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이 담긴 대승경전. 실상묘법연화경(實相妙法蓮華經).

법화경은 널리 알려진 대승경전의 하나로, 다양한 비유가 특히 재미있는 경전입니다.
이 경전을 읽으며, 어떻게 이 경전이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어요.
법화경은 너무나 중생적인 경전입니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
‘믿어라.’
‘널리 퍼뜨려라.’
이 세 가지를 주로 설하거든요.
대승불교가 출현한 시점엔, 기존 불교 승단의 꼴이 말이 아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개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불교에 등을 돌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파격적인 가르침이 필요했을 겁니다.
그것이 이 법화경입니다.
이 경전을 읽다 보면 그 간절함이 절로 느껴져요.
‘우리는 모두 수행하는 보살이고, 부처님이 될 것이니 믿어주세요!’
법화경을 쓰며, 온 힘을 기울였을 한 사상가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불교를 널리 퍼뜨린 덕분에, 불교의 가르침을 오늘날 우리가 접하기 쉽도록 한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새로운 사상을 불교에 ‘편승’시켜 대승이라 이름 지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네요.
법화경에서 굳이 불제자를 성문, 독각, 보살로 나누어 설명하는 것은,
글쓴이의 사상을 대중에게 이해시켜야 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딱히 소승이라고 부를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수행을 통해 자신을 알게 되면, 자연히 세상에 이롭도록 살게 되는데 말이에요.
‘소승. 걔들은 지들만 알아.’
자기도 모르는 이가 어떻게 남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돕겠습니까?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한 불교 사상가의 책.
법화경은 확실히 파격적이고, 흥미로운 사상을 담은 대승경전입니다.

중국 보자흑의 연꽃-'대승 경전 법화경'

법화경 속의 가르침

세 가지 고통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오는 괴로움
사물이 변하는 데서 오는 괴로움
좋아하는 것을 잃게 되는 괴로움

세 가지 탈것의 구별은 본래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중생들이 각자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에 세 가지 탈것이 마련된 것이다.

모든 존재는 환상이나 꿈과 같으며 파초의 줄기처럼 심이 없으며 메아리와 같다고 아는 사람. 또 삼계에 속하는 모든 것은 환상이나 꿈과 같아서 속박된 것도 아니며 해탈한 것도 아니라고 알고 열반도 식별하지 않는 사람. 또 모든 존재는 평등하고 공이며 서로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대상화하지 않고 어떤 실체도 보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이야 말로 위대한 지혜를 지닌 분이시며 남김없이 존재의 전체를 보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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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불교의 대표 경전. 금강경과 화엄경.

중국 운남 보자흑 불상 동굴

두 불교 경전을 읽었습니다.
금강경(金剛經)은 대한불교 조계종의 소의 경전이고,
화엄경(華嚴經) 또한 잘 알려진 대승불교 경전으로 화엄종의 소의 경전이죠.
금강경은 내용이 축약적이나 좋은 가르침을 잘 담았다고 느꼈고,
화엄경은 말이 좀 길어 약간 지루했는데, 불법을 풀어서 쉽게 이해시키기 위함인 듯합니다.
그중 중생의 상태에 따라 올바른 법을 설하는 방법.
그리고 세간과 출세간에 대한 설명을 특히 재미있게 잘 보았어요.
불교가 중국을 걸쳐 우리나라로 전파될 때,
어떠한 가르침을 주로 설했는지 발자취를 보는 것도 즐겁네요.:D


금강경[금강반야바라밀경]의 흥미로운 가르침.

수보리여 구도자는 자기집착이 전혀 없이 보시 행을 해야 하니 보시하는 물건이나 보시 받는 사람에게 집착하는 마음을 없앨지니 이와 같은 보시 행이 참다운 보시이다. 이와 같은 보시 행을 하더라도 보시하여 오는 결과를 바라지 말지니 생각 두어 바란다면 시장상인과 똑같으니 사고파는 그 행위와 무엇이 다르리오?

생사열반은 본래 평등하니 멸도가 없다.
사상이 있으면 중생이요 사상이 없으면 부처이다.

