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념 미술의 대표주자인 케이지 우에마츠 개인전. 인비저블 포스.


전시 소개-'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케이지 우에마츠 개인전. Keiji Uematsu - Invisible force'

금속-'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케이지 우에마츠 개인전. Keiji Uematsu - Invisible force'

유리-'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케이지 우에마츠 개인전. Keiji Uematsu - Invisible force'

금속, 돌-'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케이지 우에마츠 개인전. Keiji Uematsu - Invisible force'

그림-'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케이지 우에마츠 개인전. Keiji Uematsu - Invisible force'

천안에 일이 있어 내려갔다가, 약간의 시간이 생겨 아라리오 갤러리에 들렀다.
미리 알고 간 것이 아니고 무작정 옮긴 발걸음인데 마침 전시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케이지 우에마츠는 중력과 만유인력, 그리고 물리학과 천문학적 관점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지만 처음 보는 나는 알 턱이 없다.
텅 빈 공간의 한편을 차지한 구조물을 천천히 돌아본다.
유리와 돌 나무 그리고 금속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것들이 흔치 않은 모습으로 나를 기다린다.
자주 찾지 않으니 이런 공간이 낯설다.

인비저블 포스-'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케이지 우에마츠 개인전. Keiji Uematsu - Invisible force'

인비저블 포스-'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케이지 우에마츠 개인전. Keiji Uematsu - Invisible force'

이 두 사진이 특히 눈길을 끈다.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손에 쥐려고,
신기루 같은 환상을 향해 나가는 건 아닐까.
손에 잡히지 않는 것.
꿈.
이상.
억지를 부리는 건 아닐까.
어쩌면 그 끝도 이처럼 텅 비어있을지도 모른다.

나무, 돌-'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케이지 우에마츠 개인전. Keiji Uematsu - Invisible force'

공간-'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케이지 우에마츠 개인전. Keiji Uematsu - Invisible force'

채워있으면 어떻고 비어있으면 어떤가.
그 여정이 즐거우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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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5에 안드로이드 M 개발자 프리뷰 설치하기

한동안 elementalx 커널(http://elementalx.org/devices/nexus-5/)
과 cataclysm 롬(http://forum.xda-developers.com/google-nexus-5/orig-development/rom-cataclysm-nexus-5-t2518660)
으로 폰을 써 왔다.
순정 롬보다 더 좋은 점을 딱히 찾지 못했고, 종종 폰을 재부팅 해주지 않으면 느려지는 현상도 있었다.
그래서 롬을 새로 설치할까 고민하던차에 마침 android m preview버전의 소식을 듣고 폰을 갈아 엎었다.

설치 방법은 간단하다.
넥서스 5,6,9와 Nexus Player용 이미지를 다운 받는다.(http://developer.android.com/preview/download.html)
압축을 풀고 폰을 연결한다.
adb reboot bootloader 커맨드를 입력한다.
flash-all 커맨드를 입력하여 이미지를 설치한다.

리커버리는 TWRP(https://twrp.me/devices/lgnexus5.html)와 CWM(https://www.clockworkmod.com/rommanager/developers/hammerhead?name=Google%20Nexus%205)모두 설치가 되지만, 롬에서 바로 재부팅을 하면 무한부팅이 된다.
리커버리에서 필요한 이미지를 플래싱 했다면, fastboot모드로 들어가서 fastboot reboot 커맨드로 재부팅 해주자.

Android M에서는 Settings/Storage에서 Media device(mtp)나 Camera(PTP)모드 연결을 설정하지 못한다.
백업한 파일을 옮겨야 하는데 난감했다.
설정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설정(Settings)/폰 정보(About phone)에서 Build number를 터치하여 개발자 옵션을 활성화 한다.
  2. 개발자 옵션(Developer options)에서 USB debugging모드를 활성화한다.
  3. USB에 폰을 연결한다.
  4. 공지 창(notification bar)를 내린다.
  5. 실행중인 앱(ongoing) 에서 Touch for other USB options가 써있는 곳을 누른다.
  6. MTP로 설정한다.

그리고 Android M은 아직 루팅이 되지 않는다.
인터넷에 루팅 방법이라고 떠도는 방법들을 여럿 시도했으나, 무한 부팅(bootlooping)에 빠진다.
http://www.ibtimes.co.uk/how-root-nexus-6-5-9-android-m-developer-preview-build-mpz44q-1503606
http://wccftech.com/how-to-root-nexus-5-on-android-m/
혹 궁금하다면 위 링크를 보고 따라하면 무한부팅을 경험할 수 있다.
루팅이 되려면 Chainfire님이 SuperSU를 업데이트 해주시기를 기다려야 겠다.

Androd M을 새로 설치하니 런처의 앱 정렬이 가장 눈에 띄인다.
즐겨쓰던 야후의 Aviate처럼 알파벳 순 정렬이 되어 좋다.
최근 실행 앱 모두 종료 옵션이 없어서 좀 아쉽지만,
이대로라면 커스텀롬이나 런처 설치가 없어도 충분히 괜찮은 것 같다.
베터리도 예전 보다 더 오래가는 기분이다.(정확한 측정을 안해서 기분탓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반응속도도 전보다 빨라진 기분이다.(앱이 별로 안깔려서 그런지...)
롤리팝에서 돌아가던 앱은 Android M에서도 대체로 잘 돌아간다.
Push 알림에 이미지가 실려 나온다.
특정 시간에 알림을 받지 않는 설정이 기본 설정에 포함되어 있다.
넥서스 5에서 아래 오류 메시지와 함께 스크린샷이 안찍힌다.
Couldn't capture screenshot" can't take screenshot due to limited storage space, or it isn't allowed by the app or your organisation.
롤리팝에서 있던 버그라는데 이번에 처음 겪어본다.
롬을 새로 깔면 잘 된다고 하는데, 또 무슨 문제가 있을지 모르니 정식 버전이 나올 때 까지는 그대로 써야겠다.
Android M
아직 개발자용 프리뷰라 좀 불안정하지만, UI등 여러 측면에서 롤리팝 때보다 낫다.

참조

http://lifehacker.com/how-to-install-the-android-m-developer-preview-on-your-1707530107
http://support.wondershare.com/how-tos/why-can-t-i-find-usb-storage-mode-on-my-device.html
http://forum.xda-developers.com/apps/super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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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시각으로 책을 바라보기.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몇 년 전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전해 들었던 책이다.
언제 한번 봐야지 하고 묵혀두었다가 최근에 자꾸 눈에 띄어서 읽어보았다.
새로운 책은 계속 쏟아져 나오는데, 사람이 모든 책을 다 읽기는 어렵다.
그래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해야 할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상황을 보여준다.
피에르 바야르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할 일이 꼭 있는 모양이지만,
나는 굳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해야 할 상황이 없다.
그냥 읽어본 적 없다고 대답한다.
혹 책은 읽지 않았지만 아는 작가라면, 그로 인해 책 모습이 대략 윤곽이 잡힌다.
그런 식으로 어떤 책인지 추측하며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하는데,
피에르 바야르도 그런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사실 책을 읽었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단 일 년만 지나도 내용의 대부분이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소화한 부분만 남고 그 나머지는 전혀 처음 보는 내용처럼 낯설다.
아마 같은 책을 둘이나 셋이서 함께 읽어도, 서로의 머리와 가슴에 스며든 글귀가 꼭 같진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읽은 책을 이야기 하는 것도 서로 읽지 않은 책을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장에 얽매이지 않고 문맥을 이해하면 된다.
예전에 아이들이 거짓말하는 것을 혼내지 말라는 영상을 보았다.
거짓말은 창조의 과정이고, 그 창조적 과정을 멈추지 않았을 때 위대한 이야기꾼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읽지 않은 책. 모르는 것에 대해 말하면 어떤가?
우리는 화성에 가보지 않았지만, 그곳 생활을 상상할 수 있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책갈피

