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책.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원고 하나를 세상에 내보내지 못하고 묵혀두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 원고의 문제를 알겠다.
전에 형에게 지나가듯 물었더니,
‘에세이는 솔직한 게 다야.’라는 간단한 답을 들었다.
나머지 답은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에 있다.
솔직하되, 군더더기는 없어야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되, 남이 알아듣는 언어로 써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꾸준히 글을 써서, 작가의 내공이 쌓여야 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변종모’라는 이름으로 나온 단행본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책이다.
지금까지는 주제의 틀에 맞추어 사진과 글을 짜 넣었다는 느낌이라면,
이번 책은 다르다.
가장 보여주고 싶은 사진과 제일 하고 싶은 말을 담았다는 느낌이다.
멋있다.
나는 아직 멀었다.
그리고 요즘엔 더 멀어졌다.
하지만 사시사철 계절이 바뀌듯, 내게도 다시 글 쓸 날이 오리라.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나는 읽었고 내공을 느꼈다.

아이-'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변종모'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책갈피

전문가가 나눈 블루의 종류는 110가지라고 한다. 사람들이 저마다 가진 슬픔의 색은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은 종류가 있을지도 모른다.

“용서해줄게! 그런 계절에 꽃으로 이별을 던지고 간 너. 미안하다는 말 대신 노란 튤립이 두 송이 핀 화분만 남기고 7월인가에 문자를 해서는 튤립이 졌겠다며 딴 소리만 하던 너. 용서할게.”

함부로 바라지 않는 마음. 어딜 가도 내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절대로 변할 수 없는 세상. 휘영청 밝은 달을 보며 세상만사가 내 뜻과 다르게 변한다고 야속해하진 말아야 한다. 사실 내 마음을 제외하면 세상은 한 번도 달라진 적 없는 것을.

자신을 믿지 못하거나 마음의 깊이가 낮은 사람일수록 깊은 흔적을 남긴다.

무슨 마음이었을까? 그때 나의 그 맹세는. 너만을 사랑하겠다던 그 말, 영원히 함께하자던 그 말. 어디론가 사라진 그 맹세는 이미 네겐 낡아버린 언어일 테고 의미없이 내게만 남은 미련이다. 너에게 던져준 말인데 내게만 남았다.

붙잡아둔다고 묶여 있을 것은 놓아줘도 달아나지 않는다. 구속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구속할수록 속박당하는 것은 그대의 마음뿐.

모든 사람이 자신을 사랑할거라 믿는 사람은 타인에게 배려가 부족한 사람이고 모두가 자신을 싫어할 거라 믿는 사람은 자신에게 배려가 부족한 사람이다.

너의 말처럼 나는 걷고 있다. 너도 어느 길 위에서 나처럼 걷고 있을 것을 안다. 그러니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같을 것이다. 너의 말처럼 그것은 함께 걷는 일일 것이다. 너와 내가 같은 마음으로 걷고 있다면. “함께 가지 않아도 우리는 동행이에요.”라던 너의 말. 그 말만은 믿어본다.

사는 것은 실수의 연속이고 그것은 연습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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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아웃도어/캠핑 용품 직구하기. 아웃도어 해외 직구.


우리나라에서 아웃도어 용품을 하나 사려고 하면,
기능성 반소매 티셔츠 하나 살 때도 심사숙고를 하게 된다.
이름 좀 알려진 브랜드라면 10만 원이 넘는 제품도 즐비하기 때문이다.
여름이라 땀도 많이 나는데, 티셔츠 단벌로 버틸 수도 없고...
한국 아웃도어 시장은 거품이 많은 탓인지 지나치게 비싸다.
하물며 국산 제품이라고 꼭 외산 브랜드보다 가성비가 좋은 것도 아니다.
같은 성능의 제품이라면 소비자는 당연히 낮은 가격에 사길 원하고,
그래서 해외 직구에 눈을 돌리게 된다.


