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08)

"뭐야 이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공부하듯 단락 별로 끊어서 본 이후로,
오랜만에 본 재미없는 영화였습니다.
이상하게 몰입이 안되더라고요.
그럼에도 몇 번의 시도 만에 끝까지 본 이유는 제목 때문입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떤 사람과 가까워 지면, 상대방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더 흐르면,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죠.
그러나 알고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은 극히 일부분 입니다.
항상 함께 있는 제 자신에게서도 가끔씩 몰랐던 부분을 발견 하는걸요.
남자가 이쁜 여자를 보면 침을 흘린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말이죠.
하지만 조건 반사가 아닌 부분들은 함부로 넘겨 짚어선 안되는데,
가끔 그걸 잊고 지내는 것 같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 무얼 말하려는 진 모르겠지만,
저에게 점점 잊혀지려는 한 가지를 알려주었습니다.
학창시절 교양으로 들었던 철학시간에 교수님께서 해주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대화의 전재 조건은 상대방이 나와 180도 다른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화를 하다 보면,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인지 서로 비슷한 부분을 찾으려 애씁니다.
그러다 나와 전혀 다른 부분을 발견하면 놀라고 말죠.
저는 다른 점을 발견 했을 때,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싶어요.
좁은 저의 시야로만 생각 하는 걸 벗어나서 말입니다.
또 이 영화에서는 세상 사는게 힘든 것은 짝을 못 만나서라고 말합니다.
적성을 못 찾아서도, 가난해서도 아니라고 말이죠.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세상 사는게 힘든 이유는 자꾸 힘든 것만 생각하고 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어휴 내일이 월요일이라니 끔찍해."
"이번 회의 때 또 한번 깨지 겠구만."
이런 생각 말고, 행복한 생각들로 가득 채운다면, 그만큼 행복해지겠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재미는 없지만 한번 쯤 볼 만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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