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화개장터. 도토리묵이 맛있는 소문난 전라도 맛집.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를 따르다가 화개장터에 들렀다.
5일 마다 장이 선다고 하는데, 꼭 장날이 아니어도 장터는 매일 열린다.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다지만,
딱히 눈길을 끄는 물건은 안보이고, 화개장터가 궁금해서 들린 객들을 위한 식당이나 주전부리를 파는 상점이 주를 이룬다.
마침 저녁 시간이라 무엇으로 배를 채울까 장터를 둘러보았다.
‘호떡을 먼저 하나 먹을까?’
‘터키 아이스크림을 디저트로 먹어야겠군.’
먹거리를 스쳐 지날 때마다 발걸음이 느려졌으나 우선은 제대로 된 밥을 먹어야겠다.
화개장터 안쪽에 식당이 몇 개 쭉 늘어서서 군침 도는 냄새를 풍긴다.

입구-'화개장터. 소문난 전라도 맛집.'

소문난 전라도 맛집도 그 여러 식당 중 하나인데,
다들 파는 건 비슷비슷해 보여서 별 고민 없이 들어선 집이다.

차림표-'화개장터. 소문난 전라도 맛집.'

모듬 정식-'화개장터. 소문난 전라도 맛집.'

화개장터 막걸리-'화개장터. 소문난 전라도 맛집.'

섬진강 모듬 정식과 막걸리 한 병을 주문했다.
담백한 반찬이 하나씩 상에 깔린다.
가운데 자리 잡은 참게 장과 왼쪽의 재첩 무침이 주 요리다.
맛이 그냥 그렇다.
‘소문 날 정도로 맛있는 거 같진 않은데?’
허나 오른쪽에 별로 튀지 않게 가만히 담겨있는 도토리묵은 참 맛있다.
여긴 도토리묵 맛집이다.
밥 두 공기에 화개장터 막걸리도 한 잔 걸쳤더니 후식 생각이 쏙 들어갔다.
든든하다.
배고플 때야 뭔들 맛없겠냐만 도토리묵에 화개장터 막걸리는 지금도 군침을 돋우는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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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은 따뜻하다. 체온 1도가 내 몸을 살린다.

기왕이면 살아있는 동안은 건강을 유지하고 싶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건강 관련 책을 보는데, 아까 오랜만에 TV를 틀었다가 시골에서 혼자 농사짓고 건강히 사는 86세 할머니의 생활이 나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하고, 친구 만나서 담소를 나누고, 쑥 뜯어다가 쑥버무리 만들어서 친구랑 막걸리 낮술도 하고 시장에 가면 분식도 사 먹고 그냥 보통 사람과 별 다름 없이 사신다. 다만 한가지 건강한 습관을 가지고 계셨는데, 식사를 하실 땐 꼭꼭 30번 이상 씹어서 천천히 드시더라. 그걸 보면서 난 뭐 젊은 놈이 유난 떤다고 건강 책까지 읽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까 낮에 맛있는 점심 먹고 팥빙수 먹고 수다도 떨고 벚꽃 잎이 흩날리는 길을 걸었는데, 어쩌면 그런 활동이 건강 관련 서적을 뒤적이는 것보다 건강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체온 1도가 내 몸을 살린다는 건강 책이지만, 몰랐던 재미있는 사실도 여럿 들어있다. 예를 들자면 14시간을 굶으면 식욕이 수면욕을 앞선다든가, 외로운 여자는 식욕을 채워 외로움을 달랜다든가, 남자에게도 갱년기장애는 오는데 우울증과 비슷한 정신적 증상이 주로 온다든가 하는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중년 남성이 어쩐지 우울해 보인다면 갱년기 장애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건강 관련 책이라 흥미 위주로만 쓰인 것은 아니다. 몸에 좋은 음식도 소개하고, 좋지 않은 습관은 어떻게 고치라는 권고도 들어 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신경 써야 하는 것 중에서 먹는 것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특별히 추천하는 먹거리가 셋 있다.
토마토, 사과, 당근
당근만 빼면 모두 좋아하는 먹거리다. 당근은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은데 생당근을 씹을 때 아삭한 식감은 좋아한다.
감마아미노낙산(GABA)가 많이 든 토마토를 자주 먹어서 스트레스를 완화 시키고, 사과와 당근으로 면역력을 높여야겠다.


체온 1도가 내 몸을 살린다 - 책갈피

건강한 사람의 평소 체온은 36.8±0.34도, 즉 36.5도에서 37.1도 사이이다. 건강한 사람의 체온이 의외로 높은 것에 아마 놀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피로나 통증과 같은 병적인 자각증상이 없다면 37도는 미열이 아니라 건강한 체온이다.
의료가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고열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상태였다. 하지만 항생물질이 보급된 현대에는 오히려 저체온을 더 심각한 상태로 봐야 한다. 만약 당신의 평소 체온이 앞에서 말한 건강 체온의 범위를 밑돈다면 그것은 분명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이다.

의사인 나도 감기에 걸리면 약이 아니라 비타민 C와 마그네슘 정도만 복용한다. 마그네슘을 함께 복용하는 이유는, 비타민 C가 바이오플라보노이드(bioflavonoids, 비타민 P), 칼슘, 마그네슘과 함께 먹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소 식사만으로는 마그네슘이 결핍되기 쉬우므로 비타민 C의 작용을 돕고자 함께 복용하는 것이다.

