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쌍리 매실마을 매화 축제


지금은 아주 무더운 여름이라 가만히 앉아있어도 땀이 주룩주룩 흐르고 푹푹 찌지만,
올봄에는 날씨가 참 좋았다.

이 글은 올봄에 다녀온 홍쌍리 매실 마을에 대한 이야기다.
작년 봄에 자전거를 타고 섬진강 종주를 하면서 이곳에 언젠가 다시 한 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가 이리 아름다울진대 네 바퀴 짐승은 오르지 못하는 곳은 얼마나 멋들어지겠는가?'

홍쌍리 매실마을 매화축제 apricot blossom festival-'풍경'

홍쌍리 매실마을 매화축제 apricot blossom festival-'백매화'

홍쌍리 매실마을 매화축제 apricot blossom festival-'홍매화'

과연 그랬다.
홍쌍리 매실 마을엔 매화가 만발했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백매화들 사이에 홍매화가 군데군데 모습을 비춘다.

홍쌍리 매실마을 매화축제 apricot blossom festival-'매실막걸리와 파전'

천천히 걸으며 매화를 구경하고, 장터에 들러 파전에 매실 막걸리를 한 잔 걸친다.

홍쌍리 매실마을 매화축제 apricot blossom festival-'풍경'

홍쌍리 매실마을 매화축제 apricot blossom festival-'보호색'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이 매화는 밥을 먹기 전이나 후나 항상 아름답다.
도시에서 무디게 살아서 그런지 가끔 이렇게 나들이를 다녀오면 자연의 경이로움에 쉬이 감동하게 된다.

홍쌍리 매실 마을.
거리가 멀어서 자주는 못 가겠지만, 오 년이나 십 년에 한 번쯤은 이 마을에 들러 매화길을 거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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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에우스카디 지방의 대도시. 빌바오.


축제-'빌바오 bilbao Euskadi'

축제-'빌바오 bilbao Euskadi'

축제-'빌바오 bilbao Euskadi'

축제-'빌바오 bilbao Euskadi'

춤-'빌바오 bilbao Euskadi'

구겐하임 미술관에 가려고 왔던 도시.
미술관을 둘러보고 조금 걷다 보니 축제가 한창이다.
마치 이 축제에 참여하려고 빌바오에 온 듯 인파 속으로 스며들었다.
왜 고작 참치 샌드위치 하나를 사려고 사람들이 줄을 기다랗게 서있는 건지 의문을 품었으나,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그 기다림이 당연하다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맥주도 한 컵 마시고 그들의 들뜬 분위기에 취해 축제 거리를 흘러다닌다.
곳곳에서 울리는 음악 소리에 맞춰 사람들은 흥겹게 어깨를 들썩인다.

나 잡아봐라 주의-'빌바오 bilbao Euskadi'

한적한 거리-'빌바오 bilbao Euskadi'

잠시 축제 거리에서 빠져나왔더니 언제 그렇게 시끌벅적했냐는 듯이 한적하다.
이 동네 사람들은 '나 잡아봐라'놀이를 자주 하는지 '나 잡아봐라'주의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이 재미있다.

츄러스 가게-'빌바오 bilbao Euskadi'

츄러스-'빌바오 bilbao Euskadi'

다시 축제 속으로 들어가자 반가운 가게가 보인다.
츄.츄.츄.츄.츄러스.츄러스!
스페인 츄러스가 생각나서 한국에서 사먹을 때마다 실망을 거듭했는데, 여기 진짜가 나타났다!
바삭한 츄러스를 초콜릿 소스에 푹 찍어 먹는 이 맛.
최고다.

퇴장-'빌바오 bilbao Euskadi'

퇴장-'빌바오 bilbao Euskadi'

축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빌바오 사람들의 축제는 이제 막 시작인가보다.
축제를 즐기러 가는 사람이 거친 물살처럼 몰려와서 우리는 연어가 된 기분이었다.
그 술에 취한 연어 두 마리는 빌바오 버스터미널에 무사히 도착해서 막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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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신도시에서 열린 인천음악불꽃축제.

여의도 불꽃 축제를 몇 번 구경하곤 최근 몇 년은 불꽃놀이 구경을 가지 않았습니다.
불꽃놀이 보자고 인산인해에 휩쓸려 다니긴 싫었거든요.