미국 아웃도어 직구 장점

  • 미국브랜드 제품이 한국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저렴
  • 한국에 판매되지 않는 제품 구매 가능
  • 관세 혜택
  • 큰 폭의 세일을 자주 함

미국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아웃도어 해외 직구 전에 참고하면 좋은 사이트


아웃도어 해외 직구하기 좋은 사이트


스포츠 용품 해외 직구하기 좋은 사이트


아웃도어 해외 직구 배송대행지

미국에서 배송을 받아서, 한국의 구매자에게 다시 배송해주는 곳이다.
여러 곳을 찾아보다 유니옥션(http://www.uniauc.net)으로 결정했다. 뉴저지(NJ)는 의류, 신발만 세금이 붙지 않으니, 나머지 품목은 델라웨어(DE)로 배송한다. 델라웨어는 1,500원의 추가 요금을 받는다. 제품 포장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주고, 배송 단계별로 추적 잘 된다. 그리고 물건 이상 없이 잘 왔다. 배송 대행지는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되지만, 유니옥션 추천인dorajistyle을 넣으면 금액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D

자. 한국 가격이랑 비교하면 마구마구 장바구니에 담고 싶어진다.
손이 근질거린다. 그러나 장바구니에 담은 가격은 실제 구매가격과 크게 차이 날 수도 있다.
관세 등을 고려하여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직구가 특별히 큰 장점이 없다면, 조금 돈을 더 주더라도 한국에서 사는 게 배송도 빠르고 편하다.
관세를 복잡하게 하나하나 계산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물건 하나 사는데 품목별로 계산기 두드리기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미국 직구 가격 간단 계산법

대략적인 최악의 상황 계산법으로 한국에서 사는 것 보다 아래 가격이 높으면, 그냥 한국에서 사는 게 맘 편하겠다.

물건가격 + 미국내 배송비 + 미국내 Tax + 관부가세( 23%) + 카드 수수료 (1.25%) + 배송대행료 (무게에 따라 다름)

“에이, 저걸 다 더하면 한국에서 사는 게 싸겠다!”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저걸 다 더한 가격이 20% 이상 저렴한 물건도 많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관세 면제 안의 범위에서 안전하게 구매한다면, 한국보다 확실히 싼 편이다.


아웃도어 해외 직구 관세

목록통관 품목

물품가액 USD(미국 달러) 200 까지 관세 면제

일반 통관 품목

물품가액 + 선편요금 KRW(한화) 15만원까지 관세 면제

여러 품목 구매시 한 품목이라도 일반통관이면 모두 일반통관으로 처리 된다.


아웃도어 해외 직구 통관절차

  1. 적하목록심사완료 : 항공기에 실려있는 화물 목록을 제출했다.
  2. 하기신고 : 물건을 내렸다.
  3. 반입 : 공항에 입항했다.
  4. 수입신고 : 관세사가 수입 신고서를 접수(접수 통보(P/L : paper less)와 접수통보(서류 [복잡])로 나뉨)
  5. 수입신고수리 : 관세 납부 완료됨
  6. 반출 : 택배사에 물건을 넘겨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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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을 따라 담양에서 목포까지. 영산강 자전거 종주.

출발-'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새벽 6시. 영산강 종주를 위해 인천에서 첫 버스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우등 버스는 짐칸 공간이 넉넉해서, 자전거를 싣는 데 무리가 없다.
자전거를 옆으로 뉘여서 짐칸 하나를 다 차지했다.
만약 다른 화물이 많다면 자전거를 싣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대중교통 점프를 이용한 자전거 여행엔 접이식 자전거가 편리하겠다.
광주에서는 버스를 한번 갈아타는데, 영산강 종주 길의 시작점에서 가까운 곳은 금성이라는 마을이다.
담양을 거쳐 순창을 가는 중간에 금성에 선다.
이 버스는 짐칸이 좁아서 자전거를 넣고 빼는 데 애를 먹었다.
아무튼, 내려서 담양댐 인증센터를 향해 달린다.
담양댐 인증센터 주변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려고 마음을 먹었다.
근처엔 매점 하나와, 아침으로 먹기엔 부담스러운 요리를 파는 식당이 몇 개.
백반 파는 식당을 찾아 간단히 밥을 먹고 영산강 자전거 종주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은 자전거로 지나가지 못한다.
끌고 가는 것도 안된다고 하니, 메타세쿼이아길은 다음에 와서 걷기로 하고 계속 길을 달린다.
영산강 종주를 하루에 끝내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여유로운 여행을 하기로 했다.
기왕 멀리까지 왔으니 여기저기 둘러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여행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담양에선 죽녹원을 들러 몇 시간 동안 천천히 둘러보고 숙소를 잡은 창평으로 향했다.

