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읽고 싶었던 불교 경전.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首楞嚴經).

불교 경전은 어마어마하게 종류가 많습니다.
저처럼 기억력이 부족한 사람은 설령 오랜 시간이 걸려 경전을 모두 읽는다 해도,
처음에 읽었던 경전의 제목을 보고 가물가물 할거에요.
‘내가 이걸 읽었던가?’
그리고 세상엔 깨달음에 대한 서적이 차고 넘칠뿐더러,
책 말고도 가르침을 주는 것은 천지에 널려 있습니다.
그렇지만 삶은 한정되어 있으니, 모든 것을 접할 순 없죠.
그러니 선택을 해야 합니다.
깨달음의 가르침이 담긴 능엄경은 제가 가장 읽고 싶었던 경전이었어요.
책장을 펼치니 우선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권위적인 말투와 붓다에 대한 신격화가 많이 보이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깨달음을 직접 적더라도, 전달이 쉽지 않은데,
주워들은 이야기로 경전을 만들고,
그것이 여러 번의 편집과 번역을 거쳐 제 손에 잡힌 것이니.
분명 잡소리가 많이 들어갈 수밖에요.
그중 한글로 적어 놓은 ‘대불정시다다반다라무상보인시방여래청 정해안’ 같은 부분은 저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마치 으후루꾸꾸루후으후루꾸꾸루후으후루꾸구 처럼 글씨의 나열로 보일 따름이에요.
하지만 능엄경엔 제 마음에 드는 내용도 많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매듭과 감각대상에 관한 비유와 능엄경 8권의 부록으로 들어있는 유가수련증험설이 좋았어요.

중국 운남 보자흑 - Puzhehei

마치 방 안에 등불을 켜 놓으면 그 등불이 반드시 방 안을 먼저 비추고 난 뒤에 방문을 통하여 뜰과 마당을 비추는 것과 같습니다.
- 아난다

고타마 싯타르타의 가르침

문수야! 하나의 달만이 참된 것이라면 그 중간에는 자연 ‘달 이다. 달이 아니다.’라고 할 것이 없느니라.

물의 힘은 불보다 열세이면 맺혀서 높은 산이 된다. 이면 돋아나서 풀이나 나무가 된다. 그러므로 숲과 늪이 타버리면 흙이 되고 쥐어짜면 물이 된다.

보리를 얻은 자는 잠을 깬 사람이 꿈 속의 일들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마음에는 비록 꿈 속의 일이 분명하지만 무슨 수로 꿈 속에 물건들을 취할 수 있겠느냐?

여래의 상(常), 낙(樂), 아(我), 정(淨)과 계합하기를 바라거든 먼저 마땅히 나고 죽는 근본부터 골라 버리고, 나고 죽지 않는 맑고 원만한 성품에 의해서 이룩해야 하리니 맑음으로써 허망하게 났다 죽었다 하는 것을 돌이켜서 이를 항복받아 본래의 깨달음으로 돌아가서 본래의 명각(命覺)인 나고 죽음이 없는 성품을 얻어 인지(因地)의 마음을 삼은 다음에야 과지(果地)를 닦아 증득함을 원만하게 이루는 것이 마치 흐린 물을 맑게 할 적에 고요한 그릇에 담아서 흔들리지 않게 오래 두면 모래와 흙은 저절로 가라앉고 물만이 앞에 나타나는 것과 같은 것은 처음으로 객진번뇌(客塵煩惱)를 항복 받았다고 이름할 것이요, 앙금을 버리고 순수한 물만 남게 한 것과 같은 것은 근본무명(根本無明)을 영원히 끊었다고 이름할 수 있으니 밝은 모양이 정밀하고 순수하면 일체가 변하여 나타나도 번뇌가 되지 않아서 모두가 열반의 청정하고 오묘한 덕과 부합하나니라.

상낙아정((常樂我淨) : 열반의 공덕은 생멸의 변천이 없어 어디서든 자유자재 하고, 생사의 고통을 여의어 즐겁고, 나라는 집착 대상을 여의고, 모든 더러움을 여의어 청정한 상태.

대상을 보는 것은 밝음을 인해야 하고 어두우면 볼 수 없거니와 밝지 않더라도 스스로 발하면 모든 어두운 현상이 영원히 어둡지 않으리니 감각기관과 그 대상이 이미 소멸되면 어찌하여 밝은 깨달음이 원만하고 오묘함을 이루지 못하겠느냐?

듣는 가운데 소리가 저절로 생겼다 없어졌다 할지언정 네가 듣는데 있어서 소리가 생기고 없어짐이 너의 듣는 성품으로 하여금 있었다 없었다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라.

맺히고 풀림이 원인한 바가 같아서 성인과 범부가 두 길이 아니라네.
너는 어우러진 마음 속의 성품을 보아라. 허공과 실체 이 두 가지가 다 아니니, 혼미하여 어두우면 곧 무명이요 밝게 열리면 곧 해탈이니라.
맺힌 것을 푸는데는 차례를 지켜서, 육(六)이 풀리면 일(一)도 따라서 없어지리라. 감각기관 가운데 원만한 놈을 선택하면 흐름에 들어가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리라.