이번엔 집에서 멀지 않은 송도 신도시에서 인천음악불꽃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람도 별로 안 올 거 같고, 거리도 부담 없으니 여유롭게 즐기다 오리라 마음을 먹었어요.
그런데 이게 웬걸.
송도행 지하철에 사람이 미어터지도록 많습니다.
다들 불꽃놀이 소식을 어디서 들었는지 여의도 불꽃 축제 가는 길 만큼이나 사람이 많았어요.
'그래. 기왕 왔으니 불꽃놀이 구경이나 신 나게 하고 가자!'
행사장에서 멀찌감치 자리를 잡았습니다.
불꽃은 하늘에 쏘는 건데 굳이 바로 앞에서 볼 필요는 없으니까요.
한 발. 두 발.
불꽃이 하늘로 쏘아집니다.

불꽃-'2013 인천음악불꽃축제'

'이야~ 이제 시작이구나~'
또 한 발.
한 발.
'피융~ 핑핑핑핑~ 피융~'
밥 못먹은 당나귀의 한숨처럼 힘 빠진 불꽃 소리가 납니다.
'언제 제대로 시작하는 거지?'

불꽃-'2013 인천음악불꽃축제'

'피융~ 핑핑핑~ 펑~ 펑~ 펑~ 펑퍼러펑~!'
'아, 이제 제대로 시작 하나 보다.'
근데!!
그게 마지막 불꽃이었습니다.

불꽃-'2013 인천음악불꽃축제'

인천음악불꽃축제는 뭔가 제대로 된 한방이 없어 아쉬운 불꽃 축제였네요.
그래도 멀리서 돗자리 깔고 앉아 조용히 맥주 한잔 하면서 보니 기분은 썩 괜찮았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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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의 계절 가을. 송도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재즈 웨이브.

10월. 재즈.
4회부터 자주 찾았던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생각납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감미로운 재즈가 마음에 들었지요.
그런데 작년 9회 재즈 페스티벌 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규모가 커져서 그런지,
체계가 잡히면서 자유로운 분위기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축제라기보다 대규모 음악 감상회에 간 기분이었어요.
음악은 참 좋았지만,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자라섬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냥 자전거 타고 송도로 마실 갔어요.
마트에서 통닭이랑 과일을 사고, 가볍게 마실 막걸리도 준비해서 하루를 보내려고 센트럴 파크를 찾았지요.
돗자리 깔고 빈둥대고 있는데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립니다.

무대-'1회 코리아 재즈 웨이브'

무슨 소린가 궁금하여 자리를 그쪽으로 옮겼더니,
제1회 코리아 재즈 웨이브가 열리는군요.
자라섬이 아닌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재즈 공연을 들을 수 있다니!
'옳다구나~ 얼씨구! 좋다.'
신이 났습니다.

수건-'1회 코리아 재즈 웨이브'

올해 처음하는 행사라 수건까지 나누어 주는군요.
좋습니다.

음식-'1회 코리아 재즈 웨이브'

공원에서 간단히 배를 채우려고 준비한 음식은,
코리아 재즈 웨이브를 즐기며 먹고 마실 일용할 양식이 됩니다.

관객-'1회 코리아 재즈 웨이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편안히 즐기는 재즈!
4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받았던 자유로운 느낌이 이곳에서 되살아납니다.

최광문 트리오-'1회 코리아 재즈 웨이브'

사노 마사루 밴드-'1회 코리아 재즈 웨이브'

여섯 팀이 공연했는데, 그중 세 팀이 특히 멋졌습니다.
우치야마 사토루 트리오는 호흡이 척척 맞는 감미로운 연주로 감탄을 자아냈고,
최광문 트리오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음악을 들려주었으며,
사노 마사루 밴드는 강렬하고 시원시원한 선율을 뿜어냈습니다.

코리아 재즈 웨이브.
내년이 기대되는 축제입니다.

코리아 재즈 웨이브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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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꽃구경. 드림파크 국화축제.

수도권매립지 녹색바이오단지에서 열리는 드림파크 국화축제에 다녀왔습니다.
국화 축제라서 국화가 많은가 보다 하고 갔는데, 다른 꽃이 많이 보입니다.

연못-'제 10회 드림파크 국화축제'

연못엔 연꽃 사이로 물고기가 노닐고,
길가엔 코스모스가 만발했습니다.

