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만나는 자연. 골웨이 남쪽 바닷가 산책.

바다 건너 편-'골웨이 바닷가 산책'

골웨이 남쪽의 울페톤 다리(Wolfe tone Bridge)를 지나 클라다 길(Claddagh Quay)을 따라 걸으면,
멋진 바닷가 풍경이 나타납니다.
길이 꽤 길게 이어져서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지요.
이곳을 골웨이를 떠나는 날 아침에 들렀습니다.
비가 계속 많이 내렸어요.
‘아. 비 맞기 싫어.’
‘아. 걷고 싶어.’
하기 싫은 걸 피하면 불쾌한 일이 줄지만,
하고 싶은 걸 한다면 그깟 불쾌감 따위야 뭐 대수겠어요.
모자를 뒤집어쓰고 해변을 거닐기 시작했습니다.
아침마다 뜀박질하는 사람들이 비를 쫄딱 맞으며 제 옆을 스쳐 가네요.

들풀-'골웨이 바닷가 산책'

강한 바람 탓에 바닥에 몸을 누인 들풀 너머로 조용히 출렁이는 바다가 보입니다.
조금 더 걸으니 빗살이 약해졌어요.

산책 나온 개-'골웨이 바닷가 산책'

동네 사람 하나가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습니다.
그들은 낯선 곳을 거니는 낯선 이를 보고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지만,
이내 아무것도 못 본 듯이 익숙한 길을 걸어갑니다.

바닷가-'골웨이 바닷가 산책'

빗살이 다시금 거세집니다.
모자 위를 때리는 물방울 소리가 썩 듣기 좋더군요.
잠시 멈추어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자연은 거센 비에도 우왕좌왕하지 않습니다.
아.
저도 자연에 속하는데.
왜 그처럼 의연하지 못할까요?

방파제-'골웨이 바닷가 산책'

방파제 길을 따라 걸으니 갈매기 몇 마리가 머리 위를 스쳐 갑니다.
“끼룩~ 끼루룩~”
그들의 노랫소리에 답가라도 들려주고 싶지만, 가사가 끝까지 기억나는 노래가 없네요.
흘러간 옛 노래를 조금 흥얼거리자 갈매기들이 저 멀리 떠나갑니다.
마치 자동차 엔진 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새처럼 말이에요.
제 목소리도 그리 생소한가 봅니다.
아마 그 소리가 자연스럽지 못해 그렇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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