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잡이로 근근히 살아가는 키노 가족 이야기.

판잣집에서 옥수수빵으로 허기를 달래는 키노 식구는,
가난하지만 단순함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진주잡이를 갔다가 엄청나게 커다란 진주를 발견하게 되죠.
‘오. 이건 엄청난 진주야. 이걸 팔면...!’
키노는 그때부터 꿈을 꾸게 돼요.
우선 아내에게 속삭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근사한 결혼식을 올리자.”
그리고 가지고 싶은 물건을 생각해 보는군요.
“우리 옷도 좀 사자.”
“난 사냥 총도 한 자루 장만하고 싶어.”
요람에서 세상 모르게 자는 아기를 보며 다짐을 합니다.
‘내 자식은 학교에 갈 거야.’
“우리 자식은 책을 펼치고 그것을 읽을 수 있게 될 거야!”
헌데 꿈을 꾸는 건 키노만이 아니군요.
소식을 전해 들은 이웃들도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교회가 낡았는데, 키노는 분명 지붕 수리비를 내 줄 거야.’
마을 성당의 신부가 꿈을 꾸고,
‘그 녀석의 아들에게 적당한 약을 처방하고 한 몫 챙겨야지!’
탐욕스러운 의사도 꿈을 꾸며,
‘전에 벼락부자가 된 아무개씨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베풀었지.’
길거리의 거지들도 꿈을 꿉니다.
아름다운 진주는 모든 이의 꿈이 되어버렸죠.
키노는 알고 있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계획한 이에겐 나쁜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을.
그렇지만 한번 세운 계획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진주.
그저 반짝이는 돌멩이 하나가 사람을 얼마나 미치게 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작가 존 스타인백(John Steinbeck)이 궁금해 찾아보니 노벨 문학상 수상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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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존 윈담의 단편 소설. 거미줄.

트리피드의 날(The Day of the Triffids)을 쓴 영국의 SF 작가 존 윈담.
그가 죽은 지 십 년 후에 출간된 단편 소설입니다.
그의 다른 글은 읽어본 적이 없지만,
짤막한 이 소설은 그가 내공이 쌓인 작가라는 걸 여실히 보여 주는군요.

Web

“ 태초부터 인간의 삶의 일부였던 악과 어리석음, 그로부터 해방된 공동체!”
“이 신선한 공동체는 지성과 이성을 기반으로 운영될 것입니다!”

주인공은 그 공동체의 초기 회원으로써, 공동체의 기반을 새우러 모험을 떠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연의 경고 메시지를 전해 듣게 돼요.
소설답게 재미난 건 물론이고, 사유거리를 던져줍니다.
언제부터 자연이 인간의 전유물이었나?
우리 또한 그의 일부인데, 환경을 파괴 하는 것은 스스로 파멸의 길로 걸어 가는 게 아닌가?
다른 이를 핍박해 빼앗은 것을, 남에게 팔아 배를 채우는 게 인간으로서 할 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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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시대를 풍미한 작가. 스콧 피츠 제랄드가 쓴 네 편의 짧은 이야기.

F. Scott Fitzgerald

위대한 게츠비는 들어 봤지만 읽은 기억이 없고,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영화로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위 두 소설은 스콧 피츠제랄드가 쓴 글 중 널리 알려진 작품들이죠.
‘위대한 게츠비를 쓴 위대한 작가 피츠 제랄드는 알콜에 절어 살다가 심장마비로 죽었다.’
단편집 꽁지에 이렇게 작가가 소개되어 있더라고요.
단편집엔 네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 Bernice Bobs Her Hair
  • The Baby Party
  • A short trip home
  • The bridal party

사실 전 책의 맨 뒷 페이지에 나와있는 작가 소개를 읽기전엔 스콧 피츠 제랄드가 누군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선입견 없이 첫 장을 넘겼죠.
‘아 뭐야. 재미없다.’
길지도 않은 단편을 읽으며, 뒤에 몇장이나 남았나 자꾸 책장을 들춰보게 했어요.
저는 음식을 먹을 때, 가장 맛 좋은 걸 나중에 먹습니다.
단편집 편집자의 취향이 저와 같다면,
점점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올꺼라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어요.
힘겹게 첫 이야기를 다 읽으니, 이 책의 제목으로 내건 The Baby Party가 나옵니다.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를 극적으로 표현한 글 이네요.
네 편의 단편을 다 읽어도 특별한 감동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감탄사가 터져 나온 부분이 한 곳 있어요.

