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오리오를 거쳐 사라우츠까지.


콘차 해변 식당-'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콘차 해변-'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이른 아침.
콘차 해변이 보이는 바에 앉아 토르티야(오믈렛)와 카페 콘 레체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쩌면 지금 이 자리가 가장 아름다운 자리일지도 모르겠으나, 자리를 털고 일어나 걸음을 내디딘다.
앞에 무엇이 있을지는 불확실해도 그게 무엇이든 이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줄 테니까.

-오아시스'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힘든 도보 여행길에 목이라도 축이고 쉬다 가라며 이런 자리를 마련해 둔 고마운 분도 있다.
이미 이 길을 걸어보았던 누군가가 목말라 힘들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이곳에 오아시스를 만들어 둔 것이 아닐까?


바다-'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바다-'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안내-'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길-'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황소-'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매일 보던 하얀 스크린과 회색 빌딩들 대신, 푸른 바다와 녹색 풀 내음이 가는 여행자를 반긴다.

고양이-'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그 무거운 짐을 메고 어디까지 가는 거야?'
오리오에 도착하니 고양이가 호기심 어린 눈길을 건넨다.

점심-'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숙소에 들어가기에는 모호한 시간이라 밥을 먹고 좀 더 걸어보기로 한다.

물놀이-'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강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이 참 보기 좋다.
지금 내가 사는 곳엔 물장구를 치고 놀 곳이 수영장밖에 없다.
양식장 같은 수영장과 저렇게 넓은 강에서 하는 물놀이는 그 맛이 다르다.

길-'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사라우츠-'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사라우츠-'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산 세바스티안에서 사라우츠. (Camino del Norte - San Sebastian to Zarauz)'

원래 묵으려고 했던 숙소가 문을 닫아서 다음 마을까지 걸었다.
멀리 보이는 사라우츠.
아름답지만 신기루처럼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은 도시.

사라우츠에서 어렵사리 찾은 알베르게는 문을 닫았다.
휴가로 한창 붐빌 때라 그런지 호텔을 구하기도 마땅치 않다.
"방이 없어요."
"꽉 찼습니다."
어깨는 점점 무거워지고 발걸음은 느려진다.
"남은 방이 없지만 제가 다른 숙소를 알아봐 드리겠습니다."
한 친절한 호텔 직원 덕에 겨우 방을 구했다.
열악한 시설에 가격도 비싸지만, 몸을 누일 곳을 찾았기에 안심이다.
짐을 풀고 씻으니 밤 열한시.
이제 슬슬 자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중에 잠들어버렸다.



by


Tags : , , , , , , , , , , ,

  •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바다, 음식, 쇼핑 부족한 것 없이 다 있는 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


우르메아 강변(Urumea Itsasadarra)-'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산 세바스티안.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 길을 걷기로 결정하고 가장 기대되었던 도시다.
지난 여름 이곳에서 보냈던 추억이 이번 여행의 기대감을 빵처럼 부풀렸다.
이곳에 다시 오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우르굴 산(Monte Urgull)-'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우르굴 산 풍경(Monte Urgull)-'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바다-'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요트-'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지난 여행 때는 오르지 않았던 우르굴 산을 아침 산책 삼아 올랐다.
이때는 요트 축제가 있는 기간이라 산 세바스티안에 사람이 아주 많았다.
사람들이 우르굴 산에 올라 팀 응원복을 입고 요트 경기를 응원했다.

네스토르 바 소갈비 구이(Bar Nestor ,Chuleta de Buey)-'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네스토르 바 소갈비 구이(Bar Nestor ,Chuleta de Buey)-'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다시 찾은 네스토르 바
여기 고기를 다시 맛보기를 얼마나 학수고대했던가?!
그러나 그때 우리를 친절하게 맞아주던 직원도 없었고,
요트 축제로 사람이 워낙 붐벼서인지 고기도 대충 구워 나왔다.
겉은 심하게 탔고, 속은 하나도 안 익었다.
고기 품질도 전만 못하다.
게다가 고기를 먹는 내내 바로 옆에서 쪼그려 앉은 사람들이 담배 연기를 내뿜는다.
네스토르 바가 산 세바스티안이라는 도시 추억의 반을 차지했는데, 이제는 여기 네스토르 바 때문에 산 세바스티안을 오지는 않을 것 같다.
산 세바스티안에 온다면 이 동네 축제 기간을 꼭 피해서 와야지.
어쩜 그때는 고기 맛이 돌아올지도 모르니까.