영산강 자전거길-'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창평으로 향하는 자전거길은 위험하다. 차가 쌩쌩 달리는 29번 국도를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자전거는 갓길로 위태롭게 달리고, 차들은 아슬아슬하게 자전거 옆을 지나쳐 간다.
이 구간을 지날 때 워낙 긴장을 해서, 국도를 빠져나오니 목이 뻐근하고, 급속도로 피곤해졌다.
국도를 빠져나와도 창평까지는 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려야 하는데,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라 위험하다.
창평에 도착하니 진이 다 빠졌지만, 연잎 떡갈비 돌쇠정에서 맛있는 떡갈비를 먹고, 소나무 언덕 민박에서 푹 쉬었더니 피로가 풀렸다.

꼬불꼬불-'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다음 날 아침엔 일찍 길을 나섰다.
다들 느지막이 일어나서 휴일을 시작 할테니 아침 이르게는 도로에 차가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예상이 틀리지 않아서, 창평면에서 29번 국도를 빠져나오기까지 전날에 비해 수월했다.
자전거 도로로 진입하니 마음이 놓인다. 확실히 안전한 기분이다.

승촌보 인증센터 가는 길-'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승촌보 인증센터 다리-'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영산강 문화관-'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승촌보까지 길은 주변 경관이 밋밋해서 좀 지루한 감은 있었지만 도로가 잘 닦여서 수월하게 달렸다.
그런데 승촌보 인증센터 무렵에서 잠시 헤매는 일이 생겼다.
다리를 건너가야 하는데, 설명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다.
여러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주위를 맴돌며 빨간 박스를 찾아 헤매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
승촌보 인증센터에 가려면 다리를 건너 영산강 문화관으로 가면 된다.
영산강 문화관 건물 바로 앞이 인증센터다.

징검다리-'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징검다리-'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승촌보를 지나 얼마 안 가서 징검다리를 만났다.
자전거를 끌고 징검다리를 조심조심 건너면서 자전거 여행의 재미를 만끽했다.

갈대-'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죽산보-'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나주에 들러 나주곰탕 하얀집에서 수육 곰탕을 먹고, 한국 천연염색박물관에서 염색체험을 하고는 해가 지기 전에 죽산보를 넘는다.

나주 공산면-'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숙소가 있는 공산면 도로가 한산하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봐오고, 공산펜션가든에서 막걸리 한 사발 하고 잠이 들었다.

나주 유채꽃-'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다음날은 좀 늑장을 부렸다.
피곤한 데다 막걸리를 좀 마셨더니 아침 일찍 일어나기가 영 귀찮다.
뭐 하루쯤 게으름을 피우는 것도 괜찮다.
천천히 일어나서 나주 영상테마파크를 한번 둘러보고는 최종 목적지인 목포를 향해 달린다.
유채꽃이 만발한 길가를 따라 쉬엄쉬엄 페달을 밟았다.

느러지 전망대-'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느러지 전망대-'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느러지 전망대로 가는 길은 영산강 자전거 종주 코스에서 가장 경사가 심했다.
끌바를 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댄싱으로 올라오면 좀 수월하다.

무안-'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무안-'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느러지 전망대를 지나 목포로 가는 길은 바람과의 싸움이다.
마주 부는 강바람 때문에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가 마치 세상의 끝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목포-'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영산강 하구둑 인증센터-'영산강 자전거 종주 Yeongsan_River_Bike_Riding'

마침내 영산강 하굿둑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자전거 종주의 종착지라 완주의 기쁨을 만끽하는 사람들로 북적일 만도 한데,
궂은 날씨 탓인지 빨간 박스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서있다.
아무튼, 이로써 종주가 끝났다.
다음날은 비금도에 가서 해변에 돗자리나 깔고 앉아서 편히 쉬려고 했었는데,
그 날이 여행 중에 가장 힘든 하루였다.

