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수필인 줄 알고 펼쳤다가 침이 흘렀다.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새 책이 나왔단 소식을 들었습니다.
나태하고 무기력함에 빠져 지내던 터라,
읽어야지 생각하고 근 한 달 만에 책을 펼쳤네요.
다른 읽던 책들이 있어서 그러기도 했고,
책보단 낮잠이나 자고 게임 실컷 하는 게 더 즐거워서 그랬기도 하지요.

‘나는 지금. 꿈을 이룰 생각에 가슴 뛰는가?’
어쩌면 허황한 지도 모르겠다.
지금 당장 변변한 밥 한 끼 사 먹기도 어려운 판에 무슨 꿈인가.
개꿈인가.
귀신 씨나락 까먹는 꿈인가.
꿈이고 생시고.
일단은 먹고 살아야지 않겠나?
하지만 난 꿈을 이루고 싶은데?!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건 뭔가?
그런 고민을 하다 게임에 빠져들었습니다.
게임엔 고민이 없거든요.
그렇다고 게임만 하고 살 순 없겠죠.
다시. 꿈을 향해 걷습니다.
설령 비행기 타고 날아가기에도 먼 거리일지라도.
전 지금 자신의 변화를 꾀하며 마음을 가다듬는 중입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읽게 되었어요.

“야, 이 목적도 방향도 없이 사는 놈아!”
책 속의 호통에 뜨끔합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전 길을 잃은 상태였거든요.
그때 이 책을 읽었다면 괜히 더 의기소침해 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음식도 좋은 책도 다 때에 맞추어 먹어야 하는 거지요.

오늘은 아침을 평소보다 좀 부실하게 먹었습니다.
오후쯤 되니 배가 고파요.
으레 여행 수필이려니 이 책을 펼쳤다가 침을 흘릴 뻔했습니다.
요리 이야기가 많이 나오거든요.
새 책을 못 쓰게 만들 뻔 했네요.
저도 여행 레시피가 모이면 이런 유의 책을 한 권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책 한 권에 담을 만큼 레시피가 모이려면 아직 한참 남았지만 말이에요.

책에 나온 간단한 마늘과 올리브를 곁들인 파스타 레시피가 반가웠습니다.
저도 자주 만들어 먹었거든요.
이 레시피에 치즈를 왕창 넣고 좀 더 느끼한 파스타를 만들어 먹곤 했지요.

이 책은 여러 재료가 들어가서 그런지 오묘한 맛을 내는 책입니다.
책 제목은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이지만.
달고 짜고 시고 쓰고 맵고 고소한 다양한 맛이 들어있지요.
사진 한 장. 단어 묘사 하나에서 고수의 풍모가 느껴집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나중에 만들어 먹으려고, 레시피 몇 개를 책에서 옮겨 적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모히토를 만드는 방법
컵 테두리에 럼주를 바르고 설탕 위에 컵을 엎어서 설탕을 묻힌다. 럼주 두 잔에 라임즙 한잔을 얼음과 함께, 여기에 소다수를 넣고 질 낮은 설탕 한 주먹과 민트 한 주먹을 손바닥으로 비벼서 넣는다.

햄버거
갈아놓은 소고기를 준비한다.
파를 다지고 고추와 마늘을 다져 넣는다.
양파는 물이 생기니 넣지 않는다.
후추 소금을 조금 넣고 손바닥에 밀가루 반죽처럼 달라붙는 정도까지 쥐어짜듯 반죽한다.
이렇게 만든 햄버거 패티는 적어도 하루는 냉동실에서 숙성한 뒤 반드시 바비큐 그릴에 구워야 한다.
프라이팬에 굽다 보면 기름기가 남게 되어 빵에 들어가면 눅눅해진다.

그린 파파야 샐러드
파파야를 얇게 채를 썰어서 고춧가루와 피시 소스, 라임을 뿌려 버무린다.

월남 쌈 피시 소스 만들기
피시 소스 반 컵 정도에 우선 사이다를 컵의 3분의 2지점까지 채우고 설탕을 크게 한 스푼 넣은 다음, 청양고추나 할라피뇨 또는 세라노처럼 청양고추에 대응하는 고추를 잘게 다지고 마늘 역시 칼로 다져서 넣은 뒤, 중간 크기의 라임을 두 개 정도만 넣어주면 소스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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