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사람들은 어떤 채소를 즐겨 먹을까?

이곳에서 지낸 지 벌써 반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곳에선 한국에서 쉽게 보이는 콩나물, 숙주나물, 마늘종 등을 만나긴 어려워요.
예전에 보았던 ‘콩나물로 한 달 반찬 하기’라는 유머가 생각나는군요.
콩나물 아니라면 아일랜드에선 도대체 뭘 먹고 살아야 할까요?
이곳에서 주로 먹는 채소를 정리해 봤습니다.

빨간 무 (Peppery Radish)

이 무는 샐러드용으로 좋습니다.
양상추와 이 무를 팍팍 썰어서,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만 뿌려줘도 맛좋은 샐러드가 완성되죠.
거기에 토마토와 치즈를 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입니다.

Peppery Radish-'Irish Vegetable'

작은 양배추(Brussel Sprouts)

호두알만한 작은 양배추입니다.
삶아서 주요리와 곁들여 먹는 편입니다.
작지만 든든한 양배추에요.

Brussel Sprouts-'Irish Vegetable'

마늘 (Garlic)

마늘이야 뭐 특별할 것 없죠.
다만 이곳에서 제가 자주 먹는 마늘은 통마늘입니다.
마늘은 껍질을 까는 게 영 귀찮은데,
통으로 되어있어서 껍질 까기 편해요.
맛은 마늘 맛입니다.

Garlic-'Irish Vegetable'

부추 (Leek)

사전을 찾아보니 부추라고 나오는군요.
생긴 건 대파처럼 생겼습니다.
아주 특대 대파로, 속이 꽉 찼어요.
볶음 요리에 넣어 먹으면 좋습니다.

아스파라거스 (Asparagus)

저는 아스파라거스를 주로 오븐 구이 요리에 이용합니다.
깨끗이 씻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 주요리와 함께 구우면 맛있어요.
특별히 손질할 필요도 없어 참 마음에 드는 채소입니다.

Asparagus-'Irish Vegetable'

파스닙 (Parsnip)

이곳 아일랜드에서 처음으로 본 채소입니다.
생긴 건 당근인데, 한국의 한약방에 가면 풍기는 향이 나요.
조리법은 감자처럼 조리하면 됩니다.
튀겨도 먹고, 쪄도 먹고 수프로 끓여도 먹고 참 요리 방법이 다양해요.
저는 주로 구워서 먹는데,
오븐에 구워 먹으면 군고구마 비슷한 맛이 납니다.
맛있어요.

Parsnip-'Irish Vegetable'

*당근 케이크 (Carrot Cake)

이건 덤입니다.
후식으로 좋은 당근 케이크이에요!
한국에선 빵집 가면 티라미슈나 치즈 케이크를 주로 먹었는데,
여기선 이 당근 케이크를 주로 먹습니다.
뭐 특별할 것 없어요.
파운드 케이크에 당근이 들어간 단순한 케이크죠.
아일랜드 당근 케이크 맛있어요!

Carrot Cake-'Irish Vege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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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맛, 아일랜드 낭만 기차 여행. 철도 이용 팁.

저는 버스보다 기차 여행을 선호합니다.
우선 멀미를 안 하고,
책 읽고 경치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니까요.
아일랜드의 기차표는 버스비보다 매우 비싼 편입니다.
하지만 미리 예약하면 80% 이상 저렴하기도 해요.
아일랜드 철도 여행 웹사이트에서 예약하시면 됩니다.
딱 한 달 전 승차권부터 예약할 수 있는데요.
일부 노선은 온라인에서 예약되지 않는 때도 있습니다.
예약할 땐 2유로의 수수료가 드니,
한번에 왕복표를 예매하는 것이 좋겠죠?
예매가 완료되면 예매번호가 나오는데, 표를 출력할 때 필요하니 잊지 않고 적어두어야 해요.
표를 어디서 출력할 것인지도 미리 정해 두어야 합니다.

발권기 - 'Irish rail'

그리고 기차역에 도착해서 기계에 예매번호를 입력하면 표가 나와요.
아일랜드 기차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좌석 앞의 커다란 테이블입니다.
음식을 먹을 때나, 책을 읽기에 참 편하거든요.
다만 좌석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편이라,
덩치가 큰 사람들이 한 테이블에 앉으면 좀 불편할 듯해요.

