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빌바오.


빌바오 시내에서 알베르게까지 짧은 코스.
아침 느즈막이 숙소에서 나와 여유를 부린다.
추로스가 먹고 싶어 거리를 뱅뱅 돌다가 브라질이라는 카페에 들어가 앉았다.
슈퍼에서 파는 추로스를 전자레인지에 데운듯한 맛이고, 핫초코와 함께 나오는데 5유로다.
일반적인 카페에서 커피와 간단한 아침 세트가 3.5유로 정도 하는 것보다 터무니없는 가격에 맛까지 없다.
기분이 상했지만, 처음부터 정확한 가격을 안 물어 봤던 것이 실수다.
무릎은 여전히 아프다.
약국에서 호랑이 연고를 10유로나 주고 사서 바르니, 기분 탓인지 좀 나아진다.
조금 걷다가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맥주와 오징어 튀김을 먹고,
또 한 삼십 분 더 걷고는 슈퍼에 들러 음료수와 물을샀다.
이제 알베르게가 나와야 할 것 같은데,
반가운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길이 끊겨서 알베르게에 어떻게 가야 할지 난감했다.
직감을 따라 걷는다.
하루 중 제일 뜨거운 시간.
여행 중 가장 뜨거운 날.
아스팔트 길을 걷는 건 괴롭다.
더워서 짜증도 난 데다가 길을 못 찾는 불안함이 겹쳐 불쾌한 기분이 수증기처럼 뿜어져 나올 즈음.
다시 반가운 노란 화살표를 만났다.
그 화살표는 '108개도 넘는 계단을 오르면 원하는 것을 얻을지니, 여행자여 절할지어다.' 라며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향해있다.
조금 오르다 쉬고,
또 한 번 쉬었다.
정말 이 길이 맞는가 의문이 들 때 다행히도 알베르게 건물을 보았다.
호스피탈레로는 우리를 반겨주었고,
짐을 풀고 샤워를 하니 기분이 상쾌하다.
네덜란드 남부 도시(아스파라거스 원산지 바로 옆)에 사는 리쳐드와 58번 버스를 타고 빌바오 시내 구경도 잠시 했고,
돌아오는 길에는 맛좋은 Rioja 와인도 사 왔다.
염소 치즈도 하나 샀는데, 기대했던 맛은 아니었다.
저녁은 호스피탈레로들과 여행자들이 한데 모여 또르티야와 샐러드에 와인을 곁들여 먹었다.
오늘 여행의 시작은 험난했으나 끝은 좋았더라.
내일도 즐거운 여행이 계속되길!

카페 브라질. 츄러스-'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빌바오. (Camino del Norte - Bilbao)'

깔리마리, 맥주-'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빌바오. (Camino del Norte - Bilbao)'

성당-'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빌바오. (Camino del Norte - Bilbao)'

로타리-'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빌바오. (Camino del Norte - Bilbao)'

알베르게-'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빌바오. (Camino del Norte - Bilbao)'

산책-'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빌바오. (Camino del Norte - Bilbao)'

다리-'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빌바오. (Camino del Norte - Bilbao)'

거미-'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빌바오. (Camino del Norte - Bilbao)'

꽃개-'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쪽길. 빌바오. (Camino del Norte - Bilb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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