사상(四相)

  • 아상(我相) - 나라는 생각
  • 인상(人相) - 너라는 생각 (상대적인 존재)
  • 중생상(衆生相) - 다른 존재로부터 상대적인 이득과 만족감을 얻고자 하는 생각
  • 수자상(壽者相) - 좀 더 오래 살려는 생각 또는 이미 일어난 일을 담아두는 생각(다음 인과를 가져 옴)

밥을 먹어 주린 창자를 달랠 줄 알면서도 법을 통해 어리석은 마음을 고칠 줄 모른다. 행과 지혜를 갖춤에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 자기도 이롭고 남도 같이 이롭게 하는 것은 새의 두 쪽 날개와 같다.

화엄경[대방광불화엄경]의 흥미로운 가르침.

젖은 나무에는 불이 잘 피지 못하는 것과 같이 불법 안에서 게으른 자 또한 그와 같습니다.
한편 불을 피울 때에도 자주자주 쉬게 되면 불길은 약해지고 이윽고 꺼져버립니다. 게으른 자도 이와 같습니다.
게으른 자가 불법을 구한다고 하는 것은 눈을 감고 빛을 보고자 하는 것과 같습니다.

탐욕 하는 중생에게는 보시를 가르치고, 바른 생활을 하지 않는 중생에게는 지계를 가르치며, 성 잘 내는 중생에게는 인욕을 가르치고, 게으른 중생에게는 정진을 가르치며, 마음이 혼란하기 쉬운 중생에게는 선정을 가르치고, 어리석은 중생에게는 지혜를 가르치며, 사랑이 없는 중생에게는 자애를 가르치고, 사람을 상해하는 중생에게는 자비를 가르치며, 마음이 괴로운 중생에게는 기쁨을 가르치고, 애욕이 강한 중생에게는 버리는 마음을 가르칩니다.

지혜가 없는 곳에서는 지혜가 날 수 없으며 세간은 항상 어두워서 지혜가 나올 수 없습니다. 빛과 빛 아닌 것이 하나가 될 수 없으니 지혜와 무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간은 스스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며, 다른 이가 이룬 것도 아니지만 이루어짐이 있으니 역시 파괴도 있는 것이고, 세간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세간이 파괴도 하거니와 세간을 분명히 통달한 이는 이 둘을 말하지 않습니다.
어떤 것을 세간이라고 하고 어떤 것을 세간이 아니라고 하지만 세간과 세간 아닌 것은 이름만 다를 뿐이며 삼세와 오온을 말하여 세간이라 하고 그가 멸한 것을 세간이 아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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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읽고 싶었던 불교 경전.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首楞嚴經).

불교 경전은 어마어마하게 종류가 많습니다.
저처럼 기억력이 부족한 사람은 설령 오랜 시간이 걸려 경전을 모두 읽는다 해도,
처음에 읽었던 경전의 제목을 보고 가물가물 할거에요.
‘내가 이걸 읽었던가?’
그리고 세상엔 깨달음에 대한 서적이 차고 넘칠뿐더러,
책 말고도 가르침을 주는 것은 천지에 널려 있습니다.
그렇지만 삶은 한정되어 있으니, 모든 것을 접할 순 없죠.
그러니 선택을 해야 합니다.
깨달음의 가르침이 담긴 능엄경은 제가 가장 읽고 싶었던 경전이었어요.
책장을 펼치니 우선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권위적인 말투와 붓다에 대한 신격화가 많이 보이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깨달음을 직접 적더라도, 전달이 쉽지 않은데,
주워들은 이야기로 경전을 만들고,
그것이 여러 번의 편집과 번역을 거쳐 제 손에 잡힌 것이니.
분명 잡소리가 많이 들어갈 수밖에요.
그중 한글로 적어 놓은 ‘대불정시다다반다라무상보인시방여래청 정해안’ 같은 부분은 저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마치 으후루꾸꾸루후으후루꾸꾸루후으후루꾸구 처럼 글씨의 나열로 보일 따름이에요.
하지만 능엄경엔 제 마음에 드는 내용도 많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매듭과 감각대상에 관한 비유와 능엄경 8권의 부록으로 들어있는 유가수련증험설이 좋았어요.

