공양물을 보시하고, 길손에게 차나 물을 보시하고, 죽은 사람을 위해서 관목을 보시하는 것 등, 일체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을 해치는 경우 100전(錢)당 1점의 죄과로 한다.
한국의 도교문화 전시에는 공과격이 간략하게만 나와서, 시사중국에서 잘 정리한 내용을 가져왔다.
출처 : 선행과 악행 기록표 ‘공과격’(http://sscn.kr/news/view.html?section=2&category=10&no=4214)

박물관 야경-'한국의 도교 문화(Taoism of korea)'

전시를 보고 밖으로 나오니 야경이 꽤 멋지다.
이런 고요하고 한적한 풍경을 마주하는 것은 나에게 행복감을 주는 요소 중 하나이다.
도교처럼 어떤 신앙에서 즐거움을 얻는다면 그것도 좋겠고,
일상의 소소함에서 행복을 얻는 것도 좋겠다.
어쨌든 한번 사는 인생 즐겁게 살다 가야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도교문화 전시는 오늘(2014년 3월 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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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향 풍기는 치킨. 레게 치킨.


이 집은 정말 우연히 알게 된 맛집이다.
때는 2008년 초여름.
동교동 골목을 자주 지나다닐 일이 생겼다.
물론 그전에도 술집 '틈'을 종종 갔지만,
주위를 둘러보지 않았기에 레게 치킨의 존재를 몰랐었다.
동교동에선 되지도 않는 춤을 춰보겠다며 팝핀 댄스를 배웠었는데,
연습실에서 뻣뻣한 몸을 한참 혹사하고 나와 홍대입구역으로 향할 때면,
매콤한 카레 냄새가 코에 스며들곤 했다.
'아. 향기에 취한다. 저긴 무슨 집일까?'
나도 모르게 입가에 흘러내리는 침인지 땀인지를 닦으며 지나쳤다.

막상 레게 치킨을 먹게 된 건 그로부터 한참 후.
팝핀 레슨이 끝나고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팝핀은 남이 추면 멋진데, 왜 내가 추면 경기 일으키는 거 같은지.
각기병 걸린 닭처럼 보이기 싫어서 접었다.
아무튼, 레게 치킨에 처음 문을 딱 열고 들어섰는데!
자리가 없다.
레게 치킨에서 얼마나 건강하고 살이 잘 오른 닭을 썼는지,
닭에 굶주린 중생들이 이미 모든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물론 자리가 얼마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서 주문했고, 닭이 나왔다.
이 기분은 시골 마을에서 하루에 한 대뿐인 읍내행 버스를 기다리다 잡아탄 기분이다.

닭-'레게치킨(Raggae Chicken)'

감자와 양파 튀김이 얹혀진 닭.
부드럽고 향기롭고 맛있다.

그 뒤로 몇 번을 더 찾았는데, 일찍 가지 않으면 자리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수동에 레게 치킨 분점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한다.
갸하하라는 빈티지 샵 옆에 있었는데, 자리가 한결 넓어서 좋았다.
레게 치킨 본점처럼 맛도 있고.

입구-'레게치킨(Raggae Chicken)'

좀 오랫동안 안 갔더니 분점이 대로변으로 이사했다.
평범한 대로변을 따라가다가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골목길 같은 델 따라 들어가면 마법의 레게 치킨집이 나온다.

현관-'레게치킨(Raggae Chicken)'

맛집 소문은 발도 없이 천 리를 가는지 분점에도 사람이 꽉꽉 차있었는데,
운 좋게 딱 한 테이블에 자리가 나서 앉았다.
레게 치킨 맛은?
여전히 좋다.
그런데 내 입맛이 좀 변했다.
요즘은 튀긴 닭이 별로 당기지 않는다.
그래도 이 동네에서 굳이 닭을 먹어야겠다면?
레게 치킨.

입구-'레게치킨(Raggae Chicken)'

매콤한 레게치킨이랑 크롬바커 한잔 좋다!


레게치킨 위치


큰 지도에서 월풍 맛집 지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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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따끈한 피자 한 판. 가회동 대장장이 화덕 피자집.

이 집 피자가 맛있다는 소리를 듣고,
꼬불꼬불 길을 돌아왔습니다.
안국역에서는 2번 출구로 나와서 쭉 올라가다가 왼쪽 카페 두루 쪽으로 길을 건너면 바로인데,
삼청동 쪽에서 오다가 헤맸네요.^^;

간판-'가회동 대장장이 화덕 피자집'

심지어 간판을 못 보고 지나치기도 했어요.
간판이 아주 작게 붙어 있어서 초행길이라면 지나치기 쉽겠더라고요.