출사-'제 10회 드림파크 국화축제'

꽃이 피고 날씨도 화창해서 출사나오신 분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코스모스-'제 10회 드림파크 국화축제'

저도 코스모스를 한 장 찍었어요.
산들산들 바람따라 춤추는 모습에 가을 정취가 묻어납니다.

조롱박 터널-'제 10회 드림파크 국화축제'

터널에 주렁주렁 매달린 박이며 호박이 한눈팔고 걷는 관람객의 머리통을 쥐어 박습니다.
조롱박이 아주 잘 생겼습니다.
저걸 따서 술병 만들면 좋겠어요.

풍차-'제 10회 드림파크 국화축제'

축제장은 다양한 조형물을 꽃으로 만들어 꾸며 놓았습니다.
꽃밭 규모가 꽤 크고 볼만한 축제에요.

이번 국화축제 기간은 딱 오늘(2013년 10월 6일)까지 입니다.

일요일 약속 없으시면 한번 다녀오세요~

검암역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하긴 하는데, 사람이 많아서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

주말엔 자전거를 싣고 지하철을 타도되니, 자전거가 있다면 가져가는 것도 괜찮겠네요.

검암역에서 행사장까지 6킬로 정도로 거리가 그리 멀지 않거든요. :D

국화축제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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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거리를 환하게 비춘다. 서울 등 축제.

등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청계천을 찾았습니다.
벌써 네 번째로 열리는 축제라고 하는데요.
형형색색의 등이 참 볼만했습니다.

태권브이-'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추억의 태권브이.
요즘 아이들에겐 인기가 없습니다.
외로이 찬바람을 맞으며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더군요.

수문장-'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수문장이 문도 아닌 냇가 한복판에 서 있으니 좀 어색하더군요.
생뚱맞은 캐릭터들 옆에 붙어있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뽀로로-'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아이들에게 큰 인기는 단연 뽀로로 등불입니다.
이 앞에선 사람이 미어터져서 지나가기도 어려웠어요.

세계의 아이들-'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세계 각국의 전통 옷을 입은 아이들이 귀엽습니다.
요즘엔 전통 옷이 특별한 행사 복장으로나 쓰이지요.
개량 한복처럼 전통의 멋 살리며 실용성과 기능성을 강화한 의복으로 발전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전통혼례-'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신랑과 각시가 마주 선 전통혼례 장면도 보입니다.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둔 외국인들이 구경을 왔다면 참 재미있게 보았겠어요.

국악 정악-'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국악 연주 모습을 담은 등불입니다.
연주자 수가 적어서 정악의 웅장한 맛이 덜했지만,
한국의 전통 악기를 잘 갖추어 놓았어요.

소원 등불-'2012 서울 등 축제 (Seoul Lantern Festival)'
축제 길의 마지막 무렵엔 사람들이 띄워 보낸 소원 등불이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복권을 사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 아닐까요?
소원을 띄워 보내며 흐뭇한 마음이 들 테니까요.

날이 무척이나 추웠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밤마을을 나왔어요.
물 흐르듯 사람에 떠밀려 걷다 보니 어느새 출구로 빠져나왔습니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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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며 즐기는 재즈. 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은 제가 즐겨 찾는 음악 잔치입니다.
이 년 만에 자라섬을 찾았더니,
분위기가 확 달라졌더군요.
우선 그전엔 주 무대를 빼곤 이리저리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는데,
이번엔 메인 무대 가는 길을 입장 시간 전까지 막아놔서인지 답답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년부터 이렇게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기다림-'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9th Jarasum jazz festival)'

지금껏 자라섬에서 줄 선 적이 없는데,
늦게 가면 자리가 없다는 소리에 함께 한 일행들과 입구에서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인기 놀이기구를 타려고 기다리는 기분이었어요.
꽤 오래 기다렸는데, 날씨가 화창한데다 희미하게 음악 소리도 들려와서 그런지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돗자리 깔고 앉아 수다 떠는 것도 나름 재미나잖아요?