더블린 행 기차 - 'Irish rail'

저는 코크와 더블린 구간을 이용했는데,
세 시간 남짓이면 도착합니다.
자동차로 운전하면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이 걸리고,
버스를 타면 거의 네 시간이 걸리니 속도 면에서도 참 괜찮아요.
다만 예약을 하지 않으면 비행기 표보다 비싸기도 하니, 미리 표를 사 두는 게 좋겠죠? :D

아일랜드 철도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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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으로 둘러싸인 블라블라 블라니 성 산책.

동네를 한 바퀴를 돌던 중 하늘을 바라보았어요.
오랜만에 해가 구름을 해치고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아. 이런 날씨에 방 속에 틀어박힌다는 건 슬픈 일이 아닌가?’
집에 와서 일기예보를 확인했습니다.
“내일도 오늘처럼 맑은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 다시 일기예보를 확인했습니다.
“어제와 다름없이 화창한 날이 되겠습니다.”
‘음 그럼 우선 우비를 챙겨야겠군.’
일기예보는 재미로 긁는 복권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막상 블라니 성을 가려고 하니 고민이 됩니다.
버스 터미널까지는 걸어서 사십 분. 버스를 타고 블라니 성까지 이십 분.
총 한 시간이 걸려요.
지도를 찍어보니, 집에서 도보로 한 시간 십 오 분이 걸린다는군요.
걸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리가 아니었어요.
인도가 없는 왕복 이차선 도로를 지나가야 합니다.
이 길을 달리는 차 들은 코너길에서도 속도를 잘 줄이지 않습니다.
F1 레이서가 꿈이었던 분들이 운전대를 잡았어요.
못다 이룬 어릴 적 꿈을 이 도로에서 이룹니다.
게다가 묶여있는 개들이 종종 집에서 뛰쳐나오니 조심해야 해요.
산티아고 길을 걸었던 추억이 되살아나는군요.

sub-'Blarney Castle'

몇 번의 위험을 넘어서 안전하게 블라니 성에 도착했습니다.
한 시간 십 분이 걸렸어요.
우선 성을 한 바퀴 둘러봅니다.
성 아래쪽에 던젼이라고 쓰인 곳에 들어가 보았지만 텅 비었습니다.
(아무래도 몹 리젠 시간이 안된듯하네요.)
성 꼭대기에 올라가니, 성벽에 키스하는 장소가 보입니다.
올라오면 기념으로 벽에 입술을 부딪치고 가는 게 전통이라네요.
저도 수많은 남녀노소와 간접키스를 하고 성을 내려왔습니다.

독초 정원 - 'Blarney Castle'

성도 꽤 볼만하지만, 성을 둘러싼 정원은 더욱 매력적이에요.
우선 성 바로 옆의 독초 정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먹지도, 냄새 맡지도 만지지도 마시오.’
이른 봄이라 그런지 화려한 빛깔의 독초를 볼 수는 없었네요.
독초 정원을 지나 나무숲을 천천히 거닐었습니다.
비수기라 사람이 없어 고요함을 느끼기 좋군요.

꽃-'Blarney Castle'

일찍 봄을 맞이한 꽃 앞에서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너는 왜 홀로 피었는가?’
꽃은 대답은 않고 바람에 따라 춤을 출 뿐이군요.
‘그게 왜 궁금한가? 지금은 춤을 출 때이니 함께 춤을 추게나!’

폭포-'Blarney Castle'

작은 폭포 앞에 멈추어 서서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았습니다.
‘너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는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되묻습니다.
‘그게 무엇이 중요한가?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흘러간 옛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한 바퀴를 다 돌았습니다.

셀카-'Blarney Castle'

잠시 의자에 앉아 숨을 돌리며 셀카도 한 장 찍었지요.
이 수염 덕에 겨울을 참 따뜻하게 났습니다.
이제 봄이 왔으니 좀 다듬어야겠군요.

블라니 성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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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빅밴드 라이브 공연에 춤을 추자! 턱시도 정션.