훌륭한 사서가 되는 비결은 자신이 맡은 모든 책들에서 제목과 목차 외에는 절대 읽지 않는 거라고 말이야. 그는 이렇게 말했네. “책의 내용 속으로 코를 들이미는 자는 도서관에서 일하긴 글러먹은 사람이오! 그는 절대로 총체적 시각을 가질 수 없단 말입니다!”
- 로베르트 무질 ⌜특성없는 남자⌟ 필립 자코테 역

교양을 쌓은 사람들은 안다. 불행하게도 교양을 쌓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으나, 교양인들은 교양이란 무엇보다 우선 ‘오리엔테이션’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교양을 쌓았다는 것은 이런 저런 책을 읽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 전체 속에서 길을 잃지 않을 줄 안다는 것, 즉 그것들이 하나의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고, 각각의 요소를 다른 요소들과의 관계 속에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내부는 외부보다 덜 중요하다. 혹은, 책의 내부는 바로 책의 외부요, 각각의 책에서 중요한 것은 나란히 있는 책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학을 깊이 성찰하고자 하는 진정한 독자에게는 어떤 책 한 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책들이 중요하며, 어떤 한 책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그런 총체적 시각과, 그 책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줄 때보다 폭넓은 어떤 구성에의 참여를 망실케 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희극, 즉 코미디라는 말은 코마이komai(시골 마을)라는 말에서 비롯됩니다. 말하자면 희극이라는 것은 시골 마을에서 식사나 잔치 뒤에 벌어지는 흥겨운 여흥극인 셈이지요. 희극이란 유명한 사람, 권력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비천하고 어리석으나 사악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겁니다. 희극은 등장인물들을 죽음으로 몰아가지도 않습니다. 희극은 보통 사람의 모자라는 면이나 악덕을 왜곡시켜 보여줌으로써 우스꽝스런 효과를 연출하지요.
- 움베르트 에코 ⌜장미의 이름⌟ 장 노엘 쉬파노 역

텍스트를 접할 수 없다는 사실은 그 저작의 투사((投射)적 특성만 더욱 강화시키게 되며, 그럴 때 책은 두 사람 각각의 갖가지 환상을 담는 그릇이 된다. 호르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교회의 각종 문제들이 그에게 안겨주는 고민의 핑계거리로 만들고, 한편 바스커빌은 그 책을 신앙에 대한 자신의 상대주의적 성찰에 필요한 하나의 요소로 여긴다. 그들의 환상이 서로 일치하거나 아니면 그들이 어떤 환상을 공유 하기가 더욱 더 힘이 든 것은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엄밀하게 말해 그 책을 손에 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책들을 뒤적거릴 뿐, 그것들은 탐구하지 않는다. 거기에서 뭔가 남는 것이 있다면, 나는 그것을 더 이상 다른 사람의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나의 판단에 도움이 된 것은 단지 바로 그것, 즉 판단에 영향을 준 그 담론들과 상상력들이다. 그밖에 저자며 장소, 말들과 다른 여러 정황들, 나는 그것들을 마구 잊어버린다.
- 몽테뉴 ⌜수상록⌟ PUF 출판사

“죽은 이들은 걸을 수가 없어요.”하고 청중들이 마치 한 사람처럼 이구동성으로 항의했다.
아무래도 타협을 해야겠다 싶어 내가 말했다. “‘유령’은 죽은 사람의 그림자에요.”
그러나 그들은 또 다시 이의를 제기했다. “죽은 이들에게는 그림자가 없어요.”
“하지만 제 고향의 유령들에겐 그림자가 분명히 있어요.”하고 내가 좀 쌀쌀맞게 말했다.
그러자 노 추장이 나서서 좌중에서 곧바로 터져 나오는 불신의 종알거림을 잠재우고는, 미신을 믿는 무식한 젊은이들이 공들여 만든 신통찮은 작품을 대했을 때 예의상 취해주는 그런 꾸며낸 표정을 지으며 나의 말에 찬동하고 나섰다. “당신네 나라에서는 죽은 이들이 꼭 좀비가 아니어도 아마 틀림 없이 걸어 다닐 수가 있을 거요.” 그렇게 말하고 나서 그는 자루 깊이 손을 넣어 말린 콜라나무 열매 한 조각을 꺼내더니, 중독이 뒤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 한쪽 끝을 깨물어 먹은 뒤 나머지를 화해의 표시로 내밀었다.
- 로라 보헤넌, ⌜티브 족의 햄릿⌟ 장 베리에 역

우리가 읽었다고 생각하는 책은 사실은 다른 사람들의 책들과 무관한-물론 물직적으로는 우리가 손에 잡았던 바로 그 책과 같은 책이겠지만, 우리의 상상에 의해 다시 손질된 텍스트 조각들의 잡다한 축적인 것이다.

어떤 저자에게 그가 쓴 어떤 책에 대해 읽지 않은 상태에서 얘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지 말고 좋게 말해주라는 것이다. 결코 저자는 자신의 책에 대한 요약이나 논리 정연한 코멘트를 기대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런 것을 해주지 않기를 바란다. 단지 그는 사람들이 되도록 더할 수 없이 모호한 표현으로 자신이 쓴 것을 좋았다고 얘기해주길 기대할 뿐이다.

어떤 책을 읽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그 책에 대한 의사 표명을 스스로 금하지 않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 방법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거의 실천이 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문화에서 ‘비독서’를 인정하는 데는 치유할 수 없는 죄책감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그의 실수는 이 작품을 그가 알고 있는가에 대해 ‘모호성’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은 데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우리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만들어지는 어떤 결정불능의 문화 공간으로부터 배제된다. 여기서 ‘결정불능의 문화 공간’이란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무지의 여지를 허용하는 공간을 말하는데, 그렇게 하는 이유는 아무리 심화된 교양이라 해도 모든 교양은 구멍과 균열을 중심으로 구축되며(앞에서 롯지는 “교양 속의 균열”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런 것들이 있다고 해서 교양이 정보들의 총체로서의 어떤 정합성을 지니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암묵적인 규칙들 가운데 하나는 어떤 사람이 어떤 책을 읽었다고 말할 때, 어떤 점에거 그가 실제로 그 책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만약 그런 말들의 진실에 관한 모호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제기된 질문들에 분명하게 대답을 해야 한다면, 이 공간 안에서의 삶은 곧바로 불가능해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어떤 책을 읽었다’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불확실하여, 진실성이란 개념 자체가 이 공간 안에서는 문제가 되는 까닭이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부끄러움 없이 말할 수 있으려면 가정과 학교에 의해 강압적으로 전파되는 흠결 없는 문화라는 강박적인 이미지, 일생 동안 노력해도 일치시킬 수 없는 그 이미지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진실보다는 자기 진실이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의 내면을 억압적으로 지배하며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을 가로막는 것, 즉 교양 있는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자만이 자기 진실에 이를 수 있다.

