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몽마르뜨. 타이타닉이 마지막으로 들렀던 항구 마을. 코브.

코브엔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타이타닉의 마지막 기항지로 널리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그래서인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타이타닉’이란 글씨가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Heritage Center-'Cobh'

기차역 부근에 상점과 박물관이 몰려있는데요.
사람들은 주로 그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럼 코브는 타이타닉이 유명한 관광지라는 기억으로만 남을 테지요.
그건 참 아쉬운 일입니다.
언덕을 올라가면 코브의 소박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 오거든요.

성당-'Cobh'

가장 경치 좋은 곳엔 신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이 서 있어요.
이 성당 앞마당에서 코브를 내려다보면 마치 파리의 몽마르뜨에 온 듯 합니다.
저는 이곳이 마음에 들어요.
몽마르뜨는 워낙 유명한 장소라 사람으로 붐비지만,
코브의 언덕배기엔 그리 많은 사람이 올라오진 않거든요.

오래된 집-'Cobh'

마을을 내려다보니 오랜 세월 한 자리에 서 있던 집들이 보입니다.
요즘 지어지는 집과 별다른 점이 없어 보이죠?
잘 보면 집마다 굴뚝이 여러 개입니다.
코크에도 이런 집들이 좀 되지만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여기선 그것이 유난히 눈에 띄어 오랫동안 바라봤어요.
굴뚝이 네 개인 곳도 보이고, 여덟 개씩이나 되는 집도 있죠.
중앙난방이 안되던 시절엔, 방마다 벽난로가 있었답니다.
그래서 방 개수만큼 굴뚝이 필요하던 거죠.
겨울이면 방마다 먼지 날리고 청소하기 참 어려웠겠어요.
우리나라 선조의 지혜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지리산 칠불사(七佛寺)의 아자방(亞字房)은 한번 불을 지피면 49일이나 따뜻했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D

벽화-'Cobh'

코브 구경을 마치고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커다란 벽화가 보입니다.
타이타닉이 침몰한 지 100년이 흘렀다네요.
내년엔 이곳에 101주년을 알리는 벽화가 그려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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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와 가까운 포타 동물원에서 야생을 만나세요.

한국에서는 과천의 동물원을 종종 가곤 했는데,
언제 마지막으로 들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오랜만에 동물원을 찾았습니다.
코크에서 전철 타고 세 정거장만 가면 동물원 앞에 바로 내려주지요.
역 주변에 쳐진 울타리엔 얼룩말 무늬를 그려 놓았습니다.
표를 사고 들어가니 일반 공원과 별다름이 없는 모습이에요.
맹수를 제외하곤 철망 안에 가두어 두지 않기 때문이죠.

Lemur-'Fota wildlife park'

여우원숭이가 사는 집 근처엔 나무로 울타리가 쳐져 있습니다.
‘먹이를 주거나,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마세요.’
라는 안내 표지판이 되어있더라고요.
울타리 안에서 여우원숭이가 모여 지내는 게 보입니다.
‘신기하군. 나가고 싶으면 언제라도 나가도 되겠는데, 안 나가네?’
생각하기가 무섭게 여우원숭이 한 마리가 울타리 위로 훌쩍 점프합니다.
잠시 저와 눈을 마주하고 미소지은 녀석은, 보란 듯이 울타리 밖으로 뛰어나갑니다.
마침 근처에 계시던 사육사 한 분이 여우원숭이의 습성을 설명해주었어요.
밥은 자기 집에서만 먹는답니다.
나가 놀다 가도 배고프면 돌아온대요.

Monkeys-'Fota wildlife park'

이 동물원엔 유난히 원숭이 종류가 많습니다.
원숭이 공원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예요.
너구리 꼬리 원숭이, 패션 리더 원숭이, 멍한 표정 원숭이...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많습니다.

Penguin-'Fota wildlife park'

원숭이 못지않게 새 종류도 다양한데,
그 중 가장 눈에 띈 건 펭귄입니다.
아주 추운 데서만 사는 줄 알았는데,
얼음이 없어도 잘 지내더군요.
돌 위에 배를 깔고 누워있기도 하고, 일어나서 뒤뚱뒤뚱 걷기도 합니다.
다른 펭귄과 별다를 것이 없어요.

Cheetah-'Fota wildlife park'

치타는 슬픈 눈을 하고 우리 안에 갇혀 있습니다.
‘내가 이 좁은 데서 뭘 하는 건지. 휴.’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하군요.
먼 곳을 응시하며 깊은 사유에 잠긴 그에겐 이곳이 낯설기만 합니다.