Tuxedo Junction at Pavilion, Cork

턱시도 정션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코크에서 제일 오래된 극장인 파빌리온에서 주로 공연하는데요.
전에 갔을 때 재미있게 놀다 와서 이번에 다시 찾았습니다.
빅밴드의 우렁찬 음악에 맞추어 신 나게 스윙을 추고 왔어요.
전에 오밤중에 열린 공연 때는 사람으로 북적이더니,
늦은 오후에 하는 이번 공연엔 그리 관객이 많지 않습니다.
덕분에 더 여유롭게 공연을 봤어요.

Tuxedo Junction at Pavilion, Cork

턱시도 정션 밴드는 연주가 아주 흥겹고,
보컬 목소리도 그에 잘 어울려요.

Tuxedo Junction at Pavilion, Cork

저는 관악기 소리를 특히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 공연 때 관악기의 힘찬 기운을 느끼게 하는 곡이 주로 편성되어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라이브 공연도 보고, 춤도 추는 즐거운 시간!
한국에선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같은 큰 잔치나,
혹은 특별히 준비된 파티쯤 돼야 라이브 재즈 공연을 만난 기억이 납니다.
춤을 출 수 있는 재즈 공연 말이에요.
그런데 여기선 딱히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일랜드 사람들 덕분에 저도 호강하며 지내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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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의 보고, 코크 호수 공원.

전경-'Cork Lough Park'

호수 공원은 코크의 랜드마크인 성 핀 바레스 대성당에서 멀지 않습니다.
이 동네에서 거의 반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가 보았네요.
커다란 호수를 가운데 끼고, 걸을 수 있도록 길이 나 있어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종류의 야생 동물을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새에요.

새-'Cork Lough Park'

비둘기.
오리.
칠면조.
고니.
피닉스.
뭐 이런 다양한 새들이 살고 있죠.
안내판엔 박쥐도 산다고 적혀있던데, 제가 갔을 땐 박쥐가 안 보이더군요.
호수 주변을 걷다 보면 낚시꾼들도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분명 낚시꾼은 많은데 고기를 낚는 건 못 봐서 한 아저씨에게 물었습니다.
“아저씨 여기 고기 좀 잡혀요?”
“아. 오늘은 그냥 쪼그만 거 한 마리 잡았어~”

낚시꾼-'Cork Lough Park'

아저씨가 잡은 고기를 손수 꺼내 보여주십니다.
‘아니, 이건 용왕의 자식이잖아?!’
전엔 더 큰 녀석도 잡으셨다고 하네요.
도대체 이 호수 속엔 어떤 생물들이 모여 사는지 의문이 듭니다.
저런 큰 물고기가 사는 걸 보니, 이무기나 공룡이 산다고 해도 믿겠어요.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떠나려는데 줄타기하는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줄타기-'Cork Lough Park'

“오! 이거 우리나라 전통 놀이 중에도 있어!”
한번 해보겠느냐 권하기에 타봤는데요.
생전 줄을 타봤어야죠.
휘청거리며 다섯 발자국 정도 걷다가 떨어졌습니다.
이 친구는 꽤 오래 줄타기를 해왔는지 끝까지 잘 걸어가더라고요.
나중에 줄타기 명인을 만나게 되면 가르침을 좀 받아야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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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맥주가 있는 코크의 아이리쉬 펍. Crane Lane Theatre.

시내 중심가에 있는 술집 중 하나입니다.
Crane Lane Theatre를 간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저번엔 스윙 파티가 열려서 춤추러 갔었고,
이번엔 공연을 보러 갔어요.
같은 장소인데도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Concert-'Crane Lane Theatre'

Siomha Brock-'Crane Lane Theatre'

처음 공연한 밴드의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다음 팀인 Siomha Brock의 목소리가 시원시원하고 좋았어요.
흥겨운 음악을 안주 삼아 마시는 맥주가 목 뒤로 술술 넘어갑니다.
공연은 여덟 시에 시작한다고 쓰여 있었지만,
아이리쉬 타임에 맞추어 아홉 시 반쯤 가니 알맞더군요.:D
공연 일정은 아래의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Crane Lane Theatre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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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요리가 땡길 때. 코크의 정통 아이리쉬 음식점 Curran’s Restaurant.

인테리어-'Curran’s Restaurant.'

