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겨울. 눈 덮인 오대산 국립공원.

딱히 등산하려던 건 아닙니다.
그냥 산등성이에서 겨울 향기를 맡아 볼까 하고 오대산 국립공원을 찾았지요.
여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비로봉이라는데,
꼭대기에 오를 생각은 없어요.
아이젠도 스틱도 없이 가벼운 등산화만 하나 신고 설렁설렁 거닐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다음에 겨울 산을 올 땐 아이젠 정도는 마련해 와야겠어요.
눈이 얼어서 길이 미끌미끌합니다.
자칫하면 돌 바닥에 발라당 넘어지기에 십상이겠더라고요.

상원사 가는 길-'오대산 산책 (Odaesan)'
우선 상원사 구경을 합니다.
눈 쌓인 오솔길을 조금 걸었더니 입구가 보이더라고요.

번뇌가 사라지는 길-'오대산 산책 (Odaesan)'
입구 아래 계단엔 얼지 않은 물처럼 파란 표지판이 서 있습니다.
뭐라고 쓰여있나 읽어보았지요.
‘번뇌가 사라지는 길.’
절에 가는 길을 제대로 들었나 봅니다.

단청-'오대산 산책 (Odaesan)'
단청을 새로 한지 얼마 안 되었는지 알록달록한 지붕이 제 눈을 유혹합니다.
사찰의 지붕이 이리 요란한 것은 유혹에 쉬이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단련을 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상원사를 구석구석 돌아보았습니다.
산을 높이 오를 마음은 아니니 슬슬 내려갈까 하는 참이었지요.
같이 간 일행분이 넌지시 귀띔을 하시더군요.
“여기서 조금 올라가면 멋진 곳이 있어요. 한 오 분 정도 올라가면 되던가?”
뭐 오 분이면 금방이죠.
그래서 능선을 따라 천천히 산을 올랐습니다.

제 걸음이 느린 것인지.
사십 분을 걸어 올라가니 그 멋진 곳이 나타납니다.

적멸보궁-'오대산 산책 (Odaesan)'

적멸보궁(寂滅寶宮)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법당이라는군요.
나무 사이에 아담하게 지어진 모습이 썩 아름다웠습니다.
적멸(寂滅)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았는데, 탐욕·성냄·어리석음이 소멸한 상태. 즉 열반과 같은 뜻이라고 하네요.
이런 좋은 곳에 오니, 더 머무르고 싶다는 저의 욕심이 스멀스멀 고개를 듭니다.
하지만 이 추운 날에 밖에서 한참을 머무른다면 몸이 얼겠지요.
그리곤 곧 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아까 내려갈 걸!’
하면서 말이죠.

나무-'오대산 산책 (Odaesan)'
눈 쌓인 나무를 잠시 바라보곤 발걸음을 돌려 내려왔습니다.

월정사-'오대산 산책 (Odaesan)'
월정사-'오대산 산책 (Odaesan)'
오대산을 떠나기 전에 들른 곳은 월정사입니다.
국보 제48호인 월정사팔각구층석탑이 있는 곳이지요.
저는 이곳의 대웅전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이토록 크고 웅장한 대웅전은 보지 못했거든요.
안에 들어가 보니, 높은 천장에 용이며 봉황등이 조각된 모습이 멋졌습니다.
그런데 안이 무척 춥더군요.
아무래도 눈이 화려함에 유혹당하지 않으며,
육체는 추위를 극복하도록 단련하는 장소로 쓰이는가 봅니다.

오대산.
눈이 수북히 쌓인 오솔길을 거니는 재미가 있었어요.
다른 계절에도 한번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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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운이 남는 영화.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love hunt

한 여자를 몰래 지켜보는 남자
그 이유는?
사랑.

거짓 우편을 보내거나,
여자가 기다리던 편지를 숨기는 남자.
다른 남자와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보기 싫어서,
가스 회사에 전화를 걸기도 합니다.
“여기 가스가 새는 것 같아요. 빨리 와 주세요.”
잠시 후.
애인과 분위기 잡던 여자의 집으로 가스 점검원이 들이닥치죠.
이것이 남자 주인공의 사랑법입니다.

