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하이라이트. 영실코스.

성판악-관음사코스는 한라산의 여러 면을 보여주지만 길고 지루하다.
한라산 등산로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꼽으라면, 영실이라 말하는 사람이 많다.
영실 코스는 뭐가 다를까?
성판악-관음사코스가 촬영필름이라면,
영실 코스는 편집을 마친 영화다.
성판악으로 오를 때 두 시간은 넘게 올라야 탁 트인 경관을 마주하지만,
영실코스는 삼십 분만 올라도 뻥 뚫린다.
전날 백록담을 다녀온 다음인데도 부담이 없었다.
윗세 오름 대피소까지만 다녀왔는데 주차장에서부터 왕복 네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겨울에는 길이 얼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영실 탐방로 입구까지 2.5킬로미터를 더 걸어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특히 한라산 성수기에는 주차장에 세우기만 해도 다행이다.
아침 여덟 시가 조금 안 되어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에 빈 곳이 거의 없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에 봤더니 갓길에 주차된 차가 100대도 넘었다.

병풍바위-'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등산로-'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등산로-'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등산로-'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구상나무 숲-'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구상나무 숲-'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선작지왓-'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선작지왓-'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선작지왓-'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선작지왓-'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선작지왓-'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영실코스는 산의 다양한 모습을 지루할 틈 없이 보여준다.
울창한 소나무숲을 지나면 병풍바위 언덕이 나온다.
조금 지나자 구상나무 숲이 나오는가 싶더니, 선작지왓이라 불리는 평야가 펼쳐진다.
제주도엔 좋은 곳이 참 많다.
그러나 누군가 제주도에서 가본 곳 중 가장 멋진 곳이 어디냐 묻는다면,
한라산 영실코스라 말하는데 망설임이 없겠다.


한라산 탐방 안내소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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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휴식. 코타키나발루 키나발루 산 비아 페라타.


비아 페라타(Via Ferrata)는 ‘철의 길’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1차 세계 대전 때 알프스 돌로미테에서 병력이 안전하게 움직이기 위해 설치되었다.
그런데 이 비아 페라타가 쉽게 암벽을 오가며 멋진 풍광을 감상하는데 안성맞춤인 거다.
그래서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여러 루트를 개발했고, 현재는 세계 곳곳에 비아 페라타 루트가 있다.
원래 이 활동을 하려던 것은 아니고, 키나발루 산 숙소 예약이 모두 차서 별수 없이 비아 페라타 활동이 포함된 숙소를 예약했다.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키나발루 산 비아페라타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비아 페라타로 기네스북에 올랐단다.

키나발루 산 산장에서 정상에 오르기 전에 비아 페라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준다.
“무리하지 마세요. 정상에서 내려오다 힘들다면 비아 페라타는 포기하고 그냥 내려오는 게 좋아요. 위험하니까요.”
예전에 암벽등반을 한번 시도해보고 온몸이 욱신거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비아페라타도 그렇게 힘든 건 아닐까?’
정상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에 비아 페라타하다가 손에 힘 풀려서 절벽에서 떨어지는 건 아닐까?’
키나발루 산 정상에 올랐을 때는 날씨도 안 좋고 힘들어서 그냥 내려갈까 고민했지만,
막상 내려오다 보니 비도 그치고 몸도 편해져서 예정대로 비아 페라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준비-'키나발루 산 비아 페라타.  The highst Via Ferrata Kinabalu mountain '

안전모를 쓰고 장비를 갖추니 꼭 건설현장 일꾼이 된 기분이다.
‘안전제일 근면‧성실’

진행-'키나발루 산 비아 페라타.  The highst Via Ferrata Kinabalu mountain '

진행-'키나발루 산 비아 페라타.  The highst Via Ferrata Kinabalu mountain '

바위에 매달려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걸어내려올때랑 다른 맛이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풍경과 하나가 되어 암벽을 내려가는 재미가 있다.