아일랜드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있나요?
한국은 삼합!
태국은 똠양꿍!
중국은 구운 오리?!
이탈리아 피자!
나라별로 음식 한두 가지쯤은 떠오르기 마련인데,
아일랜드는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습니다.
다만 이곳 사람들은 음식재료로 고기와 감자를 즐겨 먹어요.
Curran’s Restaurant은 한국으로 치면 백반집이라고 할까요?
아일랜드 사람들이 주로 먹는 음식을 파는 곳입니다.
분위기도 편안하고, 맛도 괜찮은 식당이에요.
저는 우선 닭 날개로 시작해서 라자냐로 배를 채우고, 초콜릿 무스로 마무리했습니다.

라자냐-'Curran’s Restaurant.'

라자냐가 평소 봐오던 라자냐와 다릅니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올 줄 알았는데,
앙증맞은 그릇에 라자냐가 담겨서 감자튀김과 함께 나오네요.
정말 아일랜드 사람은 감자를 어지간히 좋아하나 봐요.

초콜릿 무스-'Curran’s Restaurant.'

초콜릿 무스 위에 올려진 플라스틱 장식 같은 건 뭘까요?
“저기요. 이거 무슨 과일이에요?”
“이건 아주 영양가 많은 신비로운 과일로 세간엔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토마토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생긴 토마토는 여기서 처음 보는군요.
다른 토마토보다 단맛이 강했어요.
코크에서 정통 아이리쉬 백반집을 찾으신다면 한번 들러보세요.

주소 : 5 adelaide Street
Curran’s Restaurant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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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 시내가 한눈에 바라 보이는 유령 마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카메라를 챙겨 들고 유령 마을을 찾았습니다.

빈집-'유령 마을 (Ghost town)'

자연으로 돌아간 집 한 채가,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군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이 마을엔,
개 한 마리도 지나 다니지 않습니다.

성모 마리아-'유령 마을 (Ghost town)'

잠시 걸으니 성모 마리아 석상이 저를 따뜻이 맞아주네요.
“잘 왔네. 올 때는 마음 대로 왔겠지만... 후후.”
바람이 나뭇잎을 때리는 소리가,
뭔가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성당-'유령 마을 (Ghost town)'

창문이 깨진 성당 뒤로, 멋진 지붕의 오래된 정신병원이 보이네요.
1800년대에 지어진 정신병원이라고 해요.
그리고 성당의 코너를 돌면, 2002년까지 사용되었던 정신병원이 나오는데요.
그 앞에서 코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여요.

코크 시내-'유령 마을 (Ghost town)'

경치가 참 좋습니다.
이곳을 관리하는데 비용도 많이 든다는데,
폐허로 내버려두지 않고 멋진 공공시설로 재탄생되면 좋겠네요.

 

버려진 병원 정보

1800년대 지어진 정신병원 Our Lady's Hospital

2002년까지 사용된 정신병원 St Kevin’s Hos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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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 팝스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오후의 댄스 파티.

댄스 파티 - Lord Mayor’s Tea Dance 2012
지난 일요일의 한적한 오후, 다과를 나누고 춤을 추는 티 댄스 파티가 열렸습니다.
요한 스트라우스부터 아바까지 다양한 라이브 음악에 맞추어 춤을 즐기는 행사였죠.
왈츠, 탱고, 락앤롤등 다양한 춤을 추는 사람들 구경을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흐르더라고요.

댄스 파티 - Lord Mayor’s Tea Dance 2012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신나게 스텝을 밟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흥겨워요~
그리고 파티 중간 중간에 이벤트성 공연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코크 팝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목청 좋은 소프라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땐.
많은 사람이 시끌벅적 떠드는 걸 멈추고 무대에 시선을 집중했어요.

코크 팝스 오케스트라 - Lord Mayor’s Tea Dance 2012

저도 곡이 끝날 때 까지 노래에 푹 빠져있었네요.
고대 바다의 여신 세이렌의 노랫소리에 홀린 수많은 선원이, 바다로 뛰어들었다는 게 이해가 됩니다.
또하나 즐거웠던 이벤트는 스윙댄스 공연이에요.
춤 경력 십오 년 차의 부부가 선보이는 흥겨운 춤사위!
고수의 풍모가 느껴지는 공연이었어요.
저는 몇 친구들과 함께 심샘(Shimsham) 공연을 했습니다.
심샘(ShimSham)이 뭐냐고요?
전세계 스윙 댄서들에게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재즈 루틴이에요.

