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 1956-1989


내게 소설가는 항상 동경의 대상이다.
연필을 악기 삼아 연주하는 예술가들.
그들이 던진 문장이 인간에게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가보지 않은 곳에 데려가서,
겪어보지 못한 일을 겪게 해준다.
소설은 가장 적은 투자로 할 수 있는 여행이고,
아무리 큰돈을 들여도 만나기 힘든 경험을 선사한다.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쓰인 이야기들이 아직도 팔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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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녀 - 어떤 파리(巴里)

남편과 아내가 따로따로 그 인생을 걷는 일에 나는 참을 수 없는 모멸을 가지고 있다. 전란을 당해 그 화를 피할 때 남자 혼자만을 떠나보내는 부부관계가 견딜 수 없었다. 잠시의 피난으로 알았다고도 하고 도저히 행동을 같이할 사정이 아니었다고도 말들을 했다. 아니다.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편리 위주의 남자와 여자관계가 나를 절망케 해왔다.

“서형이나 나나 우리는 언제나 지도를 받는 쪽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