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행동에 관한 에세이. 상호작용의례.



우리가 삶에서 상투적으로 겪는 상호작용 과정을 사전처럼 또박또박 정의한 책이다.
처음엔 뭐 이런 걸 책으로 다 썼나 싶었지만 읽을수록 흥미로운 내용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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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사회적 가치가 드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자기가 지켜오던 노선에 통합되지 못하는 사람을 일러 체면이 망가진(be in wrong face) 사람이라 한다. 상황에 적절한 노선을 갖추지 못한 채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 나타나는 사람을 가리켜 체면 없는(be out of face) 사람이라 한다. 다른 참여자들이 장난조로 당사자에게 눈치를 주기도 한다. 물론 당사자가 스스로 상황 파악을 못했음을 알아차리는 심각한 상황도 있다.

회피절차(avoidance process) 체면에 위협이 될 상황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위협을 될 법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서로를 피하는 관계, 중재자가 중간에서 새심하게 역할을 해야 하는 관계까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회 성원들도 체면 유지에 위협이 될 만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우아하게 한발 물러서는 게 좋다는 사실을 안다.

체면 손상의 위험을 감지하여 취하는 일련의 언행과 의례 균형의 복원 과정을 나는 주고받기(Interchange)라고 부르기로 한다. 행위자가 행동 수순으로서 상대에게 전하는 모든 것을 메시지 또는 조치라고 정의하면 주고받기는 두 사람 이상, 두 가지 이상의 조치로 이루어진다. "실례합니다(Excuse me)"라는 말에 "그러세요(Certainly)"라 대답하기, 선물이나 방문 주고받기가 아마도 미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명백한 보기일 것이다.

네 가지 고전적 형태의 주고받기

  • 도전(challenge) : 도전은 그릇된 행실에 주의를 일깨우려 참여자들이 책임을 떠맡는 조치다.
  • 제안(offering) :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에게 무례를 만회하고 표현적 질서를 복원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 수용 : 제안을 받은 이들이 표현적 질서와 그 질서로 지탱되는 체면을 살리는 만족스러운 수단으로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다.
  • 감사 : 용서받은 자가 자기를 너그럽게 용서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끝이 난다.
너무 감수성이 둔하고, 눈치도 없고, 긍지가 부족하고,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은 상호작용에서 신뢰할 만한 사람이 못된다. 자기 체면도 지키지 못하고 당황해 하는 다른 이들에 체면 또한 지켜주지 못하는 사람은 실제로 사회에 위협이 된다. 그런 사람은 방자하게 굴 테고 다른 사람들도 이에 속수무책일 것이다.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너무 긍지가 강한 사람도 다른 이들에게는 어린아이 어르듯 조심조심 다루어야 할 대상이다. 재치가 넘치거나 배려가 지나친 사람은 너무 사교적이라서 실제로 사람됨이 어떤지, 장기적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준다.

회피의례는 말 그대로 행위자가 존대를 받는 이와 알맞은 거리를 지켜 짐멜(Simmel)이 '이상적인 영역'이라 부른 선을 넘지 않도록 조심하는 존대 형태다.

인류학과 사회학에서 가장 흔히 드는 예가 다른 사람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 거리존중 의례다.

영국에서는 중간 계급이 사는 도심 지역에서 하위 계급이 사는 농촌 지역으로 갈수록 좌석 사이의 간격이 좁아진다. 변방의 섬 셰틀랜드에서는 식사자리에서나 그 비슷한 사교모임에서 서로 몸이 닿더라도 침범으로 여기지 않으며 사과를 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참여자들의 서열과 상관없이 행위자는 상대가 당연히 불가침을 보장받으려는 기대를 하고 있음을 느낀다.

행위자가 상대의 일상 영역에 예사롭게 드나들고 사생활을 침범할까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사이라면 친숙한 관계라고 말한다. 행위자가 상대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면 어색한 관계 또는 정중한 관계라고 말한다. 두 개인 사이의 품행을 규정하는 규칙은 친숙한 관계인지 정중한 관계인지에 따라 대칭적일 수도 있고 비대칭적일 수도 있다.

연출의례라고 이름 붙인 두 번째 유형은 존대를 하는 쪽에서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으로 닥칠 상호작용에서 상대를 어떻게 대우할지 상대에게 입증해 보이는 행동을 모두 포함한다. 연출의례에서는 의례관행과 관련된 규칙이 금지가 아니라 처방의 성격을 띤다. 회피의례는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규정하는 반면 연출의례는 해야 할 바를 규정한다.

처신은 남들이 보는 자리에서 개인이 품행, 옷차림, 태도를 통해 자신이 바람직한 자질을 지닌 사람인지 아닌지를 나타내주는 의례적 행동의 요소를 가리킨다. 미국 사회에서 '좋은'또는 '올바른' 처신이란 결단력과 진정성, 겸손함, 스포츠맨 정신, 말과 행동의 단호함, 자기의 감정·입맛·욕망에 대한 자제력, 압박감에 시달리면서도 침착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 따위를 가리킨다.

개인이 자신이 지닌 특정한 부분만을 치장하여 자아상을 완성하려면 남들에게 의존해야 한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하다. 각자 자신의 이미지는 처신으로, 타인의 이미지는 존대로 표현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래서 사람됨이 완전히 드러나려면 각자가 서로 존대와 처신을 주고 받는 의례 사슬에서 손을 잡고 있어야 한다. 개인에게 고유한 자아가 있음은 사실이겠지만 그 고유한 자아라는 것도 순전히 의례적 협동작업의 결과다. 처신을 통해 표현한 부분이 그를 대하는 남들의 존대 행동으로 표현된 부분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은 것이다.

사람은 극심한 제약을 받으면 반사적으로 정상 영역을 벗어날 수밖에 없다. 관습적 의례를 행할 때 쓰이는 기호나 물리적 수단을 이용할 수 없는 탓이다. 남들이 혹 그에게 의례적 존중을 보여준다 해도 그는 답례를 할 수도 없고 존중받을 만한 사람다운 언행을 할 수도 없다. 가능한 것은 의례적으로 부적절한 말뿐이다.

보통 일상의 중요한 상황에서 당황하는 경우는 서로 다른 맥락에서 투사된 자아들이 충돌할 때 생긴다. 다른 상황맥락에서는 타당한 자아가 당장의 상황맥락에서 투사된 자아와는 어긋나 일관된 자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가 그렇다. 따라서 당혹감은 우리를 '역할 분리(role segregation)'로 유도한다. 누구에게나 여러 역할이 있지만 대게는 '청중 분리(audience segregation)' 덕분에 역할 딜레마에서 벗어난다. 보통 어떤 한 역할을 할 때의 청중은 다른 역할을 할 때의 청중이 아니라서 개인은 그 어느 쪽도 해치지 않은 채 역할마다 각기 다른 사람이 되어 자신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화제에 자연스럽게 상호몰입 하는 상태를 기준으로 삼으면, 우리는 화제로부터 소외되는 경우가 참으로 흔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상호 몰입은 일반적인 기준에서 보면 결함도 많고 부패하기도 쉬운 허약한 상태, 언제라도 개인을 소외시킬 수 있는 위태롭고 불안정한 상태다. 여기서는 의무적인 몰임을 다루고 있는 만큼 소외는 '몰입불량(misinvolvement)'이라 할 수 있는 부정행위에 속한다. 몰입불량에서 비롯된 몇 가지 전형적인 소외 형태를 살펴보자.
1. 딴생각(External Preoccupation) : 개인은 정해진 관심의 초점에 집중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나누는 이야기나 다른 참여자들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일에 사로잡힐 수 있다.
2. 자의식(Self-consciousness) : 정해진 관심의 초점에 집중하는 대신 개인이 자기가 잘하고 있는지 잘 못하고 있는지, 남들에게서 바람직한 반응을 얻는지 그렇지 않은지, 지나칠 만큼 자기 자신에게 신경을 쓸 때가 있다. 개인적 자의식은 우연히 자기가 소재가 된 대화의 내용에 몰입한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대화의 내용에 스스럼없이 몰입해야 할 순간에 상호작용자로서의 자기 모습에 주의를 기울인 결과다.
3. 상호작용에 대한 의식(Interaction-consciousness) : 대화 참여자는 공식 대화 내용에 자연스럽게 몰입하지 못하고 상호작용의 진행이 미진하다는 점에 신경이 쓰일 수 있다. 자의식의 경우만큼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그런 상태가 어디에서 비롯하는지 그 몇 가지 원천의 실례를 들어보자.
상호 작용을 의식하게 되는 흔한 경우 중 하나는 개인의 남다른 책임감에서 비롯한다. 상호 작용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적절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4. 타인에 대한 의식(Other-consciousness) : 상호작용 중에 다른 참여자에게 신경이 쓰여 산만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개인은 자의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화에 집중하지 못한다.
타인에 대한 의식을 유발하는 한 가지 흥미로운 원천은 '과잉몰입'이다. 어떤 대화에서든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개인이 대화에 얼마나 심취해도 좋은지, 적정 몰입 수준을 규정하는 기준이 설정된다. 자기에게 허용된 정도 이상으로 감정에 휩쓸리거나 행동의 자제력을 잃지는 말아야 한다. 물론 사회적으로 인정된 그 자리의 중요성과 개인이 맡은 역할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개인은 어느 정도 몰입을 유보할 감정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개인이 화제에 지나치게 몰입해서 자기의 감정이나 행동을 스스로 절제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다른 이들에게 주게 되면, 다시 말해 그 사람이 그 순간의 상호작용 세계를 너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면, 다른 이들은 나누던 화제에 몰입하지 못하고 그 사람 자체에 주목하기 십상이다. 한 사람의 지나친 열정은 다른 이들을 소외시킨다. 어떤 경우든 개인이 지나치게 몰입하면 일시적으로 상호작용자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

소규모 분석으로 정평이 나 있는 프로이트학파는 이제 증상이라고 불리는 특정한 위반 행동을 위반자의 의사소통 체계와 방어기제, 특히 어린아이 단계로의 퇴행으로 읽고 해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심리학적·전문적 관점의 승리에는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이 심리학적으로 정상이며(건강하지 못한 결혼관계를 끝낼 수 있을 만큼 강해졌음을 보여주는 사람의 경우처럼) 사회적으로 적절한 행동이 사실은 병적일 수 있다(일부 실험연구자들이 발견한 강박증과 성욕감퇴 증상 따위)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 다. 한마디로 말해, 드러난 증상이란 정신과 의사에게 탐색을 시작해도 좋다는 허가증 같은 것이다.

대면 상황의 품행규칙은 특정 공동체에서 서로 융화되는 모습을 연출하여 일종의 제왕의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관행적 상투어로 서로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고, 각자 분수를 지키며, 서로가 관계에 성실하고 말과 몸의 교류를 허용하되 남용하지는 말아야 하고, 사교 자리를 존중해야 한다. 이런 규칙들의 위반이 상황적 부적합성이다. 위반은 대개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의 권리를 훼손하고 또 공개적인 사실로 알려진다. 위반의 동기가 그 자리에 있는 어떤 인물이나 또는 그 자리에 없는 사람과의 특별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부적합성은 일차적으로 대인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언어 형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적 품행에 있다. 품행의 결함이 정보 전달이나 관계 맺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면 상황에서 지켜야 할 예의나 처신에 있다는 뜻이다.

"줄 위에 오르는 것이 삶이다. 그 나머지는 기다리는 시간일 뿐이다." - 탤컷 파슨스(Talcott Parsons)

동전 던지기의 결정적 특성은 그 단계적 성격에 있다. 내기를 하는 소년들은 동전 던지기의 조건에 합의해야 한다. 몸을 나란히 하고 서서, 한 번에 동전을 몇 개나 걸지 또 누가 동전의 어떤 면을 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내기에 자신을 던질 자세와 몸짓을 갖추어서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넘어서야 한다. 이것이 내기를 거는 단계 또는 겨룸을 준비하는 단계(squaring off phase)다. 다음은 인과적 힘이 실제로 작용하여 결과를 생산하는 결정 단계(determination phase)다. 이어서 결과가 드러나는 노출단계(disclosive phase)가 뒤따른다. 이 단계의 지속시간은 내기 참여자들이 선 자리와 결정 도구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개 아주 짧고, 특별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마지막은 청산단계(settlement phase)로, 결과가 드러난 후 진 사람이 내기에 건 돈을 내놓고 이긴 사람은 돈을 거둬들인다.
준비, 결정, 노출, 청산의 네 단계를 거치는 내기가 한 판(span)이고, 한 판과 다음 판 사이에는 휴식시간을 갖는다. 내기 한 판에 걸리는 시간과 한자리에서 몇 판을 할지를 결정하여 내기를 계속하는 동안을 가리키는 내기지속시간(session)은 구별해야 한다. 정해진 단위시간 동안 완료된 내기의 수가 내기의 비율이다. 평균 내기지속시간에 따라 내기 비율의 상한선이 정해진다.

게임과 시합의 특성은 일단 내기에 들어가면 결과의 결정과 청산의 짧은 시간 안에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기 한 판이 벌어지는 동안 단일한 인식의 초점에 대한 집중력이 최고조로 유지된다.

동전 던지기는 동전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을 50 대 50으로 셈할 선험적·경험적 근거가 있다. 누가 동전을 던지는가는 따질 필요가 없다. 그 점이 동전 던지기의 좋은 점이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발생할 결과를 완벽하게 규정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때가 많다(예컨대, 두 소년이 여러 갈래로 길이 나 있는 깊은 동굴 앞에 서서 무슨 일이 생기나 보려고 동굴 속을 탐험해볼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그렇다). 모든 가능한 결과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각 결과에 결부된 운수란 실제 체험했을 때 느낄 법한 막연한 매력을 근거로 대충 추정하는 것일 뿐이다. 게다가 결과를 추정하는 사람도 자기 판단이 얼마나 엉성한지는 잘 모른다. 대부분 삶의 상황에서 우리는 주관적 활률, 기껏해야 매우 느슨한 전반적 추정치인 주관적 기대 효용성을 가늠할 뿐이다.

죽은 시간은 사후영향이 없다. 토막 나고 단절된 시간이다. 나머지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개인 삶의 경로는 그런 죽은 순간들에 좌우되지 않는다. 개인 삶은 그처럼 죽은 시간들에 휘둘리지 않도록 구성된다. 시간을 죽이기 위해서 하는 활동은 개인을 구속하거나 발목을 잡지 않는다.
시간 죽이기에 들어간 사람은 흔히 문젯거리(problematic - 아직 결정 나지 않았지만 곧 결정될 무엇. 즉, 미리 계획되거나 결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서 즉각 선택하고 결정하는 문제를 뜻한다.)활동을 하게 된다. 잡지나 TV를 보겠다는 결정은 자리에 앉은 후에 한다. 사후영향이 없는 문젯거리 활동이다(흥미롭게도 이는 동전 던지기 사례와 똑같다. 우리의 어린 도박꾼들은 동전 던지기 내기의 승리에 주관적으로 큰 가치를 두겠지만 사후영향은 있을 리 없다).

운명을 구성하는 기본 토대

  1. 우발적 또는 문학적 의미의 운명이 있다. 평소에 잘 관리하고 주의하지 않은 일이 뒤늦게 운명적 순간이었던 것으로 드러날 때가 있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사건이 뒤이어 벌어진 사건과 얽히면서 원인으로 작용했음이 드러나는 경우다.
  2. 사후영향이 없는 단절된 순간이라 하더라도 그리고 사후영향이 있는 임무를 아무리 안전하게 잘 관리한다 하더라도 개인이 그 순간을 자신의 소유로 온전히 누리려면 반드시 그 자리에 몸으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몸은 그간 받았던 온갖 상처와 더불어 살아야 하고 가는 곳마다 지니고 다녀야 하는 자아와 일체를 이루는 몸이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행동하더라도 몸은 얼마쯤은 늘 위험에 처하기 마련이다.
  3. 인간 조건은 타인이 함께 있음(co-presence)을 의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적 상황은 두 사람 이상이 신체적으로 함께 있는 동안 상호 감시가 가능한 환경으로 (일차적으로) 정의할 수 있고 상호 감시가 이루어질 수 있는 영역 전체를 포괄한다. 개인의 활동은 말 그대로 사회적 상황에서 또는 혼자일 때 하는 것이다.
인격적 성장이란 설사 제 주변 세계를 즉각 파괴할 만한 능력이 생기더라도 자진해서 포기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보통은 학습이 너무 잘 이루어진 나머지 일상 삶에서 체계적인 포기가 다반사라는 사실, 개인이 점잖게 굴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아수라장과 같은 상황에서 비롯한다는 사실을 사회적 삶을 탐구하는 연구자는 잘 보지 못한다.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순간은 사후영향을 미치는 문젯거리가 없는 순간이라 규정했다. 그런 순간은 무미건조하다.(그런 순간에 불안을 느낀다면 그것은 나중에 사건이 벌어질까봐 불안한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위험과 기회-흔히 위험을 무릅써야만 생기는 기회-를 동반하는 실용적 도박을 자진해서 포기하고 무미건조한 상태에서 편안함을 느끼려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안전성이다.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행동궤도를 확실히 관리할 수 있고 목표를 점진적으로 그리고 예상대로 실현할 수 있다. 그렇게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들의 기획에도 무리 없이 효과적으로 통합될 수 있다. 삶의 불확실성이 적은 사람일수록 사회는 그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그러니 개인은 운명적 사건 발성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현실주의적 노력을 기울이며 격려도 받는다. 위험에 대처하는(coping) 것이다.

위험에 대처하는 기본기 중 하나는 몸조심이다. 개인은 행여 부상당할 위험성이 있을까 조심한다.
진지한 업무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빈둥거릴 때도 몸조심은 의무에 속한다. 약간의 몸조심은 언제나 해야 하는, 인간존재의 항구적 조건이다. 그래서 어느 사회에서나 부모가 자식을 염려하여 당부하는 말은 '몸조심'하라는 것과 피할 수 있는 운명적인 사건에 쓸데없이 끼어
사건 발생을 통제하는 또 다른 수단이자 몸조심만큼이나 많이 강조되는 것은 준비성이다. 이는 장기적 결과를 이루기 위해 아주 조금씩 쌓아가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장기목표 지향성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하루 노력을 생략해도 전체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삶에 대한 칼뱅(Cal-vin)식 해결책 있다. 일단 하루 일과를 아무런 소득도 없는 일과 조금씩이라도 결과에 보탬이 될 일로 분리해두면 정말로 잘못될 일은 없다는 것.
은명적인 사건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또 하나의 모범적 수단은 다양한 형태의 보험이다. 곤경이 닥칠 경우 치러야 할 비용을 삶의 경로 전체에 골고루 분산시켜 '큰 손실을 작은 고정비용으로 바꾸는 것'이다.
예의범절 체계 역시 원치 않은 운명적 사건, 이를테면, 본의 아니게 상대를 모욕하는 무례를 저질렀을 때를 대비한 보험의 형태로 볼 수 있다. 예의범절 체계는 특히 대면 상호작용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통제수단이다.
위험을 줄일 수단이 있고 그 수단에 의지하면 불안을 야기하는 새로운 조건, 새로운 근거가 생긴다는 점에 주목하자. 별 탈 없으리라 여기고 있는데 뜻밖의 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의 여파가 그 순간을 넘어서서 이후 개인의 삶을 훼손하게 되면 개인은 이중으로 손실을 입는다. 문제가 된 최초의 손실에다 자기 스스로에게나 남들 눈에나 자신이 위험을 최소화하고 후회할 일은 피하는 이성적 통제력, 즉 '조심성'이 없는 사람으로 비쳐 손실을 보태는 셈이다.

항시 운명적 상황과 마주치는 사람, 예를 들어 전문 도박사나 최전방의 병사가 삶에 적응하는 방식을 세밀하게 관찰해보면 특이하게도 그들은 결과에 대한 경각심이 아주 무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도박을 거는 세상도 결국은 하나의 세상이며, 운을 거는 사람은 그 세상을 어떻게 해쳐 나갈지를 배운다. 도박자는 자기가 이전에 세상과 맺은 관계는 평가절하하고 남들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세상을 운이 걸린 관계로 받아들임으로써 부침을 거듭하는 자신의 처지에 적응한다. 관점은 상황을 정상화하는 경향이 있다. 상황조건을 완전히 받아들이면 삶이 그런 조건들로 구성될 수 있다. 또 밑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추락이 아니라 상승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일 것이다.

마이클 발린트(Michael Balint)는 이 같은 안전한 공포감이 주는 짜릿한 흥분을 명쾌하게 묘사한 바 있다.
이런 종류의 재미와 즐거움에서 볼 수 있는 세 가지 특징적인 태도는 (a) 약간의 두려움 또는 최소한 실재하는 외적 위험에 대한 인식, (b) 위험과 두려움에 자발적·의도적으로 자신을 던지기, (c) 위험을 참아내고 정복할 수 있으리라, 위험은 지나갈 것이고 다치지 않은 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으리라 하는 희망 섞인 자신감이다. 외적 위험에 맞닥뜨릴 때 느끼는 두려움, 재미, 희망 섞인 자신감의 혼합물이 바로 짜릿한 흥분을 구성하는 근본 요소다.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상업화된 행동의 마지막 유형은 내가 '환상의 제조(fancy milling)'라고 부르는 것이다. 미국 사회의 성인들은 고급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돈이 많이 들고 유행하는 오락을 즐김으로써, 화려한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고 명사들과 어울림으로써 사회적 신분 이동을 맛볼 수 있다. 이 모두를 동시에 또 보는 사람이 많을 때 하면 신분 이동의 감각을 한층 더 즐길 수 있다. 이런 것이 소비를 과시하는 행동이다. 또한 자기과시적인 사람들이 꽉 들어찬 대규모 모임 자리는 단지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군중이 자아내는 흥분을 확산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다음에는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게 하는 불확실성을 초래한다. 진정한 관계로 이어질 연애놀이도 가능하고 군중 가운데 진짜배기 행동을 실행하는 누군가에게 떠밀리는 생기에 넘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운명적인 사건의 처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성격 형태

  • 우선, 다양한 형태의 용기(courage)가 있다. 곧 닥칠 위험을 내다보면서도 행동을 불사하는 능력이다. 용기는 위험의 성격에 따라, 즉 신체적 위험인지, 금전적 위험인지, 사회적·정신적 위험인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 불굴의 투지(gameness)는 좌절감, 고통, 피로에 지쳐도 굽히지 않고 계속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자질이다. 맹목적이고 무감각해서가 아니라 의지와 결단력이 있어서 불굴의 투지를 발휘하는 것이다.
  • 사회 조직의 관점에서 핵심적 성격 특성은 성실성(integrity)이다. 상당한 이득이 걸려 있고 순간적으로 도덕적 기준을 벗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유혹을 뿌리치는 성향을 가리킨다.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상황에서 운명적 활동을 할 때는 성실성이 특히 중요하다. 사회마다 훌륭하다고 인정하는 성격의 종류는 상당히 다르지만 성실성을 인정하지 않고 육성하지 않는 사회는 오래 존속할 수 없다.
  • 정정당당함(gallantry)이란 형식 자체가 내용을 좌우하는 것일 때 그 예절 형식을 지킬 수 있는 자질을 가리킨다.
  • 운명적 사건의 관리와 관련된 성격 가운데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자제력, 냉정함, 차분함을 가리키는 침착성이다. 침착성은 기본 자질을 발휘하는 데 직접 영향을 미침은 물론이고 침착성 자체만으로도 평판의 근거가 되는 까닭에 이중으로 사후영향이 있다.
    침착성에는 행동의 차원이 있다. 운명적 상황에서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부드럽게 절제된 방식으로 신체적 기량(작은 근육의 통제가 특징적인)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침착성에는 또한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요구되는 자기감정의 통제라는 정서적 차원도 있다. 실제로 정서적 차원은 대화와 몸짓에 사용되는 신체기관의 통제와 관련이 있다.
    또한 침착성에는 품위라는 신체적 차원도 있다. 치러야 할 대가, 난관, 엄청난 압력이 있음에도 자세를 단정하게 유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침착성의 마지막 차원은 무대 위에서의 자신감이다. 대규모 관중 앞에서 당황스러움, 창피함, 두려움, 자의식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위험과 기회에 맞설 수 있는 자질을 가리킨다.

사람들의 본성에 대한 민간의 믿음

  1. 성격 특성은 기본 자질과는 달리 단 한 번의 표현으로 확정되는 경향이 있다. 성격 특성은 중대한 사건을 미처 피하지 못한 드문 경우에 나타나는 것이기에 즉각 뒷받침할 근거를 보태거나 수정할 수가 없다. 부득이 하나의 표본에 기댈 수밖에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성격 특성이란 예외를 허용치 않는 이미지에 속한다는 점이다. 개인이 가장 벗어나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순간에 자기가 한결같은 성격의 소유자임을 보여줄 결정적 기회가 찾아온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한결같음이 사실상 성격의 전부다.
  2. 일단 강한 성격이 입증되고 나면 당장은 성격을 재구성할 필요가 없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행위자가 자기 성격을 지킬 수 있다.
  3. 어떤 식으로든 한번 성격 표현에 실패하면 개인은 그 이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자포자기에 빠진다는 믿음도 있다. 자기에게는 철저히 지켜야 할 의지가 있고 의지를 지키지 못하면 완전히 무너진다는 믿음에 사로잡힌 병사는 적군의 심문에 무언가를 한번 누설하고 나면 자기가 알고 있는 기밀을 전부 털어놓는 경향이 있다.
위험을 피하면 '겨룸을 놓고 겨루기'가 벌어지는 결과가 따른다. 성격이 망가질 위험한 상황을 피하려는 사람은 겨룸에 들어갈지 말지를 놓고 제3자와 겨루어야 할 처지에 놓인다. 공격자는 자기의 먹잇감이 무슨 수를 쓰든 대결을 피하려 든다고 생각하면 증인을 세워 자신의 용맹을 과시하고 상대의 약점을 노출시키려 한다.