사실 여행이라는 건 귀찮음과 불편함. 고됨.
그리고 낯선것에 두려움 등이 한데 모인 종합 고난 세트 같은 거다.
그럼에도 굳이 짐을 꾸려 낯선 곳에 몸을 던지는 까닭은,
이 모든 것을 마주해야만 찾아오는 기쁨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말고
싫어하는 사람도 만나지 마라.
사랑하는 사람을 보지 못함도 괴로움이고
싫어하는 사람을 보는 것도 괴로움이다.

법구경에 쓰인진 이 말을 달리 말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것은 기쁨이고,
싫어하는 사람을 보지 않는 것 또한 기쁨이다.

아무런 기쁨도 어떤 괴로움도 없는 평온함도 나쁘진 않겠지만,
여행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괴로움을 감내하는 것이 나는 좋다.


영산강 자전거 종주 정보


볼거리


먹거리


잠자리


자전거 용어

  • 점프 : 다른 교통수단에 자전거를 싣고 이동하는 것.
  • 끌바 : 자전거에 타지 않고, 내려서 끄는 것.
  • 댄싱 : 일어서서 체중을 좌우로 옮기며 자전거를 타는 방법. 주로 경사진 언덕을 오를 때 근육을 고르게 사용하여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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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산. 아름다운 섬. 신안 비금도.

배-'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새벽 첫 배를 타고 비금도에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섬에 직접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이 섬을 처음 들은 건 벌써 십 년도 더 되었는데,
그땐 여길 직접 와 볼 엄두를 못 냈다.
급한 성격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 투성이었으며,
연애도 인생도 서툴렀던 이십 대 초반.
생각 없이 말을 내뱉고, 영혼에 귀 기울이지 않는 선택을 하고선
뒤돌아 끙끙 앓고 후회하던 나의 이십 대.
그때의 내게 기다림은 너무 길었고,
비금도란 섬은 너무 멀었으니까.
뭐 지금도 성격 급하고, 세상에 이해되는 것은 거의 없다.
여전히 서툴고, 즉흥적인 선택을 하지만.
도대체 비금도와 나의 거리는 왜 이렇게 먼 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했던 그 시절과 조금 다른 점은.
세상만사는 원래 머리로 이해할 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것과,
거리가 멀다는건 마음이 멀다는 것이고, 기다림도 삶의 일부라는걸 알게 된 것.

비금도 갯벌모실길-'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아무튼, 비금도에 왔다.
비금도가 고향인 친구에게 오랜만에 안부를 물으며, 비금도에서 어디가 갈만한가 물어보았더니 우선 산을 오르라고 한다. 등산을 좋아하는 친구니, 산이 제일 먼저 나오는 게 당연하리라. 하느넘 해수욕장과 명사십리 해변도 꼭 가볼 만 하다며 추천해준다.
선착장 앞엔 도보여행 안내도를 보니 75km 정도의 도보 여행길을 마련해 두었다. 이 거리를 하루에 걷기엔 무리다.

버스-'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자, 그럼 우선 가볍게 산에 다녀와서 해변으로 가자!
대중교통이랄게 거의 없고 택시나 자전거로 이동을 하는 게 좋다고 들었는데,
배에서 내리니 버스가 한 대 있다.
이건 순전히 운이 좋아서 그런 거다.
섬 곳곳에 정류소가 있긴 하지만,
실제 버스를 타고 섬 여행을 하기에는 버스가 너무 띄엄띄엄 다닌다.
그래도 섬이라 그런지 택시비가 내륙보다 비싼 편이니, 운 좋게 버스를 마주쳤다면 버스로 움직이는 게 좋다.

선왕산 에서 바라본 다도해-'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선왕산에서 바라본 다도해-'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상암에 내려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다도해 경치가 일품이다.
비금도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산-'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바위산-'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커다란 바위는 초록 옷을 걸치고 위용을 뽐낸다.
파란 하늘과 참 잘 어울리는 곳이다.
이 아름다운 바위산을 넘고 넘고 또 넘다가 몇 개나 넘었나 가물가물해질 때면 정상에 도착한다.

등산-'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선왕산 정상-'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높이는 겨우 해발 255m로 정말 동네 뒷산 수준이지만,
그 동네 뒷산을 여러번 넘어야 도착한다.
산 입구부터 정상까지 계단을 올라야 하면 심심한데, 흙과 바위를 밟고 올라가는 맛이 있다.

