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행복과 자유를 찾아가는 단순한 삶의 원칙. 단순하게, 산다.


삶에서 우리는 복잡한 상황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 담대하고 솔직하게 마주한다면 일이 더 복잡해지지 않는다.
단순하게, 산다.
이 책은 백 년도 전에 쓰인 책이며 현대 사회는 그때보다 더 어지럽다.
그러나 본질이라는 것은 쉽게 변하지 않기에,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단순한 삶이 멀지만은 않다.
올바르고 솔직하며 신뢰와 자신감을 가지고,
부수적인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본질적인 것에 전념하는 자연스러운 삶.
이런 단순한 삶과 우리 삶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가?


단순하게, 산다. - 책갈피


욕심과 탐욕, 불건전한 쾌락을 채우려고 많은 인간들이 비열한 짓을 저지르지만, 굶주림 때문에 비열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은 없다.

사물이나 사람이나 결국에는 금전적 가치로 평가된다. 달리 말하면, 사물과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아무것도 안겨주지 못하는 것은 무가치한 것이며,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사람은 무가치한 사람이다. 청빈함도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농후하며, 돈은 부정하게 벌어들일지라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과거를 되살리려는 시도는 가장 무익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몽상이다. 행복한 삶의 비결은 현재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회의 발전을 방해하는 많은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가장 부담스러운 잘못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하루하루 더 나은 삶을 살겠다는 본질적인 목표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짐을 단순화하며 가볍게 해야 한다.

단순한 삶을 살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람들로는 구걸로 연명하는 거지, 사기꾼, 기생충 같은 사람, 아첨하는 사람, 시샘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이 땅에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 소유한 것을 어떻게든 한 조각- 가능하면 크게- 이라도 뜯어내려 한다.야심이 가득한 사람과 영악한 사람, 나약한 사람과 인색한 사람, 오만한 사람과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어떤 사회 계층에 속해 있든 간에 단순함과는 거리가 먼 부류에 속한다.

본질, 즉 근원은 내면적인 것이다. 단순함은 일종의 정신 상태이다. 단순함의 주된 존재 이유는 우리에게 활력을 주는 데 있다. 따라서 인간다운 인간, 즉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인 사람은 단순하다.

인간다운 인간은 성심껏 행동하지 메마른 호기심을 채우려고 행동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 시도라는 구실을 내세우더라도 그런 호기심은 깊은 감동을 맛보지 못하고, 진정한 행위로 연결되지 않는다.

우리의 일상정인 삶에 기생충처럼 따라붙으며 우리를 괴롭히기에 서둘러 바로잡아야 하는 또 하나의 나쁜 습관은 끊임없이 자신을 점검하고 분석하려는 강박증이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고, 지나치게 조심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인간이 자기만을 생각하지 않도록 만들어진 존재라는 걸 깨닫는 데는 약간의 양식(良識)만 있으면 충분하다.

새로운 것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평범한 것이 영원한 것이다. 평범한 것만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평범함에서 멀어지는 행위는 지극히 위험한 모험을 무릅쓰는 짓이다. 단순한 것은 무가치한 것이란 착각에서 깨어나 다시 단순한 삶을 찾는 사람은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인간은 몇몇 기본적인 것만 있으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
그 기본적인 것들이 무엇일까?
첫째로 인간의 삶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신뢰이다.
둘째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 우리를 둘러싼 신비로운 현상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두 눈을 크게 뜨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할 때이다. 또한 우리가 지금까지 쌓은 지식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는 것은 지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며, 세상이 우리 두뇌보다 훨씬 크다는 걸 생각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활기 넘치고 역동적이어야 한다. 신뢰와 희망과 선량함 그리고 삶의 무한한 가치를 실질적으로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당신의 좋은 면과 나쁜 면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당신에게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야 할 필요성을 알려주어야 한다.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고통이 궁극적으로는 해방을 위해 거쳐야 하는 단계라는 깨달음을 주고,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는 마음을 키워주어야 한다. 용서를 더 쉽게 하고, 행복감을 덜 뽐내며, 의무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죽음 이후의 세계를 막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해주어야 한다.

삶을 단순한 방향으로 개선하려면 말과 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듯이 단순하게 말해야 한다. 물론 정직하고 꾸밈없이 말해야 한다.
'올바르게 생각하고, 솔직하게 말하라!'