어느 날 남자는 훔쳐 본다는 걸 고백했고,
여자는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날 왜 훔쳐보는 거죠?”
“사랑하니까요.”

여자도 남자가 싫지는 않았나 봅니다.
자기 얼굴 한 번 보겠다고 이른 새벽 여자 집에 우유를 배달하는 남자.
그의 행동이 귀여웠을지도 모르지요.

“저랑 아이스크림 먹을래요?”
여자는 그의 수줍은 첫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입니다.

그 뒤가 궁금하다면, 영화를 보세요.:D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이렇다 할 반전도 없고,
깔깔 웃을 코미디도 없는 사랑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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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거리를 환하게 비춘다. 서울 등 축제.

등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청계천을 찾았습니다.
벌써 네 번째로 열리는 축제라고 하는데요.
형형색색의 등이 참 볼만했습니다.

태권브이-'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추억의 태권브이.
요즘 아이들에겐 인기가 없습니다.
외로이 찬바람을 맞으며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더군요.

수문장-'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수문장이 문도 아닌 냇가 한복판에 서 있으니 좀 어색하더군요.
생뚱맞은 캐릭터들 옆에 붙어있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뽀로로-'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아이들에게 큰 인기는 단연 뽀로로 등불입니다.
이 앞에선 사람이 미어터져서 지나가기도 어려웠어요.

세계의 아이들-'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세계 각국의 전통 옷을 입은 아이들이 귀엽습니다.
요즘엔 전통 옷이 특별한 행사 복장으로나 쓰이지요.
개량 한복처럼 전통의 멋 살리며 실용성과 기능성을 강화한 의복으로 발전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전통혼례-'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신랑과 각시가 마주 선 전통혼례 장면도 보입니다.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둔 외국인들이 구경을 왔다면 참 재미있게 보았겠어요.

국악 정악-'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국악 연주 모습을 담은 등불입니다.
연주자 수가 적어서 정악의 웅장한 맛이 덜했지만,
한국의 전통 악기를 잘 갖추어 놓았어요.

소원 등불-'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축제 길의 마지막 무렵엔 사람들이 띄워 보낸 소원 등불이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복권을 사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 아닐까요?
소원을 띄워 보내며 흐뭇한 마음이 들 테니까요.

날이 무척이나 추웠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밤마을을 나왔어요.
물 흐르듯 사람에 떠밀려 걷다 보니 어느새 출구로 빠져나왔습니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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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만 지나면 될 거 같은데
과연 그게 되기나 할까
이렇게 꽉 끼는데.

아무것도 아닌 걸 위해
왜 이리 아등바등 댈까
이대로 멈추면 되는데.

해도 이미 졌는데
굳이 나가야 할까
몸은 이미 지쳤는데.

병 속에 빠져
이리저리 몸부림치는
한 마리 매미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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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마리 새가 나는 형상. 구을비도 낚시 여행.

친구 셋이서 낚시 다녀왔습니다.
한 친구의 부인이 아이를 가지기 전에 함께 다녀왔었는데,
지금은 아이가 돌이 지났으니 꽤 오랜만이지요.
휴대폰에 딸 사진 백 장 넣고 다니는 딸 바보 친구.
기차에서 삶은 달걀 까먹으며 이 친구를 만나러 부산으로 내려갔어요.
혼자 하는 기차 여행이 나름 재미있지만,
다른 친구와 둘이서 내려가니 책 돌려보는 즐거움도 괜찮더군요.
수다도 떨고요.
해운대역에 내려 친구 집에 들러서, 낚시 장비를 챙겨 밤 도로를 달렸습니다.
밤길이 차가 별로 없고 한적해 좋았어요.
친구 둘이서 수다를 떨기 시작합니다.
무섭게 본 공포영화 이야기를 하는데,
길에서 차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나면서 시작이 되는 이야기래요.
참 무서웠다며 둘이서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에서 코너를 돌았습니다.
도로에 뭐가 있더라고요.
새끼 사슴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걸 발견하곤,
셋이서 동시에 비명을 질렀습니다.
다행히 사슴을 치진 않았어요.
어쨌든 무사히 거제도 도착입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드니 별이 총총하더군요.

