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빚은 독특한 풍미의 맥주가 자랑인 아이리쉬 펍. 프랑시스칸 웰.

지금은 호주에 살지만, 고향이 코크인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아일랜드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연락이 닿아 안부를 물었어요.
코크에서 지낸다는 저의 말에 이 친구가 명소 두 곳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벽보-'Franciscan well Brew Pub, Cork'

그 두 장소 중 한 군데가 이 프란시스칸 웰이에요.
추천한 다른 곳도 역시 펍인데(술집 말고는 추천할 곳이 없나.^^;), 아직 안 가봤네요.
거긴 다음에 들러봐야겠어요.
아무튼 그 대화 뒤로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름이 가물가물해질 때쯤.
마침 프란시스칸 웰에서 약속이 하나 잡혔어요.
여기서 직접 빚은 맥주 중의 하나를 마셔보니 입맛에 잘 맞더라고요.
그리고 최근에 들렀을 땐 사과주를 맛보았는데 이 또한 맛이 좋습니다.

야외 테라스-'Franciscan well Brew Pub, Cork'

야외 테라스-'Franciscan well Brew Pub, Cork'

동네에서 유명한 술집이라 그런지 입구부터 손님으로 북적거리는군요.
날씨가 꽤 쌀쌀한데 야외 테라스까지 사람으로 꽉꽉 찼어요.
프란시스칸 웰.
코크의 맛을 느껴보고 싶은 분께 이 펍을 추천합니다.

프란시스칸 웰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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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라니 떡갈나무 숲 깊숙한 곳에서, 마법처럼 흐르는 오 설리번 폭포.

킬라니에서 가본 곳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오 설리번 폭포라고 말하겠습니다.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걸어서는 좀 멀지만, 자전거로는 한 시간 정도 거리에요.
숲 사이로 만들어진 오솔길을 걸으면,
침엽수부터 떡갈나무까지 여러 나무가 방문을 반깁니다.

호수-'O'Sullivan's Cascade Killarney'

호수 저 멀리에 로스 성도 보이네요.
오 설리번 폭포로 가는 길은 떡갈나무 숲과 연결돼요.

폭포-'O'Sullivan's Cascade Killarney'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을 통해 폭포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중간에 층을 하나씩 빼 놓은 듯 한 계단 한 계단이 꽤 높아서 무릎 관절을 조심해야겠더라고요.

떡갈나무-'O'Sullivan's Cascade Killarney'

끝까지 내려오니 덩치 좋은 떡갈나무가 우두커니 서서 호수에서 노니는 새들을 바라보네요.
나무 아래엔 이끼가 푹신하게 깔려서 잠시 누웠습니다.
자연의 품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군요.:D
여기 나무들은 살기도 꽤 오래 살았답니다.
자동차가 발명되기 전, 말을 타고 이곳을 오가던 옛사람들에게도 기꺼이 품을 빌려주었겠지요.
이 떡갈나무가 이번 킬라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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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만난 틱낫한 스님. 마음챙김 수련회.

수행홀-'Mindfulness retreat with Thich Nhat Hanh'

작년 겨울. 아일랜드엔 명상원이 없나 찾다가 틱낫한 스님의 방문 소식을 접했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란 지론을 가진 터라 고민이 되었죠.
‘분명 사람이 많이 몰릴 테고 가서, 사람 구경만 하다 오는 건 아닐까?’
하긴 수행이야 홀로 하는 건데 누굴 만나서 어떤 얘길 듣던 뭐 그리 큰 도움이 되겠습니까.
어떤 맛있는 음식도 소화할 준비가 된 사람이나 씹어 삼키는 거지요.
제가 앞으로 나갈 준비가 되었다면 결국은 나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누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도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어떤 기연을 얻겠다기 보단 편안한 마음으로 참가하기로 했어요.
가는 김에 경치 좋다는 킬라니 구경도 좀 할 요량으로 말이죠.
유럽에선 불교 설법을 어떤 식으로 하나 궁금하기도 했어요.
결론은 아주 만족스러운 명상 수련회였습니다.
우선 최근에 단식을 마치고선 채식 위주의 식사에 관심이 많은데,
명상 수련회에서 나오는 채식(Vegan)음식을 보며 고른 영양의 채식 식단을 짜는 데 큰 도움을 받았어요.
그리고 도 닦는데 관심이 많은 800명의 유럽인과 담소를 나누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알아차림-'Mindfulness retreat with Thich Nhat Hanh'