그들은 몇 주 동안 미국인처럼 식전에 칵테일을 마셨다.
프랑스 사람 마냥 와인을 마시고, 독일인만큼 맥주를 마셨다.

이 한 줄의 비유를 통해, 스콧 피츠제랄드가 멋진 작가라고 느꼈습니다.
나머지 시답잖은 내용은 기억에 남지 않고,
이 비유 한 줄만이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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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긴 한 남자의 이야기. 데이지 밀러.

A Young Woman-'데이지 밀러'

길에서 지나치면 누구나 한번 쯤 되돌아 볼 만큼 아름다운 아가씨.
도발적인 말투가 매력적인 그녀.
데이지 밀러.
쑥맥 프레드릭의 마음을 휘어 잡습니다.
“프레드릭씨, 나랑 뱃놀이 할래요?”
별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밤에 속삭이는 여인의 말.
가뜩이나 이 아가씨한테 푹 빠져있던 프레드릭은 혼쾌히 대답합니다.
“물론이지요! 별빛을 받으며, 당신을 저 강 건너 성에 데려 가렵니다. 후후.”
아주 신났죠.
잠시후 데이지 밀러는 말합니다.
“오늘 안갈래요 프레드릭씨. 애간장좀 타봐요. 호호호호호호호.”
이틀 후 드디어 성 구경을 할 때, 데이지 밀러가 속삭입니다.
“당신처럼 유식한 사람은 처음 봐요.
우리 가족이 이탈리아로 여행 갈 때 당신도 함께 가면 참 좋겠어요.”
프레드릭은 그 매력적인 제안에도 불구하고,
일이 있어서 못 간다고 대답합니다.
“일이요? 당신은 일 안해도 먹고 사는 부자 백수잖아요? 여자구나? 여자야! 나쁜 자식.”
이런 당황스러운 상황. 연애 할 때 한번쯤 겪어 보셨죠?
주변의 친구들이 연애할 때 이런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섹스 말고 남자가 생각하는 것(What Every Man Thinks About Apart From Sex)이라는 책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이 책은 아주 인기가 좋은 책이지만, 펼쳐보면 모두 백지로 채워져 있다고 합니다.
섹스가 본능이지, 무슨 생각이 필요하겠어요.
아마도 꽤 많은 여자들의 머릿속엔 남자가 섹스밖에 모르는 동물로 정의 되어 있나 봅니다.
그러니 프래드릭처럼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생기죠.
돈 버는 것 말고 남자가 할만한 일이 다른 여자와 섹스 하기 뿐일거라 넘겨 집지 마세요.^^;
섹스나 돈을 버는 것 말고도, 해야 할 일(Things to do)는 분명 존재합니다.
프레드릭은 몇 번인가 이런 난처한 상황이 닥치자 문득 친구의 조언을 떠올리게 되요.
‘예쁜 여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년들이야!’
그럼에도 프레드릭은 자꾸만 데이지 밀러라는 아가씨에게 빠져드는군요.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아가씨의 이야기.
헨리 제임스의 데이지 밀러.
가볍게 읽기 좋은 연애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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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사는 가족들의 일상. 해변에서.

얼마 전에 캐서린 맨스필드 가든파티라는 단편을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어투가 왠지 어색해.’
그리고 또 다른 단편인 해변에서를 이번에 읽게 되었죠.
‘음 역시 등장인물들 어투가 영 어색해.’
나머지 상황 묘사 장면은 마음에 듭니다.
비록 대화가 태반인 단편일지라도 말이에요.:D
그 어색한 대화 속에서 마음에 드는 대사가 하나 있어서 적어봅니다.
등장인물 중 두 친구가 이런 대화를 나눠요.

‘이봐, 나와 보통 죄수의 생활이 뭐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내가 아는 유일한 차이는, 내가 스스로 감옥에 들어갔는데 아무도 설명해 줄 사람이 없다는 거야. 내 입장은 죄수보다도 더 참을 수가 없어. 만일 내가 강제로 발버둥치고 있는데 쳐넣어졌다고 하면, 그런 경우에는 한번 문에 자물쇠가 잠기고 나면, 아냐 어쨌든 오륙 년 지난 후에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파리가 날아가는 것이나 간수가 통로를 지나갈 때 그 발소리가 어디서 어떻게 바뀌는지 특별히 주의해서 그것을 세는 일 따위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겠지. 그런데 실제로 나는 자진해서 방으로 뛰어든 곤충과 같거든. 벽에 부딪히고 창에 부딪히며 천정에서 파닥거리고, 그렇지. 이 세상에서 가능한 일체의 짓을 하는 거야. 다만 다시 한 번 날아갈 수만은 없어. 그래서 그동안 그 나방처럼 아니 나비처럼, 아니 뭐든지 좋아. ‘인생의 짧음. 인생의 짦음’을 하고 생각하고 있지. 하나 실은 그것은 오직 하룻밤이나 하루이며, 이 광대한 위험한 정윈이, 아직 발견되지 않고 탐험되지 않은 나라가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거야.’