올해 공연을 한번 하고 싶었는데 일찌감치 목표를 달성했군요.:D
시규모의 큰행사에서 공연을 해 보기는 처음이에요.
이층 발코니까지 가득찬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터라 약간 긴장되긴 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고, 신나게 잘 놀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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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을 담고 싶었던 음악 실험 연주회. Quiet Music Ensemble.

첫 곡은 나무 소리였습니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나.
낙엽 밟는 소리 등을 일정한 박자에 맞추어 들려주네요.
특정한 선율 없이 리듬속에 각각의 소리를 끼워내는 음악.
멜로디에 익숙한 귀 때문인지 이런 연주회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연주회-'고요한 연주회'

물떨어지는 소리, 나뭇가지 소리, 종이 구기는 소리, 악기 소리, 테이프 돌아가는 소리...
소리의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귀는 피곤하고,
멜로디가 없어서 지루함을 느끼고 졸음이 왔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었는데요.
연주홀 전체를 무대로, 많은 연주자가 자신만의 악기를 연주한다는 거였어요.
연주회 초반에 제 왼쪽에 누워있던 청년이,
어느순간 벌떡 일어나더니 유리로 만든 항아리모양의 타악기를 치네요.
‘관객이 아니었어?’

카세트 연주자-'고요한 연주회'

그때 저의 오른쪽에 앉아있던 아가씨가 쇼핑백에서 뭔가를 주섬 주섬 꺼냅니다.
그리곤 카세트 돌아가는 소리와,물 떨어지는 소리 등으로 리듬을 타더라고요.

연주회-'고요한 연주회'

그 옆에선 하프 연주자가 현을 튕기고 있네요.
어느새 자리를 잡고 앉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연주회 후반엔 관객보다 연주자가 더 많은 것 같았어요. 하하.
분명 색다른 경험이긴 했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제 방에 앉아서 듣는 잡음이 훨씬 편안하고 좋아요.
바람 소리
빗물 떨어지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
이런 자연스러운 소리를 음악으로 표현해 내려는 듯한 음악 실험 연주회.
언젠가는 자연만큼 편안한 음악을 들려주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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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상 전문 화가? 케빈 산퀘스트.

코크 비전 센터에서 열린 케빈 산퀘스트전에 다녀왔습니다.
여러 인물을 한 폭의 그림에 조화롭게 담아내는 화가에요.
활기찬 사람들의 분위기가 잘 나타나 있더라고요.
아일랜드에 와서 사람 한 명 없는 풍경화나,
적은 수의 사람이 등장하는 그림을 주로 만났습니다.

Kevin Sanquest's painting.

그러다 이렇게 시끌 벅적한 그림을 보니 왠지 축제에 온듯한 기분이 들어요.:D

Kevin Sanquest's painting.

케빈 산퀘스트의 그림은 대부분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 활기찬 분위기지만,
마지막 출항지를 떠나는 타이타닉 호의 모습은 왠지 위태로워 보입니다.

Kevin Sanquest's painting.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은 코크 오페라 하우스 앞 풍경이에요.
케빈 산 퀘스트는 사람 모인 곳의 분위기를 잘 전달하는 화가라고 생각됩니다.
손도, 발도, 그리고 얼굴도 없는 사람들에게서 기분 좋은 설렘이 풍기거든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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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때 마다 새로운 미술관. 코크 크로포드 미술관.

작년에 코크에 도착하자 마자 들렀던 미술관을 이번에 다시 찾았습니다.
장소만 같을 뿐, 전혀 새로운 작품들이 보이네요.
사실 2011년 11월부터 열린 전시인데,
막을 내릴 때가 다 되어서 들렀어요.

The Lough Derg Pike-'Crawford Art Gallery'

Barrie Cooke - The Lough Derg Pike 특별전에선,
커다란 물고기 그림을 비롯해 강렬한 이미지의 작품을 보았어요.
그것들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나게 했습니다.