전에 한국에서 수련원을 갔을 땐 ‘수행’의 성격이 강했는데,
이번에 다녀온 아일랜드의 수련회는 ‘휴식’의 성향이랄까요?
우 레와타 반떼께 수행을 배울 때, 노력을 ‘너무’ 하지 말고 즐기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여태껏 어느 정도의 정진이 가장 즐거운가의 갈피를 못 잡았어요.
틱낫한 스님의 명상 수련회 덕에 그 즐거움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참 고마운 기회였어요.
틱낫한 스님이 하신 법문에 크게 감격을 하기도 했습니다.
내용은 이미 알던 것이에요.
불교의 가르침에 흥미를 느낀 뒤로 여기저기서 주워들었던 것들이죠.
제가 스님을 존경하는 부분은 그것을 어떻게 설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진리에 다가가도록 풀어서 설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하였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불교에 관심이 전혀 없던 사람이나 어린아이도 쉽게 알아듣도록 다양한 비유를 들어 하시는 설명을 듣고 크게 감동했습니다.
서구권 사람들이 종교적인 위화감을 전혀 느끼지 않도록 부드럽게 다가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행선-'Mindfulness retreat with Thich Nhat Hanh'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

종소리 명상 (Bells of Mindfulness)
어떤 순간이든 종이 울리면 하던 것을 멈추고 호흡에 집중합니다.
마음 챙김의 보조 수단으로서 종소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절 명상 (Touching the Earth)
절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서구인들을 위한 절 명상 방법입니다.
틱낫한 스님의 재치가 엿보이는 명상 법이에요.
‘땅에 고마움을 담아 땅을 만지세요.’
하면 절을 합니다.
땅을 만지면서 우리의 조상이 이곳에 잠들었고
우리도 역시 잠들 존재이며,
후손 또한 이 땅에서 태어날 것을 알아차립니다.

포살 (Beginning Anew)
대화를 할 땐 상대방의 말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가만히 듣습니다.

  1. 꽃에 물 주기 (Flower watering)
    우리가 느낀 행복을 다른 이들과 나눕니다.
    남들이 가진 좋은 씨앗에 물을 준다고 표현하네요.
  2. 후회의 공유(Sharing regrets)
    우리의 서투름으로 인해 일어난 행위를 공유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를 합니다.
  3. 고통의 표현(Expressing a hurt)
    다른 이의 어떤 행위로 고통을 받았다면 툭 터 놓고 이야기합니다.
    상대방은 고통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닌데 그것이 뜻하지 않게 자신에게 고통이 되기도 하기에,
    서로 오해를 푸는 자리입니다.
  4. 어려운 문제의 공유와 지원 요청(Sharing a long-term difficulty and asking for support)
    어려운 문제를 공유하여 상황이 나아지도록 방향을 잡고 서로 도움을 줍니다.

다섯 계율 (Five Mindfulness Trainings)
불교 전통의 다섯 계율에 깨달음의 길인 팔정도를 녹여 놓았습니다.
이 가르침은 틱낫한 스님이 항상 강조하는 가르침이라고 하네요.
계율을 의미하는 Precept가 아닌 Training으로 명칭을 정한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그 명칭이 전통적인 계율보다 자율적인 느낌을 받고 능동적인 행동을 떠오르게 하거든요.