중국 운남 보자흑 - Puzhehei

마치 방 안에 등불을 켜 놓으면 그 등불이 반드시 방 안을 먼저 비추고 난 뒤에 방문을 통하여 뜰과 마당을 비추는 것과 같습니다.
- 아난다

고타마 싯타르타의 가르침

문수야! 하나의 달만이 참된 것이라면 그 중간에는 자연 ‘달 이다. 달이 아니다.’라고 할 것이 없느니라.

물의 힘은 불보다 열세이면 맺혀서 높은 산이 된다. 이면 돋아나서 풀이나 나무가 된다. 그러므로 숲과 늪이 타버리면 흙이 되고 쥐어짜면 물이 된다.

보리를 얻은 자는 잠을 깬 사람이 꿈 속의 일들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마음에는 비록 꿈 속의 일이 분명하지만 무슨 수로 꿈 속에 물건들을 취할 수 있겠느냐?

여래의 상(常), 낙(樂), 아(我), 정(淨)과 계합하기를 바라거든 먼저 마땅히 나고 죽는 근본부터 골라 버리고, 나고 죽지 않는 맑고 원만한 성품에 의해서 이룩해야 하리니 맑음으로써 허망하게 났다 죽었다 하는 것을 돌이켜서 이를 항복받아 본래의 깨달음으로 돌아가서 본래의 명각(命覺)인 나고 죽음이 없는 성품을 얻어 인지(因地)의 마음을 삼은 다음에야 과지(果地)를 닦아 증득함을 원만하게 이루는 것이 마치 흐린 물을 맑게 할 적에 고요한 그릇에 담아서 흔들리지 않게 오래 두면 모래와 흙은 저절로 가라앉고 물만이 앞에 나타나는 것과 같은 것은 처음으로 객진번뇌(客塵煩惱)를 항복 받았다고 이름할 것이요, 앙금을 버리고 순수한 물만 남게 한 것과 같은 것은 근본무명(根本無明)을 영원히 끊었다고 이름할 수 있으니 밝은 모양이 정밀하고 순수하면 일체가 변하여 나타나도 번뇌가 되지 않아서 모두가 열반의 청정하고 오묘한 덕과 부합하나니라.

상낙아정((常樂我淨) : 열반의 공덕은 생멸의 변천이 없어 어디서든 자유자재 하고, 생사의 고통을 여의어 즐겁고, 나라는 집착 대상을 여의고, 모든 더러움을 여의어 청정한 상태.

대상을 보는 것은 밝음을 인해야 하고 어두우면 볼 수 없거니와 밝지 않더라도 스스로 발하면 모든 어두운 현상이 영원히 어둡지 않으리니 감각기관과 그 대상이 이미 소멸되면 어찌하여 밝은 깨달음이 원만하고 오묘함을 이루지 못하겠느냐?

듣는 가운데 소리가 저절로 생겼다 없어졌다 할지언정 네가 듣는데 있어서 소리가 생기고 없어짐이 너의 듣는 성품으로 하여금 있었다 없었다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라.

맺히고 풀림이 원인한 바가 같아서 성인과 범부가 두 길이 아니라네.
너는 어우러진 마음 속의 성품을 보아라. 허공과 실체 이 두 가지가 다 아니니, 혼미하여 어두우면 곧 무명이요 밝게 열리면 곧 해탈이니라.
맺힌 것을 푸는데는 차례를 지켜서, 육(六)이 풀리면 일(一)도 따라서 없어지리라. 감각기관 가운데 원만한 놈을 선택하면 흐름에 들어가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리라.

여섯 개의 매듭이 같지는 아니하나 근본 원인을 따져보면 하나의 수건으로 된 것인데 섞이게 한다는 것은 마침내 성립될 수 없나니라.

곧 너의 여섯 개의 감각기관도 역시 이와 같아서 필경에는 같은 가운데 마침내 다른 것이 생기나니라.

만약 큰 거짓말을 끊지 못한 사람은 마치 사람의 똥을 깎아 전단의 형체를 만들려는 사람과 같으니 향기를 구하고자 하여도 그렇게 될 리가 없나니라.