궤변을 늘어놓고 중상모략하는 사람들, 요컨대 말과 글을 능숙하게 다루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까닭에 말솜씨만 뛰어난 사람들이 생각을 확산하고 전파하는 모든 수단을 대대적으로 이용했다. 그 결과가 무엇이겠는가? 우리 시대에 대해서, 또 우리 시대에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말은 어떤 사실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어떤 사실을 멋지게 장식함으로써 그 사실을 잊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단순하게 말하면서도 최대한 많이 전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기적을 울리는 데 증기를 몽땅 써버린 기계는 톱니바퀴를 돌리지 못한다. 요컨대 침묵하는 힘을 키워라 . 말을 줄이면 그만큼 당신의 말에 담긴 힘이 커진다.

우리가 직면한 현대인의 삶은 너무도 복잡해 엄청난 에너지 소비를 요구한다. 그래서 우리는 안달복달하며 숨을 헐떡이고, 끝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지낸다. 말과 글도 이런 우리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세상에서 잊혀진 사람들을 위해 일하십시오. 배우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쓰십시오. 그렇게 할 때 여러분은 해방과 평화에 기여하는 업적을 남긴 것이며, 단순함으로 천재성을 드러내는 방법을 알았던 까닭에 단순하게 보이는 창작물로 그 시대에 도전하고 저항하던 옛 대가들의 비밀 상자를 다시 열어젖힌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삶의 활력을 잃어버린 사람은 어려운 의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거나 불가능한 일을 완수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한 의무를 완벽하게 해내는 걸 등한시하기 때문에 활력을 상실한다.

인간은 원대한 것을 꿈꾸지만, 큰일을 할 기회가 자주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설령 그런 기회가 주어질 때도 끈질긴 준비가 되어 있는 경우에만 확실한 성공이 가능하다. 작고 사소한 것에 충실할 때 큰일도 이루어낼 수 있는 법인데, 우리는 그런 진리를 잊고 살아간다. 힘든 시기를 맞거나 삶의 위기를 맞았을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진리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단순한 의무는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 있는 것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가까이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새 장수에게 새를 사면, 그는 우리의 새로운 식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준다. 관리법과 먹이 등 새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몇 마디로 요약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을 정리하면 짤막한 몇 줄로도 충분할 것이다.

부유하고 만족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부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만족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즐거움을 누리려면 돈이 있어야 하지 않나? 말도 안되는 생각이다!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즐거움과 돈! 많은 사람이 이 둘을 새의 양쪽 날개로 생각한다. 안타까울 따름이며, 엄청난 착각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즐거움은 팔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것이다. 즐기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자기 몫을 해내야 한다. 그것이 필수 조건이다.

장사꾼 근성은 '나에게 얼마를 벌어다 줄 수 있는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되며,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다'라는 격언으로 정리된다. 이 두 가지 행동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는 표현하고 상상하기 힘든 수준으로 타락할 수 있다.

인간의 모든 기본적인 역할에는 헌신과 희생이 그 밑바탕에 깔려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해관계를 철저히 따지는 사람도 계산 이외의 다른 것에 의지하지 않고는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다.

많은 봉급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언제라도 구할 수 있지만, 그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을 찾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여기에 성실함까지 겸비한 사람을 찾으려면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돈을 밝히는 사람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헌신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내면의 삶, 즉 내면의 세계가 힘을 잃으면, 요컨대 우리가 겉모습에 신경을 쓰느라 내면의 세계를 경시한다면, 겉모습으로 얻은 것만큼의 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평등분배론자도 두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다른 사람들의 재산 중 일부를 자기 것으로 차지하려는 사람들이다.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 다수이고 대체로 비속한 편이다. 이 부류에 속하기는 쉽다. 욕심만 많으면 충분하다. 둘째로는 자신의 소유물을 가난한 사람들과 기꺼이 나누려는 사람들이다.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무척 드물다. 이렇게 선택받은 집단에 속하려면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주변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에 민감하게 공감하는 의연하고 선량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수전노에게 단순한 삶은 비용을 아끼고 또 아끼는 싸구려 삶을 뜻한다. 편협한 마음을 지닌 사람의 경우, 단순한 삶은 인생에 즐거움을 주는 모든 것을 멀리하는 음울하고 무미건조한 삶을 뜻한다.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지만 있으면 더 좋은 것에 관심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는 결코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삶에 영혼을 담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여기에서 구분된다.

몸단장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을수록 그 가치가 높아진다. 몸단장이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여겨지려면 자기만의 참된 멋을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돈을 쏟아붓더라도 그 몸단장이 당사자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면,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내지 못한 가면에 불과하다.

자신의 재산으로 장벽을 쌓아 남들과 멀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재산을 남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수단으로 삼는다. 부자라는 지위가 오만하고 이기적인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망가지고 왜곡되었지만, 위와 같은 부자는 정의에 무감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결국에는 인정받고 존중받기 마련이다.

