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육아 전문가 33인이 말하는 육아 원칙. 육아 백과 사전.


다양한 전문가가 생각하는 육아 원칙을 모아놓았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가진 생각을 바탕으로 우리 아이는 어떻게 키우면 좋을지 떠올려본다.
출산부터 어린이 교육까지 긴 기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시기에 읽어도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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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과 교수)

아기의 뇌가 어른의 뇌가 되기까지는 보통 20년가량의 시간을 두고 서서히 변화됩니다. 뇌의 발달과 교육을 연관시켜보면 20년 동안 꾸준히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지요. 그런데 요즘 들어 그 시기를 무리하게 단축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기교육을 시킨다고 뇌가 먼저 발달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세포는 죽거나 망가지지요.

아이들의 두뇌를 발달시키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즐거운 자극’ 입니다. 따라서 학습의 내용을 바로 아이에게 대입시키기보다 '놀이’를 통해 아이의 두뇌발달을 자극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양적 자극 보다는 질적 자극에 먼저 신경 써야 합니다. 몇 시간을 놀아주었는지가 아니라, 아이가 집중해서 얼마나 즐겁게 놀았는가가 문제인 것입니다. 공부 역시, 단시간에 집중해서 즐겁게 하도록 해야 합니다. 강제로 시키는 것은 효과가 없습니다. 뇌는 무엇보다 자연성과 유연성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두뇌발달 원칙

  1. 생활놀이를 함께 한다.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자극을 통해 아이가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2.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3. 고른 영양과 함께 음식의 맛과 냄새 훈련을 한다.
  4.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5. 상상력과 다양한 사고력을 키워준다.

뇌량의 발달로 볼 때 두뇌발달은 앞의 전두엽에서 뒤의 후두엽 쪽으로 이동하면서 발달한다. 전두엽은 가장 넓게 차지하고 있는 부위로 사고와 언어에 대한 일을 관장한다. 정신병은 전두엽장애로 발생한다. 두정엽은 신체를 움직이는 일과 입체 공간적 인식기능을 담당한다. 측두엽은 언어적 능력과 청각에 관련된 일을 한다. 후두엽은 눈으로 보고 느끼는 시각적인 정보를 담당한다.

따라서 효과적인 학습법은 앞의 전두엽을 자극하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후두엽을 자극하는 과정으로 변화해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뇌의 부위별 발달은 나이에 따라 단계적·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뇌 부위별 발달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조기교육, 즉 적기교육을 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태어나서 만 3세 때까지 아이의 뇌는 전체 뇌의 기본 골격과 회로를 만들어간다. 따라서 오감을 통한 고른 자극이 필수적인데, 시각이나 청각을 통한 한가지 자극만을 주어 교육시키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후 만 6세 때까지는 종합적 사고와 인간성, 도덕성 기능을 담당하는 앞뇌인 전두엽이 발달한다. 그런데 전두엽 발달을 위한 이러한 교육보다 이후 만 12세 때까지 발달을 하는 측두엽의 기능인 영어 교육에 과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은데, 덜 성숙된 언어중추는 쉽게 지치게 되어 영어 교육에는 효과를 못 얻고 영어에 대한 혐오감을 포함한 수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따라서 영어 교육은 만 6세부터 12~13세경에 적절히 시키는 것이 교육적 효과가 크다. 이처럼 두뇌발달에 맞는 단계별 교육 내용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교육을 시키는 것이 좋다.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측두엽은 만 6세에서 12~13세 사이에 발달한다. 이 시기의 아이는 자신의 의사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고, 논리적으로 따지기를 좋아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측면도 뇌발달과 관계가 있다. 측두엽이 발달하는 이 시기에 외국어 교육을 비롯한 말하기·듣기·읽기·쓰기 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그러므로 언어(한글과 외국어 교육)는 만 6세 경부터 13세경까지에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교육적 효과가 가장 높다. 만 6세 이전 태아기나 영유아기에 과도한 강제적 외국어 교육을 하는 것은 스트레스(과잉학습장애 증후군)는 물론 학습 기억 및 신경세포회로 형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형숙(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교수)

아이들에게 가장 훌륭한 교재는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가족이 주고받는 대화를 경청하면서 언어능력을 기릅니다.

인간의 두뇌발달이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시기가 바로 생후 5년간입니다. 이때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않으면 뇌신경회로들이 불안정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충분히 사랑 받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해야 아이들의 지적 능력이 발휘된다는 것입니다. 무엇인가를 배워야하고 일정 시간 동안 해내야만 하는 조기교육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뇌를 피곤하게 하고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첫 교육 원칙

  1. 엄마가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는다.
  2.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아이만을 생각한다.
  3. 일상용품과 일상생활을 교육매체로 활용한다.
  4. 아이와 신체적 접촉을 많이 한다.
  5. 놀이할 때 아이에게 주도권을 준다.
  6. 아이의 자유로운 놀이를 편안하게 바라본다.
  7.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는 수다쟁이가 된다.
  8.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 준다.
  9. 생활용품이나 상황에 대한 탐색을 허용한다.
  10. 집안을 너무 깔끔하게 정돈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놀이에 실컷 빠져들 수 있도록 허용하고 놀이가 끝나면 함께 정리하는 생활습관을 기르도록 하세요.
  11. 아이의 생각을 묻는 질문을 많이 한다.

한상수, 김명옥 (성균관대학교 사서교육원 준사서과정 졸업)

무조건 많이 읽히고, 국어책을 독파하듯 내용을 샅샅이 외우게 하고, 책 속 글자만 빠르게 읽게 하는 것은 진정한 책읽기가 아닙니다. 그런 식의 책읽기를 강조하다보면 아이는 책 속의 텍스트에만 메이게 되고 그림책 속에 녹아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감동을 놓치게 됩니다. 이것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만 만족하는, 정말 어리석은 독서법입니다.

책 읽기 원칙

  1. 0~2세는 사물관련 그림책을 읽어준다.
  2. 2~4세 리듬감이 느껴지는 언어발달 그림책이 좋다.
  3.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상상력을 자극한 그림책이 기본이다.
  4. 어린이 도서관에서 책 고르기를 시작한다.
  5. 될 수 있는 한 오래오래 직접 읽어준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그토록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때는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6. 전집보다는 한권씩 고르는 것이 낫다.

이기숙(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유아기는 사회성, 신체, 정서, 인지, 언어 5개 영역의 발달이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다중지능, 정서지능, 감성지능, 네트워크지능 등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두뇌 연구와 아이의 발달상황에 대한 연구에서 '지능과 정서(사회성)는 분리된 것이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사회성의 발달 없이는 인지발달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감정조절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이 학습능력도 높고, 집중력과 동기유발도 높게 나타난다는 의미입니다. 인지발달만을 강조하는 선행학습은 효율성이 없다는 것도 확실하게 밝혀준 셈입니다.

조기교육에 일찍 노출된 아이들일수록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중하게 됩니다.

적기교육 원칙

  1. 0~2세, 오감을 자극하고 스킨십을 많이 해준다.

    두뇌의 신경단위인 뉴런들을 연결하는 시냅스가 형성되는 시기로, 감각운동을 통한 학습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2. 2~4세, 다양한 운동과 놀이로 사회성을 키운다.

    머리 앞쪽의 전두엽과 변연계가 활발하게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종합적인 사고와 정서교육의 기초를 다지고 관계를 통한 학습이 용이한 때이기도 합니다.
  3. 4~6세, 정서와 창의력 계발이 중요하다.

    전두엽과 우뇌가 발달하는 시기로 창의력과 정서발달에 중요한 시점입니다.
  4. 7~15세, 수·과학 활동과 생활 속 학습의 기회를 갖는다.

    전두엽이 상당히 발달한 상태이고 좌뇌 특히 두정엽과 측두엽 부위가 주로 발달합니다. 고학년 무렵에는 좌우의 대뇌반구를 연결하는 뇌량의 발달도 활발해집니다. 이러한 두뇌발달에 부응하는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6~7세에는 언어를 담당하는 좌반구의 측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이때 한글이나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두정엽은 체감각피질, 공간인식, 주의집중을 담당하는 하위 부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부위가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7세 무렵은 수학과 과학을 배우기에 적절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수학이나 과학과 관련된 학습을 도입하면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 역시 무척 흥미를 갖고 신기해하지요.

조석희(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원구원 원장)

미국 국립영재교육연구소 소장인 렌줄리 박사는 "세계적으로 뛰어난 성취를 하는 데 필요한 심리적인 특성은 평균 이상의 능력, 우수한 창의성, 강한 과제집착력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생후 1년이 안 된 아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세상은 믿을 만하다는 것’을 경험하는 일입니다. 배고플 때 먹여주고, 궁금해 하면 설명해주고, 기저귀가 젖어서 울면 기저귀를 갈아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세상을 신뢰하는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버드대학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1983년에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지능이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각 분야마다 독립적으로 지능이 존재하며, 각각의 지능을 계발하는 데 필요한 경험은 모두 다르다는 것이었죠. 언어, 수-논리, 공간, 음악, 신체 운동, 대인관계, 자기이해, 자연, 실존의 9가지 분야마다 지능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영재교육 원칙

  1. 학습하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2. 적절히 높은 기대 수준을 유지한다.
  3. 발달 단계에 맞는 적절한 교육 경험을 제공한다.
  4. 노력과 도전을 칭찬해준다.
  5.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는다.
  6. 책을 많이 읽히도록 한다.
  7.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
  8. 혼자만의 시간을 허용한다.
  9. 실패하더라도 열정적인 부모가 된다.

김은실 (교육전문작가, 자유기고가)

사교육 원칙

  1. 우리 아이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2. 아이의 성향과 학원 분위기의 궁합이 맞아야 한다.
  3. 거리가 너무 멀면 잃는 게 더 많다.
  4. 자체 개발한 교재로 수업하는 곳을 선호한다.
  5. 학원별 교육 방식의 특색 파악한다.
  6. 한 번 선택하면 섣불리 움직이지 마라.

강연경(평생교육원 ‘토끼와 여우’ 원장)

''분만’이나 ‘진통’ 같은 단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낳는 것을 ‘출산’ 혹은 '분만’이라 하고, 같은 뜻으로 이해되어 혼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두 단어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출산’은 말 그대로 “태아가 모체로부터 나오다.” 즉, 태아를 주체로 보는 쪽이고 '분만’은 “몸을 풀어 아이를 낳는다.” 즉, 엄마를 주체로 보는 말입니다. 출산이 일반적인 용어라면 분만은 의학용어에 가깝습니다. 병원에서 아기를 낳는 장소를 '분만실’이라 부르지요.

‘진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생기는 자궁의 활동을 말하는 것이지만 진통이라고 말하면 엄청나게 아플 것 같은 느낌이고, '자궁수축’이라고 말하면 느낌은 한결 작아집니다.

성관계를 할 때, 밥을 먹을 때, 사랑을 할 때, 아기를 출산할 때 등은 같은 호르몬이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바로 옥시토신이지요. 옥시토신은 어두운 곳을 좋아합니다.

성관계를 어디서 하지요? 환한 대낮? 또는 사람 많은 곳?

절대 아닙니다. 은밀한 장소, 어둡고 좁은 장소 등입니다.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도 대개 불빛이 어둑하고 구석진 곳을 찾지요. 그런 곳에서 옥시토신과 엔도르핀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임신부 원칙

  1. 아기가 내 몸 속으로 들어온 것을 축복이라 여긴다.
  2. 아들인지 딸인지에 너무 얽매이지 않는다.
  3. 부모가 되기 위해 몸과 마음을 준비한다.
  4. 임신부로서의 특권을 누린다.

    5, 태아가 가진 잠재력과 생명력을 신뢰한다.

김은성(고은빛산부인과 원장)

임신 전기 12주 이전에는 자연 유산의 80%가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임신부는 가능한 최적의 휴식과 안정을 취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자연분만은 여러모로 태아의 건강에 좋습니다. 아기가 자궁 밖으로 모성의 산도를 통과하는 동안 신체의 모든 조직이 자극되어 출산 후 지능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또한 출산 시 태아의 흉곽이 눌려지면서 위나 기도 내의 양수가 자연스럽게 배출됨에 따라, 호흡곤란을 겪는 태아도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임신부에게 자연분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산모가 협골반을 가졌거나, 산모의 골반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아이가 큰 경우, 전치태반이나 임신성 고혈압을 갖는 고위험 임신부인 경우에는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 제왕절개 분만을 선택해야 합니다.

건강한 출산 원칙

  1. 모유수유를 위해 유방 마사지를 한다.
  2. 임신 개월에 맞춰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는다.
  3. 임신 중기부터는 3주일에 약 1kg로 체중을 관리한다.
  4. 엽산이 섞인 임신부용 종합비타민제나 철분제를 복용한다.
  5. 임신 초기와 후기, 조금씩 자주 균형잡힌 양질의 식사를 한다.
  6. 임신 초(2~4개월)와 후기(8개월 이후)에는 성관계는 피한다.
  7. 낮잠은 가능한 오래 자지 않는다.
  8. 술, 담배, 기호 식품을 멀리한다.
  9. 면 소재의 속옷과 굽이 낮은 신발을 신는다.
  10. 순산할 수 있는 분만법을 고른다.

김상우(분당차병원 한방부인과 부원장)

산후조리에는 무엇보다 안정과 휴식이 필요합니다. 산후 2주까지는 산모의 몸을 회복하는데 100% 전념해야 합니다. 가사와 육아는 다른 가족이나 도우미에게 맡기고 적극적으로 쉬어야 하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에 산모들은 피로를 느끼지 않습니다. 임신 중에 만들어진 호르몬이 남아 컨디션이 오히려 좋아지게 되죠.

출산 후 2~3주째가 되어 이 호르몬이 소실되면 임신 중 피곤했던 것들이 한꺼번에 밀려듭니다. 그러나 이 시기는 마냥 쉬기보다는 이후의 가사일과 육아를 준비하는 기간으로 써야 합니다. 컨디션이 좋았던 1~2주동안 충분히 쉬지 못했던 산모들은 이 시기부터 엄청난 후유증이 나타나게 되지요.

산후조리 원칙

  1. 1주 - 안정이 제일이다.

    적당히 걸어 다니면서 몸의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 분만은 말할 필요가 없고, 특히 제왕절개를 한 경우에는 체내에 남아 있는 가스를 몸 밖으로 빨리 배출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합니다.
  2. 2주 - 체온조절이 중요하다.

    이불은 너무 두꺼운 것보다는 얇은 것을 여러 장 준비해서 더우면 한 장씩 벗겨내는 방법으로 체온조절을 합니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몸을 차갑게 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3. 3주 - 아기와 함께 낮잠을 잔다.

    과도한 움직임은 몸에 자극을 주므로 아기 기저귀 갈기나 목욕시키기, 옷 입히기, 간단한 청소, 취사 등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육아와 집안일을 병행해도 좋습니다.
  4. 4주 - 혼자서도 아기를 돌볼 수 있다.
  5. 5주~7주 - 임신 전 생활로 돌아간다.
  6. 8주 이후 - 꾸준히 산욕체조를 한다.

출산 후 몸에 좋은 음식

  • 고기, 생선, 간 (필수 아미노산, 무기질)
  • 시금치 (카로틴. 비타민 C, 철분, 칼슘, 요오드)
  • 완두, 팥(젖이 부족할 때, 변비가 잇을 때)
  • 해조류(요오드, 자궁 수축 도움)
  • 애호박(카로틴, 비타민B, 비타민C, 칼슘, 철 - 해독작용, 빠른 회복)
  • 쑥(카로틴, 비타민 B1·B2·C1, 나이아신, 철, 칼슘, 필수아미노산 - 자궁수축, 혈액순환에 도움)

출산 후 피해야 할 음식

  • 딱딱하고 질긴 음식
  • 찬 음식
  • 카페인 음료
  • 인삼
  • 자극적인 음식

신필향 (삼정산후조리원 원장)

신생아의 생리현상

  • 약간 가쁜 숨을 쉽니다.
  • 하루 2시간 반 정도 힘차게 울아야 합니다.
  • 목을 가눌 수 없습니다.
  • 피부는 분홍빛입니다.
  • 하루 20시간 이상 잡니다.

신생아 돌보기 원칙

  1. 먹이기 - 모유를 먹일 것인지 분유를 먹일 것인지 선택이 최우선!

    모유수유시 분만 즉시 아기에게 엄마 젖꼭지부터 물리게 된다.

    모유는 시간에 구에받지 말고 아기가 원할 때마다 먹이는 것이 원칙이다.

    분유도 엄마의 젖가슴에 안고 먹인다.
  2. 안기와 재우기 - 목을 받친 상태에서 엄마 심장 쪽으로 안는다.
  3. 울음 읽기

    배고플 때 입 주위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물건 닿는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아플 때 평소보다 먹는 양이 줄고 보채거나 축 늘어져 잠만 자면서 길게 웁니다.

    누가 꼬집은 것처럼 괴로워하면서 찢어지는 울음을 울 때는 ‘배앓이’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세워 안고 등을 두드려주면 방귀도 뀌고 트림도 하면서 울음을 그치게 됩니다.
  4. 기저귀 갈기 - 낮에는 천기저귀, 밤에는 종이 기저귀가 좋다.
  5. 씻기기 - 비누는 사용하지 않고 배꼽은 소독용 알코올로 닦는다.
  6. 옹알이 대꾸하기 - 엄마는 수다스러운 것이 좋다.

신생아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병을 미리 공부한다.

  • 황달 : 생리적인 황달은 생후 2일 이내에 나타나지 않는다. 신생아의 2/3정도에서 첫 1주일 동안 볼 수 있는데, 신생아의 피부를 주의 깊게 관찰하면 피부에 노란 빛이 돌거나 안구 결막에 노란색을 띠는 것을 볼 수 있다. 간 기능이 아직 미숙하여 노폐물을 빨리 제거하지 못해서 생겨나는 증세로, 배까지 오는 황달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다리까지 노란색을 띤다면 병원을 찾는다.
  • 구토 : 젖을 먹는 동안 공기를 삼키게 된다. 따라서 모유나 분유를 먹인 다음 반드시 트림을 여럽 번 시켜야 한다. 공기가 그대로 위 안에 남아 있게 되면 구토의 위험도 있고 배앓이를 유발할 수도 있다.
  • 설사 : 모유를 먹는 아기가 설사를 하는 것은 모유 앞쪽에 분비되는 유당 때문인 경우가 많다. 유당은 유두 앞쪽에서 분비되는 물질인데 이것이 아기의 대변을 무르게 한다. 유당을 좀 짜내버리고 앞 뒤 젖을 섞어서 먹이면 설사가 멎는다.

    아기의 변이 흰색이나 검정색일 경우, 끈적끈적 점액성이 있는 경우는 세균성 설사이므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설사를 물총처럼 쫙쫙 쏙을 때도 바이러스 감염이므로 얼른 병원을 찾는다.
  • 변비 : 3일 이상 변을 보지 못하는 것을 변비라고 한다. 하지만 3~7일 만에 변을 보더라도 아기가 보채지 않고 변을 편안히 보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 60cc에 흑설탕을 1티스푼 타서 먹이면 변보는 것이 한결 편해진다. 아기의 장은 S자이므로 시계방향으로 마사지해주거나 손가락으로 장을 꾹꾹 눌러주는 것도 변비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정유미 (하정훈소아과 원장)

모유수유 원칙

  1. 되도록 빨리 젖을 물린다.
  2. 엄마 젖 외엔 아무 것도 먹이지 않는다.
  3. 배고파할 때마다 먹인다.
  4. 한번에 10~15분씩 양쪽을 다 물린다.
  5. 신생아는 밤에도 젖을 먹여야 한다.
  6. 젖병이나 노리개 젖꼭지 사용을 금한다.
  7. 모유수유에 대한 정기 검진을 받는다.
  8. 힘들어도 처음 한 달은 꼭 성공해야 한다.

    첫 1개월은 젖 먹이기를 성공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퇴원해서 집에서 산후조리하는 기간에도 엄마와 아기는 반드시 한 방에서 먹고 자야 합니다.

모유가 적게 나올 때는 하루에 적어도 8~12회 정도 빨리고 밤에도 빨려야 한다. 만일 아기가 빠는 힘이 적은 경우라면, 유축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 아기가 빠는 것만으로는 모유의 생산을 자극하기에 역부족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미화 (서울고은아이 소아과 원장)

소아과 이용 원칙

  1. 아이의 증상에 대해 메모한다.
  2. 진찰 직전, 우유나 과자 등을 먹이지 않는다.
  3. 의사의 주의사항이나 투약 요령 등을 메모해 둔다.

김영훈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과 과장)

예방접종 원칙

  1. 예방접종, 정석대로 맞추는 것이 가장 좋다.
  2. 접종 시기를 놓쳤다면, 그 즉시 접종을 시도한다.
  3. 아이 체질에 따라 예방접종을 미루기도 한다.
  4. 동시 예방접종을 할 때는 접종 간격이 필요하다.
  5. 아픈 아이도 예방접종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6. 예방접종 갈 때는 아기 수첩을 반드시 챙긴다.

고시환 (분당 고시환 소아과 원장)

아이 밥상 원칙

  1. 씹는 반찬을 준비한다.
  2. 되도록 밀가루를 쓰지 않는다.
  3. 식용유 사용을 줄인다.
  4. 궁합이 맞는 음식을 함께 먹인다.
  5. 탄산음료, 단 주스 등은 주지 않는다.
  6. 발효 식품은 챙겨 먹인다.
  7. 재료는 한끼 분으로 그날 사서, 그날 먹는다.
  8. 아이의 식사를 돕는 방법을 찾는다.
  9. 억지로 먹이지는 않는다.
  10. 생후 6~24개월,
  11. 아이가 섭취한 영양소 양을 체크한다.
  12. 식사로 섭취가 어렵거나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한다.

이석원 (서초 함소아한의원 대표 원장)

한방 건강 육아 원칙

  1.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키운다.
  2. 서늘하게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혀 피부를 쉬게 하여야 피부가 튼튼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를 서늘하게 키우는 것은 피부 건강에도 좋고, 면역기능 증진에도 도움이 됩니다.
  3. 너무 깨끗이 키우지 않는다.
  4. 해열제는 자제하되 38.5℃ 이상일 때 사용한다.
  5. 건강보조식품, 민간요법 등의 선택에 주의한다.
  6. 생활의 변화를 대비해 면역력을 점검해본다.
  7. 생후 6~24개월, 면역력 증진에 특히 신경 쓴다.

노건웅 (서울 알레르기 클리닉 대표원장)

아토피 원칙

  1. 습도 60%를 유지한다.
  2.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한다.
  3. 숙면을 취해야 치료가 빨라진다.
  4. 빨래는 여러 번 깨끗하게 행군다.
  5. 물걸레질을 자주 한다.
  6. 자외선을 차단한다.
  7.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8. 카펫을 깔지 않는다.
  9. 손톱을 짧게 깎는다.
  10. 새 옷보다는 헌 옷을 입힌다.
  11. 전자파를 조심한다.
  12. 예방접종을 주의한다. (병변이 있는 곳을 피해서 맞아야 한다.)

이재천 (어린이치과 대표원장)

유치 관리 원칙

  1. 양치 후, 최종 마무리는 엄마가 해준다.
  2. 하루 3번 식사 후 3분 이내에 양치질한다.
  3. 당분이 많은 음식은 피한다.
  4. 치아에 좋은 알칼리성 식품을 먹인다.
  5. 만 1세, 치아 상태를 점검해본다.