사소한 언행이 심각한 대결이나 결전을 자초할 수 있다. 결판을 내는 동작을 하나 구체적으로 들어보다. 일어서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보는 자리로 걸어가 공개적으로 행동을 촉구하는 몸짓이다. 성인들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뜻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비행청소년의 걸음걸이'라는 것이 있다. 그런 걸음걸이로 자기네가 먼저 움직였다는 뜻은 물론이고 자기네가 겨냥했고 또 겨냥하는 상대가 맞서기를 피했다는 뜻도 동시에 드러낸다. 투우장에서 투우사가 으스대며 걷는 산둥가(Sandunga)라는 걸음걸이도 표현양식의 일종이다.

인간에 대한 전통적인 사회학의 관점은 낙관적이다. 사회적으로 규정된 목표를 '이기심'에 사로잡혀 탐하는 짐승 같은 인간을 보면, 그를 붙잡고 면밀하게 구성된 기본원칙에 따라 욕망을 절제하라고 설득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나는 중요한 규칙으로 '상황적 속성', 즉 당면한 상황에서 개인이 보여주어야 할 품행유지 규준을 보태고 싶다). 따라서 개인이 일으키는 문제는 주로 합당한 욕망을 습득하지 못하거나 욕망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일부러 어기는 탓에 생긴다.

안전하지만 순간에 충실하지 못한 삶에 대한 일종의 양가감정도 있다. 성격에는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면도 있지만 쉽게 표현할 수도 안전하게 획득할 수도 없는 면 또한 있다. 신중하고 빈틈없는 사람들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성격을 드러낼 기회를 단념해야 한다. 개인을 운명적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장치는 또한 그 자신에 관한 새로운 정보, 중요한 표현을 가로막는 장치이기도 하다. 그 결과, 신중한 사람은 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어떤 가치, 바로 자기가 바람직한 사람임을 표현할 수 있는 어떤 가치를 실현할 길이 없다.
그래서 실용적 도박을 찾거나 아니면 적어도 일상사에서 무언가 일을 벌인다. 정상을 벗어난, 피할 수도 있는, 극적인 위험과 기회로 가득 찬 일들이 바로 행동이다. 운명적 성격이 강할수록 행동은 더 위험해진다.
운명적 상황은 개인에게 아주 특별한 시간을 선사하고, 위험한 행동이 그 개인에게 특별한 시간을 체험하게 해준다. 개인은 운명적 상황에 자신을 던질 각오를 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한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개인이 자신을 던지게 만드는 상황에서는 문젯거리이며 사후영향이 있는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개인의 주관적 경험이 유지되는 동안 개인이 상황에 대처한 결과가 나오고 보상도 얻어야 한다.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째깍째깍 흘러가는 몇 분 몇 초의 시간과 맞서야 한다. 짧은 시간 안에 결판이 나는 불확실한 결과에다 자신을 던져야 한다. 그리고 적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피할 수 없을 때는 개인은 자신을 운명에 맡겨야 한다. '도박'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위험한 행동은, 대개 영웅주의에 결부된 기회를 몽땅 상실할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도, 영웅적 품행과 비슷한 도덕적 이점을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러나 위험한 행동에는 또 상당한 대가가 따른다. 개인이 대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삶의 한 영역에서 운명적인 것으로 보이는 행동에 참여한 대가를 나머지 삶에서 치르도록 정교하게 계산해놓은 상업화된 영역에 참여하는 것이다. 소액의 요금만 치러도 되고 의자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집을 나서기만 하면 된다.
성격은 유지하되 비용은 줄이고 싶은 사람들에게 사회가 제공하는 또다른 해결책이 있다. 대중매체를 통해 대리체험을 제조하고 배포하는 것이다.
상업화된 대리체험의 내용을 검토해보면 놀라울 만큼 획일적이다. 실용적 도박, 성격 겨루기, 위험한 행동이 묘사된다. 운명을 건 행동을 벌이는 사람의 속임수, 일대기, 그럴듯한 관점도 보여준다. 그러나 언제나 똑같은 흘러가버린 행동 목록을 생중계하듯 내보낸다. 다양한 종류의 운명적 사건에 연루된 허구의 인물이나 실제 인물과 우리르 동일시하고 대리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회가 사방에 널려 있다.
삶에서 이미 제거된 성분인 갖가지 형태의 운명적 사건들이 왜 그토록 인기가 있을까? 앞서 지적한 것처럼, 소비자는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면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흥분을 얻을 수 있다. 이 동일시 과정을 촉진하는 요소는 두 가지다. 첫째, 운명을 건 행동은 말 그대로 완벽하고 효과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연기자를 자기의 대리인처럼 느끼게 만든다. 한 인물이 의사결정자도 되고, 집행자도 되고, 조직의 관련자도 된다. 실제 인물이든 허구의 인물이든 한 인물과의 동일시가 집단, 도시, 사회운동 또는 트랙터 공장과의 동일시보다 쉽다. 적어도 부르주아 문화에서는 그렇다. 둘째, 운명적 사건은 전모를 다 볼 수 있을 만큼 작은 시공간에서 시도되고 실현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의 발흥이라든지 제 2차 세계대전의 발발 같은 현상과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묘사하니 한자리에 앉아서 볼 수 있다. 다른 사건들과는 달리 본질적으로 묘사와 관람에 적합하다.

우리가 운명적 사건을 대리소비 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거기에는 분명 사회적 기능이 있다. 우리가 현실세계에서 시선을 도릴 때마다 우리 모두가 안전하게 동일시할 수 있는 명예로운 인물과 그들이 벌이는 운명적 사건들을 볼 수 있다. 이런 동일시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온전히 지키려면 대가가 너무 크고 위험한 운명적 활동의 품행 코드가 명료해지고 재확인된다. 아무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일상의 행동을 판단할 수 있는 준거틀이 보장되는 것이다.
인물과의 동일시는 위험한 과제·성격 겨루기·위험한 행동, 이 세가지 운명적 활동에서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는 그 세 가지가 본질적 관련성이 있다고 믿기 쉽다. 성격 때문에 운명적 행동에 말려든 사람은 나머지 두 가지 활동에도 참여해야 하고 또 그런 삶을 바람직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형태야 어떻든 모든 운명적 사건에 나오는 영웅의 친화력은 그 영웅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운명에 대리참여 하는 우리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보지 못한다. 우리는 욕구 충족을 위해 그런 낭만적인 인물들을 만들어내고 키운다. 우리에게는 같은 값에 될 수 있는 한 많은 성격들과 대리접촉 하려는 필요의 경제가 있다. 그 모든 운명적 활동을 추구하는 인물로 우리가 오인한 살아 있는 개인이란 소비자의 일괄 구매품에 살과피를 덧붙인 것에 불과하다.

행동이 있는 곳으로 갈 때 사람들은 대게 운이 정해진 곳이 아니라 운을 걸어야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간다. 실제로 행동이 벌어진다면 자기가 아니라 자기와 같은 부류에 속하는 누군가 다른 사람이 행동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가야 할 곳은 다른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대리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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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총체적 시각으로 책을 바라보기.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몇 년 전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전해 들었던 책이다. 언제 한번 봐야지 하고 묵혀두었다가 최근에 자꾸 눈에 띄어서 읽어보았다.
새로운 책은 계속 쏟아져 나오는데, 사람이 모든 책을 다 읽기는 어렵다.
그래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해야 할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상황을 보여준다.
피에르 바야르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할 일이 꼭 있는 모양이지만,
나는 굳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해야 할 상황이 없다.
그냥 읽어본 적 없다고 대답한다.
혹 책은 읽지 않았지만 아는 작가라면, 그로 인해 책 모습이 대략 윤곽이 잡힌다.
그런 식으로 어떤 책인지 추측하며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하는데,
피에르 바야르도 그런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사실 책을 읽었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단 일 년만 지나도 내용 대부분이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소화한 부분만 남고 그 나머지는 전혀 처음 보는 내용처럼 낯설다.
아마 같은 책을 둘이나 셋이서 함께 읽어도, 서로의 머리와 가슴에 스며든 글귀가 똑같진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읽은 책을 이야기하는 것도 서로 읽지 않은 책을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글자에 얽매이지 않고 문맥을 이해하면 된다.
예전에 아이들이 거짓말하는 것을 혼내지 말라는 영상을 보았다.
거짓말은 창조의 과정이고, 그 창조적 과정을 멈추지 않았을 때 위대한 이야기꾼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읽지 않은 책. 모르는 것에 대해 말하면 어떤가?
우리는 화성에 가보지 않았지만, 그곳 생활을 상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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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 1956-1989


내게 소설가는 항상 동경의 대상이다.
연필을 악기 삼아 연주하는 예술가들.
그들이 던진 문장이 인간에게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가보지 않은 곳에 데려가서,
겪어보지 못한 일을 겪게 해준다.
소설은 가장 적은 투자로 할 수 있는 여행이고,
아무리 큰돈을 들여도 만나기 힘든 경험을 선사한다.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쓰인 이야기들이 아직도 팔팔하다.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 1971-1989 - 책갈피


박순녀 - 어떤 파리(巴里)

남편과 아내가 따로따로 그 인생을 걷는 일에 나는 참을 수 없는 모멸을 가지고 있다. 전란을 당해 그 화를 피할 때 남자 혼자만을 떠나보내는 부부관계가 견딜 수 없었다. 잠시의 피난으로 알았다고도 하고 도저히 행동을 같이할 사정이 아니었다고도 말들을 했다. 아니다.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편리 위주의 남자와 여자관계가 나를 절망케 해왔다.

“서형이나 나나 우리는 언제나 지도를 받는 쪽이오. 이 지도받는 쪽이 어쩌다 한마디 하면 저 자식 공산주의다. 하고 나온단 말예요. 도대체가 권력은 필연적으로 반역자를 만드는 법 아니요. 반역자가 없는 것이 얼마나 비관이냐를 모른단 말예요. 우리 권력은.”

송기숙 - 백의민족(白衣民族)

그런데 이 여인은 아까도 눈을 끌었던 대로 여간 품위가 있어 보이는 게 아니었다. 방금도 자리에 앉는 자태가 꼭 논에 내리는 학(鶴)이었다. 자리를 정해놓고 조심스레 한번 주위를 둘러보고는, 몸무게를 치올리듯 치맛자락을 한쪽으로 쓸어올리며, 살포시 자리에 몸을 내려놓았다. 학이 앉을 자리를 어름잡아놓고 허공을 날아 한 바퀴 주의를 살피고는 조심스레 미끄러내리다가 날개를 활닥여 몸무게를 찔근 치올리며 모 포기 사이에 다리를 내려놓듯⋯⋯.

“네 이놈! 아까는 나를 사정없이 퉁겼겠다! 이제 맛 한번 봐라. 이렇게 어르며 손톱에 호호 독을 넣어가지고 덤비니까, 예쑤님이 겁이 나서 도망을 치려고 했습니다. 가만있어, 그러지 말고 신사적으로 하자. 그럼 이마빼기를 맞겠나 그 대신 돈을 내겠나, 둘 중에서 하나를 택해라. 그래서 두 손을 이러고 있는 겁니다.”
폭소가 터졌다.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들 웃었다.
“그러니까 부처님이 빙그레 웃는 것도 다 속이 있구나!”

김원일 - 바라암(波羅巖)

돌아보지 않겠다 다짐하건만 지수는 몇 차례 숲에 가린 바리암을 더듬는다. 어룽진 눈으로 암자를 더듬으며 소리 죽여 운다. 오솔길로 뻗어나온 칡넝쿨과 나무뿌리에 걸려 휘청거리기 또한 몇 차례, 그의 소맷자락이 눈물로 다 젖는다.

손금을 바꿀 수 없듯 팔자에 없는 복을 어찌 불러들이리오. 태어날 때 지니고 나온 쪽박, 어떤 이는 귀인 후사로 큰 쪽박을 지니고 태어나고, 어떤 이는 미물 후사로 작은 쪽박 지니고 태어나, 그 쪽박에 담을 만큼 현세의 없을 담다 끝내 빈손으로 내세에 들긴 마찬가진데 무엇을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리오.

김문수 - 성흔(聖痕)

- 생명보다 돈을!
이런 보이지 않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병원들이 많다는 것은 새삼스런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는 공연히 그 신축된 병원의 고층건물 앞을 지나면서 묘한 저항감을 느끼고 있었다.
“젠장할 뭐가 인술(仁術)이냐? 인술이라구? 하기야 술(術)은 술(術)이지! 흡혈술(吸血術)도 술術이니까⋯⋯.”

“선생님.”
“네?”
“선생님도 말씀 좀 하세요.”
기자 친구 옆에 앉은 ‘나해주’ 양의 시선이 내 얼굴에 와 꽂혔다.
“무슨 얘길 합니까?”
“아무 얘기나요. 얘길 안 하고 잠자코 계시니까 꼭 안주 같아요.”
“안주?”
“네.”
“안주라니?”
‘나해주’ 양이 대답은 않고 갑작스레 떼굴떼굴 구를 듯 웃어댔다.
“술자리에 말이 없는 건 안주뿐인가 하노라. 즉 안주는 말이 없다, 이 뜻이야.”
- 여덟 시 이십 분.
나는 이렇게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그리고 속으로 히죽이 웃어버렸다. 외사촌형의 눈이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여덟 시 이십 분’은 내 외사촌형의 별명이었다. 양쪽 눈꼬리가 아래로 축 처져있는 꼴이 꼭 여덟 시 이십 분을 가리키는 시곗바늘을 닮았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이었다. 그를 아는 사람이면 모두들 그의 착한 마음씨를 좋아했다. 친척들은 모두들 사람이 인덕 있게 생겼다고도 했고 복 받을 상이라고도 했다. 사실 그는 누가 보아도 인상이 좋은 그런 얼굴이었다. 여덟 시 이십 분을 가리키는 시곗바늘을 닮은 눈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도 몰랐다.

이세기 - 이별(離別)의 방식(方式)

아버지가 있다는 미국이 어디쯤인지 점점 더 현실감이 없어지고, 어머니가 가버린 천국이나 아버지가 가버린 미국이나 내겐 의미가 같은 고장처럼 느껴졌다.

유재용 - 두고 온 사람

곰보가 병국이를 끌다시피 하고 사무실을 나오더니 아버지 쪽을 가리키며 병국이를 떠밀었다. 병국이는 주춤거리더니 곰보의 재촉하는 눈길을 받고는 아버지를 뒤따라갔다.
“아저씨, 저, 저 품값 주세유.”
병국이가 말했다.
“품값이라니.” 아버지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물었다.
“아저씨네 집에서 이 년 동안 심부름한 품값 말이에유.”
병국이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너 요전에 사람덜 보내서 광 속에 있는 곡식 가마 다 져내가구 무슨 소리냐?”
아버지가 꾸짖듯 말했다. 병국이는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신발로 땅바닥만 문지르고 있었다. 곰보가 아머지한테로 달려들었다.
“이 반동분자 영감아, 그 쌀이 느이 꺼야?”
곰보는 악을 쓰며 아버지를 힘껏 떠밀었다. 아버지는 땅 위로 나둥그러졌다. 곰보는 쓰러진 아버지의 얼굴을 발로 밟았다.
“밟아버려! 이 멍충이새끼야, 빨리 발루 짓뭉개노라구.”
곰보는 병국이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병국이는 마지못한 듯, 발 하나를 들어, 쓰러져 있는 아버지의 넓적다리 위로 올려놓았다. 아버지의 코와 입술이 터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놈으 새끼덜, 잡아 쥑에라!”
동네 사람들이 소리 지르며 몰려온 것은 그때였다. 곰보는 골목 안으로 재빨리 도망쳐버리고, 아버지의 넓적다리 위에 발 한 짝을 올려놓고 어릿어릿 서 있던 병국이를 동네 사람들이 겹겹이 둘러쌌다. 병국이가 옷이 갈가리 찢기고 피투성이가 되어 정신을 잃고 땅바닥에 나자빠진 것은 눈깜짝할 사이였다.

조정래 - 유형(流刑)의 땅

“서른 계집 암내에 쉰 사내 기둥뿌리 빠질 테니 조심해.”
“암, 암, 스물 계집 고게 비지살 조개라면 서른 계집 고건 찰고무 조개야. 섣불리 꺼떡대다간 허리까지 내려앉는다구.”
노동판 험한 입들은 만석의 느닷없는 섹시 맞이를 그대로 보고 넘기지 않았다.
“요런 바르장머리 읎는 삭신들아, 염려들 말어. 안즉 아들로만 열을 뽑을 기운이 남았응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어쩌면 시나브로 세월이라는 것을 한술씩 떠 마시며 죽어가는 것인지도 므를 일이었다. 세월을 마디마디 묶어 표시해놓은 나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것이었다. 마흔여덟이 다르고, 마흔아홉이 다르고, 더군다나 쉰은 더 다른 얼굴이었다. 서리 내린 다음의 나뭇잎이 하루 사이로 달라지듯 늙음으로 치닫는 나이도 다급히 변색해갔다. 한 해가 다르게 몸에서 진기가 말라가는 것이었다.

참게한테 물릴 때의 아픔은 대단한 것이었다. 눈에서 불꽃이 번쩍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자지 끝이 맵게 쏘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는 손가락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아파지는 것이다. 그러나 손가락이 잘려나가지는 않았다. 눈앞이 노래지며 무릎이 자꾸 꺾이는 배고픔을 없앨 수 있다면 그까짓 아픔쯤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이동하 - 폭력요법

폭력의 진면목은 어쩌면 이런 데 있는지도 모른다. 정당한 이유가 있어 행해지는 폭력은 이미 폭력이 나니 것이다. 이른바 명분 있는 폭력 말이다. 명분이 깃발처럼 으레 앞세워지고 또 당당하게 외쳐지는 폭력들 말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다양한, 오만 가지 알록달록한 명분 아래, 또 얼마나 허다한, 크고 작은 폭력들이 염치없고 거침없이 자행되어왔는가를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는 터이다. 그래서 때로는, 마치 폭력이 아니기나 한 것처럼 착각되기도 했던 것이다. 생각해보라. 폭력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위장언 더 쉬웠다. 말하자면 전쟁이나 혁명이 바로 그랬던 것이다.

어느 날 사복경관 두 사람이 느닷없이 나타나서 장가를 답삭 묶어간 것은 그 당연한 결과였으리라. 녀석은 달려가면서도 무시무시한 소리를 남겼다고 했다. 두고 보라, 이만한 일로 넥타이 공장으로 보내지진 않을 테니 내가 돌아오는 날까지 부디 죽지들 말고 곱게 살아다오, 운운⋯⋯.
장가의 말은 사람들의 마음에 불안의 씨로 남았다. 당연한 노릇이다. 그의 얼굴이 얼핏 떠오르기만 해도 등골이 써늘해지더라는 것이었다. 그딴 악질들은 굳이 죄의 경중을 따질 것이 아니라 아예 싹 치워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은연중 꿈틀거렸다. 세상에 좀 더 남겨둬서 뭣에 써먹겠다는 건가. 어차피 암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다면 신속하고 완전한 제거만이 현명할 조치일 터였다. 그러므로 더 이상 타인의 생에 분탕질을 할 기회를 영구히 봉쇄하기 위해 그딴 녀석은 목을 달아매든지, 전기구이를 해버리든지, 심장에 불콩을 몇 알쯤 박아넣음으로써 그놈의 무익한 펌프질을 그만두게 하든지 아, 좀 그렇게 속시원히, 야무지고 딱 부러지게 다스려주면 좋겠다고 다들 소망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었다.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 1956-1970 - 책갈피


손창섭 - 혈서(血書)

그러나 역시 달수는 이십삼 년 동안 을 이만큼 살아온 것이다. 악성 전염병이 그토록 무섭게 창궐한 해에도 그는 병사하지 않았고, 수없이 많은 생명들이 애매히 또 무참히 쓰러져간 6⋅25도 그는 무사히 넘겼고, 해마다 발표되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엄청난 숫자 속에도 그는 끼이지 않았고, 그렇다고 준석이처럼 한쪽 다리가 절단되는 일조차 없이 지구상에 있는 이십여 억 인류의 그 누구와도 꼭 마찬가지로 그도 역시 ‘우연히 살아 있는 인간’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김광식 - 213호 주택(二百十三號住宅)

전차 정류장, 버스 정류장에는 이렇게 거리를 지나온 사람들이 어제도, 오늘도 교외로 달리는 버스를 기다린다. 간신히 탄 전차나 버스는 발을 옮길 길이 없다. 남녀노소의 육체와 육체가 맞부딪쳐 안고, 등지고, 진동이 일어날 때마다 밀고, 당기고, 엎치고⋯⋯ 덮치고 그래도 타고 가야 하는 전차요, 버스다.

그 남편들은 그렇게도 집이 그러워설까. 늦게 돌아가면 아내가 짜증을 내는 것이 무서워설까. 배가 고파설까. 할 수 없어서 그렇게도 꼭 같은 시각에 질식하는 버스를 타야 하는 것일까. 도심지에서 주택이 늘어선 교외로 달려가는 남편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그 하루를 온갖 정력을 기울여 일했다. 돌아가는 길에 한 컵의 술로 메마른 목을 축이지도 못하고, 숨을 돌리지 못하고 곧장 집으로 가야 하는 남편들이다. 그들은 가끔 이러한 자기 자신들을 생각하며 버스에 흔들려 간다. 그러나 김명학 씨는 오늘 사장으로부터의 사직권고의 이야기만 해석해보는 것이다.

그들 남편들 속에는 그리웠던 처와, 즐거운 저녁식사가 반가이 맞아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남편들은 따분한 주택에 아무런 사랑도, 아무런 기대도 갖지 않고 맞아주는 아내가 있는 집으로 찾아간다.

나는 온갖 정력을 기울여 일하고 일했다. 기계와 살아왔다. 헌데 발전기와 인쇄기들은, 아니 사장은 고장의 사전 발견을 못했다고 나를 내어쫓는다. 기계나, 사람이나, 너희들은 나의 식구를 생각지 않아도 좋으냐? 사장 당신은 인간이 아닌가? 내가 고장의 사전 발견은 못했으나 고쳐놓은 것만은 사실이 아닌가. 기계란 건, 특히 전기란 전혀 예측 못하는 데 고장이 난다는 것을 기술자라면 안다. 기사는 사람이다. 사람은 고장 전에 기계의 고장을 발견하는 기계는 아니다. 사람은 기계가 못 되는 것이다. 나는 기사로서 십칠 년간 기계의 고장을 고친 사람이다. 못 고친 것이 없다. 고장이 문제가 아니고, 고장을 고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사고 전에 고장 날것을 발견하라고? 그리고 나를 면직시킨다?

“우리 이야기 좀 해보자. 자네는 아나? 오늘의 사회는 인간의 노동을 강제노동으로 타락시켰어⋯⋯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노동을 고통으로 아는 거야.”
“이 친구가 또 갑자기 왜 이래.”
“왜 이러긴 뭐가 왜 이래⋯⋯ 사회란, 그놈의 조직이란 의무도, 약속도, 규칙도, 질서도 강제적으로 인간에게 요구해. 우리는 대등이 아니야. 그러니까 우리는 노동에서 고통을 느끼는 거야.”
“이 친구가 왜 자꾸 이래. 그런 말은 후에 하고 술이나 마셔.”
“그 따위 소린 말구, 내 말에 대답해봐.”
“그럼 하나 물어볼까. 노동이 강제적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존재하던 시대가 있었나? 미래에도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아나?”

박경리 - 불신시대(不信時代)

“천주님이 계신 이상 우리는 불행하지 않다. 천주님이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주어 너를 부르신 거야. 모든 것이 다 허망한 인간세상에 다만 천주님만이 빛이 된다.”

진영은 문득 예수 사랑할라고 예배당에 갔더니 눈 감으라고 해놓고 신 도둑질 하더라. 그런 야유에 찬 노래를 생각했다.

이호철 - 판문점(板門店)

“감은 더운 물에 넣어야 떫은 맛이 없어지지 않아요? 너무 오래 데우면 껍질이 벗겨지고 물큰물큰해지지요. 요컨대 타락의 징조라는 것도 당사자의 경우에선 적당히 감미롭고 졸음이 오듯이 고소하고 팔다리를 주욱 펴고 있는 것같이 그래요.”

“신념이 문제지요. 자유는 허풍선과 같은 허황한 것일 수가 없어요. 자유의 진가는 그 사회 나름의 일정한 도덕적 규범과 인간적 품위와 결부가 되어서 비로소 제대로 설 수 있는 거지요. 자유 이전에 정의가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자유는 이용만 당해요. 빛 좋은 개살구지요.”

“말쏨시가 역시 망종 냄새가 나요. 거기선 남자 구실을 하려면 그래야 되나요?”
“망종이라니, 무슨 소리야? 못 알아들을 소린데.”
“망할 종자, 이를테면 망나니, 어깨, 깡패⋯⋯.”
“그럼 꽁생원만 사낸가, 거기선?”
“천만에.”
“그럼 됐어.”