정자는 혐기성 대사를 하는 ‘원시세포 생명체’이고, 난자는 호기성 대사를 하는 ‘미토콘드리아 생명체’인 것이다. 혐기성 대사를 하는 세포는 산소가 적은 상태, 즉 몸속 상태로 말하면 온도가 낮은 환경에서 세포분열이 활발해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호기성 대사를 하는 세포는 혈액이 풍부하고 따뜻한 환경일 때 활발하다.
흔히 남성의 고환은 차게 하는 것이 좋고, 여성의 복부는 따뜻하게 하라고 한다. 이는 정자가 혐기성 대사를 하는 세포이고, 난자가 호기성 대사를 하는 세포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갱년기장애는 생리불순과 핫 플래시(hot flash)라고 해서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증과 같은 신체적 증상이 주로 온다. 그에 반해 남성의 갱년기장애는 우울증과 비슷한 정신적 증상이 주로 온다.

실제로는 똑같이 과식하고 똑같이 운동을 하지 않아도 젊은 사람은 내장지방이 아닌 피하지방으로 축적된다. 그러니 젊은 사람은 비만에는 걸려도 대사증후군에 걸리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면, 똑같은 지방이라도 피하지방이 아니라 내장지방으로 축적되기 쉽다. 어떤 사람은 내장지방이나 피하지방이나 똑같은 지방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은 축적되는 장소가 다른 것뿐만 아니라 몸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실로 큰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내장지방은 피하지방에는 없는 무서운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그 성질이란 다름 아닌 몸에 악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인 ‘아디포사이토카인(adipocytokine)’을 생산하는 것이다. 대체로 호르몬이라는 것은 적당할 때는 몸에 좋지만 지나치면 악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하나의 호르몬을 두고 좋다 나쁘다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단 하나 아디포사이토카인만은 다르다. 대부분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차라리 생산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나쁜 호르몬’이다.
아디포사이토카인에 함유된 대표 성분은 인슐린 기능을 떨어뜨려 당뇨병을 유발하는 ‘레지스틴(resistin)’과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TNF-α’가 있다.

인간의 수면은 몸을 쉬게 하는 렘(REM: Rapid Eye Movement)수면과 뇌를 쉬게 하는 논렘(non-REM)수면이 서로 반복되는데, 야간 수면 발기는 몸이 쉬는 렘수면 때 일어난다. 그리고 마지막 렘수면때 일어난 야간 수면 발기가 잠에서 깼을 때 알 수 있는 일명 ‘아침 발기’이다.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 야간 수면 발기 시간이 줄어든다. 그러니 만약 알람시계 없이 아침에 자연스럽게 잠에서 깼을 때 발기되어 있지 않았을 경우 갱년기장애일 가능성이 있다.

스트레스 증가→부신의 기능 저하(부신 피로) → DHEA 감소 →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감소 → 남성 갱년기장애(PADAM)

체온이 항상 일정하게 올라가 있으면 자율신경의 혼란도 개선되기 때문에, 체온 중추가 있는 뇌의 시상하부의 부담이 줄어든다.
그 결괴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생식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GnRH : Gonadotropin-Releasing Homone)’이 조절되어 남성 갱년기장애를 개선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예부터 안티에이징 세계에서는 동맥경화를 초래하는 위험 인자들로 ‘고혈압, 흡연, 당뇨병, 높은 콜레스테롤’의 네 가지를 꼽는다. 그리고 이것은 위험이 높은 순서로 나열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두 번째 ‘흡연’이다. 다른 세 가지는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고 주의하라는 결과가 나오면, 대부분 식생활을 개선하거나 약을 복용하는 등 어떻게든 조절하려 애쓴다. 하지만 위험 순위가 두 번째인데도 담배를 끊는 사람은 실제로 그다지 많지 않다. 담배를 끊지 못하면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아무리 조절해도 효과가 없다. 담배를 피우는 이상 동맥경화는 갈수록 더 진행될 뿐이다.

근육은 두 종류가 있다. 강한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잇는 ‘속근(백색근육, fast unit)’과 힘은 강하지 않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힘을 지속할 수 있는 ‘지근(적색근육, slow unit)이 있다. 속근(速筋)은 근섬유가 굵기 때문에 단련하면 두껍고 크게 발달한다. 무산소 운동을 하면 속근이 단련되어, 100미터 달리기 선수들은 보기에도 울퉁불퉁한 근육질 체형으로 바뀐다.

슬로 트레이닝이란 글자 글대로 매우 느릿한 속도로 하는 근육 트레이닝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1회의 스쿼트를 1분에 걸쳐 하는 방법이다. 먼저 30초에 걸쳐서 허리를 펴고 천천히 무릎을 구부린 다음 다시 30초에 걸쳐서 무릎을 펴는 것을, 호흡 횟수를 줄여서 되도록 무산소에 가까운 상태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느릿한 속도로 트레이닝을 하면 근육은 그것을 강도가 센 운동이라고 착각한다. 그리고 강도가 세다고 착각한 근육은 젖산이 쌓였을 때와 똑같이 뇌에게 ‘성장호르몬을 많이 분비하라’는 명령을 전달한다. 그 결과 뇌하수체에서 젖산이 쌓였을 때와 같은 정도의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근육 트레이닝 전에는 BCAA(Branched Chain Amino Acids)를 섭취하고, 근육 트레이닝 직후에는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먼저 BCAA라는 것은 ‘바린, 로이신, 이소로이신’이라는 세 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가리키는데, 이것이 바로 근육을 만드는 원료가 된다. 따라서 근육 트레이닝을 하기 전에 BCAA를 섭취하면 근육이 원활하게 회복돼 근육을 효과적으로 보강할 수 있다.

