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고리키의 희곡. 밑바닥에서.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의 희곡입니다.
항상 희곡과 각본이 헛갈렸는데, 이번에 희곡 ‘밑바닥에서’를 읽으며 각본과 희곡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았어요.

연기자가 주체가 되는 미모스(mimos)라는 연극에서 연기자를 위해 작가가 만드는 콤퍼지션이 바로 각본이다. 드라마는 어떤 문학작품을 예상하는 연극으로 그 문학작품이 곧 희곡이다. 드라마 역시 배우가 창조하는 예술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독자적으로 이것을 창조할 수 없기 때문에 극작가와 협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희곡을 흔히 드라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희곡 [drama, 戱曲] (두산백과)

즉 연기자가 주체가 되는가, 작품이 주체가 되는가의 차이군요.

희곡은 소설과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공연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소설처럼 마음껏 양념을 치기가 어렵지요.
개성이 뚜렷한 등장인물들 위주로 풀어나가는 희곡, 밑바닥에서.
한 편의 연극을 관람한 기분입니다.
막심 고리키의 내공이 느껴지네요.
밑바닥에서 연극 상연 소식이 들리면 한번 보러 가야겠습니다.

헝가리 현대 미술관-'밑바닥에서(The Lower Depths)'

밑바닥에서 - 책갈피

노동이 만족스러우면, 생활은 나아지게 마련이지! 대신 노동이 의무가 되면, 삶은 노예가 되는거야!
- 사틴

일 많이 하기로 인간의 가치가 정해진다면… 말이나 소보다 더 훌륭한 사람은 아무도 없게?… 소나 말은 죽도록 하지만 말이 없잖아!
- 페펠

스스로가 자신의 주인인 자…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남을 수단으로 삼을 생각이 전혀 없는 자에게는 거짓말이 무용지물이야! 거짓말이 노예나 주인의 종교라면… 진실은 자유로운 인간의 신이라고 할 수 있지!
- 사틴

누구나 자신을 위해 살다 보면 보다 나은 삶을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백 년이 지나고, 또 백 년이 더 지나면 아마도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게 되는 거지, 결국엔!
- 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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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존경합니다. 고리키 단편집.

문학은 언제나 정치적입니다.
작가가 추구하는 성향이 담겨있지요.
그 성향이 어떻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글에도 힘이 없습니다.
고리키의 글에는 자신의 메시지가 뚜렷이 드러납니다.
짧은 단편 한편 한편에 목소리를 잘 담은 고리키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이 단편집의 특징은 딴 사람 이야기가 많다는 겁니다.
집시 로이코 조바르와 랏다의 사랑 이야기, 독수리의 아들 라라.
심장을 뽑아 길을 밝힌 단코 이야기는 설화를 바탕으로 하였고,
다른 단편들은 관찰자가 주인공을 지켜보는 시점에서 쓰였어요.
대체로 동네 어르신에게 듣는 옛날이야기처럼 재미있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이 생동감 있거든요.
참 재미있는 책입니다.

러시아 소설에 자주 나오는 사샤 (Саша [Sasha])가 뭔지 궁금하여 찾아봤습니다.
찾아보니 남자이름 알렉산드르(Александр [Aleksandr]) 및
여자이름 알렉산드라(Александра[Aleksandra])의 애칭이라는군요.
단편 중 ‘코노발로프’의 주인공 이바노비치는 알렉산드르가 아닌데도 사샤라고 불리는 걸 보면,
이름에 크게 상관없이 사용하는 애칭인가 봅니다.
혹시 번역하신 최윤락 박사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댓글을 달아주시면 좋겠네요.^^;

노르웨이 베르겐-'고리키 단편집'

