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우도가 한눈에 보이는 우도봉.

검멀래 해변-'우도봉'

우도에서 네 시 반이면 마지막 배가 떠나니 섬 전체가 고요하다.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기며 시끌벅적하던 상점들도 하나둘 문을 닫는다.
사람이 떠난 검멀래 해변에는 바람 소리와 바닷물이 이리저리 밀려다니는 소리만 들린다.

계단-'우도봉'

우도봉을 올라보자.
계단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몇 걸음 오르지도 않았는데 금방 다 올라왔다.

우도 풍경-'우도봉'

작은 섬마을이 엽서 표지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안녕, 여긴 한국의 우도라는 섬이야. 사람도 살긴 하지만, 바람 만큼 살지는 않아.’
어딘가에서 이곳까지 찾은 여행자가 저 멀리 누군가에게 엽서 한 장을 쓰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산책로-'우도봉'

의자-'우도봉'

바람-'우도봉'

산책로에 놓인 의자에 앉으면, 바람이 외지인을 탐색하듯 손끝과 뺨을 스친다.

등대-'우도봉'

등대 둘은 불빛을 비추는 것도 잊고 멀리서 걸어오는 타인을 멀뚱히 바라본다.
처음에는 불빛을 비추고 반갑게 맞았을지도 모르나 너무 많은 사람이 오고 갔다.
점점 낯선 이에 무뎌져서 이제는 반갑다고 불을 깜빡일 힘도, 손을 들어 흔들 기력도 없다.

바다-'우도봉'

꼭, 한 장의 사진을 찍고 싶었다. 뻥 뚫린 바다 사진을.
오고 가는 배들이 많아 항상 어수선한 금붕어 어항 같은 바다 말고 답답할 때 보면 꽉 막힌 마음조차 뚫어줄 그런 바다 사진.
가지 못하는 곳이 그리울 때나, 머리가 복잡할 때 페퍼민트처럼 상쾌함을 전해줄 무언가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볼 그런 사진 한 장.

내려가는 길-'우도봉'

석양-'우도봉'

노을-'우도봉'

지는 해-'우도봉'

등대-'우도봉'

우도봉에서 내려올 즈음 되니 해가 떨어진다.
어둠이 내리깔리자 저 멀리서 등대 하나가 불빛을 껌뻑인다.
‘그대의 발길이 머문 자리에 새싹이 돋아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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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산. 아름다운 섬. 신안 비금도.

배-'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새벽 첫 배를 타고 비금도에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섬에 직접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이 섬을 처음 들은 건 벌써 십 년도 더 되었는데,
그땐 여길 직접 와 볼 엄두를 못 냈다.
급한 성격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 투성이었으며,
연애도 인생도 서툴렀던 이십 대 초반.
생각 없이 말을 내뱉고, 영혼에 귀 기울이지 않는 선택을 하고선
뒤돌아 끙끙 앓고 후회하던 나의 이십 대.
그때의 내게 기다림은 너무 길었고,
비금도란 섬은 너무 멀었으니까.
뭐 지금도 성격 급하고, 세상에 이해되는 것은 거의 없다.
여전히 서툴고, 즉흥적인 선택을 하지만.
도대체 비금도와 나의 거리는 왜 이렇게 먼 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했던 그 시절과 조금 다른 점은.
세상만사는 원래 머리로 이해할 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것과,
거리가 멀다는건 마음이 멀다는 것이고, 기다림도 삶의 일부라는걸 알게 된 것.

비금도 갯벌모실길-'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아무튼, 비금도에 왔다.
비금도가 고향인 친구에게 오랜만에 안부를 물으며, 비금도에서 어디가 갈만한가 물어보았더니 우선 산을 오르라고 한다. 등산을 좋아하는 친구니, 산이 제일 먼저 나오는 게 당연하리라. 하느넘 해수욕장과 명사십리 해변도 꼭 가볼 만 하다며 추천해준다.
선착장 앞엔 도보여행 안내도를 보니 75km 정도의 도보 여행길을 마련해 두었다. 이 거리를 하루에 걷기엔 무리다.

버스-'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자, 그럼 우선 가볍게 산에 다녀와서 해변으로 가자!
대중교통이랄게 거의 없고 택시나 자전거로 이동을 하는 게 좋다고 들었는데,
배에서 내리니 버스가 한 대 있다.
이건 순전히 운이 좋아서 그런 거다.
섬 곳곳에 정류소가 있긴 하지만,
실제 버스를 타고 섬 여행을 하기에는 버스가 너무 띄엄띄엄 다닌다.
그래도 섬이라 그런지 택시비가 내륙보다 비싼 편이니, 운 좋게 버스를 마주쳤다면 버스로 움직이는 게 좋다.