거제도-'구을비도 낚시 여행'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바다 풍경이 볼만합니다.

낚시배-'구을비도 낚시 여행'

아침밥을 든든히 먹곤 낚시 배를 타고 구을비도로 향했어요.

친구들-'구을비도 낚시 여행'

낚시광은 낚시하러 가서 신 나고, 다른 친구는 오랜만의 남도 여행에 신이 났어요.
구을비도는 다대항에서 배로 한 시간 정도 거리입니다.

구을비도-'구을비도 낚시 여행'

큰 물고기를 잡고 싶은 강태공들이 주로 찾는 섬이라고 해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아홉 마리 새가 날아가는 모습이라 구을비도라고 이름이 붙었답니다.
위에서 보지 않아서 새가 나는듯한 모습은 못 봤지만,
이 부분이 새 부리나 날갯죽지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해파리-'구을비도 낚시 여행'

커다란 해파리에 둥둥 떠다니는 걸 보니 해파리냉채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해파리는 못 낚았어요.

용치놀래기-'구을비도 낚시 여행'

친구는 꽤 커다란 용치놀래기를 잡았고,

돌돔-'구을비도 낚시 여행'

저는 귀여운 돌돔 새끼를 잡았습니다.
낚시광 친구가 말했던 어른 팔 길이만 한 고기는 오늘 딴 섬에 놀러 갔나 봐요.

석양-'구을비도 낚시 여행'

돌아오는 길에 석양이 참 멋지더군요.
비록 고기는 못 잡아도 여행은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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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비 음식 괜찮은 뷔페. 신촌 베고니아 뷔페.

식당-'신촌 베고니아 뷔페(Begonia Buffet)'

깔끔한 구내식당 분위기입니다.
점심때는 농협 구내식당으로 쓰이는 걸로 보여요.
점심 메뉴가 급식처럼 정해져 있더라고요.
그렇지만 저녁은 썩 괜찮은 뷔페식당입니다.
종류가 많진 않지만 음식 맛이 대체로 괜찮아요.

음식-'신촌 베고니아 뷔페(Begonia Buffet)'

음식-'신촌 베고니아 뷔페(Begonia Buffet)'

기본 음식이 외에 그날의 특별 메뉴가 임의로 나옵니다.
제가 간 날은 갈비찜이 나왔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다음에 또 간다면 다른 건 안 집어먹고 갈비찜만 몇 접시 먹고 오고 싶을 정도네요.:D
베고니아 뷔페.
신촌에 갔다가 마땅히 밥 먹을 곳이 없다면 한번 들러보세요.

베고니아 뷔페 웹사이트

P.S
다시 가 보았더니, 갈비찜이 그냥 일반 뷔페와 별반 다를 게 없더군요.
처음 갔을 땐 고기가 특별히 좋은게 들어왔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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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며 즐기는 재즈. 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은 제가 즐겨 찾는 음악 잔치입니다.
이 년 만에 자라섬을 찾았더니,
분위기가 확 달라졌더군요.
우선 그전엔 주 무대를 빼곤 이리저리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는데,
이번엔 메인 무대 가는 길을 입장 시간 전까지 막아놔서인지 답답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년부터 이렇게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기다림-'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9th Jarasum jazz festival)'

지금껏 자라섬에서 줄 선 적이 없는데,
늦게 가면 자리가 없다는 소리에 함께 한 일행들과 입구에서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인기 놀이기구를 타려고 기다리는 기분이었어요.
꽤 오래 기다렸는데, 날씨가 화창한데다 희미하게 음악 소리도 들려와서 그런지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돗자리 깔고 앉아 수다 떠는 것도 나름 재미나잖아요?