어떤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것은 가장 흔히 있는 경우이며, 부끄러움 없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짜 중요한 것, 즉 책이 아니라 어떤 복합적인 담론 상황-책은 이 담론 상황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결과이다-에 관심을 갖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우선은 그 작품을 칭찬하며 “진실”을 말한다. 그러면 그런 우호적인 서두를 보고 그의 글을 신뢰하게 된 독자가 그의 비평 기사를 공평하다고 편단하여 계속 읽어나가려 할 것이다.

“책을 두 가지 약속 사이에서 질식”시켜버리는 “사설 기사”의 방식이 그렇다. 제목에서 서평을 예고해놓고 일반적 고찰들만 잔뜩 늘어놓다가, 이러한 고찰들은 그 책을 돌아보게 하며 이에 관해서는 다음 기사에 논하겠다고 말하는 방식이다. 물론 다음 기사는 나오지 않는다.

“모든 관념에는 반드시 앞과 뒤가 있단 말이야. 그러나 어느 쪽이 뒤인지는 아무도 책임지고 확언할 수 없는 거야. 사상의 영역에서는 모든 것이 양면적이야. 관념이라는 것은 두 개의 원소로 되어 있어.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의 전설이야말로 비평의 비유인 동시에 상징이라고 할 수 있지.”
- 발자크 ⌜잃어버린 환상⌟ 르 리브르 드 포쉬 출판사

사실, 텍스트의 유동성과 자기 자신의 유동성을 다 함께 인정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작품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제시하려 할 때 엄청난 자유를 부여해주는 중요한 패라고 할 수 있다. 발자크의 주인공들은 잠재적 도서관의 놀라운 탄력성을 잘 보여주며, 이 도서관이 사물을 보는 자기 시각의 정당성에 가치를 부여하기로 결심한 이의 요구에 얼마나 쉽게 순응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책을 읽었건 읽지 않았건 간에, 그리고 소위 독자라고 하는, 읽은 사람들의 이런 저런 지적에 자기 의사를 바꾸는 일도 없이 말이다.

만남의 우연에서 튀어나오는 각각의 책에 대해, 그것을 지나치게 분명한 단언들로 축소시켜버리는 것보다는 그것이 내는 다양한 소리를 모두 받아들여 그 잠재적 가능성들을 하나도 상실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베니스로 향하는 배에 승선한 커플의 이미지 같은, 책에서 비롯된 것- 제목이나 부분적인 내용, 혹은 옳거나 그릇된 인용 등-을 지금 바로 이 순간 사람들 사이에서 창조될 수 있는 관계들의 모든 가능성에 열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가 읽지도 않고 떠들어댄다거나 혹은 순수한 의미에서 책에 나오지 않은 사견들을 얘기한다며 나를 비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책들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어떤 주관적인 진실을 말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 자신에게 충실하고 또한 내가 그런 사실들에 호소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그 순간과 정황에 유의하여, 내가 거기에서 지각한 것을 가능한 최선을 다해 정확하게 묘사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들에 대해 다소의 유감이 있네. 창조적 능력은 비평적 능력보다 고급이기 때문일세. 그 양자는 정말 비교가 안되네.
길버트: 그건 순전히 근거 없는 반론일세. 비평 능력이 없으면 창조라는 말에 걸맞는 어떤 예술적 창조도 있을 수 없네. 조금 전에 자네는 예술가로 하여금 우리를 위해 인생을 예술적으로 실현하여 그 인생을 일시적으로 완벽하게 해주는 수단인 미묘한 취사선택의 정신에 대해, 까다로운 선별 본능에 대해 말했네. 한데, 바로 그 선택의 정신, 생략의 미묘한 요령이 실은 비평 능력의 가장 특징적인 형태를 구성하는 것일세. 그런 비평 능력이 없는 사람은 어떤 예술적 창조도 불가능하다네.
- 오스카 와일드 ⌜비평은 예술이다⌟ ⌜전집⌟ 필립 닐 역

작가나 화가에게 자연(自然)이 부차적인 위치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평가에게 문학이나 예술은 부차적인 위치에 있다. 그것들의 기능은 비평가에게 대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의 자극제로 쓰이는 데 있다. 비평의 진정한 유일의 대상은 작품이 아니라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현대의 많은 작품들이 별로 흥미롭지 않아서 그것들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위대한 작품들이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기에 관한 성찰만이 비평 활동을 정당화하고 비평을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데도 그런 이익을 망각한 채 책을 지나치게 주의하여 읽는 행위는 읽는 사람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위험성이 있다는 얘기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텍스트에 대한 거짓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거짓이다.

읽지 않은 책에 관한 담론은 자기 발견의 가능성을 떠나서도, 일단은 우리를 창조적 과정 한가운데에 위치시킨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를 그러한 과정의 기원으로 다시 끌고 가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담론은 그것을 실천하는 이에게 자기 자신과 책들의 분리가 이루어지는 최초의 순간, 즉 다른 사람들의 말의 무게에서 마침내 해방된 독자가 자기 자신의 텍스트를 만들어내며 작가가 되는 힘을 자기안에서 찾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탄생하는 창작 주체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책이란 읽을 때마다 다시 꾸며지는 것이란 점을 그들에게 알려주는 일은 곧 별 피해 없이, 심지어는 이득을 얻기까지 하며 여러 가지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을 그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통찰력 있게 말할 줄 안다는 것은 책들의 세계를 훨씬 웃도는 가치가 있다. 많은 작가들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교양 전체는 담론과 그 대상 간의 연관을 끊고 자기 얘기를 하는 능력을 보이는 이들에게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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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열린 국제 아트페어. G-SEOUL 2015

-'G-SEOUL 2015 International art fair'

샤갈-'G-SEOUL 2015 International art fair'

-'G-SEOUL 2015 International art fair'

-'G-SEOUL 2015 International art fair'

2주 전에 DDP에서 열린 G-SEOUL 2015에 다녀왔다.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동대문디자플라자엔 사람이 꽤 많았지만, 아트페어에 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작품을 둘러보고 나왔다.
아트페어에 전시된 작품이 마음에 들면 구매해도 된다는 말에 괜히 설레었다.
‘어쩌면 넋을 놓고 바라볼 만한 작품을 만나지 않을까?’
나도 모르게 쿨한 척 손을 덜덜 떨며 일시불로 카드를 긁고,
집에 와서 멍하니 바라볼 만한 작품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미술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지만,
누군가와 교감을 나누기 위해서 꼭 서로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G-SEOUL 2015 International art fair'

-'G-SEOUL 2015 International art fair'

우선 오랜만에 눈이 참 즐거웠다.
혼이 빠질 정도는 아니라도, 스쳐 지나다 저절로 걸음이 멈춰질 만한 멋진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그 중 몇 몇 작가의 그림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묘법 박서보-'G-SEOUL 2015 International art fair'

묘법 박서보-'G-SEOUL 2015 International art fair'

박서보(Park Seo-bo) 작가의 그림은 이 작가의 개인전인가 싶을 정도로 여럿 전시되어서 눈에 띄었다. 단색화 작가로 널리 알려진 작가라고 하지만, 나는 알 턱이 없다. 뭔가를 잘라낸 단면 같은 느낌인데 얼핏 봐서는 그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다. 아침 햇살이 비췄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낮술을 한잔 하고 본다면 또 다른 느낌을 전할 지도 모른다.