정상 풍경-'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해변-'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문제는 내려올 때다.
많은 사람이 하느넘 해변 쪽으로 내려가는데, 명사십리 해변을 가려고 다른 쪽으로 내려왔더니 경사가 가파르고 힘겨웠다.
얼마 전에 다녀온 한라산도 이렇게 힘들진 않았는데, 다리에 힘이 빡 들어간다.
딱히 등산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 산을 많이 오르진 않았지만, 어쨌거나 지금까지 살면서 오른 산 중에 가장 내려가기 힘든 곳이었다.

휴식-'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산을 다 내려오자마자 돗자리 깔고 앉았더니 천국이 따로 없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살랑살랑.
낮잠이라도 한숨 자고 싶다.
그런데 그늘에 좀 앉아있었더니 추워져서 명사십리 해변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파 꽃-'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천천히 마을 구경도 하고,
파꽃도 보며 걸으니 어느새 명사십리 해변이다.

장승-'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입구에서 장승 둘이서 웃으며 반겨준다.

명사십리-'비금도 Bigum Island Shinan'

잔잔한 바다에서 파도가 일더니 모래사장을 철썩 때리고는 하얀 거품이 되어 사라진다.
철썩.
처얼썩.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언제 그랬냐는 듯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어느 날에는 그 기억이 해일처럼 크게 일어섰다가,
다시 바닷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다.

비금도 여행정보

http://korean.visitkorea.or.kr/kor/inut/where/wheremainsearch.jsp?cid=126821
http://tour.shinan.go.kr/home/tour/watch/watch06/watch06_02/show/88?page=1

비금도에서 이용한 택시 연락처

010-4606-5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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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산 자락을 따라 목포 옛 시가지 구경.

근대 문화 역사관 본관-'목포 구경 Sightseeing Mokpo'

숙소를 목포역 주변에 잡아서, 그 주변을 따라 목포 구경을 했다.
목포 근대 문화 역사관은 본관과 별관으로 나뉘어 있는데,
별관은 사진 위주로 전시 중이고, 본관은 목포의 변화과정, 역사, 체험 등 다채로운 전시가 마련되어있다.
근대문화관 본관 야외에는 조그마한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있는데,
날씨 좋을 때 앉아서 조용히 책 읽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성사 사월 초파일 비빔밥-'목포 구경 Sightseeing Mokpo'

유달산자락엔 달성사라는 절이 있는데,
사월 초파일에 이 절을 찾은 덕에 비빔밥으로 공양했다.
시내에 위치한 절에서 공양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불교 명절을 맞이해서 절을 찾은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다들 나처럼 밥 한 끼 얻어먹으려고 온 거 같은데,
육신 공양에만 치우친 사람이 많아 보였다.
심지어 비빔밥을 받으려고 줄을 섰는데,
밀치고 새치기하고 난리가 났다.
아무래도 전생에 못 먹고 죽어 아귀로 태어난 사람이 많나 보다.
비빔밥은 정갈하고 맛있었다.
육신 공양뿐 아니라 정신 공양에도 힘을 써야 하는데,
요즘엔 나도 너무 육신 공양에만 치우쳐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절을 내려왔다.

빛의 거리-'목포 구경 Sightseeing Mokpo'

목포는 야경도 볼만하다.
빛의 거리에는 형형색색 등을 켜 놓아서, 목포 밤 산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유달산에서 바라본 야경-'목포 구경 Sightseeing Mokpo'

유달산에서 바라본 야경-'목포 구경 Sightseeing Mokpo'

목포 야경을 한눈에 보려면 유달산에서 내려다보면 된다.
바다와 산. 도시가 한데 어우러져서 멋진 야경을 선사한다.

목포 옛 시가지는 내가 사는 인천의 옛 시가지와 모습이 많이 닮아있다.
유달산은 자유공원을 닮았고,
공원에 오르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것도 닮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공통점은 오랜 내공이 쌓인 맛집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이라 잘 알려지지 않은 맛집을 탐색하지 못했던 게 좀 아쉽다.^^;
목포.
비록 거리는 멀지만 친근하고 편안한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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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꾸며둔 옛 마을. 나주 영상테마파크.