핀초(Pintxos)-'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핀초(Pintxos)-'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핀초(Pintxos)-'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그래도 밤중에 돌아다닌 핀초(Pintxos) 투어는 좋았다.
특별히 바를 정해서 간 건 아니고, 골목마다 한 집씩 아무 곳이나 들어갔는데 다 맛있었다.
문어는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고, 염소 치즈(Queso de cabra)의 풍성한 향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길거리 아이스크림(Gelateria Boulevard)-'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길거리 아이스크림(Gelateria Boulevard)-'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길거리 아이스크림(Gelateria Boulevard)-'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Gelateria Boulevard
이번 산 세바스티안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먹거리를 말하라면 이 아이스크림 집이다.
그냥 길거리 아이스크림 가게이고, 이 동네는 이 아이스크림 집이 아주 많다.
'뭐 그저 그런 아이스크림이겠지 그래도 더우니까 한 입 먹자.'
한 입 먹었는데, 입맛에 딱 맞는 아이스크림이다.
다른 맛 아이스크림은 그냥 그런데,
레몬과 코코넛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었다.
단지 내가 원래 좋아하는 레몬 맛과 코코넛 맛에 다른 잡맛이 안 섞여서 그런걸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하루 두 번씩 꼬박 먹었다.
한 번에 세 가지 맛을 먹었는데, 다른 맛은 다 그냥 그런 아이스크림 맛이었다.
그래서 결국 리몬, 코코 + 아무거나로 메뉴가 굳혀졌다.
다음에 또 산 세바스티안에 가면 이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다.

해변-'산 세바스티안 둘러보기(Sightseeing San Sebastian, Spain)'

산 세바스티안은 해변도 참 좋은데, 이번에는 일광욕만 좀 하고 물에 들어가진 않았다.
산 세바스티안.
작은 동네인데 놀 거리도 많고, 맛집도 많다.
짧은 동선으로 많은 걸 즐기기 좋은 도시다.



by


Tags : , , , , , , , ,

  •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산 세바스티안. 구시가지 중심에 자리잡은 숙소. 펜션 압 도미니.


방-'펜션 압 도미니. 산 세바스티안. pension ab domini, san sebastian'

침대-'펜션 압 도미니. 산 세바스티안. pension ab domini, san sebastian'

테라스-'펜션 압 도미니. 산 세바스티안. pension ab domini, san sebastian'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거리-'펜션 압 도미니. 산 세바스티안. pension ab domini, san sebastian'

지난번 산 세바스티안 여행 때 숙소는 중심에서 좀 떨어진 실켄 아마라 플라자 호텔이었다.
시설은 좋았지만, 중심가와 거리가 걷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거리여서 이번에는 구시가지 중심에 위치한 펜션 압 도미니를 숙소로 정했다.
구시가지 산 후안 거리에 있어서 밤에 핀초 바 투어를 다니기 좋은 위치다.
방은 깨끗하고, 화장실은 공용으로 사용했는데 공용 화장실을 쓰는 손님이 적어서, 사용에 무리 없었다.
방에는 웰컴 까바와 주전부리도 놓여있어서 환대받는 기분을 느꼈다.
작은 테라스도 있어서 해가 쨍할 때 테라스에 앉아 밖을 내다보며 까바 한잔하는 즐거움이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직원이 자리를 자주 비운다는 점이다.
체크인하려고 초인종을 몇 번 눌러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전화하고 15분 이상 기다렸다.
체크아웃할 때는 실수로 카메라를 두고 나왔는데, 직원이 없어서 다시 숙소에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숙소 옆 방 아저씨가 아침 운동을 나오다가 문을 열어주셔서 짐을 챙겨 나왔다.
펜션 압 도미니 산 세바스티안.
그래도 접근성 하나는 끝내주게 좋고 시설도 만족스럽다.



by


Tags : , , , , , , ,

  •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이룬에서 파사이 도노스티를 거쳐 산 세바스티안 까지.