무제 이진우-'G-SEOUL 2015 International art fair'

이진우(LEE Jin Woo) 작가의 작품은 박서보 작가의 작품 속에서 눈에 띄었다. 박서보 작가의 작품이 현대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느낌이라면, 이 작가의 작품은 굳이 단면을 파헤칠 필요가 없던 옛 시절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아마 두 작가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지 않았다면 별 감흥이 없었을지도 모르나, 이번 아트페어에서는 눈길이 갔다.

허경애-'G-SEOUL 2015 International art fair'

허경애(HUR Kyung-Ae) 작가의 작품은 뭐랄까. 그냥. 좋았다. 내가 이 아트페어에서 그림 한 장을 들고 나간다면 이 그림이다 싶었다.

그러나 이번 아트페어에 전시된 작품은 선뜻 사기가 어려웠다.
길을 가다가 어떤 소품점에 들러서는 그냥 끌려서 이거 주세요 하고 사올 만큼 가벼운 가격대가 아니다.
카드 일시불로 하기엔 한도가 부족한 데다가 왼손 팔목과 오른쪽 신장을 담보로 그림 한 장을 살 만큼 간절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구경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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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섬진강 자전거 여행

봄날-'섬진강 자전거 여행'

장군목 가는 길-'섬진강 자전거 여행'

작년 이맘 때쯤 올해는 섬진강에 매화 구경을 한번 가리라 마음을 먹었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매화가 필 때가 되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벚꽃도 다 떨어질 무렵이 되어서야 섬진강 여행을 떠났다.
어여쁘게 꽃단장한 모습을 보러 많은 사람이 다녀가고 이제는 꽃구경 인파가 내년에나 몰려들 테지만, 조금 늦게 꽃구경을 떠나는 것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주류에 속해 모두가 함께 뿜어내는 생동감이 봄기운을 돋우긴 하지만, 남들보다 천천히 핀 꽃이라고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다.
주류의 꽃구경은 그 웅장한 분위기와 그 향에 취하고, 비주류의 꽃 구경은 그 꽃 한 송이.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하나가 시선을 끈다.
‘당신에겐 여름이 왔는가?
나에게는 이제 봄이 왔다.’
푸른 잎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꽃이 눈길을 잡아끈다.
늦봄의 섬진강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장군목 가는 길-'섬진강 자전거 여행'

섬진강 자전거길은 전북 임실군 강진에서 시작하면 좋다.
인천에서는 직통버스가 없으니 전주에서 순창행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리면 되는데, 인천에서 강진행 직통이 있길래 냅다 예약했다가 그 강진이 전남 강진이라는 걸 알고 출발 전날 취소했다.
결국, 순창을 거쳐서 강진에 도착했다.
아침 아홉 시 조금 넘어서 출발했는데, 오후 다섯 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자전거를 타기도 전에 지쳤다.
그래도 좋은 점이 하나 있다.
이런 어정쩡한 시간에 자전거 길을 시작하는 사람은 드물어서 길이 한적했다. 덕분에 산 새의 지저귐과 물 흐르는 소리. 바람에 묻어 날리는 꽃내음을 여유롭게 느꼈다.

마실휴양숙박시설단지-'섬진강 자전거 여행'

장군목 인증센터 옆에는 마실휴양숙박시설단지가 있어서, 하루 묵어 가기 좋다.
아직 쉬기엔 일러서 조금 더 달렸지만, 날이 금방 어두워졌다.
내리막길에서 고라니를 칠 뻔하고 깜짝 놀라서는 자전거 타길 멈추고 쉴 곳을 찾았다.
88고속도로 가기 전에 작은 다리가 하나 있는데, 그 밑에서 텐트를 치면 비를 피해 눈을 붙이기 괜찮다.
이른 아침 짐을 정리하고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먹거리를 좀 준비해 오긴 했지만 푸짐하게 먹을 정도는 아니다.
섬진강 자전거길에는 먹거리를 구할 만한 곳이 쉽게 눈에 띄지 않으니,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중간중간 먹거리를 구할만한 곳이 보이면 지체 않고 들어가서 먹을 것을 구해두는 편이 좋다.

푸르다-'섬진강 자전거 여행'

섬진강-'섬진강 자전거 여행'

횡탄정-'섬진강 자전거 여행'

향가 유원지 인증센터와 횡탄정 인증센터까지는 오르막이 심심치 않게 있어서,
자다 일어난 장딴지를 깨우기 좋은 곳이다.

두바퀴 쉼터 두가헌-'섬진강 자전거 여행'

두가헌-'섬진강 자전거 여행'

꽃 길-'섬진강 자전거 여행'

꽃 길-'섬진강 자전거 여행'

횡탄정 인증센터를 조금 지나면 두가헌 이라는 숙박⋅카페가 보인다.
여유롭게 차 한잔 하고 가려고 했는데, 마침 문을 닫는 날이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지나쳐갔다.
곡성군 청소년 야영장 앞에는 자전거 대여점과 주전부리, 음료를 파는 곳이 있다.

구례구역-'섬진강 자전거 여행'

사성암 가는 길-'섬진강 자전거 여행'

사성암 가는 길-'섬진강 자전거 여행'

사성암 가는 길-'섬진강 자전거 여행'

구례구역 앞에는 식당과 마트가 있어 식량을 구하기 좋은 곳이다.
이 이후로 자전거 길에서 멀리 벗어날 생각이 없다면, 여기서 물과 비상식량을 구하는 것이 좋다.
사성암 인증센터 앞에는 주차장이 있는데, 여기서 천막을 치고 먹거리를 판다.
아마도 산악회 등에서 단체로 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듯싶다.

남도대교 가는 길, 쉼터-'섬진강 자전거 여행'

사성암에서 남도대교까지 가는 길에 마음에 드는 쉼터가 하나 있다.
밤이 늦었다면 여기서 텐트를 치고 하루 묵어가는 것도 괜찮겠다.
남도대교 인증센터까지 왔다면, 화개장터를 한 번 들러보는 것도 좋다.
초코바 따위가 아니라 제대로 된 밥으로 배를 채우기에 좋기 때문이다.
자전거 길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도 아니라,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 화개장터다.

하동 화개장터 앞 경찰서-'섬진강 자전거 여행'

화개장터-'섬진강 자전거 여행'

화개장터에 자전거를 세워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친절한 경찰 아저씨께 양해를 구하고 경찰서 한쪽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저녁을 먹었다.
잘 먹었더니 졸리다.
밤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았기에 텐트를 칠만한 적당한 곳을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패달을 밟았다.
다행히 남도대교에서 매화마을까지 가는 길에는 정자가 몇 곳 있다.

정자 위 텐트-'섬진강 자전거 여행'

정자에 텐트를 칠 땐 팩 대신 나무젓가락으로 바닥 틈새에 고정하면, 바닥을 상하지 않게 텐트를 칠 수 있다. 물론 텐트를 접을 땐 나무젓가락을 모두 거둬서 버려야 한다.
밤새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정자에 텐트를 친 덕에 비를 피해 밤을 보냈다.

비 내리는 섬진강 자전거 길 -'섬진강 자전거 여행'

비 내리는 섬진강 -'섬진강 자전거 여행'

비가 그쳤으면 좋으련만, 아침에도 여전히 비가 내렸다.
그래도 아주 강한 비는 아니어서 비를 맞으며 길을 나섰다.
비가 올 때 밖에 나다니는 건 달갑지 않지만,
그럴 때 나가야만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이 있다.
나는 특히 비가 내릴 때 풍경이나 비가 막 그친 때를 좋아한다.