입구-'가회동 대장장이 화덕 피자집'

자. 이게 가회동 대장장이 화덕 피자집 입구입니다.
눈 크게 뜨고 보지 않으면 이게 피자집인지 선술집인지 알기 어렵겠지요?
아무튼, 여길 지나쳐서 헤매던 중 극적으로 귀인(?)을 만났습니다.
추운날 밖에서 고생하시는 서울시 관광 안내원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셔서, 무사히 가회동 대장장이 화덕 피자집에 도착했어요.

상차림-'가회동 대장장이 화덕 피자집'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에 군더더기 없는 상차림.
촛농이 잔뜩 묻은 나무 촛대가 마음에 듭니다.

마르게리타 피자-'가회동 대장장이 화덕 피자집'

마르게리타 피자를 시켰어요.
거기에 루꼴라를 잔뜩 올려 먹으니 향긋하니 맛이 참 좋습니다.
가회동 대장장이 화덕 피자집은 다양한 종류의 토핑을 취향대로 추가해 먹을 수 있거든요.
씬피자라고 하기엔 약간 두껍고, 크기는 조금 작아요.
다른 데선 마르게리타피자에 치즈가 좀 빈약하게 들어간 편인데,
가회동 대장장이 화덕 피자집은 치즈가 듬뿍 올려져서 좋았어요.
피자 맛있습니다!

가회동 대장장이 화덕 피자집 위치


큰 지도에서 월풍 맛집 지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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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산책로. 석파정.

운보 김기창 화백 탄생 백 주년 기념전을 보러 서울 미술관에 간 김에, 석파정에 들렀습니다.
석파정은 흥선대원군이 별장으로 쓰던 곳이라네요.
산책로를 걷는 재미가 쏠쏠해서 즐겁게 석파정을 둘러봤습니다.

부암동 풍경-'부암동 석파정'

우선 부암동의 아기자기한 모습이 보이네요.
부암동엔 분명 건물은 많은데, 지나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어서 동네가 참 조용하더라고요.
날이 추워서인지 헐벗은 조각상이 유독 추워 보였어요.

옷 입은 나무-'부암동 석파정'

겨울을 나려고 나무도 짚으로 옷을 해 입었습니다.

한옥-'부암동 석파정'

건물을 요란하진 않지만 참 견고하게 잘 지었습니다.
나무도 아주 튼튼해 보이고, 잘 짜인 한옥이에요.

소나무-'부암동 석파정'

석파정에 멋진 소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데,
이 나무 한 그루를 보는 것 만으로도 석파정에 들른 보람이 있습니다.
제멋대로 뻗은 가지가 예술이에요.

통나무 의자-'부암동 석파정'

산책로를 걷다 보니, 앉아 쉬기 좋게 통나무 의자를 놓아두었습니다.
한겨울엔 앉기엔 너무 차가워 보여요.
앉자마자 치질이 걸릴듯합니다.

바위-'부암동 석파정'

커다랗고 널찍한 바위가 눈에 띄는군요.
바위가 판판한 게 여름에 와서 착! 하고 달라붙으면 시원하게 더위를 식혀줄 것 같아요.
물론 지금 달라붙으면 입이 돌아가겠죠.

겨울 길-'부암동 석파정'

겨울이라 손이 시리고 코도 시렵지만,
눈 쌓인 석파정 산책로를 따라 걸음을 옮기는 즐거움은 다른 계절에 맛보지 못하겠지요.
언제 또 서울 미술관에서 좋은 전시를 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 핑계로 다시 석파정에 들러야겠습니다.

서울 미술관 - 석파정 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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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국정원과 사이버 사령부.

요즘 나라가 떠들썩 합니다.
정부 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탓인데요.
파면 팔수록 드러나는 사실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초반 밝혀진 댓글녀 사건만 해도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인데,
이젠 사이버 사령부 심리 전단까지 한 손 거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군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정부 기관이 이러한 활동에 개입했는지 의문입니다.

어떤 블로거(http://august8027.blog.me/30178504565)는 이게 별거 아닌 일이라고 말합니다.
숫자 장난을 치는데요.
말을 인용하자면 이렇습니다.