Giraffe-'Fota wildlife park'

동물원 하면 생각나는 동물은 또 뭐가 있을까요?
네. 기린입니다.
아무 말 없이 조용조용 걸어 다니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지금껏 기린이 우는 소리를 한 번도 못 들어봤습니다.
소는 음메 하고, 양은 메~ 하는데.
기린은 목이 너무 길어서 목소리가 입까지 못 올라오는 걸까요?

포타 동물원(Fota wildlife park)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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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철썩 하고, 절벽을 때린다. 클리프 모허.

관광 버스~ 유후~-'Cliffs of Moher'

전에 한 번 이용했던 여행사 패디웨곤(Paddywagon)을 통해 클리프 모허를 다녀왔습니다.
아일랜드에서 손에 꼽는 명소로 알려진 곳이에요.
꽤 볼 만한 곳이지만,
가슴을 탁 트이게 할 정도의 감동은 받지 못했습니다.

절벽~-'Cliffs of Moher'

날씨가 아주 화창했던 걸 고려하면, 그냥 그런 곳이죠.
아일랜드는 햇빛만 비추면 어디든 멋지니까요.^^;
이름을 날릴 대로 날린 이곳은 관광지답게 길도 참 깔끔하게 잘 나 있습니다.
한 바퀴 휙~ 돌아보는데 한 시간이면 충분했어요.
이런 데는 돗자리 들고와서 갈매기를 벗 삼아 바다와 술잔을 기울이러 와야 되는데 말이죠.
눈인사나 한번 하고 지나간다면 대화를 나누기 어렵잖아요?
그럼에도 사람들은 커다란 버스를 타고 이곳을 구경하러 옵니다.

관광 버스~ 유후~-'Cliffs of Moher'

저도 관광객답게 인증사진을 찍었어요.
다음에 와서 돗자리 깔기엔 이 자리가 딱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경치가 꽤 멋지죠?
아일랜드는 섬나라니 어느 쪽으로 가든지 바다 구경하기는 쉽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바다 두고 굳이 여기까지 구경을 오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어요.
그러고 보면 제가 한국에서 살던 곳은 서해가 코 앞인데,
동해나 남해로 떠날 때가 잦았던 기억이네요.
아무래도 클리프 모허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나 봅니다.
경치 말고도, 이곳의 이름이 날리는 이유가 또 하나 있어요.
아일랜드의 자살 명소로 유명합니다.
“클리프 모허 다녀왔음!”이라고 말했을 때,
“죽지 않았네?”라고 되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예요.
죽으려고 작정하고 간 게 아니라도,
저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들만도 합니다.
바다잖아요?
그러니 바다에 익숙하지 않다면,
우선 해수욕장에 가서 소금물부터 실컷 마시고 가는 게 목숨을 살리는 길입니다.

고인돌~-'Cliffs of Moher'

클리프 모허를 들르고 돌아오는 길에 관광버스가 고인돌 앞에 멈추었습니다.
고인돌이 귀엽더라고요.
집 근처 강화도에서 워낙 커다란 돌땡이를 가져다 놓은 걸 봐서 그런가 봐요.
제가 보기엔 고인돌 주변에 깔린 돌이 더 멋졌습니다.
바위 사이사이로 풀이 자라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클리프 모허.
코크에서 부담 없이 당일 여행으로 다녀올 만한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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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는 목소리. 코크 코랄 페스티벌에서 새로운 세계를 맛보다.

지난 4월, 평소 즐겨 찾는 트리스켈 아트센터의 일정을 확인했습니다.
“응? 이게 뭐야. 다음 달에 이틀 연속 대낮에 무료 공연을 하네?”
어떨지 궁금해서 축축한 빗길을 털래털래 갔어요.
빈자리가 없습니다. 사람으로 가득 찼군요.