일탈을 꿈꾸지만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친구의 하소연이에요.
일탈을 해도 그다지 달라질 건 없습니다.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리죠.
그저 충동적인 일탈은 위험 하기까지 합니다.
개똥 밟기 실어서 차도로 뛰어들면, 차에 치이니까요.
혹시 일탈을 꿈꾸시는 분이 계시다면, 깊이 생각하세요.
그리고 진정 바라던 올바른 방향으로 일탈 하시기 바랍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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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풍자가 일품인 단편 소설. 고골리의 외투.

The Overcoat - Nikolai Vasilievich Gogol

커피 한 잔 마실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짧은 단편 소설.
심각한 현실을 참 가볍게 풀어냈습니다.
‘겨울을 따듯히 날 외투가 하나가 없어서 쩔쩔 맬 정도라니.’
외투 하나를 마련하기 위해 반 년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아까끼 아까끼에비치씨.
저는 정말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살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어디 가서도 먹고는 살고, 한파를 이길 옷 한 벌 쯤은 큰 어려움 없이 마련하니까요.

고골리의 외투를 읽다가 문득 요즘 한창 이슈인 경기도 도지사님이 생각났습니다.
“아니 내가 도지사라는데 그게 안들려요?”

외투엔 아주 전형적인 관료가 비중있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 관료는 아주 어마어마하고 위엄이 가득찬 태도나 습관으로 살아가요.
그가 사용하는 말은 단 세 마디로 한정되었습니다.
“자네가 감히 그렇게 할 수 있는가?”
“자네는 지금 누구와 얘기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지금 자네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건가, 모르고 있는 건가?”

경기도 도지사께선 19세기 문학에 나오는 이 대사를 감명 깊게 읽으셨던 걸까요?
수도 꼭지 돌리면 물도 콸콸 잘 나오고,
밤에도 전등을 키면 환한 세상.
게다가 이렇게 컴퓨터로 글을 쓰고,
많은 이들과 온라인에서 소통 가능한 최첨단 21세기에 우리는 살아갑니다.
그런데 인간의 내면은 과학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 같아요.
19세기에 문학에 등장한 관료는 21세기에도 여전히 등장하고,
많은 사람이 19세기 보다 더 탐욕스러워 지고, 따뜻함을 잃었죠.
지금은 21세기.
과학 기술의 발전도 좋지만, 내면의 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이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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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고 유치 찬란한 러브 스토리. 리차드 블랙모어의 로나 둔.

로나 둔 - 리차드 블랙모어

나를 수줍게 하는 짙은 머리 색의 그녀.
이 세상에서 함께 존재 할 수 없는 숙명적인 적
결정적인 순간에 예상 밖의 도움을 주는 친구.
로나 둔은 뻔한 등장인물에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얼마나 유치 하냐고요?
“나 너랑 앞으로 삼일 간 말 안 할 거야!”
라는 말에 등장인물 하나가 울면서 뛰쳐나가요.
그럼에도 이 책엔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읽으면서 어쩜 이렇게 유치할까 싶지만,
실로 우리는 참 유치하게 살아 가는 게 아닐까요?
별것도 아닌 것에 토라지고, 별것도 아닌 일로 남을 토라지게 만듭니다.
좀 더 좋아 보이는 걸 얻기 위해서, 남을 밟고 올라가기도 서슴지 않아요.
어린아이들은 참으로 생기발랄 합니다.
아이들은 유치함과 유쾌함을 함께 지녔어요.
그 아이들이 자라면서, 유쾌함을 버리고 유치함만 가지고 살게 됩니다.
심각한 얼굴로, 웃지도 않으면서 유치한 행동을 하죠.
저는 유쾌하게 살고 싶어요!
그나저나 로나 둔은 엑스무어라는 잉글랜드 서남부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한번 구경 가고 싶네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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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 엘리펀트 맨