장비-'키나발루 산 비아 페라타.  The highst Via Ferrata Kinabalu mountain '

암벽-'키나발루 산 비아 페라타.  The highst Via Ferrata Kinabalu mountain '

혹시 힘들지 않을까 했던 걱정은 기우였다.
비아 페라타는 편하고 안전하게 암벽을 오르내리기 위한 거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니니 말이다.
물론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이라면 고생스럽겠지만, 날씨가 좋아 편안히 내려왔다.
우선 밧줄을 안전 고리에 건다.
카라비너 하나를 빼서 쇠에 걸고, 나머지 카라비너도 쇠 줄에 건 다음 줄을 잡고 쭉 가면 끝!
비록 수직에 가까운 경사지만 움직이는 데 어려움이 없다.

풍경-'키나발루 산 비아 페라타.  The highst Via Ferrata Kinabalu mountain '

나무-'키나발루 산 비아 페라타.  The highst Via Ferrata Kinabalu mountain '

움직이는 게 힘들다 싶으면 바위에 잠시 걸터앉아 쉬며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만끽하고,
앉아 쉬는 게 좀 쑤시면 다시 움직이면 된다.
뒷걸음질로 내려오기 때문에 앞으로만 걸어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도 좋다.
힘든 산행에 휴식을 준 키나발루 산 비아 페라타.
기회가 되면 또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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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 키나발루 산 로우픽 등정.

키나발루산 산악마라톤 기록-'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키나발루 산에 오르는 첫 관문인 팀폰게이트 앞엔 산악마라톤(Climbathon) 기록이 보인다.
여기서 엘리트 코스는 키나발루 국립공원에서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코스인데,
남자 최고 기록이 4시간 12분 29초라니, 존경스럽다.

산악 마라톤 선수이자 키나발루산 가이드인 윙쓴-'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산을 함께 오르내린 가이드 윙쓴(WINCENTBERT LATIUS)도 산악마라톤 선수이다.
작년에 MEN OPEN에 출전하여 2:37:01의 기록으로 5위를 했단다.
이런 고수가 안내자여서 혹시 산에서 변수가 생겨도 대처능력이 뛰어날 것 같아 안심된다.
키나발루 산 로우픽 등정 일정은 이틀로 나뉘는데,
첫날은 산장까지 6Km, 둘째 날은 2.8Km 정도를 더 걸어 정상에 올랐다가 산에서 내려온다.
키나발루 산은 등산로를 잘 정비해 두어서 쉬엄쉬엄 걸으면 된다.

파란 하늘-'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하늘도 맑고, 쭉쭉 뻗은 나무도 멋지다.

날씬 다람쥐-'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그리고 처음 보는 다람쥐(Slender squirrel - Sundasciurus tenuis)가 이리저리 분주히 돌아다닌다.
생김새가 평소 보던 다람쥐랑 달라서, 마모트인 줄 알았는데 다람쥐란다.

식충 식물-'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세계 유산으로 등록된 식충식물도 산 곳곳에 보인다.
식물원에 가도 이런 커다란 식충식물은 못 봤는데, 이 정도 크기면 새도 잡아먹겠다.

하늘-'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짐을 최소한으로 줄였는데, 얼마 걷지 않아도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다.
하늘이 노랗다.
해발 100m 이하에서 생활하다가 갑자기 해발 2,000m에 올라와서 몸이 적응을 못하나 보다.

구름-'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눈앞에 구름이 펼쳐진 모습이 신비롭다.
용이 산다면 이런 데 살지 않을까?

고지를 향하여-'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후우. 후우. 힘들다.’
쉼터가 나올 때마다 쉬며 올라왔다.
‘해발 3137m. 조금만 더 오르고 숙소에서 편히 쉬자!’

사슴뿔처럼 뻗은 나뭇가지-'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사슴뿔처럼 멋지게 자란 나뭇가지와 파란 하늘이 참 잘 어울린다.

라반라타 산장-'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드디어 라반라타 산장이다!

안내-'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사진 말고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세요.’
‘발자국 말고는 아무것도 남기지 마세요.’
‘기억 말고는 아무것도 두지 마세요.’

연습중인 산악마라톤 선수-'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연습 중인 산악마라톤 챔피언.
‘지금껏 봤던 모든 말벅지는 잊어라.’