Primorska Academic Choir Vinko Vodopivec-'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대충 기둥에 몸을 기대니 공연이 시작됩니다.
“아~~ 아~~ 아아~~~♬”
‘아무런 악기도 없이 이런 엄청난 소리를 내다니!’
어릴 땐 합창을 들을 일이 참 많았습니다.
교회를 열심히 나갔기 때문이죠.
커다란 교회를 나가면 성가대의 규모도 엄청나잖아요?
근데 그 시절엔 교회에 가면 기도에 열중하던 터라, 합창의 매력을 느끼기가 어려웠죠.
‘오. 마이 로드. 오늘은 설교가 짧게 끝나서, 남은 시간엔 원 없이 밖에 나가 뛰어놀게 해 주옵소서.’
그러나 어김없이 설교는 길었지요.
아무튼, 성가대의 노래를 듣기보단 햇볕을 쬐고 싶던 시절이었습니다.
코크 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 코랄 페스티벌은 유럽에서도 꽤 규모가 큰 축에 속한답니다.
축제 기간엔 아침부터 밤까지 여러 장소에서 공연하니 시간만 충분하다면 합창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기 좋아요.
저는 축전 기간 중 총 다섯 번의 공연을 보았습니다.
트리스켈 아트센터 공연에 두 번.
도서관 공연 한 번.
일요 저녁 예배 콘서트 한 번.
그리고 클로징 갈라 콘서트!
합창단 중 특히 세 팀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Yoav Choir-'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이스라엘의 Yoav 성가대는 정말 편안한 분위기로 노래하였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노래하시는데, 어느 조그마한 시골 교회의 예배에 참석한 느낌이 들었어요.

Vocal Ensemble of Risbergska High School-'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두 번째는 스웨덴의 Risbergska 고등학교 합창단입니다.
목소리가 정말 깨끗하고 맑았어요.
도시에서 막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마실 때의 기분을 선사해 줬습니다.

Ateneo de Manilla College Glee Club-'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가장 마음에 들었던 팀은 필리핀의 Ateneo de Manilla College Glee Club입니다.
그야말로 전율이더군요.
힘찬 목소리의 물결이 파도처럼 저를 덮쳐 옵니다.
그리곤 모래사장 위에 부드럽게 스며드는 그 바닷물처럼 제 가슴에 스며들었어요.
운이 좋게도 필리핀 팀의 공연은 두 번이나 보았습니다.
맛보기 공연 땐 공연 복을 따로 갖춰 입지 않고 조그마한 홀에서 공연했고,
갈라 콘서트에선 정통 복장을 갖춰 입고 노래를 했습니다.
복장의 화려함과 함께 하는 갈라 콘서트도 볼만했지만,
시선보다 마음을 붙잡아둔 첫 번째 공연이 더 멋졌어요.

Closing Gala Concert, Ateneo de Manilla College Glee Club-'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그들의 노래를 듣고 나니 입이 근질거립니다.
‘봤어요? 이런 게 바로 아시아에요!’
필리핀 팀은 이번 페스티벌 기간에 열리는 합창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는군요.
그 감동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파고들었나 봅니다.


Paruparong Bukid ( Field Butterfly ) and the ballad Danny Boy

갈라 콘서트는 대회가 다 끝난 뒤에 열려서 그런지 노래 부르는 사람들의 표정이 한결 여유로웠어요.

Irish Traditional Orchestra-'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중간에 아일랜드 전통 악기를 든 교향악단의 연주에 맞추어 춤추는 전통 공연도 참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지금껏 코크에서 구경한 잔치 중에 코랄 페스티벌이 단연 최고입니다.
평소에도 느끼던 거지만, 코크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어요!

코크 국제 코랄 페스티벌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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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의 시장·슈퍼마켓·대형 할인점에서 장보기.

식품-'Cork Food Market'

잉글리쉬 마켓(English Market)

시내 한복판에 있는 재래시장입니다.
분위기가 활기차요.
채소 가게나 빵집을 비롯해 없는 게 없어요.
특히 신선한 생선과 고기를 파는 곳이 많이 보입니다.
다만 집에서도 거리가 먼 편인데다가,
딱히 고기나 생선을 즐겨 먹는 편도 아니라 굳이 일부러 여기까지 가진 않아요.

테스코 (Tesco)

상품의 다양성 측면에선 최고인 대형 슈퍼마켓입니다.
대체로 물건 가격이 싼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다양한 곡식과 견과류 판매대가 갖춰져 있으며,
제가 즐겨 먹는 다크 초콜릿이 싸고(이게 테스코를 찾는 가장 큰 이유인 듯…),
가공식품(피자, 냉동식품) 등 떨이를 자주 합니다.
곡물이나 견과류가 떨어지면 한 번씩 가서 장을 봐요.
저는 주로 PAUL STREET 점을 이용합니다.

아시아 식품점 (Asian food store)

우선 잉글리쉬 마켓엔 Mr Bells라는 상점이 있어요.
그리고 Corn Market St에 JiaJia라는 중국 상점이 하나 보이고,
대로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Lavitt's Quay에 아시아 음식을 파는 마트가 하나 있습니다.
저는 딱히 음식을 가리는 편이 아니기에 아시아 식품점을 따로 찾진 않는 편이에요.
Lavitt’s Quay의 상점 하오우두오(好又多)에서 쌀은 좀 샀습니다. :D

센트라 (Centra)

편의점보단 물가가 싼데,
대형 할인점에 비해선 물건도 부족하고 가격도 비싼 편이에요.
장점은 동네 곳곳에 상점이 많다는 거죠.
집 앞에 편의점과 센트라 밖에 없다면 센트라가 탁월한 선택입니다.