유치발달에 따른 올바른 치아 관리가 필요하다.

  • 생후 0~6개월 : 하루에 1~2회 정도 엄마가 아이의 잇몸을 살살 문질러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건강한 유치가 나오게 된다.
  • 생후 6~12개월 : 젖니가 나오는 시기에는 치아와 잇몸 사이가 벌어져 이물질이 들어가 염증이 생기기 쉽다. 엄마가 손가락으로 마사지를 자주 해주면 잇몸에 탄력이 생겨 틈이 작아진다. 이가 나지 않는 잇몸도 마사지해줘야 잇몸살이 덜하다. 앞쪽뿐 아니라 이 안쪽도 잊지 말고 닦아줄 것.
  • 생후 24~36개월 : 두 돌이 지나면서 대부분 20개의 젖니가 모두 난다. 이가 나면서 아이의 잇몸이 아플 수 있다. 이때는 깨끗한 치아 발육기(teething ring)나 숟가락을 차게 해서 물려주거나 차고 젖은 헝겊으로 이를 닦아주는 것이 좋다.
  • 충치 예방을 위한 첫 칫솔 고르기 : 아이의 첫 칫솔은 치아 2개 크기 정도의 칫솔모를 가진 것이 적당하다. 칫솔모는 부드럽고, 끝이 둥글어 잇몸에 손상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이호분 (연세누리정신과 원장)

줏대 있는 육아 원칙

  1. 내 아이의 특성과 기질을 정확히 파악한다.
  2. 스킨십을 많이 하고 아이와의 시간을 많이 가진다.
  3. 아이를 많이 놀게 한다.
  4. 공부는 하되 적용은 신중하게 한다.
  5. 남들 하는 것 반만 한다.

문미희 (인간발달복지연구소 소장)

육아스트레스 해소 원칙

  1. 생활 환경을 바꿔본다.
  2. 감당하기 어려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한다.
  3. 즐거운 이벤트를 벌인다.
  4. 건강한 습관을 만든다.
  5. 지나친 욕심과 기대를 버린다.

미국의 학술지 <아동발달(Child Development> 2005년 3·4월호에 게재된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낸 아기들과 일하는 엄마 때문에 그렇지 못한 아기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사회적·심리적 발달에서 차이가 없다.'고 한다.

휴스턴 박사는 "엄마가 아기와 보내는 시간의 총량은 엄마와 아기의 긍정적 관계 형성에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다."라며 "대신 엄마의 성격 등 다른 요인들이 아이의 향후 성격 형성과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혜금 (동남보건대학 보육과 교수)

아이 맡기기 원칙

  1. 아이를 맡기기 전, 기본 생활 습관을 가르친다.
  2. 가까운 조력자 특히 남편에게 도움을 청한다.
  3. 아이와의 약속시간은 반드시 지킨다.
  4. 밝은 표정으로 아이를 바래다주고 맞이한다.
  5. 아이를 맡기는 곳이 인가받은 곳인지 살핀다.
  6.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을 고른다.
  7. 사전 조사는 꼼꼼히, 결정 후에는 의심하지 않는다.
  8. 마음에 든다면, 아이에게 충분히 선을 보인다.
  9. 맡기는 시간을 서서히 늘려간다.
  10. 친인척에게 맡길 경우, 우선 충분한 동의를 구한다.

좋은 보육 시설을 선택하는 요령은 따로 있다.

  1. 정보를 수집한다. (보육정보센터 -> 육아종합지원센터(http://central.childcare.go.kr))
  2. 전화를 한다.
  3. 방문한다.

    등원·귀가·식사 시간 같은 바쁜 시간대는 피한다. 시설을 방문하여 따뜻하게 맞아주는지, 아이와 부모에게 시설에 대한 짧은 소개를 하는지, 보육료와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하는지를 눈여겨본다. 원장 선생님과 면담 시 아이들의 생활지도는 어떻게 하는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식단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차량 운행은 어떻게 하는지 등을 물어보도록 한다.
  4. 참고할 만한 사람을 알아본다.
  5. 결정한다.

강영숙 (사단법인 예지원 원장)

예절교육 원칙

  1. 감사하는 마음을 가르친다.
  2. 바르게 인사하는 습관을 기른다.
  3. 대답을 잘 할 수 있도록 한다.
  4. 바른말 고운 말을 사용한다.
  5.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 부모가 먼저 보인다.
  6. 자기 일은 스스로 하도록 한다.
  7. 전화예절은 5~6세가 가장 적기다.
  8. 식탁예절도 반드시 지킨다.
  9. 시간과 약속을 잘 지키는 습관을 기른다.
  10. 함께 사는 법을 가르친다.

박명숙 (환경정의 ‘다음을 지키는 사람들’ 국장)

처음부터 과즙으로 이유식을 하게 되면 아이가 단맛을 좋아하게 되어 야채즙을 잘 먹지 않으려 하니 처음엔 곡류, 야채즙, 과즙 등의 순서로 하는 것이 좋지요.

아이들의 잘못된 이유식은 식생활과도 연결됩니다. 모유수유를 하면 엄마 젖을 얼굴이 빨개지도록 힘들여서 빨게 됩니다. 그것에 비해 인공 젖꼭지는 힘들이지 않고 쉽게 빨 수 있죠. 결국 하악골의 발달을 저하시키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이유식도 힘들여서 씹는 것은 안 먹으려고 하는 거죠. 단추 하나를 잘못 끼우면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기 힘들어집니다.

건강한 아이 먹거리 원칙

  1. 집에서 직접 차린 식단이 좋다.
  2. 세 가지 이상 섞인 현미잡곡밥을 한다.
  3. 제철 유기농산물을 선택한다.
  4. 고기 섭취는 줄인다.
  5. 육가공품과 유가공품은 되도록 먹지 않는다.
  6.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는 점 차 줄여나간다.
  7. 화학조미료는 쓰지 않는다.

현득규 (탑유아체육연수원 원장)

3~4세 아이들에게는 촉감을 길러줄 수 있는 놀이가 좋습니다.

5~7세의 아이들은 많이 뛰는 놀이가 좋습니다.

아이 놀이 원칙

  1. 고정관념을 깨면 놀이가 보인다.
  2. 주도권을 아이에게 준다.
  3. 평소 아이를 유심히 관찰한다.
  4. "하지 마"라는 말을 "해라"로 바꾼다.

현순영 (이루다아동발달연구소 소장)

상호적인 관계를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스킨십’ 입니다. 하지만 애착을 형성해주는 사람은 꼭 엄마가 아니어도 됩니다. 스킨십을 꼭 엄마가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와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하는 주 양육자이면 됩니다. 애착 형성에 중요한 시기는 생후 6개월에서 두 돌 사이. 가능하면 엄마의 복직은 생후 6개월 전이거나 혹은 두 돌 후가 좋습니다. 애착이 한창 형성되고 있는 시기에는 상호적인 애정을 주고받으면서 아이와 양육자가 굉장히 밀착해야 하기 때문에 주 양육자가 바뀌지 않는 게 좋습니다.

스킨십 육아 원칙

  1. 아이와 활동할 때 온 몸으로 해라.
  2. 생활 전반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도록 한다.
  3. 시간이 없다면 아이와 몰입할 수 있는 20~30분을 만든다.
  4. 아이 반응에 민감하고, 보살펴주고 배려해준다.

최동애 (연이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

언어발달 원칙

  1. 말귀를 알아듣는 능력에 문제가 없는지 먼저 확인한다.
  2. 아이에게 말을 많이 들려주어야 한다.
  3. 아이가 말할 때는 꼭 반응을 한다.
  4. 아이가 할 줄 알거나 한 말을 빈번하게 사용한다.
  5. 아이의 말실수를 지적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구정은 (아동상담전문가)

발달장애 육아 원칙

  1. 아이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남편과 함께 해결책을 찾는다.
  2. 어린 시기부터 치료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3. 기본 생활 훈련을 시킨다.
  4. 아이의 발달 상황을 고려한 놀이를 한다.
  5. 엄마와 함께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게 한다.
  6. 유치원 어린이집, 자세한 상담 후에 보낸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유아 스트레스 해소 원칙

  • 생후 0~6개월 : 생리적 욕구로 인한 스트레스 → 신체적 편안함을 제공한다.
  • 생후 7~8개월 : 낯선 사람에 대한 불안감 →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줄인다.
  • 만 1세 : 호기심을 제지당하는 스트레스 →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 만 2세 : 첫번째 반항기로 인한 스트레스 → 되는 것과 안 되는 것만 구분해 준다.
  • 생후 18개월 : 엄마의 욕심으로 인한 스트레스 → 엄마의 느긋한 마음이 필요하다.
  • 만 3세 : 형제 관계, 또래 관계의 스트레스 → 사랑으로 자신감을 회복시킨다.

신지용 (신지용소아청소년 클리닉원장)

두 돌 전 아이가 밤에 자다 깨서 울면 아빠가 깨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하루종일 육아에 시달린 엄마의 스트레스는 아빠보다 더 큽니다. 더욱이 밤에까지 시달리다보면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육아의 질이 떨어지지요. 엄마의 컨디션이 좋아야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고 잘 보살펴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때 아빠와 아이 사이에 애착이 형성되지 못하면 평생 서먹한 관계로 지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옥스포드대학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만 3~6세 사이의 아이의 경우, 아빠가 늘 먹이고 씻겨서 키우는 아이가 사회성이 좋다고 합니다.

여성인 엄마가 정서와 사랑에 강하다면 아빠는 사회적 판단고 논리, 사고, 정의 도덕발달 등에 강하지요.

아빠육아 원칙

  1. 가사 노동에 참여한다.
  2. 아이와의 신체 접촉을 늘린다.
  3. 감정에 솔직한 아빠가 된다.
  4. 엄마를 존중하는 아빠가 된다.
  5. 어른만의 일에도 아이를 끼워준다.

이근 (이대동대문병원 소아과장)

정서 발달 원칙

  1. 아이가 울면 즉시 안아준다.
  2. 밤중 수유를 계속 한다.
  3. 아이는 엄마가 안아서 재운다.
  4. 많이 안아주고 업어준다.
  5. 자장가는 반드시 엄마의 육성으로 불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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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육아 쇼핑 바이블


아이가 생겼을 때 미리 사두어야 할 것은 없을까?
아기 옷은 왜 이렇게 예뻐 보이는 걸까? 왕창 사둘까?!
막상 아이가 태어나고 조리원 생활할 때까지는 별로 필요한 것이 없다.
카시트, 속싸개, 겉싸개, 배냇저고리만 있으면 조리원까지 가는 데 문제 없다.
그다음에는 조리원에서 뭐가 필요한지 잘 봐 두고, 조리원에서 마지막 휴가를 만끽하면서 한둘씩 필요한 물건을 사면 된다.
점프슈트 반소매로 몇 벌, 젖병, 젖병 세척 및 소독 도구, 가재 손수건, 타올, 아기 침대 등.
사실 조리원에서 나오면 가장 필요한 것은 체력이다.

똑똑한 육아 쇼핑 바이블 - 책갈피


항목 용품 중요도 용도 사용기간 필요한 양
의류 배냇저고리 필수 갓난아이 저고리 생후 1개월까지 2~3벌
의류 내의 필수 아이 상하의. 평균 몸무게라면 75사이즈가 맞지만 생후 백일까지 빠르게 성장하니 넉넉한 사이즈 구입. 백일 이후까지 3~4벌 이상
의류 우주복·보디슈트 있으면 좋음 상하의가 하나로 붙은 옷 생후 12개월까지 1벌 이상
의류 신생아 모자 있으면 좋음 추위와 자외선 차단 3개월까지 1개 이상
의류 신생아 신발·양말 있으면 좋음 발 보호 3개월까지 1~2개
의류 손싸개 발싸개 있으면 좋음 보온과 피부 보호 3개월까지 각 1개
분유 젖병(큰 것) 필수 분유 먹일 때 백일부터 분유 수유시까지 5개
분유 젖병(작은 것) 필수 분유 먹일 때. 백일까지 사용하고 이후로는 보리차용으로 사용. 3~4개월까지 2~3개
분유 젖꼭지(단계별) 필수 분유 먹일 때 분유 수유시까지 많이
분유 젖병세정제 필수 우유병 씻을 때 분유 수유시까지 1개
분유 젖병 세척솔 있으면 좋음 우유병 씻을 때 분유 수유시까지 1개
분유 분유 케이스 있으면 좋음 외출시 먹여야 할 때 분유 수유시까지 3단 이상 1개
분유 노리개 젖꼭지 있으면 좋음 빨거나 칭얼거릴 때. 이가 나기 시작하는 경우 치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치아 나기 전까지 1개
분유 젖병소독기 있으면 좋음 젖병 소독시 분유 수유시까지 1개
분유 보온병 있으면 좋음 외출시 먹여야 할 때 분유 수유시까지 1개
모유 유축기 필수 모유를 유축해야 할 때 모유 수유시까지 1개
모유 수유 패드 필수 모유가 새는 것을 막아줌. 일회용과 일반용이 있음 모유 수유시까지 10장 이상
모유 수유 브레지어 있으면 좋음 모유 먹일 때 편리함 모유 수유시까지 2~3개
모유 수유 쿠션 있으면 좋음 수유시 편리하나 베개로 대체 가능 모유 수유시까지 1개
침구 용품 속싸개 필수 신생아 감쌀 때 필요. 천 기저기로 대체. 순면 소재가 좋음. 신생아~2개월 2~3장
침구 용품 겉싸개 필수 속싸개 위로 감쌀 때. 외출시나 이불 대용으로 신생아~2개월 1개
침구 용품 방수요 있으면 좋음 기저귀 갈 때, 목욕시 밑깔개, 기저귀 뗄 때 생후 12개월까지/ 이후에도 사용 1개
목욕 용품 베이비 비누·배스 필수 목욕시 피부와 헤어 세정 출생 이후 1개
목욕 용품 베이비 로션 필수 목욕 후 보습 출생 이후 1개
목욕 용품 타월 필수 목욕 후 큰 타월로 감싸고 닦아줄 때, 이불 대용 출생 이후 1개
목욕 용품 면봉 필수 목욕 후 귀 청소, 코 막혔을 때 출생 이후 1개
목욕 용품 베이비 파우더 있으면 좋음 신생아부터(땀띠, 짓무름 방지). 너무 자주 바르면 땀구멍을 막아 땀띠를 유발할 수도 있음. 출생 이후 1개
목욕 용품 베이비 오일 있으면 좋음 목욕 후 보습, 마사지 출생 이후 1개
목욕 용품 아기 욕조 있으면 좋음 목욕할 때, 욕조로 대체 출생 이후 1개
목욕 용품 목욕그네·등받이 있으면 좋음 아기 욕조에서 목욕할 때 출생 이후 1개
생활 용품 천 기저귀, 혹은 종이 기저귀 필수 천 기저귀의 경우 면 소재, 종이 기저귀의 경우 초기 일자형 기저귀 떼기 전까지 10~30개
생활 용품 아기띠·포대기 필수 아이와 외출, 혹은 업거나 안아줄 때 출생 이후 1개
생활 용품 물티슈 필수 기저귀 갈 때, 외출시 출생 이후 1개
생활 용품 체온계 필수 아프거나 열이 날 때. 귀 체온계가 보편적. 출생 이후 1개
생활 용품 거즈 수건 필수 침 흘릴 때, 이유식이나 수유, 입 안을 닦을 때 출생 이후 10~20장
생활 용품 유아용 세제 필수 아이 옷 세탁할 때 출생 이후 1개
생활 용품 유모차 필수 외출시 출생 이후 1개
생활 용품 기저귀 커버·띠 있으면 좋음 기저귀를 고정시키는 기능 출생 이후 1개
생활 용품 손톱깎이 있으면 좋음 아이의 손톱을 자를 때 출생 이후 1개
생활 용품 온습도계 있으면 좋음 방 안의 온습도 조절시 출생 이후 1개
생활 용품 있으면 좋음 젖병을 오래 물면 충치가 생길 위험이 커지므로 치아 건강을 위해서라도 빨리 컵으로 바꿔준다. 6~8개월 1개
외출 시 카시트 필수 자동차 탑승시 출생이후 1개
외출 시 유모차 커버 있으면 좋음 비, 눈, 황사로부터 보호 출생이후 1개
외출 시 기저귀 가방 있으면 좋음 외출시 아이 용품을 가지고 다닐 때 출생이후 1개
장난감 딸랑이 있으면 좋음 청각 발달 유도. 신생아 때는 자극적이지 않고 단순한 소리가 안전 출생이후 1개
장난감 모빌 있으면 좋음 눈의 초점을 맞추고 시각 능력을 발달시킴. 1~2개월때는 흑색 모빌. 그 이후엔 색이 들어간 모빌. 1~3개월 1개
장난감 치아발육기 있으면 좋음 아이의 빨고 씹는 욕구를 충족시킴. 헝겊에서 고무나 플라스틱으로 변경. 안전검사를 통과한 제품으로 삼키지 못하도록 부피가 큰 것을 선택한다. 4~7개월 1개
안전 놀이매트 있으면 좋음 뒤집다가 머리를 부딪히지 않도록 함. 4~5개월 1개
안전 안전의자 있으면 좋음 이유식을 먹일 때나 식당 등에서 아기를 앉혀 놓을 때. 4~5개월 1개
안전 무릎보호대 있으면 좋음 기어다닐 때 무릎 보호. 너무 조여서 아기가 답답해 하지 않는 것으로 준비. 5~6개월 1개
안전 테이블 모서리 안전 가드 있으면 좋음 모서리 부딪혔을 때 충격 완화 5~6개월 필요한 만큼
안전 원터치 잠금장치 있으면 좋음 서랍이나 싱크대 등 문을 열지 못하도록 잠금 5~6개월 필요한 만큼
안전 도어가드 있으면 좋음 손가락 끼임 방지 5~6개월 필요한 만큼
안전 머리보호대 있으면 좋음 머리 충격 방지. 아이가 불편해 하고, 여름에 땀이 찰 수 있음. 7~8개월 1개

아기용품

  • 아기의자 - 범보의자
  • 컬러모빌 - 타이니러브 네이쳐 세레나데 모빌
  • 온습도계 - 피죤 디지털 온습도계
  • 치아발육기 - 피죤 치아발육기 (생후 4개월~ 생후 7개월)
  • 머리 보호대 - 서드가드, 오케이 베이비 노샥, 치코 머리보호대
  • 버츠비 상처 치유 연고, 광동제약 더마덤, 피존 열 내림 시트
  • 얼룩이 생겼을 때 - 에코버 얼룩제거제
  • 컵 - 피죤 마그마그 빨대 컵
  • 소서, 점퍼루 (보행기 대신)
  • 세이프티퍼스트 원터치 잠금장치

육아 정보


장난감 대여


출산을 위해 입원할 때 필요한 것

  • 현금 : 필요한 만큼 잔돈으로 준비.
  • 생리대 : 넉넉하고 큰 것으로 준비.
  • 속옷 : 며칠간 갈아입을 양으로 넉넉하게 준비.
  • 가운이나 카디건류 : 문병 온 사람을 만날 때 편리.
  • 양말 :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야 함.
  • 슬리퍼 : 자신만의 편안한 슬리퍼를 원한다면 준비.
  • 손수건 : 수유시 사용할 수 있도록 거즈 수건으로 준비.
  • 세면 용구 : 비누나 칫솔, 치약 등.
  • 화장품 : 화장수나 머리빗 등.
  • 물티슈 : 휴대용으로 준비하면 편리.

출산 후 퇴원할 때 필요한 것

  • 의류 : 몸을 따뜻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 여름철이라도 긴팔 옷을 잊지 말고 챙길 것.
  • 속싸개, 겉싸개 : 아이를 안고 집으로 갈 때 필요. 겨울이라면 특히 더 보온에 신경 쓸 것.
  • 아이 모자, 양말 : 아이 체온 유지를 위해 모자와 양말은 꼭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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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뱃속에서 시작되는 두뇌 혁명 태아성장보고서


육아를 글로 배우기에 좋은 책이다.
임신부터 출산 후 신생아까지 발달과정도 간단히 설명해준다.
물론 실제 육아 레이드를 뛰게 되면 다양한 상황이 펼쳐진다.
분유를 먹이고선 빠르게 트림시키기 스킬을 쓰지 않으면 우유 브레스를 맞고 온 가족이 전멸하기도 하는데….
이런 건 공략집만으로 익히기가 어렵다.

태아성장보고서 - 책갈피


태아기 4~5개월에 이르면 세상에 가지고 나갈 뇌세포의 80% 정도가 형성된다. 소리를 듣고 감정을 느끼는 등 오감으로 반응하며 뇌세포들 간에 촘촘한 다리를 놓는 것도 이때부터다. 중요한 것은 태아기부터 만 3세까지의 뇌 발달이 평생의 건강과 인성, 지능을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뇌 발달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시기가 바로 엄마 뱃속, 태아기이다.

배아(胚芽, Embryo) - 수정 후 세포분열을 시작해 만 8주 이전까지 발달기에 있는 인간의 개체를 말한다. 임신 만 8주 이후에는 '태아(胎兒, Fetus)'로 정의된다.

자궁 안에서의 태아의 삶이 어떠했는가에 따라서 지능과 건강, 성격까지 사실상 한 인간의 평생의 삶의 질이 결정될 수 있다.

뇌 발달에는 중요한 두 시기가 있다. 첫 번째는 태아기로, 뇌의 신경세포들이 유전자 조절에 의해 자리를 잡게 된다. 그리고 두 번째 시기는 태아기부터 유아기로 이 시기에 받은 경험으로 신경세포들의 배치가 완성된다.