'고작 국정원 직원이 직접 비방도 아닌 정치성 글 달랑 3개를 대선 기간 100일 정도 기간 동안 써서 그게 공권력 개입 국정원 댓글 개입 이란 게 말이 됩니까?'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지요.
국가 기관에서 그런 활동을 했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단 하나의 글을 썼어도 그건 잘못된 행동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사이버 사령부 심리 전단 소속 요원 4명이 집무실 PC를 이용해서 트위터 등에 야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사실도 큰 사건입니다(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news_seq_no=1551049)
그런데 집권여당은 문제의식이 없는가 봅니다.
정치 관련 글은 3.6%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대선 관련 글은 1.3%에 그쳤다며 조직적 선거 개입 주장은 논리 비약이고, 민주당은 정치 공세를 멈추고 국방부의 조사와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라고 촉구했답니다. (http://www.ytn.co.kr/_ln/0101_201311201423103480)
백치들만 모여 있는 건 아닐 텐데 어쩜 이럴까요.
어떤 사람들인가 궁금해서 새누리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의원들 프로필을 보았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 공부 많이 한 사람들입니다.
사실을 쉬쉬하고 모르쇠로 일관한다고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건 그들도 알 겁니다.
석박사가 넘쳐나는데 이런 자명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지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가려지겠습니까?
이미 드러난 사실을 깔끔하게 사과하고 빠른 조처를 하는 게 그들에게도 훨씬 득이 될 텐데요.
우리나라 엘리트들이 이렇게 유치한 짓거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한숨이 나옵니다.
엘리트는 소수이고, 제대로 된 생각을 가지고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국가를 사람 몸으로 친다면 엘리트는 머리. 일반 대중은 몸통이라고 하겠지요.
머리만 가지곤 아무것도 못 합니다.
손발이 움직여야 밥 먹고 생명을 유지하지요.
몸이 병들면 머리라고 별수 없습니다.
숟가락 들 힘이 없으면 죽는 거에요.
몸통도 머리도 한 몸이니 다 죽지요.
다 같이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새누리당에서 빨리 정신 차리고 쇄신하길 바랍니다.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찌질한 세력이 아니라 국가 발전을 위해 행동하는 진정한 보수로 다시 태어나길 바랍니다.

솔직히 저는 국가기관의 사이버 활동이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나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국민은 어차피 투표를 안 했을 것이고,
아무런 논리도 없는 단순 비방 글에 마음이 돌아설 정도의 국민에겐 누가 대통령이 되던 별 상관이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만약 국정원과 사이버 사령부가 대선 개입을 했다고 해도 그 효과는 미미하겠지요.
그런데도 제가 자꾸 억울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대단한 상대와 결투에서 지면 안타깝긴 하지만 억울하진 않잖아요?
그런데 요즘 집권여당의 행보를 보면 호랑이가 개미핥기 코에 걸려 자빠진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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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한옥 펜션. 소요유.

경주에 온 김에 하루 묵고 가고 싶어집니다.
계획 없이 찾은 지라, 숙소 예약을 해 두지 않았지요.
한옥 펜션에서 묵고 싶어서 찾아보니, 꽤 여러 곳이 있군요.
한 곳 한 곳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주말이라 방이 없어요."
"다 찼습니다."
하루 묵어가는 객들이 많은가 봅니다.
'그냥 어디 구석에 간판도 보일 듯 말듯한 허름한 숙소를 찾아내서 묵어야 하나?'
그런데 운이 좋게도 방이 있다는 숙소를 한 곳 찾았습니다.

입구-'경주 한옥 펜션 소요유'

갤러리-'경주 한옥 펜션 소요유'