<외로운 여자는 뚱뚱하다>라는 책이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임상심리사인 저자 우에마츠 하루히코씨는 이 책에서 ‘먹는 행위’와 ‘섹스’가 본질적으로 매우 비슷한 행위임을 설명하면서, 이성과 마음이 통하는 관계(성행위를 포함한다)를 갖지 못한 여성은 대신 식욕을 채워 외로움을 달래려는 경향이 있음을 언급하였다.

예컨대 졸음이 올 때 몸을 움직이면 잠이 깨는데, 이것은 부교감신경에 지배를 받던 몸이 움직임에 자극받아 교감신경의 지배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또 한낮인데 식후에 졸음이 오는 이유는, 위장이 활동하면서 그때까지 교감신경이 지배하던 몸이 부교감신경 지배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밤에도 일을 하고 있으면 교감신경이 지배하고, 대낮에도 하는 일 없이 누워 있으면 부교감신경이 지배한다. 그리고 이처럼 1일 주기 리듬에 어긋나는 생활은 스트레스가 되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무너뜨려 병을 유발한다.

매일밤 계속되는 잔업으로 수면이 부족한 사람, 연이은 격무에 시달리는 사람, 직업상의 압박감과 인간관계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은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하게 된다. 백혈구도 장기와 마찬가지로 자율신경의 지배 아래에 있기 때문에,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하면 백혈구 속의 ‘과립구’가 증가한다.
우리는 보통 ‘벡혈구’라고 통틀어 부르지만, 백혈구는 사실 ‘과립구, 림프구, 단구’의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중에서 면역 기능을 주로 담당하는 것이 ‘과립구’와 ‘림프구’다. 과립구는 전체 백혈구의 60퍼센트를 차지하고, 몸 밖에서 들어온 세균에 대항하는 역할을 한다. 림프구는 전체 백혈구의 약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주로 바이러스와 곰팡이에 대항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하면 과립구가 증가한다. 과립구가 증가하는 것이 어찌 보면 좋은 일처럼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하여 과립구가 증가하는 것은 몸에 절대 이롭지 않다. 과립구가 필요 이상으로 증가하면 과립구가 죽어 없어질 때 활성산소가 발생하여 몸의 여러 조직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발생한 대량의 활성산소는 혈액을 산화시켜 점액질의 ‘끈끈한 혈액’으로 바꿔놓는다. 혈액이 끈끈해지면 혈액순환이 나빠지므로 저체온이 된다. 이것이 교감신경과긴장으로 인한 저체온의 과정이다.