지난 여름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을 조금 걸었다.
오랜만에 도보여행이라 몸은 힘들었지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아침 식사-'이룬에서 산 세바스티안 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Camino del Norte - Irun to San Sebastian)'

이룬 순례자 숙소-'이룬에서 산 세바스티안 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Camino del Norte - Irun to San Sebastian)'

이룬 순례자 숙소 문 여는 시간-'이룬에서 산 세바스티안 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Camino del Norte - Irun to San Sebastian)'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을 걷는 첫 날.
파리에서 밤 기차를 타고 아침에 이룬에 도착했다.
온종일 걸어야 하니 기차역 근처 빵집에서 가볍게 아침을 먹고 걸음을 떼었다.
이룬 순례자 숙소에서 순례자 여권(Credential - 크레덴시알)을 받아 가려고 했으나, 오후 4시부터 문을 여는 관계로 일단 출발했다.

파사이 도니바네 가는 길-'이룬에서 산 세바스티안 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Camino del Norte - Irun to San Sebastian)'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다.
여행을 참 잘 왔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기분 좋게 걷는데 앞에 소가 한마리 보였다.

소. 파사이 도니바네 가는 길-'이룬에서 산 세바스티안 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Camino del Norte - Irun to San Sebastian)'

이 녀석은 좁은 길에서 통행료를 받으려는 듯 길을 딱 막고 서서 풍경을 감상한다.
조용히 지나가려고 했더니 씩씩거리며 뿔로 들이받으려고 한다.

도망. 파사이 도니바네 가는 길-'이룬에서 산 세바스티안 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Camino del Norte - Irun to San Sebastian)'

잘못해서 소뿔에 치이기라도 하면 여행을 시작하자마자 끝내게 된다.
재수가 없다면 이번 여행뿐 아니라 이번 생도 같이 마감이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조심스레 소 눈을 바라보며 빠르게 그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이 길을 지나는 동안 소를 여러 마리 만났지만 다른 소들은 그리 공격적이지 않았다.

바스크 국기. 파사이 도니바네 가는 길-'이룬에서 산 세바스티안 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Camino del Norte - Irun to San Sebastian)'

바스크 지방에는 바스크 깃발이 자주 보인다.
애향심이 강한가 보다.
하긴 스페인에서 독립하려고 무장 투쟁을 했던 지방이니 그럴만도 하다.

파사이 도니바네-'이룬에서 산 세바스티안 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Camino del Norte - Irun to San Sebastian)'

파사이 도니바네.
작고 한적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곳 알베르게에서 크레덴시알을 받고 산 세바스티안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일광욕. 파사이 도니바네-'이룬에서 산 세바스티안 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Camino del Norte - Irun to San Sebastian)'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그만 걷고 싶은 마음도 생겼지만 그래도 산 세바스티안까지는 걸어보기로 했다.

마테차-'이룬에서 산 세바스티안 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Camino del Norte - Irun to San Sebastian)'

산 세바스티안-'이룬에서 산 세바스티안 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Camino del Norte - Irun to San Sebastian)'

산 세바스티안이 5km 남짓 남았을 때 힘이 다 빠져버렸다.
도저히 못 걷겠다 싶을 때 나타난 휴식처.
열두 지파(http://www.twelvetribes.org)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했다.
마테차에 오렌지를 섞은듯한 음료가 참 맛있었다.
뱃속에 음식이 들어가니까 산 세바스티안까지 걸을 힘이 생겼다.
덕분에 어두워지기 전에 마을에 도착했다.



by


Tags : , , , , , , , , , , ,

  •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오리바이크 서파즈 AR20 미니벨로 타고 운길산에서 춘천까지 자전거 여행


운길산-'미니벨로(오리바이크 서파즈 AR20) 타고 북한강 자전거 여행'

가을이 오자마자 겨울이 고개를 내민다.
그래도 아직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씨는 아니니 너무 추워지기 전에 미니벨로로 춘천을 다녀왔다.