한말숙 - 흔적(痕迹)

“그만두어요. 하나님 하는 일 치고 시원한 꼴 본 일 없어요. 나도 어릴 때는 교회에 가서 찬송가도 많이 불렀지만, 가만히 보니까 자식 만들어놓고 네 힘껏 먹고 살아라. 나는 모른다는 애비 같은게 하나님입디다.”
“어허, 죄로 가오, 죄로!”
“누가 만들어달랬나, 제멋대로 만들어놓고는 날 믿으라 믿으라하니⋯⋯. 그까짓 하나님 있거나 없거나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최상규 - 한춘무사(寒春無事)

일찍이 가난을 창조하지는 않았으나 이는 창조해놓은 신의 저의는 측량할 길이 없다.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그는 금방이라도 훌훌 먼지라도 털어버리듯이 그 일을 집어치우고, 저 자유의 대열 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못한다. 그가 기다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하나씩 앞당겨서 그것을 기다릴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은 그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는 기다린다. 그들 때문에 기다린다. 그들을 기다린다. 그들이 없어지기를 기다린다. 자기에게 무엇을 강요하는 타인들이 없어져버리기를 기다린다.

건강한 사람에게만 가능한 포식요법(飽食療法), 인간은 배고플 때에만 영적(靈的)이다. 그러나 배가 부른 것은 영적인 것보다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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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27년간 국립국어원에 몸담았던 언어학자가 알려주는 '오류 없는 글쓰기'. 품격 있는 글쓰기.


블로그 글을 쓰거나 채팅을 할 때.
SNS에 포스팅하고, 댓글을 달 때.
20년 전만 해도 글을 쓰기보다 말할 일이 많았는데,
휴대폰이 나오고 문자로 소통을 시작한 이래로 글을 쓸 일이 많이 늘었다.
초등학교 때 받아쓰기는 제법 잘 하는 편이었는데,
어째 글이란 건 쓰면 쓸수록 어려운 것투성이다.
품격 있는 글쓰기.
다양한 기사 글을 예문으로 오류를 바로잡으며 설명한다.
틀렸다는 기사를 아무리 봐도 고칠 부분을 못 찾겠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저자가 고쳐놓은 글을 보면 글이 한결 눈에 잘 들어온다.
고수의 무공 비급을 주운 기분이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비급도 익히지 않으면 소용없는 법.
주기적으로 들춰보고 참고할만한 책이다.

품격 있는 글쓰기 - 책갈피


띄어쓰기

첫째, 의존명사는 띄어써야 한다. 의존명사도 하나의 단어이기 때문이다. 의존명사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것, 바, 줄, 만큼, 따름, 뿐, 데' 따위는 의존명사이다.
둘째, 조시는 붙여써야 한다. 조사는 명사나 의존명사 뒤에 붙어 쓰인다. 조사는 단어기는 하지만 예외적으로 앞에 오는 명사나 의존명사에 붙여쓴다. '이,가,은,는,을,를,에,에게,로부터,까지,조차'같은 조사는 물론이고 '만큼, 밖에, 같이' 따위가 조사로 쓰일 때에 앞에 오는 말과 붙여써야 한다. 예컨대 '만큼'은 '일찍 일어나는 만큼 많이 일한다'와 같은 경우에는 의존명사이므로 앞에 오는 말과 띄어써야 하고, '나도 너만큼 키가 크다'와 같은 경우에는 조사이므로 앞에 오는 말과 붙여써야 한다.
셋째, 단어인지 구인지 잘 구별해서 단어이면 붙여쓰고, 구라면 단어와 단어 사이를 띄어써야 한다. 예컨대 '큰집에서 제사를 지낸다' 같은 경우에 '큰집'은 단어이므로 붙여서 쓴다. '대궐처럼 큰 집에서 살아보는 것이 꿈이다' 같은 경우에 '큰 집'은 구이므로 '큰'과 '집'을 띄어서 쓴다.
넷째, 의존명사와 어미를 구별해야 한다.

피동은 능동을 나타내는 동사에 접미사 '-이-','-히-','-리-','-기-'가 붙어서 표현되기도 하고 '지다'가 붙어서 표현되기도 하며 '되다', '당하다','받다'가 결합되어 피동을 나타낼 때도 있다.
피동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되는데 글을 쓸 때에 피동을 중복하는 경우가 빈버니 나타난다. 즉, 피동을 나타내는 접미사 '-이-'에 추가로 '-어지다'를 넣는 사례가 흔히 발견된다.

'-시키다'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사동의 뜻을 갖는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다.

논설문은 주장을 펴기 위해서 쓴다. 주장을 선명하고 강하게 나타내기 위해 때로 격한 표현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쳐서 듣기 거북한 상스러운 표현까지 쓴다면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말은 끊임없이 변하는 특징이 있다. 있던 말이 쓰이지 않으면서 사어가 되고 없던 말이 새로 생긴다. 말은 고정불변이 아니다. 문제는 별로 필요하지도 않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도 못하는 말을 만들어서 쓰는 일이다. 말이란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두루 쓰지 않는 말을 쓰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외국어를 쓰지 말아야 할 가장 큰 이유는 독해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이란 소통을 목적으로 쓰는 것인데 낯설고 어려운 외국어를 씀으로써 소통에 방해가 된다면 글을 쓰는 보람이 없게 된다.
한편 외래어를 쓸 때에 외국 문자를 써서는 안됨을 읒지 말아야 한다.

문맥에 딱 들어맞는 단어를 쓰지 않았을 경우 독자는 의아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문맥에 딱 들어맞는 말을 썼을 때는 느끼지 않을 의아함, 당혹감,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문장 속에서 단어들은 따로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반드시 다른 말과 관계를 맺는다. 주어인 명사는 서술어인 동사와 관계를 맺고 타동사는 목적어인 명사와 관계를 맺는다. 그 밖에도 문장 속에서 단어와 단어가 관계를 맺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단어와 단어가 맺어질 때 서로 잘 맞는 말이 있고 잘 맞지 않는 말이 있다. 잘 맞는 말끼리 연결되면 뜻이 선명하지만 맞지 않는 말끼리 연결되면 뜻이 모호해진다.

입으로 하는 말에서는 책이나 신문의 글과 달리 주어가 생략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대화체 말에서는 주어가 생략되더라도 생략된 주어가 무엇인지 뻔히 알기 때문에 주어를 생락하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그러나 글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글에서는 주어가 빠지면 즉각 '빠진 주어가 뭐지?' 하는 의문이 든다. 문맥을 통해 빠진 주어가 무엇인지 금세 알 수 있다면 글에서도 주어를 생략할 수 있다. 그런 경우가 아닌 한 글에서 주어를 빠뜨리는 것은 금물이다. 글의 뜻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주어가 없는 문장이 비문버적인 문장, 즉 비문이듯이 서술어가 없는 문장도 당연히 비문이다.
서술어는 주어에 호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부사어도 호응하는 서술어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부사어는 있는데 호응하는 서술어가 없는 문장이 있다. 이 역시 비문이다.

주어와 서술어는 어떤 문장에서든 반드시 필요하지만 목적어나 부사어는 모든 문장에 다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목적어나 부사어는 서술어에 따라 필요할 수도 있고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어떤 서술어가 목적어나 부사어를 필요로 하는데도 불구하고 목적어나 부사어가 없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필수적인 성분이 빠져 있기 때문에 비문법적인 문장이 된다.

조사는 문장 성분들 사이의 관계를 맺어 주는 기능을 한다. 조사가 제대로 사용되어야 문장 성분들의 관계가 잘 맺어진다. 문장의 주제를 나타내는 조사 '는'을 한 문장 안에 두 번 이상 쓰면 문장을 이해하기가 무척 힘들어진다. 다른 보조사도 마찬가지다.

접속을 할 때 중요한 점은 동질적인 것끼리 접속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명사구와 명사구가 접속되어야지 명사구와 동사구가 접속되어사는 안된다. 접속, 나열뿐 아니라 비교도 동질적인 것들끼리 이루어져야 한다.

문장이 문법적으로도 문제가 없고 의미도 불투명하지 않고 선명하지만 과장이 심하거나 억지가 들어 있다면 수긍하기가 어렵다. 논설문 중에는 그런 경우가 간혹 있다. 문장의 의미는 명료하지만 주장하는 바를 독자가 전혀 수긍하지 못한다면 글을 쓴 보람이 없다.

문장과 문장이 이어질 때 연결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왜 이 문장이 쓰였는지 이해되지 않는, 엉뚱한 문장이 와서는 안 된다. 모든 문장은 앞 문장과는 물론 그 다음 문장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한다. 건물의 계단이 차례대로 한계단씩 높아져야 하듯이 문장과 문장이 연결될 때 엉뚱한 문장이 와서도 안되고 뜻이 같은 말이 되풀이되어서도 안 된다. 앞뒤의 문장과 의미상 별 관련이 없는 문장이 끼어 있을 때 독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런', '그렇다면', '그런'과 같은 말은 앞에 나오는 어떤 말을 되받는 지시어다. 문장에서 집시어는 지시 대상이 무엇인지 명확할 때 써야 한다. 문제는 지시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데 지시어를 사용하는 경우다. 금방 지시어를 찾을 수 있을 때는 문제가 안 된다. 지시어를 씀으로써 앞의 말을 되풀이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지시어 사용은 지시 대상이 쉽게 찾아질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가 글을 이해하는 데 불편을 준다.

어떤 글이든 그 글에 적합한 문체가 있기 마련이다. 일기는 일기에 맞는 문체가 있고 소설은 소설에 맞는 문체가 있다.

설명문이든 논설문이든 글에서는 정확한 사실관계가 기본이다. 사실관계가 어그러지면 아무리 문장이 문법적이고 의미가 뚜렷해도 소용이 없다.

줄임말

  • 어떻게 해 -> 어떡해
  • 안 된다고 해 -> 안 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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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내 안에 잠자고 있는 초코홀릭 감성을 깨우자. 빈투바 전문가가 되는 방법. 초코홀릭.


나는 초콜릿을 좋아한다.
나는 초콜릿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그냥 설탕 덩어리 초콜릿.
커피로 따지면 커피믹스였다.

초코홀릭.
커다란 판 초콜릿 같은 표지를 가진 아름다운 책.
이 책 덕분에 초콜릿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호식품. 초콜릿.
이제 더는 초콜릿을 이용하는 말장난에 속지 않으리.

-'초코홀릭 (Chocolate, become a bean to bar expert)'

초코홀릭 - 책갈피


아메리카 대륙은 3,500년 이전부터 초콜릿을 즐겼다. 처음에는 종교의식에서 음료로 소비되던 것이 고대 메소아메리카 시대에 와서는 고가치 상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화려한 빛깔의 깃털이나 보석, 옷 등을 카카오콩과 교환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란 명칭은 카카오나무, 카카오꼬투리, 카카오콩을 가리킨다. 고대 마야왕국에서 카카오를 '카카우(kakaw)'라고 불렀던 것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1753년, 유명한 스웨덴 식물학자인 칼 폰 린네(Carl von Linne)가 카카오나무의 학명을 '테오브로마 카카오(Theobroma Cacao)'라고 붙였는데, 이는 '신들의 음식'이라는 뜻이다. 오늘날 초콜릿 업계에서는 '카카오'와 영어식 명칭인 '코코아'를 혼용하고 있다.

초콜릿은 수천 년간 음료로 소비되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달콤한 핫초콜릿과는 완전히 다르다. 코코아콩을 갈아 물과 옥수수 가루를 섞은 뒤 바닐라, 칠리 ,꽃 등의 향미료를 첨가한 음료였다.

카카오나무에서 초콜릿이 되기까지.
1. 수확 : 카카오가 익었다고 판단되면 농부들은 '마체테(machete)'라 부르는 큰 칼로 꼬투리를 딴다. 수확한 꼬투리를 갈라 카카오콩고 가와규을 분리한다.
2. 발효 : 카카오콩을 5~7일간 상자에 넣고 발효시킨다. 공기가 잘 통하도록 며칠마다 카카오 콩을 뒤집어주며 골고루 발효시킨다.
3. 건조 : 코코아콩을 넓게 펼쳐놓고 일주일가량 태양광에 건조시킨다. 반복해서 뒤집어주어 골고루 건조시킨다.
4. 운반 : 코코아콩을 통기성 좋은 마대자루에 담아 포장한 뒤 창고나 초콜릿 공장으로 직송한다.
5. 협잡물 제거 : 코코아콩에 섞여 있는 잔줄기나 나뭇가지를 제거하고, 깨지거나 곰팡이가 핀 코코아콩도 제거한다.
6. 로스팅 : 코코아콩을 로스팅해 향미를 발현시킨다. 이 단계에서 세균이 죽고 껍질은 벗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7. 으깨기 : 코코아콩을 식힌 다음 으깨어 코코아닙스(nibs)로 만든다.
8. 윈노윙(WINNOWING) : 바람을 이용해 가벼운 껍질은 날려버리고 코코아 닙스만 남긴다.
9. 그라인딩과 미분쇄 : 코코아닙스를 갈아 걸쭉한 반죽 형태로 만든다. 이것이 바로 '코코아 원액'이다.
10. 첨가물 추가 : 코코아 원액에 설탕과 코코아버터를 넣는다. 유고형분이나 분말 향미료를 넣기도 한다.
11. 콘칭(CONCHING) : 녹아 있는 초콜릿을 공기를 혼입시키면서 젓는다. 이 작업은 수일이 걸리기도 한다.
12. 숙성 : 커다란 용기에 초콜릿을 붓고 식힌다. 더 깊은 향미를 살리기 위해 단단히 굳은 초콜릿을 몇 주간 숙성시키기도 한다.
13. 템퍼링(TEMPERING) : 정확한 온도에서 초콜릿을 녹이고 식히고 다시 녹이는 작업을 거쳐 완벽한 결정구조를 만든다.
14. 몰딩(MOULDING)과 포장 : 완성 단계에 다다른 초콜릿을 몰드에 부어 판초콜릿이나 쉘초콜릿으로 만든다.

적도를 기준으로 남·북위 20도 이내의 열대지역은 카카오가 자라기 이상적인 환경이다. 카카오는 열대우림지역 부근에서 생장하며, 자신보다 키가 큰 나무숲 아래의 그늘에서 자란다. 적도대의 경계를 넘어갈수록 지속가능한 카카오 재배가 어려워지며, 적도대를 벗어나면 재배가 거의 불가능하다.

테오브로마 카카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꽃과 열매가 나무줄기와 원가지에 바로 붙어서 난다는 점이다. 식물학 용어로 '간생화'라고 하는데, 파파야, 잭프루트, 무화과과가 여기에 속한다.

카카오와 가장 가까운 품종으로는 '쿠파수(Cupuaçu)'라고 알려진 '테오브로마 그란디플로럼(Theobroma grandiflorum)'이 있다. 쿠파수 역시 카카오처럼 아마존분지 도처에서 발견된다. 쿠파수의 과육은 배 맛이 나며, 즙을 내어 먹거나 디저트에 사용한다. 쿠파수의 씨는 밀가루 반죽처럼 갈아 초콜릿과 비슷한 당과제품인 '쿠플릿(cupulate)'으로 만든다.

카카오 품종

크리올료(Criollo) : 부드러운 과일 향과 꽃 향이 나는 최상급 카카오콩을 생산하는 품종이다. 크리올료는 '현지의', '토착의'라는 의미의 스페인어에서 따온 명칭이다.
포라스테로(Forastero) : 전 세계에서 대량생산되는 초콜릿 대부분이 포라스테로 품종을 사용한다. 생산량은 많지만 크리올료에 비해 향미가 떨어진다.
트리니타리오(Trinitario) : 카리브해 지역의 트리니다드 섬에서 재배하기 시작한 교잡 아종이다. 크리올료와 포라스테로를 교배한 품종으로 포라스테로보다 향미가 좋고 대부분의 크리올료 품종들보다 생산량이 많다.
포르셀라나(Porcelana) : 크리올료 아종으로 가장 수요가 많은 품종이다. 은은한 과일 향과 독특한 외관으로 유명하다. 꼬투리가 옅은 황백색의 도자기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추아오(Chuao) : 추아오는 베네수엘라 추아오 마을의 이름을 딴 매우 유명한 최상급 카카오콩이다. 유전적으로 분류되는 어떠한 특정 카카오 품종에 속하지 않는다. 추아오콩의 대표적 특징은 짙은 과일 향이다.
아리바 나시오날(Arriba Nacional) : 에콰도르 토착 품종으로 귀중한 포라스테로 재래종이다. 미묘한 꽃 향으로 유명하다.
CCN-51 : 병해 저항성을 키우고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교배한 품종이다. 에콰도르를 비롯한 다른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토종 카카오 품종을 대체하고 있어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 재배

  • 평균 기온은 21℃와 30℃ 사이여야 한다.
  • 그늘이 있어야 한다. 카카오나무는 주로 자신보다 큰 과실 나무 아래에서 자란다.
  • 평균 강수량은 1,500~ 2,000mm여야 한다.
  • 토양은 약산성(ph5.5~7)이면서 영양분이 풍부해야 한다.
  • 습도가 높아야 한다. 낮에는 100%, 밤에는 80%를 유지해야 한다.

재배 과정

  1. 씨앗(카카오콩)을 세척해 과육을 제거한다. 과육은 발아를 멈추게 한다.
  2. 묘목장에 25cm 간격으로 씨앗을 심는다. 이때 배아가 있는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한다.
  3. 발아가 시작되면 뿌리가 아래 방향으로 자라면서 씨앗을 흙 위로 밀어낸다.
  4. 그 덕분에 묘목은 햇빛을 직사광으로 밭지 않는다. 매일 물을 준다.
  5. 6개월 뒤에 묘목에서 떡잎이 자란다. 이 중 가장 건강한 묘목을 선별해 옮겨 심는다.
  6. 바나나나무와 같이 카카오나무보다 키가 큰 나무의 그늘 아래에 묘목을 옮겨 심는다.
  7. 3~5년 뒤에 나무줄기와 원가지에서 꽃이 핀다.
  8. 각다귀를 통해 수분이 이루어지고, 약 5개월에 걸쳐 카카오꼬투리가 자란다.
  9. 일반적으로 일 년에 두 번 수확한다. 카카오나무는 약 25년간 열매를 맺는다.

초콜릿 제조공정

  1. 카카오콩 운송 : 수확한 카카오콩을 과육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발효공장으로 운송한다. 다른 농장의 카카오콩과 섞이는 경우도 있다.
  2. 발한상자에 옮겨 담기 : 발효를 위해 특수 제작한 '발한상자'에 카카오콩을 담고 바나나 잎으로 덮는다. 발한상자는 각 널빤지마다 틈이 벌어져 있어 이 틈 사이로 발효된 과육이 흘러나간다.
  3. 혐기성 발효 : 발효가 시작되고 이틀이 지나면, 과육 속의 당분이 알코올로 변하면서 열이 발생하고 과육이 액화된다.
  4. 카카오콩 뒤집어주기 : 2~3일이 지나면 농부들은 카카오콩을 손수 뒤집어주어 공기를 투입시키고 발효가 골고루 이루어지게 한다.
  5. 건조 : 약 5~7일이 지나면, 농부들은 코코아콩을 햇볕이 있는 곳으로 이동시킨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장치가 장착된 접이식 목조 지붕이나 비바람을 막는 온실구조의 장비가 있는 농장도 있지만, 대개는 땅바닥에 놓고 건조시킨다.
  6. 뒤집어주기 : 하루에도 몇 번씩 코코아콩을 뒤집어준다. 고랑을 만들 듯 발로 휘젓고 다니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며, '라봇(rabot)'이라 불리는 기다란 나무 도구를 이용하기도 한다. 일주일 이상 건조시키면 코코아콩을 초콜릿 공장으로 보낼 준비가 끝난다.
  7. 코코아콩 분류 작업 : 육안 검사, 체별 방식, 자력분리 방식을 통해 최상급 코코아콩만 남긴다.
  8. 로스팅 : 120~140℃에서 15~30분간 로스팅한다. 이 과정에서 껍질에 남아있던 박테리아 등의 미생물들이 죽기 때문에 사실상 코코아콩을 살균처리 하는 기능도 있다. 코코아콩의 온도가 140℃에 이르면 마이야르 반응이 시작된다. 코코아콩에 스며든 당분과 아미노산이 반응하는 온도다. 마이야르 반응의 또 다른 예로 고기와 빵을 구우면 향미가 더욱 살아나는 것을 들 수 있다.
  9. 파쇄와 윈노윙 : 코코아콩을 으깬뒤 먹을 수 없는 얇은 껍질과 코코아닙스를 분리한다.
  10. 예비 그라인딩 : 그라인딩 기계의 규모가 작으면 커다란 코코아닙스 조각을 분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초콜릿 제조자들은 코코아닙스 조각을 미리 분쇄해 그라인딩 기계가 수월하게 작동하도록 한다. 보통 피넛버터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넛 그라인더(nut grinder)'를 사용하는데, 코코아닙스를 성기게 분쇄해 되직한 반죽으로 만든다.
  11. 그라인딩과 미분쇄 : 코코아닙스를 코코아매스로 만들려면 코코아닙스 입자의 지름이 0.03mm(30미크론) 이하가 될 때까지 곱게 갈아야 한다. 입안에서 코코아 입자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크기다.
  12. 첨가물 추가 : 소규모 초콜릿 제조자들은 보통 미분쇄 단계에 설탕을 첨가한다. 밀크 초콜릿을 만들 때는 분말우유를 넣는다. 대규모 초콜릿 제조자들은 우선 연유, 코코아매스, 설탕을 혼합해 '밀크 크럼(milk crumb)'을 만든 뒤 이를 분쇄해 분말로 만든다. 그런 다음 분말에 열을 가하고 코코아버터를 섞어 액상 초콜릿을 만든다.
  13. 콘칭 : 더욱 깊은 향미를 살리기 위해 초콜릿을 젓고 열을 가하는 작업이다. 마찰과 열의 발생으로 코코아 입자가 변하는 과정에서 초콜릿의 향미가 더욱 깊게 발현된다고 알려져 있다. 초콜릿 제조자들은 가능한 최고의 향미를 얻기 위해 72시간 동안 콘칭을 한다. 입자의 운동과 열로 인해 쓰고 떫은맛을 내는 성분이 감소한다. 초콜릿의 천적인 수분의 흔적이 콘칭 과정에서 사라진다. 코코아버터가 코코아입자를 골고루 뒤덮으면서 초콜릿의 질감이 더욱 부드러워진다.
  14. 템퍼링 : 초콜릿의 결정구조를 바꾸어 완벽한 질감으로 다시 굳히는 물리적 과정이다. 정확한 세 온도에서 초콜릿을 녹이고 식히는 기술이 필요하다. 템퍼링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1) 기존의 초콜릿 결정 구조를 파괴한다.
    2) 새로운 결정구조를 형성한다.
    3) 모든 결정구조를 파괴하고 성질이 가장 완벽한 V형 구조만 남긴다.
    결정형태 | 녹는점 | 초콜릿 특성
    I | 17℃ | 물렁함, 쉽게 으스러짐
    II | 23℃ | 물렁함, 쉽게 으스러짐
    III | 25℃ | 딱딱함, 부러뜨리면 둔탁한 '탁'소리가 들림, 너무 쉽게 녹음
    IV | 27℃ | 딱딱함, 부러뜨리면 경쾌한 '탁'소리가 들림, 너무 쉽게 녹음
    V | 34℃ | 매끈한 표면, 부러뜨리면 경쾌한 '탁' 소리가 들림, 체온보다 살짝 낮은 온도에서 녹음
    VI | 36℃ | 단단함, 매우 느리게 녹음
  15. 템퍼링 단계
    1) 가열 온도 : 종류에 상관 없이 모든 초콜릿은 일차적으로 45℃에서 녹는다.
    2) 냉각 온도 : 이 온도에서는 IV형과 V형 결정체만 존재한다. 다크 28℃, 밀크 27℃, 화이트 26℃
    3) 재가열 온도 : IV형은 녹아서 사라지고 V형만 남는다. 다크 30℃, 밀크 29℃, 화이트 28℃
  16. 몰딩 : 초콜릿을 원하는 형태로 굳힌다. 몰드에 기포가 생기면 판 초콜릿과 쉘초콜릿의 모양이 망가진다. 따라서 초콜릿 제조자들은 초콜릿이 굳기 전에 기포를 없애기 위해 몰드에 초콜릿을 채운 뒤 진동판이나 전동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는다. 소규모 제조자들은 몰드를 손으로 툭툭 쳐서 기포를 없앤다.
  17. 포장 : 판초콜릿과 쉘초콜릿을 보호할 수 있는 알루미늄 포일로 감싸고 종이나 카드지 재질의 포장지로 다시 한 번 외부를 감싼다.

코코아콩 무역 거래망

  1. 농장에서 카카오콩을 재배, 수확, 발효, 건조한다.
  2. 소매상인이 여러 농장을 방문한 뒤 마음에 드는 코코아콩을 구매한다.
  3. 현지 도매상인이소매상인에게 코코아콩을 구매한다.
  4. 수출업자가 코코아콩을 대량으로 구매한다. 등급을 매겨 포장한 뒤 수출한다.
  5. 무역상인들은 코코아콩을 상품처럼 거래한다. 코코아콩은 벌크 선에 실려 초콜릿 공장으로 운송된다. 공장에 보관된 코코아콩은 초콜릿으로 만들어질 준비가 된 상태다.
  6. 초콜릿 제조사가 초콜릿과 커버추어를 대량생산한다. 초콜릿 대량생산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몇 군데 없다.
  7. 초콜릿 제조자는 대량생산 업체가 생산한 커버추어를 구입해 판초콜릿이나 다른 형태의 초콜릿으로 만든다.