  1. 산목숨을 해치지 마라. <바른 생각, 바른 견해>(Reverence for Life)
  2. 주지 않은 것을 가지려 하지 마라.<바른 생계, 바른 행동>(True Happiness)
  3. 삿된 음행을 하지 마라. (True Love)
  4. 거짓말을 하지 마라.<바른말>(Loving Speech and Deep Listening)
  5.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술이나 약물 따위에 취하지 마라. (Nourishment and Hea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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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먹어본 태국 음식 중 최고! 킬라니 태국 음식점 겐팅 타이.

킬라니는 아일랜드에서 유명한 관광지로, 시내에 식당이 많습니다.
물론 관광객 위주로 상대하는 식당도 많지만, 동네 사람들이 자주 찾는 식당이 있기 마련이죠.
겐팅 타이는 지역 토박이들도 많이 찾는 음식점 같아요.
제가 밥을 먹는 동안 여러 팀이 테이크 아웃을 해 갔거든요.
이 태국 요리점이 지금까지 먹어본 태국 음식 중 가장 맛좋은 곳이 된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이날 아침 먹고선 열두 시간 동안 에너지 소모가 엄청났습니다.
배가 고플 만 하죠?
시장이 반찬이잖아요.
어지간한 음식은 다 맛이 좋았을 겁니다.^^;
태국을 여행할 땐 간단한 음식으로 금방 배를 채우고 식당을 나섰기에 음식 맛을 음미하지 못했던 기억이에요.
그래서 노곤한 몸을 편안한 의자에 기대어 두 시간 동안 밥을 먹는 분위기도 맛에 한몫했을 겁니다.
한국에선 태국 음식을 먹으러 오리엔탈스푼 같은 곳에 가끔 갔어요.
맛이 깔끔하고 괜찮지만 ‘아! 맛있다!’ 소리가 나오진 않던 기억입니다.
뭐 이런저런 상황의 영향을 받았지만, 아무튼 겐팅 타이가 지금껏 가본 태국 식당 중 최고 맛집입니다.

sub-'Genting Thai Killarney'

우선 땅콩소스를 찍어 먹는 소고기꼬치와 오리 스프링 롤을 들여보내 식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채소 커리 -'Genting Thai Killarney'

주 요리로 친구는 채소 커리를 시켰고, 저는 매운맛 새우 커리를 주문했습니다.
완전 밥 도둑이에요!

매운맛 새우 커리-'Genting Thai Killarney'

둘이서 달걀 볶음밥 한솥을 시켜서 말끔히 해치웠어요.
다 먹고선 배가 부른데도 빈 그릇을 보며 아쉬워했네요.^^;

디저트는 평범합니다.
케이크를 이곳 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고 외주 업체에서 받아 온다고 하더라고요.
티라미슈를 먹다가 동네 빵집이 생각났습니다.
‘아. 정말 우리 동네 프렌치빌만큼 맛좋은 케이크 파는 곳을 못 봤어!’
집에 가면 동네 빵집부터 들러 케이크 한판 사 먹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Banana Split-'Genting Thai Killarney'

남의 떡이 커 보이는지 친구가 시킨 아이스크림이 더 맛나 보이더군요.

아무튼, 맛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만족스러운 걸음으로 식당을 나섰습니다.
킬라니에서 마땅한 식당이 안 보인다면, 여기 한번 가보세요.
여행 정보 센터(Tourism office) 건너편, 자전거 대여점(O'Sullivan's bike shop) 옆 상가 골목 이 층입니다.

겐팅 타이 (Genting Thai)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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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가장 높은 산, 카론투힐. 대 자연의 위용을 마주하다.

처음에 산의 고도를 듣곤 코웃음을 쳤습니다.
‘1,038m? 한국의 산들에 비하면 뒷동산이지.’
그런데 생각해보니 저는 산악인이 아니군요.
높은 산을 찾아다니며 등정하는 취미가 없습니다.
가장 최근에 오른 높은 산이라고 해봤자, 카론투힐의 절반 정도 높이인 강화 마니산이네요.
그때도 꽤 숨이 찼던 기억입니다.
등산 전날은 날씨가 아주 화창했어요.
“아. 내일도 이런 날씨라면~”
저의 소망이 구름을 잔뜩 몰고 왔나 봅니다.
잿빛 하늘이었거든요.
뭐 그래도 오랜만에 등산이라 들떴지요.