“아저씨, 영상 테마파크 어때요?”
숙소 아저씨께 여쭈었더니 잠시 뜸을 들이신다.
“음. 뭐. 거기도 별건 없어~~ 음. 그래도 뭐 한번은 가볼 만하지~~”
숙소에서 가깝고, 가는 길목이라 지나는 길에 잠시 들렀다.
한 번쯤은 가볼 만하다니까.

입구-'나주 영상테마파크 Naju Theme Park'

입구는 우선 산적 소굴처럼 생겼다.
나주 산적연합 총체가 있을법한 곳이다.
지나가려면 통행세를 내거나 다른걸 내 놓으라고 할 법한 분위기다.
이 문을 통해 들어가면 마침 매표소가 있는데,
입장권을 사지 않으면 산채 관람을 할 수 없다.

옛 집-'나주 영상테마파크 Naju Theme Park'
옛 집-'나주 영상테마파크 Naju Theme Park'

어쨌거나 통행료를 내고 무사히 통과하여 나주 영상테마파크를 한바퀴 둘러보았다.
다양한 건물을 그럴싸하게 잘 꾸며놓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성곽-'나주 영상테마파크 Naju Theme Park'

영산강-'나주 영상테마파크 Naju Theme Park'

견고하게 지은 성곽에 올라 영산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을 마주하니,
들러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오길 잘했다.

나주 영상테마파크 정보

나주 영상테마파크 웹사이트

http://www.najuthemepark.com/

나주 영상테마파크 주소

전라남도 나주시 공산면 덕음로 450 나주영상테마파크

나주 영상테마파크 입장료

성인 4,000
청소년/군인 3,000
경로/어린이 2,000

나주 영상테마파크 관람시간

하절기 4월~10월 : 09:00 ~ 18:00
동절기 11월~03월 09:00 ~ 17:00
매주 월요일 휴무(단, 공휴일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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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한 숙소. 나주 공산펜션가든.

입구-'나주 공산펜션가든 Gongsan Pension Garden Naju'
현관-'나주 공산펜션가든 Gongsan Pension Garden Naju'

숙박시설이 제공해야 하는 기능은 당연히 잠자리 제공이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바람이 새어 들어오지 않고,
밖은 춥더라도 방은 따뜻해야 한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갖추어져 있어야 하고, 따뜻한 물이 잘 나오는 곳이 좋다.
아주 오지에 있는 숙소가 아니라면 이 정도는 기본이다.
공산펜션도 그런 기본에 충실한 숙소다.
온돌방에 깔고 자는 요가 얇아서 등이 배기는 것은 좀 아쉬웠지만,
그것 말고 나머지는 충실한 숙소였다.

세종대왕 동상-'나주 공산펜션가든 Gongsan Pension Garden Naju'

이순신장군 동상-'나주 공산펜션가든 Gongsan Pension Garden Naju'

폐교를 고쳐 만들어서 그런지,
약간 이색적인 구석도 있다.
거기에 주인장 내외분이 참 친절하시니 기분 좋은 숙소다.

-'나주 공산펜션가든 Gongsan Pension Garden Naju'

거기다 한 가지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은, 주인아저씨가 직접 막걸리를 담그신다는 거다.
막걸리를 즐겨 마시는 사람으로서 이게 큰 강점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그래서 이 숙소가 참 괜찮은 숙소라고 기억되는지도 모르겠다.
막걸리가 특별히 맛있지도 않았고, 숙소가 아주 깨끗하고 푹신한 요를 주지도 않았다.
그래도 지친 몸을 누일 자리가 있었고, 공산 쌀 막걸리까지 한 사발 한잔 거나하게 걸쳤더니 이정도면 되었지 라는 생각이 든다.
공산 펜션.
공산 쌀 막걸리.
이 둘은 따로 보면 별거 없지만, 두 가지가 합쳐져서 유쾌하게 하루를 마무리 짓도록 도와주었다.
나주를 지나다가 해가 떨어진다면,
공산 펜션에서 막걸리 한잔 걸치며 하루를 묵어가는 것도 썩 괜찮은 선택이다.

나주 공산펜션가든 정보

웹사이트

http://www.061-336-0096.kti114.net/idx.htm

주소

전남 나주시 공산면 신곡리 665

연락처

061-336-0096
061-336-0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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