쉼터-'미니벨로(오리바이크 서파즈 AR20) 타고 북한강 자전거 여행'

운길산 역에 내려 볕이 따듯하게 내리쬐는 의자에 앉아 집에서 싸 온 군고구마와 견과류로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북한강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다.
날이 쌀쌀해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어 주말 같지가 않다.

한적한 길-'미니벨로(오리바이크 서파즈 AR20) 타고 북한강 자전거 여행'

날이 좋으면 자전거 타기 좋으니 사람이 많고,
날이 굳으면 자전거 타기 괴로우니 사람이 없다.
덕분에 편안하게 북한강변을 따라 달렸다.

왜가리-'미니벨로(오리바이크 서파즈 AR20) 타고 북한강 자전거 여행'

왜가리도 이 한적함이 좋은지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가만히 바람을 만끽한다.

한강-'미니벨로(오리바이크 서파즈 AR20) 타고 북한강 자전거 여행'

춘천-'미니벨로(오리바이크 서파즈 AR20) 타고 북한강 자전거 여행'

모든 게 급박히 돌아가는 세상.

늦으면 지는 세상.

이렇게 천천히 페달을 밟노라면, 여기는 다른 세상이다.



by


Tags : , , , , , , , , ,

  •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낙동강 종주는 그동안 해왔던 자전거 여행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떠났던 코스다.
상주에서부터 낙동강하굿둑까지 거리가 300Km나 돼서 섣불리 떠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가려고 표를 끊어놨다가 연일 내리는 비 소식에 표를 취소했었는데, 이번에도 날짜가 가까워지자 비 소식이 들렸다.
낙동강 종주가 힘드니까 하지 말라고 말리는 건지, 날 좋을 때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것이 샘나서인지 자꾸만 날씨가 좋지 않다.
그래도 이번에 다녀오지 않으면 또 한참 동안 오지 못할 것 같아 그냥 예정대로 2박 3일간 낙동강 종주를 다녀왔다.

자전거 다리-'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닭-'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낙동강의 물고기-'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첫날은 상주 터미널에서 구미까지만 달렸다.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면 힘드니까 몸에게 달린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설렁설렁 페달을 밟던 중에 마침 애완 닭 축제가 열린 걸 발견하고 난생 처음 보는 신기한 닭들을 구경했다.
닭 쫓던 개인지 시바 강아지도 한 마리 있었다. 이날은 무탈하게 하루가 흘러갔다.
구미 공단 쪽 숙소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 날이 밝았다.

다람재-'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다람재-'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다람재-'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이날의 계획은 영아지마을까지 모두 넘고 마지막 날은 편안하게 가는 것이다.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를 지나 언덕다운 언덕인 다람재를 만났다.
언덕은 역시 힘들다.
허벅지가 뜨듯해질 정도로 페달을 밟아서야 겨우 언덕 정상에 올랐다.
힘들게 올라왔고, 내려갈 일만 남아서 그런지 주변 풍광이 참 좋게만 느껴진다.

무심사 입구-'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무심사-'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무심사 언덕-'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그러나 다람재에서 시원하게 내려오고 얼마 안 되어 무서운 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이곳은 무심사라는 곳으로 경사가 아주 심하다.
끌바를 하지 않고 올라가려고 애쓰다가 앞바퀴가 들려 넘어질 뻔하고는 안전하게 끌고 올라갔다.

결국, 이날은 적포삼거리 인근의 허름한 모텔에서 묵게 되었다.
언덕은 힘들었지만, 숙소 옆 식당에서 삼계탕과 막걸리를 한잔 했더니 힘이 난다.

