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를 오십 년 동안 기다린 낭만주의자 이야기. 콜레라 시대의 사랑.

전보 배달하는 소년과 부잣집 딸내미의 로맨스.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아버지는 반대합니다.
아주 통속적인 이야기죠?
이렇게 끝나고 좀 힘들어하다 말면, 평범한 이야기일 테지만,
플로렌티노는 페르미나를 무려 51년 9개월 나흘 동안 기다립니다.
평범한 이야기 속에 약간의 광기가 첨가 된 거지요.
그동안 페르미나는 의사와 결혼해 애를 몇 낳고 잘 살았고,
플로렌티노는 그 남편이 죽기를 기다린 겁니다.
단지 이십 대 초반에 했던 고백을 다시 한번 하려고 말이에요.
그동안 플로렌티노는 행복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어요.
이 얼마나 불쌍한 인생입니까.
물론 여자를 아예 안 만난 건 아니지만,
만나는 여자에게 딱히 정을 주지 않고, 그저 만났을 뿐이에요.
무려 622명을 말입니다.
하긴 요즘 세상엔 문란하려면 한도 끝도 없죠.
원나잇 스탠드를 밥보다 즐기는 사람에겐.
622명이면 오 년이면 채우겠군요.
요즘은 모든 게 속성에 길들어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 영감님은 70살 넘어 까지 행복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살았어요.
‘아 페르미나. 그녀만 있다면 행복할 텐데.’
라며 한평생을 살아온 거죠.
조건이 충족되어야 행복한 사람은,
그 조건이 충족되는 순간 행복을 느낍니다.
그리곤 얼마 후 또 다른 조건이 생겨나죠.
그래서 삶 대부분을 불행하게 지내다 죽습니다.
이 영화는 콜롬비아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다는데,
기회가 닿으면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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