개인에게는 권력에 저항하라고 유도하는 뭔가가 존재하는데, 그 뭔가는 원래 무척 존중할 만한 것이다. 근본에서 우리는 모두 평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도 나에게 순종을 강요할 권리가 없다. 그는 그이고 나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가 나에게 명령을 내린다면 나를 모멸하는 것이며, 그런 모멸은 용납할 수 없다.

많은 장점을 가졌다면 더욱 겸손해지자. 그것은 우리가 많은 것을 빚졌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누군가에게 빚진 것이다. 그런데 그 빚을 확실히 갚을 수 있을까?

남들보다 두각을 나타내는 유일하게 참된 방법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당신이 그 자체로 존중받아 마땅한 지위에 있는 까닭에 실질적으로 존중받고 싶다면, 먼저 당신이 그 지위에 적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그 지위를 증오하고 경멸하게 만드는 원흉이 된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남들과 달라야 하는 유일한 것이 있다면 남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의지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더 겸손해지고 더 상냥해지며,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과 한층 가까워진다.

자식을 중심에 놓고 키워서도 안 되고, 부모를 중심에 놓고 키워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인간은 운명적으로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나의 표본에 불과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삶다운 삶을 살도록 가르쳐야 한다.

인위적인 삶에서는 인위적인 생각과 자신 없는 말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건전한 습관과 강한 인상, 현실과의 일상적인 접촉이 있으면 말과 행동도 자연스레 솔직해진다. 거짓은 노예의 악습이고, 비열한 자와 나약한 자의 피난처이다. 자유롭고 당당한 사람을 솔직하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무엇이든 솔직하게 말하는 낙천적인 담대함을 독려하자.

우리는 사회의 모든 계층에게 뭔가를 요구한다. 모두 자신이 채권자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채무자인 걸 인정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우리가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이유는 다정한 말투나 위압적인 말투로 빚을 갚으라고 그들을 다그치기 위해서인 듯하다.

매일 아침 우리는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기억하라! 잊어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본질적인 것은 기억하고, 부수적인 것은 잊으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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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조직은 무엇으로 위대해 지는가? 비영리 분야를 위한 좋은 조직을 넘어 위대한 조직으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로 잘 알려진 저자 짐 콜린스가 비영리 조직을 위해 쓴 책이다.
이 책에서 재미있던 부분은 고슴도치 콘셉트 이야기다.
이사야 베를린이 <고슴도치와 여우>이란 수필에서 '여우는 여러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며 세상의 복잡한 면면을 두루 살피지만, 고슴도치는 모든 것을 한데 모아 안내하는 체계적인 개념이나 기본 원리 하나로 복잡한 세계를 단순화한다.'라고 썼고 거기에서 영감을 받아 고슴도치 콘셉트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여우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고슴도치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돈오점수(頓悟漸修)랄까? 물론 단박에 대상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타고나는 이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우선 대상을 살핀 후에야 그 본질을 잡아내기 마련이다. 삶에 치이다 보면 아무런 질문 없이 행동하는 부분이 꽤 많은데 이에 대해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부분이었다.

고슴도치 콘셉트는 열정, 능력, 운영 세 가지의 교차점을 이해하여 조직의 개념을 정의하는 일이다.
책에서는 기업과 비영리기관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개인에게 초점을 옮겨봐도 좋겠다.
내가 가장 하고 싶으면서도 잘하는 일을 하면서 충분한 자원(돈, 시간, 그 밖의 지원)을 얻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어제 좋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잘하는 일' 둘 중에 하나만 알아도 행복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무얼 좋아하는지, 혹은 무얼 잘하는지 알 충분한 자원을 쏟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안다.
'놀고먹는 일'
하지만 아쉽게도 놀고먹으면서 충분한 자원을 얻을 방도가 아직은 생각나지 않아 그 일을 보류하고 있다.
지금 세상은 너무 비효율적이다.
모든 사람에게 살아가기 위한 자원이 충분히 보장돼야 누구든 열정을 가진 일을 마음껏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그런 세상을 위해 나는 무얼 할 수 있을까?

비영리 분야를 위한 좋은 조직을 넘어 위대한 조직으로 - 책갈피


투입과 산출에 대한 혼동은 영리 조직과 비영리 조직의 근본적인 차이에서 생긴다. 영리 조직에서 돈은 투입(위대해지는 데 필요한 자원)인 동시에 산출(위대한 조직의 평가 기준)이다. 반면에 비영리 조직에서 돈은 투입에 불과할 뿐 위대한 조직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

결과를 계량화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양에 관한 증거든 질에 관한 증거든, 증거를 엄밀하게 수집해서 진척 상황을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거가 주로 질에 관한 것이라면, 이런저런 증거를 모으고 결합하는 법정 변호사처럼 사고하라. 증거가 주로 양에 관한 것이라면, 자료를 수집하고 평가하는 실험실 과학자처럼 사고하라.