박진고개-'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박진고개 풍경-'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낙동강 종주의 마지막 날.
숙소 아저씨가 어찌나 겁을 주시던지.
"박진고개요? 거긴 자전거 타고 못 가요. 얼마 전에도 사고가 크게 났던 걸~."
그래도 기왕 종주하는 김에 체력이 된다면 고개는 다 넘어가고 싶었다.
박진고개는 언제쯤 나오나 페달을 밟고 있을 쯤 꽤나 경사가 심한 고개가 하나 나왔다.
길이도 꽤 길어서 힘들었다.
'와. 이런 이름 없는 언덕도 이렇게 힘든데 박진고개 나오면 정말 얼마나 힘들까?'
그러나 정상에 도착하고 보니 그곳이 바로 박진고개였다.
뭐 별다른 특별한 이정표가 없어서 모르고 넘어갈 뻔했다.
박진고개에서 제일 힘들었던 건 언덕 꼭대기에 다 올라와서였다.
잠시 자전거에서 내려 쉬었다 가고 싶은데, 누가 이동식 화장실을 엎었는지 언덕 꼭대기에 지독한 냄새가 가득했다.
도저히 경치를 감상하며 여유를 즐길만한 상황이 안되어 허벅지에 튀어나온 힘줄이 쉴 틈도 없이 다시 내려와야 했다.
사실 박진고개는 그다지 힘든 편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다음에는 영아지 마을이 나왔기 때문이다.
영아지 마을 길은 임도이고 언제 끝난다는 기약도 없어서 한없이 올라간다.
이쯤이면 다 왔겠지 싶으면 또 한참을 더 올라야 하고 이쯤이면 끝났겠지 하고 모퉁이를 돌면 또다시 언덕이 나온다.
힘들게 올라와서 잠시 쉬고 내려가는데 경사가 아주 심하다.
바닥에 작은 돌들이 많아서 자칫 잘못하면 미끄러져 크게 다칠 수도 있겠다.
다행히 멀쩡하게 내리막을 잘 지났지만, 내려오자마자 문제가 생겼다.
타이어가 펑크난 것이다.
뭐 펑크 수리 키트도 있고, 예비 튜브를 두 개나 챙겨왔으니 큰 문제가 될까 싶었으나 생각보다 큰 문제였다.
타이어 고무 자체가 날카로운 자갈에 찢겨나가서 동전만 한 구멍이 나버린 거다.
우선은 튜브를 갈아끼고 창녕함안보를 향해 달렸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바퀴는 또 펑크가 났고, 창녕 함안보까지 가는 동안 펑크 수리를 두 번이나 더 해야 했다.
타이어 상태가 워낙 심각해서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함안보에서 일하는 분이 도움을 주셨다.
마침 친구분이 놀러 오셨는데,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남지에 있는 자전거 수리점까지 태워다 주시겠다는 거다.
창녕에서 고려쳥계닭, 백봉오골계 농장을 하시는 분으로 덕분에 무사히 자전거 타이어를 바꿀 수 있었다.
게다가 자전거 수리를 마치고는 다시 창녕함안보까지 태워다 주셨다.
"좋은 분 만나서 어려운 일이 쉽게 풀렸네요. 고맙습니다."
"사람이야 다 좋죠. 지금 세상이 각박해서 그렇지. 사람은 누구나 베풀며 살고 싶어해요."
낙동강 종주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구간이다.

밀면-'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회-'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인증센터 가는 길-'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종착지-'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인증센터-'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종주 완료-'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다행히 양산 물 문화관을 거쳐 부산에 도착할 때까지 비가 오지 않았다.
부산에 도착한 게 월요일인데 인증센터는 월요일에 문을 닫는다. 그래서 다음 날 아침에 인증센터에 들렀다.
낙동강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센터에서 제주도와 강원도 자전거길을 수첩에 추가로 끼워줬다.


다음 자전거 여행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아마도 달릴 때 얼굴을 시원하게 때리는 바람이 그리워져 다시 떠나지 않을까?

숲-'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강-'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강-'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강바람-'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나무의 죽음-'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나무의 죽음-'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숲의 죽음-'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숲의 죽음-'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달린다-'낙동강 자전거 종주여행'



by


Tags : , , , , , , , , , , , , ,

  •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