A Rocky Road 전엔 그림, 사진, 영상물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해 놓았어요.
멋진 풍경 수채화를 보면서, 사진기가 발명된 걸 고맙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셔터 한 번 누르면 그 멋진 풍경이 개인 컬렉션에 추가 되니까요.:D

A Rocky Road-'Crawford Art Gallery'

영상관에선 어떤 할아버지가 물에 고꾸라지는 짧은 영상을 반복적으로 틀어줍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힘겹게 뭍에 오르는 영감님.
마치 인생 같습니다.
태어나면서 인생이란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죽어서야 강가로 올라가 편안히 쉬는 인간의 삶 말이에요.
새해에 크로포드 미술관을 찾아 신선한 작품을 만나 즐거웠습니다.
아일랜드에서 지내는 동안 몇 번은 이처럼 새로운 만남을 가지겠죠.: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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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리시아 번스가 안내하는 한겨울의 시골 풍경. (Hinterland - The Glen Painting)

겨울의 집 앞-'페트리시아 번스의 아일랜드 겨울 풍경'

아일랜드에서 맑은 하늘을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대체로 구름 가득한 잿빛의 하늘이에요.
쌩쌩 부는 찬바람까지 더하니, 왠지 더 을씨년스럽습니다.
페트리시아 번스가 그려낸 프레임 속엔 이런 쓸쓸한 겨울 풍경이 생생하군요.
‘이건 딱 우리 집 앞인데?’
창문을 때리는 매서운 바람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우울한 하늘 아래 자리 잡은 창백한 집 한 채와,
앙상히 뼈만 남은 나무 한 그루.

나무-'페트리시아 번스의 아일랜드 겨울 풍경'

이 볼품없는 나무가, 꼭 저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잎사귀 하나 없이 거센 바람을 맞이하는 그.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게 얼핏 보면 안쓰럽지만,
만약 잎사귀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면,
칼바람에 나뭇가지까지 잘려 나갔을 겁니다.
거추장스러운 것을 움켜쥔 채로는,
강한 풍파를 흘려내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니,
나무에서 강렬한 생명의 기운이 뻗어 나옵니다.
봄이 되면.
가지 곳곳에 뭉쳐져 있던 생명의 기운이,
녹색의 잎사귀로 피어나겠지요.
저는 이 나무처럼,
아일랜드에서 겨울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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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싱어송 라이터. 아그네스 오벨.

'아그네스 오벨(Agnes Obel)?'
전혀 생소한 이름이었습니다.
종종 구경하는 코크의 트리스켈 아트센터의 공연 일정에서,
그녀의 이름을 발견하기 전까진 말이죠.
공연 정보란에는 약간의 소개와 동영상 하나가 보였어요.
'으흠 덴마크 사람이구만.'
본보기로 올라온 노래를 들으며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왠지 끌리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다.’
공연을 보러 갈까 말까.
잠시 망설였지만,
느낌을 믿어보기로 했죠.
다음날 바로 표를 예매하고,
공연날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저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지만,
이 동네에선 꽤 이름을 날리는 가수인가봐요.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Agnes Obel Concert'

공연장 이층까지 아그네스 오벨을 보러온 사람으로 붐볐거든요.
‘이번엔 이층에서 한번 공연을 볼까?’
트리스켈 아트센터에 올 때마다 일층에서 공연을 봤는데,
이번엔 왠지 이 층이 끌리더군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기네스 맥주를 한잔 하며, 공연을 즐겼습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가수-'Agnes Obel Concert'

동네 가수가 잠깐 나와서 분위기를 띄우고,
본 공연이 시작되었어요.

이 동영상은 아그네스 오벨의 리버사이드(Agnes Obel - Riverside) 공식 동영상 입니다.
아그네스 오벨의 목소리는 역시나 매력적이더군요.
라이브로 들으니 공연을 오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르익은 공연-'Agnes Obel Concert'

그리고 아그네스 오벨의 목소리보다 더 감동을 준건,
첼로를 연주하는 안네 뮐러(Anne Müller)였습니다.
첼로 스펠링도 몰랐는데 안네 뮐러 덕분에 cello를 검색까지 해봤네요.
그녀의 연주에서 에너지가 느껴졌어요.
뜬금없지만 그녀의 첼로 연주를 듣고,
북을 배우고 싶어졌습니다.
분명 첼로는 현악기일진데,
왜 커다란 북이 생각날까요?
코크가 점점 더 마음에 듭니다.
한적하고 고요한 조그만 동네의 장점과,
문화 공연을 마음껏 즐기는 대도시의 장점을 모두 가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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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건축 구조가 돋보이는 코크 루이스 글룩스만 갤러리에 다녀왔습니다.