엘리펀트 맨.
이것은 꽤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현대의 사회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느꼈어요.
아니 오히려 현대는 더 심합니다.
소외된 이들을 웃는 낯으로 착취하지만,
가면 같은 얼굴 속에는 조롱과 경멸이 가득하죠.
그동안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우선순위에 자본을 올려놓으라고 강요해 왔습니다.
우리는 오랜 시간 학습이란 이름 아래 세뇌되어서 그것에 익숙해졌어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죽었단 소식에,
북한 인민이 통곡하는 모습을 보셨나요?
아마 그들은 어려서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랑스러운 사람이라고 교육받았을 겁니다.
자신을 지배하고 착취하는 사람이 죽었다고 그렇게 통곡하진 않잖아요?
보살펴주고 따뜻이 감싸주던 존재의 죽음이기에 그렇게 그들이 슬퍼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큰돈을 잃으면 통곡을 합니다.
심지어 자살까지 하죠.
그저 다른 방식으로 세뇌당한 것뿐이에요.
이 낡은 책은 교육을 통한 세뇌가 오랜 시간 존재했다고 전해줍니다.
그 이후로도 교육은 계속 자본가들의 배를 쉽게 채우기 위한 수단이었고,
학교에선 여전히 사과 두 개중 하나를 먹으면 하나가 남는다는 사실을 아는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느냐 보다 말이에요.
엘리펀트 맨은 톱니바퀴같이 무 감정한 인간들 사이에,
깊은 연민과 사랑으로 가득 찬 따뜻한 사람들 또한 살아간다는 것 또한 보여주는 책이에요.
이 따뜻한 사람들은 스스로 따뜻하게 사는 법을 깨우쳤을 겁니다.
그 방법을 널리 알린다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엘리펀트 맨.
그가 첫 친구를 만나기까지 27년이 걸렸는데,
현대에 그와 같은 이가 살아간다면,
진심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친구를 만나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지금은 21세기.
잘 돌아가는 부품이 되는 법이 아닌,
따뜻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학교에서 가르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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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경험 속에서 우러나온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젊은이-'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보게 빌헬름.
오랜만에 편지를 하는군.
지금은 창밖에 어둠만이 존재하는 밤이라네.
먹고 사느라 바빠서 자주 편지하지 못해서 미안하네만, 자네는 이해하겠지?
사랑에 빠졌던 많은 젊은이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자살했다고 하네.
아마도 그것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단 한 가지의 방법이었겠지.
그래서 사람은 나이를 먹어야 하네.
알고 보면 방법이 하나 뿐은 아니라는걸 깨닫기 위해서지.

실제로 이 소설을 읽고, 실연에 빠진 많은 젊은이가 목숨을 버렸다고 합니다.
이미 연인이 있는 로테와 사랑에 빠진 베르테르.
로테의 약혼자 알베르트는 베르테르가 봐도 멋진 녀석입니다.
둘은 성격이 다르지만 서로 존중하고 아낄 수 있는 친구가 되죠.
다만 베르테르와 알베르트는 로테를 사랑합니다.
그냥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강렬히 원합니다.
로테라는 아가씨는 한 명인데 말이죠.
이 아가씨는 참으로 천사 같은 사람입니다.
아아.. 어떤 말로도 그 모습을 다 설명할 수는 없을 거에요.
참으로 아름답고 다정한 아가씨죠.
베르테르는 로테가 결혼을 한 뒤에도 잊지 못합니다.
이미 결혼한 여자인데 말이에요.
'남편이.. 알베르트가 죽어버렸으면!'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일을 통해서 사랑아픔을 잊어보려 하지만,
윗사람이 일 처리하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것도 괴롭고 저것도 괴롭습니다.
아. 도대체 세상은 왜 이따위로 돌아가는 걸까요.
결국, 베르테르는 한 가지 방법을 찾습니다.
다음 세상을 기약하는 거죠.
그렇게 베르테르는 젊은 나이에 죽습니다.

베르테르가 겪었던 강렬한 사랑.
마치 극이 다른 자석이 서로에게 끌리듯,
온 신경이 한 사람에게 쏠리는 그런 사랑을 저 또한 해 보았습니다.
'단지 그녀만 내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함께 있을 땐 한없이 행복하지만,
연애가 끝난 뒤엔 그보다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는 사랑.
실연에 관한 노래 가사는 모두 나의 이야기며,
세상은 온통 그녀와 관련된 것뿐입니다.
'아아. 그녀와 이 길을 걸었었지.'
'이 음식을 정말 좋아했어.'
'이런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든다고 했지?'
행복했던 추억과 쓸쓸한 현실.
그것을 똑바로 마주하기까진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만약 정말 그토록 힘들 때 이 책을 읽었다면,
저 또한 심각하게 죽음을 고려해 봤을지도 모릅니다.
그 시절엔 지나치게 감상적인 면이 있었거든요.