던스 (Dunnes Stores)

테스코보다 공산품 종류가 별로 없으나,
과일과 채소를 사기 좋은 곳입니다.
자주 초특가로 팔거든요.
키위 여섯 개에 오백 원!
양파 한 망에 오백 원!
오렌지 여섯 개에 오백 원!
뭐 이런 식이죠.
뭐 매번 이런 상품을 파는 건 아닌데,
대체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좋습니다.
게다가 주류도 초특가로 팔 때가 간혹 보여요.
저는 North Main Street점을 주로 이용합니다.

리들 (Lidl)

Lidl-'Cork Food Market'

독일계 슈퍼마켓입니다.
물건의 종류는 정말 없습니다.
선택의 폭이 적죠.
예를 들면 다른 슈퍼마켓엔 A사 밀가루, B사 밀가루, C사 밀가루 이런 식으로 진열 된다면.
여긴 그냥 ‘밀가루’.
하긴 뭐 밀가루가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요?
리들은 가격 대비 품질이 항상 만족스러운 슈퍼마켓이에요.
특히 빵집이 다른 어떤 슈퍼마켓보다 맛이 좋습니다.
집에서 거리도 꽤 먼 편인데 빵 사러 가곤 한다니까요?!

슈퍼벨류 (Supervalu)

집에서 가장 가까운 슈퍼마켓입니다.
그래서 급하게 뭐가 떨어지면 들르는 곳이죠.
별 특색은 없습니다.
굳이 꼽으라면 군것질거리를 많이 판다는 걸까요?
특별히 물건이 싸지도 않고, 그렇다고 물건을 집었다 놓을 정도로 비싸지도 않아요.

퀴코옵 (Quay CO-OP)

Quay CO-OP-'Cork Food Market'

유기농, 친환경 식품을 파는 곳입니다.
위치는 코크 시립 도서관에서 다리를 건너 오른편이에요.
사실 제가 뭐 유기농 이런 거 따져 먹는 편은 아닌데,
한 친구네 놀러 갔을 때 쌓여 있는 하얀 통을 보게 된 후 찾게 되었죠.
“저거 뭐야?”
“응 땅콩버터 통이야.”
저는 그 땅콩버터를 먹어보지도 않고, 어디서 파는지 물어 이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친환경, 유기농 상품이라 다른 상점보다 가격대가 높긴 하지만,
무려 소금·설탕조차 들어가지 않은 자연의 땅콩버터를 파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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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 남부의 작은 어촌 마을. 킨세일.

이제 날씨가 좀 풀렸습니다.
겨우 내내 추워서 어디 잘 나가지도 않았는데,
날이 풀리니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다리가 떨립니다.
꼭 끈에 묶인 강아지처럼 발버둥을 쳐요.
‘나를 풀어 달란 말이다!’
하긴 이제 아일랜드에서 지낼 날도 얼마 안 남았으니,
집 근처로 종종 마실을 나갈까 합니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코크에서 버스로 사십 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킨세일입니다.
버스는 249번과 252번이 다니니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세요.
킨세일은 동네가 아담해서 하루 동안 슬슬 걸어서 구경하기 좋아요.
아침에 도착해서 일단 시내 중심가를 돌아보았습니다.

알록달록-'Kinsale, Co. Cork'

원색의 건물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부라노 섬을 떠올리게 했어요.
파란 벽에 노란 현관문.
빨간 담장에 초록 대문.

St. Multoses 성당-'Kinsale, Co. Cork'

알록달록한 집들을 지나 St. Multoses 성당 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잠시 눈을 감고 고요함을 즐겼습니다.
성당 옆엔 조그마한 박물관도 하나 있는데,
수요일에서 토요일(10:30 AM~ 01:30 PM)만 문을 연다고 해요.
일 층엔 옛 상점의 모습을 재현해 두었고,
이 층엔 배 모형, 은 식기, 커다란 사슴의 뿔 등 이것저것 모아 놨습니다.
자 이제 외곽으로 좀 걸어볼까요?