매화마을 인증센터-'섬진강 자전거 여행'

유채꽃-'섬진강 자전거 여행'

매화 마을 인증센터를 지나니 다 온 기분이다.
밤새 내린 비에 벚꽃은 다 떨어졌지만, 유채꽃은 이제 막 피려고 준비 중이다.

꽃이 다 져버렸다고 슬퍼하지 마라.
지금 떨구어야 내년에 다시 꽃을 피울 테니.
활짝 피었던 그 시절에 얽매이지 마라.
지지 않는 꽃. 시들지 않는 꽃은 이미 죽은 꽃이다.

전망대-'섬진강 자전거 여행'

마지막 다리-'섬진강 자전거 여행'

마지막 다리-'섬진강 자전거 여행'

큰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옆으로 위태롭게 다리를 건너면,
자전거 길이 두 갈래다.
직진하면 동광양(중마) 터미널 쪽이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으면 배알도 수변공원 인증센터다.
이 표지를 미처 못 보고 지나쳤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인증센터로 향했다.
힘들다.

금정 광양불고기-'섬진강 자전거 여행'

맛있는 걸 먹고 지친 몸을 달래야겠다.
‘광양에 왔으니 광양 불고기를 한 접시 먹어볼까?’
동광양 터미널 근처엔 마땅한 광양 불고기 집이 없단다.
그래서 시청 옆에 금정이라는 식당에서 불고기를 먹었는데,
나쁘지는 않았지만, 썩 맛있지도 않다.
뭔가 아쉬운 맛이다.
원래 광양 시내를 하루 정도 돌아보려고 했다가,
그냥 올라가기로 마음을 바꾸고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

섬진강 자전거길은 지금까지 다녀온 자전거 길 중에서 길이 가장 좋다.
경치도 좋다.

장군목 구간-'섬진강 자전거 여행'

장군목 가는 길-'섬진강 자전거 여행'

장군목 가는 길-'섬진강 자전거 여행'

그중 으뜸은 섬진강 댐에서 장군목 구간으로, 나중에 꼭 한번 다시 와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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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화개장터. 도토리묵이 맛있는 소문난 전라도 맛집.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를 따르다가 화개장터에 들렀다.
5일 마다 장이 선다고 하는데, 꼭 장날이 아니어도 장터는 매일 열린다.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다지만,
딱히 눈길을 끄는 물건은 안보이고, 화개장터가 궁금해서 들린 객들을 위한 식당이나 주전부리를 파는 상점이 주를 이룬다.
마침 저녁 시간이라 무엇으로 배를 채울까 장터를 둘러보았다.
‘호떡을 먼저 하나 먹을까?’
‘터키 아이스크림을 디저트로 먹어야겠군.’
먹거리를 스쳐 지날 때마다 발걸음이 느려졌으나 우선은 제대로 된 밥을 먹어야겠다.
화개장터 안쪽에 식당이 몇 개 쭉 늘어서서 군침 도는 냄새를 풍긴다.

입구-'화개장터. 소문난 전라도 맛집.'

소문난 전라도 맛집도 그 여러 식당 중 하나인데,
다들 파는 건 비슷비슷해 보여서 별 고민 없이 들어선 집이다.

차림표-'화개장터. 소문난 전라도 맛집.'

모듬 정식-'화개장터. 소문난 전라도 맛집.'

화개장터 막걸리-'화개장터. 소문난 전라도 맛집.'

섬진강 모듬 정식과 막걸리 한 병을 주문했다.
담백한 반찬이 하나씩 상에 깔린다.
가운데 자리 잡은 참게 장과 왼쪽의 재첩 무침이 주 요리다.
맛이 그냥 그렇다.
‘소문 날 정도로 맛있는 거 같진 않은데?’
허나 오른쪽에 별로 튀지 않게 가만히 담겨있는 도토리묵은 참 맛있다.
여긴 도토리묵 맛집이다.
밥 두 공기에 화개장터 막걸리도 한 잔 걸쳤더니 후식 생각이 쏙 들어갔다.
든든하다.
배고플 때야 뭔들 맛없겠냐만 도토리묵에 화개장터 막걸리는 지금도 군침을 돋우는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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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은 따뜻하다. 체온 1도가 내 몸을 살린다.

기왕이면 살아있는 동안은 건강을 유지하고 싶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건강 관련 책을 보는데, 아까 오랜만에 TV를 틀었다가 시골에서 혼자 농사짓고 건강히 사는 86세 할머니의 생활이 나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하고, 친구 만나서 담소를 나누고, 쑥 뜯어다가 쑥버무리 만들어서 친구랑 막걸리 낮술도 하고 시장에 가면 분식도 사 먹고 그냥 보통 사람과 별 다름 없이 사신다. 다만 한가지 건강한 습관을 가지고 계셨는데, 식사를 하실 땐 꼭꼭 30번 이상 씹어서 천천히 드시더라. 그걸 보면서 난 뭐 젊은 놈이 유난 떤다고 건강 책까지 읽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까 낮에 맛있는 점심 먹고 팥빙수 먹고 수다도 떨고 벚꽃 잎이 흩날리는 길을 걸었는데, 어쩌면 그런 활동이 건강 관련 서적을 뒤적이는 것보다 건강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체온 1도가 내 몸을 살린다는 건강 책이지만, 몰랐던 재미있는 사실도 여럿 들어있다. 예를 들자면 14시간을 굶으면 식욕이 수면욕을 앞선다든가, 외로운 여자는 식욕을 채워 외로움을 달랜다든가, 남자에게도 갱년기장애는 오는데 우울증과 비슷한 정신적 증상이 주로 온다든가 하는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중년 남성이 어쩐지 우울해 보인다면 갱년기 장애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건강 관련 책이라 흥미 위주로만 쓰인 것은 아니다. 몸에 좋은 음식도 소개하고, 좋지 않은 습관은 어떻게 고치라는 권고도 들어 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신경 써야 하는 것 중에서 먹는 것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특별히 추천하는 먹거리가 셋 있다.
토마토, 사과, 당근
당근만 빼면 모두 좋아하는 먹거리다. 당근은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은데 생당근을 씹을 때 아삭한 식감은 좋아한다.
감마아미노낙산(GABA)가 많이 든 토마토를 자주 먹어서 스트레스를 완화 시키고, 사과와 당근으로 면역력을 높여야겠다.


체온 1도가 내 몸을 살린다 - 책갈피

건강한 사람의 평소 체온은 36.8±0.34도, 즉 36.5도에서 37.1도 사이이다. 건강한 사람의 체온이 의외로 높은 것에 아마 놀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피로나 통증과 같은 병적인 자각증상이 없다면 37도는 미열이 아니라 건강한 체온이다.
의료가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고열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상태였다. 하지만 항생물질이 보급된 현대에는 오히려 저체온을 더 심각한 상태로 봐야 한다. 만약 당신의 평소 체온이 앞에서 말한 건강 체온의 범위를 밑돈다면 그것은 분명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이다.

의사인 나도 감기에 걸리면 약이 아니라 비타민 C와 마그네슘 정도만 복용한다. 마그네슘을 함께 복용하는 이유는, 비타민 C가 바이오플라보노이드(bioflavonoids, 비타민 P), 칼슘, 마그네슘과 함께 먹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소 식사만으로는 마그네슘이 결핍되기 쉬우므로 비타민 C의 작용을 돕고자 함께 복용하는 것이다.