 

 


  

처음에 단량법에(壇場法) 들어가 공부를 시작하여 정욕과 애욕이 다 끊어지고 계율이 정결해지면 삼경(三庚) 때에 이르러 금꽃이 발생하고 봄 기운이 화창해지면서 황홀하고 아득하여 마음과 그 대상들이 모두 고요하게 되리니 이는 처음 간혜지의 징험이니라. 그 다음은 심장의 경락(心經- 심경)이 넘치고 솟아올라 입에 단 침이 생기고 다음은 음과 양이 서로 치고 받아서 배에서 우레소리 같은 것이 울려오며, 다음은 혼백이 안정되지 못해서 꿈에 놀래거나 두려움이 많아지고 다음은 지니고 있던 질병이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으며, 다음은 단전이 따뜻해지고 얼굴 모습이 맑고 수려해지고 다음은 깜깜한 방에 있어도 원만한 빛이 일산 같이 비치며, 다음은 꿈 속에 용기가 솟구쳐서 다른 물건이 해칠 수 없고 다음은 관문이 잠겨 굳게 봉해져서 몸 밖으로 새어나가는 정기가 저절로 끊기며 다음은 우레 소리가 한 번 울림에 뼈 마디가 모두 통하여 이어지고 다음은 습기가 저절로 사라져서 탐욕이 움직이지 않나니 이는 십신 누진통의 징험이니라.

다음은 침이 가공되어서 치즈처럼 엉기게 되고 다음은 점점 비린내 나는 것으로 입과 배를 채우는 것을 싫어하며, 다음은 참 기운이 차츰 가득차게 되어 음식 먹는 것이 줄어들고 다음은 근골이 가볍고 건장해져서 그 몸이 나는 듯이 가볍고 다음은 눈동자가 그린 듯이 선명해지고 또 번개처럼 빛나며, 다음은 백 걸음 밖에 있는 가을 털처럼 작은 것도 볼 수 있게 되고 다음은 오래전에 있던 흉터나 주름살이 저절로 없어져서 흔적이 없이 되며, 다음은 눈물 콧물이나 땀이 나오지 않고 다음은 삼시(三尸)와 구충(九蟲)이 모두 없어지며, 다음은 도태가 원만해지고 참 기운이 가득해져서 음식을 끊게 되나니 이는 십주 사다함의 징험이니라.

다음은 온 몸의 붉은 피가 다 흰 연고처럼 변하고 다음은 입과 코에 저절로 오묘한 향기가 나며, 다음은 백발이 다시 검어지거나 빠진 이가 새로 나게 되고 다음은 내부가 명랑하게 밝아져서 장부를 환하게 볼 수 있으며, 다음은 다른 사람의 병을 입으로 불어서 치료하며 수은을 입김으로 말리고 다음은 추위와 더위가 침입하지 못하고 죽고 삶이 간섭하지 못하며, 다음은 손으로 반석 위에 그리면 글자가 완전하게 새겨지고 다음은 혼백이 돌아다니지 아니하여 꿈과 잠이 없어지며, 다음은 신비한 광채가 명랑해져서 다시 낮과 밥이 없이 되고 다음은 자태는 옥수와 같고 살은 금색처럼 투명해지나니 이는 십행 아나함의 징험이니라.

다음은 속 뜻이 맑고 높아서 큰 허공과 합해지고 다음은 양정(陽精)이 체를 이루어서 신부(神府)가 견고해지며, 다음은 고요한 중에 이따금 하늘 음악 소리가 맑게 들려오고 다음은 안으로 항상 화엄국토에 노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다음은 안의 성품이 출현하고 밖의 신이 찾아와 조회하게 되고 다음은 천시(天時)와 사람의 일을 다 미리 알 수 있게 되며, 다음은 용맹스런 힘이 매우 화창하여 항상 위로 올라가게 되고 다음은 공덕과 수행이 원만하여 부처님의 도록(圖錄)을 받게 되며, 다음은 붉은 노을이 눈에 가득하고 금빛이 몸을 감싸며, 다음은 채색 구름이 둘러 싸서 형체와 정신이 모두 오묘하게 되나니 이것은 십회향 아라한의 징험이니라. 대장부의 도가 이루어지고 덕이 세워지는 일이나 그러나 이 뒤에도 다시 위로 향하여 공부해 나갈 일이 있나니라.
- 유가수련증험설(瑜伽修煉證驗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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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釋 一行) 스님이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 대승 경전 법문 모음집.