실리(Scilly)길-'Kinsale, Co. Cork'

실리(Scilly)길을 따라 찰스 요새(Charles Fort)로 갑니다.
오랜만에 소금 향이 풍기는 바닷바람을 맞았어요.

찰스 요새(Charles Fort)-'Kinsale, Co. Cork'

찰스 요새(Charles Fort)-'Kinsale, Co. Cork'

찰스 요새에서 바라보는 주변 경관이 썩 아름답습니다.
하늘이 아무리 흐릴지라도 물결치는 바다의 미모를 가리진 못하는군요.
요새에서 마을로 돌아가는 길엔 내내 비가 내립니다.
모자를 눌러 쓴 채 옷깃을 여미고는 비 내리는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걸었지요.
제임스 요새(James Fort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가 중간의 다리에서 되돌아왔습니다.
주변 경치는 볼만 한데 차들이 쌩쌩 달려서 영 시끄러웠거든요.

언덕배기-'Kinsale, Co. Cork'

그리곤 시청(Municipal Hall) 옆 길을 따라 올라가 조용한 언덕배기를 거닐었습니다.
오른편엔 푸른 들판이 펼쳐졌고 반대편엔 저 멀리 바다가 내려다보입니다.
이 언덕이 킨세일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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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빚은 독특한 풍미의 맥주가 자랑인 아이리쉬 펍. 프랑시스칸 웰.

지금은 호주에 살지만, 고향이 코크인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아일랜드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연락이 닿아 안부를 물었어요.
코크에서 지낸다는 저의 말에 이 친구가 명소 두 곳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벽보-'Franciscan well Brew Pub, Cork'

그 두 장소 중 한 군데가 이 프란시스칸 웰이에요.
추천한 다른 곳도 역시 펍인데(술집 말고는 추천할 곳이 없나.^^;), 아직 안 가봤네요.
거긴 다음에 들러봐야겠어요.
아무튼 그 대화 뒤로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름이 가물가물해질 때쯤.
마침 프란시스칸 웰에서 약속이 하나 잡혔어요.
여기서 직접 빚은 맥주 중의 하나를 마셔보니 입맛에 잘 맞더라고요.
그리고 최근에 들렀을 땐 사과주를 맛보았는데 이 또한 맛이 좋습니다.

야외 테라스-'Franciscan well Brew Pub, Cork'

야외 테라스-'Franciscan well Brew Pub, Cork'

동네에서 유명한 술집이라 그런지 입구부터 손님으로 북적거리는군요.
날씨가 꽤 쌀쌀한데 야외 테라스까지 사람으로 꽉꽉 찼어요.
프란시스칸 웰.
코크의 맛을 느껴보고 싶은 분께 이 펍을 추천합니다.

프란시스칸 웰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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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라니 떡갈나무 숲 깊숙한 곳에서, 마법처럼 흐르는 오 설리번 폭포.

킬라니에서 가본 곳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오 설리번 폭포라고 말하겠습니다.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걸어서는 좀 멀지만, 자전거로는 한 시간 정도 거리에요.
숲 사이로 만들어진 오솔길을 걸으면,
침엽수부터 떡갈나무까지 여러 나무가 방문을 반깁니다.

호수-'O'Sullivan's Cascade Killarney'

호수 저 멀리에 로스 성도 보이네요.
오 설리번 폭포로 가는 길은 떡갈나무 숲과 연결돼요.

폭포-'O'Sullivan's Cascade Killarney'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을 통해 폭포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중간에 층을 하나씩 빼 놓은 듯 한 계단 한 계단이 꽤 높아서 무릎 관절을 조심해야겠더라고요.

떡갈나무-'O'Sullivan's Cascade Killarney'

끝까지 내려오니 덩치 좋은 떡갈나무가 우두커니 서서 호수에서 노니는 새들을 바라보네요.
나무 아래엔 이끼가 푹신하게 깔려서 잠시 누웠습니다.
자연의 품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군요.:D
여기 나무들은 살기도 꽤 오래 살았답니다.
자동차가 발명되기 전, 말을 타고 이곳을 오가던 옛사람들에게도 기꺼이 품을 빌려주었겠지요.
이 떡갈나무가 이번 킬라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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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만난 틱낫한 스님. 마음챙김 수련회.