어깨 결림이나 허리가 아플 때 붙이는 ‘습포제(파스)’를 20년간 매일 사용할 경우 ‘약제성 간질성 폐렴에 걸릴 수 있다.
약제성 스트레스를 막는 제일 좋은 방법은 약을 먹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약제성 스트레스로 병들지 않기 위해 특히 주의해야 할 약을 세 가지만 지적해둔다. 사용할 때는 잘 감안하기 바란다. 주의해야 할 약은 첫 번째 ‘진통해열제’, 두 번째 ‘스테로이드제’, 세 번째 ‘항암제’다. 이 세 가지 약은 확실히 교감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사용할 때는 최소의 양으로만 그쳐야 한다. 특히 진통해열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쉽게 구입할 수 있어, 두통, 생리통, 감기 발열 등에 아무렇지 않게 복용하는 일이 많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린아이에게 알레르기가 나타는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요인은 아이들의 달라진 생활방식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옛날과 견주어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운동량이 부족하다. 또 밤샘하는 아이가 늘고 있는 것도 알레르기 발병의 원인이다. 수험공부로 인한 밤샘은 교감신경을 자극하지만, 텔레비전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나태한 생활로 인한 밤샘은 부교감신경을 긴장시킨다.
게다가 간식을 많이 먹거나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는 것도 알레르기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간식의 횟수와 양이 늘어나면 그때마다 위장이 활동하기 때문에 부교감신경이 자극받는다. 그래서 원래는 교감신경이 더 우세하게 활동해야 할 낮 시간대에 부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탄산음료는 이산화탄소를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마시면 이산화탄소의 혈중농도가 올라가고, 늘어난 이산화탄소가 부교감신경을 자극하게 된다. 탄산음료를 마시면 졸리는 이유는 부교감 신경이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두 번째 요인은 역시 환경문제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배기가스와 농약 등 유해 물질을 섭취했을 때 증상이 악화된다. 그 이유는 그것들이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과긴장 상태를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의 체질에는 교감신경 우세형과 부교감신경 우세형이라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이 유형은 천성이어서 그 사람의 성격이나 행동방식에도 영향을 끼친다. 먼저 교감신경 우세형은 활동적인 성격이다. 실내생활파와 실외생활파로 나눈다면 분명하게 실외생활파에 속한다. 어떤 일에나 적극적이고, 휴일에도 집에 좀처럼 가만히 있질 못한다면, 틀림없이 교감신경 우세형이라 봐도 된다.
부교감신경 우세형은 성격이 차분하고 태평한 실내생활파다. 휴일이면 집에서 느긋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부교감신경 우세형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천적인 유형도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창시절까지는 부교감신경 우세형이었더라도, 사회인이 된 후 연이은 잔업으로 교감신경만을 자극하는 힘든 생활을 하다 보면 교감신경 과긴장 상태가 되어 버린다.
하지만 원래 교감신경 우세형은 교감신경 과긴장이 초래하는 병에 더 쉽게 걸리고, 부교감신경 우세형(유럽인에게 많다)은 부교감신경 과긴장이 초래하는 병에 더 쉽게 걸린다. 따라서 자신의 선천적인 유형을 알고, 자신이 어떤 병에 걸리기 쉬운지를 알아두는 것은 병을 예방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교감신경 우세형과 부교감신경 우세형은 교감신경이 긴장했을 때 증가하는 과립구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과립구에는 ‘호중구(好中球),호산구(好酸球), 호염기구(好塩基球)’의 세 종류가 있다.
원래 교감신경 우세형은 교감신경이 과긴장했을 때 증가하는 과립구가 호중구뿐이지만, 부교감신경 우세형이 교감신경 과긴장 상태가 되면 호중구와 더불어 호산구도 증가한다. 이 호산구는 알레르기의 항체와 항원을 뭉치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교감신경 과긴장으로 호산구가 증가하면 알레르기가 발생하고 악화된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못하는 상태다. 당뇨병을 크게 나누면, ‘췌장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과 ‘췌장이 손상되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이 있다.
제2형 당뇨병은 비만한 사람이 걸리기 쉬운데, 당뇨병을 방치해 증상이 악화되면 하나같이 살이 빠지고 말라간다. 그 원인은 혈액 속에 당이 가득 찼는데도 인슐린이 부족해서 세포가 양분을 흡수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왜 체온이 내려가면 혈액의 흐름이 나빠질까?
앞서 정상 세포는 마이너스 75밀리볼트의 전위차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아 이 전위차에 혼란이 오면, 혈액의 페하(pH, 수소이온 농도지수)수치가 저하된다. 페하 수치가 내려가면 몸은 산성으로 변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혈액의 페하 수치는 7.35~7.45이다. 페하 7이면 중성이기 때문에 이 수치는 약알칼리성에 해당한다. 흔히 “체질이 산성으로 바뀐다”는 말을 하는데, 사실 우리 몸의 체질이 산성화되었다는 말은, 중성 페하수치 7을 밑도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신체의 정상적인 페하 수치의 범위가 겨우 0.1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상당히 미묘한 수치로 균형을 이르는 아시도시스(acidosis, 산중독)로 진전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거의 생사를 다투는 위독한 상태다.
따라서 여기에서 ‘산성으로 바뀐다’는 말은 정상 수치인 7.35를 밑돈다는 의미다. 그럼 세포의 전위차 변화는 페하 수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놀랍게도 전위차가 5.9밀리볼트만 감소해도 폐하 수치는 0.1이나 떨어진다. 그리고 페하 수치가 0.11만 떨어져도 세포 기능이 크게 저하되기 때문에 에너지 공급량도 큰 폭으로 줄어든다.

세포 안쪽과 바깥쪽의 전위차가 마이너스 75밀리볼트라는 것은, 세포 안쪽에는 마이너스 전하를, 세포 바깥쪽에는 플러스 전하를 띤다는 의미다.

인간의 뇌는 눈을 감고 있어도 눈 안쪽에 있는 망막은 빛을 감지한다. 그리고 이 망막이 빛을 감지하지 못할 때 뇌의 송과체에서 수면을 촉진하는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 때문에 밝은 곳에서 자면 망막이 빛을 감지하여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아,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하버드 대학의 연구팀이 ‘수면욕과 식욕’을 주제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인간은 14시간 동안 식사를 하지 않으면, 자고 싶다는 ‘수면욕’보다 먹고 싶다는 ‘식욕’이 앞선다고 한다. 그리고 식욕이 수면욕을 앞설 즈음에 식사를 하면 체네시계가 그 자리에서 다시 맞춰진다고 한다.
이 성질을 이용하면 시차증을 간단하게 고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방법을 얘기해보겠다. 가령 일본에서 미국으로 갈 경우, 비행기 직행편이라도 약 10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기내식을 전혀 먹지 않고 견디는 것이다. 이때는 잠을 자도 일어나 있어도 괜찮지만 식사만은 하면 안 된다.
14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견딘다는 것이 조금 힘들겠지만, 어쨌든 시차 적응을 위해서 먹지 않고 견뎌본다. 그리고 미국에 도착해서 정확히 일본에서 떠난 후 14시간이 지났을 즈음에 식사를 하면, 그때 수면 스위치가 다시 맞춰져 시차로 고생하지 않고 바로 쾌면을 취할 수 있다.