여러 해 동안 동물 실험을 통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동물의 새끼를 데러다가 시각·촉각·청각 등의 여러 자극을 하게 되면 그 뇌가 커지고 시냅스, 즉 신경세포간의 연결이 많아진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이론을 바탕으로 어린 아이들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조기 자극과 아이들과의 관계에 관한 몇 가지를 알게 되었죠. 첫째는 일찍 시작할수록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고, 둘째는 자극을 줄 때는 전체적으로 자극을 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 오르노이 아쉐르 교수(히브리대, 이스라엘 아동발달연구소 총책임자)

뇌 발달에 있어 움직임이 신체적 접촉 못지않게 필수적이며 특정한 감각계의 자극이 뇌의 구조 및 기능에서 온순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준다. - 제임스 프레스콧 박사(신경심리학, 전 NIH 연구원)

사람의 시각 피질 발달의 결정적 시기(The Critical period)는 바로 생후 3개월경이다. -『출생 후 시각피질 발달과 환경에 의한 영향』 데이빗 호벨과 비즐 톨슨 박사(록펠러대 명예교수, 1981년 노벨상 수상)

언어 발달의 결정적 시기는 주로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생후 2~3년 안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브로카 영역(Broca’s area)은 언어의 발화를 담당하여 문법적으로 올바르게 발화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면 베르니케 영역(Wernicke’s area)은 언어의 이해를 담당하는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어서 제 2의 언어를 배울 경우 뇌가 담당하는 영역이 달라져 시간도 많이 걸리고 발음도 모국어처럼 완벽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보편적으로 변화가 생기는 나이를 열두 살 전후로 보고 있다. - 김효승 박사(뉴욕 메모리얼 슬로운 캐더링 암센터)

실제 아이에게 무관심한 것만큼 위험한 것이 부모의 욕심이다. 과도한 교육이나 자극은 아이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스트레스는 아이들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폭행과 집단 따돌림, 신체 학대 등 여러 형태의 폭력을 당한 아동의 경우,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서 '텔로미어’가 빨리 잛아진다. - 이단 살레브 연구원(듀그대 게놈 과학·정책연구소 신경과학연구실)

임신 5~6개월부터 매일 아침, 저녁으로 1시간씩 15주 동안 실시했는데 출생 후 6개월 시기 발달 단계를 살펴보자 로간 시스템 작업군이 모든 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음악의 영향보다 로간 시스템의 자극이 더 효과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7년 동안 성장하는 과정을 관찰한 결과에서도 처음으로 말하기, 처음으로 걷기, 처음으로 소리에 반응하기 등이 로간 시스템 그룹이 빨랐다. - 미카엘 박사(1990년대 말 모스크바 아동 재활원 로간 시스템 연구)

로간시스템 : 브랜트 로간 박사가 개발한 태아 뇌 자극 시스템으로 맥박 소리를 활용하여 규칙적으로 태아에게 음 자극을 주는 프로그램

외국어 태교를 하기 위해서는 하루 1시간 이상 매일 듣게 되는 모국어 환경 구축을 통한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 모국어 환겨이란 직접 'listening(귀를 기울여 듣는)'하는 소리가 아니라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hearing(귀에 들리는)'하는 환경하에서 이루어지는 언어를 말한다. 따라서 영어 태교를 하고자 한다면 이런 점을 참고하여 모국어 환경, hearing 환경, 주기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소리로 모아 들려주는 방법이 필요하다. 특히 아기는 태중에서부터 생후 9개월까지 자신에게 들려오는 반복적인 소리를 뇌에 코딩함으로써 모국어의 체계를 학습하기 때문에 방법에 따라 이중 언어를 위한 기초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렇게 뇌에 각인된 모국어는 나중에 그 언어를 습득하게 될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에 비하여 자주 싸우고 불안정한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에게서 정신적, 신체적 장애가 있을 위험이 약 2.5배나 높았다고 한다. 또 자주 공포심에 빠지거나 신경질적인 아이가 될 확률도 5배 높았다. - 데니스 스토트 박사(영국 글래스고우 의대)

우리 세포 속에는 생체막이라는 분리막(멤브레인, Membrane)이 있어요. 그 분리막을 통가하기 위해서는 물 분자가 작은 것이 흡수가 더 잘 되고 분자가 크면 흡수가 안 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죠. 우리가 먹는 영양소라든지 필요한 산소라든지 이런 것을 공급하는데 물 분자가 작아야만이 인체로 흡수되는 속도도 빠르고 배출되는 속도도 빠릅니다. 보통 세계 각국의 장수촌의 물 분자를 조사해 보면 그 크기가 굉장히 작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김희정 박사(경원생명과학연구소 소장)

아기가 생후 4개월까지 다발성 불포화지방산이 결여된 경우 인지능력이 크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출생 후 4개월 동안 다발성 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한 아기들은 인지능력 면에서 현저하게 뛰어났다. - 1998년 영국 던디 대학교 연구팀의 '다발성 불포화지방산이 생후 10개월의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

각종 식품첨가물이 들어가 있는 인스턴트, 농약이 잔뜩 묻은 제철 아닌 음식,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반조리 식품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에 첨가되어 있는 방부제, 향신료, 착색제 등은 혈액을 생성시키는데 필요한 구리와 아연을 파괴하는 인산염을 생성하며 태아와 임신부에게 치명적 상처를 준다. 식품첨가물의 독소와 중금속으로부터도 태아를 보호해야 한다.

흰밥, 흰 밀가루, 흰 설탕 등 정제된 재료를 피하고, 현미와 다양한 곡류를 섞은 잡곡밥과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야채, 과일을 중심으로 한 자연식을 차린다. 맛을 낼 때에도 설탕 대신, 꿀이나 조청 등을 사용하고, 화학첨가물 가미된 조미료는 피한다.

육류도 지나치게 섭취하지 않고 가려 먹는 것이 좋다. 우리가 먹는 고기에는 항생제가 많이 들어 있고, 빽빽한 사육현장과 도살장에서 가축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엄마의 몸은 임신한 순간부터 아기에게 줄 모든 것을 준비한다. 특히 초기 3개월 동안 사용되는 영양은 이미 임신 전 엄마가 가지고 있던 영양분을 사용하는 것이기에 임신을 준비하는 기간부터 먹을거리에 신경을 쓰면서 아기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태교를 위해 무엇을 더 하는 것보다, 매일 먹는 세 끼의 음식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 신경 쓰는 것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엄마가 먹는 것은 곧 태아가 먹는 것이고, 이에 따라 아기의 지능이나 인성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태아에게 가장 편안한 소리는 엄마의 심장소리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박자와 리듬이 단순한 것. 또 엄마의 심박동 소리와 비슷한 1분에 60~70박 정도의 빠르기인 음악들이 태아가 선호하는 음악이다. 클래식뿐만 아니라 동요나 국악, 단순한 구성의 발라드 가요도 태교 음악이 될 수 있다. 그 중에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경쾌한 곡, 밝은 곡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임신 초기에는 엄마 마음이 평온해지는 음악을 듣는 것이 좋고 중기에는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후기에는 진동이 강한 음악을 들으면 태아의 뇌에 적잘한 자극을 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남성도 출산을 전후해서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급격히 저하되는 신체적인 변화를 겪는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성격을 좀 공격적이고 경쟁적이며 외향적으로 만드는 성격이 강한데, 이 호르몬이 낮을 경우에는 반대로 내향적으로 돼서 조용하고 차분하고 사랑을 많이 주는 스타일로 변하게 된다.

아내의 태교를 돕기 위해서는 퇴근해 집에 오면 아빠가 아내의 발마사지를 해주는 게 제일 좋다. 마사지를 해 주면 임신부가 편안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풀리게 된다. 아내가 아이를 가지면 심신이 편안하도록 아빠가 노력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 양육자(Primary care giver)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아이가 세상에 처음 태어나서 보호자와 형성하는 '애착(愛情, affection) 개념은 1958년 영국 정신과 의사 존 볼비(Jhon Bowlby)가 처음 발표했다.

르봐이예 분만은 아기의 입장에서 고통을 최소화하고 이해하려는 분만법으로 태아가 살고 있던 자궁 속과 탄생 시 바깥세상과의 차이를 최소화해 아기가 받는 자극을 줄여 주자는 취지다.

소프롤로지 분만은 서양의 근육이완법과 동양의 요가, 불교적 요소들을 혼합한 분만법의 하나다. 임신 초기부터 명상, 호흡, 이완법 등의 훈련을 통해 임신기간 내내 아기와 함께 출산을 준비하는데, 궁적적 이미지를 임신기간 반복 훈련하여 분만의 진통을 줄일 수 있다.


태아의 성장


임신 초기 (1~12주)

임신은 보통 초기(1~12주)ㅡ 중기(13~28주), 말기(29~40주)로 구분한다. 임신 초기 첫 3개월, 임신부의 모습은 겉으로 보기에는 큰 변화가 없다. 그렇지만 태아에게 혈액을 보내 주기 위해서 심박 수는 분당 8회 정도 더 많아진다.

임신 초기에 태아의 뇌, 심장 등 주요 기관의 발달이 이뤄진다. 임신 초기 4주까지는 임신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 2개월(5~8주)에 접어들면서 입덧을 하게 된다. 임신 3개월에 달하면 입덧이 심해진다.

이 시기에 태아의 주요 기관이 발달하므로 임신부는 약물복용을 중지해야 한다. 이밖에 바이러스 감염, X선 촬영 등으로 태아에게 병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수정~24시간: 첫 번째 세포분열.

20일: 태아의 크기는 3mm. 뇌에서 최초의 신경세포가 형성되고 신경섬유가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

21일: 아직 얼굴은 없다.

22~24일: 크기는 5mm. 뇌, 척수, 심장 등 감각기관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심장이 이미 박동을 시작한다.

26일: 임신 2개월이 시작될 무렵 태아는 신경, 혈관, 근육, 골격 등 인체의 주요 계통을 갖추며, 둥그런 머리에 아치형 등과 꼬리모양의 척추동물의 형태를 보인다.

28일(4주): 약 7mm. 꼬리와 꽃봉오리 모양 같은 발, 다리를 볼 수 있다. 신체의 머리 부분이 빠르게 성장한다. 꼬리와 몸통, 머리로 구분되기 시작한다. 팔이 자라면서 손이 나오기 시작한다. 귀가 형성된다.

30일: 얼굴 형태가 발달하면서 눈이 발달한다.

5주: 10mm. 초기 눈, 코, 입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크고 넓은 얼굴 형태에 아기 토끼 눈 같은 눈이 보인다. 태반은 탯줄을 통해서 태아에게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있다. 장래에 손과 발이 될 부분은 아직 작은 봉오리에 지나지 않는다. 두개골 안에 초기 뇌가 형성되고 있다.

6주: 11mm, 얼굴 부분과 손, 발 모양이 구분된다.

7주: 15mm, 태아의 심장은 분당 140~150회 박동한다. 발가락이 생성되고 생성되고 있다. 척추가 뚜렸해진다. 점차 사람의 모습을 갖춘다.

8주: 2.5cm. 2.5g. 손이 발달하고 있다. 태아가 빠르게 성장을 시작한다. 이때까지 배아라고 하며 이후부터 태아(인간)로 부른다.

9주: 4cm. 두개골이 형성되면서 두개골에 V자 모양의 혈관이 발달한다. 남성과 여성의 외부 생식기는 여전히 비슷하다. 사람의 모습이 뚜렷해진다.

10주: 눈 아래 얼굴 형태가 뚜렷해진다. 아직 아래 턱 부분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다. 눈꺼풀이 일부 닫히고 있다. 며칠 후면 눈꺼풀을 닫는다. 손보다 발의 발달이 조금 느리다.

11주: 5~6cm, 짧고 약하지만 손가락이 발달하고 있다. 손톱이 자라난다. 우주선 캡슐 안에 있는 우주인 모양을 한 태아는 양수 안을 자유롭게 유영한다. 발가락이 잘 형성되고 있다. 촉감을 느낀다.

12주: 6~7cm. 눈꺼풀을 닫는다. 이후 24주까지 3개월 동안 눈꺼풀을 닫고 있다. 뼈조직이 형성되어 손가락과 발가락이 확연해진다. 사지를 움직인다. 초음파로 심장박동 소리가 확인된다. 남녀 성별 구분이 가능하다. 소변을 배출하며 양수를 삼키는 행동을 한다.

임신 중기(13~28주)

임신 중기에 이르면 태아의 몸무게가 많이 증가한다. 임신부는 배가 나오면서 허리에 통증을 느낀다 입덧이 줄어들면서 식욕도 왕성해진다.

초음파 상으로는 태아의 움직임이 임신 7~8주경부터 관찰이 되지만, 실질적으로는 18~20주가 되면 임신부는 자궁 내 태아의 움직임을 가리키는 말인 '태동’을 감지하기 시작한다. 이후 36주까지 태아의 태동은 활발하게 일어난다.

임신 7개월에 달하면 배에 임신선인 생긴다. 임신 중기 후반부에 이르면 임신부는 피로감을 많이 느낀다. 이때 충분한 휴식과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은 큰 도움이 된다.

13주: 팔 안에 초기 뼈가 형성된다. 다섯 개의 발가락을 확인할 수 있다.

14주 : 작은 다리의 태동은 너무 미약해서 아직은 느낄 수가 없다. 성 감별이 가능해진다.

16주 : 약 12cm. 몸무게 약 110g. 태아의 움직임이 점점 더 활발해지고 목적성을 띤다. 남성 성기가 발달한다. 태아는 이제 긴 탯줄을 잡아당길 수 있다. 피부층 안에 생성된 혈관을 볼 수 있다. 태아는 자신의 몸과 주변을 탐색하기 위해 손을 사용한다. 손가락이 발달하고 지문이 형성된다. 청각이 발달한다.

17주: 약 15cm. 손톱과 발톱이 확연해진다. 뼈조직을 석회질로 만들기 시작한다. 눈을 감고 이후 3개월 후까지는 다시 눈뜨지 않는다.

18주: 귀 모양이 뚜렷하다. 태아는 이제 바깥세상으 소리를 인식할 수 있다.

19주: 성별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여성의 경우, 생식기가 발달한다.

20주: 20cm, 몸무게 약 300g. 눈을 감고 있다. 엄지손가락을 입에 가까이 하면서 빨기 반사가 시작된다. 머리카락이 생겨난다.

24주: 약 30cm. 몸무게 약 630g. 태아의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지방질이 쌓인다. 솜털과 머리카락이 자란다. 가끔 손가락을 빨며 바깥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시기 뇌의 발달이 급격하게 이루어진다.

25주: 태아는 완전한 4등신을 이루며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인다. 눈꺼풀이 떠지면서 눈을 떴다 감았다 할 수 있다.

28주: 약 35cm. 몸무게는 약 1kg이 넘는다. 얼굴이 완전히 발달한다.

임신 말기(29~40주)

임신 말기에 태아의 체중이 급속히 늘고 임신부의 배는 보름달 같이 커진다. 임신 36주의 태아는 성장의 정점에 달하며 이때 몸무게는 평균 3.0kg, 키는 50cm에 달한다. 임신 40주의 태아는 머리를 임신부의 골반 바로 위쪽에 두고 웅크린 자세를 취하면서 출생의 순간을 기다린다.

임신부는 분만의 고통을 미리 생각하기보다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지면서 곧 태어날 아기를 만날 기쁨을 생각하는 게 좋다.

32주경: 약 40~43cm, 몸무게 약 1.8kg. 피부에 주름이 많다.

36주경: 약 45cm. 몸무게 약 2.8kg. 피부의 주름이 대부분 사라진다. 몸은 자궁 속에 꽉 찬다.

40주: 약 50cm, 몸무게 약 3.4kg. 자궁 내 성장을 마친다. 280일간의 엄마 뱃속 여행이 끝나고 디어 출생을 하게 된다.


신생아~1세 아기를 위한 아기수첩 Tip (서울 청화병원 <아기수첩> (02.815.3788))

신생아~1개월

  • 규칙적으로 먹이고 소독을 철저히 한다.
  • 기저귀, 의복 등이 피부를 자극하지 않도록 자주 세탁한다.
  • 병에 대한 저항력이 없으므로 외부 사람의 출입을 금한다.

1개월~2개월

  • 만 한 달이 되면, 소아과 의사의 건강진단을 받도록 한다.

2개월~3개월

  • 움직이는 장난감을 매달아서 보이게 해 준다.
  • 손톱이 길 때에는 깎아 준다.
  • 이 시기부터 중요한 예방접종을 시작한다. D.P.T(백일해, 파상풍, 디프테리아 예방주사),

    소아마비 예방접종.

3개월~4개월

  • 목을 가눌 수 있게 된다.
  • 침을 흘리기 시작하므로 차차 턱받이가 필요하게 된다.
  • 정기적으로 맞히는 예방 접종을 잊지 말자
  • 손에 들려 주는 장난감이 필요해진다.

4개월~5개월

  • 목을 자유롭게 움직인다.
  • 엎어 놓으면 목을 번쩍 든다.
  • 뒤를 받쳐 주면 잠시 앉는다.
  • 기분이 좋으면 소리를 내어 웃는다.
  • 물건을 주면 손을 내밀어 붙잡는다.

5개월~6개월

  • 젖을 먹은 후에는 1시간가량 몸을 움직이며 논다.
  • 이달부터 이유식을 규칙적으로 시작한다.
  • 어린 아기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위험한 물건을 두지 말자.

6개월~7개월

  • 이가 나기 시작한다.
  • 몸을 뒤치기 시작한다.
  • 기대고 앉는다.
  • 이유식은 단조로워지지 않도록 연구한다.
  • 밤중의 수유는 그만두는 것이 좋다.

7개월~8개월

  • 이가 났으므로 젖꼭지를 물리는 수가 있으니 주의하자.
  • 이유식은 하루 두 번 준다.

8개월~9개월

  • 긴다.
  • 혼자서 앉는다.
  • 가족을 알아보게 된다.
  • 이유식은 반쯤 딱딱하게(반유동식) 해서 주자.
  • 운동이 심하므로 옷은 품 넓은 것으로.

9개월~10개월

  • 놀면서 식사를 먹이는 일이 없도록 하자.
  • 이때에 많은 병은 감기, 소화불량증, 장중첩증.
  • 물건을 잡고 서기 시작한다.

10개월~11개월

  • 이유식은 하루 세 번 준다.
  • 대청마루나 계단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잦으니 주의하자.
  • 붙들고 걷는다.
  • 여러 가지 재롱을 부린다.

11개월~12개월

  • 혼자서 선다.
  • 발육이 좋은 아기들은 걷기 시작한다.
  • 식사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세 번 주되 어른보다 앞서 주도록 한다.
  • 간식은 반드시 하루에 1~2회 준다.

임신부와 태아에게 좋은 식품 영양소

임신 중에는 체온이 높지 않는 게 좋다. 사우나나 온탕, 증기실을 피하는 것이 좋다. 흡연, 알코올 섭취, 약물, 카페인과 인공색소를 피해야 한다. 반면 운동은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게 좋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비타민B: 임신 중 우울증 예방에 좋다.

마그네슘: 임신 중 마그네슘 결핍은 고혈압과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곡물류, 녹색 채소, 견과류에 풍부하다.

아연: 아연이 불충분하면 면역 결핍증을 일으킬 수 있다. 고기와 콩 등 고단백 식품에서 하루에 최소 15밀리그램의 아연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엽산 보충제 : 태아의 성장을 돕고 기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녹색 잎 채소류에 많다. 가임기 여성과 임신부는 하루에 400~800 마이크로그램을 섭취해야 한다.

DHA : 생선에는 태아의 두뇌를 좋게 하는 DHA가 들어 있다. 연어 참치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칼슘 : 우유, 요구르트 등 고칼슘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임신 중인 여성은 하루에 1500밀리그램의 칼슘을 섭취하는 게 좋다.

철분: 빈혈, 피로를 예방해 준다. 하루 18~36밀리그램 섭취를 권장한다.

물: 임신 중에 탈수 현상이 생길 수 있다. 하루 8~10잔 정도의 물을 충분히 섭취하라. 입안이나 입술이 건조하지 않도록 충분히 마셔라.


참고할 만한 사이트

10 Tips for a Healthy Pregnancy(http://health.howstuffworks.com)

젠틀버스 스쿨(http://cafe.naver.com/gentlebirth)

Zero to Three(http://zerotothree.org)

초기건강연구센터 자료은행(http://www.birthworks.org/primalhealth)

서울대학교병원 의학백과서전(http://www.snuh.org)

미국국립여성건강정보센터(National Women’s Health Information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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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과학적 탐구. 과학명상.


"명상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삶이 충만해진다."
누군가 명상에 관해 물었을 때 이런 대답은 너무 주관적으로 들릴 것이다.
명상하는 사람은 공감이 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뜬구름 잡는 소리일 수도 있겠다.
이 책에서는 명상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설명한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집중명상을 할 때는 알파파와 세타파가 증가하고, 자비 명상을 할 땐 감마파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누군가 명상에 관해 묻는다면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집중 명상을 하면 통찰이나 직관적 깨달음을 경험할 기회가 많아지고, 두려움과 불안 같은 부정적인 정서 경험을 일으키는 편도체를 포함하는 변연계 활동에 대한 전전두 피질의 억제적인 조절 기능을 강화한다."라고 말을 해볼까?


과학명상 - 책갈피


서구 학자들이 주도한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meditation(메디테이션)'이라는 용어보다는 초기 불교 경전의 기록에 사용된 고대 인도의 팔리(Pali)어 'sati(사티)'를 번역한 'mindfulness(마음챙김)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사티는 불교 전통의 모든 명상법의 토대가 되는 개념(Siegel, Germer, & Olendzki, 2010)이라는 점에서 '마음챙김'은 사실상 다양한 명상법의 토대가 되는 공통적인 틍성이라 할 수 있다. 사티는 주의, 기억등의 뜻을 가진 용어인데, 현대심리학자들은 대체로 '순수한 주의'로 파악하며, 그 수련 방법으로는 존 카밧진(Jon Kabat-Zinn, 1990)의 "지금 현재의 내적 경험에 대한 비판단적인 주의와 알아차림"이라는 정의가 가장 널리 통용된다.

집중명상은 명상을 하는 동안에 주의의 대상을 하나로 고정시켜 유지하려는 훈련이고(물론 이것이 뜻대로 되지는 않지만), 통찰명상은 명상하는 동안에 주의의 대상을 다양하게 바꾸면서 그 순간 나타나는 내적 경험에 주의를 기울여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거나 아니면 아예 주의의 대상을 정하지 않고 경험이 일어나는 대로 알아차리는 훈련이다. 두 방법 모두 내적 경험을 평가하거나 비판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 다른 명상법으로 소위 자애명상과 연민명상이 있는데, 이 둘을 합쳐서 자비명상이라 하며 명상 전통에서는 집중명상의 일종으로 분류한다.
자비명상은 내적 경험을 있는 그대로 관찰해 그 본성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존재론적 수련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긍정적인 감정과 태도를 조장하고 계발한다는 작위성이 강한 행위론적 수련이며, 명상 수련이 다른 존재와의 관계라는 심리적 맥락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일종의 사회적 명상이라 할 수 있다.

명상 수련이 초당 8~12Hz의 비교적 느린 파인 알파(α)파의 출현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이후의 연구들은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알파파를 넘어서(사실 눈만 감아도 알파파가 증가한다), 각성과 수면의 경계 상태에 있을 때 나타나는 4~8Hz의 느린 파인 세타(θ)파도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주었다.(Chiesta et al., 2011). 이런 알파파와 세타파의 증가는 내적 경험에 대한 주의 집중을 유지하는 다양한 집중명상에 대한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인데(Cahn & Polish, 2006), 인지 활동의 감소와 유쾌하고 이완된 행복감 같은 심리적 안정감의 향상과 관계가 있다.
특히 명상하는 동안의 좌측 전두엽 영역의 세타파 활성은 통찰 경험과 창의적 사고와 관계가 있는데, 세타파가 나타날 때 어떤 통찰이나 직관적 깨달음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를 연구한 하버트 벤슨(Herbert Benson)은 명상을 하는 중에 갑자기 통찰이 오는 '브레이크아웃(breakout)' 현상이 뇌에서 발생하는 일산화질소(NO)라는 기체성 화학물질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달리 1만 시간 이상 장기간 자비명상을 해 온 티베트 승려들의 뇌에서는 자비명상을 하는 동안은 물론이고 명상을 하지 않고 그냥 휴식을 하는 동안에도 초당 30~80Hz의 빠른 감마(γ)파가 많이 발생하며, 과거 명상 연구들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한 알파파는 오히려 감소했다(Lutz & Greischar et al., 2004). 감마파는 집중명상을 할 때 나타나는 알파파나 세타파와 달리 높은 수준의 인지 활동과 정서 처리를 반영하는 뇌파(Rennie et al., 2000)이기 때문에 자비 명상을 하는 동안에는 인지 및 정서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는 것을 사사한다.