저보다 이백 년도 전에 태어난 베르테르가 마치 동생 같습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고, 저는 아직 살아 있으니까요.
아주 행복합니다.
이렇게 여행을 하고, 글을 쓰는 즐거움.
생명이 다했다면 누릴 수 없었겠죠?
오늘이든, 십 년 후든 갑작스럽게 죽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그 때까지 행복할 겁니다.
불타오르는 사랑에 실패했어도, 세상이 끝난 건 아니에요.
숨을 쉬는 한.
행복의 불씨가 다시금 빛을 발하니까요.
by 月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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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파리로 나를 안내해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

노트르담 드 파리

노트르담 성당-'노트르담 드 파리'
한 십 년 전에 TV에서 명절 특집으로 해줬던 노트르담의 곱추가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요새같은 노트르담 성당에서 벌어지는 공성전!
그땐 주인공(?)인 곱추 카지모도에게만 시선이 쏠렸던 것 같아요.
그의 애꾸눈.
새우처럼 굽은 등.
그리고 절름대는 걸음걸이.
파리 여행을 하며 틈틈이 읽은 노트르담 드 파리에선 훨씬 다양한 등장인물이 저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신부, 한량, 시인, 거지, 정치인, 집시.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고 설켜서 이야기를 만들어가죠.
가치관에 따라서,
혹은 욕심을 따라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은,
15세기나 지금이나 별 다를 것이 없는 듯 해요.:D


가장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의 대사.
“술이나 마시러 가지 않겠소?”
“그러곤 싶지만 난 돈이 없어.”
“내게 있으니까.”
- 장과 페뷔스
by 月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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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같은 길을 걷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막심 고리키의 장편소설, 어머니에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도대체 고리키가 누구야?'
이 책에는 '고리키는 말했다.'
저 책에서도 '고리키가 쓴 글을 보면..'
많은 작가가 그의 글을 인용합니다.
하지만 막상 고리키의 책을 읽어 보진 못했어요.
저는 계속 고리키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죠.
이번에 하도 궁금해서 그의 책을 한 권 보았습니다.
막심 고리키는 이름이 아니고 필명이더라고요.
'최대의 고통자' 라는 필명.
본명은 알렉세이 막시모비치 뻬쉬꼬프랍니다.
막심 고리키의 장편소설 어머니는 어떤 책일까요?
by 月風


막심 고리키 장편소설. 어머니

-'막심 고리키 장편소설. 어머니'
 

소르모프의 볼셰비끼 노동자 뾰뜨르 안드레이비치 잘로모프와
그의 어머니 안나 까릴로브나 잘로모바를 모델로 한 이 소설은, 
부당함에 고개 숙이지 않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책의 첫 장을 넘겼을 때 숨이 턱 막혔습니다.
마치 종이 전체에 글씨를 이중 박음질 한 듯 빽빽한 글씨.
읽기도 전에 책장을 덮고 싶습니다.
"자, 꺼져 버려. 버러지 같은 놈들아!"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니, 생동감 넘치는 장면묘사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책이 사전만큼 두껍고 글씨가 빽빽하지만,
일단 한번 빠져들면 금방금방 책장이 넘어갑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뿌듯했던 부분은.
베소프쉬꼬프가 개과천선을 하는 부분입니다.
음울한 사악함과 불신만이 있던 그의 눈에서,
둥글둥글하면서도 따뜻한 확고함이 그의 눈에 나타날 때였어요.
그만 변한 게 아니고, 사회 역시 그렇게 변해가던 중입니다.
그 커다란 변화를 한 등장인물 속에 담아낸 고리키.
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이고 감탄사를 내질렀어요.
'왜 수많은 작가가 고리키를 언급했는지 알겠어.'
32조각 퍼즐만 가지고 놀다가,
1000조각 퍼즐을 처음 마주한 아이처럼.
고리키의 글에 압도당했습니다.
'글을 쓰려면 이 정도는 써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언제쯤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는 걸까?'
등장인물이 좁은 길을 걸을 때의 발자국 하나하나.
대화를 나눌 때의 사소한 움직임 한 부분에도,
경험을 녹여내는 그런 작가.
존경합니다. 막심 고리키!