행진-'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9th Jarasum jazz festival)'

입장하라기에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마구 앞으로 달려갑니다.
커다란 짐을 메고 뛰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난민 같았어요.
신 나게 북을 치는 행진을 그냥 지나쳐 달려가네요.
잔치를 즐기러 와서 저렇게 죽자고 뛰어야 하는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자리-'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9th Jarasum jazz festival)'

뭐 아무튼 꽤 앞쪽에 자리를 깔고 앉았습니다.
몇 회였나 기억은 안 나지만, 사람이 지나다닐 통로를 빼고 돗자리를 깔게 했던 때가 생각나네요.
하긴 그때 사람들이 줄을 무시하고 막 깔아서 별 소용이 없었지만,
다음엔 길을 좀 남기고 자리를 깔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화장실이라도 한번 다녀오려면 돗자리 사이의 공간을 찾아 미로처럼 한참 헤매야 하거든요.^^;

무장-'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9th Jarasum jazz festival)'

저녁거리를 좀 사 와서 자리에 앉으니, 곧 해가 떨어집니다.
날씨가 다른 때보다 많이 따듯해서 떨지 않았어요.
추위에 떨까 봐 완전 무장한 게 무색할 정도로 날씨가 좋았거든요.

공연-'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9th Jarasum jazz festival)'

공연 참 멋졌습니다.
특히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가 기대만큼 멋졌어요.
사람들이 일어나서 노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바닥에서 어깨춤이나 들썩인 게 좀 아쉬웠지만요.
외곽이나 카메라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았다면 맘껏 뛰어놀았을텐데 말입니다.

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벌써 다섯 번이나 이 잔치를 찾았군요.
갈 때마다 다음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이지요.
이번에는 딱히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잔치라기보단 콘서트처럼 느껴졌거든요.
공연은 멋지지만,
맘 편히 즐기는 잔치 분위기는 회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음악 감상’을 하러 찾는 장소가 아니라,
음악 잔치’를 즐기는 곳이면 좋겠어요.
내년엔 10회인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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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에 모둠 전 한 소쿠리. 사당 전주전집.

교통의 요지 사당.
오가는 사람이 많은 만큼 맛집도 많습니다.
인천에서 막걸리 마실 땐 삼치 골목을 찾듯이,
서울 사람들이 막걸리 마시러 자주 찾는 전집이 있다기에 한번 들러봤어요.

간판-'전주전집'

전주전집.
오후 여덟 시쯤 갔더니,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사람이 가득합니다.

입구-'전주전집'

삼촌(?)에게 자리가 있느냐고 물어보니 다행히 한 자리 비었더군요.
잽싸게 올라가 모둠 전과 막걸리를 시켰습니다.

모둠 전-'전주전집'

전이 소쿠리 가득 나오는데, 맛이 참 좋아요.
양도 넉넉하니, 저녁을 부실하게 먹었다면 여기서 배를 든든히 채워도 될 듯합니다.
뭐 저녁을 많이 먹었다면 전집을 찾지도 않겠지만요. ^^;
파전도 시켜봤는데 아주 푸짐하게 잘 나옵니다.
전주전집.
맛 좋고, 양도 넉넉하고 가격까지 착한 전집이에요.

가는 법
사당역 십 번 출구로 나와서 스타벅스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새마을 식당에서 우회전합니다.
미니스톱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왼편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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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친구는 어떤 존재인가?

길쌈-'벗. Amigo.'

젬니-'벗. Amigo.'

오랜만에 만난 두 녀석.

“난 살이 안 찌는 체질이야.”
예전에 입버릇처럼 외쳤던 그 말이 살이 되어 돌아왔네.
한 녀석은 한 번에 살이 왕창 찌더니 다시 빠질 기미가 없다.
십 년 전보다 나는 살이 빠졌고,
두 녀석은 살이 왕창 쪘지만 언제 만나도 유쾌하다.
아직은 청년이라지만, 장년이 멀지 않은 우리.
여전히 어린아이들처럼 유치하고,
별것도 아닌 일에 낄낄대며 웃는다.

웃음-'벗. Amigo.'