직접무역

  1. 농장에서 코코아콩을 재배, 수확, 발효, 건조한다. 보통 협력업체와 함께 작업한다.
  2. 소매상인 또는 협동조합이 초콜릿 제조업자에게 코코아콩을 직접 수출한다. 수출업자를 통해 거래하기도 한다.
  3. 초콜릿 제조자는 가공 처리된 코코아콩을 구입해 판초콜릿을 만든다. 경우에 따라 코코아콩의 품질에 대한 피드백을 하기도 한다.
코코아콩 공정무역의 허점 : 공정무역재단에 따르면 일정한 양의 공정무역 코코아콩을 구매해 제품을 만들 경우, 동일한 양의 비공정무역 코코아콩을 사용해서 만든 제품에도 공정무역 마크를 달 수 있다.

재배지역

대륙 재배지역 주요 재배 품종 생산량 비율(1% = 약 50,000톤) 본수확 중간 수확 특징적 향미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Ivory Coast) 포라스테로 33% 1,2,3,10,11,12 5,6,7,8
아프리카 가나(Ghana) 포라스테로 17.5% 1,2,3,9,10,11,12 5,6,7,8
아프리카 탄자니아(Tanzania) 트라니타리오,포라스테로 0.18 1,2,3,9,10,11,12 5,6,7,8 딸기 향과 블랙커런트 향이 난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Madagascar) 크리올료, 크리니타리오 0.16% 10,11 5,6 과일 향과 시트러스 향이 나며, 천연의 단맛을 지니고 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Congo; DRC) 포라스테로 0.12% 1,2,3,4,9,10,11,12 5,6,7,8
북아메리카 멕시코(Mexico) 포라스테로, 트리니타리오 1.66% 1,2,10,11,12 3,4,5,6,7,8
북아메리카 도미니카 공화국(Dominican Republic) 트리니타리오 1.4% 4,5,6,7 1,10,11,12 신맛이 매우 적으며, 노란 과일 향이 난다.
북아메리카 쿠바(Cuba) 트리니타리오 0.04% 2,3,4,5,6,7 9,10,11,12
북아메리카 온두라스(Honduras) 크리올료, 트리니타리오 0.04% 1,2,3,9,10,11,12 5,6,7,8
북아메리카 그레나다(Grenada) 포라스테로, 트리니타리오 0.02% 4,5,6,7,8,9,10,11 1,2,3,12 짙은 과일 향이 난다.
북아메리카 트리니다드 토바고(Trinidad and Tobago) 트리니타리오 0.01% 1,2,3,12 4,5,6,7,8,9,10,11 은은한 꽃 향이 난다.
북아메리카 파나마(Panama) 포라스테로 0.02% 3,4,5,6 1,2,7,8,9,10,11,12
북아메리카 니카라과(Nicaragua) 크리올료, 트리니타리오 0.01% 1,12 4,5
북아메리카 코스타리카(Costa rica) 크리올료, 트리니타리오 0.01% 1,2,7,8,9,10,11,12 3,4,5,6
북아메리카 세인트루시아(Saint Lucia) 트리니타리오 0.001% 1,2,3,11,12 4,5
북아메리카 하와이(Hawaii) 크리올료, 트리니타리오 0.001% 2,3,4 5,6,7
남아메리카 에콰도르(Ecuador) 아리바 나시오날, CCN-51 5.6% 3,4,5,6 1,12 향신료, 오렌지꽃 향, 자스민 향
남아메리카 브라질(Brazil) 트리니타리오,포라스테로 5.3% 1,2,3,10,11,12 6,7,8,9
남아메리카 페루(Peru) 트리니타리오, 포라스테로, 포르셀라나, CCN-51 1.8% 4,5,6,7 1,2
남아메리카 콜롬비아(Colombia) 크리올료, 트리니타리오 1.1% 4,5,6 10,11,12
남아메리카 베네수엘라(Venezuela) 포르셀라나, 크리올료 0.4% 1,11,12 5,6,7 과일 향과 꽃 향이 난다.
남아메리카 볼리비아(Bolivia) 베니아노 0.14% 1,2,3,11,12 4,5,6,7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인도네시아(Indonesia) 트리니타리오, 포라스테로 7.45% 9,10,11,12 3,4,5,6,7 코코아콩을 불로 건조시켜 훈제 향이 난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파푸아뉴기니(Papua New Guinea) 포라스테로,트리니타리오 0.98% 4,5,6,7 10,11,12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인도(India) 포라스테로 0.26% 5,6,7,8,9,10 1,2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필리핀(Philippines) 트리니타리오,포라스테로 0.1% 10,11,12 3,4,5,6 은은한 육두구 향과 향신료 향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베트남(Vietnam) 트리니타리오 0.1% 10,11,12 3,4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호주(Australia) 포라스테로, 크리올료 0.001% 4,5,6,7 10,11,12

초콜릿 고르기

  • 코코아콩 품종 명시
  • 코코아콩 원산지 이력
  • 성분표시
  • 코코아 함량
  • 회사명
  • 인증마크

초콜릿 성분의 배합 비율

  • 일반적인 다크초콜릿 : 70% 코코아, 30% 설탕
  • 일반적인 밀크초콜릿 : 40% 코코아, 25% 분말우유, 35% 설탕
  • 일반적인 화이트초콜릿 : 30% 코코아 버터, 30% 분말 우유, 40% 설탕
  • 로우초콜릿(raw chocolate) : 로스팅 과정을 거치지 않은 코코아콩으로 만든 제품, 템퍼링 과정을 통한다면 45℃ 에서 녹이므로 완벽한 로우 푸드라고 하기 어렵다.
테이스팅 영역은 주관적이라 생각해서 넣지 않음

초콜릿 테이스팅 휠

텍스쳐 휠

  • 거칠다
  • 딱딱하다
  • 부드럽다
  • 알갱이가 느껴진다
  • 연하다
  • 버터 같은 식감이다

플레이버 휠

  • 로스팅 향
  • 흙냄새
  • 향신료 향
  • 견과류 향
  • 과일 향
  • 꽃 향
  • 시원한 향

초콜릿 보관

  • 12~20℃ 사이의 서늘한 온도가 유지되는 장소
  • 냉장고에 넣으면 안된다. 냉장고에 넣는 즉시 표면에 물방울이 응결해서 초콜릿이 물러지고, 설탕이 녹아 슈거 블룸(초콜릿 속의 설탕이 습기 때문에 녹아서 결정화한 결과) 현상이 일어난다.
  • 초콜릿은 주변의 향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옆에 강한 향이 나는 제품을 두어서는 안된다. 강한 향미가 나는 초콜릿도 마찬가지로 안된다.
  • 와인냉장고를 18℃로 설정해서 사용하면 좋다.
  • 쉘초콜릿과 트뤼플은 대체로 보관 기한이 매우 짧다. 생초콜릿을 보관할 수 있는 기한은 1주에서 최대 2주다.
  • 코코아콩은 서늘하고 건조하면서 냄새가 나지 않는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로스팅하지 않은 콩은 박테리아가 있을 수 있으므로 로스팅한 다른 코코아콩, 코코아닙스, 초콜릿과 함께 두지 않는다. 코코아콩과 코코아닙스를 로스팅한 이후에는 밀폐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빈투바 초콜릿 만들기


준비물

  • 그라인더 : 집에서 초콜릿을 소량씩 만들 경우에는 인도에서 도사(dosa: 쌀가루 반죽을 얇게 펴서 구운 인도의 전통요리)를 만들 때 사용하는 탁상용 그라인더가 제격이다.
  • 헤어드라이어 : 윈노윙고 템퍼링 작업에 꼭 필요하다. 찬바람 설정이 가능해야 한다.
  • 분말우유 : 밀크초콜릿이나 화이트초콜릿을 만들 때만 필요하다.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이 좋다. 다만 분유는 안 된다.
  • 비정제 사탕수수설탕 : 초콜릿을 만들 때 정제설탕을 써도 무방하지만, 비정제 설탕을 넣었을 때 맛이 훨씬 좋다.
  • 코코아버터 : 코코아버터를 넣으면 초콜릿이 부드러워져 작업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 코코아콩 : 가능한 최고급 코코아콩을 구매하는 데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전문 도매업자는 보통 1~2kg 포장단위로 판매한다.
  • 초콜릿 몰드 : 초콜릿을 템퍼링한 뒤 틀을 잡기 위해 몰드를 사용한다. 얇고 잘 휘어지는 플라스틱 몰드를 사용하거나, 식품 용기를 재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초콜릿 만드는 일을 좀 더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다면, 인터넷 전문 판매 사이트에서 폴리카보네이트 몰드를 구매해보자.
  • 디지털 식품온도계 : 온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두 갈래로 갈라진 온도계를 사용하면 좋다.
    *대리석 슬랩 : 소콜라티에들이 전통적으로 이용하는 대리석(또는 화강암) 슬랩은 템퍼링 과정에서 초콜릿을 식히는 데 필요한 장비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로스팅

  1. 쟁반이나 평평한 판에 코코아콩을 펼쳐 놓고 잔가지나 작은 돌멩이 같은 협잡물을 골라내어 버린다. 구멍이 있거나, 깨지거나, 납작해졌거나, 색깔이 현저히 다른 코코아콩도 골라내어 버린다. 오븐을 예열한다.
  2. 넓은 오븐팬에 코코아콩을 펼쳐 놓는다. 이때 겹치지 않게 놓아야 골고루 로스팅이 된다. 예열된 오븐에 코코아콩을 넣고 타이머를 작동시킨다. 로스팅을 처음 할 때는 먼저 140℃에서 20분 동안 코코아콩을 로스팅한다. 그런 다음 맛을 보고 다음번 로스팅 때 온도와 시간을 조절하면 된다. 보통 온도는 120~160℃, 시간은 10~30분 사이가 적절하다. 로스팅을 할 때마다 코코아콩의 상태를 메모해 놓으면 이를 기준삼아 다음번에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
  3. 로스팅이 끝나면 코코아콩을 오븐에서 깨내어 차가운 쟁반에 옮겨 담는다. 헤어드라이어나 탁상용 선풍기로 코코아콩이 식을 때까지 몇 분간 찬바람을 쐬어준다. 코코아콩의 열이 완전히 식기 전까지는 로스팅이 계속 진행되는 상태이므로 최대한 빨리 식히는 것이 중요하다.
  4. 코코아콩을 집어 손가락으로 눌러서 껍질을 벗긴다. 껍질을 제거한 뒤 코코아닙스 조각의 맛을 보고 향미를 확인한다. 훈제 향이 많이 느껴지면 로스팅 시간이 너무 길었던 것이므로 다음번에는 로스팅 시간을 줄인다. 신맛이나 풀 향이 강하게 느껴지면, 로스팅 시간을 1~2분가량 더 늘린다.

파쇄와 윈노윙

  1. 코코아콩을 몇 움큼 집어 큼직한 위생팩에 넣는다. 코코아 콩이 모두 부서질 때까지 밀방망이로 두드린다. 이때 위생팩이 터지지 않게 조심한다. 또는 커다란 그릇에 코코아콩을 놓고 밀방망이 끝으로 으깨는 방법도 있다.
  2. 파쇄한 코코아콩을 커다란 그릇에 옮겨 담는다. 헤어드라이어를 약한 찬바람으로 작동시킨 다음 천천히 코코아콩 쪽으로 가져가면, 코코아콩 표면의 껍질들이 날라 간다. 이때 주위가 지저분해질 수 있으므로 외부에서 작업하길 권한다.
  3. 그릇을 가볍게 흔들거나 코코아콩을 휘저어서 속에 남아 있는 껍질이 표면 위로 올라오게 한다. 헤어드라이어를 이리저리 움직여 껍질만 날려버리기 가장 좋은 각도를 찾는다. 코코아닙스가 껍질과 함께 날아가지 않게 주의하자. 부서지지 않은 코코아콩이 있으면, 꺼내 밀방망이로 마저 으깨어준다.
  4. 계속해서 그릇을 가볍게 흔들고 코코아 콩을 휘저어서 속에 있는 껍질이 표면 위로 올라오게 한다. 헤어드라이어로 계속 바람을 쐬어준다. 15~20분간 작업을 지속하면 껍질이 거의 제거되고 그릇에는 코코아닙스만 가득 남는다. 남은 껍질들은 손으로 제거한다.
  5. 코코아콩 : 초콜릿 제조자들은 보통 코코아콩 껍질을 정원용 뿌리덮개로 이용하지만, 이를 '코코아 차'를 우리는 데 사용하는 제조자들도 있다. 집에서 작업하는 경우, 코코아콩 껍질은 위생상 버리는 것이 가장 좋다. 발효와 건조 과정에서 묻은 오염물질이 껍질에 남아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콜릿은 개와 같은 동물에게는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코코아콩 껍질을 정원에 버리면 안 된다.

재료배합

  • 다크초콜릿 : 코코아닙스 60%, 코코아버터 10%, 비정제 사탕수수설탕 30%
  • 밀크초콜릿 : 코코아닙스 30%, 코코아버터 15%, 비정제 사탕수수설탕 35%, 분말우유 20%
  • 화이트초콜릿 : 코코아버터 35%, 비정제 사탕수수설탕 35%, 분말우유 30%

향미료

  • 바다소금 : 다양한 초콜릿의 향미를 강화시켜준다.
  • 동결 건조한 라즈베리 분말 : 초콜릿에 꽃 향을 보완해준다.
  • 칠리파우더 : 코코아 함량이 높은 초콜릿에 알싸한 맛을 더해준다.
  • 감초 분말 : 크림 같은 초콜릿과 어울린다.
  • 동결 건조한 패션프루트 분말 : 신선하고 상쾌한 맛이 나기 때문에 초콜릿을 느끼함을 잡아준다.

그라인딩과 콘칭

  1. 그라인더를 가동한 뒤 코코아닙스를 조금씩 천천히 넣는다. 코코아닙스를 모두 넣을 때까지 계속해서 그라인더를 작동시킨다.
  2. 그라인더 바퀴에 초콜릿이 쌓이면 주걱으로 떼어준다. 뜨거운 바람으로 설정된 헤어드라이어로 그라인더 통의 안과 밖에 몇 분간 열을 가한다. 그러면 코코아닙스가 더 빨리 녹아 막히는 부분이 없어진다.
  3. 그라인딩을 시작한 지 1~2 시간이 지나면 코코아닙스가 액체 형태로 변한다. 이때 설탕을 조금씩 천천히 넣는다. 설탕을 서둘러서 한꺼번에 넣게 되면, 반죽이 갑자기 되직해지면서 그라인더가 막힐 수 있다.
  4. 오븐 용기에 담은 코코아버터를 오븐에 넣고 50℃에서 약 15분간 열을 가한다. 코코아버터가 녹기 시작하면 바로 오븐에서 꺼낸다. 초콜릿이 타버릴 수 있으므로 코코아버터가 과열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녹은 코코아버터를 그라인더에 조금씩 넣는다.
  5. 밀크초콜릿을 만들려면 분말우유를 넣고, 향미료를 첨가한 밀크초콜릿을 만들 경우에는 분말우유와 분말 향미료를 같이 넣고 콘칭 작업을 계속하면 된다. 분말 향미료를 첨가할 때는 아주 적은 양부터 시작해 소량씩 추가하여 맛을 조절한다.
  6. 최선의 결과물을 얻으려면 그라인더를 최소한 24시간 동안 가동시켜야 한다. 주기적으로 초콜릿의 맛을 보며 향미와 질감이 변하는 과정을 확인하고, 재료를 조금 더 추가할지 판단한다.
  7. 초콜릿이 완성되면 그라인더의 작동을 멈추고 그라인더 통에서 초콜릿을 꺼낸다. 통이 자동으로 기울여지는 기능이 있으면, 더 쉽게 초콜릿을 덜어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치가 없는 경우에는, 그라인더 밑판에서 통을 분리한 후 기울여서 초콜릿을 덜어내면 된다.
  8. 커다란 플라스틱 용기에 초콜릿을 붓는다. 주걱으로 그라인더 통에 남아 있는 초콜릿을 최대한 긁어낸다. 초콜릿이 식으면서 굳도록 내버려둔다. 이때 초콜릿을 냉장고에 넣으면 표면에 수분이 응결하기 때문에 안 된다. 초콜릿을 템퍼링하기 전에 숙성시키면 더 좋다.

숙성

인공첨가물이나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빈투바 초콜릿은 그라인더에서 꺼낸 이후에도 몇 주간 향미가 계쏙해서 향상된다. 플라스틱 용기에 부은 초콜릿이 벽돌 형태로 완전히 굳으면 꺼내서 랩으로 감싼다. 그런 다음 서늘하고 건조한 장소에서 2~3주간 놓아둔다. 이 과정은 초콜릿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단계는 아니지만, 숙성단계를 거치면 더욱 깊고 쉽게 변하지 않는 풍미를 만들 수 있따. 수제초콜릿 제조자들 대부분이 초콜릿을 템퍼링한 뒤에 몇 주간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초콜릿은 주변의 향과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강한 향이나 냄새가 나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반면, 초콜릿의 이러한 성질을 역이용해서 다른 재료와 함께 밀폐 용기에 넣어두면 새로운 향이 초콜릿에 배게 된다. 수제초콜릿 제조자들은 초콜릿을 숙성시킬 때 위스키 배럴통에서 나온 나뭇조각을 함께 넣어두기도 한다. 그러면 완성된 초콜릿에서 은은한 향미가 배어나온다.

템퍼링

  1. 이중냄비로 초콜릿을 중탕한다. 초콜릿을 내열 그릇에 담은 후 가볍게 끓는 물이 담긴 냄비에 올리면 된다. 이때 그릇의 밑면이 수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초콜릿이 녹기 시작하면 실리콘 주걱으로 2분마다 저어준다.
  2. 초콜릿이 녹으면 식품온도계를 꽃아두고 온도를 지속적으로 체크한다. 템퍼링의 성공비결은 정확한 온도조절이다. 초콜릿의 온도가 45℃가 될 때까지 주걱으로 초콜릿을 계속 저어준다.

현대식
  1. 초콜릿의 온도가 45℃에 이르면, 재빨리 찬물이 담긴 소스팬 위로 그릇을 옮긴다(이때의 온도는 템퍼링하는 초콜릿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온도가 내려가도록 초콜릿을 저어준다.
  2. 초콜릿의 온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한다. 온도가 28℃로 내려가면 소스팬 위에 있던 그릇을 작업대에 내려놓는다. 헤어드라이기로 뜨거운 바람을 낮은 단계로 설정한 후 조심스럽게 초콜릿을 재가열한다. 너무 뜨겁게 과열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실리콘 주걱으로 계속 저어준다.
  3. 초콜릿의 온도가 30℃로 올라가면 템퍼링이 끝난 것이다. 이제 완성품을 만드는 과정으로 넘어가면 된다. 템퍼링 결과를 확인하는 동안 초콜릿을 자주 저어주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전통식
  1. 초콜릿을 3분의 2만큼 덜어 대리석(또는 화강암) 슬랩에 올린다. 남은 초콜릿은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한다. 슬랩에 초콜릿을 올린 다음 바로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팔레트 나이프나 금속 주걱을 이용해 슬랩에 초콜릿을 펴 바르듯이 앞뒤로 계속 움직여준다.
  2. 초콜릿이 일정한 속도로 고르게 식도록 계속 움직여준다. 초콜릿이 걸쭉해지고 온도가 28℃도가 될 때까지 이 작업을 2~3분간 계속한다.
  3. 슬랩 위의 초콜릿을 다시 그릇에 넣고 남아 있던 초콜릿과 함께 섞어준다. 가볍게 끓는 물이 담긴 소스팬 위에 그릇을 올린다. 너무 뜨겁게 과열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초콜릿이30℃에 이르러 부드럽고 윤기가 흐를 때까지 중탕한다. 템퍼링 결과를 확인한 후 결과가 성공적이면 바로 완제품 제작에 들어간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템퍼링

판초콜릿이나 커버추어 초콜릿과 같은 완제품을 사용할 경우, 전자레인지로도 템퍼링을 할 수 있다. 초콜릿을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린다. 이때 20초마다 초콜릿을 꺼내어 꼼꼼하게 잘 저어준다. 초콜릿이 녹기 시작하면 시간 간격을 줄여 10초마다 꺼내서 저어준다. 이때 초콜릿의 온도가 30℃를 넘지 않도록 주의한다. 초콜릿이 거의 다 녹을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하되, 덩어리가 살짝 남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초콜릿이 부드럽게 윤기가 흐르며 걸쭉해질 때까지 잘 저어준다.

결과 확인
템퍼링 결과는 베이킹용 양피지 종이로 확인할 수 있는데, 양피지 종이를 초콜릿에 살짝 담갔다가 빼서 냉장고에 바로 넣고 굳힌다.
냉장고에 넣은 지 3분이 지나서 양피지 종이를 확인해보면, 겉에 묻은 초콜릿이 굳어서 윤기가 흘러야 한다. 기다란 자국이 남거나 회색빛을 띤다면 템퍼링 1단계부터 다시 시작한다. 결과가 성공적이라면, 템퍼링이 끝난 즉시 바로 완제품 제작에 돌입한다.

몰딩

  1. 몰드는 사용 전에 깨끗하고 건조한 상태인지 확인한다. 템퍼링한 초콜릿을 국자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몰드에 채운다. 몰드 중앙부터 채우기 시작해서 가장자리 쪽으로 국자 바닥으로 부드럽게 밀어준다.
  2. 몰드에 판초콜릿 칸이 여러 개 있다면, 나머지 칸들도 같은 방식으로 다 채워준다. 몰드를 작업대 위에 올려놓고 여러 번 툭툭 쳐서 기포를 없앤다. 이때 몰드를 수평으로 유지해서 초콜릿이 몰드 밖으로 넘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3. 초콜릿을 채운 몰드를 냉장고에 넣고 20~30분간 굳힌다. 표면에 수분이 응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보다 더 길게 냉장고에 넣어두면 안 된다. 초콜릿이 굳으면 수축하면서 가장자리가 몰드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꺼낼 수 있다.
  4. 몰드 위에 깨끗한 도마나 오븐팬을 올린다. 몰드를 단단히 잡고 도마(또는 오븐팬)와 함께 들어올려 뒤집어준다. 그러면 판초콜릿이 몰드에서 깔끔하게 떨어져 나온다.
  5. 몰드 관리법
    몰드를 처음 사용할 경우, 따뜻한 비눗물로 부드럽게 세척한 후에 사용한다. 이때 수세미는 사용하면 안 된다. 아무리 작은 스크래치라도 초콜릿에 자국이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천으로 몰드를 완전히 닦아서 말린 후에 사용한다. 몰드는 사용할 때마다 매번 세척하지 말고, 휴지, 천, 탈지면 등으로 부드럽게 닦아낸다. 한 번 사용한 몰드에는 코코아버터가 묻어 있어서 윤기가 흐른다. 이 덕분에 다음번 몰딩에서는 초콜릿이 더욱 윤기가 흐르게 된다.
  6. 슬랩 초콜릿 만들기
    몰드 대신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해서 슬랩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 초콜릿 675g으로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20cm, 14cm, 2cm인 슬랩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 표면에 멋진 대리석 문양을 그리고 싶다면, 슬랩 초콜릿이 굳기 전에 다른 색의 초콜릿을 녹여 그 위에 조금 붓는다. 그리고 나서 이쑤시개로 원하는 문양을 그리면 된다.

바크 초콜릿

  1. 오븐팬에 유산지를 깐다. 국자를 이용해 템퍼링한 초콜릿을 오븐팬 중앙에 부은 뒤 초콜릿이 자연스럽게 퍼지도록 한다. 오븐팬을 작업대 위에 올려놓고 툭툭 쳐서 기포를 없애고 초콜릿을 평평하게 만든다.
  2. 피스타치오, 피칸, 크랜베리, 바다소금을 초콜릿 위에 뿌려준다. 이때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토핑재료를 넣어도 좋다. 초콜릿이 굳기 전에 재빨리 토핑재료를 모두 올린다. 냉장고에 20~30분간 넣었다고 초콜릿이 굳으면 바로 꺼낸다.
  3. 큼직하게 자른다. 모양은 균일하지 않아도 된다. 바크 초콜릿의 보관 기한은 토핑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밀폐용기에 넣어 서늘하고 건조한 장소에 두면 3개월까지도 보관할 수 있다.