이 책을 읽으며 참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저와 상성이 맞지 않는 책이었거든요.
틱낫한 스님이 연애한 이야기 말고는 별 흥미로운 이야기가 없었어요.^^;
그런데 왜 고마움을 느꼈느냐면,
이번이 처음 불교 관련 서적을 읽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불교에 흥미를 붙이도록 도와준 책은 정말 제 취향이었어요.
다섯 번을 더 읽어도 질리지 않는 책이었으니까요.
같은 불교 가르침을 전하는 데도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모든 사람에게 만족을 주는 건 역시 어려운 일이라고 다시 한 번 느끼네요.
틱낫한 스님이 이 책에서 하신 말씀 중 공감 가는 부분이 두 곳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정부와 대통령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그들이 우리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 이 나라의 현실을 그대로 비춰주고 있으니까요.
우리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이 아니고 바로 우리임을 알 때 비로소 우리는 다시 그를 비난하거나 탓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 주장은 예전에 쇼펜하우어의 인생론 에세이를 읽을 때 공감이 가던 부분과 일치합니다.
대통령이 강이나 파헤치고 자기 배를 채우는 데 힘 쓰는 건 물론 마음에 안 들지만,
자신이 만약 대통령의 입장이라면 어떨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 저에게 돈이 아주 큰 가치를 두고 있다면, 저 역시 그 자리를 이용해 돈을 긁어모으려 애쓰겠죠.
전 지금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었던 요인은 하나라고 봅니다.
‘경제를 확실히 살리겠습니다.’
즉 ‘여러분 돈 벌게 해 드리겠습니다.’
이 사회의 사람들이 얼마나 물질적인 가치에 의미를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에요.
이번 총선과 연말 대선에선 단지 ‘저 정당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서’  안 뽑던가,
‘이 사람은 내 욕심을 채워줄 것 같아서.’ 뽑지 않고,
우리나라가 건강하게 일어서도록 힘쓸 사람에게 투표했으면 합니다.

머리를 쥐어짜는 일은 장애만 자꾸 만들어낼 뿐이지요. 머리를 쓰지 말고 귀를 기울이세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봤자 머리만 아프다는 걸 느끼던 차에, 이 글을 보니 와 닿더라고요.
현대인들은 쓸 데 없는 곳에까지 머리를 굴리다보니 지칩니다.
그래서 진정 필요한 곳엔 머리를 쓰지 못하는게 아닐까요?

이 책에서 틱낫한 스님께선 대승경전을 가지고 설법을 하십니다.
적어도 여기 소개된 경전은 읽어야 틱낫한 스님과 말이 좀 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금강경, 화엄경, 법화경을 읽고 싶은 불교 경전 목록 2,3,4에 올려놓았습니다.

목마른 이에게 사람들이 그에게 강으로 가라고 알려주었다.
그는 강으로 가서 물이 많은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저 많은 물을 어떻게 다 마시란 말인가?”
그는 물 마시기를 거부하고 강둑에 앉아 죽어간다.

- 백유경(百喩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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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최초의 경전인 숫타니파타.
숫타(Sutta)는 '말의 묶음'.
니파타(Nipata)는 '모음'.
이란 뜻을 가지고 있고,
두 단어가 합쳐져 '말의 모음집(經集)'이란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경전' 이라고 하면 왠지 딱딱할 것 같지만,
숫타니파타는 단순하고 소박하게 인간으로서 가야 할 길을 말 해 주고 있어요.
숫타니파타는 다섯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뱀의 비유','작은 장','큰 장','여덟 편의 시','파안에 이르는 길' 입니다.
널리 알려진 숫타니파타의 구절인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첫째 장인 '뱀의 비유'에 들어있죠.
다섯 장 모두 좋은 내용이지만,
첫째 장이 가장 쉽고,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어요.
숫타니파타에 베다 경전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나중에 베다 경전을 한번 읽고, 다시 봐야겠어요.