선왕산 에서 바라본 다도해-'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선왕산에서 바라본 다도해-'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상암에 내려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다도해 경치가 일품이다.
비금도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산-'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바위산-'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커다란 바위는 초록 옷을 걸치고 위용을 뽐낸다.
파란 하늘과 참 잘 어울리는 곳이다.
이 아름다운 바위산을 넘고 넘고 또 넘다가 몇 개나 넘었나 가물가물해질 때면 정상에 도착한다.

등산-'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선왕산 정상-'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높이는 겨우 해발 255m로 정말 동네 뒷산 수준이지만,
그 동네 뒷산을 여러번 넘어야 도착한다.
산 입구부터 정상까지 계단을 올라야 하면 심심한데, 흙과 바위를 밟고 올라가는 맛이 있다.

정상 풍경-'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해변-'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문제는 내려올 때다.
많은 사람이 하느넘 해변 쪽으로 내려가는데, 명사십리 해변을 가려고 다른 쪽으로 내려왔더니 경사가 가파르고 힘겨웠다.
얼마 전에 다녀온 한라산도 이렇게 힘들진 않았는데, 다리에 힘이 빡 들어간다.
딱히 등산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 산을 많이 오르진 않았지만, 어쨌거나 지금까지 살면서 오른 산 중에 가장 내려가기 힘든 곳이었다.

휴식-'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산을 다 내려오자마자 돗자리 깔고 앉았더니 천국이 따로 없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살랑살랑.
낮잠이라도 한숨 자고 싶다.
그런데 그늘에 좀 앉아있었더니 추워져서 명사십리 해변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파 꽃-'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천천히 마을 구경도 하고,
파꽃도 보며 걸으니 어느새 명사십리 해변이다.

장승-'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입구에서 장승 둘이서 웃으며 반겨준다.

명사십리-'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잔잔한 바다에서 파도가 일더니 모래사장을 철썩 때리고는 하얀 거품이 되어 사라진다.
철썩.
처얼썩.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언제 그랬냐는 듯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어느 날에는 그 기억이 해일처럼 크게 일어섰다가,
다시 바닷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다.

비금도 여행정보

http://korean.visitkorea.or.kr/kor/inut/where/wheremainsearch.jsp?cid=126821
http://tour.shinan.go.kr/home/tour/watch/watch06/watch06_02/show/88?page=1

비금도에서 이용한 택시 연락처

010-4606-5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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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특색 있는 해변.



사곶 해변

사곶 해변-'백령도 해변'

백사장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모래가 단단하여 해변을 걸을 때 발이 푹푹 빠지는 일이 없어요.

사곶 해변 조개-'백령도 해변'

사곶 해변 갈매기-'백령도 해변'

해변 한쪽에는 조개 무리가 입을 쫙 벌리고 있는데,

갈매기 떼가 조개를 신 나게 먹어치웁니다.


하늬 해변

하늬 해변-'백령도 해변'

사람 냄새가 나는 해변입니다.

백령도 어민들이 해초며, 어패류를 잡아 올리는 곳이지요.

하늬 해변 방어 시설-'백령도 해변'

하늬 해변 방어 시설-'백령도 해변'

참 정감 어린 곳인데, 해안 방어 시설을 넓게 펼쳐 놓아서 삭막한 느낌이 듭니다.

해변과 육지 사이에는 두껍고 넓은 벽을 쳤고, 철조망으로 담 위를 둘렀어요.

통일되어 저 흉물스러운 구조물을 치운다면, 멋진 해수욕장이 될 것 같습니다.

그때 다시 와보고 싶네요.


콩돌해안

콩돌 해안 콩돌-'백령도 해변'

콩돌 해안 콩돌-'백령도 해변'

매끄럽고 동글동글한 돌이 특징인 콩돌 해안입니다.

파도에 돌멩이가 휩쓸려 내는 소리가 멋진 해안이지요.

백령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해안입니다.

쏴아~~ 쏴르르르.

소리가 참 좋습니다.

최남선 시인의 '海에게서 少年에게'가 떠오르는 해변이에요.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콱.

<海에게서 少年에게 中 -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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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을 품은 해변. 시체스.

역-'시체스 (Sitges)'

바르셀로나 중앙역에서 기차(Renfe)를 타고 오십 분 정도 달리면 시체스에 도착합니다.
표 가격은 왕복 7.2유로였어요.

