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펜스의 여왕. 데프니 듀 모리에 단편선.


지금 쳐다보지 마.
새.
호위선.
눈 깜짝할 사이.
낯선 당신, 다시 입 맞춰 줘요.
푸른 렌즈.
성모상.
경솔한 말.
몬테베리타.

이렇게 아홉 편의 짧은 이야기가 담긴 데프니 듀 모리에 단편선을 읽었다.
장면과 심리묘사가 참 좋다.
일상속에 스며든 이야기로 누구든 그녀 소설 속 주인공이 될법하다.
밤에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다가 보면 이런 생각이 한번은 떠올려 봤을 것이다.
'어쩌면? 이 골목엔….'
데프니 듀 모리에는 바로 그 부분에서 이야기를 확장하기 때문에 빠져들어 읽게 된다.
섬뜩한 일이 일어나도 지나치게 호들갑 떨지 않고, 침착하게 해결해 보려는 등장 인물들이 인상적이다.

몬테베리타는 단편이라고 하기엔 긴 분량의 소설인데 다른 여덟 편의 소설과 분위기가 좀 다르다.
이상에 다다른 사람.
이상을 동경하는 사람.
이상을 좇는 사람을 따르는 사람.
욕망과 집착.
내려놓음.
내용이 지루하다고 느끼고 책장이 더디게 넘어갈 즈음 두건을 벗는 애나.
그 장면 하나로 이 소설은 깊은 인상을 주었다.
우리가 이상을 좇을 때 밝은 부분만 바라보게 되는데, 빛이 비추는 곳엔 그림자가 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이 소설이 다시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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