불안이나 분노, 우울, 불행감과 같은 불쾌한 감정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우측 전전두 피질(우측 이마 바로 안쪽)의 기능이 우세한 반면, 심리적 만족감과 낙천성을 보이는 사람들은 좌측 전전두 피질의 기능이 더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Urry et al., 2004).
명상 수련은 두려움과 불안 같은 부정적인 정서 경험을 일으키는 편도체를 포함하는 변연계 활동에 대한 전전두 피질의 억제적인 조절 기능을 강화한다. 즉 자비명상 전문 수련가들은 명상을 하는 동안 전전두 피질과 변연계를 연결하는 신경계의 활동이 증가한다(Lutz & Brefzynski-Leewis et al., 2004). 마음챙김 수준이 높은 집단은 명상을 하는 동안 전전두 피질의 활동이 증가하는 반면 편도체의 활동이 감소하며, 이런 두 영역 간 활성화의 역상관 정도가 마음챙김 수준이 낮은 집단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Creswell et al., 2007).
명상은 뇌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명상을 수련한 시간이 길수록 좌측 측두엽과 뇌도(insula)의 회백질의 밀도가 높으며(Hölzel et al.,2007), 또한 명상 수련은 좌측 해마의 회백질 밀도를 높여 준다(Hölzel et al., 2011).

언어란 본래 좋고 나쁨이나 옳고 그름이 없는 하나의 상징에 불과하다. 하지만 언어는 경험을 통해 정서를 야기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 예를 들어 '과감한'행동이라는 말은 듣는 이에게 자신감과 유쾌함을 야기하지만, '무모한' 행동이라는 말은 열등감과 자괴감을 야기한다. 둘 모두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린 의사 결정 행동을 묘사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는 극도의 긴장과 높은 심박률, 혈압, 가쁜 호흡 등을 야기해 유기체가 생존 위협에 효과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하지만, 지속적인 활성화는 오히려 신체 건강에 치명적이다. 현대 문명사회에서 즉각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는 거의 없지만, 우리는 소소한 위협에도 교감신경계가 흥분한다. 이런 만성적인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 그 결과는 신체의 손상이다. 마찬가지로 스키마나 고정관념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것은 대상 자체의 고유한 특성을 무시함으로써 오해와 편견을 낳으며, 좀 거창하게 말하면 실재(reality)를 왜곡하는 커다란 약점이 있다.

마음이 방황하는 시간은 사람이 깨어 있는 시간의 25~50%정도에 이를 정도로 보편적인 현상이며, 이때 대개 행복감보다는 불행감을 느낀다(Killingsworth & Gilbert, 2010). 하지만 심리학 연구들은 마음의 방황이 무조건 해로운 것이 아니라 이득도 있음을 보여 주고 있으며, 방황의 득실을 조절하는 변수들을 연구하고 있지만(Smallwood & Schooler, 2015), 여러 명상 전통에서는 대체로 마음의 방황 또는 산란함을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로 간주하고, 명상 수련으로 생각을 없애거나 생각의 영향을 줄이는 능력을 키우고자 했다.

명상은 의도적인 주의 훈련이라고 했지만, 특별히 주의의 대상을 정하지 않는 수련법은 사실상 주의를 의도적으로 조절하지 않고 자유롭게 내버려 두는 수련이라 할 수 있다. 그보다는 그렇게 선택되어 의식에 올라온 경험을 관찰하는 것도 주의의 기능이라는 점에서 '주의에 대한 주의'를 유지하는 수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앎에 대한 앎', '생각에 대한 생각', '인지에 대한 인지'를 메타 인지라고 하는데, 주의에 대한 주의도 일종의 메타 인지라 할 수 있다.

사무량심(四無量心) 모든 존재에 대한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자(慈), 자애), 다른 존재의 슬픔과 괴로움에 공감하고 구해 주려는 마음(비(悲), 연민), 다른 존재가 선한 성취를 한 것을 함께 기뻐하는 마음(희(喜), 동락), 모든 존재를 차별하지 않는 마음(사(捨), 평등 또한 평정)인데, 이 중에서 자애와 연민을 닦는 수련을 합해서 자비명상이라고 한다.
사무량심은 대부분의 세계적인 종교들이 강조하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이타심'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최근 WHO(세계보건기구)가 주도한 다문화적 협동 작업에서는 기독교의 아가페적 사랑이나 유교의 측은지심(惻隱之心), 불교의 자비심(慈悲心) 등 거의 동일한 개념을 하나로 통일하는 개념으로 '연민적 사랑(compassionate love)'을 쓰기로 결정했고 학술적으로도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Oman, 2011).

인간의 기본적인 정서 상태는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이다. 이는 아마도 진화 과정에서 생존에 이로운 자극과 위협적인 자극에 대한 주의와 알아차림의 가치가 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먹이와 같은 이로운 자극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의 대가는 한 끼를 굶는 것이지만, 포식자와 같은 위협적인 자극을 탐지하지 못하는 것의 대가는 죽음인 경우가 많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생소한 대상을 처음 만나면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에 더 주의가 간다. 우리의 뇌에서 정서 처리와 조절을 담당하는 편도체는 활성화되면 공포 경험의 기억을 회상시키며 공포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활성화시킨다.

자비명상의 특이한 점은 긍정적인 정서와 태도를 계발함으로써 부정적인 정서와 태도의 해로운 영향을 방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즉 자애는 애착과 미움, 적개심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며, 연민은 비통함과 잔인함에서, 동락은 오만함과 질투심에서, 평등은 무관심과 차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편이 된다. 동시에 사무량심 계발은 타인과 다른 존재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이타심을 뜻하는 보리심(菩提心)을 계발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마음챙김인지치료(MBCT, 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의 이론적 토대와 핵심 개념을 제공한 심리학자인 필립 버나드(Phillip Barnard)와 존 티스데일(John Teasdale)은 개인 수준에서 행위 양식(doing mode)과 존재 양식(being mode)이라는 두 가지 삶의 방식을 구분하고 이 중 한 가지 양식에만 의존해서 사는 사람은 취약하며, 유연하게 두 양식을 넘나드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라고 주장했다(Barnard & Teasdale, 1991).
행위 양식의 삶이란 목표 지향적인 삶으로서 원하는 것과 현재 상태의 차이에 의해 동기화되는 생활 방식이다. 이 생활 방식은 일찍이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이 『존재냐 소유냐(Haben oder Sein)』(1976)에서 말한 소유 양식과 유사하다. '더 나은' 상태를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일하는 우리의 일상적 삶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는 더 많은 소득, 더 나은 자동차와 집, 더 예쁘고 멋진 배우자, 더 많은 인정, 더 좋은 성적, 더 많은 권력, 심지어는 더 많은 행복을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
존재 양식의 삶이란 지금 현재의 상태를 조급하게 바꾸려 하지 않고 오히려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허용하는 생활양식이다. 삶의 매 순간의 경험을 분석하거나 평가하거나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경험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온전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사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수용은 자칫 모든 현실에 안주하라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존재 양식의 삶에서 수용이란 무엇이든 인정하는 수동적이고 맹목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싫고 못나 보이는 면이 있다 해도, 그런 약점을 탓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피하고 싶은 불편함과 괴로움이 있어도 의도적으로 힘 빼고 직면하는 것이다. 이런 수용은 실재에 대한 자각을 토대로 하는 적극적인 수용이며, 자기 계발과 성장을 위한 진정한 시작점이 되는 것이다.

완벽한 것은 없다. 완벽한 것은 허구일 뿐이며 적절한 것이 있을 뿐이다. 명상은 과도하게 행위 양식으로 기울어져 있는 우리의 삶의 방식에 균형을 잡아 주는 존재 양식의 삶을 가능하게 한다.

명상의 마음가짐

첫째, 자신이 왜 명상 수련을 하려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목적을 갖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명상을 할 때마다 그 목표를 '명상하는 것 그 자체'로 잡는 것이 좋다.
둘째, 자신의 명상 수련을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좋다.
셋째, 명상은 깨달음이 아니라 훈련임을 인식해야 한다. 깨달음은 훈련의 성과 중 하나일 뿐 명상 수련은 생각만으로 하는 가상훈련이 아니라 '몸'을 동원하는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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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에 대하여 (On Bullshit)


내가 처음 PC 통신이라는 것을 접했을 때.
온라인 세상에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 등이 어우러진 장소처럼 느껴졌다.
댓글 하나를 달 때도 대충 아무렇게나 던지지 않고 신중히 한 자 한 자 타이핑했던 기억이다.
그런데 요즘 온라인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목소리가 크고 개소리를 내뱉는 사람이 많다.
세상에 심각한 일은 수없이 일어나지만, 우리는 그 모든 사안에 대해 깊이 파고들 여력이 없다.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한 것처럼은 보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대충 훑어보고는 빠르게 자신이 경험한 단편적 지식을 뽐낸다.
마치 카페 모카에 올려진 휘핑크림만 대충 맛보고는 "이건 커피가 안 들어간 음료다. 내가 먹어봤다." 인증샷을 올리는 꼴이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떠들고 싶다면 그건 십중팔구 개소리가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때로는 알고 싶어서 한참을 들여다봐도 알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아리송할 땐 입을 닫아야 개소리가 튀어나오지 않을 텐데.
조금이라도 알면 여기저기 말하고 싶은 입이 방정이다.
내 입에서 튀어나오는 개소리나 좀 줄여보자.

개소리에 대하여 (On Bullshit) - 책갈피


개소리라는 표현은 종종 꽤 느슨하게, 글자 그대로의 특수한 의미와 관계없이, 단순히 욕설을 가리키는 일반용어로 사용된다. 다음으로, 현상 자체가 매우 광범위하고 일정한 형태가 없기 때문에 뚜렷하고 명쾌한 분석은 무리한 획일화가 되기 쉽다.

협잡 : 누군가가 자신의 생각, 느낌 또는 태도에 대해 특히 허세를 부리는 말 또는 행동을 통해 기만적으로 부정확하게 진술하는 것으로 거짓말에는 미치지 못함.
협잡의 동의어 : 허튼소리(bladerdash), 쓸데없는 말(claptrap), 말도 안 되는 얘기(hokum), 실없는 소리(drivel), 헛소리(buncombe), 사기(imposture), 엉터리(quackery)등
- Max Black, The Prevalence of Humbug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 1985).

협잡은 의도적인 부정확한 진술이다. 만일 기만하려는 의도가 협잡의 변치않는 특징이라면, 개념적인 필욘성에 의해 협잡이라는 것의 속성은 적어도 어느 정도는 행위자의 심리상태에 따라 좌우된다.

더 오래전 예술의 시대에는
건축가들이 최고의 세심함을 기울여 공들여 만들었지
매 순간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신들이 모든 곳에 계셨으므로.
- 롱펠로

The Builders
...
In the elder days of Art,
Builders wrought with greatest care
Each minute and unseen part;
For the Gods see everywhere.
...
- Henry Wadsworth Longfellow(http://www.hwlongfellow.org/poems_poem.php?pid=118)

옛 장인들은 자기 작품에서 보통은 눈에 보이지 않는 특징들에 대해서조차 사려 깊은 자기 규율을 느슨히 하지 않았다. 비록 그 특징들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더라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장인들은 양심때문에 괴로워했을 것이다. 따라서 아무것도 양탄자 밑에 쓸어 담듯 숨기지 않았다. 혹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수작(bullshit)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부주의하게 만든 조잡한 물건이 어떤 면에서 개소리와 비슷하다고 이해하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 그럴까? 개소리 자체가 항상 부주의하게 혹은 제멋대로의 방식으로 생산된다는 점, 개소리는 결코 세심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 개소리를 지어낼 때 롱펠로가 넌지시 말했던 저 꼼꼼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 등이 비슷한가? 개소리를 하는 사람은 천성이 별생각이 없는 멍청이인가? 그의 생산물은 언제나 너절하고 조야한가? '똥shit'이라는 말은 분명히 그렇다는 걸 암시한다. 대변은 설계되거나 수공예로 만드는 게 아니다. 그것은 그냥 싸거나 누는 것이다. 그것은 다소 엉겨 붙은 모양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공들여 만든 것은 아니다.

광고와 홍보의 영역 및 오늘날 이와 밀접히 연관된 정치 분야는 개소리의 사례들로 온통 가득 차 있다. 그리하여 이들 분야는 반론의 여지 없이 개소리라는 개념의 고전적 패러다임들을 제공할 수 있다.

1914년 방언 노트 IV. 162 불bull,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말; '더운 공기(hot air)'.

개소리의 본질은 그것이 거짓이라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이 가짜(phony)라는 데 있다. 이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리는 가짜 또는 모조가 어떤 측면에서는 (진짜라는 점을 제외하면) 실제의 사물에 비해 열등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진짜가 아니라는 것은 어떤 다른 면에서 단점일 필요도 없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그가 진리라고 여기는 것이 부과하는 객관적 제약에 따라야만 하며, 이것은 일정 수준의 숙련도를 필요로 한다. 거짓말쟁이는 불가피하게 진릿값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거짓말이란 것을 지어내기 위해서 거짓말쟁이는 무엇이 진실인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야만 한다. 그리고 효과적인 거짓말을 지어내려면 거짓말쟁이는 자신의 허위를 그 진리의 위장 가면 아래에 설계해야 한다.

개소리는 꼭 허위일 필요가 없으므로, 그것은 부정확하게 진술하는 내용에 있어 거짓말과 다르다. 개소리쟁이는 사실 또는 그가 사실이라고 간주하는 것에 대해 우리를 기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면 심지어 기만할 의도가 없을 수도 있다. 그가 반드시 우리를 기만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그의 기획의도(enterprise)이다. 개소리쟁이에게 유일하게 없어서는 안 될 독특한 특징은, 그가 특정한 방식으로 자신의 속셈을 부정확하게 진술한다는 사실이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과 거짓말쟁이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전자는 마지못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반면 후자는 거짓말하기를 좋아하며 거짓말하는 즐거움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다. … 후자는 거짓말에서 기쁨을 느끼며, 허위 그 자체를 즐긴다.
- "Lying," in Treatise on Various Subjects, in Fathers of the Church, ed. R.J. Deferrari, vo. 16(New York: Fathers of the Church, 1952) 성 아우구스티누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떤 진술이 거짓이라는 사실은, 그것이 아무리 약하고 쉽게 번복할 수 있다 해도, 그것만으로도 그런 진술을 하지 않을 이유가 된다. 반대로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한 순수한 거짓말쟁이에게는 그런 사실이 그 진술을 하고 싶어 할 이유가 된다. 개소리쟁이에게 그것은 그 자체로 그 말을 해야 할 이유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아니다. 거짓을 말하거나 참을 말할 때 모두, 사람들은 사태의 진상이 무엇인지에 관한 자신의 믿음에 좌우된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과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말하자면 같은 게임 속에서 반대편으로 활동한다. 그들 각각은 자신들이 이해하는 사실에 반응한다. 비록 한쪽의 반응은 진리의 권위에 따르고, 다른 쪽의 반응은 진리의 권위에 저항하며 그 요구에 맞추기를 거부하지만 말이다. 개소리쟁이는 이러한 요구를 모두 무시한다. 그는 거짓말쟁이와는 달리 진리의 권위를 부정하지도, 그것에 맞서지도 않는다. 개소리쟁이는 진리의 권위에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 이 점 때문에,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훨씬 더 큰 진리의 적이다.

어떤 진술이 참이고 어떤 진술이 거짓인지를 규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더 이상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오직 두 가지 대안만이 있을 수 있다. 첫째는 진실을 말하려는 노력과 기만하려는 노력 모두를 그만두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에 대한 어떠한 주장도 내세우기를 삼간다는 뜻이다. 두 번째 대안은 상황이 어떠한지를 기술하려는 주장, 그러나 개소리밖에는 아무것도 될 수 없는 주장을 계속하는 것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할 기회나 의무들이 화자가 가진 주제와 관련된 사실에 대한 지식을 넘어설 때마다 개소리의 생산은 활발해진다.

모든 것에 대한 의견, 혹은 적어도 국가적인 사안과 관계된 모든 것에 대한 의견을 갖는 것이 민주주의에서 시민의 책임이라는 널리 퍼진 신념으로부터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발생한다. 양심적인 도덕적 행위자로서, 전 세계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상황을 평가하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믿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개인의 의견이 현실에 대한 이해와 의미 있게 연결되지 않는 현상이 말할 필요도 없이 훨씬 더 심각할 것이다.

'반실재론적' 신조는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사심없이 노력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을 무너트리고, 심지어 객관적 탐구라는 개념이 이해 가능한 개념이라는 믿음을 약화시킨다. 이러한 믿음의 상실에 대한 하나의 반응은 정확성(correctness)이라는 이념에 대한 헌신이 요구하는 규율에서 전혀 다른 규율로 후퇴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진정성(sincerity)이라는 대안적 이념을 추구할 때 요구되는 규율이다. 개인들은 주로 공동 세계를 정확하게 묘사하는데 성공하기를 추구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전달해보겠다는 방향으로 전환하였다.

촌철살인과 개소리의 경계선상에 놓인 말들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면서 누가누가 더 개소리를 잘 만들어내는지, 누가 더 뛰어난 개소리 예술가(bullshit artist)인지 장기 자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에서 말하는 프레임론과 마케팅에서 말하는 포지셔닝론 모두 개소리의 기술에 관한 이론이다. 모두가 말의 진릿값에는 관심 없고 자신들의 숨은 의도를 관철시키려는 언어조작에 전념한다. - 이 윤

민주 시민으로서 우리나라의 중대 사안 모두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져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을 가진 사람은, 진정성만 있으면 된다는 것을 자기위안으로 삼고 자신이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이러저러한 발언을 하고 또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미안한 말이지만, 그런 사람은 십중팔구 개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프랭크퍼트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 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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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습관을 다스리자. 건강한 내 몸 사용법 알렉산더 테크닉.


장시간 앉아 있다보면 몸이 여기저기 안 쑤신 곳이 없다.
목이 뻐근하고, 허리와 등도 결린다.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봤자 그때 뿐이고, 평소 생활로 돌아오면 다시 몸이 아프다.
그것은 평소 자세가 몸을 아프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세 교정에 관한 읽을거리들이 많지만, 알렉산더 테크닉처럼 와닿는 것이 없었다.
기회가 되면 직접 배워보고 싶은 몸 사용법이다.
우선 그 기회가 오기 전까지는 몸이 뻐근할 때마다 알렉산더 테크닉의 디렉션을 떠올리며 몸을 잘 써보자.


건강한 내 몸 사용법 알렉산더 테크닉 - 책갈피


알렉산더 테크닉을 창시한 프레더릭 마티아스 알렉산더(Frederick Matthias Alexander)는 우리가 스스로 멈출 수만 있다면 괴로움이 즐거움으로 바뀐다는 것을 가르쳤다. 마치 미친 말처럼 뭔가를 향해 내달리는 자신을 잠시 멈출 수 있다면, 습관처럼 반복하는 행동을 자제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한 끗 차이다. 우리는 이 한 끗 차이의 원리를 몰라, 소중한 시간을 과거와 미래에 정신없이 쏟아부으며 기대한 결과만을 기다린다. 자신을 관찰하여 끊임없이 자신의 습관을 자각하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발전의 길을 걷게 된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몸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을 토대로 한 역학적 법칙들을 연구해서 나온 이론이나 의학지식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몸의 정신성에 대한 통찰을 통해 나온 자기의 사용법(Use of the Self)이다. 따라서 학습하여 습득하고 연구하여 결론을 맺는 학문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실현하면 되는 것이다. 오히려 더 익히는 학습이 아닌 덜 익히는 탈학습(unlearning)이다. 이것은 습득하는 것이 아닌 터득하는 것이다. 이것이 알렉산더 테크닉이라는 교육의 방향성이다.

언제나 새로운 준비 상태에서 평정심으로 자기를 사용하고, 기계적이고 습관적인 반응을 멈추는 것이 유일하게 알렉산더 테크닉에서 하려는 것이다.


디렉션(Direction)

머리 디렉션

'내 목이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Think[Let] my neck to be free.)
'내 머리가 앞과 위로 향한다'고 생각한다.
(Think[Let] my head go forward and upward.)

척추 디렉션

'내 척추(몸통)가 길어지고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Think[Let] my torso lengthen and widen)

다리와 어깨 디렉션

'내 다리와 척추가 서로 분리된다'고 생각한다.
(Think[Let] my legs release away from my torso.)
'내 어깨가 중심으로부터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Think[Let] my shoulder widening from each other.)

디렉션 주의사항

하나, 서두르지 말고 느긋하게 한다.
둘, 기대감에 무언가를 상상하고 시각화하여 뇌를 흥분시키지 않는다.
셋, 어떤 느낌들에 지나치게 집중하여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넷, 좋다, 싫다, 잘했다, 잘못했다 등의 판단 없이 디렉션을 생각한다.
다섯, 몸을 디렉션의 방향성에 맞추려 의도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여섯, 반응이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확인하려 들지 않는다.
일곱, 잘 되지 않는다고 자책하거나실망하지 말고 그저 꾸준히 일상 속에서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은 변화한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자제심에 근간을 두고 있다. 원치 않는 자극에 대한 반응을 자제하는 것, 이것이 인간의 단순반응을 컨트롤 하는 핵심이다.

모든 것이 주어진 자극에 일정하게 반응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과 관련된다. 그러나 아무도 알렉산더 테크닉을 이런 식으로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알렉산더 테크닉이 바른 방법으로 의자에 앉거나 일어나는 것이라고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자기 자신이 무엇을 하기로 동의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학생들을 대할 때마다 한 번도 그를 본 적이 없는 것처럼 대해야 한다. 그 사람이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만약 우리들이 상대를 과거로부터 가지고 있는 정보에 의존해 판단한다면 그만큼 그를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느 누구라도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제심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두어 불필요한 반응을 제어할 수 있게 한다. 행동하기 전에 의식적으로 '잠시 멈추기(pause)'를 훈련함으로써 새로운 선택이 가능해진다. 이것은 뇌에 구축된 강력한 신경회로에서 벗어나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감정·사고·행동 수준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네 손은 망치를 세 번 두드리는 데 익숙해 있다. 그러나 행동이 습관에 이끌리면 의미를 잃게 된다. 그리고 결국 해를 유발한다.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유일하고 특별하다. 처세의 유일한 비밀은 바로 이것이다. 습관이 너의 행동을 좌우하게 하지 마라." - 《마크툽》(파울로 코엘료 저) 중에서

공포반사는 충격을 받은 상황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와 유사한 자세(몸의 사용)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몸에 기억된 공포에 대한 반응이 무의식 속에서 재현된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불안해하고 걱정하며 불필요한 잡념에 빠져 에너지를 소모한다.

습관은 의식의 흐름에 관성을 띠게 한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생명활동을 간섭하고 충돌하게 한다. 예를 들면 식후에 달콤한 케이크와 커피를 먹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디저트 없이 끝나버린 식사에 대해 불만이 생긴다. 그는 엉뚱하게 다른 사람에게 불만과 짜증을 부릴 수 있다. 매일 아침 비타민을 먹고 출근하던 사람이 어느 날 그냥 출근하게 되면 비타민을 먹지 못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하루종일 피로하다고 느끼고 불안해한다. ······ 습관을 자각하고 자제하지 못하면 결국 집착, 착각, 고집, 오해, 욕구불만 등으로 진행되는 관성을 띤다.