바닷가-'시체스 (Sitges)'

바닷가에 앉아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닷소리를 들으면 여름 기분이 나지요.

해변-'시체스 (Sitges)'

해운대처럼 바다를 두고 해변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어요.

해변-'시체스 (Sitges)'

꼭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바다는 충분히 즐겁습니다.
모래사장을 거닐어도 좋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여름의 소리를 듣는 것도 즐겁습니다.

방파제-'시체스 (Sitges)'

혹은 방파제에 앉아서 바닷바람을 쐬며 책을 읽는 것도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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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아름다운 작은 시골 마을. 밴트리.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 버스터미널로 갑니다.
일기예보에선 날씨가 아주 화창하다고 허세를 부리지만,
그런 격장지계에 넘어가 홀딱 젖기는 싫어 우비도 챙겨 나왔지요.
코크 버스터미널에서 236번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갑니다.
조그만 마을 몇을 거쳐 밴트리로 가는 길.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쏟아 부었으나,
목적지에 도착하자 날씨가 갭니다.
운이 좋아요.
근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여행자 정보 센터는 문을 닫았네요.
뭐 조그마한 동네라 굳이 지도가 필요 없긴 해요.
우선 마을을 한 바퀴 쓱 돌아봅니다.

멀리 보이는 놀이기구-'Bantry, Co Cork Ireland'

저 멀리 놀이기구가 보이네요.
집 근처의 월미랜드가 생각납니다.
어릴 때 가서 많이 놀았는데 말이에요.
그곳을 찾은 지도 오래되었군요.
한국에 가면 한번 들러봐야겠습니다.

밴트리 하우스-'Bantry, Co Cork Ireland'

바닷가를 따라 쭉 걸어가면 정원을 잘 가꿔놓은 밴트리 하우스가 보입니다.
아기자기해요.
100계단을 올라가 내려다보는 바닷가 풍경이 썩 괜찮습니다.
밴트리 하우스엔 조그마한 카페도 하나 있는데,
음료와 간식거리를 팔아요.
비가 많이 내린다면, 카페 앞 테라스의 푹신한 의자에 앉아 잠시 비를 피하는 것도 좋겠지요.

수제 다크 초콜릿-'Bantry, Co Cork Ireland'

이 카페에서 파는 초콜릿이 꽤 맛납니다.
카카오가 70%라서 그리 진하진 않지만 달짝지근한 게 괜찮아요.

맑은 날씨의 바닷가-'Bantry, Co Cork Ireland'

자. 이제 밴트리 하우스를 나와 해변을 따라 쭉 걷습니다.
아.
이런 날씨라니.
하늘만 바라봐도 기분이 좋네요.

온통 푸른 풍경-'Bantry, Co Cork Ireland'

바닷가에 앉아 짭짤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습니다.
물수제비를 뜨기 좋은 납작한 돌멩이가 여럿 보이는군요.
적당한 녀석을 골라 던져 보았지만 한 두 번 튀기고 물속으로 가라앉습니다.
푸른 바다가 그 돌을 감싸고 어디론가 데려가겠지요?
저도 이곳의 푸른 기운에 이끌려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름다운 하루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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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 발리코튼. 푸른 세상으로의 산책.

코크 발리코튼

산책로-'발리코튼'

섬 나라 아일랜드에 도착해 처음으로 바다 구경을 했습니다.
아일랜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었어요.
절벽을 끼고 있는 산책로를 따라 가볍게 걷기 좋은 곳이죠.
사십 분 정도 길을 따라 가니, 쉬어가기 좋은 바위 터가 보이는군요.

바다-'발리코튼'

자리를 잡고 앉으니,
태양의 황금 빛을 담고 있는 바다가 잔잔한 파도로 맞이합니다.
아름다운 대자연이 잘 왔다며 따뜻이 감싸주는군요.

수염-'발리코튼'

11월 1일부터 기르기 시작한 콧수염은 광합성을 통해 무럭무럭 자라 납니다.
콧수염에 태양빛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 하며 한동안 머물렀어요.
그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둘레 길이 아니고, 외길이거든요.

아름다운 자연-'발리코튼'

맑은 하늘.
시원한 바다.
넓은 들판.
삼 박자가 조화를 이루어 감탄사를 자아내는군요.
이곳 아일랜드는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특히, 날씨가 좋을 때 더 그래요.

발리코튼에 가려면?

코크 시내에서 미들톤(Midleton), 클로인(Cloyne)을 거쳐 R629 도로를 따라 쭉 가시면 됩니다.
by 月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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