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최초의 경전인 숫타니파타.
숫타(Sutta)는 '말의 묶음'.
니파타(Nipata)는 '모음'.
이란 뜻을 가지고 있고,
두 단어가 합쳐져 '말의 모음집(經集)'이란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경전' 이라고 하면 왠지 딱딱할 것 같지만,
숫타니파타는 단순하고 소박하게 인간으로서 가야 할 길을 말 해 주고 있어요.
숫타니파타는 다섯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뱀의 비유','작은 장','큰 장','여덟 편의 시','파안에 이르는 길' 입니다.
널리 알려진 숫타니파타의 구절인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첫째 장인 '뱀의 비유'에 들어있죠.
다섯 장 모두 좋은 내용이지만,
첫째 장이 가장 쉽고,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어요.
숫타니파타에 베다 경전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나중에 베다 경전을 한번 읽고, 다시 봐야겠어요.

숫타니파타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몇 개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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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달리거나 느리지도 않고,
잡념을 모두 끊어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듯.
[뱀의 비유 - 8]

소 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놀지 않고 내 힘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 아이들은 모두 다 건강합니다.
그들에게 그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치는 사람 - 24]

스승은 대답하셨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속해 있지 않다.
스스로 얻은 것으로 온 세상을 거니노라.
남에게 소속될 이유가 없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치는 사람 - 25]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숲속에서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39]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었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무소의 뿔 - 45]

그러나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46]

우리는 친구를 얻는 행복을 바란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대등한 친구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47]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생각이 깊고 현명한 친구를 가까이 하라.
그것이 이익이 됨을 알고 의심을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58]

물 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 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62]

홀로 앉아 명상하고
모든 일에 항상 이치와 법도에 맞도록 행동하며
살아가는데 있어서 무엇이 근심인지 똑똑히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69]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71]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친구를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사람은 보기 드물다.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 - 75]

마음에 자취를 두지 말라.
마음에 도사린 오만을 버리라.
오만을 없애면 그대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리라.
[라훌라 - 342]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고
지극히 깨끗한 지혜가 있어
모든 변화하는 현상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으면,
그는 바르게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다.
[올바른 수행 - 373]

그대는 온 사람의 길을 모르고,
간 사람의 길도 모른다.
그대는 생과 사 양쪽 끝을 보지 못하고
부질없이 슬퍼 운다.
[화살 - 582]

슬피 우는 것으로는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없다.
다만 괴로움만 깊어지고 몸만 여윌 따름이다.
[화살 - 584]

집에 불이 난 것을 물로 꺼 버리듯,
지혜로운 사람들은 걱정이 생기면 이내 지워 버린다.
마치 바람이 솜털을 날려 버리듯이.
[화살 - 591]

진정한 즐거움을 구하는 사람은
슬픔과 욕심과 걱정을 버리라.
번뇌의 화살을 뽑으라.
[화살 - 592]

몸을 가지고 태어난 생물 사이에는 각기 구별이 있지만,
인간에게는 그런 구별이 없다.
인간사이에 구별이 있는 것은 다만 그 이름뿐이다.
[젊은이 바셋타 - 611]

태생에 의해 바라문이 되는 것은 아니다.
태생에 의해 바라문이 안되는 것도 아니다.
행위로 인해 바라문이 되기도 하고,
행위로 인해 바라문이 안 되기도 하는 것이다.
[젊은이 바셋타 - 650]

행위에 의해 농부가 되고,
행위에 의해 기술자가 되며,
행위에 의해 상인이 되고,
또한 행위에 의해 고용인이 된다.
[젊은이 바셋타 - 651]

행위에 의해 도둑이 되고,
행위에 의해 무사가 되며,
행위에 의해 제관이 되고,
행위에 의해 왕이 된다.
[젊은이 바셋타 - 652]

현자는 이와 같이 행위를 있는 그대로 본다.
그들은 '연기(緣起)'를 보는 자이며,
행위와 그 결과를 잘 알고 있다.
[젊은이 바셋타 - 653]

홀로 있는 일을 배우라.
으뜸 가는 수행은 홀로 있는 것이다.
홀로 있어야만 진정으로 즐거울 수 있다.
[홀로 가는 수행자 나라카 - 718]

이것을 깊은 강물과 얕은 개울물의 비유로 알라.
바닥이 얕은 개울물은 소리내어 흐르지만,
깊은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르는 법이다.
[홀로 가는 수행자 나라카 - 720]

모든 일에 기대고 의지하는 사람은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기대고 의지함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비난받을 수 있겠는가.
그는 집착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다.
그는 이 세상에서 모든 편견을 없애 버린 것이다.
[분노 - 787]

사람이 어떤 한 가지만 중요하다고 여긴 나머지
그밖의 다른 것은 모두 가치 없다고 본다면,
그것은 커다란 장애 라고,
진리에 도달한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행자는 본 것, 배운 것, 사색한 것,
또한 계율과 도덕에 붙잡혀서는 안된다.
[으뜸가는 것 - 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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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구절 몇개 적는다고 적다 보니 책 한 권을 베껴 놨군요.^^;
숫타니파타는 '올바름'에 대해 설하고 있다고 봐요.
그래서 숫타니파타에서 말하는 핵심을, 한 줄로 요약 해 보았습니다.
'넓고, 깊고, 올바르게 보라. 올바르게 알고, 또한 올바르게 행하라.'
숫타니파타는 경전으로서의 가르침은 물론,
문학으로서의 아름다움까지 갖춘 책 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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