외부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환경을 바꾸려 몸부림치지만 결국 순응하고 적응하는 것을 선택한다.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 '학습'이라는 대가다. 고통스런 과정을 통해 이럴 때는 이렇게 하면 된다는 '학습'이 이루어진다. 차후, 유사한 상황에서 이 학습은 매우 유용하게 적용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되며 지혜롭게 해쳐 나올 수 있다. 학습은 언제나 자신이 뭔가를 알았다는 사실에만 근거를 둘 뿐, 스스로 변화할 수 없는 근성을 가지고 있는 모범생과 같다. 이 학습을 확장시키지 못하면 고집, 무지, 저항이 자신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 전략이 된다. 그래서 안정(자기 유지)만이 최선책이라 생각하고 웅크리게 된다. 이것이 배움에 대한 고착의 길이다.
또 다른 길, 확장의 길은 더 나은 배움을 선택했을 때 열리는 길이다. 이것은 또 다른 학습 형식이 아닌, 시행착오를 통해 사로운 경험을 열어가는 탈학습의 지혜다. '학습'은 새롭게 '탈학습'이 되었을 때 건전한 성장이 뒤따른다. F.M. 알렉선더는 "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버릴 준비를 하라"라는 탈학습의 원리를 가르쳤다. 이것은 지식을 습득하는 학습이 아니라, 삶을 겪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배우고 익숙해진 무의식적인 학습에서 얻은 고정관념의 틀을 버리라는 의미다.

습관은 관성적 의식의 흐름이다. 감각이든 감정이든 생각이든 행동이든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기 때문에 유사한 상황에서 언제나 유사한 결과를 얻게 된다.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과 정에서 각인(학습)된 것이면, 유사한 스트레스로 자극을 받을 경우 고정된 의식의 흐름이 작동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관성에 의해 진행되는 반응을 한다. 이것은 매우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습관이 삶을 이끌고 가게 될 경우 괴로움, 불편함, 아픔이 뒤따른다는 것을 관찰해 보길 바란다. 어느 정도 습관은 허용할 수 있지만 원치 않는 결과가 계속될 때는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자극(원인)에 대해 충동적인 뭔가를 하려는 반응(결과)을 지켜보는(과정) 것이 우리 의식 속에 온전히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무엇에 자극받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차려 잠시 혼돈으로부터 벗어나 고요한 흐름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그러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시행착오를 반복하는지 자각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새로운 선택이 가능해진다. 몸에 한 번 밴 습관은 좀처럼 인지하기 어렵고 처리하기 어려운 대상이 되므로 반응하기 직전에 잠시 '쉼표'의 신호를 주는 것, 그것이 알렉산더 테크닉이 알려 주는 '자제심'이다.

꿈은 누구에게나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꿈이 삶의 목적이 되고 만다면, 그것만을 좇으며 사는 삶은 진정한 삶의 의미를 망각하게 되는 커다란 함정에 빠진다. 미래의 목표와 꿈만큼 현재의 즐거움과 만족도 중요하다. 가상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낭비하고 불안해한다면 그 미래는 결코 오지 않는다.

목적의식에 빠진 사람들은 자주 당황하고 분노하며 좌절한다. 이것만을 위해 노력해 왔노라 한탄하고 후회한다. 목적 달성이 어려워지면 돌아가면 되고, 시야를 넓혀서 보면 여러 갈래 길중 다른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는데 그럴 여유가 없는 것이다. 목적이 전부인 사람은 고독하다. 목적의식에 대한 습관은 온전히 깨어있지 못할 경우 휩쓸려가기 쉽다. 목적의식은 우리 삶을 어둡게 만드는 그림자다.

우리 삶에는 따로 목적이 있어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정 속에 순간순간 그 의미가 담겨 있다. 그것을 정하려고 애쓰거나 그렇게만 살려고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삶의 열정이 있으면 목적은 단지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다. 강물이 바다를 목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시간은 개념에 불과하다. 자연의 변화과정을 우리의 뇌가 선형적으로 나열하여 해석하고 있어서 실재하는 것처럼 경험할 뿐이지, 시간이 실제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는 순간이 쭉 지속되고 있을 뿐이다. 시계바늘이 돌아가듯 12시간이 돌고 도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지금만이 우리에게 주어지고 있다. 우리는 단 한번도 '지금 여기'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지금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 여기에 다 내려놓으면 된다. 지금 여기에 그라운딩(Grounding, 접지[接地] )하고 사는 것이 알렉선더 테크닉에서 가르치는 '진행과정'이다.

'판단하지 않음'이란 자신의 주관적 감각에 의해 오차가 있을 수 있고, 또한 그 반응에 의한 행동 결정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온전히 맡기고 허용하려 해도 몸속에 강력하게 배어 있는 습관과 긴장들은 생각대로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반복될 것이다. 흔히 왼쪽 어깨가 올라갔다고 판단되면 왼쪽 어깨를 내리거나 오른쪽 어깨를 올리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의 판단과 결정으로 몸은 더욱 긴장하고, 계속 교정하려는 습관이 배면서 악순환이 된다.

넌두잉은 하려함이 없으나 저절로 되는 상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do nothing) 것이 아니라 하려함(doing)에서 오는 불필요한 긴장이 없는 것이다.

중추조절은 언제나 몸 스스로 해소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기에 두잉을 하지 않는다. 무언가 하려는 충동을 자각했을 때 잠시 멈추고 허용하면 넌두잉 상태가 된다. 목적의식을 가질수록 두잉하게 된다. 판단을 내려놓고 순간순간 깨어 진행할 때 완전한 경험 속에서 배움을 얻는다. 내가 '~한다'는 생각이 앞서지 않는다면 뭔가 되도록 진행되는 커다란힘을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평가(판단)하고 있는 것이며, 그것이 습관화되었다. 더럽다, 추하다, 나쁘다, 싫다, 좋다, 옳다, 그르다 등의 식으로 실체와 다른 평가와 판단을 하게 된다. 내면에 이미 형성된 기준들이 있는 그대로를 감각하고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언제나 상대적으로 분별하게 한다. 과거 경험에 의해 강력하게 학습된 반ㅇ응을 선택하는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느낌)과 생각은 인식에 의해 나타난 몸의 현상이다. 따라서 어떤 형식이냐에 따라 달리 불릴 뿐이다. 감정(느낌)은 감각과 인식에 의해 반응하는 에너지 현상을 일컬으며, 생각은 경험한 이미지·개념·언어로 반응하는 정신적 현상을 일컫는다. 관찰은 이 현상들을 있는 그대로 비추는 의식의 조명과 같다. 이 조명은 수평적인 감각인식을 수직적으로 비추는 것과 같다. 따라서 수평적인 의식의 흐름을 가로지르는 진화된 의식이다. 그래서 관찰은 언제나 자각을 향해 비춘다.

몸을 관찰하는 힘은 곧 마음을 관찰하는 힘이 된다. 몸과 마음은 하나다.

습관은 무작정 충동적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성향이 있다. 그렇게 때문에 보고 듣는 순간, 판단하고 집착하며 둘로 분리하여(좋다 싫다, 옳고 틀리다 등) 아주 빠르게 결정을 내린다. 자신에겐 익숙하기 때문에 이것을 알아차리기란 어렵다. 자제심은 이러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것이다. 고요히 쉬는 것이다.

자신 안에서 벌어지는 감정, 욕구, 잡념들이 뒤엉켜 혼돈 속으로 들어갈 때 포즈(pause), 즉 잠시 멈추자! 자신을 습관 속으로 다시 데려가려고 강하게 끌어당겨도 내버려 두고 가만히 있어 본다.

세미 수파인(Semi-supine) 자세로 눕기

1. 천장을 바라보고 눕는다. 이마가 지면과 수평이 되도록 단단한 베개나 책등을 머리 밑에 받쳐 준다.(목이 뒤로 젖혀지거나 앞으로 기울지 않도록 한다.)
2. '무릎이 천장을 향한다'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한쪽 무릎을 편안한 정도로 세운다. 다른 쪽 무릎도 같은 방법으로 세운다.
3. 무릎에 힘을 빼고 발바닥이 무릎과 연결되는 감각으로 나란히 11자로 세운다.
4. 골반이 편안하게 자리를 잡도록 살짝 들었다 놓는다.
5. 양팔을 앞으로 나란히 한 후 등과 견갑골이 편안하게 놓이도록 살짝 들었다가 놓는다.
6. 양손은 골반 위에 가볍게 올려놓는다.
7. 온몸에 힘을 빼고 쉰다.
주의 : 두 무릎이 바깥으로 벌어지거나 안으로 오므라들지 않도록 한다. 무릎이 안으로 오므라드는 경우 두 발의 폭을 조금 더 좁게 하고, 밖으로 벌어지면 두 발의 폭을 조금 더 넓게 한다.

위스퍼 하(Whisper ah~) 호흡

1. 먼저 숨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몸 전체의 힘을 빼고 그라운딩한다.(바닥에 닿아 있는 몸을 느낀다.)
2. 복부에 인위적인 힘을 가해 가슴을 부풀리거나 누르지 않는다.
3. 기분 좋은 일을 잠시 떠올린 후, 얼굴 근육이 편안해지면(인스마일[insmile, 내면의 미소]) 숨을 입으로 천천히 내뱉는다.
4. 혀를 아랫니 뒤에 놓으며 턱관절을 자연스럽게 벌린다.
5. 숨이 나갈 때 '하~"하는 소리가 일정하게 나도록 한다.
6. 공기가 다 나가면 저절로 입이 다물어지고 숨이 들어간다. 이것을 반복하면서 턱관절이 점차 더 자연스럽게 열리고 닫히도록 한다.
주의: 1. '하'는 발음하는 발성이 아니라 웃고 울 때 나는 탄성음이다.
2. 인스마일이란 처음 시작할 때 즐거운 상상을 해서 얼굴 전체와 목이 편안하게 가벼운 미소를 띠는 것을 말한다.
3. 턱관절 외에는 다른 신체 부위에 힘이 들어가거나 불필요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점차 아무런 힘을 주지 않고 입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연습한다.

평정심을 지닌 사람은 일상의 변화무쌍한 흐름에 흔들리더라도 그 중심에는 깊은 존재의 근원과 닿아 있음을 자각하고 있어 두려움 없이 삶의 경험을 선택하고 맞이한다. 그러나 이것은 쉽게 이루어지거나 정해진 훈련만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삶의 경험이 어떠했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통찰했느냐에 따라 그 깊이는 달라진다. 그러므로 묘책을 바라지 말고 진실한 태도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정심은 선택의 권한(authority)이 외부 조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음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오늘날 빠르게 발전하는 문명 속에서 쉽게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해하는 이유가 무엇을까? 수많은 결정권을 여론, 명령, 관습, 조직, 유행, 시대적 가치관, 명성, 광고, 매스컴, 의무, 책임 등 외부에 내준 채 무의식적인 선택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외부의 그것에 저항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만들어가는 정신적 환경에 깨어 있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좌골로 앉기

1. 오른손으로 오른쪽 엉덩이 밑으로 손을 넣어 제일 아래 뾰족한 곳을 찾아본다.
2. 눈을 감고 그곳의 정확한 위치와 느낌을 인지한다.
3. 반대쪽도 같은 요령으로 좌골을 찾는다.
4. 양쪽 좌골이 의자에 닿아 있고 그것이 체중을 받치도록 앞뒤, 좌우로 움직여 본다.
5. 죠용히 움직임을 멈추고 좌골과 머리를 동시에 의식하면서 몸에게 맡겨본다.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기

1.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을 경우에는 좌골을 의자 앞쪽에 놓아서 허벅지가 의자에 많이 닿지 않는 게 좋다.
2. 등이 굽어 있다면 머리가 척추의 움직임을 이끌듯 위로 천천히 편다.
3. 좌골과 발바닥을 의식한다.
4. 몸 전체를 의식하고 디렉션을 순서대로 준다.
5. 호흡이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을 느끼며 긴장을 해소해 간다.

앉기에서 서기

1. 뒤꿈치를 의자 가까이에 가져온다.
2. 좌골에서부터 척추와 머리의 방향, 무릎과 발바닥의 방향을 의식하며 상체를 앞으로 구부린다.
3. 발바닥에 그라운딩이 되면 저절로 일어서게 된다. 충분히 숙이기 전에 일어서려 하면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발바닥과 좌골로 나뉜 그라운딩이 발바닥으로 충분히 이동한 후에 일어서야 한다.
4. 무릎의 방향성은 항상 발가락과 같은 방향이라는 걸 염두에 둔다.(일어서고 앉을 때마다 무릎 안쪽으로 힘을 주는 습관들이 많다.)
5. 무릎의 방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한다.
6. 여러 방향으로 시도해 보면서 편안한 방향을 자각한다.

서기에서 앉기

1. 무릎과 고관절을 구부린다.(멍키)
2. 천천히 앉는 과정에서 엉덩이와 무릎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한다.
3. 어디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지 관찰한다.
4. 엉덩이가 의자에 닿기 시작할 때 잠깐 멈춰 좌골 그라운딩을 할 시간적 여유를 준다.
5. 좌골에서부터 머리와 척추가 위로 향하는 방향성을 의식하며 척추를 세운다.
6. 등을 뒤로 미는 습관이 있어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을 때도 척추를 뒤로 비스듬하게 기울이려 한다면 자제한다.
7. 좌골로 안정된 그라운딩을 한다.
8. 호흡을 하면서 디렉션을 주며 긴장을 해소한다.

등받이 있는 의자에 앉기

등받이 있는 의자를 고르려면 좌골이 닿는 바닥과 등이 닿는 등받이가 수직으로 된 것이 좋다. 의자는 몸이 사용을 하는 물건이지, 몸이 축 늘어지듯(무너지듯) 무방비 상태로 의지하는 도구가 아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에도 바닥과 등받이에 닿아 있는 몸에 의식을 두어야 한다. 쿠션이 많은 의자일수록 그라운딩이 안 되기 때문에 척추를 수직으로 세우기 어렵다. 바닥이 너무 딱딱해서 좌골이 아플 경우에는 얕은 방석을 사용한다.
1. 가능한 등받이 쪽으로 깊이 엉덩이를 안정되게 자리한 후, 등받이에 등을 살짝만 기댄다.
2. 등받이에 닿아 있는 곳이 편안한지 확인하고 습관적으로 뒤로 밀지 않도록 자제한다.

척추를 편안히 세우지 못하게 디자인된 의자에 앉기

자동차, 비행기, 지하철, 학교, 사무실, 소파 등 거의 모든 의자들이 이에 해당된다. 밖으로 나가면 모든 의자들이 몸을 불편하게 한다. 그렇다고 앉지 않을 수도 없다.
1. 일단 의자에 앉아서 좌골이 아닌 천골로 구부정하게 앉아 있든, 척추를 무너뜨리고 앉아 있든, 머리가 뒤로 밑으로 눌린 듯 앉아 있든, 있는 그대로의 내 몸의 모양새를 전체적으로 의식한다.
2. 디렉션을 순서대로 준다. 의식을 하고 디렉션을 주더라도 이러한 의자 때문에 미세하게 무너지는 몸의 긴장을 기억하고 습관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를 관찰한다.
3. 나중에 세미수파인 자세나 등받이 없는 평평한 의자에 앉아 몸의 긴장을 해소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좋은 자세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그때그때 잘못된 자세가 습관화되지 않도록 긴장을 해소하는 시간을 갖는 습관을 몸에 들이는 게 중요하다.

알렉산더 테크닉 훈련(訓練, practice)은 사실 수행(修行)과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 특별히 무엇을 위해 갈고 닦는 수련(修練)의 의미보다 언제나 한결같이 일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수행의 의미가 더 깊게 담겨 있다. 따라서 AT를 수행한다는 것은 테크닉의 학습보다 현존(現存, presence)의 체화라 말할 수 있다. 지금 여기, 아무런 판단 없이 '있는 것(Being)'을 체화하는 과정이 AT의 훈련이며 생활 속의 수행인 것이다. 체화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표현하고 삶 속에서 실현해 가는 것이다.

불만스러운 자아상은 언제나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자아상의 망상을 통해 만족을 얻는 착각을 하게 된다. 성인이 되면서 이것이 굳건해질수록 고지식함과 완고함으로 무장되며, 더욱 자기 방어적이고 이기적인 존재가 된다. 이것이 자신이 몸으로 느끼는 긴장의 실체다. 자연스럽게 구조화된 상호긴장관계와 탄력성이 왜곡된 탓에 내면은 몸으로 표출시켜 해소의 기회를 얻으려 몸부림치게 된다. 이것이 곧 불편함[disease, suffering, 苦]이다.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본연의 존재 상태가 아닌, 무언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변형된 충동 속에 휩싸여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거짓된 자아와 싸우며 끝없이 에너지를 소모한다.

AT의 7대 원리와 훈련
디렉션(direction)은 마음속에 무심히 생각을 집중하는 훈련과 중추조절(primary control)이 그라운딩과 함께 변화되는 몸의 감각 속에 느낌을 관찰하는 훈련을 동시에 의식적으로 진행할 때 몸과 마음의 연결을 간섭하는 습관의 충동을 자제(inhibition)할 기회를 갖는다. 잘못 인식되어 반응하려는 것을 멈추고(pause), '노(NO)'하면 습관 속에 있던 감각인식오류가 수정되고 긴장은 해소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주의할 것은 우리 내면에 형성된 4가지 습관이다.
* 목적의식(end-gaining) : 결과에 집착하고 추구만 하는 상태
* 진행과정(means-whereby): 과거와 미래에 얽매어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는 상태
* 판단하지 않음(non-judgement) : 착각하고 분별하는 상태
* 넌두잉(non-doing) : 인위적인 행동으로 자연스런 변화에 저항하는 상태

중추조절 - 기기

1. 손바닥과 무릎으로 체중을 그라운딩하고 팔다리를 뻗는다. 정수리가 제일 앞으로 향하고 얼굴은 땅을 향한다.
2. 디렉션을 하나하나 순서대로 주면서 몸의 감각을 깨운다.
3. 머리가 앞으로 저절로 나가는 순간을 기다린다.(마음이 앞서 몸을 움직이려 하면 그 첫 번째 반응에 대해 '노(NO)'를 한다.)
4.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두르지 말고 몸의 흐름에 맡기며 천천히 움직인다.
5. 팔과 다리는 의식하지 말고 흐름에 맡겨도 좋다. 중요한 것은 머리와 척추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다.
6. 머리가 방향을 정해서 나가면 그 뒤를 따라 척추와 팔다리가 따라오는 것을 자각한다.

서기

1. 두 발을 골반 넓이 정도로 벌려 주고 양발의 좌우 각도를 균등하게 한다.(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11자로 서 본다.)
2. 양 발바닥 전체로 그라운딩한다(세 꼭짓점 유지).
3. 발바닥과 머리 위를 생각하며 몸의 중심을 몸 스스로 잡을 수 있도록 어떠한 간섭도 하지 말고 맡긴다.
4. 호흡이 편안해지는 위치를 관찰한다.
5. 중심이 편안해지면 무릎을 가볍게 구부렸다 폈다 하며 긴장을 관찰한다.
6. 몸을 전체적으로 관찰하면서 변화를 자각한다. 차후 디렉션을 익히면서 더 연습해 보자.
주의 : 자신의 판단대로 몸을 움직여 교정하려 하지 않는다.

멍키(monkey) - 구부리기

1. 양발을 골반 넓이로 벌리고 편안하게 서서 그라운딩한다.
2. 디렉션을 순서대로 준다.
3. 발바닥 그라운딩을 유지하면서 무릎이 앞으로 자연스럽게 구부러지고 발목과 고관절이 함께 접히듯이 움직인다.
4. 머리와 목, 척추가 하나로 연결되며 머리르 뒤로 꺾거나 허리에 힘을 주는 반응을 자제한다.
5. 이 자세에서 디렉션을 계속 주면서 몸의 긴장을 해소한다.
6. 불편해지면 언제든 다시 일어선다.
주의 : 1. 시선은 몸통을 따라 자연스럽게 아래를 본다. 정면을 주시하려 하면 뒷목에 힘이 강하게 들어가니 주의한다.
2. 처음부터 깊이 구부리지 않아도 된다.
3. 너무 오랫동안 멍키 자세를 유지하려고 무릎과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런지(lunge) - 한 발 내딛기

1. 서기 자세에서 진행하려는 방향으로 내딛으려는 한쪽 발의 각도를 조절한다.
2. 몸통 역시 같은 방향으로 맞춘다.
3. 진행하려는 방향으로 한쪽 발을 일정 거리 떼어 놓는다.
4. 천천히 앞쪽 무릎을 필요한 만큼 구부려 주면서 둥시에 상체를 기울인다.
5. 뒷발에 체중을 분산시키면서 척추와 골반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한다.
주의 : 골반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무릎의 방향과 힘의 균형을 조절한다.

자연의 원리를 건강에 적용하면 된다. 무엇을 내가 더 하고 있는가? 무엇을 습관적으로 반복하고 있는가? 그것이 밥이든, 술이든, 운동이든 그렇게 '더' 함으로써 불편해지는 상태(dis-ease, 질병)를 다시 편안한 상태(rel-ease, 해소)로 회복하면 본연의 조화로운 건강을 저절로 되찾는 원리가 알렉산더 테크닉이다.

'의식하다'는 사실 '집중하다'와는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AT는 넌두잉(non-doing)을 기초로 합니다. 넌두잉은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에서 저절로 되어가는 상태로 진행하는 훈련입니다.
'의식하다'의 다른 표현은 '깨어 있다.'입니다. 깨어서 경험하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그것이 감각이든 느낌이든 생각이든 움직임이든 뭔가 더 하고 있음을(doing)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생각의 해석과 판단 없이 감각 그 자체로 인식하고 있는 상태로 되돌아오라는 메시지입니다. 특별한 것을 더 하라는 것이 아니에요. 습관에 의해 뭔가 하려는 충동과 경향이 무의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자각(깨어 있기)'하는 것입니다.

한국 알렉산더 테크닉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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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을 떳떳하게 즐기는 법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충분히 쉬었다면 저절로 눈이 떠진다.

나무는 때가 되면 저절로 꽃을 피운다.

그것이 순리다.


게으름을 떳떳하게 즐기는 법 (How to be Idle) - 책갈피


주일학교 설교에나 등장하는 인물 말고, 제 스스로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인간이 정말 몇이나 되는지 궁금하다.
- <게으르게 살아가면서(On being idle)>, 1889, 제롬 K(Jerome K.)

“일어날 만한 일이 있으면 그때 일어날게.”
- 존 무어(Jhon moore), 톰 호지킨슨의 친구

성경에 기록된 신의 목소리는, 계속 침대에 누워 있기만 한다면 그 대가로 가난하고 주리게 될 거라고 경고한다. 게으름은 죄이며 죄의 대가는 사망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기독교는 잠에 대한 죄의식을 줄기차게 전파해 왔다.

수많은 남성용, 여성용 잡지들은 독자로 하여금 자기 신체에 대한 불만을 키우도록 만들어서 헬스클럽이라는 이름의 현대판 고문실로 보낸다. 우리들은 일터에서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한 것도 모자라 새벽부터, 또는 밤늦도록 러닝머신 위에서 헉헉대며 달리는 것이다! 그것도 아까운 돈을 써 가면서 말이다.