잠들기 전 4시간 동안은 공복인 상태가 좋다.
수면 사이클을 고려해 9시 반에 자는 것이 제일 좋지만 늦어도 11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음료 가운데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이 따뜻하게 데운 맹물이다. 불순물이 들어 있지 않아 우리 몸에 아주 좋은 음료다.
아침에는 꼭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있다. 커피나 차와 같이 카페인이 많은 음료는, 수분을 섭취하는 것 같아도 결국에는 몸에서 수분을 빼앗는다. 커피를 마실 때는 그 전에 양질의 물로 충분히 수분섭취를 한 후에 마시기 바란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나이가 들면 항문 주변의 근육인 ‘괄약근’의 힘이 약해진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방귀를 뀐다고 한 것이 변이 나온다거나, 여성의 경우에는 오줌을 지리는 요실금에 시달린다. 걸을 때 항문을 의식적으로 조이면 괄약근을 단련하는 효과가 있다. 이것을 계속하다 보면 아침 걷기만으로 요실금이 개선될 수 있다. 젊은 사람도 괄약근 운동을 하면 처진 엉덩이를 올려주는 힙 업 효과가 있으니 꼭 실천해보자.

등뼈는 우리의 혈액과 면역물질을 만들어내는 아주 중요한 장소다. 등을 곧게 편 올바른 자세는 아름다운 몸을 위해서도 좋지만 건강을 위해서도 좋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마음을 조절하기 위한 일련의 동작을 ‘프리샷 루틴(preshot routine)’이라고 한다. 많은 프로 운동선수들이 각자 자신만의 프리샷 루틴을 가지고 있다.
프리샷 루틴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평소 몸에 벨 수 있또록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유사시에 어떤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밀려와도 프리샷 루틴을 통해 평소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걷기를 습관화하라는 것 역시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매일 반복해 몸에 배면 아침 걷기가 마음과 정신 상태를 조절해주는 당신의 프리샷 루틴이 되기 때문이다.
컨디션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기쁠 때나 괴로울 때나, 매일 아침 등을 곧게 펴고 리듬에 맞춰 걷다 보면 자신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따. 인간은 본능적으로 안 좋은 일이나 힘든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어깨를 떨어뜨리고 웅크리며,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발밑으로 떨어뜨린다. 반면에 좋은 일이나 기쁜 일이 있으면 가슴을 펴고 시선을 위를 향한다. 자세와 감정의 이러한 관계는 전 세계 공통이다.

사과와 당근을 권하는 이유는 맛이 좋기 때문만이 아니다. 사과와 당근의 조합은, 안티에이징 세계에서는 디톡스(독소 제거)효과와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스위스에서 난치병을 치료하는 벤너 병원에서는 식사요법 으로 매일 아침 당근과 사과 주스를 마시게 해서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당근과 사과의 조합이 면역력을 높이는 까닭은 장내세균의 균형을 돕기 때문이다. 특히 소장에는 면역과 관련된 세포가 있어서, 장내 균형이 잘 이뤄지면 그 세포가 활성화되어 면역력이 향상된다.

음식은 한 입에 최소 30회는 씹고, 식사 시간도 30분 정도는 돼야 한다. 이것은 점심식사나 저녁식사나 마찬가지다. 잘 씹는 것은 위장에 부담을 덜 주어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식생활에 있어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취침 전 네 시간 동안은 아무것도 먹지 말라는 점이다. 위에 음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잠들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장호르몬은 뼈의 길이 성장과 근육의 증가 등 성장을 촉진하는 작용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지방을 분해하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한다. 이러한 성장호르몬은 잠들고 나서 30분이 지나면 분비되기 시작한다.
예부터 “잠을 잘 자는 아이가 잘 큰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잘 자는 아이는 그만큼 성장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서 뼈와 근육이 잘 자란다. 단 수면 중에 성장호르몬을 왕성하게 분비시키려면 ‘공복’ 상태로 자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다.

토마토를 매일 먹었을 때는 마음이 아주 차분했고, 화가 나거나 짜증나는 일이 별로 없었다. 덕분에 나는 부모님께 별다른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무난하게 자랄 수 있었다.
토마토의 수수께끼를 푼 것은 내가 의사가 되어 이런저런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토마토에 ‘감마아미노낙산(GABA, 가바)’이라는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감마아미노낙산에는 스트레스 완화 외에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노화를 늦추는 관점에서도 적극 권장할 만한 식품이다.

욕조 목욕은 매일 10분간 41도의 물 온도를 지켜야 체온 업 건강법을 실천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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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만 듣던 Golang. 황무지에 꽃을 피우자.

벤치마크-'Go 언어. Golang.'

(출처 : http://www.techempower.com/benchmarks/#section=data-r9&hw=i7&test=json)

'Go가 이렇게 빠르다고?'
JSON serialization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고, 다른 테스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이 벤치마크 결과를 본 후 Go 언어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게 되었다.

웹을 주로 다루는 개발자의 관점에서 Go 언어의 첫 느낌.
그동안 많은 개발자의 사랑을 받은 자바, 파이썬, 루비, PHP 등엔 필요한 도구들이 이미 개발되어있다.
농사로 치자면 이런 언어들엔 트랙터와 콤바인은 물론, 이앙기와 탈곡기 등 필요한 도구가 다 잘 갖춰있다.
그런데 Go 언어로 개발하려니, 삽 한 자루로 굳은 땅을 개척해야 하는 느낌이었다.
와. 진짜.
잡초 조차 보기 힘든 황무지에 삽 한 자루 들고 발을 디딘 느낌이란...
참으로 막막하지만, 소로우가 살던 월든 호수를 동경하는 개발자로서 이런 황무지가 왠지 끌린다.
이 황무지 Go언어를 근 일 년 정도 접하며 느낀 점은 썩 괜찮다는 거다.
아직 많은 도구가 개발되진 않았지만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언어라고 본다.