가나슈

  1. 소스팬에 더블크림(200ml)을 넣고 약한 불로 데운다. 이때 크림이 끓으면 안 된다.
  2. 불을 끄고 다크 초콜릿(200g)을 조금씩 넣는다. 실리콘 주걱으로 잘 저어준다.
  3. 초콜릿이 크림에 완전히 녹아들어 부드러운 질감의 가나슈가 완성되면 그릇에 옮겨 담는다.
  4. 가나슈를 사용하기 전에 1시간가량 냉장고에 넣고 식힌다. 가나슈는 밀봉한 채로 냉장고에서 일주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

트뤼플

  1. 오븐팬 위에 유산지를 깐다. 티스푼 두 개를 이용해 가나슈를 호두크기로 대충 빚어 오븐팬에 올린다. 가나슈를 모두 둥글게 빚은 뒤, 10분간 냉각시켜 굳힌다.
  2. 냉장고에서 가나슈를 꺼낸다. 하나하나씩 손에 놓고 굴려 균일한 크기의 공 모양으로 만든다. 가나슈가 녹기 전에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가나슈를 오븐팬에 올려 다시 냉장고에 넣고 15분간 굳힌다.
  3. 초콜릿을 템퍼링한다. 오븐팬을 하나 더 준비해서 유산지를 깐다.
  4. 냉장고에서 가나슈를 꺼낸다. 디핑 도구나 일반 포크를 이용해 가나슈를 잡는다. 템퍼링한 초콜릿에 가나슈를 완전히 담근다. 포크를 사용하면 초콜릿 표면에 자국이 남지만, 가느다란 철사로 만들어진 디핑 도구를 이용하면 자국이 남지 않는다. 모든 작업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5. 가나슈가 초콜릿으로 완전히 뒤덮이면 조심스럽게 들어올린다. 디핑 도구의 밑 부분을 그릇의 벽면에 스치게 해서 여분의 초콜릿을 덜어낸다. 초콜릿 옷을 입힌 가나슈를 오븐팬에 올린다. 이때 디핑 도구를 살짝 기울여 가나슈가 미끄러지듯 내려가도록 한다. 같은 방법으로 다른 가나슈에도 초콜릿 옷을 입힌다.
  6. 트뤼플을 냉장고에 다시 넣고 15분간 굳힌다. 완성된 트뤼플은 밀폐 용기에 넣어 서늘하고 어두운 장소에 일주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 다만 수분이 응결되면 표면이 망가지므로 냉장고에는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

쉘 초콜릿

  1. 초콜릿 250g을 템퍼링한다. 국자를 이용해 템퍼링한 초콜릿을 몰드에 채운다. 몰드를 작업대에 올린 뒤 툭툭 쳐서 기포를 없앤다.
  2. 팔레트 나이프로 몰드 위에 남아 있는 여분의 초콜릿을 긁어낸다. 초콜릿이 굳기 전에 재빨리 긁어낸다.
  3. 몰드를 거꾸로 뒤집는다. 그러면 초콜릿이 그릇 안으로 떨어지고 몰드의 각 칸에는 얇은 초콜릿 막이 남는다. 팔레트 나이프로 몰드 윗면에 남아 있는 초콜릿을 긁어낸다. 몰드를 작업대에 올린 뒤 툭툭 쳐서 초콜릿 높이를 고르게 만든다.
  4. 초콜릿을 그대로 1~2분간 굳힌다. 유산지를 깐 오븐팬 위에 몰드를 뒤집어 놓은 후 냉장고에 넣는다. 20분간 냉각시켜 초콜릿을 완전히 굳힌다.
  5. 짤주머니 끝을 살짝 잘라 작은 구멍을 낸 다음 노즐을 끼운다. 가나슈를 짤주머니에 담고 끝까지 밀어 넣은 뒤, 짤주머니 윗부분을 비틀어 쥔다. 가나슈를 짜내어 몰드의 각 칸을 채운다. 이때 몰드 위에서 약 3cm 높이까지만 채운다.
  6. 몰드를 냉장고에 다시 넣고 20분간 냉각시켜 가나슈를 단단히 굳힌다. 그동안 남은 초콜릿을 템퍼링해 두 번째 짤주머니에 담는다. 냉장고에서 초콜릿을 꺼낸다. 템퍼링한 초콜릿을 그 위에 얇게 올린다. 몰드를 작업대 위에 올린 뒤 툭툭 친다. 냉장고에 다시 넣어 20분간 굳힌다.
  7. 초콜릿이 굳으면 몰드에서 꺼내어 유산지를 깐 오븐팬 위에 놓는다. 이때 초콜릿이 몰드에서 깔끔하게 떨어져야 한다.몰드에 남아 있는 초콜릿은 손으로 몰드를 톡톡 쳐서 제거한다. 완성된 쉘초콜릿은 밀폐 용기에 넣어 서늘하고 어두운 장소에 일주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
멜랑제(Melanger) : 백여년 전부터 초콜릿 제조자들이 즐겨 사용해온 구조가 간결한 초콜릿 그라인딩·미분쇄 기계다. 소규모 초콜릿 제조자들은 콘칭 작업을 할 때도 이 기계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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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서스펜스의 여왕. 데프니 듀 모리에 단편선.


지금 쳐다보지 마.
새.
호위선.
눈 깜짝할 사이.
낯선 당신, 다시 입 맞춰 줘요.
푸른 렌즈.
성모상.
경솔한 말.
몬테베리타.

이렇게 아홉 편의 짧은 이야기가 담긴 데프니 듀 모리에 단편선을 읽었다.
장면과 심리묘사가 참 좋다.
일상속에 스며든 이야기로 누구든 그녀 소설 속 주인공이 될법하다.
밤에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다가 보면 이런 생각이 한번은 떠올려 봤을 것이다.
'어쩌면? 이 골목엔….'
데프니 듀 모리에는 바로 그 부분에서 이야기를 확장하기 때문에 빠져들어 읽게 된다.
섬뜩한 일이 일어나도 지나치게 호들갑 떨지 않고, 침착하게 해결해 보려는 등장 인물들이 인상적이다.

몬테베리타는 단편이라고 하기엔 긴 분량의 소설인데 다른 여덟 편의 소설과 분위기가 좀 다르다.
이상에 다다른 사람.
이상을 동경하는 사람.
이상을 좇는 사람을 따르는 사람.
욕망과 집착.
내려놓음.
내용이 지루하다고 느끼고 책장이 더디게 넘어갈 즈음 두건을 벗는 애나.
그 장면 하나로 이 소설은 깊은 인상을 주었다.
우리가 이상을 좇을 때 밝은 부분만 바라보게 되는데, 빛이 비추는 곳엔 그림자가 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이 소설이 다시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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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절대 매뉴얼 (The Absolute Writing)


영어로 갖춰진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콤마나 세미콜론, 콜론 등을 제대로 쓰는 방법처럼 간단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짚어준다.
간결성(Brevity), 명확성(Clarity), 세련미(Elegance)를 갖춘 영어 에세이를 쓰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아주는 책이다.
특히 에세이 구조를 짜는 방법을 잘 설명해 두어서 영어로 긴 에세이를 써야 할 때 부담이 줄어들 것 같다.
Writing 절대 매뉴얼.
'절대'라는 단어가 허투루 들어가지 않았다.

Writing 절대 매뉴얼 책갈피

등위 접속사 : For, And, But, Or, Yet, So (FANBOYS)
however = 접속 부사
because = 종속 접속사

단어(word) < 구(phrase) < 절(clause) < 문장(sentence)

문장 = 주어 + 동사 + 완전한 생각
절 = 주어 + 동사 + (완전한 생각)
독립절(independent clause) = 주어 + 동사 + 완전한 생각
비독립절(dependent clause - 명사절,형용사절,부사절) = 주어 + 동사

중문(compound sentece) = 독립절 + , + 등위 접속사 + 독립절
e.g. I went to bed early, so I couldn't take your call.
복문(complex sentence) = 독립절 + 비독립절( 명사절,형용사절,부사절)
부사절 복문ⓐ 독립절 + 부사절 ⓑ 부사절 + , + 독립절
e.g. I went to bed early because I was tired.
Because I was tired, I went to bed early.

문장 단편(sentence fragments) : 문장 전체가 아닌 문장의 한 부분 끝에 마침표를 찍은 오류
e.g. Our city needs more factories. Because factories create new jobs.
-> Out city needs more factories because they create new jobs.

등위 접속사 접속 부사
for -
and moreover, furthermore, besides
nor -
but / yet however, nevertheless, nonetheless
or otherwise
so thus, therefore, hence, consequently

Comma splice : 등위 접속사가 아닌 쉼표로(또는 쉼표와 접속 부사로) 두 문장을 연결한 오류
e.g. I never liked grammar, however I loved Isaiah's grammar class.
-> I never liked grammar, but I loved Isaiah's grammar class.
-> I never liked grammar, however, I loved Isaiah's grammar class.

세 단어 이상을 연결할 때에는 마지막 두 단어만 등위 접속사로 연결하고 각단어들 사이에 쉼표를 삽입한다.
e.g. I like apples, bananas, and oranges.

등위 접속사가 두 개의 독립절을 연결할 때는 쉼표를 사용한다.
e.g. It was his apartment, but his sisters were the boss.
등위 접속사가 구나 비독립절을 연결할 때는 쉽표를 사용하지 않는다.
e.g. Paul has just returned from his trip to Europe and will start looking for a job right away.

대등한(coordinate) 형용사는 순서에 관계없이 나열할 수 있고 and로 연결할 수도 있지만, 쓰기를 할 때에는 and 대신 쉼표만을 사용한다.
e.g. Bill Clinton was a charming, attractive president.
누적되는(cumulative) 형용사는 정해진 순서에 맞게 나열해야 하고 사이에 and나 쉼표는 사용할 수 없다.
I used to have a small old blue Japanese car.
누적 형용사의 대략적인 순서 : opinion, size, shape, condition, age, color, origin

문두에 위치한 절 & 구의 역할
1. 문장 전체를 꾸며 줌
ⓐ 부사절
ⓑ 전치사구
2. 주어를 꾸며 줌
ⓒ 동격 명사구
ⓓ 분사구문

짧은 전치사구 뒤에서는 쉼표가 종종 생략되기도 한다.
부사절, 전치사구가 문미에 올 때는 쉼표를 쓰지 않는다.
문두에 위치한 부사절, 전치사구, 동격, 분사구문 뒤에는 쉼표를 찍는다.
e.g. When Bessie and Sadie couldn't find an apartment, they moved in with thier brother Lucius.
대조를 나타내는 부사절은 문미에 오더라도 쉼표가 필요하다.
e.g. My parents want to live in the countryside, although I would much rather live in a big city.

한정용법(restrictive use) : 뜻을 한정해 준다. 관계사절이 한정용법으로 사용될 때에는 쉼표를 수반하지 않는다. 한정용법으로 쓰인 관계사절의 정보가 꾸밈을 받는 명사의 정체를 밝혀 주기 때문에(identifying) 꼭 필요한(essential) 관계사절이다. 고유명사의 뜻은 더 이상 한정할 수가 없다. 흔한 고유명사는 한정 관계절을 수반할 수 있지만 꼭 정관사 the가 함께 쓰여야 한다.
비한정용법(non-restrictive use) : 차례대로 쭉 해석한다. 관계사절은 단지 추가 정보를 제공한다. 시작과 끝에 쉼표를 찍으므로써 이 절은 문장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절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낸다.
하이픈(hyphen) : 숫자를 단어로 풀어 쓸 때 사용한다. 두 개 이상의 단어가 하나의 형용사로 사용되었을 때 사용한다.
대시(dash) : 추가 정보를 강조하고 싶을 때 대시로 표시한다. 추가 정보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표시하려면 쉼표 대신에 괄호를 사용한다.

고유명사는 the 없이 한정할 수 없다.
e.g. I'm talking about Mike, who is in your class.
비한정 관계사절과 마찬가지로 삽입 어구와 삽입 어절도 앞뒤에 쉼표를 쓴다.
e.g. Boston, for example, is a great city to visit in the fall.

미국 영어에서는 인용문을 큰 따옴표("")로 표시하고 쉼표와 마침표를 항상 따옴표 안에 찍는다.
e.g. All you had to do was saym "Let's go," and she'd say, "Just let me get my hat."
영국 영어에서는 인용문을 작은따옴표('')로 표시하고 쉼표와 마침표를 항상 따옴표 밖에 찍는다.
e.g. All you had to do was say, 'Let's go', and she'd say, 'Just let me get my hat'.

세미콜론은 두 문장을 연결해 주는 등위 접속사의 역할을 한다.
e.g. Timeliness is a must; brevity will improve your chances.
세미콜론은 접속 부사와 함께 쓰여 두 문장을 연결한다.
e.g. She told me to clean her desk; moreover, she said I had to help her finish her homework.

콜론(:) 뒤에 나오는 단어, 구 문장은 콜론 앞의 문장을 설명해 준다.
e.g. Minds are like parachutes: They function only when open.
콜론 앞에는 되도록 완전한 문장을 쓴다.
e.g. The stolen items include the following: my watch, my wife's diamond ring, and our wedding album.

영어 에세이에서 추구하는 세 가지 기본적인 원리
* 간결성(Brevity)
* 명확성(Clarity)
* 세련미(Elegance)

등위 접속사로 연결을 할 때는 앞뒤 연결어의 형식을 통일해 주고 중복되는 부분을 삭제하여 간결하게 만든다.
e.g. It is foolish to think that a leader's skills can be applied to all occasions, can be taught outside a historical context, or can be learned as a "secret" of control in every situation.

동사, 명사, 형용사, 부사와 같은 의미어는 강하고 무거운 단어이지만 대명사나 전치사와 같은 역할어는 그렇지 않다.

우아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차 배열법을 이용하여 문장 끝을 무겁게 만들어 준다.
e.g. A concise style can improve not only our own thinking but the understanding of our readers.

동격 명사구(appositive, 라틴어로 next to라는 뜻)는 전문 용어나 외래어 등 부연 설명이 필요한 명사나 명사구 앞뒤에 위치하여 해당 명사(구)를 설명한다.
e.g. The Pax Romana, or Roman Peace, is a Latin term referring to the Empire in its glorified prime.
동격 명사구는 관계사절이 축약된 형태이며, 이때 동격 명사구와 설명의 대상인 명사(구)는 같은 대상을 지칭해야 한다.
e.g. Matthew, (who is) an excellent basketball player, rarely misses his shots.

문두에 위치한 분사구문은 일상대화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문어체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이다.
e.g. Having mastered digital technology, Mr. Jobs had largely come to define the personal computer industry.
단순 분사는 동사로 바뀔 때 주절의 동사 시제와 똑같이 되고, 완료 분사는 주절의 동사 시제보다 하나 더 과거 시제로 변한다.
e.g. Having lived in the countryside in 2005, I am extremely healthy.
-> Because I lived in the countryside in 2005, I am extremly healthy.
독립분사구문도 일상대화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수필이나 소설에서 종종 등장하는 문법 구조이다.
e.g. Heat suddenly rising to her throat, she felt angry, desolate, and betrayed.

분사구문으로 시작하는 문장
* 주절의 주어가 분사의 주어도 될 수 있는지 확인한다.
* 주절의 동사와 분사의 시제가 같은지 아니면 분사가 주절의 동사의 시제보다 빠른지를 확인한다.

문두에 오는 분사구문은 주절의 주어를 꾸며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달랑달랑 매달려 있는 분사를 Dangling modifier라고 한다. Dangling modifier는 주절의 주어를 바꾸거나 분사의 시제를 수정함으로써 바로잡을 수 있다.
e.g. Hoisted up to the fifth floor with a heavy rope, the movers brought the piano in through the window.
-> Hoisted up to the fifth floor with a heavy rope, the piano was brought in through the window (by the movers).
-> Having Hoisted it up to the fifth floor with a heavy rope, the movers brought the piano in through the window.

동사생략(Gapping) : 등위 접속사로 연결되어 있는 문장에서 동사는 같지만 목적어가 다른 경우에는 두 번째 문장의 동사(와 조동사)를 생략한다.
e.g. I will buy a scooter, and my brother will buy a motorcycle.
= I will buy a scooter and my brother a motorcycle.

'기승전결'은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지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전개 방식이다. 결론을 먼저 쓰고 그 결론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것이 독자를 위한 글의 전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에세이에서 서론은 전체 에세이의 논지를 포함하고 있어야 하고, 논지를 포함하고 있는 중심 문장인 Thesis statement은 서론의 끝 부분에 위치한다.
에세이의 첫 문장은 일반적이면서 객관적인 문장이어야 하지만, Thesis statement은 구체적이면서 에세이의 청사진을 보여 주고 본론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주장을 담고 있어야 한다.

에세이의 본론 단락은 서론의 1.5~2.5배 길이가 적당하며 본론 단락의 가장 중요한 문장인 Topic sentence는 단락의 첫 부분에 위치한다.
Blueprinting을 포함한 Thesis statement로 Topic sentences를 작성하는 법
Thesis statement : X is Y because of A, B, and C.
* Topic sentence 1 : First, X is Y because of A.
* Topic sentence 2 : Second, X is Y because of B.
* Topic sentence 3 : Finally, X is Y because of C.
Topic sentence(& Thesis statement)에서 주의할 점
a. 질문을 하면 안 된다.
b. '사실'이 아는 '주장'이 드러나야 한다.
c. For example로 시작하면 안 된다.

에세이에서 결론의 첫 문장은 에세이의 핵심인 Thesis statement를 반복하고 마지막 문장은 간단한 '수사 의문문'이나 재치 있는 문장 등으로 마무리한다.
본론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새로운 주장이나 사실을 결론에서 언급해서는 안된다.

Formal한 에세이를 쓸 때 지켜야 할 규칙 다섯 가지
ⓐ And나 But으로 시작하는 문장은 되도록 피한다.
ⓑ isn't, can't, it's, that'll과 같은 축약형을 쓰지 않는다.
ⓒ etc., and so on, and so forth와 같은 표현은 쓰지 않는다.
ⓓ so, very, pretty, quite, really와 같은 강조 부사는 되도록 쓰지 않는다.
ⓔ I think, I'm going to tell you, in my opinion과 같은 불필요한 문구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규칙들은 특정 효과를 위해 끼지기도 하지만 규칙을 깨려면 먼저 규칙을 알아야 한다.
학생들은 작문에 관한 고급 문법과 에세이 작성법을 배움으로써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John Trimble이 에서 지적한 영작문에 대한 일곱 가지의 superstition(미신)
1. Never begin a sentence with and or but.
2. Never use contractions.
3. Never refer to the reader as you.
4. Never use the first-person pronoun I.
5. Never end a sentence with a preposition.
6. Never split an infinitive (e.g. to fully cooperate).
7. Never write a paragraph containing only a single sent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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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절반은 동사다 (기초동사 편)

동사 + 전치사 조합에서 어떤 의미가 되는지 놓치는 부분이 많았는데,
쉽게 잘 설명해 두었다.

영어의 절반은 동사다 (기초동사 편) - 책갈피


run : 달리다, 흐르다, 줄이 나가다, 운영하다, 작동하다

run down : 뛰어 내려가다, 다 닳다
run across : 뛰어서 건너다, 우연히 만나다
run away : 달아나다
run out : 뛰어나가다, (시간이) 다 되다, (연료 등이) 떨어지다

break : 깨다, 부러뜨리다, 부수다, 위반하다

break up : 헤어지다, 분리하다, (싸움을) 말리다, (시위를) 해산하다
break down : 부수다, 허물다, 해체하다, 고장나다,
break into : 침입하다. (대화에) 끼어들다, (새 신발을) 길들이다
break out : 탈출하다, 돌발하다

turn : 돌리다, 넘기다, 방향을 바꾸다, ~하게 변하다

trun into : ~로 변하다, 바꾸다
turn on : 켜다, 틀다
turn off : 끄다, 싫어지게 하다
turn up : 크게 하다, (소매를) 걷어 올리다, (깃을) 세우다
turn down : 작게 하다, 줄이다, 약하게 하다, 거절하다
turn in : 제출하다
turn out : 드러내다, 밝혀지다, 판명되다
turn around : 뒤돌다, 호전시키다
turn over : 뒤집다, 넘기다, 전복되다

hang : 걸다, 달다, 매달다, 붙이다, (고개를) 숙이다, (벽지를) 붙이다

hang up : 위에 걸다, (전화를) 끊다
hang out : 밖에 널다, 나가서 놀다
hang around : 어슬렁거리다, 어울려다니다, 배회하다, 서성거리다
hang on : 꽉 잡다, 놓지 않다, (전화를 끊지 않고) 잠깐 기다리다.

put : 놓다, 바르다, (단추를) 달다, 대다, 가하다, 써 넣다

put up : 올리다, (우산을) 펴다, 세우다
put down : 내려놓다, 억제하다, 기입하다, 진압하다
put on : 입다, (살이) 찌다
put off : 미루다
put in : 안에 넣다, 예금하다
put out : 밖에 내놓다, (신제품을) 출시하다, (불을) 끄다
put back : 제자리에 놓다, 뒤에 놓다
put away : 치우다, 비축하다

cut : 자르다, 베다, 깎다, 줄이다, 감축하다

cut corners : 지름길로 가다, 절약하다
cut down : 베어 넘어뜨리다, 줄이다
cut off : 절단하다, 중단하다, 자르다
cut in : 끼어들다
cut out : 잘라내다

get : 얻다, 사다, 가져오다, 받다, 갖다 주다, 사 주다

get + 명사 : 취하다
get A to : A가 ~하게 하다
get A 과거분사 : A를 ~되게 하다
get + 형용사 : ~하게 되다
get up : 일어나다, 올리다
get down : 엎드리다, 내리다, 내려오다
get in : 들어가다, 들여보내다, (차에) 타다
get out : 나가다, 내보내다, (차에서) 내리다, 제대하다, 꺼내다
get on : (큰 차, 동물 등에) 올라타다, 접속하다
get off : (큰 차, 동물 등에서) 내리다, 벗어나다, 떼다
get to : ~에 도착하다
get away : 떠나다, 벗어나다
get together : 모이다, 모으다, 합치다
get along : 잘 지내다
get through : 통과하다, 끝내다
get back : 물러서다, 돌아오다, 되찾다
get across : 건너다, 이해시키다
get over : 건너가다, 극복하다

pull : 잡아 당기다, (커튼을) 젖히다

pull off : 잡아 당겨서 떼다
pull out :잡아당겨서 뽑다
pull over : 넘겨 당기다, 차를 데다

pick : 따다, 후비다, 고르다, (싸움을) 걸다

pick up : 집어 올리다, 사다, 태우다, 올리다
pick up the bill : 계산하다
pick out : 골라내다, 고르다, 파내다
pick on : 못살게 굴다, 괴롭히다

set : 놓다, 두다, (상을) 차리다, (불을) 지르다, 맞추다, 정하다, (해,달 등이) 기울다

set up : 세우다, (만남을) 주선하다
set aside : 옆에 두다, 챙겨 놓다

hold : 잡다, 들다, 품다, 수용하다, (숨을) 참다

hold on : 매달리다, 기다리다
hold back : 억제하다, 막다, 참다, 억누르다

take 가지고 가다, 데리고 가다, 잡다, 취하다, (시간이) 걸리다, (탈것을) 타다, (의견·생각을) 받아들이다

take your time : 여유를 가지다
take + 명사 : ~을 하다
take out : 밖에 내놓다, 빼내다
take off : 벗다, 떼어 내다, (휴가를) 내다, (비행기가) 이륙하다
take away : 가져가다, 데려가다
take my breath away : 숨이 막히다
take over : 떠맡다, 이어받다, 인수하다
take up : 들어 올리다, 차지하다
take down : 내리다, 쓰러뜨리다, (건물을) 철거하다
take apart : 분해하다, 해부하다
take back : 반납하다, 취소하다

go : 가다, 다니다, 진행되다, (나쁜 상태로) 되다

go well : 잘 어울리다
go -ing : ~하러 가다 (ex : go cycling in my free time)
go up : 올라가다, 상승하다
go down : 내려가다, 하락하다, 떨어지다, 추락하다
go out : 외출하다, (불 등이) 나가다
go away : 떠나다, 사라지다
go off : 떨어져 나가다, (경보가) 울리다, 터지다
go along : 따라서 가다, 동의하다
go back : 되돌아가다
go through : 통과하다, 살펴보다

come : 오다

come out : 밖으로 나오다
come off : 떨어져 나오다
come up : 올라오다, (풀이) 돋아나다, (물이) 차오르다
come down : 내려오다
come over : 넘어오다, 덮치다
come around : 돌아오다

make : 만들다, 생기게 하다, ~하게 만들다, 시키다, ~하게 하다

make + 명사 : ~하다
make up : 만들어 내다, 결정하다
make it : 제때 도착하다, 성공하다, 시간을 정하다

have : (물질, 추상적인 명사, 문제, 생각 신체 특징 등을) 가지고 있다, (성격, 재능 등을) 지니고 있다, 먹다, 마시다, (병에) 걸리다, 받다, (시간을) 보내다, 겪다

have + 명사 : ~하다

keep : 유지하다, 보유하다, 지키다

keep -ing : 계속 ~하다
keep away : 멀리하다, 피하다
keep from : 막다, 참다
keep off : 접근하지 않다, 떼다
keep up : 유지하다, 뒤지지 않다
keep down : (계속) 낮추다, 억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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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지 않아도 말이 나오는 영어의 원리


우리말과 영어를 비교해서 친절히 설명해 두었다.
우리말을 영어로 옮기려면 금방 생각나지 않는데,
두 언어의 차이를 깊이 이해하고 다가간다면 도움이 되겠다.

영어의 원리 - 책갈피


우리말

  • 사람이 중심인 언어라서 행동을 하는 것은 대부분 사람이다. 그래서 '동사'가 발달했다.
  • 자동사 표현이 영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고 자연스럽다.
  • 동사가 좁고 정확하게 족집게처럼 하나씩 집어서 표현한다.
  • 한 단어 부사가 발달했다.
  • How 중심의 질문을 선호한다.
  • 하나의 현상이나 사물에 하나하나 분화된 명사를 쓴다.
  • 현재형 동사로 현재의 일도, 지금 이 순간 벌어지는 일도, 예전부터 지금까지 죽 해오고 있는 일도, 앞으로 할 일도 모두 표현 가능하다.
  • 가능성이 높건 낮건 크게 구별 없이 같은 조건문으로 쓴다.
  • 사람 중심의 능동태를 선호한다.
  • 주어와 목적어를 생략하고 말한다.
  • 동사의 어미를 쉽고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어서 절(clause)이 발달했다.
  • 동사를 꾸미는 부사가 동사 바로 앞에 나온다.