8시까지 침대에서 빈둥거린다 한들 뭐가 문제가 되겠는가. 침대 곁의 탁자에 두었던 담배를 여유롭게 만끽하고, 이 닦으러 가기 전에 그날의 모든 문제들을 찬찬히 떠올리며 사색하는 일은 멋지지 않은가. 이렇게 편안한 상태에서 우리는 전날의 성과와 실수를 곰곰히 짚어보고, 그날의 일과 중에서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려낼 수 있다. 9시 정각에 회사에 도착해서 노예 부리듯이 부하 직원을 감시하고 하릴없이 나머지 시간을 때우기보다는, 차라리 정각 10시에 도착해서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되는 편이 낫다.
- <생활의 발견(The Importance of Living)>, 1938, 임어당

알람시계를 없애면서부터 삶이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알람시계가 없어도 사람은 대략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스스로 습관을 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물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날 수밖에 없는, 운 나쁜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렇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은 건강하지 못하고 부유하지 않으며 지혜롭지도 않다. 그들은 주로 병약하고 가난하며 어리석다. 오히려 그들은 늦게 일어나는 사람들 밑에서 일한다.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아침 8시와 9시 사이에 런던, 도쿄, 뉴욕 등 거대한 산업 국가들의 대도시 지하철을 방문해보라. 그곳에서 우리는 절망에 찌든 일그러진 얼굴들을 실컷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건강해 보이는가? 그렇지 않다. 부유해 보이는가? 물론 아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붐비는 전철 안에서 출근 지옥을 겪을 리가 없다. 사실 최저임금 노동자일수록 가장 이른 시간에 전철을 타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들이 지혜로울까? 그런 식으로 출퇴근하며 숨 돌릴 겨를 없이 사는 판에 지혜를 논할 틈이 어디 있겠는가. 건강하고 부유하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가장 먼저 당신의 알람시계를 내다버리는 것부터 시작하라!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는 특히 어린아이들을 겁주고 통제하는 데 몰두했다. 그는 “아이들의 의지를 일찌감치 꺾으라”고 말했으며 다음과 같은 훈육법을 주장했다.
“아이들에게는 한 살 때부터 회초리에 대한 공포와 얌전하게 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 나이 때부터 지시받은 대로 행동하게 해야 한다⋯⋯ 버릇없이 굴면 사악한 악마가 기다리는 지옥 불꽃에 떨어진다는 무서운 이미지로 겁을 주어야 한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어린아이의 상상 속으로 녹아들어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점잖고 순종적인 성품을 갖게 만든다.”

“고된 노동이 뭐 대단히 낭만적이고 훌륭하기라도 한 거라면, 그게 정말이라면, 웨스트민스터 공작 역시 그 잘난 정원을 손수 파서 일궈야 하지 않겠어? 안 그래?”
- 제프리 버너드(Jeffrey Bernard)

상품을 구입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돈을 벌려면 힘든 일을 해야 하고, 아니면 빚을 져야 한다.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는 빚을 지게 되고, 그 다음엔 빚을 갚기 위해 계속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현대판 머슴살이라 부를 만하다.

신문이란 본래 게으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한테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신문은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도구다. 그들이 제시하는 문제란 전쟁, 기아, 정치 부패, 기근, 스캔들, 절도, 유괴, 강간 따위 사건으로 매일 같이 지면에 게재된다. 즉 신문들이 하는 일이란 사람들에게 불안을 부추기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 요인에 대한 해결책은 사설과 특집 기사 형식으로 제시되는데, 물론 냉장고, 자동차, 의류, 섹스 테크닉, 경보 시스템, 대출 정보, 보험 정책, 그리고 음악, 영화, 도서 등의 크고 작은 문화 상품들에 대한 광고가 그런 해결책의 하나로 한몫을 한다. 결국 신문들이 제시하는 문제는 불안이요, 해결책은 돈이요, 방법은 일이라는 뜻이 된다.

우리가 아무 것도 원하는 게 없다면 일할 필요가 없다. 욕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그러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또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 그러니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마태복음 6:28~29>

기존의 제도는 게으른 인구가 많아지는 걸 두려워하는 겁니다. 게으른 사람은 생각을 많이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은 대부분의 사회 제도에 거부감을 갖거든요. 사고하는 자는 반항아가 되고, 그러므로 게으른 자는 곧 반항아라는 말이 성립되는 겁니다. 결국 현재는 우리 모두 매우 바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됏지요⋯⋯ 어떤 환경하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볼 겨를이 없다는 말입니다. 프로이드는 게으름뱅이들의 자기 성찰 태도를 가리켜 병적이라고 단정했습니다. 그들의 사고방식이 불건전하고 왜곡돼 있으며 반사회적이고, 지나치게 예민해서 잠재적인 질병과도 같다고 진단한 거지요.
- 테렌스 맥케나(Terrence Mckenna)

강제수용소에 도착하자마자 게으름뱅이들은 검은색 삼각형이 새겨진 옷(정치범은 붉은색, 여호와의 증인은 자주색, 범죄자는 초록생, 동성애자는 분홍색 삼각형이었다)을 입어야 했다. 히믈러는 일을 기피하는 것을 일종의 전염병으로 보았다. 그 병원균이 국가라는 한 유기체를 좀먹고, 나아가 나치가 꿈꾸는 완벽한 세계를 내부에서부터 파괴시킬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따라서 게으름꾼들은 그들 구미에 전혀 맞지 않았다.

“올해 나는 정신적인 면에서 큰 발전을 이뤘네. <데일리 텔레그래프(Daily Telegraph)> 신문을 9일간 읽지 않았던 데 그 모든 공을 돌리고 싶어.”
- 마르셀 테로(Marcel Theroux)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요, 뿐만 아니라 가장 지적인 일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선택받은 사람만의 몫이다.
- <예술 평론(The Critic as Artist)>,1890, 오스카 와일드

농땡이를 부리는 것은 학교와 일터에서 주입받는 무미건조한 생활 원리, 즉 ‘지금 고생하면 나중에 행복해진다’는 통념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발하는 행위다. 그들은 내일까지 기다릴 수가 없다. 가장의 안정된 미래를 위해 즐거움을 늦춘다는 것은, 부르주아들이 생각해낸 얕은 속임수일 뿐이라고 여긴다. 그러므로 지금 닥친 순간을 붙들고 달아나버리는 것이다.

농땡이를 공식적으로 아주 당당하게 실행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거의 잊혀진 ‘성 월요일(Saint Monday)’이 바로 그것이다. E.P.톰슨과 더글러스 레이드(Douglas Reid) 같은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성 월요일은 제도화된 농땡이 관습이었다. 이 관습은 17세기의 기록에서 처음 언급되었고, 18세기 내내 지속되다가 19세기부터 차차 사라지더니 산업화에 의해 완전히 소멸되고 말았다. 성 월요일이란 안식일이 월요일가지 연장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성 월요일은, 아픈 직원에게 회사가 선심 쓰듯 허용해주는 현대의 휴일 제도와는 다르다. 아래서부터 자발적으로 진행되었다는 데 핵심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다. 즉 이 관습은 노동자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그들이 주축이 되었으며, 고용주의 반대 의사를 거스르고 시행되는 경우도 많았다. 성 월요일이 그토록 오래 지속되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 관습을 실천했던 사람들이 오늘날처럼 재산축적에 열망을 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생존에 필요한 만큼 이상으로는 돈 벌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것을 하고 싶어 못 견디게 하려면, 그 어떤 것이 아주 손에 넣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도록 만들면 되는 것이다. 톰이 위대하고 현명한 철학자라면, 일이란 몸이 해야만 하는 어떤 것이요. 놀이란 몸이 안 해도 되는 것임을 오늘 깨달았을 것이다. 조화를 만들거나 방아를 돌리는 것은 일이고, 반면 볼링을 하거나 몽블랑 산에 오르는 것은 왜 놀이가 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 <톰 소여의 모험(The Adventures of Tom Sawyer)>, 1876, 마크 트웨인(Mark Twain)

“숙취가 온다는 건 당신이 아직 끝까지 간 게 아니라는 신호입니다. 우리는 곯아 떨어져 잠들 때까지 술을 마시곤 하죠. 그러고는 일어나서 지난 서른여섯 시간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 시를 쓰고, 곯아떨어지기 전에 일어났던 일들을 띄엄띄엄 기억해내며 웃음보를 터뜨리곤 합니다. 사실 숙취란 음주 이후를 어떻게 계획하느냐에 달린 문제입니다. 일단 과음한 뒤에는 하루나 이틀 정도 완전히 일을 중단하고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해요”
- 키이스 알렌(Keith Allen)

“Travailler moins, produire plus.”
적게 일할수록 많이 생산하게 된다.

“다른 어떤 계기도 아니고, 오직 질병을 통해서만 깨닫고 배우고 낱낱히 분석할 수 있는 사실들이 있다. 매일 밤 침대에 들어가자마자 잠에 떨어지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곧장 일어나는 사람이라면, 결코 위와 같은 세밀한 궁리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위대한 발견은 고사하고, 잠에 관해 최소한의 관찰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당신의 몸은 당신 스스로 보살펴야 한다. 각종 법규와 노동조합이 방해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 길을 가야 한다.

시에스타는 완강하고 강제적이고 관습적이며 기계적인 모든 활동으로부터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갓길이다⋯⋯ 시에스타는 칼날처럼 예리한 통제의 범위를 벗어나, 우리가 우리 자신의 시간을 주장할 수 있는 수단이다. 시에스타는 우리의 해방자다.
- 티에리 파코(Thierry Paquot)

“뭘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면, 낮잠을 잘 때가 된 것이다.”
- 메이슨 쿨리(Mason Clloey)

근로 문화가 한층 여유로웠던 1950년대 미국에서, 직장인들은 잠을 푹 자고 술도 마셔야 한다는 권고를 공식적으로 듣곤 했다. 이와 같은 건강 유지법에 사람들은 ‘냅 앤드 닙(nap and nip)’이라는 매력적인 이름을 붙였다.

산책에 실패하여 다시는 산책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 그때가 바로 산책에 성공할 수 있을 때다. 왜냐하면 그때야 말로, 차분한 심정으로 언제나 열려 있는 자연의 가슴을 노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널> 핸리 데이빗 소로우(Henry David Thoreau)

플라뇌르는 어슬렁거리는 사람, 또는 게으름뱅이라는 뜻으로 19세기 프랑스에서 유래되었다. 이 말은, 당시 파리의 상가를 천천히 걷고 구경하고 기다리기도 하며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내던 신사들의 우아한 걸음걸이를 가리켰다.

이제 막 외국에서 들어온 사람이 된 듯한 마음으로 집을 나서라. 그래야만 이미 살고 있던 세상에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배를 타고 막 도착한 것처럼, 당신 집 현관의 매트나 주변 사람들을 한 번도 본적이 없던 것처럼 하루를 시작하라⋯⋯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하던 휴머니티가 당신 앞에 새로 전개될 것이다.
- <아케이드> ,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입구에 걸려 있던 전설적인 글귀 ‘Arbeit Macht Frei’는, ‘노동이 우리를 자유케 한다’는 뜻이다.

다크 자마이칸 럼 1온스.
골드 바베이도스 럼 2온스.
화이트 푸에르토리칸 럼 1온스.
살구 브랜디 1온스.
파파야 넥타 3/4 온스.
무가당 파인애플 쥬스 3/4온스.
커다란 라임 1개 즙낸 것.
곱게 가루 낸 설탕 1티스푼.
- 1960년대 좀비(Zombie) 제조법

인간의 삶이란 헛될 뿐,
고통과 슬픔은 이미 예정돼 있는 것.
게다가 물거품처럼 덧없는 것.
인간의 삶이란 비지니스,
돈과 걱정,
그 위에 또 걱정과 돈과 문제거리들.
허나 우리는 아무 것도 걱정하지 않아.
맑은 날이건 흐린 날이건
성내지도 않지.
온갖 슬픔은 떨쳐버리고,
밤을 새워 내일까지라도 노래 부르며
낚시하고 또 낚시할 뿐.
- 아이작 월튼(Izaak Walton)

게으름으로 가는 여정은 평생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그 여정이 언젠가 끝나게 돼 있고, 완전한 게으름이란 곧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 인생이 안고 있는 참으로 위대한 진리가 아닌가 한다.

담배는 아마 내 평생을 함께 할 친구가 될 것이다. 따라서 담배를 포기한다는 것은 사별의 아픔을 겪는 것이요, 주변 사람들이 내 잃어버리는 친구를 즐기는 광경을 지켜보아야 하므로 그 아픔은 두 배로 커질 것이다.

“이 습관은 눈에는 가증스럽고 코에는 혐오스러우며 뇌에 해롭고 폐에 위험하다. 악취 나는 불길한 연기는 끝도 없는 지옥의 구덩이에서 올라오는 그 끔찍한 연기와 곡 닮았다.”
- <담배에 대한 맹비난(A Counterblaste to Tobacco)>, 제임스 1세

담배는 평범한 일상의 어느 한 부분을 괄호로 묶어 특별한 시간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뿜고, 그 불씨를 가슴으로 빨아들이고 다시 내쉬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무언가를 초월한 듯한 느낌을 갖는다. 담배를 피우는 그 순간만큼은 정신이 고양되는 특별한 계기가 생기는 것이다.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 생각에는 변화가 찾아오고, 아주 잠깐이기는 해도 자기 자신을 떠나 무아지경에 빠지는 황홀경을 경험하게 된다.
- <담배는 숭고하다>, 리처드 클라인(Richard Klein)

나는 이성적인 사람을 좋아하지만 완벽한 합리성을 추구하는 존재들은 증오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재떨이가 없는 집안에 들어갈 때면 늘 겁을 먹고 마음을 놓지 못한다. 실내는 너무 깨끗하고 질서정연하며 쿠션들은 모두 제자리에 얌전하게 놓인 데다, 그런 집에 사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단정하고 냉철하다. 그래서 나도 실수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나를 가장 불편하게 하는 행동일 뿐이다.
- 임어당

사실 많은 시인들이 흡연가들의 오랜 난제, 즉 담배와 아내 사이의 갈등 때문에 고민했고, 대개는 담배를 선택하고 있다.

세상에 담배의 멍에를 기꺼이 참아줄 여자들은 많고 많으니,
여자는 그저 여자일 뿐, 그러나 좋은 시가는 꼭 피워서 연기를 마셔보아야 한다.
- 루디야드 키플링(Rudyard Kipling)

“대부분의 세상 문제거리들이란 너무 바쁜 사람들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가와 과학자들이 조금만 더 게으르다면 우리 모두 얼마나 더 행복해질 수 있겠는가”
- 이블린 워(Evelyn Waugh)

인테리어의 진정한 목적이란 자기 집을 꾸미는 일에 열중하도록 만드는 게 아니라, 바깥세상으로부터 벗어난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게으름꾼들이 자신의 내면세계에 집중함으로써, 바깥세상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과도 같은 원리다.

사람이 거주하는 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함이 아니라 세련됨이며, 졍교한 장식이 아니라 고상함과 우아함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부유함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 과시하는 걸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독창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즉 무언가를 새로 생각해 내는 능력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려한 외양에만 집착하려 드는 것이다.
- <생활의 예술(The Art of Living>, 리 리원(Li Liwen)

반란을 일으키는 건 확실히 즐거운 자유정신의 표현이기는 하지만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지난 1,000년간 인간적인 법 제정을 위해, 또는 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벌였던 혁명, 폭동, 반란들을 되짚어보면, 안타까운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변화를 가하자면 차라리 자기 자신과 아주 가까운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훨씬 낫다는 것이다.

‘담화(談話, speaking)’와 ‘설화(說話, conversation)’ 후자가 말을 더 많이 하고 여유로우며 화제도 한층 사소하고 비지니스와는 동떨어진 것들이다.
- 임어당

“그가 사람들과 옥신각신 한다는 것은, 그 사람들을 말씨름을 벌일 수 있는 존재, 즉 존슨과 대등한 입장으로 보았다는 증거다. 존슨의 막무가내 식 대화 태도는, 축구처럼 양자가 평등한 입장에서 싸움을 벌인다는 사상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 G. K. 체스터톤

지혜롭고 유쾌하게 대화를 이끌어 갈 줄 아는 사람이 너무나 드문 이유는, 사람들 대부분이 상대방이 한 말에 명확한 답변을 해주려고 고민하기보다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에만 몰두하기 때문이다. 이제 사려 깊은 답변을 듣기란 너무나 어려워졌다. 대화중인 사람들의 눈을 들여다보면, 상대가 말하는 내용에는 점차 관심이 멀어지고 자기가 말하고 싶은 화제로 돌아가고 싶어 초조해하는 걸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자기만을 만족시키려 한다면 결국 타인을 만족시키거나 설득하지 못하게 된다. 잘 듣고 요점에 맞게 대답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완벽한 대화의 자질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금언>, 라 로슈푸코(La Rochefoucald)

H. D. 소로우(Thoreau)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기란 무척 쉽다. 우리 스스로 자신을 위한 일련의 행동 규칙을 만든 다음, 그것들을 실천하지 못할 때만 죄책감을 느끼면 된다.

칠아웃(Chill-Out) 문화도, 사실 명상을 위주로 하는 것이었다. 레이브 주최자들이 춤에 지친 사람들한테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면서 칠아웃은 시작되었다. 참가자들은 편안하게 앉아 잔잔한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광적인 무아지경 상태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날에는 일을 하기가 무척 힘들어진다. 쉽게 짜증이 나고 비이성적이 되며 사람들과 자주 언쟁을 벌이게 되기 때문이다.

일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요즘 일을 전부로 여기고, 수많은 사람들이 일 외의 것에는 아무 관심도 두려 하지 않는다.
- 조지 기싱(George Gissing)

고대 이집트에서는 대중에 널리 퍼진 속설에 따라, 1년에 5분의 1은 일하는 걸 금지했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1년에 축제일이 50~60일이나 되었고, 그리스의 도시 국가 타렌툼은 전성기 때 축제일이 근무일 수보다도 많았다. 고대 로마력을 보면 명목상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재관이나 공공 업무가 시행되지 않는 날이 108일이나 되었고, 율리우스 력에서는 그 숫자가 훨씬 많았다.
- <영국인의 휴일(The Englishman’s Holiday>, J. A. R. 핌로트(Pimlott)

꿈을 부정하는 현실 속에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다루는 작은 세계에만 관여할 뿐, 그 밖의 분야에 관해서는 철저하게 입을 다문다. 정신세계는 정신 분석가가, 중부라는 세계는 정치인들이, 음식의 세계는 슈퍼마켓과 그곳의 점원들과 요리사들이 전담한다. 커다란 하나의 세계는 수백만 개의 작은 세계들로 갈라지고, 그것들은 서로 경쟁을 벌인다. 그 결과 인간은 절망과 어리석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불행을 겪고 있다. 누군가가 지정해준 룰을 따라가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청한다. 그것이 소용이 없으면 또 다른 사람한테 돈을 지불하고 다시 도움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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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행동에 관한 에세이. 상호작용의례.



우리가 삶에서 상투적으로 겪는 상호작용 과정을 사전처럼 또박또박 정의한 책이다.
처음엔 뭐 이런 걸 책으로 다 썼나 싶었지만 읽을수록 흥미로운 내용이 나타났다.

상호작용의례 - 책갈피


자신의 사회적 가치가 드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자기가 지켜오던 노선에 통합되지 못하는 사람을 일러 체면이 망가진(be in wrong face) 사람이라 한다. 상황에 적절한 노선을 갖추지 못한 채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 나타나는 사람을 가리켜 체면 없는(be out of face) 사람이라 한다. 다른 참여자들이 장난조로 당사자에게 눈치를 주기도 한다. 물론 당사자가 스스로 상황 파악을 못했음을 알아차리는 심각한 상황도 있다.

회피절차(avoidance process) 체면에 위협이 될 상황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위협을 될 법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서로를 피하는 관계, 중재자가 중간에서 새심하게 역할을 해야 하는 관계까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회 성원들도 체면 유지에 위협이 될 만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우아하게 한발 물러서는 게 좋다는 사실을 안다.

체면 손상의 위험을 감지하여 취하는 일련의 언행과 의례 균형의 복원 과정을 나는 주고받기(Interchange)라고 부르기로 한다. 행위자가 행동 수순으로서 상대에게 전하는 모든 것을 메시지 또는 조치라고 정의하면 주고받기는 두 사람 이상, 두 가지 이상의 조치로 이루어진다. "실례합니다(Excuse me)"라는 말에 "그러세요(Certainly)"라 대답하기, 선물이나 방문 주고받기가 아마도 미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명백한 보기일 것이다.

네 가지 고전적 형태의 주고받기

  • 도전(challenge) : 도전은 그릇된 행실에 주의를 일깨우려 참여자들이 책임을 떠맡는 조치다.
  • 제안(offering) :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에게 무례를 만회하고 표현적 질서를 복원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 수용 : 제안을 받은 이들이 표현적 질서와 그 질서로 지탱되는 체면을 살리는 만족스러운 수단으로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다.
  • 감사 : 용서받은 자가 자기를 너그럽게 용서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끝이 난다.
너무 감수성이 둔하고, 눈치도 없고, 긍지가 부족하고,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은 상호작용에서 신뢰할 만한 사람이 못된다. 자기 체면도 지키지 못하고 당황해 하는 다른 이들에 체면 또한 지켜주지 못하는 사람은 실제로 사회에 위협이 된다. 그런 사람은 방자하게 굴 테고 다른 사람들도 이에 속수무책일 것이다.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너무 긍지가 강한 사람도 다른 이들에게는 어린아이 어르듯 조심조심 다루어야 할 대상이다. 재치가 넘치거나 배려가 지나친 사람은 너무 사교적이라서 실제로 사람됨이 어떤지, 장기적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준다.

회피의례는 말 그대로 행위자가 존대를 받는 이와 알맞은 거리를 지켜 짐멜(Simmel)이 '이상적인 영역'이라 부른 선을 넘지 않도록 조심하는 존대 형태다.

인류학과 사회학에서 가장 흔히 드는 예가 다른 사람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 거리존중 의례다.

영국에서는 중간 계급이 사는 도심 지역에서 하위 계급이 사는 농촌 지역으로 갈수록 좌석 사이의 간격이 좁아진다. 변방의 섬 셰틀랜드에서는 식사자리에서나 그 비슷한 사교모임에서 서로 몸이 닿더라도 침범으로 여기지 않으며 사과를 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참여자들의 서열과 상관없이 행위자는 상대가 당연히 불가침을 보장받으려는 기대를 하고 있음을 느낀다.

행위자가 상대의 일상 영역에 예사롭게 드나들고 사생활을 침범할까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사이라면 친숙한 관계라고 말한다. 행위자가 상대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면 어색한 관계 또는 정중한 관계라고 말한다. 두 개인 사이의 품행을 규정하는 규칙은 친숙한 관계인지 정중한 관계인지에 따라 대칭적일 수도 있고 비대칭적일 수도 있다.

연출의례라고 이름 붙인 두 번째 유형은 존대를 하는 쪽에서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으로 닥칠 상호작용에서 상대를 어떻게 대우할지 상대에게 입증해 보이는 행동을 모두 포함한다. 연출의례에서는 의례관행과 관련된 규칙이 금지가 아니라 처방의 성격을 띤다. 회피의례는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규정하는 반면 연출의례는 해야 할 바를 규정한다.

처신은 남들이 보는 자리에서 개인이 품행, 옷차림, 태도를 통해 자신이 바람직한 자질을 지닌 사람인지 아닌지를 나타내주는 의례적 행동의 요소를 가리킨다. 미국 사회에서 '좋은'또는 '올바른' 처신이란 결단력과 진정성, 겸손함, 스포츠맨 정신, 말과 행동의 단호함, 자기의 감정·입맛·욕망에 대한 자제력, 압박감에 시달리면서도 침착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 따위를 가리킨다.

개인이 자신이 지닌 특정한 부분만을 치장하여 자아상을 완성하려면 남들에게 의존해야 한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하다. 각자 자신의 이미지는 처신으로, 타인의 이미지는 존대로 표현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래서 사람됨이 완전히 드러나려면 각자가 서로 존대와 처신을 주고 받는 의례 사슬에서 손을 잡고 있어야 한다. 개인에게 고유한 자아가 있음은 사실이겠지만 그 고유한 자아라는 것도 순전히 의례적 협동작업의 결과다. 처신을 통해 표현한 부분이 그를 대하는 남들의 존대 행동으로 표현된 부분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은 것이다.