자전거-'Carrauntoohil Killarney'

아침 일찍 자전거를 빌려 타고 한 시간을 달리니 입구가 보이는군요.
발걸음도 가벼웁게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멋진 호수를 지나치자 본격적인 경사가 시작되네요.
너무 갑작스레 경사각이 변했습니다.
25도 정도의 완만한 언덕길에서 70도의 암벽등반 코스로 말이죠.
대자연의 풍모가 느껴져요.

등산로-'Carrauntoohil Killarney'

구름 속은 바람이 많이 붑니다.
중심을 잘못 잡으면 절벽 아래로 떨어지겠더군요.
인간의 삶은 바람 앞의 등불 처지라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암벽등반을 마치고 나니, 완만한 구릉 지대가 나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온통 안개뿐.
이곳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정상에 오르는 건 포기입니다.
올라가도 산 아래가 하나도 안보일 터니 굳이 목숨 걸고 오를 필요 없다고 느꼈거든요.
생명은 소중하잖아요? :D

호수-'Carrauntoohil Killarney'

조심조심 절벽을 걸어 내려왔습니다.
발을 잘못 디디면 끝장이니 정신이 바짝 드는군요!
막대기를 하나 들고 왔다면 절벽을 좀 더 안정적으로 오르내리는 데 도움이 되었을듯해요.
일단 내려오니까 살겠습니다.
좀 높이가 있는 산은 날씨 봐서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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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이 담긴 대승경전. 실상묘법연화경(實相妙法蓮華經).

법화경은 널리 알려진 대승경전의 하나로, 다양한 비유가 특히 재미있는 경전입니다.
이 경전을 읽으며, 어떻게 이 경전이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어요.
법화경은 너무나 중생적인 경전입니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
‘믿어라.’
‘널리 퍼뜨려라.’
이 세 가지를 주로 설하거든요.
대승불교가 출현한 시점엔, 기존 불교 승단의 꼴이 말이 아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개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불교에 등을 돌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파격적인 가르침이 필요했을 겁니다.
그것이 이 법화경입니다.
이 경전을 읽다 보면 그 간절함이 절로 느껴져요.
‘우리는 모두 수행하는 보살이고, 부처님이 될 것이니 믿어주세요!’
법화경을 쓰며, 온 힘을 기울였을 한 사상가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불교를 널리 퍼뜨린 덕분에, 불교의 가르침을 오늘날 우리가 접하기 쉽도록 한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새로운 사상을 불교에 ‘편승’시켜 대승이라 이름 지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네요.
법화경에서 굳이 불제자를 성문, 독각, 보살로 나누어 설명하는 것은,
글쓴이의 사상을 대중에게 이해시켜야 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딱히 소승이라고 부를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수행을 통해 자신을 알게 되면, 자연히 세상에 이롭도록 살게 되는데 말이에요.
‘소승. 걔들은 지들만 알아.’
자기도 모르는 이가 어떻게 남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돕겠습니까?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한 불교 사상가의 책.
법화경은 확실히 파격적이고, 흥미로운 사상을 담은 대승경전입니다.

중국 보자흑의 연꽃-'대승 경전 법화경'

법화경 속의 가르침

세 가지 고통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오는 괴로움
사물이 변하는 데서 오는 괴로움
좋아하는 것을 잃게 되는 괴로움

세 가지 탈것의 구별은 본래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중생들이 각자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에 세 가지 탈것이 마련된 것이다.

모든 존재는 환상이나 꿈과 같으며 파초의 줄기처럼 심이 없으며 메아리와 같다고 아는 사람. 또 삼계에 속하는 모든 것은 환상이나 꿈과 같아서 속박된 것도 아니며 해탈한 것도 아니라고 알고 열반도 식별하지 않는 사람. 또 모든 존재는 평등하고 공이며 서로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대상화하지 않고 어떤 실체도 보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이야 말로 위대한 지혜를 지닌 분이시며 남김없이 존재의 전체를 보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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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숨결이 생생한 킬라니 국립공원.