영어

  • 사물이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사람처럼 능동적인 주체로 움직인다. 그래서 '명사'가 발달했다.
  • 타동사 표현이 지배적이다.
  • 동사가 넓고 포괄적으로 그물망을 던지듯 여러 의미로 폭넓게 사용한다.
  • 한 단어 부사보다 전치사구(전치사+명사)가 발달했다.
  • What 중심의 질문을 선호한다.
  • 하나의 개념에서 파생된 의미들을 같은 명사로 계속 사용한다.
  • 현재, 현재 진행, 현재 완료 진행, 미래로 시제를 다 구분해서 써야 의미 전달이 명확하다.
  • 대상 중심의 수동태를 선호한다.
  • 주어와 목적어를 생략하지 않는다.
  • 구(phase)가 발달했다.
  • 동사를 꾸미는 부사가 동사 뒤에 나온다.
  • have는 구체적인 사물뿐 아니라, 우리말 '~상태이다'에 가까운 추상적인 '소유 개념'까지도 포괄하고 있는 동사다.
  • 구어체 영어에서는 고난도의 어려운 단독 동사보다는 <쉬운 자동사+전치사> 형태의 동사구 표현이 중심을 이룬다.
  • 전치사+명사는 명사를 뒤에서 꾸미며 형용사처럼 쓴다.
  • 현재 진행형이 미래의 의미로 쓰일 때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 그렇게 하기로 확실히 계획을 잡아놓았다는 어감이다.
  • '이미 하기로 계획되고 의도된 것(be going to)'과 '말하는 순간의 의지(will)'도 앞으로의 일에 대한 추측이나 예상을 나타낼 때는 대부분 큰 차이 없이 쓰인다.
  • the가 생생히 살아있는, 내가 보거나 하고 있는 것이라면, a는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일반적, 추상적 개념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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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인생의 행복과 자유를 찾아가는 단순한 삶의 원칙. 단순하게, 산다.


삶에서 우리는 복잡한 상황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 담대하고 솔직하게 마주한다면 일이 더 복잡해지지 않는다.
단순하게, 산다.
이 책은 백 년도 전에 쓰인 책이며 현대 사회는 그때보다 더 어지럽다.
그러나 본질이라는 것은 쉽게 변하지 않기에,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단순한 삶이 멀지만은 않다.
올바르고 솔직하며 신뢰와 자신감을 가지고,
부수적인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본질적인 것에 전념하는 자연스러운 삶.
이런 단순한 삶과 우리 삶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가?


단순하게, 산다. - 책갈피


욕심과 탐욕, 불건전한 쾌락을 채우려고 많은 인간들이 비열한 짓을 저지르지만, 굶주림 때문에 비열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은 없다.

사물이나 사람이나 결국에는 금전적 가치로 평가된다. 달리 말하면, 사물과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아무것도 안겨주지 못하는 것은 무가치한 것이며,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사람은 무가치한 사람이다. 청빈함도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농후하며, 돈은 부정하게 벌어들일지라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과거를 되살리려는 시도는 가장 무익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몽상이다. 행복한 삶의 비결은 현재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회의 발전을 방해하는 많은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가장 부담스러운 잘못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하루하루 더 나은 삶을 살겠다는 본질적인 목표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짐을 단순화하며 가볍게 해야 한다.

단순한 삶을 살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람들로는 구걸로 연명하는 거지, 사기꾼, 기생충 같은 사람, 아첨하는 사람, 시샘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이 땅에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 소유한 것을 어떻게든 한 조각- 가능하면 크게- 이라도 뜯어내려 한다.야심이 가득한 사람과 영악한 사람, 나약한 사람과 인색한 사람, 오만한 사람과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어떤 사회 계층에 속해 있든 간에 단순함과는 거리가 먼 부류에 속한다.

본질, 즉 근원은 내면적인 것이다. 단순함은 일종의 정신 상태이다. 단순함의 주된 존재 이유는 우리에게 활력을 주는 데 있다. 따라서 인간다운 인간, 즉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인 사람은 단순하다.

인간다운 인간은 성심껏 행동하지 메마른 호기심을 채우려고 행동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 시도라는 구실을 내세우더라도 그런 호기심은 깊은 감동을 맛보지 못하고, 진정한 행위로 연결되지 않는다.

우리의 일상정인 삶에 기생충처럼 따라붙으며 우리를 괴롭히기에 서둘러 바로잡아야 하는 또 하나의 나쁜 습관은 끊임없이 자신을 점검하고 분석하려는 강박증이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고, 지나치게 조심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인간이 자기만을 생각하지 않도록 만들어진 존재라는 걸 깨닫는 데는 약간의 양식(良識)만 있으면 충분하다.

새로운 것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평범한 것이 영원한 것이다. 평범한 것만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평범함에서 멀어지는 행위는 지극히 위험한 모험을 무릅쓰는 짓이다. 단순한 것은 무가치한 것이란 착각에서 깨어나 다시 단순한 삶을 찾는 사람은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인간은 몇몇 기본적인 것만 있으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
그 기본적인 것들이 무엇일까?
첫째로 인간의 삶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신뢰이다.
둘째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 우리를 둘러싼 신비로운 현상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두 눈을 크게 뜨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할 때이다. 또한 우리가 지금까지 쌓은 지식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는 것은 지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며, 세상이 우리 두뇌보다 훨씬 크다는 걸 생각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활기 넘치고 역동적이어야 한다. 신뢰와 희망과 선량함 그리고 삶의 무한한 가치를 실질적으로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당신의 좋은 면과 나쁜 면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당신에게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야 할 필요성을 알려주어야 한다.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고통이 궁극적으로는 해방을 위해 거쳐야 하는 단계라는 깨달음을 주고,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는 마음을 키워주어야 한다. 용서를 더 쉽게 하고, 행복감을 덜 뽐내며, 의무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죽음 이후의 세계를 막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해주어야 한다.

삶을 단순한 방향으로 개선하려면 말과 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듯이 단순하게 말해야 한다. 물론 정직하고 꾸밈없이 말해야 한다.
'올바르게 생각하고, 솔직하게 말하라!'

궤변을 늘어놓고 중상모략하는 사람들, 요컨대 말과 글을 능숙하게 다루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까닭에 말솜씨만 뛰어난 사람들이 생각을 확산하고 전파하는 모든 수단을 대대적으로 이용했다. 그 결과가 무엇이겠는가? 우리 시대에 대해서, 또 우리 시대에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말은 어떤 사실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어떤 사실을 멋지게 장식함으로써 그 사실을 잊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단순하게 말하면서도 최대한 많이 전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기적을 울리는 데 증기를 몽땅 써버린 기계는 톱니바퀴를 돌리지 못한다. 요컨대 침묵하는 힘을 키워라 . 말을 줄이면 그만큼 당신의 말에 담긴 힘이 커진다.

우리가 직면한 현대인의 삶은 너무도 복잡해 엄청난 에너지 소비를 요구한다. 그래서 우리는 안달복달하며 숨을 헐떡이고, 끝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지낸다. 말과 글도 이런 우리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세상에서 잊혀진 사람들을 위해 일하십시오. 배우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쓰십시오. 그렇게 할 때 여러분은 해방과 평화에 기여하는 업적을 남긴 것이며, 단순함으로 천재성을 드러내는 방법을 알았던 까닭에 단순하게 보이는 창작물로 그 시대에 도전하고 저항하던 옛 대가들의 비밀 상자를 다시 열어젖힌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삶의 활력을 잃어버린 사람은 어려운 의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거나 불가능한 일을 완수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한 의무를 완벽하게 해내는 걸 등한시하기 때문에 활력을 상실한다.

인간은 원대한 것을 꿈꾸지만, 큰일을 할 기회가 자주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설령 그런 기회가 주어질 때도 끈질긴 준비가 되어 있는 경우에만 확실한 성공이 가능하다. 작고 사소한 것에 충실할 때 큰일도 이루어낼 수 있는 법인데, 우리는 그런 진리를 잊고 살아간다. 힘든 시기를 맞거나 삶의 위기를 맞았을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진리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단순한 의무는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 있는 것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가까이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새 장수에게 새를 사면, 그는 우리의 새로운 식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준다. 관리법과 먹이 등 새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몇 마디로 요약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을 정리하면 짤막한 몇 줄로도 충분할 것이다.

부유하고 만족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부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만족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즐거움을 누리려면 돈이 있어야 하지 않나? 말도 안되는 생각이다!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즐거움과 돈! 많은 사람이 이 둘을 새의 양쪽 날개로 생각한다. 안타까울 따름이며, 엄청난 착각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즐거움은 팔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것이다. 즐기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자기 몫을 해내야 한다. 그것이 필수 조건이다.

장사꾼 근성은 '나에게 얼마를 벌어다 줄 수 있는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되며,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다'라는 격언으로 정리된다. 이 두 가지 행동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는 표현하고 상상하기 힘든 수준으로 타락할 수 있다.

인간의 모든 기본적인 역할에는 헌신과 희생이 그 밑바탕에 깔려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해관계를 철저히 따지는 사람도 계산 이외의 다른 것에 의지하지 않고는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다.

많은 봉급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언제라도 구할 수 있지만, 그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을 찾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여기에 성실함까지 겸비한 사람을 찾으려면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돈을 밝히는 사람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헌신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내면의 삶, 즉 내면의 세계가 힘을 잃으면, 요컨대 우리가 겉모습에 신경을 쓰느라 내면의 세계를 경시한다면, 겉모습으로 얻은 것만큼의 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평등분배론자도 두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다른 사람들의 재산 중 일부를 자기 것으로 차지하려는 사람들이다.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 다수이고 대체로 비속한 편이다. 이 부류에 속하기는 쉽다. 욕심만 많으면 충분하다. 둘째로는 자신의 소유물을 가난한 사람들과 기꺼이 나누려는 사람들이다.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무척 드물다. 이렇게 선택받은 집단에 속하려면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주변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에 민감하게 공감하는 의연하고 선량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수전노에게 단순한 삶은 비용을 아끼고 또 아끼는 싸구려 삶을 뜻한다. 편협한 마음을 지닌 사람의 경우, 단순한 삶은 인생에 즐거움을 주는 모든 것을 멀리하는 음울하고 무미건조한 삶을 뜻한다.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지만 있으면 더 좋은 것에 관심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는 결코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삶에 영혼을 담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여기에서 구분된다.

몸단장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을수록 그 가치가 높아진다. 몸단장이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여겨지려면 자기만의 참된 멋을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돈을 쏟아붓더라도 그 몸단장이 당사자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면,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내지 못한 가면에 불과하다.

자신의 재산으로 장벽을 쌓아 남들과 멀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재산을 남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수단으로 삼는다. 부자라는 지위가 오만하고 이기적인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망가지고 왜곡되었지만, 위와 같은 부자는 정의에 무감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결국에는 인정받고 존중받기 마련이다.

개인에게는 권력에 저항하라고 유도하는 뭔가가 존재하는데, 그 뭔가는 원래 무척 존중할 만한 것이다. 근본에서 우리는 모두 평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도 나에게 순종을 강요할 권리가 없다. 그는 그이고 나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가 나에게 명령을 내린다면 나를 모멸하는 것이며, 그런 모멸은 용납할 수 없다.

많은 장점을 가졌다면 더욱 겸손해지자. 그것은 우리가 많은 것을 빚졌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누군가에게 빚진 것이다. 그런데 그 빚을 확실히 갚을 수 있을까?

남들보다 두각을 나타내는 유일하게 참된 방법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당신이 그 자체로 존중받아 마땅한 지위에 있는 까닭에 실질적으로 존중받고 싶다면, 먼저 당신이 그 지위에 적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그 지위를 증오하고 경멸하게 만드는 원흉이 된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남들과 달라야 하는 유일한 것이 있다면 남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의지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더 겸손해지고 더 상냥해지며,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과 한층 가까워진다.

자식을 중심에 놓고 키워서도 안 되고, 부모를 중심에 놓고 키워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인간은 운명적으로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나의 표본에 불과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삶다운 삶을 살도록 가르쳐야 한다.

인위적인 삶에서는 인위적인 생각과 자신 없는 말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건전한 습관과 강한 인상, 현실과의 일상적인 접촉이 있으면 말과 행동도 자연스레 솔직해진다. 거짓은 노예의 악습이고, 비열한 자와 나약한 자의 피난처이다. 자유롭고 당당한 사람을 솔직하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무엇이든 솔직하게 말하는 낙천적인 담대함을 독려하자.

우리는 사회의 모든 계층에게 뭔가를 요구한다. 모두 자신이 채권자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채무자인 걸 인정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우리가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이유는 다정한 말투나 위압적인 말투로 빚을 갚으라고 그들을 다그치기 위해서인 듯하다.

매일 아침 우리는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기억하라! 잊어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본질적인 것은 기억하고, 부수적인 것은 잊으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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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롯가의 옛이야기처럼 빨려드는 모옌 중단편선.


소설을 좋아하지만,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아니 딱히 소설을 좋아한다기보다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편이 맞겠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눈 앞에 펼쳐지는 영화나 애니메이션도 좋고,
콘텐츠와 상호작용을 하는 게임도 좋다.
소설에서 눈에 보이는 건 글자 뿐이기에 장면을 상상해야 한다.
이 부분이 다른 시청각 콘텐츠에는 없는 소설만의 특별한 재미다.
모옌.
그의 글에서는 소리가 들리고, 생생한 장면이 펼쳐진다.
모옌은 묘사가 너무 뛰어나서 독자가 다른 엉뚱한 상상을 할 여지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궁금한 부분만은 상상의 영역으로 남겨두어서,
독자가 단 한 부분에 집중해서 상상하도록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이끈다.
그가 쓴 소설 한 편을 읽고 나면 무언가에 홀린 듯 정신이 몽롱하다.
모옌.
글 참 잘 쓴다. 스토리텔링의 고수다.

모옌 중단편선 - 책갈피

허우치가 개기 일식이나 헤일 봅 혜성은 이미 작년에 있었던 일이 아니냐고 말하자 동료들은 멍청이라고 말하면서 도무지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비난했다. 작년에 일어난 일이라고 올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어? 그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허우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멍청하고 둔하며, 근본적으로 날로 비약하는 사회에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말았다. 허우치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자 멜빵바지 차림에 상반신이 유별나게 길지만 다리는 오히려 유난히 짧은 여자가 그에게 먹으로 까맣게 칠한 유리를 건네면서 다른 동료들에게 말했다.
"허우 동지는 그래도 근본은 올바른 동지야. 당신들이 욕하면 안 되지!"
청년들이 말했다.
"우리가 욕하는 것도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지. 그렇지 않소, 허우 동지?"
허우치는 연신 그들의 말이 맞다고 했다. 사람들이 이어서 외계인에 대해 큰 소리로 토론을 벌였다. 허우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정신을 차릴 수 없어 마치 술에 취하거나 바보가 된 것만 같았다. - 청안대로 위의 나귀 타는 미인

진정한 미인이란 그저 감상의 대상이지 껴안고 노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진정한 미인은 언제나 깡패나 건달, 못난이들의 차지가 될 수밖에 없다. 속담에 이르길, 훌륭한 사내대장부는 좋은 아내를 얻기 힘들고, 게으른 사내가 미녀를 얻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그렇다! 진주 목걸이는 모두 돼지 목에 걸려 있다.
- 청안대로 위의 나귀 타는 미인

"너희 인생이 잘나간다고 우리 인생은 찌그러졌는 줄 알아? 쌀 먹는 사람도 살지만 쌀겨 먹는 사람도 살고, 고급한 인간도 살아가겠지만 저급한 인간도 살게 되어 있어." - 백구와 그네

무슨 일이든 하려면 잘해야 하고 정성을 다해야지, 일을 하면서 잡생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로 할아버지의 철학이었다. - 큰바람

화피자(話皮者) : 여우나 들고양이가 요괴로 둔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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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력같은 글쓰기 공식. POINT 글쓰기. 심플.


스마트폰이 없던 어린시절 가끔 나타나는 약장수는 재미있는 볼거리였다.
동네에 약장수가 오면 약을 팔기 전에 차력 쇼를 보여준다.
배에다 돌을 올려놓고 망치로 내려쳐도 몸이 멀쩡한 모습을 보여주곤 약병을 꺼낸다.
" 이 약 한번 잡숴봐."
심플이란 제목의 글쓰기 책에 대한 느낌이다.
처음 몇 장을 읽었을 때 내가 원하던 책이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었다.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도 중요한데 엉뚱한 책을 골랐을 때도 끝까지 읽는다면, 다음에는 더 신중히 책을 고를 것 같아서다.
심플.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좋은 글쓰기 책이 될지도 모르겠으나 나와는 코드가 맞지 않았다.

나는 무협지를 즐겨 읽는다.
무협지에는 내공과 외공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아무리 외공을 갈고 닦은 고수라도 내공을 닦은 고수에게는 쉽사리 승부를 내주고 만다.
차력을 굳이 분리하자면 외공의 일종으로 그 중에서 공연에 쓰기 유용한 몇가지 기술을 추린 것이다.
책 제목은 심플인데 20장 정도 칼럼이면 충분할 글을 315페이지나 써 두었다.
'뉴스(News)'라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뜻과 의미가 달라 헛갈리는 용어를 사용했다.
목차를 공들여 쓰고 나머지 내용은 분량을 채우기 위해 마구 써넣은 느낌이다.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퇴고에 큰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한 역설적인 책이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크게 부풀린 책이다.

심플.
어쩌면 이 책은 반면교사(反面敎師)의 가르침을 주려고 쓰였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내가 심플이라는 30장 정도 분량의 소책자나 연재 칼럼으로 읽었다면 찬사를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주제, 개요, 배경정보, 뉴스, 생각을 단락을 나누어 쓰고 잘 배치해서 좋은 글을 퇴고하라.'
트위터에 이런 짧은 토막글이 올라왔다면 리트윗을 했을지도 모른다.
심플.
이 책은 알려주는 내용 대비 분량이 너무 많아 아쉬운 책이다.
그래도 아래 인용문처럼 저자가 인용한 내용은 썩 괜찮다.

"무엇을 쓰든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 퓰리쳐상의 기원인 미국의 신문인, 조지프 퓰리처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글쓰기 공식, 심플 - 책갈피


글쓰기는 기술이다


프로만 아는 글쓰기 기술

  • 우뇌로 시작해 좌뇌로 끝낸다
    떠오른 생각을 수다 떨듯이 일단 글로 옮기는 일이 필요하다. 말이 되든 안 되든 그냥 마구 써 내려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뇌 글쓰기'다. 이때 좌뇌는 계속 '질서'라는 신호를 보내올 것이다. 그러나 좌뇌의 유혹을 뿌리치고 계속 써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일정 분량의 글이 채워졌다면, 이제 좌뇌가 나설 차례다. 글을 정리하고 문장을 다듬는 단계다.
  • 평범함에 가치를 부여한다
    일상은 매우 평범해서 우리의 눈을 멀게 하거나, 몹시 화려해서 우리의 눈을 현혹시킨다. 그리하여 사물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다. 따라서 늘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더불어 특이한 점을 발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달리 보기, 즉 낯설게 보기다. 독특한 무언가가 없다면 글이 맥 빠지기 때문이다.
  • 단락으로 편집한다
    글을 쓸 때에는 반드시 일정한 양의 문장과 문장을 합해서 단락을 지어야 한다. 즉 상자를 쌓듯 '블록화'하여 단락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 디테일에 강하다
    디테일을 잘 살린 글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러므로 우리는 쓰고자 하는 영역의 글쓰기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 처음과 끝에서 승부한다

프로를 만드는 글쓰기 습관

  • 언제 어디서나 메모하라
  • 나만의 글쓰기 창고를 마련하라
  • 고정 시리즈를 연재하라명문을 체화하라
  • 퇴고, 지우개와 싸움하라
    체호프가 말했어, 이야기 속에 권총이 나왔다면 그건 반드시 발사되야만 한다고. 이야기 속에 필연성이 없는 소도구를 끓어들이지 말라는 거지. 만일 거기에 권총이 등장했다면 그건 이야기의 어딘가에서 발사될 필요가 있어. - 무라카미 하루키, 『1Q84 2』 중 다마루의 대사
    퇴고 원칙
    1. 중복 금지
    2. 간결성
    3. 논리적 연결

글쓰기는 훈련이다


글쓰기 매일 훈련

  • 마구 쓰기 100회
  • 좋은 글 필사하기 100회
  • 1단락 쓰기 100회

글쓰기 기본 훈련

  • 묘사하기: 안목을 길러라
  • 단문으로 쓴다.
  •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않는다.
  • 쓸 수 있는 요소부터 먼저 쓴다.
  • 남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고 쉽게 쓴다.
  • 설명하기: 조리 있게 전개하라
  • 요약하기: 핵심을 추출하라
    대표성 : 원본을 대표해야 한다.
    중요성 : 원본의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
    주제성 : 원본의 주제를 반영해야 한다.
    사실성 :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
  • 줄거리 쓰기: 생생하게 스토리텔링하라

03 글쓰기 확장 훈련

  • 단락법: 한 문장을 한 단락으로
  • 삽입법: 토막 내어 늘려가라
  • 열거법: 나열하며 늘려가라
  • 관찰법: 사실을 쓰며 늘려가라
  • 비교법: 비교와 대비를 통해 논리를 확장하라
  • 질문법: 물음표를 던지며 늘려가라

글쓰기는 POINT다

P(Point): [주제] 무엇을 쓸 것인지 결정하기
O(Outline) : [개요] 구조 짜기
I(Information) : [배경정보] 배경, 상황 설명
N(News) : [뉴스] 글을 빛내주는 예화나 자료 넣기
T(Thought) : [생각] 글감에 대한 느낀 점 쓰기

Point 글감 잡기

  • 심플한 주제를 잡아라
  • 비범한 소재를 준비하라
  • 미묘한 특징을 포착하라
  • 남다른 감성을 발휘하라
  • 고정된 프레임을 뒤집어라

Outline 개요 짜기

  • 핵심 메시지를 써놓아라
  • 핵심을 전하는 3단락 구조 (도입-전개-결말)
  • 논리를 강화하는 4단락 구조
    • 이슈-찬성 의견-반대 의견-종합
    • 이슈-상대 주장-반박-결론
  • 사례를 더하는 5단락 구조
  • 일상적인 글에는 POINT 구조

Information 배경정보 넣기

사건이 텀지면 언제나 그 뒤에는 배경이 있다. 언론은 먼저 사건의 1보를 타진한다. 그 후 사건의 배후와 원인을 자세히 보도한다. 바로 배경 설명이다.

News 예화나 근거 넣기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인 '뉴스(News)'의 사전적 정의는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소식'이다. POINT 구조에서 N은 '뉴스(News)'를 뜻하는데 의미가 약간 다르다.
POINT에서 뉴스(N)란 내 글을 빛내기 위해 넣은 예화 같은 것이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무게감을 주기 위해, 고급스럽게 만들기 위해 끌어오는 이야기 따위다.
영어에 '아이스크림 온 더 케이크(Ice cream on the cake)'라는 말이 있다. 케이크는 그 자체만으로 맛있지만 아이스크림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글로 따지면 아이스크림이 바로 뉴스다. 요리로 치면 메인 재료에 섞는 부재료 같은 것이다.
  • 희소한 명언을 인용하라
  • 공감을 부르는 고사성어
  • 스토리로 글맛을 살려라
  • 법칙과 이론으로 정당성을 부여하라

Thought 생각의 표현

  • 생각 이전에 사실부터 확인하라
  • 생각 쓰기 1단계: 첫 느낌을 써라
  • 생각 쓰기 2단계: 소감을 설명하라
  • 생각 쓰기 3단계: 현실에 적용하라
  • 의미부여로 글의 질을 높여라

글쓰기는 연출이다


마음을 사로잡는 서두 연출

  • 용건부터 명시하라
  • 메시지의 방향을 제시하라
  • 팩트는 임팩트있게
  • 읽고 싶게 만들어라
  • 최신 이슈를 끌어오라
  • 나만의 경험으로 차별화하라
  • 느낌표보다 강력한 물음표
  • 가장 인상적인 대사를 배치하라

여운을 남기는 엔딩 연출

  • 망치로 못질하듯 단단히 박아라
  • 앞말을 재확인하라
  • 복병이 되어 허를 찔러라
  • 대구법으로 운율을 살려라
  • 키워드를 활용하라
  • 성찰하고 곱씹게 만들어라
  • 민들레 홀씨 하나를 살포시 날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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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내 몸의 긴장을 자유롭게 하는 알렉산더 테크닉 이야기. 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하루 중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어깨와 등이 결리고, 편두통에 시달린다.
명망 높은 신경외과에서 비싼 주사를 맞아도 그때 뿐이고, 며칠 후면 또 아프다.
그런데 신기한 건 컴퓨터 앞에 앉지 않으면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컴퓨터를 멀리해야 할까? 자세를 개선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이 책은 내 몸의 긴장을 자유롭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알렉산더 테크닉에 관한 책이다.
알렉산더 태크닉에 대해 상세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아서 아쉽지만,
지금껏 알고 있던 자세 상식을 바꾸어 놓기에는 충분했다.
알렉산더 테크닉을 조금 더 알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우선 이 책에 나온 이야기를 따라 긴장을 푸는 연습을 하고,
효과가 느껴진다면 조만간 더 깊이 알아봐야겠다.

