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키나발루산 등반 준비.

코타키나발루에서 코타(Kota)는 시(市)라는 뜻이다. 즉 키나발루 시.
아마도 동남아에서 제일 높다는 키나발루 산이 있어서 이런 이름을 붙였나 보다.
코타키나발루 하면 옥빛 바다와 백사장이 떠올랐는데, 산이 있을 줄이야.
그것도 동남아에서 가장 높은 해발 4,095m로 대략 한라산 두 배쯤 되는 높이며,
세계에서는 20번째로 높은 산이란다.(http://en.wikipedia.org/wiki/Listofpeaksbyprominence)
저 산에 가면 공기가 다를까?
궁금하다.
키나발루 산은 키나발루 국립공원 허가가 없이는 오르지 못한다.
숙소 예약을 마친 사람에 한하여 안내자를 동반하고 올라갈 수 있다.
산 하나 오르는데 생각보다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고민이 되었지만,
한번 올라가 보기로 했다.
‘살면서 코타키나발루에 몇 번이나 오겠어?!’

호주인 여행자 블로그(http://notesofnomads.com/climbing-mt-kinabalu-on-a-budget/)와
말레이시아인 여행자 블로그(http://beforeitsnews.com/travel/2013/07/climbing-mount-kinabalu-the-cheapest-way-2455210.html)를 참조해서 키나발루산 등반 계획을 짰다.

키나발루 산에 오르는 가장 저렴한 방법은 산장을 운영하는 Sutera Sanctuary Lodges에 연락하여 직접 예약을 하는 것이다.

Sutera Sanctuary Lodges 롯지 가격표

http://www.mysabah.com/download/mt-kinabalu-laban-rata-room-rates.html


아래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면 답장을 받을 수 있다.
info@suterasanctuarylodges.com.my
sales.ssl@suteraharbour.com.my
sslmresv1@suteraharbour.com.my
petronella.t@suteraharbour.com.my

직접 예약하면 아래 4가지를 포함한 1박 2일 일정이 596링깃이란다.
* 하루 숙박
* 다섯끼의 식사
* 등반 허가서
* 등반 보험

그러나 예약이 쉽지 않다. 키나발루 산에 오르기 반년 전부터 예약되는데, 이 산에 오르려고 미리미리 예약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겨우 한 달 앞둔 상태라 예약이 가득 찼었고, 다른 방법을 알아봐야 했다.

키나발루 산 등정 상품을 판매하는 여려 여행사에 연락을 취했는데, 그중 아래 두 곳이 답장도 빠르고 친절했다.

http://www.divedownbelow.com/sabah-travel-centre/kinabalu-park/climb-mount-k/

http://www.stickyricetravel.com/mount-kinabalu

라반라타 산장은 가득 찼고, Via Ferrata 옵션 포함인 Pendant hut에 자리가 좀 남았다. 그래서 예정에 없던 옵션을 넣어 Pendant hut을 예약했다.
이 패키지엔 숙소와 식사, Via Ferrata만 포함된다.

총 소요 비용은 아래와 같다.
* Pendant hut(식사, Via Ferrata 포함) : 947.6 MYR (920 + 카드수수료)
* 키나발루 공원 왕복 교통 50 MYR (편도 20 MYR 버스, 택시 쉐어 30 MYR)
* 키나발루공원 입장료 : 15 MYR
* 팀폰 게이트 왕복 교통 : 16.5 MYR
* 등반 허가서 : 100 MYR
* 가이드 : 128 MYR
* 정상 등반 인증서 : 10 MYR

총 비용 : 1267.1 MYR

Via Ferrata 옵션을 포함하지 않은 여행사 상품 가격과 비슷하다.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면 좋은 점은 키나발루 공원까지 왕복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키나발루 공원행 미니버스는 사람이 다 차야 출발하는데, 한 시간 동안 다른 손님이 한명 밖에 타지 않아서 난감했다. (한 시간 기다리고 택시를 타야 하나 고민하던 10분 만에 승객 8명을 채우고 출발했다.) 돌아올때도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렸지만, 버스가 오지 않았다. 다행히 시내로 가려는 현지인들을 만나 택시비를 협상하여 나누어 내고 시내로 돌아왔다.
운이 나쁘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니, 돈을 조금 더 주고 여행사를 이용하는 게 마음 편하겠다.
Sutera Sanctuary Lodges에 직접 예약하는 데 성공했다면 택시로 왕복 하는것도 좋은 선택이다. 택시비는 100~150링깃에 흥정 가능한데, 4명 정도 모인다면 미니버스 가격보다 그리 비싸지도 않다.