호수를 끼고 넓게 펼쳐진 숲.
신선한 녹색의 기운이 콧속으로 빨려 들어옵니다.
규모가 워낙 큰 공원이라 킬라니에 터전을 잡더라도 모두 둘러보기엔 한평생이 걸릴듯해요.
날씨가 어떠냐에 따라 같은 장소도 분위기가 다를 테고,
계절이 바뀌면 갔던 곳도 새로운 옷을 입을 테니까요.
저는 가볍게 산책하기 좋을 정도의 거리만 둘러봤습니다.

Mukross House-'National Park Killarney'

우선 공원에 들어와 한 시간 좀 넘게 걸으면 머크로스 하우스(Mukross House)가 보입니다.
앞에 널따란 잔디 광장이 있어서 잠시 앉아 쉬어가기 좋은 곳이죠.

숲-'National Park Killarney'

그리곤 커다란 나무가 모여 사는 길을 따라 쭉 걸어요.

Torc Waterfall-'National Park Killarney'

그럼 토크 폭포(Torc Waterfall)가 나옵니다.
물이 참 시원해 보여서 발을 담갔더니,
시원한 정도를 넘어섰습니다.
맨발로 눈 밟은 것보다 세 배 정도 발이 시렸어요.
물놀이는 햇빛 쨍한 한여름이 아니면 힘들 듯합니다.
폭포에서 나와 돌아가는 길은 왠지 맨발로 걸어보고 싶더군요.
맨발로 두 시간쯤 걸으니 신발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항상 신발로 싸매고 다녀서 그런지 피부가 약해요.
돌멩이라도 하나 밟으면 악 소리가 절로 나오죠.
걸음은 더뎌졌고, 덕분에 마실 나왔던 사슴 가족과 눈인사를 나눴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드니 깜짝 놀라 멀리 떠나더군요.
저 멀리서 나란히 서서 가만히 절 바라보는 사슴 가족의 호기심 어린 눈빛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Ross Castle-'National Park Killarney'

다음 날 아침엔 위쪽의 다른 입구를 통해 로스 성(Ross Castle)을 다녀왔습니다.
시내에서 코앞이라 동네 사람들 아침 산책 코스로 딱 맞겠어요.
다음에 킬라니 국립공원을 다시 찾는다면 다른 길도 거닐어보고 싶네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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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기를 담은 영화. 아티스트.

말 없는 조용한 영화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나는 시대로 넘어가는 때를 배경입니다.
무성영화에서 톱스타였던 배우는 몰락의 길을 걸어요.
성 같은 집에 살다가 조그마한 집으로 이사하고,
가지고 있던 사치품을 죄다 내다 팔죠.
고용했던 기사에게 줄 월급이 없어 해고하고,
심지어 입던 옷과 구두도 중고 양복점에 헐값으로 넘깁니다.
매일매일을 술로 보냅니다.
한숨과 좌절을 안주 삼아서 말이에요.
그러다가 삶에 회의를 느끼고 자살을 하려고 까지 합니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이 닥치면 어떤 기분일 것 같나요?
무엇을 잃는다는 건 분명 고통입니다.
하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으니 두 가지 선택이 남을 뿐입니다.
계속 괴로워하든지, 벗어나든지.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술독에 빠져도 봤지만 하나 도움될 게 없더라고요. :D
비록 주인공이 슬픔에 너무 푹 잠겨있던 게 아쉬웠지만,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흥겨운 음악이 나올 땐 저도 같이 춤을 추고 싶더라고요.
제가 태어났을 땐 이미 유성영화 시대여서 이런 말 없는 영화를 못 봤어요.
고전 영화를 일부러 찾아볼 만큼 영화광도 아니거든요.
말이 안 나오니 표정이나 동작에 더 집중해서 봤습니다.
색다른 재미가 있네요.
아티스트.
신선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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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단편. 만필, 토마토 같은 사람 - 2011년 한국