정자는 혐기성 대사를 하는 ‘원시세포 생명체’이고, 난자는 호기성 대사를 하는 ‘미토콘드리아 생명체’인 것이다. 혐기성 대사를 하는 세포는 산소가 적은 상태, 즉 몸속 상태로 말하면 온도가 낮은 환경에서 세포분열이 활발해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호기성 대사를 하는 세포는 혈액이 풍부하고 따뜻한 환경일 때 활발하다.
흔히 남성의 고환은 차게 하는 것이 좋고, 여성의 복부는 따뜻하게 하라고 한다. 이는 정자가 혐기성 대사를 하는 세포이고, 난자가 호기성 대사를 하는 세포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갱년기장애는 생리불순과 핫 플래시(hot flash)라고 해서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증과 같은 신체적 증상이 주로 온다. 그에 반해 남성의 갱년기장애는 우울증과 비슷한 정신적 증상이 주로 온다.

실제로는 똑같이 과식하고 똑같이 운동을 하지 않아도 젊은 사람은 내장지방이 아닌 피하지방으로 축적된다. 그러니 젊은 사람은 비만에는 걸려도 대사증후군에 걸리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면, 똑같은 지방이라도 피하지방이 아니라 내장지방으로 축적되기 쉽다. 어떤 사람은 내장지방이나 피하지방이나 똑같은 지방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은 축적되는 장소가 다른 것뿐만 아니라 몸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실로 큰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내장지방은 피하지방에는 없는 무서운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그 성질이란 다름 아닌 몸에 악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인 ‘아디포사이토카인(adipocytokine)’을 생산하는 것이다. 대체로 호르몬이라는 것은 적당할 때는 몸에 좋지만 지나치면 악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하나의 호르몬을 두고 좋다 나쁘다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단 하나 아디포사이토카인만은 다르다. 대부분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차라리 생산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나쁜 호르몬’이다.
아디포사이토카인에 함유된 대표 성분은 인슐린 기능을 떨어뜨려 당뇨병을 유발하는 ‘레지스틴(resistin)’과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TNF-α’가 있다.

인간의 수면은 몸을 쉬게 하는 렘(REM: Rapid Eye Movement)수면과 뇌를 쉬게 하는 논렘(non-REM)수면이 서로 반복되는데, 야간 수면 발기는 몸이 쉬는 렘수면 때 일어난다. 그리고 마지막 렘수면때 일어난 야간 수면 발기가 잠에서 깼을 때 알 수 있는 일명 ‘아침 발기’이다.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 야간 수면 발기 시간이 줄어든다. 그러니 만약 알람시계 없이 아침에 자연스럽게 잠에서 깼을 때 발기되어 있지 않았을 경우 갱년기장애일 가능성이 있다.

스트레스 증가→부신의 기능 저하(부신 피로) → DHEA 감소 →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감소 → 남성 갱년기장애(PADAM)

체온이 항상 일정하게 올라가 있으면 자율신경의 혼란도 개선되기 때문에, 체온 중추가 있는 뇌의 시상하부의 부담이 줄어든다.
그 결괴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생식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GnRH : Gonadotropin-Releasing Homone)’이 조절되어 남성 갱년기장애를 개선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예부터 안티에이징 세계에서는 동맥경화를 초래하는 위험 인자들로 ‘고혈압, 흡연, 당뇨병, 높은 콜레스테롤’의 네 가지를 꼽는다. 그리고 이것은 위험이 높은 순서로 나열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두 번째 ‘흡연’이다. 다른 세 가지는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고 주의하라는 결과가 나오면, 대부분 식생활을 개선하거나 약을 복용하는 등 어떻게든 조절하려 애쓴다. 하지만 위험 순위가 두 번째인데도 담배를 끊는 사람은 실제로 그다지 많지 않다. 담배를 끊지 못하면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아무리 조절해도 효과가 없다. 담배를 피우는 이상 동맥경화는 갈수록 더 진행될 뿐이다.

근육은 두 종류가 있다. 강한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잇는 ‘속근(백색근육, fast unit)’과 힘은 강하지 않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힘을 지속할 수 있는 ‘지근(적색근육, slow unit)이 있다. 속근(速筋)은 근섬유가 굵기 때문에 단련하면 두껍고 크게 발달한다. 무산소 운동을 하면 속근이 단련되어, 100미터 달리기 선수들은 보기에도 울퉁불퉁한 근육질 체형으로 바뀐다.

슬로 트레이닝이란 글자 글대로 매우 느릿한 속도로 하는 근육 트레이닝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1회의 스쿼트를 1분에 걸쳐 하는 방법이다. 먼저 30초에 걸쳐서 허리를 펴고 천천히 무릎을 구부린 다음 다시 30초에 걸쳐서 무릎을 펴는 것을, 호흡 횟수를 줄여서 되도록 무산소에 가까운 상태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느릿한 속도로 트레이닝을 하면 근육은 그것을 강도가 센 운동이라고 착각한다. 그리고 강도가 세다고 착각한 근육은 젖산이 쌓였을 때와 똑같이 뇌에게 ‘성장호르몬을 많이 분비하라’는 명령을 전달한다. 그 결과 뇌하수체에서 젖산이 쌓였을 때와 같은 정도의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근육 트레이닝 전에는 BCAA(Branched Chain Amino Acids)를 섭취하고, 근육 트레이닝 직후에는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먼저 BCAA라는 것은 ‘바린, 로이신, 이소로이신’이라는 세 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가리키는데, 이것이 바로 근육을 만드는 원료가 된다. 따라서 근육 트레이닝을 하기 전에 BCAA를 섭취하면 근육이 원활하게 회복돼 근육을 효과적으로 보강할 수 있다.

<외로운 여자는 뚱뚱하다>라는 책이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임상심리사인 저자 우에마츠 하루히코씨는 이 책에서 ‘먹는 행위’와 ‘섹스’가 본질적으로 매우 비슷한 행위임을 설명하면서, 이성과 마음이 통하는 관계(성행위를 포함한다)를 갖지 못한 여성은 대신 식욕을 채워 외로움을 달래려는 경향이 있음을 언급하였다.

예컨대 졸음이 올 때 몸을 움직이면 잠이 깨는데, 이것은 부교감신경에 지배를 받던 몸이 움직임에 자극받아 교감신경의 지배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또 한낮인데 식후에 졸음이 오는 이유는, 위장이 활동하면서 그때까지 교감신경이 지배하던 몸이 부교감신경 지배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밤에도 일을 하고 있으면 교감신경이 지배하고, 대낮에도 하는 일 없이 누워 있으면 부교감신경이 지배한다. 그리고 이처럼 1일 주기 리듬에 어긋나는 생활은 스트레스가 되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무너뜨려 병을 유발한다.