혹자는 시대를 역행하는 언어이고 후지니까 쓰지 말자고 한다.
초보자를 위한 언어지, 똑똑한 프로그래머를 위한 언어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Google, Spotify나 Docker같은 커다란 서비스에서 사용한다는 건,
그만큼 매력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만으로 여섯 살도 안된 언어가 이 정도면, 오 년 후에는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할 만 하지 않을까?

사실 커뮤니티만 좀 더 발전해도 아주 흥하겠다.
루비나 파이썬과 비슷한 생산성을 가지고 성능은 몇 배 낫다면, 충분히 매력적이니까.
이 황무지에서도 잘 자라는 아몬드 나무를 심어볼 만하다.
그럼 봄이되면 꽃이 필테고, Go언어에도 봄 기운이 만연할 터이다.

아래에는 Go 언어에 아몬드 나무나 개나리, 진달래, 목련, 철쭉 등을 심어보고자 하는 개발자가 읽어볼 만한 거리를 정리하였다.


맛보기


패키지 정보


커뮤니티


파이썬 사용자라면?


더 읽어볼 거리


긍정적인 평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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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지마 니까야 선집. 붓다의 깨달음.

어느 한 수행자가 산에서 한참을 수행하고, 어디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되었을 때 마을로 내려왔다. ‘내가 이 사람들에게 진리를 전하리라!’
시끌벅적한 마을 시장에 들어섰을 때 한 노인이 그를 보고 비꼬듯 말했다.
“꼴을 보니, 무슨 수행자라도 되나 보오? 허허.”
수행자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지더니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어디서 봤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문득문득 떠오르는 일화다. 혼자 지내며 도를 닦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는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복잡한 세상에 여럿이 어울려 살면서 고요하기는 어렵다. 사실 여러 성인의 가르침에는 단순하고 어린애라도 알아들을 만한 이야기가 많다. 누구든 그 이야기를 이해하면 성인이 되는 걸까? 그랬다면 성인은 결코 특별히 여겨지지 않았을 것이다. 성인과 범인의 차이는 행동이다.
머리는 이상을 알고 있지만, 현실과 마주하는 것은 뼈와 살로 이루어진 몸이다. 몸은 이상에는 관심 없고,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정신은 때때로, 아니 대부분 시간을 몸이 원하는 욕구를 채우기 위해 쓰인다. 동물이라면 다 가지고 있는 먹고 자는 욕구를 채우기 위해 시간과 돈 등의 자원을 쓰며 그 욕구를 채울 자원을 모으기 위해 일을 한다. 아무런 자원의 보상 없이 자발적으로 일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 정도의 열정을 가지거나, 생업이 필요 없는 여유로운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몸의 욕구를 채우느라 에너지 대부분을 쏟아부은 정신은 지쳐서 뭔가 다른 것을 할 여력이 없다. 그래서 깊은 사유 할 필요 없는 콘텐츠를 소비를 하며 지친 정신을 달랜다. 단순한 유머, 자극적이기만 한 가십 기사, 게임 등이 인기가 많은 것도 다 그 때문이다. 깊이 사유 하기에 우리는 너무 지쳐있다. 알고 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까진 노력이 필요하지만, 당장 사는 데 지장도 없는 것에 노력하기보단 그냥 욕망에 이끌려 사는 것이 편하다. 나 또한 욕망에 이끌려 하루하루를 보내는 대다수 사람 중 하나다. 우리는 결코 성인처럼 살기가 어려운 것일까? 아니 성인이 될 필요까지야 없겠다. 속세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삶의 균형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습관을 조금 바꾼다면 삶이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여기저기 새어 나가는 에너지를 꼭 필요한 곳에만 쓰면 어떨까? 우리가 탐욕을 일으키고, 화내는 데 만 해도 많은 에너지가 든다. 또한 뭐가 우리를 탐욕에 빠져 들게 하고, 뭐가 우리를 화나게 하는지 알고자 하지 않을 때 여러 문제가 생긴다. 이 세 가지 습관. 탐욕과 화냄. 그리고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맛지마 니까야 선집에서 전한다. 전집을 읽어 보면 더 좋겠지만, 전집을 읽고 깊이 탐구한 이가 전하는 선집 또한 좋다. 커다란 파이에서 조각을 하나 잘라 맛을 보아도 그 맛이 변함없듯이.

붓다의 깨달음(맛지마 니까야 선집) - 책갈피


성스러운 구도(Ariyapariyesana Sutta, MN26)


5. 비구들이여, 두 종류의 추구가 있다. 성스러운 추구와 비열한 추구이다. 그러면 무엇이 비열한 추구인가? 바로 자신이 태어남에 종속되어 있으면서 태어남에 종속되어 있는 것을 구하고, 늙음에 종속되어 있으면서 늙음에 종속되어 있는 것을 구하고, 질병에 종속되어 있으면서 질병에 종속되어 있는 것을 구하고, 죽음에 종속되어 있으면서, 죽음에 종속되어있는 것을 구하고, 슬픔에 종속되어 있으면서 슬픔에 종속되어 있는 것을 구하고, 번뇌에 종속되어 있으면서 번뇌에 종속되어 있는 것들을 구하는 것이다.