-'막심 고리키 장편소설. 어머니'

등장인물의 마음에 드는 대사

이고르 이바노비치 - "어머니도 아시겠지만 만약에 어린애가 먹는 음식에 구리를 조금씩 넣는다면 뼈의 성장이 억제되어 그 어린아이는 난쟁이가 되고 말 겁니다. 그것과 마찬가지 이치로 인간이 한번 돈맛을 알게 되면 저도 모르게 영혼은 더는 크질 못하고 시들어 죽은 영혼이 되는 거지요."

리빈 -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간의 추악함, 인간의 용맹을 믿고 싶지 않은, 그래서 모든 사람 ,없는 자나 있는 자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가엾은 그런 때도 있곤 한 거야. 어차피 가진 자도 길을 헤매긴 마찬가질 테니까. 한쪽이 굶주림에 눈을 멀었다면, 다른 한쪽은 황금에 눈이 멀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 사람이란 다 형제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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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 내 와우 첫 캐릭 전문기술 이었는데..'
처음 보는 책임에도 제목이 낮 설지 않습니다.
납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사!
혹시 코엘료가 쓴 이 책에 그 방법이 나오진 않았을까 기대도 했죠.
하긴 그랬다면 지금 금값이 이렇게 껑충 뛰진 않았겠지만 말이에요.^^
이 책은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꿈을 꾸지 않는 사람들.
꿈을 꾸기만 하는 사람들.
끔을 이루려고 시도는 하는 사람들.
그리고 꿈을 이룰 때 까지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실제로 납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사도 등장해요.
납을 금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알리고 싶다는 꿈을 이뤘어요.
후배 연금술사(?)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쫓아 갑니다.
가는 길에 많은 시련을 만나요.
하지만 확실한 목적지가 있기에,
어려운 일이 닥쳐도 긍정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나갑니다.
결국 보물을 찾아내죠.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으며,
'나는 지금 어디 쯤 와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산티아고에 절 대입해봤습니다.
우선.
막연한 기대로 신부 학교를 때려 치곤,
양치기 생활을 하러 나왔었죠.
그리고 지금 저는.
양치기 생활을 하다가 양털을 팔기 위해 마을에 도착했군요.
연금술사 책의 도입부에 와 있네요.
과연 전 얼마 만에 연금술사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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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린 시절에 꿈 하나 쯤은 가지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며, 일관화 된 사회 구조에 익숙해지고,
꿈보다는 먹고 사는 현실과 타협을 하는 경우가 많죠.
어려서 부터 사진 작가가 되고 싶던 주인공은,
꿈을 쫓아 가다 중도에 포기하고 맙니다.
현실의 벽에 부딪쳤거든요.
꿈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지만,
사진 작가가 되는 것은 계속 꿈으로 남아있었죠.
주인공 벤에게 어느 날 갑작스럽게 인생을 망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대로 인생을 마무리 할 것인가?'
벤은 고민 끝에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그동안 꿈만 꿔오던 사진 작가로 말이죠.
'더 픽쳐'의 쟝르는 스릴러라지만,
저에겐 긴박감보다는 꿈에 대한 갈망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저도 어릴적에 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체화 되지 못한 꿈이었죠.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가며 진정 원하는 것이 뭘까 찾아다녔고,
이제는 많이 구체화 되었어요.
요즘엔 제가 꿈꾸던 모습으로 저를 불러주는 사람을 가끔 만납니다.
"꼭 한량 같군요."
네. 제가 원하는 모습이에요.
저는 게으름뱅이를 위한 세상을 만들 꺼 거든요.
꼭 이 책 '빅픽쳐'의 주인공 벤처럼 극한 상황에서 꿈을 찾아 떠날 필요가 있을까요?
지금 당장 이룰 수 있는 꿈이라면 당장 시작하면 되잖아요.
꿈이 있으신가요?
자~
'세계정복도 한걸음부터' 입니다.^^