사람은 극심한 제약을 받으면 반사적으로 정상 영역을 벗어날 수밖에 없다. 관습적 의례를 행할 때 쓰이는 기호나 물리적 수단을 이용할 수 없는 탓이다. 남들이 혹 그에게 의례적 존중을 보여준다 해도 그는 답례를 할 수도 없고 존중받을 만한 사람다운 언행을 할 수도 없다. 가능한 것은 의례적으로 부적절한 말뿐이다.

보통 일상의 중요한 상황에서 당황하는 경우는 서로 다른 맥락에서 투사된 자아들이 충돌할 때 생긴다. 다른 상황맥락에서는 타당한 자아가 당장의 상황맥락에서 투사된 자아와는 어긋나 일관된 자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가 그렇다. 따라서 당혹감은 우리를 '역할 분리(role segregation)'로 유도한다. 누구에게나 여러 역할이 있지만 대게는 '청중 분리(audience segregation)' 덕분에 역할 딜레마에서 벗어난다. 보통 어떤 한 역할을 할 때의 청중은 다른 역할을 할 때의 청중이 아니라서 개인은 그 어느 쪽도 해치지 않은 채 역할마다 각기 다른 사람이 되어 자신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화제에 자연스럽게 상호몰입 하는 상태를 기준으로 삼으면, 우리는 화제로부터 소외되는 경우가 참으로 흔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상호 몰입은 일반적인 기준에서 보면 결함도 많고 부패하기도 쉬운 허약한 상태, 언제라도 개인을 소외시킬 수 있는 위태롭고 불안정한 상태다. 여기서는 의무적인 몰임을 다루고 있는 만큼 소외는 '몰입불량(misinvolvement)'이라 할 수 있는 부정행위에 속한다. 몰입불량에서 비롯된 몇 가지 전형적인 소외 형태를 살펴보자.
1. 딴생각(External Preoccupation) : 개인은 정해진 관심의 초점에 집중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나누는 이야기나 다른 참여자들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일에 사로잡힐 수 있다.
2. 자의식(Self-consciousness) : 정해진 관심의 초점에 집중하는 대신 개인이 자기가 잘하고 있는지 잘 못하고 있는지, 남들에게서 바람직한 반응을 얻는지 그렇지 않은지, 지나칠 만큼 자기 자신에게 신경을 쓸 때가 있다. 개인적 자의식은 우연히 자기가 소재가 된 대화의 내용에 몰입한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대화의 내용에 스스럼없이 몰입해야 할 순간에 상호작용자로서의 자기 모습에 주의를 기울인 결과다.
3. 상호작용에 대한 의식(Interaction-consciousness) : 대화 참여자는 공식 대화 내용에 자연스럽게 몰입하지 못하고 상호작용의 진행이 미진하다는 점에 신경이 쓰일 수 있다. 자의식의 경우만큼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그런 상태가 어디에서 비롯하는지 그 몇 가지 원천의 실례를 들어보자.
상호 작용을 의식하게 되는 흔한 경우 중 하나는 개인의 남다른 책임감에서 비롯한다. 상호 작용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적절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4. 타인에 대한 의식(Other-consciousness) : 상호작용 중에 다른 참여자에게 신경이 쓰여 산만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개인은 자의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화에 집중하지 못한다.
타인에 대한 의식을 유발하는 한 가지 흥미로운 원천은 '과잉몰입'이다. 어떤 대화에서든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개인이 대화에 얼마나 심취해도 좋은지, 적정 몰입 수준을 규정하는 기준이 설정된다. 자기에게 허용된 정도 이상으로 감정에 휩쓸리거나 행동의 자제력을 잃지는 말아야 한다. 물론 사회적으로 인정된 그 자리의 중요성과 개인이 맡은 역할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개인은 어느 정도 몰입을 유보할 감정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개인이 화제에 지나치게 몰입해서 자기의 감정이나 행동을 스스로 절제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다른 이들에게 주게 되면, 다시 말해 그 사람이 그 순간의 상호작용 세계를 너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면, 다른 이들은 나누던 화제에 몰입하지 못하고 그 사람 자체에 주목하기 십상이다. 한 사람의 지나친 열정은 다른 이들을 소외시킨다. 어떤 경우든 개인이 지나치게 몰입하면 일시적으로 상호작용자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

소규모 분석으로 정평이 나 있는 프로이트학파는 이제 증상이라고 불리는 특정한 위반 행동을 위반자의 의사소통 체계와 방어기제, 특히 어린아이 단계로의 퇴행으로 읽고 해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심리학적·전문적 관점의 승리에는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이 심리학적으로 정상이며(건강하지 못한 결혼관계를 끝낼 수 있을 만큼 강해졌음을 보여주는 사람의 경우처럼) 사회적으로 적절한 행동이 사실은 병적일 수 있다(일부 실험연구자들이 발견한 강박증과 성욕감퇴 증상 따위)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 다. 한마디로 말해, 드러난 증상이란 정신과 의사에게 탐색을 시작해도 좋다는 허가증 같은 것이다.

대면 상황의 품행규칙은 특정 공동체에서 서로 융화되는 모습을 연출하여 일종의 제왕의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관행적 상투어로 서로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고, 각자 분수를 지키며, 서로가 관계에 성실하고 말과 몸의 교류를 허용하되 남용하지는 말아야 하고, 사교 자리를 존중해야 한다. 이런 규칙들의 위반이 상황적 부적합성이다. 위반은 대개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의 권리를 훼손하고 또 공개적인 사실로 알려진다. 위반의 동기가 그 자리에 있는 어떤 인물이나 또는 그 자리에 없는 사람과의 특별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부적합성은 일차적으로 대인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언어 형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적 품행에 있다. 품행의 결함이 정보 전달이나 관계 맺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면 상황에서 지켜야 할 예의나 처신에 있다는 뜻이다.

"줄 위에 오르는 것이 삶이다. 그 나머지는 기다리는 시간일 뿐이다." - 탤컷 파슨스(Talcott Parsons)

동전 던지기의 결정적 특성은 그 단계적 성격에 있다. 내기를 하는 소년들은 동전 던지기의 조건에 합의해야 한다. 몸을 나란히 하고 서서, 한 번에 동전을 몇 개나 걸지 또 누가 동전의 어떤 면을 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내기에 자신을 던질 자세와 몸짓을 갖추어서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넘어서야 한다. 이것이 내기를 거는 단계 또는 겨룸을 준비하는 단계(squaring off phase)다. 다음은 인과적 힘이 실제로 작용하여 결과를 생산하는 결정 단계(determination phase)다. 이어서 결과가 드러나는 노출단계(disclosive phase)가 뒤따른다. 이 단계의 지속시간은 내기 참여자들이 선 자리와 결정 도구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개 아주 짧고, 특별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마지막은 청산단계(settlement phase)로, 결과가 드러난 후 진 사람이 내기에 건 돈을 내놓고 이긴 사람은 돈을 거둬들인다.
준비, 결정, 노출, 청산의 네 단계를 거치는 내기가 한 판(span)이고, 한 판과 다음 판 사이에는 휴식시간을 갖는다. 내기 한 판에 걸리는 시간과 한자리에서 몇 판을 할지를 결정하여 내기를 계속하는 동안을 가리키는 내기지속시간(session)은 구별해야 한다. 정해진 단위시간 동안 완료된 내기의 수가 내기의 비율이다. 평균 내기지속시간에 따라 내기 비율의 상한선이 정해진다.

게임과 시합의 특성은 일단 내기에 들어가면 결과의 결정과 청산의 짧은 시간 안에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기 한 판이 벌어지는 동안 단일한 인식의 초점에 대한 집중력이 최고조로 유지된다.

동전 던지기는 동전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을 50 대 50으로 셈할 선험적·경험적 근거가 있다. 누가 동전을 던지는가는 따질 필요가 없다. 그 점이 동전 던지기의 좋은 점이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발생할 결과를 완벽하게 규정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때가 많다(예컨대, 두 소년이 여러 갈래로 길이 나 있는 깊은 동굴 앞에 서서 무슨 일이 생기나 보려고 동굴 속을 탐험해볼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그렇다). 모든 가능한 결과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각 결과에 결부된 운수란 실제 체험했을 때 느낄 법한 막연한 매력을 근거로 대충 추정하는 것일 뿐이다. 게다가 결과를 추정하는 사람도 자기 판단이 얼마나 엉성한지는 잘 모른다. 대부분 삶의 상황에서 우리는 주관적 활률, 기껏해야 매우 느슨한 전반적 추정치인 주관적 기대 효용성을 가늠할 뿐이다.

죽은 시간은 사후영향이 없다. 토막 나고 단절된 시간이다. 나머지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개인 삶의 경로는 그런 죽은 순간들에 좌우되지 않는다. 개인 삶은 그처럼 죽은 시간들에 휘둘리지 않도록 구성된다. 시간을 죽이기 위해서 하는 활동은 개인을 구속하거나 발목을 잡지 않는다.
시간 죽이기에 들어간 사람은 흔히 문젯거리(problematic - 아직 결정 나지 않았지만 곧 결정될 무엇. 즉, 미리 계획되거나 결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서 즉각 선택하고 결정하는 문제를 뜻한다.)활동을 하게 된다. 잡지나 TV를 보겠다는 결정은 자리에 앉은 후에 한다. 사후영향이 없는 문젯거리 활동이다(흥미롭게도 이는 동전 던지기 사례와 똑같다. 우리의 어린 도박꾼들은 동전 던지기 내기의 승리에 주관적으로 큰 가치를 두겠지만 사후영향은 있을 리 없다).

운명을 구성하는 기본 토대

  1. 우발적 또는 문학적 의미의 운명이 있다. 평소에 잘 관리하고 주의하지 않은 일이 뒤늦게 운명적 순간이었던 것으로 드러날 때가 있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사건이 뒤이어 벌어진 사건과 얽히면서 원인으로 작용했음이 드러나는 경우다.
  2. 사후영향이 없는 단절된 순간이라 하더라도 그리고 사후영향이 있는 임무를 아무리 안전하게 잘 관리한다 하더라도 개인이 그 순간을 자신의 소유로 온전히 누리려면 반드시 그 자리에 몸으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몸은 그간 받았던 온갖 상처와 더불어 살아야 하고 가는 곳마다 지니고 다녀야 하는 자아와 일체를 이루는 몸이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행동하더라도 몸은 얼마쯤은 늘 위험에 처하기 마련이다.
  3. 인간 조건은 타인이 함께 있음(co-presence)을 의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적 상황은 두 사람 이상이 신체적으로 함께 있는 동안 상호 감시가 가능한 환경으로 (일차적으로) 정의할 수 있고 상호 감시가 이루어질 수 있는 영역 전체를 포괄한다. 개인의 활동은 말 그대로 사회적 상황에서 또는 혼자일 때 하는 것이다.
인격적 성장이란 설사 제 주변 세계를 즉각 파괴할 만한 능력이 생기더라도 자진해서 포기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보통은 학습이 너무 잘 이루어진 나머지 일상 삶에서 체계적인 포기가 다반사라는 사실, 개인이 점잖게 굴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아수라장과 같은 상황에서 비롯한다는 사실을 사회적 삶을 탐구하는 연구자는 잘 보지 못한다.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순간은 사후영향을 미치는 문젯거리가 없는 순간이라 규정했다. 그런 순간은 무미건조하다.(그런 순간에 불안을 느낀다면 그것은 나중에 사건이 벌어질까봐 불안한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위험과 기회-흔히 위험을 무릅써야만 생기는 기회-를 동반하는 실용적 도박을 자진해서 포기하고 무미건조한 상태에서 편안함을 느끼려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안전성이다.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행동궤도를 확실히 관리할 수 있고 목표를 점진적으로 그리고 예상대로 실현할 수 있다. 그렇게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들의 기획에도 무리 없이 효과적으로 통합될 수 있다. 삶의 불확실성이 적은 사람일수록 사회는 그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그러니 개인은 운명적 사건 발성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현실주의적 노력을 기울이며 격려도 받는다. 위험에 대처하는(coping) 것이다.

위험에 대처하는 기본기 중 하나는 몸조심이다. 개인은 행여 부상당할 위험성이 있을까 조심한다.
진지한 업무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빈둥거릴 때도 몸조심은 의무에 속한다. 약간의 몸조심은 언제나 해야 하는, 인간존재의 항구적 조건이다. 그래서 어느 사회에서나 부모가 자식을 염려하여 당부하는 말은 '몸조심'하라는 것과 피할 수 있는 운명적인 사건에 쓸데없이 끼어
사건 발생을 통제하는 또 다른 수단이자 몸조심만큼이나 많이 강조되는 것은 준비성이다. 이는 장기적 결과를 이루기 위해 아주 조금씩 쌓아가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장기목표 지향성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하루 노력을 생략해도 전체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삶에 대한 칼뱅(Cal-vin)식 해결책 있다. 일단 하루 일과를 아무런 소득도 없는 일과 조금씩이라도 결과에 보탬이 될 일로 분리해두면 정말로 잘못될 일은 없다는 것.
은명적인 사건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또 하나의 모범적 수단은 다양한 형태의 보험이다. 곤경이 닥칠 경우 치러야 할 비용을 삶의 경로 전체에 골고루 분산시켜 '큰 손실을 작은 고정비용으로 바꾸는 것'이다.
예의범절 체계 역시 원치 않은 운명적 사건, 이를테면, 본의 아니게 상대를 모욕하는 무례를 저질렀을 때를 대비한 보험의 형태로 볼 수 있다. 예의범절 체계는 특히 대면 상호작용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통제수단이다.
위험을 줄일 수단이 있고 그 수단에 의지하면 불안을 야기하는 새로운 조건, 새로운 근거가 생긴다는 점에 주목하자. 별 탈 없으리라 여기고 있는데 뜻밖의 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의 여파가 그 순간을 넘어서서 이후 개인의 삶을 훼손하게 되면 개인은 이중으로 손실을 입는다. 문제가 된 최초의 손실에다 자기 스스로에게나 남들 눈에나 자신이 위험을 최소화하고 후회할 일은 피하는 이성적 통제력, 즉 '조심성'이 없는 사람으로 비쳐 손실을 보태는 셈이다.

항시 운명적 상황과 마주치는 사람, 예를 들어 전문 도박사나 최전방의 병사가 삶에 적응하는 방식을 세밀하게 관찰해보면 특이하게도 그들은 결과에 대한 경각심이 아주 무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도박을 거는 세상도 결국은 하나의 세상이며, 운을 거는 사람은 그 세상을 어떻게 해쳐 나갈지를 배운다. 도박자는 자기가 이전에 세상과 맺은 관계는 평가절하하고 남들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세상을 운이 걸린 관계로 받아들임으로써 부침을 거듭하는 자신의 처지에 적응한다. 관점은 상황을 정상화하는 경향이 있다. 상황조건을 완전히 받아들이면 삶이 그런 조건들로 구성될 수 있다. 또 밑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추락이 아니라 상승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일 것이다.

마이클 발린트(Michael Balint)는 이 같은 안전한 공포감이 주는 짜릿한 흥분을 명쾌하게 묘사한 바 있다.
이런 종류의 재미와 즐거움에서 볼 수 있는 세 가지 특징적인 태도는 (a) 약간의 두려움 또는 최소한 실재하는 외적 위험에 대한 인식, (b) 위험과 두려움에 자발적·의도적으로 자신을 던지기, (c) 위험을 참아내고 정복할 수 있으리라, 위험은 지나갈 것이고 다치지 않은 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으리라 하는 희망 섞인 자신감이다. 외적 위험에 맞닥뜨릴 때 느끼는 두려움, 재미, 희망 섞인 자신감의 혼합물이 바로 짜릿한 흥분을 구성하는 근본 요소다.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상업화된 행동의 마지막 유형은 내가 '환상의 제조(fancy milling)'라고 부르는 것이다. 미국 사회의 성인들은 고급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돈이 많이 들고 유행하는 오락을 즐김으로써, 화려한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고 명사들과 어울림으로써 사회적 신분 이동을 맛볼 수 있다. 이 모두를 동시에 또 보는 사람이 많을 때 하면 신분 이동의 감각을 한층 더 즐길 수 있다. 이런 것이 소비를 과시하는 행동이다. 또한 자기과시적인 사람들이 꽉 들어찬 대규모 모임 자리는 단지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군중이 자아내는 흥분을 확산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다음에는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게 하는 불확실성을 초래한다. 진정한 관계로 이어질 연애놀이도 가능하고 군중 가운데 진짜배기 행동을 실행하는 누군가에게 떠밀리는 생기에 넘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운명적인 사건의 처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성격 형태

  • 우선, 다양한 형태의 용기(courage)가 있다. 곧 닥칠 위험을 내다보면서도 행동을 불사하는 능력이다. 용기는 위험의 성격에 따라, 즉 신체적 위험인지, 금전적 위험인지, 사회적·정신적 위험인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 불굴의 투지(gameness)는 좌절감, 고통, 피로에 지쳐도 굽히지 않고 계속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자질이다. 맹목적이고 무감각해서가 아니라 의지와 결단력이 있어서 불굴의 투지를 발휘하는 것이다.
  • 사회 조직의 관점에서 핵심적 성격 특성은 성실성(integrity)이다. 상당한 이득이 걸려 있고 순간적으로 도덕적 기준을 벗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유혹을 뿌리치는 성향을 가리킨다.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상황에서 운명적 활동을 할 때는 성실성이 특히 중요하다. 사회마다 훌륭하다고 인정하는 성격의 종류는 상당히 다르지만 성실성을 인정하지 않고 육성하지 않는 사회는 오래 존속할 수 없다.
  • 정정당당함(gallantry)이란 형식 자체가 내용을 좌우하는 것일 때 그 예절 형식을 지킬 수 있는 자질을 가리킨다.
  • 운명적 사건의 관리와 관련된 성격 가운데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자제력, 냉정함, 차분함을 가리키는 침착성이다. 침착성은 기본 자질을 발휘하는 데 직접 영향을 미침은 물론이고 침착성 자체만으로도 평판의 근거가 되는 까닭에 이중으로 사후영향이 있다.
    침착성에는 행동의 차원이 있다. 운명적 상황에서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부드럽게 절제된 방식으로 신체적 기량(작은 근육의 통제가 특징적인)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침착성에는 또한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요구되는 자기감정의 통제라는 정서적 차원도 있다. 실제로 정서적 차원은 대화와 몸짓에 사용되는 신체기관의 통제와 관련이 있다.
    또한 침착성에는 품위라는 신체적 차원도 있다. 치러야 할 대가, 난관, 엄청난 압력이 있음에도 자세를 단정하게 유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침착성의 마지막 차원은 무대 위에서의 자신감이다. 대규모 관중 앞에서 당황스러움, 창피함, 두려움, 자의식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위험과 기회에 맞설 수 있는 자질을 가리킨다.

사람들의 본성에 대한 민간의 믿음

  1. 성격 특성은 기본 자질과는 달리 단 한 번의 표현으로 확정되는 경향이 있다. 성격 특성은 중대한 사건을 미처 피하지 못한 드문 경우에 나타나는 것이기에 즉각 뒷받침할 근거를 보태거나 수정할 수가 없다. 부득이 하나의 표본에 기댈 수밖에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성격 특성이란 예외를 허용치 않는 이미지에 속한다는 점이다. 개인이 가장 벗어나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순간에 자기가 한결같은 성격의 소유자임을 보여줄 결정적 기회가 찾아온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한결같음이 사실상 성격의 전부다.
  2. 일단 강한 성격이 입증되고 나면 당장은 성격을 재구성할 필요가 없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행위자가 자기 성격을 지킬 수 있다.
  3. 어떤 식으로든 한번 성격 표현에 실패하면 개인은 그 이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자포자기에 빠진다는 믿음도 있다. 자기에게는 철저히 지켜야 할 의지가 있고 의지를 지키지 못하면 완전히 무너진다는 믿음에 사로잡힌 병사는 적군의 심문에 무언가를 한번 누설하고 나면 자기가 알고 있는 기밀을 전부 털어놓는 경향이 있다.
위험을 피하면 '겨룸을 놓고 겨루기'가 벌어지는 결과가 따른다. 성격이 망가질 위험한 상황을 피하려는 사람은 겨룸에 들어갈지 말지를 놓고 제3자와 겨루어야 할 처지에 놓인다. 공격자는 자기의 먹잇감이 무슨 수를 쓰든 대결을 피하려 든다고 생각하면 증인을 세워 자신의 용맹을 과시하고 상대의 약점을 노출시키려 한다.

사소한 언행이 심각한 대결이나 결전을 자초할 수 있다. 결판을 내는 동작을 하나 구체적으로 들어보다. 일어서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보는 자리로 걸어가 공개적으로 행동을 촉구하는 몸짓이다. 성인들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뜻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비행청소년의 걸음걸이'라는 것이 있다. 그런 걸음걸이로 자기네가 먼저 움직였다는 뜻은 물론이고 자기네가 겨냥했고 또 겨냥하는 상대가 맞서기를 피했다는 뜻도 동시에 드러낸다. 투우장에서 투우사가 으스대며 걷는 산둥가(Sandunga)라는 걸음걸이도 표현양식의 일종이다.

인간에 대한 전통적인 사회학의 관점은 낙관적이다. 사회적으로 규정된 목표를 '이기심'에 사로잡혀 탐하는 짐승 같은 인간을 보면, 그를 붙잡고 면밀하게 구성된 기본원칙에 따라 욕망을 절제하라고 설득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나는 중요한 규칙으로 '상황적 속성', 즉 당면한 상황에서 개인이 보여주어야 할 품행유지 규준을 보태고 싶다). 따라서 개인이 일으키는 문제는 주로 합당한 욕망을 습득하지 못하거나 욕망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일부러 어기는 탓에 생긴다.