고리키 단편집 - 책갈피

그는 항상 하나님 말씀 안에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설교하더군. 하나님께 순종하면 원하는 모든 걸 들어 주실 거라고 말이야. 그런데 정작 자신은 다 헤진 남루한 옷을 입고 있기에, 내가 하나님한테 새 옷이나 한 벌 주십사 해보시지 그러냐고 했더니, 버럭 화를 내며 욕을 마구 퍼부어 대면서 날 내쫓는 거야. 그러면서도 남을 용서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설교하더군. 그러니까 내가 좀 무례하게 굴었다고 하더라도 용서해 줘야 하는 거 아냐? 선생이란 작자들도 다를 건 하나도 없어. 아껴 먹으라고 가르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하루에도 열 배나 더 처먹거든.
- 마카르 추드라

생각만 한다고 해서 길 가운데 놓인 바위가 치워지지는 않습니다. 생각과 고민에 시간과 힘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일어납시다! 숲을 헤치고 나아갑시다! 끝은 반드시 있을겁니다. 이 세상에 끝이 없는 걸 보신 적이 있습니까? 갑시다, 자, 여러분!
- 단코

내가 무슨 생각을 한 줄 알아요, 여기 오는 동안? 아저씨를 노로 쳐서 돈을 빼앗고 시체를 바다 속에 버리자…. 어때요? 누가 아저씨를 찾겠어요? 찾는다 해도 누가 죽였는지 관심을 갖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거예요. 이 땅에서 아무 쓸모 없는 인간이 하나 죽었기로서니 누가 죽였든 무슨 상관이냐고요!
- 가브릴라

자신의 창자를 채울 단 몇 근의 빵을 얻기 위해 수천 근의 빵을 어깨에 짊어지고 무쇠 선박의 뱃속을 드나드는 인간들의 긴 행렬은 눈물겹도록 우스꽝스럽다.
- 첼카시 중

비렁뱅이! 돈이 뭐라고 그렇게 자신을 학대하지? 탐욕스럽기는…. 분수도 모르고 돈 때문에 자신을 팔아?
- 그라시카 첼카시

인간은 각자 자신이 자신의 주인이야. 그렇게만 살면 누가 죄를 짓겠어?
- 이바노비치 코노발로프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삶의 질서에 대한 책이 없을까?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지 그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 말이야. 해야 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이 어떤 것인지 난 알아야 겠어. 난 늘 내가 저지른 일로 인해 혼란스러워. 처음엔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하지만 나중엔 해서는 안 될 일로 밝혀지거든.
- 이바노비치 코노발로프

언제나 인간은 누군가에게 자기의 사랑을 쏟고 싶은 욕망이 있다. 비록 그 사랑이 묵살되고나 더럽혀질지라도 그런 것은 전혀 상관 없다. 인간은 이웃의 생명을 자기의 사랑으로 망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사랑은 하면서 애인을 존경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 스물여섯 사내와 한 처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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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이상적인 세계를 그린 니꼴라이 체르니셰프스끼 장편 소설. 무엇을 할 것인가?

언제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책이 있습니다.
이 책과 같은 제목의 책이었죠.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가 어디 있나...’
도서 검색을 하다 우연히 눈에 띄었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 니꼴라이 체르니셰프스끼’
왠지 원래 보려던 책보다 더 끌려서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죠.
레닌이 이 책을 보고 감동을 하여서, 자신의 책 제목으로 썼답니다.
그는 이 소설을 ‘당신의 전 생애를 내걸어도 좋을 만큼 훌륭한 소설이다.’라고 평했다고 해요.

무엇을 할 것인가?
비록 중간마다 좀 지루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알렉산드르 마뜨베이치 키르사노프
드미뜨리 세르게이치 로뿌호프
베라 빠블로브나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이 밖에도 다양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중에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라흐메또프였네요.
그는 자기 삶을 이상 실현의 도구로써 사용하는 인물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의문을 던져 봅니다.
이상적인 세상.
행복을 위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헝가리 현대 미술관-'무엇을 할 것인가? (What is to be done?) '