이 책은 영화로도 제작 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로맹 뤼지즈, 카트린느 드뇌브 주연의 프랑스 영화.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
기회가 되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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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단에서 하루에 하나 씩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놓는 소년이 주인공 입니다.
재치 있는 말솜씨와 관중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소년이에요.
그가 이야기를 풀어놓을 때면, 저 또한 한 명의 관객이 되어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처음에 책이 꽤 두꺼운 편이라 한참 걸려야 읽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마지막 장을 읽고,  이야기가 끝나 버린것에 아쉬워 했죠.
이야기는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에 관한 것이 많아요.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아자르 삼촌 이야기 였습니다.
'아자르 삼촌은 천재 조각가였다.
어머니 집안은 아버지 집안과는 달리 기술자보다는 예술가적 기질을 더 많이 타고 났다.
아랍에서 기술자들은 예술적 감각이 모자라는 불쌍한 사람들로 취급 받는다.
반면 기술자들은 예술가들을 게으름뱅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구가 와 닿더라고요.
게으름뱅이라고 예술가인 것은 아니지만,
전 예술에 관심 있는 게으름뱅이입니다.
글을 쓰는것 또한 예술이라고 한다면 말이죠.
단지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는 글 보다는,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글을 쓰고싶어요.
1001개의 거짓말.
두꺼운 책이 거짓말 처럼 금방 읽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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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옛 이집트 왕의 이야기 책 람세스.
작가인 크리스티앙 자크는 옆에서 지켜보지도 않고,
지루할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풀어냈습니다.
약간의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잘 버무려져 있어요.
저는 지루한 책은 읽지 못합니다.
정말 좋은 책이라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더라도, 눈에 들어 오지가 않더라고요.
호기심과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책들만 읽을 수 있죠.^^;
람세스를 읽기 직전에 판타지 소설 하나를 재미있게 읽은 후라,
상대적으로 흥미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첫 장을 펼쳤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소설 람세스는 저의 눈과 머릿속을 충분히 즐겁게 해주었어요.
씁쓸한 기분이 들었던건, 누비아족과 리비아인등 이집트에 정복 당한 사람들에 대해서 였습니다.
이미 지난 일인데 수긍 하지 않고 끊임없이 반란을 꿈꾸는 무리들.
정복자의 입장에선 성가신 일이었겠죠.
하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친 나라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그 사람들이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투쟁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람세스가 주인공인 이 소설에선 단지 왕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무리였을테지만 말이에요.
삼천년도 지난 옛날이나, 첨단을 달리는 21세기나 이런 상황은 별 다름 없습니다.
팔레스타인이나 티벳, 쿠르디쉬족등..
그들이 나라를 되찾으려 하면 테러리스트로 치부합니다.
힘으로 그들을 침략하고, 빼앗은 것들은 지난 일이라는 거죠.
평화를 사랑한다고 묘사된 람세스 에게도 그들은 흘러간 세월 타령 하는 반도일 뿐입니다.
소설 람세스엔 우정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중간에 튀어나오긴 하지만,
싸움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차 있습니다.
국가 간의 전쟁은 물론, 질투와 시기와의 싸움,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이런 싸움들은 보통 서로의 기준에 상대를 짜 맞추려고 하기에 생겨납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걸까요.
자기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영혼도 서슴없이 파는 소설 속의 악당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에게 끊임없이 무언가가 들어오길 바라고,
나가는 것은 불편해 합니다.
오로지 받는 기쁨 만을 알지요.
주는 기쁨은 모르기에 더욱더 받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원하는 만큼 받지 못하면 불행해지는 사람들이죠.
음식을 습관적으로 많이 먹으면 위가 늘어나는 것처럼,
받기만 할 수록 욕심은 늘어나죠.
주는 기쁨과 받는 기쁨을 모두 누리며 사는 행복한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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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거 정말 싫어."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 "너 부케 받은 사진 봤는데, 결혼 하는 거야?" 로 시작한 통화 중에,

냉정과 열정 사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책은 아직 읽지 못했지만, 정말 좋다.'

라고 말했을 때 수화기로 들려온 대답 이었다.

우리는 그저 주인공들과 비슷한 시기에 만났었을 뿐이고,

그들처럼 어떤 약속을 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그들이 극적으로 만났던 나이.

서른이, 우리에게도 코앞이기 때문에 나는 더욱 이 이야기에 빠져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로만 여러 번 보았던 냉정과 열정사이.

나는 두 사람이 썼던 책인지도 모르고, 몇 번이고 도서관에서 허탕을 쳤다.

'에쿠니 가오리의 빨간책은 있는데, 왜 파란책은 안보이는걸까?'

세 번째 허탕을 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서관 직원에게 물으니 바로 책을 찾아준다.

'츠지 히토나리?! 두명이서 쓴거였구나...'

