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산티야나 델 마르.
이런 생소한 곳에 올 계획은 없었다.
오랜만에 도시에 도착했으니, 쇼핑도 좀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도시 문화를 만끽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도시에 문을 여는 가게가 한 곳도 없는 게 아닌가?
이날은 동네 사람들이 기다려 마지않는 휴일이었던 것이다.
날씨도 축축하고.
숙소에서 인터넷 서핑이나 하고 하루를 보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겠지만,
산티야나 델 마르 소개서를 읽다가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알타미라 박물관'
하루에 몇 대 없는 버스 중 한대는 이미 놓쳤고, 다음 버스를 타고 오후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에 우선 식당에 들어가 배를 채웠다.
분위기에 비해 맛은 그저 그랬다.
특히 아스파라거스는 기대했던 모양새가 아니라, 촛농 범벅이 된 양초 같은게 나와서 당황했다.
뭐 그래도 비를 피했음에 만족하고 산티야나 델 마르를 한 바퀴 돌아본다.
아기자기한 동네라 금방 돌아본다.
기념품가게도 들어가보고, 꽃을 사랑하는 집 구경도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 먼 걸음을 한 건 알타미라 박물관이 궁금해서다.
여행자 안내소에서는 분명 알타미라까지 가는 버스가 하루에 몇 대 있긴 하다는데, 확실하진 않단다.
그래서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가 올 때마다 알타미라 박물관에 가느냐 물어보다 지칠 때쯤 세인트 버스기사 아저씨께서 말씀하셨다.
"이 버스는 알티미라 박물관을 향하노라!"
알타미라 박물관은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달려올 만 한 곳이었다.
옛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영상물도 재미있었고, 실제로 동굴벽화를 그리기를 체험하는 곳도 있었다.
알타미라 박물관인 만큼, 알타미라 동굴을 그대로 재현해 둔 Neocueva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교과서에서 봤던 그림에서는 느끼지 못한 감동이 있었다.
동굴 벽면의 굴곡과 음영을 이용해서 동물을 입체감 있게 그려냈고,
단순히 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불고 문지르며 작품을 완성해냈다.
멋지다.
전시는 정말 잘 보았는데, 마을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
마을로 돌아가는 버스가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니 걷기로 한다.
밖에 내리는 폭우는 언젠가 그칠 테니까.
여행자 안내소에서 걸어가기는 힘든 거리라고 했지만,
수백km를 걸어왔는데 이 정도가 대수랴.
마을로 내려와 산티야나 델 마르에서 유명한 카스테라(Sobaos pasiegos)를 하나 주워 먹었다.
뻑뻑하게 생겼는데, 보기보다 맛이 좋다.
그래서 이 동네 사람들이 다 이 빵 봉지를 들고 다니나 보다.
볼 건 다 봤으니 산탄데르로 돌아가야 하는데,
시간표보다 한 시간을 더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는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한둘씩 늘어나고,
서로 얼굴을 보곤 안심한다.
'설마 사람이 이렇게 기다리는데 버스가 안 오겠어?'
한 아저씨는 마음이 급한지 지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물어본다.
"오늘 아직 버스 있어요? 있죠?"
까닭은 모르겠으나, 그 아저씨 덕에 버스가 있으리라는 믿음이 더해졌다.
드디어 버스가 온다.
사람들이 달려나가고, 기쁜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이 버스가 아닌가 보다.
또 그 아저씨가 버스 기사에게 묻는다.
"우리가 탈 버스는 언제 옵니까?"
"금방 오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십 분 정도 더 기다리자 버스가 도착했다.
산티야나 델 마르.
버스 기다림의 마을.
혹 나중에 또 산티야나 델 마르가 가고 싶다면, 산탄데르에서 미리 투어로 신청해 두어야겠다.

식당-'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아스파라거스-'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전통요리-'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고기-'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고기-'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디저트
-'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산타 훌리아나 성당(Colegiata de Santa Juliana)-'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메리노 탑(Torre del Merino)-'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꽃-'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산타 훌리아나 성당(Colegiata de Santa Juliana)-'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양 조각-'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말 조각-'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돌 집-'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돌집-'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돌길-'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기념품 가게-'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기념품 가게-'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타파스-'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Quesadas and sobaos-'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 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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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마다 술향기가 배어있다. 코임브라.