Ranau행 미니버스 정류장-'키나발루산 등반 준비 Climbing mount Kinabalu Preparation'

버스를 이용하려면 아침 여섯 시에 호텔 드림텔 코타키나발루 바로 앞에서 Ranau행 미니버스를 타면 된다.

키나발루 국립공원 입구-'키나발루산 등반 준비 Climbing mount Kinabalu Preparation'

미니버스로 꼬부랑 산길을 거쳐 한 시간 반 정도 달리면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입장료를 내고 오른쪽으로 꺾어 건물이 많은 쪽으로 가면, 등반을 위한 서류 작업을 하는 곳이 나온다.

Mountain TORQ 사무실-'키나발루산 등반 준비 Climbing mount Kinabalu Preparation'

Pendant hut을 예약했다면 우선 Mountain TORQ사무실에서 예약 확인서를 받는다.

여행자 안내소-'키나발루산 등반 준비 Climbing mount Kinabalu Preparation'

그 확인서를 들고 방문자 안내소로 가서 등반 허가서와 보험 값을 낸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가이드 고용 비용을 내고 가이드와 동행을 시작한다.
팀폰 게이트에서 키나발루 산 정상인 로우픽 왕복 가이드 고용 비용은 1~3인은 128 MYR, 3~6인은 150 MYR이다.

주의사항-'키나발루산 등반 준비 Climbing mount Kinabalu Preparation'

주의사항을 한번 잘 읽어본다.
‘몸이 아픈 자. 이 산을 오르지 마라.’

방문자 안내소 옆 건물에서 팀폰 게이트 왕복 교통비를 내고, 차를 타고 올라간다.

팀폰 게이트-'키나발루산 등반 준비 Climbing mount Kinabalu Preparation'

차에서 내리면 팀폰 게이트가 큼지막한 글씨로 환영 인사를 건넨다.
‘안전 등반하세요! (Selamat Mendaki)’

산을 안전하게 오르려면 다음 네 가지 준비물은 꼭 챙겨야 한다.
* 방수‧방풍 되는 옷
* 따뜻한 여벌 옷
* 장갑
* 해드 랜턴

자. 동남아에서 제일 높은 산.
해발 4,095m의 키나발루 산 정상에 올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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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으로 가는 길. 성판악-관음사 코스.


등산안내-'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산을 즐겨 찾는 편은 아닌데, 한라산은 백록담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산악인들은 흔히 한라산은 산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건 취미가 등산인 사람들 이야기고 내게는 분명 산이었다.
성판악-관음사 코스는 한라산에서 백록담을 가는 유일한 코스인데,
일반인은 다른 일정 없이 하루를 온전히 바쳐야만 다녀올 수 있다.
나의 총 소요 시간은 8시간 반으로, 입구에서 사라 오름 정상까지 2시간 걸렸고,
여기서 30분가량 아침을 먹었다.
사라오름 정상에서 백록담까지 두 시간 정도 걸렸다.
정상에서 조금 쉬다가 관음사 코스로 하산하는데, 네 시간이 걸렸다.
거의 20km를 걸었더니 다리가 뻐근하다.

