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향 풍기는 치킨. 레게 치킨.


이 집은 정말 우연히 알게 된 맛집이다.
때는 2008년 초여름.
동교동 골목을 자주 지나다닐 일이 생겼다.
물론 그전에도 술집 '틈'을 종종 갔지만,
주위를 둘러보지 않았기에 레게 치킨의 존재를 몰랐었다.
동교동에선 되지도 않는 춤을 춰보겠다며 팝핀 댄스를 배웠었는데,
연습실에서 뻣뻣한 몸을 한참 혹사하고 나와 홍대입구역으로 향할 때면,
매콤한 카레 냄새가 코에 스며들곤 했다.
'아. 향기에 취한다. 저긴 무슨 집일까?'
나도 모르게 입가에 흘러내리는 침인지 땀인지를 닦으며 지나쳤다.

막상 레게 치킨을 먹게 된 건 그로부터 한참 후.
팝핀 레슨이 끝나고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팝핀은 남이 추면 멋진데, 왜 내가 추면 경기 일으키는 거 같은지.
각기병 걸린 닭처럼 보이기 싫어서 접었다.
아무튼, 레게 치킨에 처음 문을 딱 열고 들어섰는데!
자리가 없다.
레게 치킨에서 얼마나 건강하고 살이 잘 오른 닭을 썼는지,
닭에 굶주린 중생들이 이미 모든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물론 자리가 얼마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서 주문했고, 닭이 나왔다.
이 기분은 시골 마을에서 하루에 한 대뿐인 읍내행 버스를 기다리다 잡아탄 기분이다.

닭-'레게치킨(Raggae Chicken)'

감자와 양파 튀김이 얹혀진 닭.
부드럽고 향기롭고 맛있다.

그 뒤로 몇 번을 더 찾았는데, 일찍 가지 않으면 자리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수동에 레게 치킨 분점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한다.
갸하하라는 빈티지 샵 옆에 있었는데, 자리가 한결 넓어서 좋았다.
레게 치킨 본점처럼 맛도 있고.

입구-'레게치킨(Raggae Chicken)'

좀 오랫동안 안 갔더니 분점이 대로변으로 이사했다.
평범한 대로변을 따라가다가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골목길 같은 델 따라 들어가면 마법의 레게 치킨집이 나온다.

현관-'레게치킨(Raggae Chicken)'

맛집 소문은 발도 없이 천 리를 가는지 분점에도 사람이 꽉꽉 차있었는데,
운 좋게 딱 한 테이블에 자리가 나서 앉았다.
레게 치킨 맛은?
여전히 좋다.
그런데 내 입맛이 좀 변했다.
요즘은 튀긴 닭이 별로 당기지 않는다.
그래도 이 동네에서 굳이 닭을 먹어야겠다면?
레게 치킨.

입구-'레게치킨(Raggae Chicken)'

매콤한 레게치킨이랑 크롬바커 한잔 좋다!


레게치킨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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