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 책갈피


알렉산더의 발견 요약

  1. 습관적·무의식적으로 생체 매커니즘이 방해받을 수 있다.
  2. 전신의 협응과 균형 감각을 조율하는 '중추 컨트롤'이 존재한다.
  3. 사람들이 자신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여러 기능에 불변의 효과를 주게 될 것이다.
  4. '감각인식오류'가 존재한다.
  5. 몸은 서로 분리된 부분들이 집합을 이루어 기능하는 것이 아니다. 전체가 하나이며, 모든 부분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6. 동일한 반응을 일으키는 자극을 자신도 모르게 계속 반복하게 되면 습관적인 행위가 된다. 이러한 습관적 반응은 나중에 정상으로 느껴지며, 자연스러운 것이 되고 만다.
  7. 지시어: 근육을 긴장하게 하는 습관을 바꾸려면, 즉각적으로 움직여 긴장을 더 심화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먼저 해 습관적인 행동들을 사라지게 해야 한다.
  8. 자제심 : 습관에 의한 자동적인 반응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
  9. 목적의식: 지시어와 자제심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지 주의를 기울일 수 있으며, 결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10. 마음과 몸 그리고 감정은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며, 우리의 행동 속에 모두가 하나가 되어 있다.

알렉산더 테크닉이란?

  1. 온몸에 자리 잡고 있는 긴장을 자각하고 내려놓는 방법
  2. 뼈와 관절에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것을 피하고, 보다 적절한 방법으로 몸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배우는 재교육
  3.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는 과정
  4. 어떤 상황 속에서 습관적·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닌 삶의 진정한 선택을 하는 방법
  5. 우리 자신이 어떻게 작동되도록 디자인된 것인지 이해하고, 몸의 자연스러운 기능을 방해하는 것을 멈추게 하는 방법
  6. 조화롭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일상생활 속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

자세 근육

  • 몸을 바로 세우도록 디자인된 근육
  • 중력에 저항하면서 자세를 유지하고 균형을 잡는 데 사용된다.
  • 적색 근섬유가 주를 이룬다.
  • 적색 근섬유는 '느린 수축'이라 불리는 근 수축 방식을 가진다.
  • 피로 저항력이 있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피로해진다.
  • 자세 반사 신경에 의해 움직이므로 의식적으로 작동시킬 필요가 없다.

운동 근육

  • 동작을 취하기 위해 디자인된 근육
    ** 동작을 취하는 데 사용된다.
  • 백색 근섬유가 주를 이룬다.
  • 백색 근섬유는 '빠른 수축'이라 불리는 근 수축 방식을 가진다.
  • 피로 저항력이 없어 빨리 지친다.
  • 의식적인 마음에 의해 작동된다.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원주민들은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어 무슨 일을 끝내기 위해 서두르는 일이 없고, 어느 때고 하던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항상 현재에 집중하며, 언제나 만족하고 행복해한다. 그들은 미래의 일을 미리 고민하지 않으며, 지난 일에 대해 후회하지도 않는다. 또 뭔가 일이 잘못되더라도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웃음을 터뜨리며 그 상황을 즐긴다. 그들은 매우 깨어 있으며, 자신의 주변에 대한 알아차림은 놀라울 정도다.

서두르는 것과 빠르게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빠르고 정확하게 하면 별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서두르게 되면 많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간을 갖고 놀아라. 그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시간을 갖고 생각하라. 그것이 힘의 원천이다.
시간을 갖고 놀아라. 그것이 영원한 젊음의 비결이다.
시간을 갖고 독서하라. 그것이 지식을 얻는 방법이다.
시간을 갖고 친구가 되어라.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시간을 갖고 웃어라. 그것이 영혼의 음악이다.
시간을 갖고 사랑하고 사랑받아라.
- 아일랜드 고전

사람의 키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의 키에 맞춰 의자를 골라야 한다. 대략적으로 자신의 키의 3분의 1 정도 높이의 의자가 적당하다.
책상 높이는 자신의 키의 2분의 1 정도가 적당하다.

아이를 한번 보라. 무언가를 집어 올릴 때마다 어넺나 무릎과 고관절, 발목이 동시에 구부러지며, 척추는 항상 곧게 펴져 있다. 결코 수직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약 45도 앞으로 자연스럽게 기우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울을 옆에 두고 서서 거울을 보지 말고 똑바로 섰다고 생각하고 자세를 취해 보라. 그런 다음 거울을 향해 고개를 돌려 자신의 느낌과 실제 모습을 대조해 보라.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라.
"이게 바르다고 느껴지는가?"
몸을 많이 돌리지 않고 볼 수 있도록 거울을 하나 더 놓고 관찰해 보는 것도 좋다.
이제는 발을 쳐다보지 말고 정면을 응시한 채 똑바로 서보라. 양발을 앞으로 향한 채 30센티미터 정도 벌린 후 평행이 되도록 나란히 놓아 보라. 자, 이제 자신의 발의 위치를 보라. 자신의 느낌과 실제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 보라. 이것이 바로 알렉산더 테크닉에서 말하고자 하는 감각인식오류의 실제 모습이다.

후두 - 환추 관절은 양쪽 귓구멍 사이에 위치한다. 그러므로 목이 자유롭다는 지시어를 생각할 때는 양쪽 귀사이를 생각해야 한다. 이 관절에 대해 잘못된 맵핑을 하고 있다면 목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어렵게 된다.

거울을 보면 팔이 몸통에 붙어 있는 곳이 어깨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피부와 근육 속으로는 흉골(stemum, 가슴뼈)까지 연결되어 있다. 위팔뼈(humenus, 상완골)는 견갑골(scapula)에 단지 붙어 있을 뿐, 실제적으로는 쇄골(clavicle)에 의해서 계속 연결되는 것이다. 쇄골이 흉골과 만나는 곳이 실제로 팔이 몸통과 이어지는 곳인 것이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고관절 위치를 가리켜 보라고 하면 대부분 골반 위쪽을 가리킨다. 그곳은 장골능(iliac crest)이라는 곳인데, 관절이 아니지만 사람들이 자주 구부리게 되는 부위다. 실제 관절의 위치는 훨씬 아래쪽인 생식기 가까이에 있다.

척추는 굽히는 움직임보다는 회전하고 원운동하는 움직임에 적합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다시 한 번 아이들이나 현대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나라의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땅에 있는 무언가로 몸을 뻗을 때조차 척추가 편안하게 펴지면서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척추를 지나치게 앞뒤로 굽히는 것은 몸을 잘못 사용하는 대표적인 예로, 척추에 엄청난 압력을 가한다.

서 있을 때 우리의 체중은 발바닥의 세 포인트에 나누어 분산된다. 첫 번째 포인트는 발뒤꿈치에 있고, 두 번째는 엄지발가락 아래에 있으며, 세 번째는 새끼발까락 시작 부분에 있다. 만약 습관적으로 세 곳 중 두 곳이나 혹은 한 곳에 체중을 싣고 서게 되면 균형을 이루기 어려우며, 다른 상부 근육들이 긴장하면서 직립 상태를 유지하려 하게 된다.

바르게 서는 방법

  1. 양발을 30센티미터가량 벌리고 선다. 이것은 온몸이 안정적으로 지탱되는 느낌이 들게 한다.
  2. 주의 : 이 넓이는 안에서부터 측정된 거리다. 키가 큰 사람은 좀 더 벌리고, 작은 사람은 좀 더 좁히면 된다.
  3. 장시간 있을 경우에는 한쪽 다리를 15센티미터가량 뒤쪽에 놓고 60퍼센트 정도의 체중을 뒷발에 싣는다. 양발의 각도는 45도 정도로 한다. 이것은 한쪽 고관절로 체중이 쏠리는 것을 막아 주며, 온몸을 이루는 모든 구성 요소들이 서로 균형과 협응을 잘 이루도록 도와준다.
  4. 만약 골반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이 있다면 몸을 앞으로 기울이지 말고 부드럽게 등을 이완하며 바르게 펴준다(이때 지시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목이 자유로워진다. 머리가 앞과 위를 향한다. 척추가 길어지고 넓어진다. 다리와 척추가 분리된다. 어깨가 중심으로부터 멀어진다.) 이 동작은 서 있을 때 허리에 과도한 힘을 줘서 만곡을 만드는 습관을 없애 준다.
  5. 주의 : 지시어를 줄 때는 생각만으로 해야 한다. 실제로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하라.
쉬기 위해 앉는 경우, 가장 필요한 것은 의자가 몸을 충분히 떠받쳐 주도록 하는 것이다. 어떠한 신체 부위도 압박받지 않고 긴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머리에 받칠 쿠션 정도는 사용해도 좋다.
일을 하기 위해 앉을 때는 쉴 때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취해야 한다. 책상이나 테이블을 앞에 두고 식사나 일을 할 경우, 두 발과 양쪽 좌골로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몸을 앞으로 기울을 때 특히 그 네 곳(양발, 양 좌골)이 확실히 지탱되어야 한다. 척추를 구부리면 고관절과 좌골에 있던 체중이 발바닥으로 전해질 수 없다. 어떤 활동을 하면서 앉아 있을 경우, 몸을 고정시켜 놓지 말고 균형을 잡아 가면서 고요히 흐름을 느끼고 있는 것이 좋다.

매일매일의 일상 동작에서 무릎, 발목, 고관절을 자연스럽게 구부리기만 한다면 자세는 어느 순간 개선되어 있을 것이다.

앉아 있다가 일어나기

  1. 양발을 약간 벌린다. 너무 앞으로 두지는 말고, 무릎이 발보다 조금 더 앞쪽에 있도록 한다.
  2. 일어나기 전에, 머리가 먼저 살짝 기울어지면서 앞과 위쪽으로 가도록 한다. 어깨가 이완되도록 한 다음, 다른 신체 부위들이 그 뒤를 따르도록 한다.
  3. 움직이는 동안 척추가 길어진다고 생각한다. 머리가 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머리가 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머리가 골반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
  4. 고관절에서 경첩을 어닫듯이 움직여, 좌골과 고관절 부위에서만 앞으로 접혀지도록 한다. 허리가 구부러지지 않도록 한다.
  5. 다리 쪽에 무게가 점점 더 실릴수록 발바닥에 압력이 느껴진다. 자세 반사 신경이 반응하면서 순간적으로 아무런 노력을 가하지 않고 의자에서 일어난다.
  6. 의자에서 멀어질수록 체중이 뒤꿈치로 실리게 하고, 다리 근육을 긴장하지 말고 다리를 쭉 펴서 바닥을 밀어내며 일어난다.
자연스럽게 앉으러면 머리가 앞으로 움직이고(목이 앞으로 꺾이지 않음), 동시에 무릎, 발목, 고관절이 구부러져야 한다. 이렇게 하면 균형이 무너지지 않은 채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균형과 이완을 위해 언제든 중간에 멈출 수 있게 된다. 좌골이 먼저 의자에 닿으면 자연스럽게 척추도 함께 구르듯 움직이고, 머리에 균형이 유지된 상태로 척추가 곧게 펴지도록 해야 한다.

<신경심리학 저널Journal of Neuropsychology>에 발표된 광 유예(Guang Yue)박사와 캘리 콜(Kelly Cole)박사의 연구에서, 한 그륩의 참가자들은 한달간 손가락 하나를 단련했고,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은 그 손가락을 단련하는 상상만 하도록 지시받았다. 그 결과, 실제로 신체를 단련한 그룹은 30퍼센트의 근력 증가가 나타났고, 상상만으로 단련한 그룹은 22퍼센틍의 근력 증가가 나타났다. 이는 생각의 힘이 육체를 바꿀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중추 컨트롤

나쁜 자세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목 근육의 과도한 긴장이다. 이것은 중추 컨트롤을 방해하고 신체 전반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그러므로 목을 자유롭게 해줌으로써 목 부위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로써 중추 컨트롤이 보다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목이 자유로워지도록 하기
이 지시어의 주목적은 목 근육에 거의 항상 존재하는 과도한 긴장을 제거하는 것이다. 좋은 자세를 가지기 위해서는 머리가 척추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것은 항상 제일 먼저 주어지는 지시어다.

머리가 위와 앞으로 향하도록 하기
이것은 목이 어느 방향으로 자유로워져야 하는지 설명한다. 만약 '위로'라는 지시어가 없이 목이 자유로워지는 것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이 지시어는 머리가 정교하게 균형을 유지하도록 해주고, 몸의 다른 부분이 움직이기 위한 준비를 해준다. 이때 말하는 '앞'의 의미는 척추 위에서 머리가 앞으로 움직이는 것(긍정의 의미로 머리를 끄덕이려고 하는 것처럼)이지, 앞으로 수평 이동하는 것(TV를 보기 위해 얼굴을 내미는 것처럼)이 아니다. 머리가 위로 향한다는 것은 머리가 땅으로부터가 아닌 척추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말한다.

척추가 길어지고 넓어지도록 하기
척추가 길어지면 척추가 바르게 되고 재배열될 수 있으며, 몸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과도한 만곡을 줄일 수 있다. 척추가 길어지는 것은 등이 좁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기위해 척추가 넓어진다는 생각도 함께 해야 한다.

맨발로 달리는 경우, 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발이 땅에 닿는 순서가 자연스럽게 바뀐다. 뒤끔치 대신 발의 볼 부분이 먼저 땅에 닿으면서 발의 아치를 충격 흡수 구조로 이용한다. 다음에 뒤꿈치가 일시적으로 내려가지만 바닥에까지 ㄷ도달하지 않는다. 그 전에 발의 볼 부분이 땅에 닿으면서 바닥을 박찬다.

세미 수파인 자세(The semi-supine position,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있는 자세)

스트레스를 줄이고, 활력을 증가시키며, 다양한 종류의 통증을 감소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세미 수파인 자세를 정기적으로 행하면 척추를 정렬하고 전체적인 자세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 과정을 행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아침이다. 척추를 압박하거나 몸을 긴장시키기 전에 자신의 몸 사용을 관찰하는 기회가 된다. 두 번째로 좋은 시간은 점심시간이나 오후 3,4 시쯤인데, 만약 그 시간에 직장이나 외부에 있다면 집에 돌아오자마자 하면 된다. 단, 식사를 많이 한 뒤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마 상당히 거북할 것이다.
세미 수파인 자세를 취하는 첫날에는 10분 동안 하고, 날마다 1분씩 단계적으로 시간을 늘려 20분까지 연장한다.
긴장을 푸는 방법을 익힘에 따라 요추 부위가 점차적으로 바닥에 편안히 이완될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몇 주, 아니 몇 달이 걸릴 수 있으므로 스스로에게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허리 부위를 바닥으로 밀려고 해서는 안된다.
머리 아래에 책을 몇 권 놓고, 등을 대고 눕는다. 무릎을 구부리고 발다가은 골반 가까이에 평평하게 놓는다. 바닥은 카펫을 깔아 두거나 충분히 따뜻하게 해야 한다. 추위를 느끼거나 추운 곳에 누우면 긴장을 풀기가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누워 있는 동안 담요를 덮어도 된다. 머리 밑에 책을 몇 권이나 놓을 것인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하드커버보다는 잡지나 얇은 페이퍼백이 좋다. 책이 단단하게 느껴지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책 위에 수건 같은 것을 놓아도 된다. 호흡과 침 삼키기가 불편해지면 안되므로 누워 있을 때 머리가 뒤로 젖혀지거나 앞으로 수그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머리 밑에 책을 두는 이유는 머리가 뒤로 당겨져 척수를 압박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단순히 누워 있는 상황에도 여전히 머리를 뒤로 당길 수 있는 여지는 있다는 것을 유의하라.
발바닥은 바닥과 균일하게 접하고, 무릎은 천장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발은 골반에 가까이 위치해야 하나, 불편할 정도로 가까울 필요는 없다. 만약 다리가 안쪽으로 오므려지거나 벌어지는 경우, 아래 지시 사항을 따르면 다리의 근육 긴장을 줄일 수 있다.
1. 다리가 안으로 기울여지면 발을 서로 더 가깝게 둔다.
2. 다리가 바깥쪽으로 벌어지면 발을 더 넓게 벌린다.
허리 부위는 바닥에 놓여 있어야 하나, 평평하게 하려고 인위적으로 노력할 필요는 없다. 무릎이 천장으로 향하도록 하는 이유는 요추 부위가 바닥 위에서 편안히 이완되도록 하기 위해서인데, 이렇게 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자신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긴장을 단지 의식하라. 이때 눈을 반드시 뜨고 있어야 하는데, 이는 집중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몸의 대칭성을 보기 위해 몸의 좌측과 우측을 비교하되, 어떤 것도 바꾸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제 다음과 같은 지시어를 자신에게 주어라. 연습하는 중간중간에 반복해서 지시어를 주어야 한다.
* 내 목이 자유롭다.
* 내 머리가 앞과 위로 향한다.
* 내 척추가 길어지고 넓어진다.
* 내 다리와 척추가 서로 분리된다.
* 내 어깨가 중심으로부터 멀어진다.
* 내 무릎이 천장을 향해 구부러져 있다.

세미 수파인 자세의 효과

  • 전반적인 자세를 개선한다.
  • 추간판의 수액 흡수를 도와 키를 크게 한다.
  • 과도한 척추 만곡을 감소시켜 척추를 바르게 해준다.
  • 척추가 길어지게 해서 기립 자세를 더 잘 지지해 준다.
  • 신체 전반의 근육 긴장을 풀어 준다.
  • 늑간 근육(intercostal muscle)과 횡격막을 이완시켜 호흡을 개선한다.
  • 근육의 이완으로 혈액 순환을 개선한다. 손발이 따뜻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 과긴장된 근육에 눌렸던 신경의 압박을 감소시킨다.
  • 척추의 뼈와 관절의 퇴행을 방지하고, 잘못된 몸의 사용으로 인해 마모된 골격을 재생한다.
  • 내부 장기가 정상적으로 가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 활력을 되찾고, 재충전시켜 준다.
  • 육체적·정신적·감정적 스트레스와 긴장을 전반적으로 감소시켜준다.
    이러한 효과는 셉미 수파인 자세를 꾸준히 연습하는 사람만이 거둘 수 있다. 하루에 적어도 10분 이상, 몇 주에 걸쳐 연습을 계속 해야 한다. 피치 못하게 빠지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한 한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효과가 나타난다.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하되,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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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배우는 삶의 즐거움. 지적 생활의 즐거움.


길게 늘어선 읽어보고 싶은 책 목록에서 그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 마음 같아서는 다 읽고 싶지만, 책만 읽고 사는 삶은 아니기에 더 신중하게 책을 고르곤 한다.
그러나 때로는 이렇게 전혀 계획에 없던 책을 집어 드는 것도 좋다.
계획 따라 산다면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때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행운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지적 생활의 즐거움.
이 책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그저 지적 생활을 풍성하게 즐기지 못하는 자로서 대리 만족을 바라며 집어 들었다.
책은 적당한 책 두께와 가벼운 무게도 그 결정에 한몫했다.
P.G.해머튼.
그가 쓰는 단어 하나 하나에 힘이 실려있으며, 적절한 비유와 인용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영국에 사는 H.D.소로를 만난 기분이다.
이 둘은 삶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는 점에서 닮았다.
비슷한 시대를 살았으며, 글도 재미있게 잘쓴다.

책에서 이 말이 제일 마음속 깊이 들어왔다.
'매일같이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서 지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적인 삶과는 거리가 먼 지식노동에 회의감을 느껴 교양으로부터 멀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식을 활용하는 기술만 늘어나는 것입니다. 지성과 교양의 궁극적 목표인 개인의 완성과 성취감, 행복은 사라지고 오직 지식이 재물로 변환되는 물질적 성과에 급급하게 되어 지식인임에도 지성인이 되지 못하는 사람도 우리 주변에는 많습니다.'

실제로 내 삶에서 지적 생활보다는 지식노동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흥미 있는 무언가를 깊이 탐구하는 시간보다는, 지금 당장 써먹을 만한 것을 익히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 이것이 지식노동자로서 제공해야 하는 노동의 의무이긴 하지만, 깊은 탐구가 결여된 지식은 본질에 접근하기 어렵다.


지적 생활의 즐거움 - 책갈피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름에 2주일 넘게 휴가를 즐기며 1년 간의 건강을 축적해두려고 계획을 세우지만, 그보다는 한 주간의 건강유지를 위해 2시간의 산책과 운동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지적 생활은 결국 신경조직에서 행해지는 활동입니다. 신경조직이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몸을 움직여야 됩니다. 육체를 단련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우리가 참아내고 수용할 수 있다면 그 효능은 지금껏 발견된 그 어떤 진정제보다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지적 생활은 육식동물의 생태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맹수는 간격을 두고 사냥에 나섭니다. 눈앞에 먹잇감이 뛰어다닌다고 해서 무조건 쫓지는 않습니다. 휴식을 취해야 될 때는 먹으라고 고기를 던져줘도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휴식이야말로 지친 두 다리에 생기를 불어넣고, 힘줄을 끊는 데 사용한 턱 근육을 이완시켜주며, 다시금 사냥의 목적, 즉 굶주림이라는 욕망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맹수는 알고 있습니다. 휴식을 통해 맹수는 전투력을 유지합니다.

칸트는 새벽 다섯 시에 차와 담배 한 대로 아침식사를 마친 후에 강의준비와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여덟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일이 끝난 오후 1시에 단골식당에 가거나, 꼭 만나야 되는 사람들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이후로는 음식을 일절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칸트는 의식적으로 두뇌를 사용해야 하는 일들, 예를 들어 독서라든가, 사색, 집필, 고민 등은 반드시 잠들기 15분 전에 끝마쳤습니다. 그에 따르면 잠들기 전에 머리에 휴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머리가 휴식하지 못하면 제대로 잠들지 못한다는 주장입니다. 잠을 자도 숙면이 아니라고 합니다. 비단 칸트뿐 아니라 우리도 흔히 경험하는 이야이기입니다. 오늘의 지적 생활은 어젯밤 숙면했느냐와 직결됩니다.

식이요법은 다른 게 아닙니다. 채소를 다량 섭취하고, 고기를 피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건 아무런 소용도 없습니다. 진정한 식이요법은 생활개선입니다. 나에게 맞는 생활습관을 찾아내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감이 단언하건대 지적 생활에서 요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적 생활에 종이와 인쇄, 펜이 차지하는 비중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의 지적 생활은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리는 지적 생활의 기초를 이루는 일종의 과학입니다. 우리 목적에 적합한 음식을 만들고, 적당량을 섭취하는 일련의 습관은 우리가 익혀야 될 과학 중의 과학이며, 인류를 현재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낸 어머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와인 애호가는 날카롭지만 쉽게 흥분합니다. 맥주 애호가는 둔중하지만 그 둔중함 속에 평화가 있습니다. 충실하고 다스리기 쉬우며, 금방 화내는 법이 없고, 폭력에 호소하지 않는 침착함이 있습니다.

담배를 지나치게 많이 피우는 사람은 쉽게 불안감을 느낍니다. 그 불안감을 담배로 진정시키는 습성이 몸에 배어버린 탓입니다. 적당한 흡연은 지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흡연은 사람의 의지를 나약하게 만듭니다. 중독입니다. 종류에 상관없이 중독은 인간의 의지를 공략합니다. 의지가 있는 자는 무엇에도 중독되는 법이 없습니다.자신의 의지에 기대지 못하는 사람들이 뭔가에 중독됩니다. 지나친 흡연자의 특성은 의지부족입니다. 그 증거로 그들은 실천하기 전에 말이 많습니다. 끝없이 이야기합니다. 노력보다는 입으로 해결하려는 태도가 역력합니다.

인간에게는 두 종류의 생활이 있습니다. 동물적 생활과 지적 생활입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동물적 생활과 지적 생활을 적당히 융합해 더욱 건강하게 생활하라고 한다면 이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됩니다. 우리는 늑대도 아니고 여우도 아닙니다. 사람입니다. 그런데 늑대와 여우처럼 환경에 적응해나가라고 하는 건 우리를 지금 이 자리로 끌어올려준 지적인 강박증에서 벗어나라는 이야기입니다. 똑똑해지는 동시에 보다 강해지라는 요구는 받아들이기 쉬운 조건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기나긴 시간의 연속입니다. 지금 손해인 듯 보이는 운동이 한평생을 두고봤을 때 크나큰 이익이 되는 것입니다. 지적 생활은 건강이 오랫동안 유지되어야만 가능합니다. 건강도 실력입니다.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적 노동은 죽음과 직결됩니다.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고자 운동이라는 희생을 지불하는 것은 최상의 투자인 것입니다.

지적 생활에서 신문의 최대 결점은 항상 색다른 것만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22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지난밤에 찰스 다윈이 어디를 다녀왔는지는 그리 중요한 사건이 아닙니다. 언제 발견했는가는 사건의 핵심이 아닙니다. 그 같은 진실에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헌데 신문은 이를 채워주지 못합니다. 색다른 사사리을 신문이 강조할수록 사건의 올바른 관계는 잘못 전달됩니다. 랜턴은 빛의 콘트라스트로 배경을 어둠 속에 가라앉혔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곳밖에 비추지 못합니다.