위대함은 본질상 종착지가 아니라 역동적인 과정을 일컫는다. 어떤 조직이든 자기 조직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지극히 평범한 조직으로 미끄러지고 만다. 위대함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추락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가 비교 연구한 회사들 중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실패한 회사들은 의욕이 없거나 규율이 잡히지 않은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통해 '동기를 부여하는'데 집중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회사들은 무엇보다도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그들을 계속 붙들어두는 데 집중했다.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은 <고슴도치와 여우>라는 유명한 수필에서 고대 그리스 우화를 토대로 사람들을 고슴도치와 여우, 두 부류로 나눈다. 여우는 여러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며 세상의 복잡한 면면을 두루 살피는 반면, 고슴도치는 모든 것을 한데 모아 안내하는 체계적인 개념이나 기본 원리 하나로 복잡한 세계를 단순화한다. 다시 말해 세상이 얼마나 복잡하건 상관없이 모든 과제와 딜레마를 아주 단순한 콘셉트로 축소시킨다.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비영리 기관이 위대한 조직으로 성장하려면, 조직의 고슴도치 콘셉트에서 조직을 멀어지게 만드는 자원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규율이 있어야 한다. 고슴도치 콘셉트에 부합하는 자원만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멀어지게 하는 자원을 단호하게 거부하는 조직이 이 세상과 사회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영리 기관을 후원하는 사람들은 특정 기관이 위대한 조직으로 성장하기까지 장기적으로 후원하기보다는 단기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요컨대 "당신네 기관이 이미 흑자를 내고 있는데, 왜 내가 당신네 기관을 후원해야 하느냐?"는 논리다. 그래서 단기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기금을 후원받던 소규모 비영리 단체가 조직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때 그야말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빠지곤 한다. 많은 비영리 기관이 그 과정에서 씁쓸한 실패를 경험한다.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는 역경에 처했을 때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반면, 조만간 일이 잘 풀릴 거라고 낙관하면 무너지고 만다는 '희망의 역설'을 담고 있다.

비영리 기관의 고슴도치 콘셉트

  • 첫 번째 원 : 열정
    당신이 속한 비영리 기관이 상징하는 것(핵심 가치)과 존재하는 이유(사명 또는 핵심 목표) 이해하기.
  • 두 번째 원 : 세계 최고
    당신이 속한 비영리 기관이 사회에 독특하게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 즉 지구상에 있는 다른 어떤 기관이나 단체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 세 번째 원 : 자원 엔진
    시간, 돈, 브랜드, 이 세 부분으로 나뉘는 자원 엔진을 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대한 조직을 만드는 4단계 원리

  • 1 단계 : 규율 있는 사람들
    • 레벨 5의 리더쉽 : 겸손을 겸비한 성품과 직업에 대한 의지를 잘 융합한다.
    • 사람이 먼저, 일은 그 다음 : 적합한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한다. 항상 '누구'와 함께할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 생각한다.
  • 2 단계 : 규율 있는 사고
    •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라 :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국 승리할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을 지키되, 눈앞에 닥친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규율이 있어야 한다.
    • 고슴도치 콘셉트 : 세 개의 원이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이해한 결과를 나타내는 경영 모델이다.
  • 3단계 : 규율 있는 행동
    • 규율의 문화 : 규율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책임 안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규율 있게 사고하고, 규율 있게 행동하는 것이 위대한 조직을 만드는 문화의 초석이다.
    • 플라이휠 돌리기 : 위대한 조직을 세우는 과정은 크고 무거운 플라이휠을 한 방향으로 끈기 있게 돌림으로써 추진력을 쌓고, 그리하여 어느 순간 돌파를 이루는 과정과 비슷하다.
  • 4단계 : 지속적인 위대함을 구축하라
    • 시간을 알려주지 말고, 시계를 만들어주라 : 위대한 조직의 리더들은 성장을 자극하는 촉매 메커니즘을 구축하여 사명을 이루지, 자신의 카리스마에 기대어 사명을 이루려 하지 않는다.
    • 핵심 가치를 지키되 발전을 자극하라 : 위대한 조직은 결코 변하지 않아야 할 핵심 가치를, 변화하는 세상에 끊임없이 적응하며 바꾸어야 하는 경영 전략 및 문화 규범과 명확히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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