행진-'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9th Jarasum jazz festival)'

입장하라기에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마구 앞으로 달려갑니다.
커다란 짐을 메고 뛰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난민 같았어요.
신 나게 북을 치는 행진을 그냥 지나쳐 달려가네요.
잔치를 즐기러 와서 저렇게 죽자고 뛰어야 하는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자리-'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9th Jarasum jazz festival)'

뭐 아무튼 꽤 앞쪽에 자리를 깔고 앉았습니다.
몇 회였나 기억은 안 나지만, 사람이 지나다닐 통로를 빼고 돗자리를 깔게 했던 때가 생각나네요.
하긴 그때 사람들이 줄을 무시하고 막 깔아서 별 소용이 없었지만,
다음엔 길을 좀 남기고 자리를 깔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화장실이라도 한번 다녀오려면 돗자리 사이의 공간을 찾아 미로처럼 한참 헤매야 하거든요.^^;

무장-'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9th Jarasum jazz festival)'

저녁거리를 좀 사 와서 자리에 앉으니, 곧 해가 떨어집니다.
날씨가 다른 때보다 많이 따듯해서 떨지 않았어요.
추위에 떨까 봐 완전 무장한 게 무색할 정도로 날씨가 좋았거든요.

공연-'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9th Jarasum jazz festival)'

공연 참 멋졌습니다.
특히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가 기대만큼 멋졌어요.
사람들이 일어나서 노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바닥에서 어깨춤이나 들썩인 게 좀 아쉬웠지만요.
외곽이나 카메라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았다면 맘껏 뛰어놀았을텐데 말입니다.

제9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벌써 다섯 번이나 이 잔치를 찾았군요.
갈 때마다 다음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이지요.
이번에는 딱히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잔치라기보단 콘서트처럼 느껴졌거든요.
공연은 멋지지만,
맘 편히 즐기는 잔치 분위기는 회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음악 감상’을 하러 찾는 장소가 아니라,
음악 잔치’를 즐기는 곳이면 좋겠어요.
내년엔 10회인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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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는 목소리. 코크 코랄 페스티벌에서 새로운 세계를 맛보다.

지난 4월, 평소 즐겨 찾는 트리스켈 아트센터의 일정을 확인했습니다.
“응? 이게 뭐야. 다음 달에 이틀 연속 대낮에 무료 공연을 하네?”
어떨지 궁금해서 축축한 빗길을 털래털래 갔어요.
빈자리가 없습니다. 사람으로 가득 찼군요.

Primorska Academic Choir Vinko Vodopivec-'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대충 기둥에 몸을 기대니 공연이 시작됩니다.
“아~~ 아~~ 아아~~~♬”
‘아무런 악기도 없이 이런 엄청난 소리를 내다니!’
어릴 땐 합창을 들을 일이 참 많았습니다.
교회를 열심히 나갔기 때문이죠.
커다란 교회를 나가면 성가대의 규모도 엄청나잖아요?
근데 그 시절엔 교회에 가면 기도에 열중하던 터라, 합창의 매력을 느끼기가 어려웠죠.
‘오. 마이 로드. 오늘은 설교가 짧게 끝나서, 남은 시간엔 원 없이 밖에 나가 뛰어놀게 해 주옵소서.’
그러나 어김없이 설교는 길었지요.
아무튼, 성가대의 노래를 듣기보단 햇볕을 쬐고 싶던 시절이었습니다.
코크 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 코랄 페스티벌은 유럽에서도 꽤 규모가 큰 축에 속한답니다.
축제 기간엔 아침부터 밤까지 여러 장소에서 공연하니 시간만 충분하다면 합창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기 좋아요.
저는 축전 기간 중 총 다섯 번의 공연을 보았습니다.
트리스켈 아트센터 공연에 두 번.
도서관 공연 한 번.
일요 저녁 예배 콘서트 한 번.
그리고 클로징 갈라 콘서트!
합창단 중 특히 세 팀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Yoav Choir-'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이스라엘의 Yoav 성가대는 정말 편안한 분위기로 노래하였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노래하시는데, 어느 조그마한 시골 교회의 예배에 참석한 느낌이 들었어요.

Vocal Ensemble of Risbergska High School-'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두 번째는 스웨덴의 Risbergska 고등학교 합창단입니다.
목소리가 정말 깨끗하고 맑았어요.
도시에서 막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마실 때의 기분을 선사해 줬습니다.

Ateneo de Manilla College Glee Club-'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가장 마음에 들었던 팀은 필리핀의 Ateneo de Manilla College Glee Club입니다.
그야말로 전율이더군요.
힘찬 목소리의 물결이 파도처럼 저를 덮쳐 옵니다.
그리곤 모래사장 위에 부드럽게 스며드는 그 바닷물처럼 제 가슴에 스며들었어요.
운이 좋게도 필리핀 팀의 공연은 두 번이나 보았습니다.
맛보기 공연 땐 공연 복을 따로 갖춰 입지 않고 조그마한 홀에서 공연했고,
갈라 콘서트에선 정통 복장을 갖춰 입고 노래를 했습니다.
복장의 화려함과 함께 하는 갈라 콘서트도 볼만했지만,
시선보다 마음을 붙잡아둔 첫 번째 공연이 더 멋졌어요.