매일밤 계속되는 잔업으로 수면이 부족한 사람, 연이은 격무에 시달리는 사람, 직업상의 압박감과 인간관계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은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하게 된다. 백혈구도 장기와 마찬가지로 자율신경의 지배 아래에 있기 때문에,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하면 백혈구 속의 ‘과립구’가 증가한다.
우리는 보통 ‘벡혈구’라고 통틀어 부르지만, 백혈구는 사실 ‘과립구, 림프구, 단구’의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중에서 면역 기능을 주로 담당하는 것이 ‘과립구’와 ‘림프구’다. 과립구는 전체 백혈구의 60퍼센트를 차지하고, 몸 밖에서 들어온 세균에 대항하는 역할을 한다. 림프구는 전체 백혈구의 약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주로 바이러스와 곰팡이에 대항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하면 과립구가 증가한다. 과립구가 증가하는 것이 어찌 보면 좋은 일처럼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하여 과립구가 증가하는 것은 몸에 절대 이롭지 않다. 과립구가 필요 이상으로 증가하면 과립구가 죽어 없어질 때 활성산소가 발생하여 몸의 여러 조직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발생한 대량의 활성산소는 혈액을 산화시켜 점액질의 ‘끈끈한 혈액’으로 바꿔놓는다. 혈액이 끈끈해지면 혈액순환이 나빠지므로 저체온이 된다. 이것이 교감신경과긴장으로 인한 저체온의 과정이다.

어깨 결림이나 허리가 아플 때 붙이는 ‘습포제(파스)’를 20년간 매일 사용할 경우 ‘약제성 간질성 폐렴에 걸릴 수 있다.
약제성 스트레스를 막는 제일 좋은 방법은 약을 먹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약제성 스트레스로 병들지 않기 위해 특히 주의해야 할 약을 세 가지만 지적해둔다. 사용할 때는 잘 감안하기 바란다. 주의해야 할 약은 첫 번째 ‘진통해열제’, 두 번째 ‘스테로이드제’, 세 번째 ‘항암제’다. 이 세 가지 약은 확실히 교감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사용할 때는 최소의 양으로만 그쳐야 한다. 특히 진통해열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쉽게 구입할 수 있어, 두통, 생리통, 감기 발열 등에 아무렇지 않게 복용하는 일이 많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린아이에게 알레르기가 나타는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요인은 아이들의 달라진 생활방식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옛날과 견주어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운동량이 부족하다. 또 밤샘하는 아이가 늘고 있는 것도 알레르기 발병의 원인이다. 수험공부로 인한 밤샘은 교감신경을 자극하지만, 텔레비전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나태한 생활로 인한 밤샘은 부교감신경을 긴장시킨다.
게다가 간식을 많이 먹거나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는 것도 알레르기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간식의 횟수와 양이 늘어나면 그때마다 위장이 활동하기 때문에 부교감신경이 자극받는다. 그래서 원래는 교감신경이 더 우세하게 활동해야 할 낮 시간대에 부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탄산음료는 이산화탄소를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마시면 이산화탄소의 혈중농도가 올라가고, 늘어난 이산화탄소가 부교감신경을 자극하게 된다. 탄산음료를 마시면 졸리는 이유는 부교감 신경이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두 번째 요인은 역시 환경문제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배기가스와 농약 등 유해 물질을 섭취했을 때 증상이 악화된다. 그 이유는 그것들이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과긴장 상태를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의 체질에는 교감신경 우세형과 부교감신경 우세형이라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이 유형은 천성이어서 그 사람의 성격이나 행동방식에도 영향을 끼친다. 먼저 교감신경 우세형은 활동적인 성격이다. 실내생활파와 실외생활파로 나눈다면 분명하게 실외생활파에 속한다. 어떤 일에나 적극적이고, 휴일에도 집에 좀처럼 가만히 있질 못한다면, 틀림없이 교감신경 우세형이라 봐도 된다.
부교감신경 우세형은 성격이 차분하고 태평한 실내생활파다. 휴일이면 집에서 느긋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부교감신경 우세형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천적인 유형도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창시절까지는 부교감신경 우세형이었더라도, 사회인이 된 후 연이은 잔업으로 교감신경만을 자극하는 힘든 생활을 하다 보면 교감신경 과긴장 상태가 되어 버린다.
하지만 원래 교감신경 우세형은 교감신경 과긴장이 초래하는 병에 더 쉽게 걸리고, 부교감신경 우세형(유럽인에게 많다)은 부교감신경 과긴장이 초래하는 병에 더 쉽게 걸린다. 따라서 자신의 선천적인 유형을 알고, 자신이 어떤 병에 걸리기 쉬운지를 알아두는 것은 병을 예방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교감신경 우세형과 부교감신경 우세형은 교감신경이 긴장했을 때 증가하는 과립구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과립구에는 ‘호중구(好中球),호산구(好酸球), 호염기구(好塩基球)’의 세 종류가 있다.
원래 교감신경 우세형은 교감신경이 과긴장했을 때 증가하는 과립구가 호중구뿐이지만, 부교감신경 우세형이 교감신경 과긴장 상태가 되면 호중구와 더불어 호산구도 증가한다. 이 호산구는 알레르기의 항체와 항원을 뭉치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교감신경 과긴장으로 호산구가 증가하면 알레르기가 발생하고 악화된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못하는 상태다. 당뇨병을 크게 나누면, ‘췌장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과 ‘췌장이 손상되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이 있다.
제2형 당뇨병은 비만한 사람이 걸리기 쉬운데, 당뇨병을 방치해 증상이 악화되면 하나같이 살이 빠지고 말라간다. 그 원인은 혈액 속에 당이 가득 찼는데도 인슐린이 부족해서 세포가 양분을 흡수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왜 체온이 내려가면 혈액의 흐름이 나빠질까?
앞서 정상 세포는 마이너스 75밀리볼트의 전위차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아 이 전위차에 혼란이 오면, 혈액의 페하(pH, 수소이온 농도지수)수치가 저하된다. 페하 수치가 내려가면 몸은 산성으로 변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혈액의 페하 수치는 7.35~7.45이다. 페하 7이면 중성이기 때문에 이 수치는 약알칼리성에 해당한다. 흔히 “체질이 산성으로 바뀐다”는 말을 하는데, 사실 우리 몸의 체질이 산성화되었다는 말은, 중성 페하수치 7을 밑도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신체의 정상적인 페하 수치의 범위가 겨우 0.1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상당히 미묘한 수치로 균형을 이르는 아시도시스(acidosis, 산중독)로 진전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거의 생사를 다투는 위독한 상태다.
따라서 여기에서 ‘산성으로 바뀐다’는 말은 정상 수치인 7.35를 밑돈다는 의미다. 그럼 세포의 전위차 변화는 페하 수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놀랍게도 전위차가 5.9밀리볼트만 감소해도 폐하 수치는 0.1이나 떨어진다. 그리고 페하 수치가 0.11만 떨어져도 세포 기능이 크게 저하되기 때문에 에너지 공급량도 큰 폭으로 줄어든다.

세포 안쪽과 바깥쪽의 전위차가 마이너스 75밀리볼트라는 것은, 세포 안쪽에는 마이너스 전하를, 세포 바깥쪽에는 플러스 전하를 띤다는 의미다.

인간의 뇌는 눈을 감고 있어도 눈 안쪽에 있는 망막은 빛을 감지한다. 그리고 이 망막이 빛을 감지하지 못할 때 뇌의 송과체에서 수면을 촉진하는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 때문에 밝은 곳에서 자면 망막이 빛을 감지하여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아,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하버드 대학의 연구팀이 ‘수면욕과 식욕’을 주제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인간은 14시간 동안 식사를 하지 않으면, 자고 싶다는 ‘수면욕’보다 먹고 싶다는 ‘식욕’이 앞선다고 한다. 그리고 식욕이 수면욕을 앞설 즈음에 식사를 하면 체네시계가 그 자리에서 다시 맞춰진다고 한다.
이 성질을 이용하면 시차증을 간단하게 고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방법을 얘기해보겠다. 가령 일본에서 미국으로 갈 경우, 비행기 직행편이라도 약 10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기내식을 전혀 먹지 않고 견디는 것이다. 이때는 잠을 자도 일어나 있어도 괜찮지만 식사만은 하면 안 된다.
14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견딘다는 것이 조금 힘들겠지만, 어쨌든 시차 적응을 위해서 먹지 않고 견뎌본다. 그리고 미국에 도착해서 정확히 일본에서 떠난 후 14시간이 지났을 즈음에 식사를 하면, 그때 수면 스위치가 다시 맞춰져 시차로 고생하지 않고 바로 쾌면을 취할 수 있다.