수행홀-'Mindfulness retreat with Thich Nhat Hanh'

작년 겨울. 아일랜드엔 명상원이 없나 찾다가 틱낫한 스님의 방문 소식을 접했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란 지론을 가진 터라 고민이 되었죠.
‘분명 사람이 많이 몰릴 테고 가서, 사람 구경만 하다 오는 건 아닐까?’
하긴 수행이야 홀로 하는 건데 누굴 만나서 어떤 얘길 듣던 뭐 그리 큰 도움이 되겠습니까.
어떤 맛있는 음식도 소화할 준비가 된 사람이나 씹어 삼키는 거지요.
제가 앞으로 나갈 준비가 되었다면 결국은 나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누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도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어떤 기연을 얻겠다기 보단 편안한 마음으로 참가하기로 했어요.
가는 김에 경치 좋다는 킬라니 구경도 좀 할 요량으로 말이죠.
유럽에선 불교 설법을 어떤 식으로 하나 궁금하기도 했어요.
결론은 아주 만족스러운 명상 수련회였습니다.
우선 최근에 단식을 마치고선 채식 위주의 식사에 관심이 많은데,
명상 수련회에서 나오는 채식(Vegan)음식을 보며 고른 영양의 채식 식단을 짜는 데 큰 도움을 받았어요.
그리고 도 닦는데 관심이 많은 800명의 유럽인과 담소를 나누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알아차림-'Mindfulness retreat with Thich Nhat Hanh'

전에 한국에서 수련원을 갔을 땐 ‘수행’의 성격이 강했는데,
이번에 다녀온 아일랜드의 수련회는 ‘휴식’의 성향이랄까요?
우 레와타 반떼께 수행을 배울 때, 노력을 ‘너무’ 하지 말고 즐기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여태껏 어느 정도의 정진이 가장 즐거운가의 갈피를 못 잡았어요.
틱낫한 스님의 명상 수련회 덕에 그 즐거움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참 고마운 기회였어요.
틱낫한 스님이 하신 법문에 크게 감격을 하기도 했습니다.
내용은 이미 알던 것이에요.
불교의 가르침에 흥미를 느낀 뒤로 여기저기서 주워들었던 것들이죠.
제가 스님을 존경하는 부분은 그것을 어떻게 설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진리에 다가가도록 풀어서 설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하였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불교에 관심이 전혀 없던 사람이나 어린아이도 쉽게 알아듣도록 다양한 비유를 들어 하시는 설명을 듣고 크게 감동했습니다.
서구권 사람들이 종교적인 위화감을 전혀 느끼지 않도록 부드럽게 다가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행선-'Mindfulness retreat with Thich Nhat Hanh'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

종소리 명상 (Bells of Mindfulness)
어떤 순간이든 종이 울리면 하던 것을 멈추고 호흡에 집중합니다.
마음 챙김의 보조 수단으로서 종소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절 명상 (Touching the Earth)
절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서구인들을 위한 절 명상 방법입니다.
틱낫한 스님의 재치가 엿보이는 명상 법이에요.
‘땅에 고마움을 담아 땅을 만지세요.’
하면 절을 합니다.
땅을 만지면서 우리의 조상이 이곳에 잠들었고
우리도 역시 잠들 존재이며,
후손 또한 이 땅에서 태어날 것을 알아차립니다.

포살 (Beginning Anew)
대화를 할 땐 상대방의 말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가만히 듣습니다.

  1. 꽃에 물 주기 (Flower watering)
    우리가 느낀 행복을 다른 이들과 나눕니다.
    남들이 가진 좋은 씨앗에 물을 준다고 표현하네요.
  2. 후회의 공유(Sharing regrets)
    우리의 서투름으로 인해 일어난 행위를 공유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를 합니다.
  3. 고통의 표현(Expressing a hurt)
    다른 이의 어떤 행위로 고통을 받았다면 툭 터 놓고 이야기합니다.
    상대방은 고통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닌데 그것이 뜻하지 않게 자신에게 고통이 되기도 하기에,
    서로 오해를 푸는 자리입니다.
  4. 어려운 문제의 공유와 지원 요청(Sharing a long-term difficulty and asking for support)
    어려운 문제를 공유하여 상황이 나아지도록 방향을 잡고 서로 도움을 줍니다.

다섯 계율 (Five Mindfulness Trainings)
불교 전통의 다섯 계율에 깨달음의 길인 팔정도를 녹여 놓았습니다.
이 가르침은 틱낫한 스님이 항상 강조하는 가르침이라고 하네요.
계율을 의미하는 Precept가 아닌 Training으로 명칭을 정한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그 명칭이 전통적인 계율보다 자율적인 느낌을 받고 능동적인 행동을 떠오르게 하거든요.