여섯 개의 매듭이 같지는 아니하나 근본 원인을 따져보면 하나의 수건으로 된 것인데 섞이게 한다는 것은 마침내 성립될 수 없나니라.

곧 너의 여섯 개의 감각기관도 역시 이와 같아서 필경에는 같은 가운데 마침내 다른 것이 생기나니라.

만약 큰 거짓말을 끊지 못한 사람은 마치 사람의 똥을 깎아 전단의 형체를 만들려는 사람과 같으니 향기를 구하고자 하여도 그렇게 될 리가 없나니라.

 

 


  

처음에 단량법에(壇場法) 들어가 공부를 시작하여 정욕과 애욕이 다 끊어지고 계율이 정결해지면 삼경(三庚) 때에 이르러 금꽃이 발생하고 봄 기운이 화창해지면서 황홀하고 아득하여 마음과 그 대상들이 모두 고요하게 되리니 이는 처음 간혜지의 징험이니라. 그 다음은 심장의 경락(心經- 심경)이 넘치고 솟아올라 입에 단 침이 생기고 다음은 음과 양이 서로 치고 받아서 배에서 우레소리 같은 것이 울려오며, 다음은 혼백이 안정되지 못해서 꿈에 놀래거나 두려움이 많아지고 다음은 지니고 있던 질병이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으며, 다음은 단전이 따뜻해지고 얼굴 모습이 맑고 수려해지고 다음은 깜깜한 방에 있어도 원만한 빛이 일산 같이 비치며, 다음은 꿈 속에 용기가 솟구쳐서 다른 물건이 해칠 수 없고 다음은 관문이 잠겨 굳게 봉해져서 몸 밖으로 새어나가는 정기가 저절로 끊기며 다음은 우레 소리가 한 번 울림에 뼈 마디가 모두 통하여 이어지고 다음은 습기가 저절로 사라져서 탐욕이 움직이지 않나니 이는 십신 누진통의 징험이니라.

다음은 침이 가공되어서 치즈처럼 엉기게 되고 다음은 점점 비린내 나는 것으로 입과 배를 채우는 것을 싫어하며, 다음은 참 기운이 차츰 가득차게 되어 음식 먹는 것이 줄어들고 다음은 근골이 가볍고 건장해져서 그 몸이 나는 듯이 가볍고 다음은 눈동자가 그린 듯이 선명해지고 또 번개처럼 빛나며, 다음은 백 걸음 밖에 있는 가을 털처럼 작은 것도 볼 수 있게 되고 다음은 오래전에 있던 흉터나 주름살이 저절로 없어져서 흔적이 없이 되며, 다음은 눈물 콧물이나 땀이 나오지 않고 다음은 삼시(三尸)와 구충(九蟲)이 모두 없어지며, 다음은 도태가 원만해지고 참 기운이 가득해져서 음식을 끊게 되나니 이는 십주 사다함의 징험이니라.

다음은 온 몸의 붉은 피가 다 흰 연고처럼 변하고 다음은 입과 코에 저절로 오묘한 향기가 나며, 다음은 백발이 다시 검어지거나 빠진 이가 새로 나게 되고 다음은 내부가 명랑하게 밝아져서 장부를 환하게 볼 수 있으며, 다음은 다른 사람의 병을 입으로 불어서 치료하며 수은을 입김으로 말리고 다음은 추위와 더위가 침입하지 못하고 죽고 삶이 간섭하지 못하며, 다음은 손으로 반석 위에 그리면 글자가 완전하게 새겨지고 다음은 혼백이 돌아다니지 아니하여 꿈과 잠이 없어지며, 다음은 신비한 광채가 명랑해져서 다시 낮과 밥이 없이 되고 다음은 자태는 옥수와 같고 살은 금색처럼 투명해지나니 이는 십행 아나함의 징험이니라.

다음은 속 뜻이 맑고 높아서 큰 허공과 합해지고 다음은 양정(陽精)이 체를 이루어서 신부(神府)가 견고해지며, 다음은 고요한 중에 이따금 하늘 음악 소리가 맑게 들려오고 다음은 안으로 항상 화엄국토에 노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다음은 안의 성품이 출현하고 밖의 신이 찾아와 조회하게 되고 다음은 천시(天時)와 사람의 일을 다 미리 알 수 있게 되며, 다음은 용맹스런 힘이 매우 화창하여 항상 위로 올라가게 되고 다음은 공덕과 수행이 원만하여 부처님의 도록(圖錄)을 받게 되며, 다음은 붉은 노을이 눈에 가득하고 금빛이 몸을 감싸며, 다음은 채색 구름이 둘러 싸서 형체와 정신이 모두 오묘하게 되나니 이것은 십회향 아라한의 징험이니라. 대장부의 도가 이루어지고 덕이 세워지는 일이나 그러나 이 뒤에도 다시 위로 향하여 공부해 나갈 일이 있나니라.
- 유가수련증험설(瑜伽修煉證驗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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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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