한옥 펜션 소요유.
경주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긴 하지만,
조용하고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담한 갤러리가 딸린 숲 속 한옥 펜션.
말만 들어도 좋잖아요?
냉큼 숙소를 예약했지요.
예약하고 나서, 조금 외진 곳이라는 게 신경이 쓰여서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근처에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이 있나요?"
숙소 근처엔 없고, 아래쪽 마을인 내남면에서 장을 봐 와야 한다고 하십니다.
마을엔 가게가 두 개, 식육점 하나가 있습니다.
식육점에서 파는 고기가 좋아요.
장을 봐서 숙소로 올라가는 길.
일 년에 한 두 번 운전하는 저는 운전이 서툽니다.
그런데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좁은 산길이 나오는군요.
뭐 백 미터 이백 미터 정도야 이런 언덕을 올라 보았지만,
이 킬로를 이런 산길을 달려야 한다니 손에 땀이 납니다.
그래도 뭐 일단 올라가야지요.
오르막길을 조심조심 겨우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차가 오네요.
그 차 뒤로 몇 대의 차가 더 옵니다.
후진해서 내려가야 하는 상황.
산길에서 거의 백 미터를 후진으로 내려가는 건 정말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어찌어찌 추락하지 않고 잘 후진 해서 반대편 차들을 먼저 보내고,
또 차가 오기 전에 단숨에 치고 올라갔습니다.
옆에 앉은 친구는 비명을 지르고 난리가 났습니다.
"야! 바퀴가 허공에 있어. 땅이 안 보여!!!"
그렇다고 운전석 쪽에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옆에 나무가 사이드미러를 스칠 정도로 가까이 붙었거든요.
저처럼 운전이 미숙한 사람은 한 다섯 번은 와봐야 그나마 익숙해질 길입니다.
해가 지기 전에 숙소에 들어왔어야 했어요.
뭐 어쨌거나 추락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발바닥에 땀이 났고, 한 친구는 심리적으로 피폐해져 혼수상태 빠졌고,
한 친구는 소리를 너무 질러서 목이 쉬었습니다.
주인장께서 고생했다며 나와 맞아주시네요.
"길이 좀 험하죠? 하하."
아.
만약 아랫마을에서 장을 봐오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여기에 도착했다가 다시 내려가서 장 볼 엄두는 나지 않거든요.
인심 좋은 주인장께서 비용도 받지 않고 바비큐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장작불 솥뚜껑에 구워 먹는 고기 참 맛있네요.
직접 담근 김치도 먹어보라고 주셔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방-'경주 한옥 펜션 소요유'

나비 액자-'경주 한옥 펜션 소요유'

숙소 내부는 참 깔끔하고 좋아요.
방바닥도 뜨끈뜨끈하고요.
멋진 작품도 몇 점 걸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짐을 풀고 화장실에 가더니 비명을 지릅니다!
먼저 온 손님이 화장실을 쓰다가 친구와 마주쳤거든요.

화장실 개구리-'경주 한옥 펜션 소요유'

그 손님은 청개구리.
잘못 들어왔는데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하겠다고 해서 창문을 열어 보내주었습니다.
화장실도 깨끗하네요. 비데도 있어요.

전경-'경주 한옥 펜션 소요유'

소요유.
비록 산골짜기라 교통은 불편하지만, 공기 맑고 시설 좋은 한옥 펜션이에요.
편안히 잘 쉬고 왔습니다.

한옥 펜션 소요유 웹사이트(http://www.soyoy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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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 경주.

친구 둘과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경주에 온 건 초등학생 때 이후로 처음이네요.
어릴 적 불국사며 석굴암 등 모두 가 보았지만,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뭐 이번에 경주 가면 어딜 꼭 봐야겠다 결정 한 건 아니었어요.
부산 사는 친구네 놀러 갔다가 갑작스레 결정한 목적지거든요.
"가까운 경주나 한 번 가볼까?"
경주 = 먼 곳
인천에선 경주라면 먼 거리인데, 부산에서는 참 가깝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경주로 향했습니다.
주말이고 날씨도 좋아서 그런지 차가 많이 막혔어요.
불국사 쪽으로 가다가 은행나무가 멋지게 늘어선 길이 보여서 경로를 틀었습니다.
길을 쭉 달렸더니 간판이 하나 보이더군요.
'통일전'

통일전-'경주 (통일전, 월성 지구)'

계단을 따라 올라가 입구에서 뒤를 한번 돌아보았습니다.
멀리까지 내려다보이는 은행나무 길이 아름답네요.

통일전-'경주 (통일전, 월성 지구)'

통일전 안에는 전시된 그림 몇 점이 보입니다.
주로 불화가 많았어요.
통일전은 태종무열왕, 문무왕, 김유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경주시에서 조성한 곳이라는데,
그래서 그랬나 봅니다.
태종무열왕이
‘자루 없는 도끼를 누가 내게 맞춰 주면, 하늘을 떠받칠 기둥을 찍을 것이다!’
라고 말한 원효대사 장인어른이잖아요. ^^;

쌈밥-'경주 (통일전, 월성 지구)'

떡갈비 집에 밥을 먹으려고 찾아갔는데,
식당이 간판만 놔두고 장사를 접었다는군요.
그래서 근처 쌈밥 집에 들어갔습니다.
이 동네 쌈밥 집이 참 많던데,
반찬 참 잘 나옵니다.
푸짐하게 잘 먹었어요.

다음으로 찾은 곳은 월성 지구입니다.
첨성대를 끼고 한 바퀴 크게 돌며 가을 정취를 느꼈어요.