우리는 많이 변했다.
관심사.
삶의 방향.
가슴을 뛰게 하는 것.
그리고 여유.
“너, 인간이 어쩜 그러냐? 친구면 어떻게 그러냐?”
서운한 일에 소리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집에 가던 예전과는 달리,
서로의 다름에 웃어넘기는 여유가 조금은 생겼다.

길쌈-'벗. Amigo.'

칠 차까지 술을 마셨는데도 새벽 세 시다.
십 년 전 같으면, 아침 해가 뜰 때 까지 마셨을 텐데...
헤어지기 얼마 전 두 친구의 이런 대화를 들었다.
“우리가 얼굴 볼 날도 얼마 없어 이제.”
“왜? 뭐 때문에?”
“넌 날 이해할 수 없으니까.”
“난 십 년 전에도 널 이해하지 못했어.”
같은 생각을 해야만 벗이라면,
계절마다 친구가 바뀔 것이다.

서로 다른 우리.
상대가 이해하지 못할 말을, 눈치 보지 않고 떠들어 댄다.
친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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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여행자의 솔직한 이야기.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한국에 돌아오면 제일 처음으로 읽고 싶던 책.
다른 몇 권의 책을 읽고 나서야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친구 집으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몇 장을 읽고,
오랜만에 만난 녀석들과 술을 한잔 마셨습니다.
목구멍까지 술이 차올라 찰랑거렸으니,
어쩜 술 한잔이라 하기엔 좀 과할 정도였을지도 모르겠군요.
친구들은 하나둘씩 곯아떨어지고,
남은 한 친구와 밤새 떠들었습니다.
어느덧 아침입니다.
닭도 한 마리 울지 않는 도시의 아침 해를 보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 갔지요.
그리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다시 이 책을 펼쳐 읽었습니다.
어제 마신 술 때문인지, 흔들리는 버스 때문인지.
차에서 나는 기름 냄새 때문인지. 멀미가 납니다.
그 어지러움 속에서 흔들리는 글씨를 한 자 한 자 집어 담았어요.

집에 도착하니 책이 몇 장 남지 않았습니다.
책 제목을 한번 보고는,
괜히 휴대전화를 꺼내 연락처를 뒤적여 봅니다.
일요일 오후.
누구에게 전화를 걸어 볼까 하지만.
이내 전화기를 던져 버리곤 침대에 누웠어요.
한국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곤 가장 먼저 전화를 줬던 형의 목소리가 문득 떠오릅니다.
"건강하니? 언제 또 나가니?"
멀리 미국 땅에서 걸려온 전화가 멀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괜스레 흘러간 옛 노래가 듣고 싶었습니다.
오래된 CD 재생기를 열어보니 먼지 쌓인 CD가 몇 장 들어있었지요.
이 녀석한테 2번 CD를 틀어 달라고 눌렀더니 자기 마음에 드는 1번 CD를 틀어버립니다.
고등학생 때 샀던 양파 1집의 노래를 흘려들으며 소파에 누웠습니다.
그리곤 몇 장 안 남은 책을 다시 펼쳐 들었어요.
여러 장소에서 책을 읽으니 여행 이야기를 읽는 묘미가 더 살아납니다.

미얀마-'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 변종모'

어쩌면 대부분의 꿈은 알 수 없는 희망으로 꾸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에 의해 꾸는 것이다.
이미 사랑한 후에 또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것처럼. - 변종모 -

이 구절에선 참 인간적인 냄새가 났습니다.
이 책에 담긴 그리움이 저 글귀에 농축되어 있는 듯 느껴졌어요.