건물-'코임브라 Coimbra'

결혼식-'코임브라 Coimbra'

뷰-'코임브라 Coimbra'

뷰-'코임브라 Coimbra'

뷰-'코임브라 Coimbra'

가보고 싶었던 곳도 아니고 전혀 알지도 못했지만 막상 와보면 괜찮은 곳.
여행을 하다 보면 이런 장소를 종종 만나게 된다.
코임브라도 그런 곳 중에 하나다.
단지 포르투갈에서 스페인 북부로 떠나는 밤 기차를 타기 위해 들렀을 뿐이지만 상당히 좋은 기억을 남긴 곳이다.
우선 여행자센터에서는 무거운 캐리어를 저녁 6시까지 맡아준 덕에 두 손 가벼이 동네를 둘러봤다.

박물관(Museu Nacional Machado De Castro)-'코임브라 Coimbra'

처음으로 들른 곳은 박물관(Museu Nacional Machado De Castro)이다.
포로 로마노(Roman forum)자리에 지은 궁 건물로 볼거리가 참 많은 박물관이다.
우선 지하의 포로 로마노를 둘러본다. 지금은 텅 빈 이 공간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
지상에는 회화부터 조각, 보석까지 다양한 예술품이 자리 잡았다.
여기서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천사가 악마를 짓밟고 있는 그림이다.
천사의 몸에선 빛이 나고, 하얗고 머릿결도 좋고 아름답다.
악마는 천사의 발에 밟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으며, 털북숭이에 헐벗었고 어둡고 추하다.
어릴 적부터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잣대에 지속해서 노출되어왔다.
그래서인지 악이라고 하면 일단 얼굴이 찌푸려지고 불쾌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그 악이라는 게 처음부터 악으로 분류될 만한 것이었을까?
누군가가 악당이 되기까지 돌아볼 만큼 여유가 없는 사회.
타인에게 무관심한 사회가 괴물을 키워내는 것은 아닐까?
SF 고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 하이커에서 SEP(Somebody Else's Problem)가 가장 무섭다고 했던게 기억난다.
현대 사회는 '나'와 '타인'의 경계가 지나치게 두껍다.
좀 더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골목-'코임브라 Coimbra'

골목-'코임브라 Coimbra'

메뉴-'코임브라 Coimbra'

제로피가-'코임브라 Coimbra'

노점 팔찌-'코임브라 Coimbra'

자전거-'코임브라 Coimbra'

박물관에서 나와 골목 이리저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장식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몇 걸음 더 걸으니 기분이 좋아지는 메뉴판이 보인다.
'합리적인 가격에 한잔 하세요!'
술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담소를 나누신다.
나는 자리에 앉지도 않고 단숨에 제로피가 한 잔을 들이키고 다시 나와 걸었다.
마침 장이 서는 날인지 길거리 상인들이 분주하다.

학생 연주자들 -'코임브라 Coimbra'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자리를 잡고 앉았더니, 저 멀리서 흥겨운 음악 소리가 들린다.
근처 벤치에 앉아 가볍게 술을 한잔 더 하며 지나다니는 강아지, 고양이 그리고 사람들을 바라보는 동안 어느덧 해질녁이 되었다.

몬데구 강이 보이는 술집 passaporte -'코임브라 Coimbra'

조개 수프-'코임브라 Coimbra'

고기-'코임브라 Coimbra'
칵테일-'코임브라 Coimbra'

강-'코임브라 Coimbra'

저녁은 몬데구 강이 내려다보이는 술집에서 빵과 고기, 조개 수프를 안주로 삼아 칵테일을 한잔 마셨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나서 또 밤 골목을 이리저리 쏘다닌다.
술기운이 떨어질 즈음 와인을 한잔하고 밤 기차를 타러 갔다.
기차표를 늦게 끊어서 침대칸이 아닌 의자 칸을 예약했다.
지루하고 몸이 찌뿌둥해서 어떻게 먼 길을 갈까 걱정했었는데, 온종일 술을 마셨더니 기차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동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코임브라.
교육의 도시로 알려진 이곳.
골목마다 보이는 술집에 발걸음을 쉬이 옮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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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본태 박물관

나무와 돌과 바람 사이로 밋밋한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 삐죽 솟았다.
본태 박물관이다. 본태 박물관은 이름난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다고 한다.