12. 그러면 어떤 것이 성스러운 추구인가? 어떤 사람은 자신이 태어남에 종속되어 있으므로 태어남에 종속되어 있는 것의 위험을 이해하고, 속박으로부터 태어나지 않는 최고의 안전보장인 열반(涅槃, Nibbana)을 구한다. 자신이 늙음에 종속되어 있으므로 늙음에 종속되어 있는 것의 위험을 이해하고, 속박으로부터 늙지 않는 최고의 안전보장인 열반을 구한다. 자신이 질병에 종속되어 있으므로, 질병에 종속되어 있는 것의 위험을 이해하고, 속박으로부터 병들지 않는 최고의 안전보장인 열반을 구한다. 자신이 죽음에 종속되어 있으므로, 죽음에 종속되어 있는 것의 위험을 이해하고, 속박으로부터 죽지 않는 최고의 안전보장인 열반을 구한다. 자신이 슬픔에 종속되어 있으므로, 슬픔에 종속되어 있는 것의 위험을 이해하고, 속박으로부터 슬픔이 없는 최고의 안정보장인 열반을 구한다. 자신이 번뇌에 종속되어 있으므로, 번뇌의 종속되어 있는 것의 위험을 이해하고, 속박으로부터 번뇌가 없는 최고의 안전보장인 열반을 구한다. 이것이 성스러운 추구이다.

짱끼와 함께(Canki Sutta, MN95)

21~33.
진리에 최후로 도달하는 것은 바리자와자여, 그와 같은 것들의 반복과 계발, 함양에 달려 있습니다.
정진이 진리의 최후로 도달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면밀한 조사가 정진을 위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의지의 적용이 면밀한 조사에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열의가 의지를 적용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가르침의 숙고를 통한 수용이 열의를 위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의미의 조사가 가르침의 숙고를 통한 수용에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가르침을 외우는 것이 의미의 조사를 위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담마를 듣는 것이 가르침을 외우기 위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귀를 기울이는 것이 담마를 듣기 위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경의를 표하는 것이 귀를 기울이기 위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스승을 방문하는 것이 경의를 표하기 위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믿음이 방문을 위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톱의 비유(Kakacupama Sutta, MN21)

11.
비구들이여, 다른 사람들이 그대들에게 말할 때, 그들이 사용하는 말은 다섯 가지 방식이 있다. 그들의 말이, 때에 맞거나 때에 맞지 않거나, 진실이나 허위, 부드럽거나 거칠거나, 이로움이나 해침과 연결되었을 수도 있고, 자애로운 마음이나 내심 증오로 말할 수도 있따. 다른 사람들이 그대들에게 말할 때, 그들의 말이 때에 맞거나, 때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그대들에게 말할 때, 그들의 말이 진실일 수도, 허위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그대들에게 말할 때, 그들의 말이 부드럽거나, 거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그대들에게 말할 때, 그들의 말이 이로움이나 해로움과 연결되었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그대들에게 말할 때, 그들의 말은 자애로운 마음이나 내심 증오로 말했을 수도 있다. 비구들이여, 여기에서 그대들은 이렇게 훈련해야 한다. ‘우리 마음은 영향 받지 않고 남을 것이며, 우리는 어떤 나쁜 말도 뱉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그들의 복리에 연민을 가지고, 자애의 마음으로, 내심 증오 없이 머물 것이다. 우리는 그 사람을 자애로 물든 마음으로 스며들게 하면서 머물고, 그 사람으로부터 시작해서, 우리는 세상을 아울러, 자애로 물들고, 풍부하고, 고양되고, 무량하고, 적의가 없고, 악의가 없는 마음으로 스며들게 하면서 머물 것이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그렇게 훈련해야 한다.

말룽끼야뿟따에게 한 짧은 설법(Culamalunkya Sutta, MN63)

3.
“세존이시여, 제가 홀로 명상하는 동안, 다음과 같은 생각이 제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이런 사변적인 견해에 관해서 세존께서는 분명히 공언하지 않으셨습니다... 만약 세존께서 이것들에 관해 저에게 공언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수행을 그만두고 세속생활로 돌아갈 것입니다.’ 만약 세존께서 ‘세계는 영원하다’하고 아신다면, 세존께서는 저에게 ‘세계는 영원하다’라고 공언해 주십시오. 만약 세존께서 ‘세계는 영원하지 않다’고 아신다면, 세존께서는 저에게 ‘세계는 영원하지 않다’라고 공언해 주십시오. 만약 세존께서 ‘세계는 영원하다’거나 ‘세계는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신다면,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사람으로서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솔직할 것입니다. ‘나는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한다.’