신문은 문명화된 세계에서 그날그날 가족끼리 주고받는 대화와 비슷합니다. 신문이 있기에 우리는 매일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고, 불길한 고독에 빠지지 않게 됩니다.

지적 생활에는 따로 계급이 없습니다. 지적 생활에도 급이 있다는 생각은 편협입니다.

지적 생활을 꾸준히 추구하려는 정신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똑똑한 반항아일지라도 자기 세계를 구축하지 못합니다. 같은 이유에서 전 세계에서 시험성적이 제일 좋은 사람이더라도 부여되는 지적 활동에 끌려가는 자는 결국 스스로를 잃고 맙니다.

훈련을 시작하는 근본적인 동기는 소망입니다. 타고난 능력뿐 아니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지식욕, 이를 밑천 삼아 마음껏 지적 활동에 나서보고 싶다는 강력한 소망이 젊은이를 지적 훈련으로 인도합니다. 훈련을 쌓을수록 늘어나는 지식의 총량에 즐거워하고, 그 즐거움이 비로소 자신감이 되어 나를 세상으로 인도합니다.

작가라는 직업만큼 자기훈련에 나약해지는 분류는 없을 겁니다. 문학은 매우 보편적이어서 장벽도 없고, 자격증도 필요 없습니다. 음악과 미술처럼 소질에 덧붙여 이를 개발하고 만개시키는 일련의 교육과정이 수반되지 않습니다. 문학은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예술장르입니다. 수십 년 책을 읽고 문학 언저리에서 재능을 갈고 닦은 사람이 글을 써서 책을 내고 작가가 되듯, 수십 년간 시장에서 좌판을 깔고 채소를 팔던 장사꾼이 오늘 당장 글을 써서 책을 내면 작가가 됩니다.

아서 헬프스. 그의 글에는 한마디로 부적절한 말꼬리가 없습니다. 간결한 표현, 기억에 남을 만한 개성적인 비유, 더 이상 합당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정확한 언어구사 능력, 이 모든 것들은 그가 앞세우는 사상의 가치를 떠나 젊은 시절 어떤 지적 훈련을 경험했는지 짐작케 해주는 대목입니다.

생트 뵈브.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사를 완벽하게 끝마쳤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한, 뵈브는 함부로 펜을 들지 않습니다. 자료를 수집하고, 그것들을 배열하고 분류해서 숨겨진 상호관계를 발견하는데 뵈브는 일가견이 있었습니다.

산해진미의 재료가 갖춰졌더라도 적당한 양을 순서에 맞게 사용하지 못한다면 죽보다도 못한 음식이 나옵니다.
지적 활동, 특히 글을 쓴다는 건 준비된 자료와 나의 생각을 하나로 융합해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출해내는 과정입니다. 작품에 통일성이 이어져야 하며, 현실과 이상은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그런데 지적 훈련이 부족한 작가는 지식은 부족하고 사상은 지리멸렬합니다.

"영감과 평소의 노력은 형제다. 자연을 구성하는 수많은 대립적 존재들이 그러하듯이 영감과 인위적인 로겨 사이에는 배척도, 배반도 찾아볼 길이 없다. 공복과 소화와 수면이 그랬던 것처럼 영감은 평소 생각했던 데서 찾아온다. 나는 그것이 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최대한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일 해야 될 일을 고민하는 것은 훈련이다. 내일의 나를 기대하는 것은 노력이다. 그것이 영감의 원천이다." - 샤를 보들레르

지적 훈련이 중요하기는 해도 한 가지 유념해야 될 사항이 있습니다. 우리들 인간의 정신은 즐겨 수용하는 부분이 있고, 반대로 인내 없이는 수용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좋고 싫음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좋고 싫다는 감정은 타고난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내적인 욕망을 따라가는 데 우리는 필연적으로 거부감을 느낍니다. 정신의 거부반응입니다. 특별히 선천적으로 정신이 무능력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몸에 밴 일상이라는 습관, 나날의 고민들에 짓눌려 거부감을 느끼게 되었을 뿐입니다. 이런 종류의 거부반응에는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이런 기분에 휩싸였다면 자기 반성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자기 힘을 함부로 낭비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짓은 없다. 그런 행위는 정열을 방해하는 짓이다. 10년만 그렇게 살아보라 의지는 찾아볼 수가 없고, 생각하는 것마다 시금떨떨한 뒷맛이 따라다닌다. 마음속에 감추고 있던 근성도 시들어버린다. 좌절은 덤이다. 젊은이는 이를 깨닫지 못한다. 무엇인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해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구실만 믿고 마음 가는대로 행동한다. 이런 경험이 쌓여 젊은이는 인생을 배우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보게 되었을 때, 정력은 쇠잔하고 열정은 사라졌으며, 행동하는 법은 까맣게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서른 살의 일개 노동자, 단순한 호사가를 자처하는 자기 모습에 실망하게 될 것이다. 이도 아니라면 부모가 물려준 재산을 탕진한 채 돌아오지 않는 청춘을 그리워하는 패배자가 될 것이다." - 임폴리트 텐

세상엔 수없이 많은 요리가 있지만, 음식을 만드는 방법만 놓고 본다면 결국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재료끼리 주고받는 맛의 뒤섞임을 알고 있을 것, 둘째는 재료에 따른 화력의 사용법이라고 합니다.

그분에게 명성을 안겨준 요리는 '갸또 드 푸아(Gateau de Foie)'라는 이름의 음식입니다. 이 메뉴는 뛰어난 풍미로 유명합니다. 맛의 중심이 되는 주재료는 닭고기입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닭은 간(肝)'입니다. 두 번째 핵심재료는 파슬리입니다. '갸또 드 푸아'는 닭의 간에 파슬리의 풍미를 더하는 것이 기술이며, 파슬리를 생략하거나, 파슬리 대신 다른 잎채소를 쓰면 특유의 풍미가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파슬리를 지나치게 많이 쓰면 풍미가 짙어지기는 커녕 입도 못 댈 만큼 쓴맛이 난다는 것입니다.

주의할 점은 인간은 자신과 관련이 없는 것들에 간혹 의문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의문으로 그쳐야 되는데 의문이 확신이 될 때까지 추구하다보면 정작 관심을 가져야 될 것들에 소홀해지기도 합니다.

선천적으로 자신과 맞지 않는 분야에 관심을 돌리는 것은 쓸데없는 낭비입니다. 이는 뿔을 찾으러 떠났다가 귀를 잃어버린다는 유대인 속담에 나오는 어리석은 낙타를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는 지식과의 대면에서 옛날 사람들이 겪었던 흥분을 느끼지 못합니다. 우리의 지적 수준은 과거보다 확장되었을지 몰라도 지적 감수성은 과거에 비해 분명 퇴화해버렸습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이 방황하는 이유는 지나치게 많이 배워서입니다. 얕은 깊이로 너무 많은 학문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지적 유산은 그리 풍부하지 못합니다. 현대인이 지적 생활을 계획하면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피할까, 고민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고뇌는 쓸데없습니다. 우리는 본능으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 길로 망설임 없이 떠나면 되는 것입니다.

조상들은 하나를 공부했고, 여기에 정통해질 때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우리는 여섯 가지를 공부하고, 그중 단 한 분야에도 정통하지 못하는 실패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조상들은 배움을 실천에 옮겨 자기만의 사상을 갖추려고 노력했다면, 우리는 배우는 과정에 집착하여 '배웠다'는 과거형을 자랑삼고 있습니다.

요즘 시인들은 문학상을 받기 위해 시를 씁니다. 상을 받기 위해 만들어진 시에는 열광이 없습니다. 그런 시는 안전을 추구합니다. 안전한 시어, 안전한 시상, 안전한 시제, 안전한 묘사뿐입니다. 그 시를 읽고 수상자를 결정하는 권한을 지닌 문단의 어른들에게 잘 보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규범을 벗어나지 않는 무난한 시여야 되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되므로 독창성은 피해야 합니다.

교사는 단지 전문기관을 수료한 졸업생일 뿐입니다. 가르치는 과목에 무지합니다. 그들에게 배운 어린 학생들이 혼란을 겪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리스어를 가르치는 교사는 그리스어뿐 아니라 그리스 문화, 역사, 철학에 정통해야 합니다.

"메모는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해두세요.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쓰는 단계가 되면 메모를 보지 마세요. 기억에 남아 있는 걸 끄집어내야 합니다. 메모는 과연 이 장면이 내 머릿속에 남을 만큼 인상적인지를 시험하는 단계에 불과해요. 당신이 메모한 것이 정말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그걸 꺼내보지 않더라도 필요할 때 기억날 테니까요. 그러니 잊어버렸다고 아쉬워해서는 안 됩니다. 기억할 가치가 없었기 때문에 잊어버린 거라고 생각하면 편해집니다. 잊어버린 게 많다는 건 그만큼 지워야 할 것들을 미리 삭제한 것이에요. 수고를 덜게 되어 다행이라고 여기십시오."

좋은 기억력이란 많은 것을 기억하는 게 아닙니다. 선택 기억이든, 합리적 기억이든 본질은 '연계'입니다. 관련이 있는 것들 사이에서 개인의 연상력이 작용하고, 머릿속에 하나의 질서가 새롭게 생성되는 창의성이 핵심입니다. 지성의 올바른 작용과 조화는 기억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억력은 연마할수록 확장됩니다. 제대로 된 연마법을 익힌다면 누구든지 남보다 뛰어난 기억력을 자랑할 수 있습니다. 기억력은 그런 의미에서 일종의 지적 근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을 절약하는 가장 유용한 방법은 뭔가를 배우거나 연구하는 등의 지적 활동에 임할 때 의지를 갖고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 시간을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겠다, 나라는 존재로 가득 채우겠다, 라는 강한 기개를 드러내야 합니다. 그런 날들이 차곡차곡 쌓이다보면 어느 순간 도저히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 같은 장벽에 부딪히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진실한 마음으로 자기를 돌아봐야 합니다. 과연 나는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 확신이 든다면 좀더 매진합니다.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은 들지 않더라도 그 무엇보다 내가 이 분야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데 기쁨을 느끼고 있다면, 그래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마찬가지로 좀더 매진합니다.
반대로 이 한계가 넘을 수 없는 장벽처럼 보일 때 깨끗이 인정하고 돌아섭니다. 어떤 지식과 기술에 익숙해질수록 시점이라는 것이 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점이란 습득한 지식과 기술이 일상에서 자연스레 발휘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장벽들이 있습니다. 시간도 적잖게 필요합니다. 흥미를 갖고 배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꽤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인내만 있다면 누구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습득한 지식과 기술이 나의 일생을 좌우하는 데 이르기 위해서는 시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시간과 더불어 재능과 열의가 필요합니다. 그간 내가 쌓아올린 시간에 어느 정도로 열정과 재능을 담아냈는가가 중요합니다.

누구에게나 불완전하게 습득한 지식이 몇 가지 있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실제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지식과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제대로 된 대화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몇 개 나라의 외국어를 조금은 할 줄 알며, 기초가 습득되어 있지 못한 과학 지식도 알고 있습니다. 또 타인도 나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변변찮은 기술도 있습니다. 이처럼 불완전한 습득에도 적잖은 시간이 소모됩니다. 헛되이 사라진 시간들입니다. 배우려는 노력만으로도 정신은 일정 수준의 연마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 시간들을 무조건 헛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최소한 정신의 연마는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낭비로 몰아가는 시각도 부적절합니다.
그러나 결과물, 즉 습득된 지식과 기술의 편차를 놓고 말한다면 극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 같은 불완전한 정신노동이 현대사회에서는 꽤나 유용한 활동으로 장려되고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현재의 시간을 철저하게 절약하고 싶다면 지금 몰두하고 있는 일들을 리스트로 작성해보는 건 어떨까요. 각각의 일에 정직하게 불완전한 정도를 기입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그 일들에 어느 만큼 집중하고 있는지, 또 그 일들이 당신의 생활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지, 앞으로 지속적인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 때 그 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성과가 어떤 것인지 차근차근 정리해보기를 권합니다. 이렇게 하면 몇 가지 지적 활동 중에서 실현 가능한 것, 다시 말해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가 보입니다. 그 분야에 집중하십시오. 나머지 활동은 비록 흥미가 있고 개인적으로 소중하더라도 내려놓습니다. 단념입니다. 단념하는 대신 귀중한 시간이 주어집니다. 단념하지 않고서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이 지적 활동에 앞서 이 같은 기초지식의 한계설정을 등한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꽃을 좋아하니까 당장 정원으로 뛰어나가 꽃을 심겠다는 사람은 있어도, 나는 꽃을 좋아하니까 우리 집 정원에 꽃을 심기 전에 식물학 표본 등을 공부해 우리 집 정원 토양에 적합한 꽃을 어떻게 키워야 되는지 조사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전자의 활동은 육체노동, 혹은 치미생활이며 후자는 지식이 동반되는 지적 생활입니다.

서로 보충하는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효과적인 시간절약입니다. 풍경을 그리는 화가에게 자신이 일하고 있는 지방의 식물을 안다는 건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식물에 관한 지식이 있으면 모든 종류의 식물을 가능한 한 정확하고 세밀하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풍경화가가 만약에 과학을 연구하려 한다면 그림에는 전혀 무관한 화학이나 수학을 공부하는것보다는 그림을 그린다는 지적 활동에 도움을 주는 식물학을 공부하는 편이 좋습니다.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연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적 활동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인내는 우리가 가진 최고의 재능이자 최선의 기능입니다. 물러서는 대신, 후회하는 대신 그 자리에 꿈쩍 않고 서서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당신에게 부족한 것이 시간인지, 재능인지, 아니면 자신을 기다리지 못하는 불신인지 헤아려보십시오. 정답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인생은 짧고 시간은 화살보다 빠르므로 현재라는 시간은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건 당연한 소리입니다. 그러나 좀 더 개인의 구체적인 생활 속으로 침잠해들어간다면 일상의 내면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되는지, 또 무엇부터 시작해야 되는지를 결정하는 권한은 우리에게 있으며, 격언의 가르침을 듣고 깨우쳐 이를 선택하려면 우리에겐 보편적인 지혜를 말하는 격언과 달리 특별하고 개인적인 지혜가 준비되어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현대인에겐 시간이 지연되는 것을 참지 못하는 나쁜 습성이 있습니다. 기다림과 미뤄짐을 무조건 손해로 여깁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지연되었기에, 미뤄졌기에 위험을 피하게 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집니다. 그런 경험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런 행운은 그저 행운일 뿐입니다. 어쩌다 보니 재수가 좋아 한 번쯤 이런 일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버립니다. 보편적인 나타남은 일시적인 행운이 아닙니다. 실제를 갖춘 지혜입니다. 우리는 늦어짐의 지혜에 대해 생각해봐야 되는 것입니다.

책은 좋은 지적 도구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전업 작가이거나, 정말 책을 좋아해서 인생에 독서 외에는 의미 있는 활동이 없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독서라는 지적 활동에 얽매여 반드시 많은 책을 읽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대학교의 방식을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교는 최고의 지식교육기관이지만 그 실상을 살펴보면 그리 많은 책을 광범위하게 읽도록 강요하지 않습니다. 전공에 특화된 소수의 책을 완벽하게 섭렵하라고 요구합니다.

지적 생활은 시간을 먹이로 삼습니다. 따라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지적 생활의 핵심입니다. 탐욕스런 인간의 본능은 시간에 대해서도 비슷한 행위를 나타내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는 휴식이라는 이유로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주 많습니다. 그 시간들을 절약하지 않고서는 지적 생활에 필요한 기본 토대가 마련되지 않습니다.

남보다 오래 공부한다고 해서 그들보다 더 나은 성적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단지 시간을 들인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남보다 나은 성적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마저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시간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약속해주지 않지만, 또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약속해줍니다.

기억의 형성에는 두 가지 조건잉 씨습니다. 첫째, 감정적 충격입니다. 선명한 감정적 충격이 뇌리와 마음에 깊게 새겨져 기억할 의사가 없음에도 저절로 기억되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반복입니다. 시간을 들여 반복적으로 주입시킨 기억입니다.

지적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여섯 개의 다른 분야에 관심ㄴ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적잖은 시간을 소요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대여섯 개의 분야 중에 제대로 만족스런 성과를 얻게 되는 것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시간 절약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만으로 능률은 향상됩니다. 그러나 시간을 절약한다는 것은 고무줄을 늘이는 것과는 다릅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가죽끈을 늘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즉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시간을 절약할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이 한 시간에 어느 정도나 일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어리석음에는 어리석음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걸 잊은 채 살아가는 사람과 뭔가를 찾아내 기억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미래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시간의 다른 이름은 기억입니다. 젊은 날 우리는 자신의 가능성을 과대평가한 대가로 오늘은 비참해졌고 , 내일을 두렵게 만든 잘못을 저지른 바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겠지요. 희망이 없어 보이지만, 희망이 없다고 여겨지는 삶이기에 우리는 희망을 찾고 싶다는 열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오늘이 기억해야 될 현명한 꿈이 아닐는지요.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차이가 뭘까요? 환자는 침대에 누워 있고,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두 발로 걸어다니고 있는 걸까요? 맞는 이야기에요. 그렇다면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차이는 '걷다'가 되겠지요. 환자는 걷지 못하고 건강한 사람은 걷고 있다, 이말인 즉 계속 걸어가지 못하는 사람이 곧 환자라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자신의 길을 중단한 사람이 곧 환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없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잠시라도 그 걸음을 멈추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지금 아파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 나이팅게일

중단된 독서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습니다. 당신이 중단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전깃줄을 다시 이어붙이면 전류는 다시 통하지만, 사람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적인 상상력이 끊어진 뒤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끊어진 자리에서 재생되는 지적 감동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찢어진 명화를 다시 붙인들 과거의 명작이 되지 안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부족하므로 여유가 생겼을 때 띄엄띄엄 책을 읽고 필요한 만큼의 지적 생활을 이어나가겠다는 산술적 계산으로는 당신이 기대하는 지적인 삶은 건설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돈은 지성의 토양과 같습니다. 토양이 충분하고 물을 넘치게 흘려주면 싹은 저절로 피어납니다. 그 이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슬퍼질 따름입니다. 토양이 메말라 모래와 같은 곳에 씨를 뿌려봐야 싹이 틀 리 없습니다. 사상도 현실의 일부입니다. 자본이 다스리는 현실 사회에서는 돈이라는 토양을 거부하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지적 생활도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매일같이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서 지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적인 삶과는 거리가 먼 지식노동에 회의감을 느껴 교양으로부터 멀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식을 활용하는 기술만 늘어나는 것입니다. 지성과 교양의 궁극적 목표인 개인의 완성과 성취감, 행복은 사라지고 오직 지식이 재물로 변환되는 물질적 성과에 급급하게 되어 지식인임에도 지성인이 되지 못하는 사람도 우리 주변에는 많습니다.

과거의 나는 기회의 중요성을 믿었습니다. 기회가 주어져야 노력이 가능한 것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헌데 이 나이게 될 때까지 살아보니 정말로 간절한 것은 시간과 건강입니다. 시간과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기회는 쉬지 않고 찾아옵니다. 우리를 찾아오지 않더라도 내가 찾애닐 수 있습니다.

"율법은 확실히 무거운 짐이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게나. 전쟁터에 나간 군인들에게 총과 탄약은 생명보다 값진 것이네. 아무리 무거워도 총을 버리고 전쟁터에 나가진 않을 게야. 배낭이 쓸데없이 큰 것 같아도 그 안에는 모포며, 식량이며, 물과 약품들로 가득하네. 이 또한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것들이지. 내가 만약 군인이라면 그것들이 무거워도 함부로 버리지는 않을 걸세." - 어느 늙은 랍비 랍비

인생은 정직해져야 합니다.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정직해져야 합니다. 현재 나는 본래의 내가 가진 능력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 평가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식인들은 나는 그것을 모른다, 라고 말하기 보다는 그것은 애초부터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라고 말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인종입니다. 이런 변명으로 자신들의 신분이 유지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의 비루한 처지가 설명된다며 득의양양해합니다.

고통과 즐거움은 같은 길에 놓여 있습니다. 기쁨의 끝에 고통이 있고, 고통 끝에 기쁨이 있습니다. 당신을 괴롭히려고 운명이 시련을 주는 건 아닙니다.
확신하십시오. 진정한 생명은 당신의 슬픔으로 심어진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그 열매가 당신 소유가 되지 않을지라도 당신은 충분히 행복했다는 것을.

목숨이 붙은 것들은 언젠가 떠나야 합니다. 그것이 나를 부끄럽게 합니다. 언젠가는 떠나야 할 이 삶에 나는 왜 그리도 미련을 갖고 살아가는지, 생각할수록 부끄럽습니다. 언젠가는 나를 떠나게 될 그 무엇에 왜 그리도 초조해하는지, 뒤돌아볼수록 부끄럽기만합니다. 가구 하나, 책 한 권도 나의 것이 아닙니다. 이것들도 제 나름대로 목숨을 갖춘 존재들입니다. 문짝이 썩고, 책갈피의 수명이 다해지면 나를 떠날 것입니다. 나의 그리움과 애증 따위엔 동정을 배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나는 이것들이 나의 것이라며,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제 마음대로 나를 떠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며 살아왔던 것은 아닌지요. 그 편협한 애증이 나를 부끄럽게 만듭니다.

두려움은 믿음이 약해졌다는 신호입니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믿음밖에 없습니다. 인생이 두려운 까닭은 나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고, 사람이 두려운 까닭은 그를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을 믿기만 한다면 인생은 두려울 이유가 없습니다. 상대방을 믿어주기만 한다면 그의 말과 행동이 나를 괴롭히지 않습니다.

건강은 두말할 것도 없이 큰 축복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남보다 오래 살고 싶다는, 즉 그들보다 빨리 죽고 싶지 않다는 미혹된 마음으로 건강한 삶을 추구한다면 머지않아 그토록 아끼고 애달프게 여기는 건강을 잃게 될 것입니다. 건강은 육체의 강건함만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정신과 감성이 올바를 때 건강도 유지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간을 괴롭히는 질병 중 태반이 피폐된 정신과 감성에서 싹트고 있습니다. 육체적인 건강에 유념하느라 정신과 감성을 상실한다면 가장 두려운 결과, 즉 건강한 몸으로 속절없이 사라져야 하는 참담한 운명과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으며, 무슨 이유로 인생이 고단해졌는지도 묻지 않고 살아갑니다. 왜 그런 일을 할 수 없는지 원인을 궁금해하지도 않고, 불가능한 일에 매달려 아까운 세월만 허비하고 있습니다.

"돌진하라!"
이것은 명령이었습니다. 나의 사회적 위치와 눈앞의 과제를 모두 뛰어넘는 무소불위의 권력이었습니다. 그 명령이 손가락질함는 곳엔 항상 내가 있었습니다. 내가 돌진해야 할 상대는, 넘어뜨려야 할 적은 항상 나 자신이었습니다.
나를 비굴하게 만드는 적도 나였고, 나를 허약하게 만드는 적도 나였으며,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 적도 언제나 나 자신이었습니다. 인생은 나 자신과의 승부였습니다. 승자는 항상 나였고, 패자도 항상 나였습니다. 나는 인생의 모든 고비에서 승리와 패배를 동시에 맛봐야 했습니다. 그 반복적인 경험에 익숙해지면서 나는 승리를 기뻐하지 않게 되었고,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철학의 학문적 특성은 보편적 세계관의 표출입니다. 제아무리 위대한 사상가의 철학도 출발은 개인적 세계관의 수립입니다. 이 개인적인 세계관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을 때, 우리는 그의 이름을 위대한 사상가의 반열에 올려놓습니다.

철학이 권위를 덧입게 되면 그것은 더 이상 철학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상적 폭력이며, 군림이고, 구속입니다. 철학은 지극히 개인적인 자기표현입니다.

위대한 사상이 위대한 철학자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위대한 생애만이 그를 위대한 철학자로 만들어줍니다. 요즘 등장하고 있는 사상가들은 철학적인 생에보다 철학의 결실에 더 매진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철학을 멀리하는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인간은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인간은 자유를 쟁취해야만 합니다. 인간은 자유롭게 살아가야 합니다. 명예와 호화로운 저터개이 당신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이 공허하고 따분하게 생각된다면 당신의 삶이 억눌려 있다는 증거입니다. 당신에게 자유가 필요하다는 증거입니다. 당신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애꿎은 사람들에게 분노하고 실망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사실 당신 삶에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나이듦이 고통시러운 까닭은 어떻게 늙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한 번도 늙어본 적이 없으므로 그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릅니다. 그 무지가 노년의 생에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곤 합니다.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지혜가 무엇이냐고 한다면, 어떻게 늙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인간의 최후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지혜는 없습니다. 이 지혜는 젊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고 어렵습니다.
노인답게 자연스럽고 현명해진다는 것은 러렵기만 합니다. 아름다운 노년은 서쪽 하늘을 물들이는 노을입니다. 노을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새벽부터 대지를 달궈야 합니다. 아름다운 노년은 결국 아름다운 청춘을 살았다는 증거입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주어진 인생에 최선을 다했다는 뜻입니다.

당신이 어떤 직업을 통해 행복해지고 싶다면 다음 세 가지를 유념해야 합니다. 첫째, 그 일에 필요한 능력을 갖출 것, 둘째, 지나치게 많이 일하려고 하지 말 것, 셋째, 그 일을 사랑한다고 당신 자신을 속이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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