안도 타다오 & 쿠사미 야요이-'본태 박물관(Bonte museum)'

3관에서는 쿠사미 야요이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쿠사미 야요이의 작품이 안도 타다오의 건축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도 타다오의 비움과 쿠사미 야요이 채움이 만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4관에서는 <꽃상여와 꼭두>라는 기획전시 중이다.
조그마한 상여에 그를 장식하는 나무 조각상인 꼭두가 여럿 올라가 있다. 한옥에서 궁궐이나 사찰을 지을 때면 나쁜 기운을 막으려고 지붕 내림마루나 추녀마루에 어처구니라 불리는 잡상(雜像)을 올렸는데, 건물의 크기에 비하면 작은 장식에 불과하다. 그러나 상여에는 꼭두가 빼곡하다.
한국 관광공사의 글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이들의 따뜻한 동행자, 꼭두 ‘서울 꼭두박물관’ (http://korean.visitkorea.or.kr/kor/inut/travel/content/C03020100/view_1772590.jsp)>에 따르면 꼭두는 네 가지 역할을 한단다.

1. 저승으로 건너가는 여행자를 안내
2. 캄캄한 길을 갈 때 주위의 나쁜 기운을 물리침
3. 여행 중 거추장스러운 허드렛일을 믿음직스럽게 해냄
4. 저세상으로 떠나는 영혼을 달래주고 즐겁게 함

이렇게 여러 역할을 해야 하니 역할별 전문 꼭두가 다 올라가서 그렇게 많이 올라가는가 보다.
이 기획전시는 한국 전통 상례의 한 부분을 가까이서 접한 좋은 기회였다.


'본태 박물관(Bonte museum)'

'본태 박물관(Bonte museum)'

기와-'본태 박물관(Bonte museum)'

본태 박물관을 돌아보면 곳곳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이는데, 이 담장의 기와부분은 대충 만든 느낌이다.

2관에서는 유명 예술가의 현대 미술품이 전시 중이고,
1관에는 전통 공예품이 전시 중이다. 공예품 중에서 주칠 팔괘 무늬 사각반이라는 소반이 눈에 뜨였다.
팔괘와 하도등을 공들여 그려놓았는데, 어쩌다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자못 궁금했다.

새-'본태 박물관(Bonte museum)'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길에 새 두 마리와 마주쳤다.
털갈이 중인지 곳곳에 새털을 뿌려놓고 노닌다.
안도 타다오의 설계도 좋고, 본태 박물관 전시도 좋다지만, 이런 자연만 할까?


본태 박물관 웹사이트

http://www.bontemuseum.com

본태 박물관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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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역사를 한눈에. 베를린 독일 역사 박물관.

독일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잘 정리해 두었습니다.

기사-'독일 역사 박물관 (German History Museum)'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은 중세의 기사가 번쩍번쩍 빛나네요.

사계-'독일 역사 박물관 (German History Museum)'

한 마을의 사계절을 묘사한 그림도 재미있었습니다.

평화-'독일 역사 박물관 (German History Museum)'

폭력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이 포스터(?) 역시 인상적이었지요.

공산주의-'독일 역사 박물관 (German History Museum)'

공산주의 시대의 모습을 그린 이 그림은 분위기가 매우 어둡습니다.
군중의 표정에 의욕이 없어 보여요.
일하는데 동기부여가 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그렇다고 공산주의만 실패한 것이고, 자본주의는 성공했을까요?
자본주의에서도, 먹고 살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곤 합니다.
대중이 새라면, 자본주의나 공산주의는 검은 사냥개냐 하얀 사냥개냐 하는 차이뿐이지요.
진정한 이상세계는 모두가 꿈꾸고, 함께 움직여야 실현됩니다.


독일 역사 박물관 주소 : Unter den Linde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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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에서 뭉크의 감성에 빠지다.

노르웨이에 와서 피오르를 구경하긴 했지만,
그것이 이 나라에 방문한 주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입구-'Munch Museum Oslo Norway'

바로 여기.
뭉크 박물관이 노르웨이로 발걸음을 내딛게 한 곳이죠.
모든 그림을 한번에 짠! 하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주제를 정해서 몇 그림을 추려 전시회를 열어요.
뭉크의 모든 그림을 볼 순 없지만,
그의 감성에 빠지기엔 충분한 곳입니다.

절규-'Munch Museum Oslo Norway'

널리 알려진 절규 외에도 멋진 작품을 여럿 만났어요.

삶과 죽음-'Munch Museum Oslo Norway'

삶과 죽음.

질투-'Munch Museum Oslo Norway'

질투.

연인-'Munch Museum Oslo Norway'

사랑에 빠진 연인.

흡혈귀-'Munch Museum Oslo Norway'

흡혈귀.

두 소녀-'Munch Museum Oslo Norway'

그리고 몇 번이고 다시 보았던 따듯한 색채의 두 소녀.

또 언젠가 이곳에 들러 에드바르드 뭉크의 감성을 마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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