비슷한 점이 많을수록 쉽게 공감대가 형성된다.
취미가 같은 사람,
취향이 같은 사람.
나는 그중에서도 식성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특히 반갑다.
“오! 저도 그걸 즐겨 먹어요!”
좋아하는 음식을 앞에 두고 나누는 대화는 더 즐거우니까.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
잡식성인 내 주위의 사람은 잡식성이 대부분이다.
가리는 음식이 많은 사람과의 만남은 왠지 불편하므로.
보통 사람이 모이면 먹고 마시는데,
편식 인간과 함께하면 음식을 가려서 주문하게 되어 그렇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 중에 세상에 존재하는 음식 중 30% 정도만 먹을 수 있
던 심각한 편식 인간이 있었다.
“그걸 어떻게 먹어. 사람이 먹는 게 아니야.”
하지만 심한 편식을 하던 그 친구는,
잡식 무리와 어울린 지 십 년 만에 어지간한 음식은 다 먹는 잡식 인간으로
거듭났다.
초식, 육식, 잡식, 면식...
여러 식성 중에서 나는 잡식.
그중에서도 육식을 선호하는 잡식 인간이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채식을 선호하는 잡식으로 변하면서,
좋아하는 음식 군이 변하였다.
배가 고플 때.
피가 뚝뚝 흐르는 스테이크나 삼겹살 같은 육류가 생각났는데,
요즘은 버섯, 마늘, 가지 같은 채소류가 생각나는 거다.

라오스 비엥싸이-'토마토 같은 사람'

그 채소 중 우위를 차지하는 토마토.
토마토는 참 매력적이다.
고기는 빨갛고,
토마토도 빨갛다.
고기를 씹으면 육즙이 나오고,
토마토를 씹으면 과즙이 나온다.
고기는 익을수록 질겨지고,
토마토는 익을수록 부드러워진다.
익는다는 것을 사람에 빗대면 성숙해진다고 할 수 있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은 질기고 독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한다.
“그렇게 물러서 세상 어떻게 살라고 해?”
주변에 무른 사람이 있으면 이렇게 조언을 하곤 하니까.
나도 아등바등 질기게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이젠 생명을 목표를 위해 ‘활용’하기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주먹 불끈 쥐고, 어깨와 목에 힘을 꽉 줄 필요가 없다.
살기 위해 긴장하고 질겨질 필요가 없으므로.
토마토처럼 부드럽게 살면 된다.
나는 토마토 같은 사람이 되리라.
빨간 토마토는 껍질을 벗겨도 빨갛듯.
겉과 속이 같은 사람.
익을수록 부드러워지는 사람.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익혀 먹어도 한결 같이 맛있는 토마토처럼.
인생의 맛을 잃지 않는 사람.
따로 먹어도 좋고,
다른 음식과 곁들여도 좋은 토마토처럼.
조화로운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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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싸들고 소풍 가기 좋은 곳. 킬라니 호수.

호수-'Lower Lake Killarney'

킬라니 중심가에서 도보로 40분 정도 거리의 호수입니다.
Lake Hotel의 입구나 출구로 들어가면, 호텔 옆에 호수가 보여요.
킬라니에서 지내는 동안 두 번이나 갔는데요.
처음엔 지도도 없이 발길 닿는 데로 걷다 보니 도착했어요.
시내에서 거리가 가까운 편이에요.

소나무-'Lower Lake Killarney'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날씨가 흐렸음에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죠.
넓게 펼쳐진 갈대숲이 한층 분위기를 살려주더라고요.
사람도 없어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고요함을 마음껏 누렸습니다.

소풍-'Lower Lake Killarney'

두 번째로 찾았을 땐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어요.
팔백 명이 단체로 도시락 싸 들고 소풍 갔거든요.

소풍-'Lower Lake Killarney'

날씨 또한 아주 화창해서 마치 해변에 온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래사장 대신 푸른 잔디가 깔린 해변 상상 되시나요?^^;
참 멋진 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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