안전하지만 순간에 충실하지 못한 삶에 대한 일종의 양가감정도 있다. 성격에는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면도 있지만 쉽게 표현할 수도 안전하게 획득할 수도 없는 면 또한 있다. 신중하고 빈틈없는 사람들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성격을 드러낼 기회를 단념해야 한다. 개인을 운명적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장치는 또한 그 자신에 관한 새로운 정보, 중요한 표현을 가로막는 장치이기도 하다. 그 결과, 신중한 사람은 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어떤 가치, 바로 자기가 바람직한 사람임을 표현할 수 있는 어떤 가치를 실현할 길이 없다.
그래서 실용적 도박을 찾거나 아니면 적어도 일상사에서 무언가 일을 벌인다. 정상을 벗어난, 피할 수도 있는, 극적인 위험과 기회로 가득 찬 일들이 바로 행동이다. 운명적 성격이 강할수록 행동은 더 위험해진다.
운명적 상황은 개인에게 아주 특별한 시간을 선사하고, 위험한 행동이 그 개인에게 특별한 시간을 체험하게 해준다. 개인은 운명적 상황에 자신을 던질 각오를 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한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개인이 자신을 던지게 만드는 상황에서는 문젯거리이며 사후영향이 있는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개인의 주관적 경험이 유지되는 동안 개인이 상황에 대처한 결과가 나오고 보상도 얻어야 한다.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째깍째깍 흘러가는 몇 분 몇 초의 시간과 맞서야 한다. 짧은 시간 안에 결판이 나는 불확실한 결과에다 자신을 던져야 한다. 그리고 적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피할 수 없을 때는 개인은 자신을 운명에 맡겨야 한다. '도박'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위험한 행동은, 대개 영웅주의에 결부된 기회를 몽땅 상실할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도, 영웅적 품행과 비슷한 도덕적 이점을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러나 위험한 행동에는 또 상당한 대가가 따른다. 개인이 대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삶의 한 영역에서 운명적인 것으로 보이는 행동에 참여한 대가를 나머지 삶에서 치르도록 정교하게 계산해놓은 상업화된 영역에 참여하는 것이다. 소액의 요금만 치러도 되고 의자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집을 나서기만 하면 된다.
성격은 유지하되 비용은 줄이고 싶은 사람들에게 사회가 제공하는 또다른 해결책이 있다. 대중매체를 통해 대리체험을 제조하고 배포하는 것이다.
상업화된 대리체험의 내용을 검토해보면 놀라울 만큼 획일적이다. 실용적 도박, 성격 겨루기, 위험한 행동이 묘사된다. 운명을 건 행동을 벌이는 사람의 속임수, 일대기, 그럴듯한 관점도 보여준다. 그러나 언제나 똑같은 흘러가버린 행동 목록을 생중계하듯 내보낸다. 다양한 종류의 운명적 사건에 연루된 허구의 인물이나 실제 인물과 우리르 동일시하고 대리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회가 사방에 널려 있다.
삶에서 이미 제거된 성분인 갖가지 형태의 운명적 사건들이 왜 그토록 인기가 있을까? 앞서 지적한 것처럼, 소비자는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면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흥분을 얻을 수 있다. 이 동일시 과정을 촉진하는 요소는 두 가지다. 첫째, 운명을 건 행동은 말 그대로 완벽하고 효과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연기자를 자기의 대리인처럼 느끼게 만든다. 한 인물이 의사결정자도 되고, 집행자도 되고, 조직의 관련자도 된다. 실제 인물이든 허구의 인물이든 한 인물과의 동일시가 집단, 도시, 사회운동 또는 트랙터 공장과의 동일시보다 쉽다. 적어도 부르주아 문화에서는 그렇다. 둘째, 운명적 사건은 전모를 다 볼 수 있을 만큼 작은 시공간에서 시도되고 실현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의 발흥이라든지 제 2차 세계대전의 발발 같은 현상과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묘사하니 한자리에 앉아서 볼 수 있다. 다른 사건들과는 달리 본질적으로 묘사와 관람에 적합하다.

우리가 운명적 사건을 대리소비 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거기에는 분명 사회적 기능이 있다. 우리가 현실세계에서 시선을 도릴 때마다 우리 모두가 안전하게 동일시할 수 있는 명예로운 인물과 그들이 벌이는 운명적 사건들을 볼 수 있다. 이런 동일시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온전히 지키려면 대가가 너무 크고 위험한 운명적 활동의 품행 코드가 명료해지고 재확인된다. 아무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일상의 행동을 판단할 수 있는 준거틀이 보장되는 것이다.
인물과의 동일시는 위험한 과제·성격 겨루기·위험한 행동, 이 세가지 운명적 활동에서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는 그 세 가지가 본질적 관련성이 있다고 믿기 쉽다. 성격 때문에 운명적 행동에 말려든 사람은 나머지 두 가지 활동에도 참여해야 하고 또 그런 삶을 바람직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형태야 어떻든 모든 운명적 사건에 나오는 영웅의 친화력은 그 영웅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운명에 대리참여 하는 우리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보지 못한다. 우리는 욕구 충족을 위해 그런 낭만적인 인물들을 만들어내고 키운다. 우리에게는 같은 값에 될 수 있는 한 많은 성격들과 대리접촉 하려는 필요의 경제가 있다. 그 모든 운명적 활동을 추구하는 인물로 우리가 오인한 살아 있는 개인이란 소비자의 일괄 구매품에 살과피를 덧붙인 것에 불과하다.

행동이 있는 곳으로 갈 때 사람들은 대게 운이 정해진 곳이 아니라 운을 걸어야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간다. 실제로 행동이 벌어진다면 자기가 아니라 자기와 같은 부류에 속하는 누군가 다른 사람이 행동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가야 할 곳은 다른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대리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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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시각으로 책을 바라보기.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몇 년 전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전해 들었던 책이다. 언제 한번 봐야지 하고 묵혀두었다가 최근에 자꾸 눈에 띄어서 읽어보았다.
새로운 책은 계속 쏟아져 나오는데, 사람이 모든 책을 다 읽기는 어렵다.
그래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해야 할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상황을 보여준다.
피에르 바야르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할 일이 꼭 있는 모양이지만,
나는 굳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해야 할 상황이 없다.
그냥 읽어본 적 없다고 대답한다.
혹 책은 읽지 않았지만 아는 작가라면, 그로 인해 책 모습이 대략 윤곽이 잡힌다.
그런 식으로 어떤 책인지 추측하며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하는데,
피에르 바야르도 그런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사실 책을 읽었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단 일 년만 지나도 내용 대부분이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소화한 부분만 남고 그 나머지는 전혀 처음 보는 내용처럼 낯설다.
아마 같은 책을 둘이나 셋이서 함께 읽어도, 서로의 머리와 가슴에 스며든 글귀가 똑같진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읽은 책을 이야기하는 것도 서로 읽지 않은 책을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글자에 얽매이지 않고 문맥을 이해하면 된다.
예전에 아이들이 거짓말하는 것을 혼내지 말라는 영상을 보았다.
거짓말은 창조의 과정이고, 그 창조적 과정을 멈추지 않았을 때 위대한 이야기꾼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읽지 않은 책. 모르는 것에 대해 말하면 어떤가?
우리는 화성에 가보지 않았지만, 그곳 생활을 상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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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 1956-1989


내게 소설가는 항상 동경의 대상이다.
연필을 악기 삼아 연주하는 예술가들.
그들이 던진 문장이 인간에게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가보지 않은 곳에 데려가서,
겪어보지 못한 일을 겪게 해준다.
소설은 가장 적은 투자로 할 수 있는 여행이고,
아무리 큰돈을 들여도 만나기 힘든 경험을 선사한다.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쓰인 이야기들이 아직도 팔팔하다.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 1971-1989 - 책갈피


박순녀 - 어떤 파리(巴里)

남편과 아내가 따로따로 그 인생을 걷는 일에 나는 참을 수 없는 모멸을 가지고 있다. 전란을 당해 그 화를 피할 때 남자 혼자만을 떠나보내는 부부관계가 견딜 수 없었다. 잠시의 피난으로 알았다고도 하고 도저히 행동을 같이할 사정이 아니었다고도 말들을 했다. 아니다.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편리 위주의 남자와 여자관계가 나를 절망케 해왔다.

“서형이나 나나 우리는 언제나 지도를 받는 쪽이오. 이 지도받는 쪽이 어쩌다 한마디 하면 저 자식 공산주의다. 하고 나온단 말예요. 도대체가 권력은 필연적으로 반역자를 만드는 법 아니요. 반역자가 없는 것이 얼마나 비관이냐를 모른단 말예요. 우리 권력은.”

송기숙 - 백의민족(白衣民族)

그런데 이 여인은 아까도 눈을 끌었던 대로 여간 품위가 있어 보이는 게 아니었다. 방금도 자리에 앉는 자태가 꼭 논에 내리는 학(鶴)이었다. 자리를 정해놓고 조심스레 한번 주위를 둘러보고는, 몸무게를 치올리듯 치맛자락을 한쪽으로 쓸어올리며, 살포시 자리에 몸을 내려놓았다. 학이 앉을 자리를 어름잡아놓고 허공을 날아 한 바퀴 주의를 살피고는 조심스레 미끄러내리다가 날개를 활닥여 몸무게를 찔근 치올리며 모 포기 사이에 다리를 내려놓듯⋯⋯.

“네 이놈! 아까는 나를 사정없이 퉁겼겠다! 이제 맛 한번 봐라. 이렇게 어르며 손톱에 호호 독을 넣어가지고 덤비니까, 예쑤님이 겁이 나서 도망을 치려고 했습니다. 가만있어, 그러지 말고 신사적으로 하자. 그럼 이마빼기를 맞겠나 그 대신 돈을 내겠나, 둘 중에서 하나를 택해라. 그래서 두 손을 이러고 있는 겁니다.”
폭소가 터졌다.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들 웃었다.
“그러니까 부처님이 빙그레 웃는 것도 다 속이 있구나!”

김원일 - 바라암(波羅巖)

돌아보지 않겠다 다짐하건만 지수는 몇 차례 숲에 가린 바리암을 더듬는다. 어룽진 눈으로 암자를 더듬으며 소리 죽여 운다. 오솔길로 뻗어나온 칡넝쿨과 나무뿌리에 걸려 휘청거리기 또한 몇 차례, 그의 소맷자락이 눈물로 다 젖는다.

손금을 바꿀 수 없듯 팔자에 없는 복을 어찌 불러들이리오. 태어날 때 지니고 나온 쪽박, 어떤 이는 귀인 후사로 큰 쪽박을 지니고 태어나고, 어떤 이는 미물 후사로 작은 쪽박 지니고 태어나, 그 쪽박에 담을 만큼 현세의 없을 담다 끝내 빈손으로 내세에 들긴 마찬가진데 무엇을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리오.

김문수 - 성흔(聖痕)

- 생명보다 돈을!
이런 보이지 않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병원들이 많다는 것은 새삼스런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는 공연히 그 신축된 병원의 고층건물 앞을 지나면서 묘한 저항감을 느끼고 있었다.
“젠장할 뭐가 인술(仁術)이냐? 인술이라구? 하기야 술(術)은 술(術)이지! 흡혈술(吸血術)도 술術이니까⋯⋯.”

“선생님.”
“네?”
“선생님도 말씀 좀 하세요.”
기자 친구 옆에 앉은 ‘나해주’ 양의 시선이 내 얼굴에 와 꽂혔다.
“무슨 얘길 합니까?”
“아무 얘기나요. 얘길 안 하고 잠자코 계시니까 꼭 안주 같아요.”
“안주?”
“네.”
“안주라니?”
‘나해주’ 양이 대답은 않고 갑작스레 떼굴떼굴 구를 듯 웃어댔다.
“술자리에 말이 없는 건 안주뿐인가 하노라. 즉 안주는 말이 없다, 이 뜻이야.”
- 여덟 시 이십 분.
나는 이렇게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그리고 속으로 히죽이 웃어버렸다. 외사촌형의 눈이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여덟 시 이십 분’은 내 외사촌형의 별명이었다. 양쪽 눈꼬리가 아래로 축 처져있는 꼴이 꼭 여덟 시 이십 분을 가리키는 시곗바늘을 닮았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이었다. 그를 아는 사람이면 모두들 그의 착한 마음씨를 좋아했다. 친척들은 모두들 사람이 인덕 있게 생겼다고도 했고 복 받을 상이라고도 했다. 사실 그는 누가 보아도 인상이 좋은 그런 얼굴이었다. 여덟 시 이십 분을 가리키는 시곗바늘을 닮은 눈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도 몰랐다.

이세기 - 이별(離別)의 방식(方式)

아버지가 있다는 미국이 어디쯤인지 점점 더 현실감이 없어지고, 어머니가 가버린 천국이나 아버지가 가버린 미국이나 내겐 의미가 같은 고장처럼 느껴졌다.

유재용 - 두고 온 사람

곰보가 병국이를 끌다시피 하고 사무실을 나오더니 아버지 쪽을 가리키며 병국이를 떠밀었다. 병국이는 주춤거리더니 곰보의 재촉하는 눈길을 받고는 아버지를 뒤따라갔다.
“아저씨, 저, 저 품값 주세유.”
병국이가 말했다.
“품값이라니.” 아버지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물었다.
“아저씨네 집에서 이 년 동안 심부름한 품값 말이에유.”
병국이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너 요전에 사람덜 보내서 광 속에 있는 곡식 가마 다 져내가구 무슨 소리냐?”
아버지가 꾸짖듯 말했다. 병국이는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신발로 땅바닥만 문지르고 있었다. 곰보가 아머지한테로 달려들었다.
“이 반동분자 영감아, 그 쌀이 느이 꺼야?”
곰보는 악을 쓰며 아버지를 힘껏 떠밀었다. 아버지는 땅 위로 나둥그러졌다. 곰보는 쓰러진 아버지의 얼굴을 발로 밟았다.
“밟아버려! 이 멍충이새끼야, 빨리 발루 짓뭉개노라구.”
곰보는 병국이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병국이는 마지못한 듯, 발 하나를 들어, 쓰러져 있는 아버지의 넓적다리 위로 올려놓았다. 아버지의 코와 입술이 터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놈으 새끼덜, 잡아 쥑에라!”
동네 사람들이 소리 지르며 몰려온 것은 그때였다. 곰보는 골목 안으로 재빨리 도망쳐버리고, 아버지의 넓적다리 위에 발 한 짝을 올려놓고 어릿어릿 서 있던 병국이를 동네 사람들이 겹겹이 둘러쌌다. 병국이가 옷이 갈가리 찢기고 피투성이가 되어 정신을 잃고 땅바닥에 나자빠진 것은 눈깜짝할 사이였다.

조정래 - 유형(流刑)의 땅

“서른 계집 암내에 쉰 사내 기둥뿌리 빠질 테니 조심해.”
“암, 암, 스물 계집 고게 비지살 조개라면 서른 계집 고건 찰고무 조개야. 섣불리 꺼떡대다간 허리까지 내려앉는다구.”
노동판 험한 입들은 만석의 느닷없는 섹시 맞이를 그대로 보고 넘기지 않았다.
“요런 바르장머리 읎는 삭신들아, 염려들 말어. 안즉 아들로만 열을 뽑을 기운이 남았응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어쩌면 시나브로 세월이라는 것을 한술씩 떠 마시며 죽어가는 것인지도 므를 일이었다. 세월을 마디마디 묶어 표시해놓은 나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것이었다. 마흔여덟이 다르고, 마흔아홉이 다르고, 더군다나 쉰은 더 다른 얼굴이었다. 서리 내린 다음의 나뭇잎이 하루 사이로 달라지듯 늙음으로 치닫는 나이도 다급히 변색해갔다. 한 해가 다르게 몸에서 진기가 말라가는 것이었다.

참게한테 물릴 때의 아픔은 대단한 것이었다. 눈에서 불꽃이 번쩍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자지 끝이 맵게 쏘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는 손가락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아파지는 것이다. 그러나 손가락이 잘려나가지는 않았다. 눈앞이 노래지며 무릎이 자꾸 꺾이는 배고픔을 없앨 수 있다면 그까짓 아픔쯤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이동하 - 폭력요법

폭력의 진면목은 어쩌면 이런 데 있는지도 모른다. 정당한 이유가 있어 행해지는 폭력은 이미 폭력이 나니 것이다. 이른바 명분 있는 폭력 말이다. 명분이 깃발처럼 으레 앞세워지고 또 당당하게 외쳐지는 폭력들 말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다양한, 오만 가지 알록달록한 명분 아래, 또 얼마나 허다한, 크고 작은 폭력들이 염치없고 거침없이 자행되어왔는가를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는 터이다. 그래서 때로는, 마치 폭력이 아니기나 한 것처럼 착각되기도 했던 것이다. 생각해보라. 폭력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위장언 더 쉬웠다. 말하자면 전쟁이나 혁명이 바로 그랬던 것이다.

어느 날 사복경관 두 사람이 느닷없이 나타나서 장가를 답삭 묶어간 것은 그 당연한 결과였으리라. 녀석은 달려가면서도 무시무시한 소리를 남겼다고 했다. 두고 보라, 이만한 일로 넥타이 공장으로 보내지진 않을 테니 내가 돌아오는 날까지 부디 죽지들 말고 곱게 살아다오, 운운⋯⋯.
장가의 말은 사람들의 마음에 불안의 씨로 남았다. 당연한 노릇이다. 그의 얼굴이 얼핏 떠오르기만 해도 등골이 써늘해지더라는 것이었다. 그딴 악질들은 굳이 죄의 경중을 따질 것이 아니라 아예 싹 치워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은연중 꿈틀거렸다. 세상에 좀 더 남겨둬서 뭣에 써먹겠다는 건가. 어차피 암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다면 신속하고 완전한 제거만이 현명할 조치일 터였다. 그러므로 더 이상 타인의 생에 분탕질을 할 기회를 영구히 봉쇄하기 위해 그딴 녀석은 목을 달아매든지, 전기구이를 해버리든지, 심장에 불콩을 몇 알쯤 박아넣음으로써 그놈의 무익한 펌프질을 그만두게 하든지 아, 좀 그렇게 속시원히, 야무지고 딱 부러지게 다스려주면 좋겠다고 다들 소망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었다.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 1956-1970 - 책갈피


손창섭 - 혈서(血書)

그러나 역시 달수는 이십삼 년 동안 을 이만큼 살아온 것이다. 악성 전염병이 그토록 무섭게 창궐한 해에도 그는 병사하지 않았고, 수없이 많은 생명들이 애매히 또 무참히 쓰러져간 6⋅25도 그는 무사히 넘겼고, 해마다 발표되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엄청난 숫자 속에도 그는 끼이지 않았고, 그렇다고 준석이처럼 한쪽 다리가 절단되는 일조차 없이 지구상에 있는 이십여 억 인류의 그 누구와도 꼭 마찬가지로 그도 역시 ‘우연히 살아 있는 인간’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김광식 - 213호 주택(二百十三號住宅)

전차 정류장, 버스 정류장에는 이렇게 거리를 지나온 사람들이 어제도, 오늘도 교외로 달리는 버스를 기다린다. 간신히 탄 전차나 버스는 발을 옮길 길이 없다. 남녀노소의 육체와 육체가 맞부딪쳐 안고, 등지고, 진동이 일어날 때마다 밀고, 당기고, 엎치고⋯⋯ 덮치고 그래도 타고 가야 하는 전차요, 버스다.

그 남편들은 그렇게도 집이 그러워설까. 늦게 돌아가면 아내가 짜증을 내는 것이 무서워설까. 배가 고파설까. 할 수 없어서 그렇게도 꼭 같은 시각에 질식하는 버스를 타야 하는 것일까. 도심지에서 주택이 늘어선 교외로 달려가는 남편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그 하루를 온갖 정력을 기울여 일했다. 돌아가는 길에 한 컵의 술로 메마른 목을 축이지도 못하고, 숨을 돌리지 못하고 곧장 집으로 가야 하는 남편들이다. 그들은 가끔 이러한 자기 자신들을 생각하며 버스에 흔들려 간다. 그러나 김명학 씨는 오늘 사장으로부터의 사직권고의 이야기만 해석해보는 것이다.

그들 남편들 속에는 그리웠던 처와, 즐거운 저녁식사가 반가이 맞아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남편들은 따분한 주택에 아무런 사랑도, 아무런 기대도 갖지 않고 맞아주는 아내가 있는 집으로 찾아간다.

나는 온갖 정력을 기울여 일하고 일했다. 기계와 살아왔다. 헌데 발전기와 인쇄기들은, 아니 사장은 고장의 사전 발견을 못했다고 나를 내어쫓는다. 기계나, 사람이나, 너희들은 나의 식구를 생각지 않아도 좋으냐? 사장 당신은 인간이 아닌가? 내가 고장의 사전 발견은 못했으나 고쳐놓은 것만은 사실이 아닌가. 기계란 건, 특히 전기란 전혀 예측 못하는 데 고장이 난다는 것을 기술자라면 안다. 기사는 사람이다. 사람은 고장 전에 기계의 고장을 발견하는 기계는 아니다. 사람은 기계가 못 되는 것이다. 나는 기사로서 십칠 년간 기계의 고장을 고친 사람이다. 못 고친 것이 없다. 고장이 문제가 아니고, 고장을 고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사고 전에 고장 날것을 발견하라고? 그리고 나를 면직시킨다?

“우리 이야기 좀 해보자. 자네는 아나? 오늘의 사회는 인간의 노동을 강제노동으로 타락시켰어⋯⋯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노동을 고통으로 아는 거야.”
“이 친구가 또 갑자기 왜 이래.”
“왜 이러긴 뭐가 왜 이래⋯⋯ 사회란, 그놈의 조직이란 의무도, 약속도, 규칙도, 질서도 강제적으로 인간에게 요구해. 우리는 대등이 아니야. 그러니까 우리는 노동에서 고통을 느끼는 거야.”
“이 친구가 왜 자꾸 이래. 그런 말은 후에 하고 술이나 마셔.”
“그 따위 소린 말구, 내 말에 대답해봐.”
“그럼 하나 물어볼까. 노동이 강제적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존재하던 시대가 있었나? 미래에도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아나?”

박경리 - 불신시대(不信時代)

“천주님이 계신 이상 우리는 불행하지 않다. 천주님이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주어 너를 부르신 거야. 모든 것이 다 허망한 인간세상에 다만 천주님만이 빛이 된다.”

진영은 문득 예수 사랑할라고 예배당에 갔더니 눈 감으라고 해놓고 신 도둑질 하더라. 그런 야유에 찬 노래를 생각했다.

이호철 - 판문점(板門店)

“감은 더운 물에 넣어야 떫은 맛이 없어지지 않아요? 너무 오래 데우면 껍질이 벗겨지고 물큰물큰해지지요. 요컨대 타락의 징조라는 것도 당사자의 경우에선 적당히 감미롭고 졸음이 오듯이 고소하고 팔다리를 주욱 펴고 있는 것같이 그래요.”

“신념이 문제지요. 자유는 허풍선과 같은 허황한 것일 수가 없어요. 자유의 진가는 그 사회 나름의 일정한 도덕적 규범과 인간적 품위와 결부가 되어서 비로소 제대로 설 수 있는 거지요. 자유 이전에 정의가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자유는 이용만 당해요. 빛 좋은 개살구지요.”

“말쏨시가 역시 망종 냄새가 나요. 거기선 남자 구실을 하려면 그래야 되나요?”
“망종이라니, 무슨 소리야? 못 알아들을 소린데.”
“망할 종자, 이를테면 망나니, 어깨, 깡패⋯⋯.”
“그럼 꽁생원만 사낸가, 거기선?”
“천만에.”
“그럼 됐어.”

한말숙 - 흔적(痕迹)

“그만두어요. 하나님 하는 일 치고 시원한 꼴 본 일 없어요. 나도 어릴 때는 교회에 가서 찬송가도 많이 불렀지만, 가만히 보니까 자식 만들어놓고 네 힘껏 먹고 살아라. 나는 모른다는 애비 같은게 하나님입디다.”
“어허, 죄로 가오, 죄로!”
“누가 만들어달랬나, 제멋대로 만들어놓고는 날 믿으라 믿으라하니⋯⋯. 그까짓 하나님 있거나 없거나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최상규 - 한춘무사(寒春無事)

일찍이 가난을 창조하지는 않았으나 이는 창조해놓은 신의 저의는 측량할 길이 없다.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그는 금방이라도 훌훌 먼지라도 털어버리듯이 그 일을 집어치우고, 저 자유의 대열 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못한다. 그가 기다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하나씩 앞당겨서 그것을 기다릴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은 그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는 기다린다. 그들 때문에 기다린다. 그들을 기다린다. 그들이 없어지기를 기다린다. 자기에게 무엇을 강요하는 타인들이 없어져버리기를 기다린다.

건강한 사람에게만 가능한 포식요법(飽食療法), 인간은 배고플 때에만 영적(靈的)이다. 그러나 배가 부른 것은 영적인 것보다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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