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장들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연수 작가의 수필. 청춘의 문장들.

석모도 가는 배

우습습니다.
서른 권도 더 펴낸 소설가이자 시인의 책 중에 처음 읽은 게 에세이라니.
웃었습니다.
한 작가의 추억을 담은 이 수필집엔 저를 소리 내어 웃게 하는 부분이 종종 보였거든요.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우선 메모를 해 둡니다.
그중에 한 권을 읽게 되면, 다시 한두 권이 도서 목록의 새로운 줄을 차지하죠.
그러니 죽을 때까지 책만 읽는다고 해도 도서 목록의 책을 몽땅 읽지는 못할 겁니다.
김연수 작가의 청춘의 문장들은 그 목록에 없던 책입니다.
그냥 문득 ‘청춘’에 관한 책을 찾다가 끌리는 제목을 보고 집어 든 수필집이에요.
‘아, 이 작가는 나와 다른 시대에서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왔구나.’
정 반대의 삶을 살아온 사람을 만난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더 흥미로웠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짜장면을 먹고 싶어서 중국집에 갔어요.
그런데 이 중국집이 짬뽕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집인 겁니다.
그러니 굳이 여기서 짜장면을 시켜 먹을 필요는 없죠.
그건 다른 데서도 많이 파니까요.
김연수 작가가 내놓은 짬뽕엔 오징어 대신 꼴뚜기가 씹힙니다.
‘이런 게 맛의 비결이구나.’
작가의 문장력에 감탄했지만,
제가 그의 문체를 소화하긴 어렵습니다.
짜장면에 짬뽕 국물을 부으면 좀 그렇잖아요.

제가 쓸 만한 건 꼴뚜기 정도입니다.
가끔은 이렇게 저와 다른 성향의 글을 읽는 것이 즐거워요.
이런 글을 맛봐야 언젠가 맛 좋은 해물 짜장을 만들게 될 테니까요.
그러나 저는 우선 면 삶는 데부터 익숙해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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