무엇을 할 것인가 - 책갈피

건강한 붉은 뺨과 풍만한 가슴은 청진기를 모르고 컸을 것 같아. - 드미뜨리 세르게이치 로뿌호프

당신도 알다시피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 <개성>, 그리고 <지식> 이야. - 드미뜨리 세르게이치 로뿌호프

우리의 내부에 잠재해 있는 어떤 욕망이 일어난다고 할 때 그 욕망을 잠재우는 것이 바람직한 걸까, 아니면 바람직하지 않은 걸까? 아니, 어떤 시도도 바람직하지 않네.
그것은 오히려 문제를 세겹으로 악화시킬 뿐이거든. 우리들 자신의 건강을 해치거나 자신의 마음을 기만하거나, 아니면 그 둘 다지.
설사 그렇게 해서 욕망이 억제된다고 해도 결국 인생은 질식해 버리고 말거네. 그거야 말로 불쌍한 노릇이지 - 드미뜨리 세르게이치 로뿌호프

나는 오직 독창적인 작품들만 읽는다. 그리고 그러한 기준으로 모든 작품을 평가한다. - 라흐메또프

당신은 그럼 그것을 질투심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라흐메또프?
배운 사람에게 그럴 권리가 없습니다. 그것은 잘못된 감정이고 허위적인 감상이며 경멸스러운 것입니다.
그것은 남이 나의 속옷을 입지 않고, 나의 해포석 담배 파이프를 남에게 빌려 주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것은 사람을 개인적인 소유물로 간주하는 사고방식의 결과입니다. - 라흐메또프와 베라 빠블로브나의 대화.

그들은 결코 그렇게 높은 곳에 있지 않다. 다만 여러분이 너무도 낮은 곳에 있을 뿐이다. - 니꼴라이 체르니셰프스끼

오직 자기의 아내를 예전의 신부를 보던 눈으로 보라. 그리고 그녀도 언제라도 <당신이 싫어요. 우리 헤어져요> 라고 말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 니꼴라이 체르니셰프스끼

하지만 우린 아직 즐거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라. 저들과 같은 그런 식의 생활을 해본 적이 없거든.
그래, 오직 저들과 같은 사람들만이 완전한 행복과 기쁨을 알 수 있는거야!
저들은 건강미와 활력이 넘쳐 보여. 또 얼마나 싱그럽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워!
하나같이 쾌활하고 즐거운 미남, 미녀들이야. 그리고 노동과 삶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어.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야! - 베라 빠블로브나

그러시다면 당신은 과부들에게만 결혼을 허락하실 생각인가요?
당신은 아주 적절하게 지적해 주었습니다. 오직 과부들만이지요. 처녀들은 결혼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합니다. - 까쩨리나 바실리예브나와 찰스 비몬트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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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자의 이야기.
    월풍도원에선 기부를 받습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러시아에서. 체르노빌 다이어리.

chernobyl

오랜만에 극장에 갔습니다.
스파이더맨이 개봉하는 날인데, 별로 내키지가 않더라고요.
아이스 에이지 4와 체르노빌 다이어리 중에서 뭘 볼까 하다가 이 영화를 골랐습니다.
즉흥적인 선택인지라 장르가 뭔지도 몰랐어요.
광고가 끝나고 제목이 딱 나타날 때 알아챘습니다.
‘어두운 글씨가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는 게 아무래도 공포·스릴러인가보다.’
저는 공포 영화를 즐겨보지 않습니다.
왜냐면...
무섭잖아요?
게다가 전 깜짝깜짝 놀라기도 잘 놀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웬걸.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납니다.
‘뛰어 포레스트. 뛰라고!’
열심히 달리는 장면이 많아서 그랬나 봐요.

영화에서 흥미로웠던 건,
여행 중에 생길법한 일화를 소재로 삼았단 건데요.
체르노빌처럼 인적이 드문 곳에서 길을 잃는다면,
야생 동물의 습격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요즘 체르노빌엔 사나운 짐승도 많이 산다더라고요.
혹시 오지에 가게 된다면 마음을 단디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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