산-'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펜단헛-'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지친 몸을 쉬려고 언덕 위 팬단 헛에서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
아침 9시가 조금 넘어 오르기 시작해서 오후 3시가 다 되어 도착했으니, 거의 여섯 시간이 걸렸다.
거리가 6Km이니 한 시간에 1Km 정도 걸었나 보다. 그런데 숨이 차고 무척 힘이 든다.
약간 고산 증상도 있고,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아 산 타는 요령이 없어 그런가 보다.

라반라타 산장 테라스-'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식당-'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식사-'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저녁은 라반라타 산장에서 먹는다.
이런 경치에서는 빵에 달걀 하나만 부쳐 넣은 샌드위치도 맛 좋겠지만,
저녁이 아주 푸짐하게 잘 나온다.
양고기, 닭고기, 채소 볶음...
거기다 푸딩과 케이크, 쿠키 등의 후식까지!
든든하게 잘 먹었다.

석양-'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해 질 녘 풍경.
분명 저 앞에 펼쳐진 것은 하늘인데, 마치 파도 거품이 이는 바다를 보는듯하다.

저녁 여덟 시쯤 잠이 들고 새벽 한 시 사십 분에 일어났다.
머리가 개운하지 못하다.
산장에서 간단히 먹을거리를 주지만, 식욕이 없어 차만 몇 잔 마시고 등반에 나섰다.

야간-'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저 아래 보이는 마을 불빛이 마치 철새가 떼 지어 날아가는 모습 같다.

키나발루 산 정상을 향한 한 걸음 한걸음이 힘겹다.
머리가 아프고, 속이 무척 좋지 않다.
마치 토할 것 같이 메스껍고 눈도 아프다.
백 미터만 걸어도 숨이 차고 죽겠다.
고산지대에 취약한 몸인가 보다.
정상에서 해 뜨는 모습을 보려고 꼭두새벽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몸은 고산병에 힘들고, 하늘은 비바람을 세차게 뿌려 인간의 의지를 시험한다.
그냥 다 집어치우고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출-'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정상 인증샷-'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정상 풍경-'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힘겹게 정상에 도착하였으나, 생명에 위협을 느껴서 오래 있을 수가 없다.
바람은 더 거세지고, 빗방울이 얼굴을 때려서 아프고 눈뜨기가 어렵다.
게다가 정상은 ‘여기가 정상임.’ 푯말 하나가 바위에 꽂혀 있을 뿐. 좁고 볼품없다.
위에는 방수 재킷을 입어 괜찮지만, 바지는 방수되지 않아 홀딱 젖었고 장갑도 모두 젖었다.
온몸이 떨리고 손이 얼어 감각이 없다.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느낌이다.
키나발루 산 정상 풍경을 만끽하고 싶었으나,
그보단 사지 멀쩡하게 살아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했다.

바위산-'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바위산-'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비바람을 헤치며 돌길을 부지런히 내려간다.

산 아래로 향하는 길-'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어느 정도 내려오니 몸과 마음이 좀 편안해지는 지점이 나왔다.
바람도 좀 덜 불고, 빗발도 약해졌다.

바위 산-'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바위 산-'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이 바위산은 말레이시아 1링깃과 100링깃 화폐에 그려진 바위산으로,
하산하는 등산객들을 배웅한다.

비 온 뒤-'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비가 그친다.
이제 좀 살겠다.

바위산-'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저길 올라갔었다니!’

아침 식사-'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숙소로 내려와 먹은 간단한 식사.
식빵에 땅콩버터와 딸기잼을 발랐을 뿐인데 정말 맛있다.

안개낀 산-'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비가 내린 뒤라 그런지 전날보다 더욱 푸르른 나무가 가는 길을 배웅한다.

팀폰게이트-'키나발루 산 등정 Climbing mount Kinabalu Low’s peak the summit'

다시 팀폰게이트에 도착.

키나발루 산 로우픽 등정을 하며
살면서 처음으로 고산병에 걸렸고,
지금까지 가장 힘든 등반이었다.
고산병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을 거다.
앞으로 또 높은 고도에 오를 일이 생긴다면,
천천히 고도에 적응하면서 올라야겠다.
키나발루 산.
비록 힘은 들었지만,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신비로움을 간직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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