Closing Gala Concert, Ateneo de Manilla College Glee Club-'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그들의 노래를 듣고 나니 입이 근질거립니다.
‘봤어요? 이런 게 바로 아시아에요!’
필리핀 팀은 이번 페스티벌 기간에 열리는 합창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는군요.
그 감동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파고들었나 봅니다.


Paruparong Bukid ( Field Butterfly ) and the ballad Danny Boy

갈라 콘서트는 대회가 다 끝난 뒤에 열려서 그런지 노래 부르는 사람들의 표정이 한결 여유로웠어요.

Irish Traditional Orchestra-'Cork International Choral Festival'

중간에 아일랜드 전통 악기를 든 교향악단의 연주에 맞추어 춤추는 전통 공연도 참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지금껏 코크에서 구경한 잔치 중에 코랄 페스티벌이 단연 최고입니다.
평소에도 느끼던 거지만, 코크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어요!

코크 국제 코랄 페스티벌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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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에서 삼일 간 열리는 아일랜드의 음악 축제! 기네스 재즈 페스티벌.

기네스 재즈 페스티벌

팬-'기네스 재즈 페스티벌'

9월에 아일랜드에 오면서, 하나가 아쉬웠어요.
매년 갔던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을 못 간다는 거였죠.
돗자리 깔고 앉아, 술도 한잔하며 감미로운 재즈의 선율을 느끼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제가 참 좋아하는 축제입니다.
재즈 페스티벌!
이곳 아일랜드에서도 멋진 재즈 페스티벌이 열려요!
바로 제가 사는 동네인 코크에서 열리는 기네스 재즈 페스티벌이죠.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과 분위기는 좀 다르지만,
즐거운 재즈 축제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라재즈가 놀이공원이라면,
코크재즈는 멀티플렉스라고 할 수 있을까요?
두 곳 모두 재즈를 즐기는 공간이지만,
자라 재즈는 주로 야외에서 행사가 열리고,
코크 재즈는 실내에서 열리는 공연이 많으니까요.
첫날 저는 트리스켈 아트센터에서 동시 상영(?)하는 두편의 재즈를 보고 왔습니다.
이렇게 가까이서 재즈를 보기는 처음이네요.

린레이 헤밀턴 쿼텟(Linley Hamilton Quartet)

티라미슈처럼 부드러운 재즈를 들려주었습니다.

‘이 음악은 지금 사랑을 하는 연인들에게 바칩니다..’
‘이 곡은 저의 아내가 좋아하는 곡이에요..’

바비 왓슨-'기네스 재즈 페스티벌'

바비 왓슨 올스타즈(Bobby Watson Allstars)

카카오 85% 초콜릿 퐁듀처럼 진하고 강렬한 재즈를 공연합니다.
마치 연극과 서커스를 합쳐 놓은듯 흥미진진한 무대.
공중 그네 점프를 하는 서커스 단원이 옆 그네로 옮겨 뛰듯,
바비 왓슨이 뛰어 들어와 색소폰을 불고는, 자연스럽게 무대 옆으로 옮겨 갑니다.
무대는 다시 피아노와 더블 베이스, 그리고 드럼의 목소리로 가득 찹니다.

이렇게 가까이서 재즈 공연을 제대로 ‘보기’는 처음입니다.
‘아! 이 소리가 저 달걀 거품기처럼 생긴 브러쉬 스틱으로 두들기는 소리였구나.’
재즈의 보는 재미를 선사해준 공연이었어요.

기네스 맥주 파인트를 두잔 마시며 즐겁게 공연을 보고 나오니,
하늘에서 비가 쏟아집니다.
아일랜드 다운 이 날씨는 '웰컴 투 아일랜드!'라 외치는군요.
빗속을 자전거로 달려 집으로 돌아왔어요.
씻고 침대에 누우니 공연때 들었던 음악이 귓속에 메아리 칩니다.
그 메아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었어요.:D

내년엔 코크 기네스 재즈 페스티벌 어떠세요?

코크 기네스 재즈 페스티벌 홈페이지

by 月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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