여행지마다 풍기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제 발길이 닿았던 곳이라던가, 미얀마처럼 언젠간 가 보리라 마음속에만 품은 곳도 있어요.
듣도 보도 못했던 장소에 문득 가보고 싶어집니다.
마슐레라는 동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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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태양의 도시 바로셀로나 육 일 여행 경비

sub-'바르셀로나 육 일 여행 경비 (Travel Budget Barcelona)'

교통
T10 31/08/12 -9.25
시체스 왕복(Sitges return) 03/09/12 -7.20

숙박
호스텔 오 일 31/08/12 -65.00

입장료
바르셀로나 예술 티켓 (Art ticket BCN) 01/09/12 -30.00
성가족 성당 & 가우디의 집(Sagrada Familia & GAUDÍ house museum) 04/09/12 -16.50

식사/생필품
저녁 01/09/12 -9.85
디저트(Churros y Chocolate) 01/09/12 -2.90
저녁 02/09/12 -9.45
저녁 03/09/12 -7.00
저녁 04/09/12 -9.45
와인과 주스 (Wine and Juice) 04/09/12 -2.85
술 (liquor) 05/09/12 -37.20

기타
복권 (Loteria) 01/09/12 -1.00

Total 207.65 EURO (약 304,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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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도심에서 가까운 자연. 발비드레라 국립 공원.

경로-'발비드레라 국립 공원(Parc de Vallvidrera)'

도시에도 볼거리가 충분하지만, 아침 공기를 마시며 숲을 거니는 것은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지요.
바르셀로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까딸루냐 광장(Plaza Catalunya)에서 S1이나 S2를 타고 바익사도르(Baixador de Vallvidrera)에서 내리면 공원 입구지요.
시내에서 일부러 찾기엔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묵었던 숙소에서 가까웠기에 부담 없이 아침 산책을 했어요.
이십 분 코스부터 두세 시간을 걷는 코스까지 다양한 산책 코스가 있습니다.

나무-'발비드레라 국립 공원(Parc de Vallvidrera)'

나무-'발비드레라 국립 공원(Parc de Vallvidrera)'

파란 하늘에 쭉쭉 뻗은 나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걸렸어요.:D
키가 큰 소나무와 참나무가 반겨주는 멋진 숲입니다.
혹시 도심의 딱딱한 길을 걷기에 지쳤다면, 이곳을 한번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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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을 품은 해변. 시체스.

역-'시체스 (Sitges)'

바르셀로나 중앙역에서 기차(Renfe)를 타고 오십 분 정도 달리면 시체스에 도착합니다.
표 가격은 왕복 7.2유로였어요.

바닷가-'시체스 (Sitges)'

바닷가에 앉아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닷소리를 들으면 여름 기분이 나지요.

해변-'시체스 (Sitges)'

해운대처럼 바다를 두고 해변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어요.

해변-'시체스 (Sitges)'

꼭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바다는 충분히 즐겁습니다.
모래사장을 거닐어도 좋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여름의 소리를 듣는 것도 즐겁습니다.

방파제-'시체스 (Sitges)'

혹은 방파제에 앉아서 바닷바람을 쐬며 책을 읽는 것도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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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서 스윙 댄스·린디합 추기.

전에 아일랜드에서 바르셀로나 출신 린디하퍼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스페인에서도 스윙 댄서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더군요.
바르셀로나에 들른 김에 제너럴을 한번 가 보았습니다.

Lindy Al Parc-'Swing Dance Barcelona'

공원에서 린디합을~(Lindy Al Parc)이라는 행사가 주말에 열리더라고요.
그런데 어째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라인 연습-'Swing Dance Barcelona'

팔로워 셋이서 라인 댄스를 연습하고 있더라고요.
‘여긴 린디하퍼가 별로 없나?’
이런 의문을 가질 즈음 사람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초보에서 고수까지 수준이 다양하고 연령대도 폭이 넓어요.
7~8년 전만 해도 강습하는 곳이 한 군데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세 군데나 된답니다.
계속 춤추는 사람이 늘어가는 추세라고 하네요.

댄서-'Swing Dance Barcelona'

댄서-'Swing Dance Barcelona'

몇 곡 추니 어느새 바닥에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Lindy Al Parc-'Swing Dance Barcelona'

Lindy Al Parc-'Swing Dance Barcelona'

자리가 없으니 병풍 리더·팔로워가 늘어갔어요.^^;

Lindy Al Parc-'Swing Dance Barcelona'

좁은 플로어에서도 모두 즐겁게 춤추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바르셀로나 스윙 댄스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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