  1. 산목숨을 해치지 마라. <바른 생각, 바른 견해>(Reverence for Life)
  2. 주지 않은 것을 가지려 하지 마라.<바른 생계, 바른 행동>(True Happiness)
  3. 삿된 음행을 하지 마라. (True Love)
  4. 거짓말을 하지 마라.<바른말>(Loving Speech and Deep Listening)
  5.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술이나 약물 따위에 취하지 마라. (Nourishment and Hea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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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먹어본 태국 음식 중 최고! 킬라니 태국 음식점 겐팅 타이.

킬라니는 아일랜드에서 유명한 관광지로, 시내에 식당이 많습니다.
물론 관광객 위주로 상대하는 식당도 많지만, 동네 사람들이 자주 찾는 식당이 있기 마련이죠.
겐팅 타이는 지역 토박이들도 많이 찾는 음식점 같아요.
제가 밥을 먹는 동안 여러 팀이 테이크 아웃을 해 갔거든요.
이 태국 요리점이 지금까지 먹어본 태국 음식 중 가장 맛좋은 곳이 된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이날 아침 먹고선 열두 시간 동안 에너지 소모가 엄청났습니다.
배가 고플 만 하죠?
시장이 반찬이잖아요.
어지간한 음식은 다 맛이 좋았을 겁니다.^^;
태국을 여행할 땐 간단한 음식으로 금방 배를 채우고 식당을 나섰기에 음식 맛을 음미하지 못했던 기억이에요.
그래서 노곤한 몸을 편안한 의자에 기대어 두 시간 동안 밥을 먹는 분위기도 맛에 한몫했을 겁니다.
한국에선 태국 음식을 먹으러 오리엔탈스푼 같은 곳에 가끔 갔어요.
맛이 깔끔하고 괜찮지만 ‘아! 맛있다!’ 소리가 나오진 않던 기억입니다.
뭐 이런저런 상황의 영향을 받았지만, 아무튼 겐팅 타이가 지금껏 가본 태국 식당 중 최고 맛집입니다.

sub-'Genting Thai Killarney'

우선 땅콩소스를 찍어 먹는 소고기꼬치와 오리 스프링 롤을 들여보내 식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채소 커리 -'Genting Thai Killarney'

주 요리로 친구는 채소 커리를 시켰고, 저는 매운맛 새우 커리를 주문했습니다.
완전 밥 도둑이에요!

매운맛 새우 커리-'Genting Thai Killarney'

둘이서 달걀 볶음밥 한솥을 시켜서 말끔히 해치웠어요.
다 먹고선 배가 부른데도 빈 그릇을 보며 아쉬워했네요.^^;

디저트는 평범합니다.
케이크를 이곳 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고 외주 업체에서 받아 온다고 하더라고요.
티라미슈를 먹다가 동네 빵집이 생각났습니다.
‘아. 정말 우리 동네 프렌치빌만큼 맛좋은 케이크 파는 곳을 못 봤어!’
집에 가면 동네 빵집부터 들러 케이크 한판 사 먹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Banana Split-'Genting Thai Killarney'

남의 떡이 커 보이는지 친구가 시킨 아이스크림이 더 맛나 보이더군요.

아무튼, 맛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만족스러운 걸음으로 식당을 나섰습니다.
킬라니에서 마땅한 식당이 안 보인다면, 여기 한번 가보세요.
여행 정보 센터(Tourism office) 건너편, 자전거 대여점(O'Sullivan's bike shop) 옆 상가 골목 이 층입니다.

겐팅 타이 (Genting Thai)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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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가장 높은 산, 카론투힐. 대 자연의 위용을 마주하다.

처음에 산의 고도를 듣곤 코웃음을 쳤습니다.
‘1,038m? 한국의 산들에 비하면 뒷동산이지.’
그런데 생각해보니 저는 산악인이 아니군요.
높은 산을 찾아다니며 등정하는 취미가 없습니다.
가장 최근에 오른 높은 산이라고 해봤자, 카론투힐의 절반 정도 높이인 강화 마니산이네요.
그때도 꽤 숨이 찼던 기억입니다.
등산 전날은 날씨가 아주 화창했어요.
“아. 내일도 이런 날씨라면~”
저의 소망이 구름을 잔뜩 몰고 왔나 봅니다.
잿빛 하늘이었거든요.
뭐 그래도 오랜만에 등산이라 들떴지요.

자전거-'Carrauntoohil Killarney'

아침 일찍 자전거를 빌려 타고 한 시간을 달리니 입구가 보이는군요.
발걸음도 가벼웁게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멋진 호수를 지나치자 본격적인 경사가 시작되네요.
너무 갑작스레 경사각이 변했습니다.
25도 정도의 완만한 언덕길에서 70도의 암벽등반 코스로 말이죠.
대자연의 풍모가 느껴져요.