코크 루이스 글룩스만 갤러리

입구-'루이스 글룩스만 갤러리'

이 곳을 처음 찾았을 때, 입구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새로운 전시 준비 중. 다음에 또 만나요~’
초행길이라 빙빙돌아 겨우 도착했었는데 좀 허탈했죠.
‘그래도 이젠 위치를 확실히 알았으니까.’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는 날에 맞추어,
다시 루이스 글룩스만 갤러리를 찾았습니다.

전시회 소개-'루이스 글룩스만 갤러리'

기다리던 새로운 전시는 개인 소장품 전이네요!
하나는 사진전이고, 다른 하나는 그림 전시회 입니다.
구경 잘 하고 왔어요.

그림-'루이스 글룩스만 갤러리'

그림도 신선했지만,
Out of the Dark Room 사진전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러 사진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
사진을 통해 표현하는 감정이 다 제각각이라 재미있어요.
풍경, 정물, 인물 등 주제 또한 다양하죠.
이곳에서 마음에 드는 인물 사진을 몇 장 발견했습니다.
‘오~ 이 모델은 유난히 눈에 뜨이네?’
작품명 ‘마돈나. 헐리우드.’
알고 보니 유명 배우군요?
이 사진전에서 그녀의 사진보다 더 빛나는 작품을 여럿 만날 수 있었어요.
제가 긴 노출의 사진을 찍는 일은 드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긴 노출로 찍은 아름다운 사진 작품을 보니,
긴 노출의 사진도 종종 찍어보고 싶은 마음이네요.
그러고 보니 아일랜드는 긴 노출의 사진을 찍기 참 좋은 나라입니다.
밝은 날에 긴 노출을 찍으려면 ND필터가 필요한데,
이곳의 날씨는 대부분 흐리니까요.:D
오후 네 시만 되어도 긴 노출 촬영에 무리가 없습니다.
3월까지 전시회가 열린다고 하니,
코크에 오시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루이스 글룩스만 갤러리 웹사이트(Lewis Glucksman Gallery)

http://www.glucksman.org/

by 月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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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쉔던 성당.

코크 쉔던 성당

종탑 -'코크 쉔던 성당'

우뚝 솟은 종 탑으로 유명한 코크 쉔던 성당에 다녀왔어요.
좁은 골목을 헤치고 성당 앞에 도착했습니다.
구름이 잔뜩 낀 날이라 그런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더군요.
대머리 독수리 백 마리 정도만 캐스팅 하면, 바로 공포 영화의 배경으로 써도 좋을 정도였어요.
문을 열면 무언가 특별한 사건이 기다리고 있을법한 성당.
‘끼이이익..’
“후후.. 젊은이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는가?”
노인 한 분이 책상을 지키고 앉아 말을 건네십니다.
“종탑에 그냥은 못 올라가네. 돈을 내야 하지.”
종탑에서 코크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고 해요.
하지만 집 앞에서도 시내는 한 눈에 내려다 보이니,
굳이 종탑에 오르진 않았습니다.

예배당 -'코크 쉔던 성당'

“하지만 예배당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지.”
예배당에 들어가서 인상 깊었던 것은 다름 아닌 의자입니다.
딱딱하고 길다란 아닌, 왠지 따뜻하고 정감 있는 의자가 줄을 잘 맞추고 저를 맞이하는군요.
‘나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게시판에 붙어 있는, 세 장의 기도 요청 메모가 눈에 뜨입니다.
‘조나단과 사라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그 분들이 행복하기를...’
예배당 한 쪽에 색 바랜 성경 몇 권이 진열 된 것이 보입니다.
‘이건 1800년대 성경이고.. 이건..’
성수대에 성수는 온데간데없고, 아이들 장난감이 들어있습니다.
‘왠지 정이 가는 곳이야.’

뒤뜰-'코크 쉔던 성당'

예배당을 천천히 한바퀴 돌아 뒤뜰로 나왔습니다.
산책 나온 강아지 한 마리가 뛰어 노는군요.
쉔던 성당.
처음에 받은 인상과는 달리, 따뜻함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by 月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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