나는 그토록 좋아하던 이야기의 작가도 제대로 몰랐고, 나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 될 지도 몰랐다.

영화는 해먹 그물처럼 시원시원하게, 책은 멸치잡이 그물처럼 탄탄하게 이야기를 해 나간다.

영화와 책 속의 등장인물은 왠지 다른 사람들인 마냥 느낌이 다르다.

마치 동명이인들의 비슷한 이야기 인 것처럼.

그렇게 믿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두 사람에게나 일어났던 기적은.

나에게도 일어 날 수 있다고, 믿기 더 쉬우니까.

알고 있다.

우리가 만나던 그 때.

나에게 생채기가 났다는걸 빌미로 그녀를 상처 투성이로 만들었다.

어려서 그랬 다는건 핑계에 불과하다는걸 알고 있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쥰세이와 아오이처럼,

누군가의 개입으로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

모두 나의 잘못 이었으니까, 이런 이야기 같은 결말을 기대 할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녀의 말대로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추억은 추억대로 남겨야 한다는 것도 안다.

내년엔..

피렌체 두오모에 홀로 올라.

그 추억을.

더이상 현실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이야기 같은 추억으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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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뉴스에서 위험투성이라고 떠들어 대던 나라.

연을 쫓는 아이의 배경이 되는 나라입니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그저 위험한 곳이라고 들었지만,

연을 쫓는 아이로 인해 마음속의 아프가니스탄과의 거리가 좀 가까워 졌죠.

파슈툰족과 하라자족.

소설을 읽는 중에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서 어떻게 생긴 사람들인가 찾아보기도 했어요.

책이 꽤 두꺼운 편이지만,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이라 금세 읽어버렸습니다.

가족.

친구.

사랑.

주인공이 인생을 살아가며 겪는 갈등과 행복한 순간들을 그려 놓은 소설이고,

생생한 묘사가 마음에 드는 책이었어요.

새총을 겨누는 장면은 정말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영화로도 나와 있는 연을 쫓는 아이.

조만간 영화도 봐야겠어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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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 뇌 (L'Ultime Secret - Bernard Werber) [뇌,베르나르 베르베르,L'Ultime Secret,Bernard Werber,소설]

이미지출처 : wmino.tistory.com

"'마음 가는데로 살자.' 이 얼마나 좋은 말이냐?"

오랫동안 얼굴을 못본 친구와 대화중에 내 입에서 흘러나왔던 말이다.

친구는 그 말을듣고는,

'후.. 인간을 움직이는 동기중에 하나가 쾌락이래. 넌 그것에 따라 움직이는것 같어. 너한테 꼭 추천해주고 싶은책이 있다. 바로 뇌라는 책이야. 베르나르 베르베르. 유명한사람이 쓴거야. 꼭봐.'

도대체 어떤 내용이 살아 숨쉬고 있는걸까?

이친구가 살면서 처음으로 추천해준책이라, 잔뜩 기대를 하고 책을 구해서 읽게 되었다.

아버지들의 아버지라는 책을 읽지않아서 그전에도 한번 나왔다는 두 등장인물들과 안면은 없었지만,

다행히 책을 읽으며 안면을 트기에 부담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책장을 몇장 더 넘기다보니 나타난 비중있는 등장인물중에 한명은,

 내가 참으로 감명깊게 봤던 영화.

'잠수종과 나비'의 주인공과 비슷한 상태여서 책에 더욱 몰입이 되었다.

'사람이 어떠한 행동을 하는 동기' 를 찾는 두사람의 관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끌어가는 이 책은,

뭔가 추리소설이라고 해야되나 손에땀도쥐게하고 피식웃음도 나게하는 괜찮은 소설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친구가 나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메세지를 찾아내는데는 실패했다.

무엇이었을까?

쾌락만을 추구하다가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된다는 말을 하고싶었던 걸까?

갖은 시련에 맞서며 끊임없는 인내를하는 사람의 최후라야 찬란한것인가?

나는 이 책에 나온 에피쿠로스 학파의 사람들이 좀 왜곡되어 나왔긴 했지만 참 마음에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살아간다.

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내일을 위해서, 오늘의 행복을 버린다는건 얼마나 가슴아픈일인가?

분명 내일도 모래를 위해 희생을 해야 할테니 말이다.

분명히 있다.

어제의 행복이 오늘로 이어지는법이, 오늘도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할 수 있는 길이.

내가 생각하는 쾌락이란 이러한 길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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