전기자동차-'경주 (통일전, 월성 지구)'

어릴 때 이런 차를 보면 타보고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애들은 별로 안 그런지, 텅텅 빈 차가 한가로이 서 있네요.
아마도 운행을 않는 시간이라 그렇겠죠?

연인. 월성지구.-'경주 (통일전, 월성 지구)'

가을 여행을 나온 연인이 나무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모습이 보입니다.
월성 지구는 걸어서 여행하기 좋은 길이에요.

자전거 여행. 월성지구.-'경주 (통일전, 월성 지구)'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도 꽤 보였는데요.
월성 지구는 자전거 도로가 따로 되어있지는 않지만,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기에도 괜찮습니다.
다만 경주 전체를 자전거로 여행하기는 좀 위험할 것 같아요.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지 않고, 차도도 왕복 2차선으로 폭이 좁은 길이 많았거든요.

산책. 월성 지구.-'경주 (통일전, 월성 지구)'

산책 월성 지구.-'경주 (통일전, 월성 지구)'

아무튼, 우리는 걸었습니다.
세 마리 야생 동물이 숲을 헤매듯.
이리저리 둘러보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가을. 월성 지구.-'경주 (통일전, 월성 지구)'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구르몽이 어디서 낙엽이란 시를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느낀 감동이 부럽지 않은 길입니다.
월성지구를 들른 다음에 야경이 좋다는 동궁에 들어가 볼까 했으나, 이미 월성지구에 충분히 만족한 뒤라 숙소를 향해 떠났습니다.
즐거운 경주 여행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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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북한강. 자전거 종주 길.

계절을 제대로 느끼려면 역시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집에서 컴퓨터 배경 화면을 단풍 지는 풍경으로 바꾸어도 그리 가을이 실감 나지는 않거든요.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다 북한강 자전거 종주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자전거 여권-'북한강 자전거 종주'

국토종주 자전거 여권도 하나 살까 했는데,
마침 북한강 자전거 종주길 시작점에서 여권을 팔거든요.
그래서 자전거 여권 한 장 사 들고, 북한강을 달렸습니다.
70킬로 정도인데, 길이 아주 잘 되어있어 멀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길-'북한강 자전거 종주'

갈대 숲-'북한강 자전거 종주'

달려!-'북한강 자전거 종주'

중간-'북한강 자전거 종주'

다리-'북한강 자전거 종주'

댐-'북한강 자전거 종주'

"이야~~"
"좋다~~"
"가까운 곳에 이리 경치 좋은 곳이 있었다니?!"
자전거로 달리는 내내 감탄사가 튀어나옵니다.

애니메이션 박물관-'북한강 자전거 종주'

석양-'북한강 자전거 종주'

길 종점에 다다를 때쯤 애니메이션 박물관이 보이네요.
언제 따로 와서 구경하고 싶은 곳입니다.
신매 대교에서 춘천으로 넘어가는 길에 해가 집니다.
똑같은 태양인데,
왜 여기서 지는 해가 더 멋지게 보일까요?

소양강 처녀-'북한강 자전거 종주'

저기 우뚝 선 소양강 처녀는 알까요?
소양강 처녀.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어깨가 딱 벌어진 게 꼭 여자 격투기 선수 같습니다.
이 사진은 꼭 바람의 파이터처럼 나왔네요.^^;

북한강종주자전거길 코스 정보

운길산역 - 밝은광장 - 샛터삼거리 - 경강교 - 신매대교 - 춘천역 혹은 남춘천역


큰 지도에서 북한강 종주 주행 정보 보기

북한강 종주-'북한강 자전거 종주'

처음에 잠이 덜 깨서 양수역 쪽으로 건너갔는데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정신을 차리고 다시 돌아와 코스를 시작했습니다.
가평역 지나서는 가평 2교를 건너야 하는데,
다리로 가는 오르막을 지나칠 뻔했지만, 다행히 잘 찾아 올라갔습니다.
또 한 번 약간 헛갈렸던 구간은 강촌역 근처인데요.
강촌교를 건너 강촌 삼거리에서 잠깐 멈칫했습니다.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틀면 46번 국도(경춘로) 인데요.
국도 옆에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자전거 도로에요.
다른 자전거 타는 팀들도 여기서 한 번씩 멈칫 하시더라고요.
다른 구간은 워낙 길 안내가 잘 되어서 헤맬 일은 잘 없습니다.
길이 참 좋아요. 잘 되어있어요.
다만 여름에 비가 오면 침수되는 구간이 좀 있다고 하니,
장마철이나 장마가 끝난 직후에는 주행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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