숫타니파타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몇 개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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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달리거나 느리지도 않고,
잡념을 모두 끊어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듯.
[뱀의 비유 - 8]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놀지 않고 내 힘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 아이들은 모두 다 건강합니다.
그들에게 그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치는 사람 - 24]

스승은 대답하셨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속해 있지 않다.
스스로 얻은 것으로 온 세상을 거니노라.
남에게 소속될 이유가 없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치는 사람 - 25]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숲속에서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39]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었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무소의 뿔 - 45]

그러나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46]

우리는 친구를 얻는 행복을 바란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대등한 친구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47]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생각이 깊고 현명한 친구를 가까이 하라.
그것이 이익이 됨을 알고 의심을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58]

물 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 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62]

홀로 앉아 명상하고
모든 일에 항상 이치와 법도에 맞도록 행동하며
살아가는데 있어서 무엇이 근심인지 똑똑히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69]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71]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친구를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사람은 보기 드물다.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75]

마음에 자취를 두지 말라.
마음에 도사린 오만을 버리라.
오만을 없애면 그대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리라.
[라훌라 - 342]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고
지극히 깨끗한 지혜가 있어
모든 변화하는 현상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으면,
그는 바르게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다.
[올바른 수행 - 373]

그대는 온 사람의 길을 모르고,
간 사람의 길도 모른다.
그대는 생과 사 양쪽 끝을 보지 못하고
부질없이 슬퍼 운다.
[화살 - 582]

슬피 우는 것으로는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없다.
다만 괴로움만 깊어지고 몸만 여윌 따름이다.
[화살 - 584]

집에 불이 난 것을 물로 꺼 버리듯,
지혜로운 사람들은 걱정이 생기면 이내 지워 버린다.
마치 바람이 솜털을 날려 버리듯이.
[화살 - 591]

진정한 즐거움을 구하는 사람은
슬픔과 욕심과 걱정을 버리라.
번뇌의 화살을 뽑으라.
[화살 - 592]

몸을 가지고 태어난 생물 사이에는 각기 구별이 있지만,
인간에게는 그런 구별이 없다.
인간사이에 구별이 있는 것은 다만 그 이름뿐이다.
[젊은이 바셋타 - 611]

태생에 의해 바라문이 되는 것은 아니다.
태생에 의해 바라문이 안되는 것도 아니다.
행위로 인해 바라문이 되기도 하고,
행위로 인해 바라문이 안 되기도 하는 것이다.
[젊은이 바셋타 - 650]

행위에 의해 농부가 되고,
행위에 의해 기술자가 되며,
행위에 의해 상인이 되고,
또한 행위에 의해 고용인이 된다.
[젊은이 바셋타 - 651]

행위에 의해 도둑이 되고,
행위에 의해 무사가 되며,
행위에 의해 제관이 되고,
행위에 의해 왕이 된다.
[젊은이 바셋타 - 652]

현자는 이와 같이 행위를 있는 그대로 본다.
그들은 '연기(緣起)'를 보는 자이며,
행위와 그 결과를 잘 알고 있다.
[젊은이 바셋타 - 653]

홀로 있는 일을 배우라.
으뜸 가는 수행은 홀로 있는 것이다.
홀로 있어야만 진정으로 즐거울 수 있다.
[홀로 가는 수행자 나라카 - 718]

이것을 깊은 강물과 얕은 개울물의 비유로 알라.
바닥이 얕은 개울물은 소리내어 흐르지만,
깊은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르는 법이다.
[홀로 가는 수행자 나라카 - 720]

모든 일에 기대고 의지하는 사람은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기대고 의지함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비난받을 수 있겠는가.
그는 집착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다.
그는 이 세상에서 모든 편견을 없애 버린 것이다.
[분노 - 787]

사람이 어떤 한 가지만 중요하다고 여긴 나머지
그밖의 다른 것은 모두 가치 없다고 본다면,
그것은 커다란 장애 라고,
진리에 도달한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행자는 본 것, 배운 것, 사색한 것,
또한 계율과 도덕에 붙잡혀서는 안된다.
[으뜸가는 것 - 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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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구절 몇개 적는다고 적다 보니 책 한 권을 베껴 놨군요.^^;
숫타니파타는 '올바름'에 대해 설하고 있다고 봐요.
그래서 숫타니파타에서 말하는 핵심을, 한 줄로 요약 해 보았습니다.
'넓고, 깊고, 올바르게 보라. 올바르게 알고, 또한 올바르게 행하라.'
숫타니파타는 경전으로서의 가르침은 물론,
문학으로서의 아름다움까지 갖춘 책 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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