초입-'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눈 쌓인 한라산을 보고 싶었는데, 입구엔 눈이 하나도 없다.
'눈이 다 녹았나 보다.'
한라산에 오르려고 샀던 아이젠과 스패츠는 쓸 필요가 없겠구나 생각하며 걸음을 내디뎠다.
길 군데군데 눈의 흔적이 보인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사람들이 앉아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다.
나도 아이젠을 차고 걸음을 옮겼다.
경사가 완만한 길을 계속 걸으려니 좀 지루하였으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니 어느새 사라오름과 백록담의 갈림길이 나왔다.
대부분 사람이 백록담 길로 가길래 사라오름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산정 호수 길-'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사라오름 정상-'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사라오름 셀카-'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사라오름 가는 길. 산정호수.-'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와!"
한라산을 오르던 중 처음으로 감탄사가 나왔다.
사라오름 가는 길에 산정호수를 지나는데,
호수 위로 눈이 많이 쌓여서 여기가 호수라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어쨌거나 호수 위를 걷는 기적을 행해 사라오름 정상에 도착!
한적하고 널찍한 자리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배낭에 넣어온 음식을 꺼내서 좀 늦은 아침을 먹었다.
'저 멀리 보이는 게 한라산 정상이구나!'
푹 쉬었으니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걸음을 떼었다.

백록담 가는 길-'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백록담 가는 나-'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정상이 멀지 않았다.-'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백록담 가는 길-'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사라오름에서 백록담까지 가는 길은 예상외로 경사가 심했다.
여기저기서 아이고 아이고 소리가 들리고,
자리를 깔고 앉아 벌써 술판을 벌인 사람들도 보인다.
완만한 경사는 지루했고, 급한 경사는 힘들었다.
진달래 대피소를 지나 정상을 향해 걷던 중에 같은 숙소에서 출발한 등반객을 만났다.
입구에서부터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길래 전문 산악인인가 했는데 여기서 만날 줄이야.
물어보니 일 년에 산을 한 두 번 타는데, 초반에 너무 빨리 걸었더니 힘이 다 빠졌단다.
아무튼, 덕분에 한라산에서 셀카 아닌 사진을 몇 장 건졌다. :D

정상 표지판-'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정상의 사람들-'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백록담 인증사진-'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백록담-'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정상이다.
백록담은 막상 기대했던 만큼 볼품이 없었다.
그냥 커다란 눈구덩이랄까?
여기는 인증사진 찍는 것 말고는 딱히 할 게 없다.
그래서인지 모두 한참 줄을 서서 인증샷을 찍는다.

백록담 구경을 마치고 관음사 코스로 내려가려는데,
범상치 않은 사람 하나가 올라오는 게 보였다.
컨버스에 후드티.
아이젠도 차지 않고 올라오는데 동네 뒷산 걷듯 힘든 기색이 전혀 없다.
'고수다.'
마음속으로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우고는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 새가 난다.-'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내려오는 길 풍경-'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내려오는 길에 앉음-'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와!"
감탄사가 다시금 터져 나왔다.
관음사 코스로 내려가며 스치는 풍경이 정말 멋지다.
아름답다.
오길 참 잘했다.

옷을 바꿔 입는 숲.-'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거의 다 내려왔을 때-'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삼각봉 대피소에서부터는 나무가 다시 초록 옷으로 갈아입는다.
눈 쌓인 하얀 나무도 멋지고, 싱싱한 초록 나무도 좋다.
오르다가 다리가 풀려서 그런지 내리막은 더 힘들다.
가끔 발이 미끄러질 때마다 아이젠이 나를 구해줬다.
내려올수록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이상한 나라에 다녀온 기분이다.

관음사 탐방로 입구-'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드디어 다 내려왔다!
지친 몸을 달래려 자리를 잡고 앉으니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그는 같은 숙소에서 출발한 산악인인데, 한참 전에 내려와서 막걸리 한잔 걸치고 낮잠을 잤단다.
그 말을 듣고, 산악인의 체력은 넘사벽이라는걸 통감했다.

내려오는 길. 절경.-'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내려오는 길목에서-'한라산 Hallasan (성판악-관음사 코스)'

한라산.
비록 오르내리느라 힘은 들었지만,
그 아름다움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고생도 아니다.
다음엔 영실코스를 한번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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