잠들기 전 4시간 동안은 공복인 상태가 좋다.
수면 사이클을 고려해 9시 반에 자는 것이 제일 좋지만 늦어도 11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음료 가운데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이 따뜻하게 데운 맹물이다. 불순물이 들어 있지 않아 우리 몸에 아주 좋은 음료다.
아침에는 꼭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있다. 커피나 차와 같이 카페인이 많은 음료는, 수분을 섭취하는 것 같아도 결국에는 몸에서 수분을 빼앗는다. 커피를 마실 때는 그 전에 양질의 물로 충분히 수분섭취를 한 후에 마시기 바란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나이가 들면 항문 주변의 근육인 ‘괄약근’의 힘이 약해진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방귀를 뀐다고 한 것이 변이 나온다거나, 여성의 경우에는 오줌을 지리는 요실금에 시달린다. 걸을 때 항문을 의식적으로 조이면 괄약근을 단련하는 효과가 있다. 이것을 계속하다 보면 아침 걷기만으로 요실금이 개선될 수 있다. 젊은 사람도 괄약근 운동을 하면 처진 엉덩이를 올려주는 힙 업 효과가 있으니 꼭 실천해보자.

등뼈는 우리의 혈액과 면역물질을 만들어내는 아주 중요한 장소다. 등을 곧게 편 올바른 자세는 아름다운 몸을 위해서도 좋지만 건강을 위해서도 좋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마음을 조절하기 위한 일련의 동작을 ‘프리샷 루틴(preshot routine)’이라고 한다. 많은 프로 운동선수들이 각자 자신만의 프리샷 루틴을 가지고 있다.
프리샷 루틴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평소 몸에 벨 수 있또록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유사시에 어떤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밀려와도 프리샷 루틴을 통해 평소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걷기를 습관화하라는 것 역시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매일 반복해 몸에 배면 아침 걷기가 마음과 정신 상태를 조절해주는 당신의 프리샷 루틴이 되기 때문이다.
컨디션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기쁠 때나 괴로울 때나, 매일 아침 등을 곧게 펴고 리듬에 맞춰 걷다 보면 자신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따. 인간은 본능적으로 안 좋은 일이나 힘든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어깨를 떨어뜨리고 웅크리며,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발밑으로 떨어뜨린다. 반면에 좋은 일이나 기쁜 일이 있으면 가슴을 펴고 시선을 위를 향한다. 자세와 감정의 이러한 관계는 전 세계 공통이다.

사과와 당근을 권하는 이유는 맛이 좋기 때문만이 아니다. 사과와 당근의 조합은, 안티에이징 세계에서는 디톡스(독소 제거)효과와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스위스에서 난치병을 치료하는 벤너 병원에서는 식사요법 으로 매일 아침 당근과 사과 주스를 마시게 해서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당근과 사과의 조합이 면역력을 높이는 까닭은 장내세균의 균형을 돕기 때문이다. 특히 소장에는 면역과 관련된 세포가 있어서, 장내 균형이 잘 이뤄지면 그 세포가 활성화되어 면역력이 향상된다.

음식은 한 입에 최소 30회는 씹고, 식사 시간도 30분 정도는 돼야 한다. 이것은 점심식사나 저녁식사나 마찬가지다. 잘 씹는 것은 위장에 부담을 덜 주어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식생활에 있어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취침 전 네 시간 동안은 아무것도 먹지 말라는 점이다. 위에 음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잠들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장호르몬은 뼈의 길이 성장과 근육의 증가 등 성장을 촉진하는 작용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지방을 분해하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한다. 이러한 성장호르몬은 잠들고 나서 30분이 지나면 분비되기 시작한다.
예부터 “잠을 잘 자는 아이가 잘 큰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잘 자는 아이는 그만큼 성장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서 뼈와 근육이 잘 자란다. 단 수면 중에 성장호르몬을 왕성하게 분비시키려면 ‘공복’ 상태로 자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다.

토마토를 매일 먹었을 때는 마음이 아주 차분했고, 화가 나거나 짜증나는 일이 별로 없었다. 덕분에 나는 부모님께 별다른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무난하게 자랄 수 있었다.
토마토의 수수께끼를 푼 것은 내가 의사가 되어 이런저런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토마토에 ‘감마아미노낙산(GABA, 가바)’이라는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감마아미노낙산에는 스트레스 완화 외에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노화를 늦추는 관점에서도 적극 권장할 만한 식품이다.

욕조 목욕은 매일 10분간 41도의 물 온도를 지켜야 체온 업 건강법을 실천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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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만 듣던 Golang. 황무지에 꽃을 피우자.

벤치마크-'Go 언어. Golang.'

(출처 : http://www.techempower.com/benchmarks/#section=data-r9&hw=i7&test=json)

'Go가 이렇게 빠르다고?'
JSON serialization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고, 다른 테스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이 벤치마크 결과를 본 후 Go 언어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게 되었다.

웹을 주로 다루는 개발자의 관점에서 Go 언어의 첫 느낌.
그동안 많은 개발자의 사랑을 받은 자바, 파이썬, 루비, PHP 등엔 필요한 도구들이 이미 개발되어있다.
농사로 치자면 이런 언어들엔 트랙터와 콤바인은 물론, 이앙기와 탈곡기 등 필요한 도구가 다 잘 갖춰있다.
그런데 Go 언어로 개발하려니, 삽 한 자루로 굳은 땅을 개척해야 하는 느낌이었다.
와. 진짜.
잡초 조차 보기 힘든 황무지에 삽 한 자루 들고 발을 디딘 느낌이란...
참으로 막막하지만, 소로우가 살던 월든 호수를 동경하는 개발자로서 이런 황무지가 왠지 끌린다.
이 황무지 Go언어를 근 일 년 정도 접하며 느낀 점은 썩 괜찮다는 거다.
아직 많은 도구가 개발되진 않았지만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언어라고 본다.

혹자는 시대를 역행하는 언어이고 후지니까 쓰지 말자고 한다.
초보자를 위한 언어지, 똑똑한 프로그래머를 위한 언어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Google, Spotify나 Docker같은 커다란 서비스에서 사용한다는 건,
그만큼 매력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만으로 여섯 살도 안된 언어가 이 정도면, 오 년 후에는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할 만 하지 않을까?

사실 커뮤니티만 좀 더 발전해도 아주 흥하겠다.
루비나 파이썬과 비슷한 생산성을 가지고 성능은 몇 배 낫다면, 충분히 매력적이니까.
이 황무지에서도 잘 자라는 아몬드 나무를 심어볼 만하다.
그럼 봄이되면 꽃이 필테고, Go언어에도 봄 기운이 만연할 터이다.

아래에는 Go 언어에 아몬드 나무나 개나리, 진달래, 목련, 철쭉 등을 심어보고자 하는 개발자가 읽어볼 만한 거리를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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