등산로-'Carrauntoohil Killarney'

구름 속은 바람이 많이 붑니다.
중심을 잘못 잡으면 절벽 아래로 떨어지겠더군요.
인간의 삶은 바람 앞의 등불 처지라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암벽등반을 마치고 나니, 완만한 구릉 지대가 나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온통 안개뿐.
이곳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정상에 오르는 건 포기입니다.
올라가도 산 아래가 하나도 안보일 터니 굳이 목숨 걸고 오를 필요 없다고 느꼈거든요.
생명은 소중하잖아요? :D

호수-'Carrauntoohil Killarney'

조심조심 절벽을 걸어 내려왔습니다.
발을 잘못 디디면 끝장이니 정신이 바짝 드는군요!
막대기를 하나 들고 왔다면 절벽을 좀 더 안정적으로 오르내리는 데 도움이 되었을듯해요.
일단 내려오니까 살겠습니다.
좀 높이가 있는 산은 날씨 봐서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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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숨결이 생생한 킬라니 국립공원.

호수를 끼고 넓게 펼쳐진 숲.
신선한 녹색의 기운이 콧속으로 빨려 들어옵니다.
규모가 워낙 큰 공원이라 킬라니에 터전을 잡더라도 모두 둘러보기엔 한평생이 걸릴듯해요.
날씨가 어떠냐에 따라 같은 장소도 분위기가 다를 테고,
계절이 바뀌면 갔던 곳도 새로운 옷을 입을 테니까요.
저는 가볍게 산책하기 좋을 정도의 거리만 둘러봤습니다.

Mukross House-'National Park Killarney'

우선 공원에 들어와 한 시간 좀 넘게 걸으면 머크로스 하우스(Mukross House)가 보입니다.
앞에 널따란 잔디 광장이 있어서 잠시 앉아 쉬어가기 좋은 곳이죠.

숲-'National Park Killarney'

그리곤 커다란 나무가 모여 사는 길을 따라 쭉 걸어요.

Torc Waterfall-'National Park Killarney'

그럼 토크 폭포(Torc Waterfall)가 나옵니다.
물이 참 시원해 보여서 발을 담갔더니,
시원한 정도를 넘어섰습니다.
맨발로 눈 밟은 것보다 세 배 정도 발이 시렸어요.
물놀이는 햇빛 쨍한 한여름이 아니면 힘들 듯합니다.
폭포에서 나와 돌아가는 길은 왠지 맨발로 걸어보고 싶더군요.
맨발로 두 시간쯤 걸으니 신발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항상 신발로 싸매고 다녀서 그런지 피부가 약해요.
돌멩이라도 하나 밟으면 악 소리가 절로 나오죠.
걸음은 더뎌졌고, 덕분에 마실 나왔던 사슴 가족과 눈인사를 나눴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드니 깜짝 놀라 멀리 떠나더군요.
저 멀리서 나란히 서서 가만히 절 바라보는 사슴 가족의 호기심 어린 눈빛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Ross Castle-'National Park Killarney'

다음 날 아침엔 위쪽의 다른 입구를 통해 로스 성(Ross Castle)을 다녀왔습니다.
시내에서 코앞이라 동네 사람들 아침 산책 코스로 딱 맞겠어요.
다음에 킬라니 국립공원을 다시 찾는다면 다른 길도 거닐어보고 싶네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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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싸들고 소풍 가기 좋은 곳. 킬라니 호수.

호수-'Lower Lake Killarney'

킬라니 중심가에서 도보로 40분 정도 거리의 호수입니다.
Lake Hotel의 입구나 출구로 들어가면, 호텔 옆에 호수가 보여요.
킬라니에서 지내는 동안 두 번이나 갔는데요.
처음엔 지도도 없이 발길 닿는 데로 걷다 보니 도착했어요.
시내에서 거리가 가까운 편이에요.

소나무-'Lower Lake Killarney'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날씨가 흐렸음에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죠.
넓게 펼쳐진 갈대숲이 한층 분위기를 살려주더라고요.
사람도 없어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고요함을 마음껏 누렸습니다.

소풍-'Lower Lake Killarney'

두 번째로 찾았을 땐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어요.
팔백 명이 단체로 도시락 싸 들고 소풍 갔거든요.

소풍-'Lower Lake Killarney'

날씨 또한 아주 화창해서 마치 해변에 온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래사장 대신 푸른 잔디가 깔린 해변 상상 되시나요?^^;
참 멋진 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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