4.
“말룽끼야뿟따여, 내가 그대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던가. 오라 말룽끼야뿟따여, 내 밑에서 성스러운 생활을 영위하라. 내가 그대에게 공언해 줄것이다. ‘세계는 영원하다.’... 또는 ‘사후에 여래는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대가 나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던가? ‘저는 세존 밑에서 성스러운 삶을 영위하겠습니다. 그러면 세존께서 저에게 “세계는 영원하다”... 또는 “사후에 여래는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공언해 주실 것입니다.’라고”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잘못 배운 자여, 그대는 무엇이며, 그대가 그만두겠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5.
“말룽끼야뿟따여, 한 사람이 독을 두껍게 바른 화살에 맞아 부상을 당했고, 그의 친구와 동료들, 그의 동족 사람들과 친척들이 그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를 불러 왔다고 가정해 보라. 그 사람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를 부상당하게 만든 사람이 귀족인지, 바라문인지, 상인인지, 일꾼인지 알 때까지, 의사가 이 화살을 뽑지 못하게 하리라.’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를 부상당하게 한 사람의 이름과 그 가문을 알 때까지... 나를 부상당하게 한 사람이 키가 큰지, 작은지 중간인지 알 때까지... 나를 부상당하게 한 사람의 피부가 검은지, 갈색인지, 황금빛인지 알 때까지... 나를 부상당하게 한 사람이 어떤 도시나, 부락이나 마을에 사는지 알 때까지... 나를 부상당하게 한 활이 긴 활인지, 석궁인지 알 때까지... 나를 부상당하게 한 활시위가 섬유나, 갈대, 힘줄이나 나무껍질로 만들어진 것인지 알 때까지... 나를 부상당하게 한 화살대에 달린 깃털이 독수리나 왜가리, 매나 공작이나 황새의 것인지 알 때까지... 나를 부상당하게 한 화살대를 묶은 힘줄이 황소나 물소, 사슴이나 원숭이의 것인지 알 때까지... 나를 부상당하게 한 화살촉이 스파이크가 박힌 것인지, 면도날 같은 촉이거나, 곡선의 촉이거나, 미늘이 있는 촉이거나, 송아지 이빨 촉이거나, 양날 촉인지 알 때까지, 의사가 이 화살을 뽑아내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여전히 그 사람은 알 수 없을 것이고, 그 동안에 그 사람은 죽을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말룽끼야뿟따여, 만약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이 ‘나는 세존께서 “세계는 영원하다”... 또는 “사후에 여래는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나에게 공언해 주실 때까지 세존 밑에서 성스러운 삶을 영위하지 않으리라’라고 말한다면, 여래는 그것에 대해 여전히 공언하지 않을 것이고, 그 동안에 그 사람은 죽을 것이다.

6.
말룽끼야뿟따여, 만약 ‘세계는 영원하다’는 견해가 있다면, 성스러운 삶을 살 수 없을 것이고, ‘세계는 영원하지 않다’는 견해가 있더라도 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없다. ‘세계는 영원하다’는 견해가 있거나 ‘세계는 영원하지 않다’는 견해가 있거나 상관없이, 태어남이 있고, 늙음이 있고, 죽음이 있고, 슬픔 한탄 고통 비탄과 절망이 있고, 나는 지금 여기서 그것을 부수기 위한 처방을 내린다.

8.
왜 내가 그것을 공언하지 않고 제쳐 두었을까? 왜냐하면, 그것은 무익하고, 성스러운 삶의 근본에 속하지 않고, 그것이 미혹에서 깨어남으로 탐욕에서 벗어남으로(viraga), 소멸로, 평화로, 직접적인 지혜로, 깨달음으로, 열반(涅槃)으로 이끌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가 공언하지 않고 제쳐두고 있는 이유이다.

9.
그러면, 내가 공언한 것은 무엇인가? ‘이것이 괴로움이다’ 하고 내가 공언했고, ‘이것이 괴로움의 원인이다’하고, 내가 공언했고,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이다’하고, 내가 공언했고,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길이다’하고, 내가 공언했다.

10.
왜 내가 그것을 공언했을까? 왜냐하면, 그것은 유익하고, 성스러운 삶의 근본에 속하고, 미혹에서 깨어남으로, 탐욕에서 벗어남으로(viraga), 소멸로, 평화로, 직접적인 지혜로, 깨달음으로, 열반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공언한 이유이다.
그런고로, 말룽끼야뿟따여, 내가 공언하지 않고 제쳐 둔 것은 공언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고, 내가 공언한 것은 공언한 것으로 기억하라.”

옷감 천에 대한 비유(Vatthupama Sutta, MN7)


20.
“바후까 강과 아디까까 강,
가야 강과 순다리까 강도 마찬가지,
빠야가 강과 사리사띠 강,
그리고 바후마띠 개울,
어리석은 자는 그곳에서 영원토록 몸을 씻지만
그래도 어두운 행위들을 정화하지 못하네.

순다리까 강이 무엇을 가져다줄 수 있나?
또 빠야가 강은? 바후까 강은?
강들은 악행자를,
잔인하고 악랄한 행위를 한 자를 정화할 수 없다네.

마음이 청정한 자에게는 모든 날들이
봄의 향연, 성스러운 날
행위가 올바르고, 마음이 청정한 자는
자신의 미덕을 완성하네.

바라문이여, 그대가 목욕해야 할 곳은 바로 이 곳,
자신을 모든 존재들의 귀의처로 만들라.
그대가 거짓말을 하지 않거나
살아 있는 존재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지 않고,
맏음을 갖고 탐욕으로부터 자유롭다면
그대가 가야 강으로 가야 할 무슨 필요가 있나?
어떤 우물이든 그대의 가야 강이 될 터인데.”

버리고 없애기(Sallekha Sutta, MN8)


16.
쭌다여, 자기 자신이 진흙탕에 빠져 있는 사람이, 진흙탕에 빠진 다른 사람을 밖으로 끌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자신이 진흙탕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 진흙탕에 빠진 다른 사람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은 가능하다. 자기 자신이 길들여지지 않고, 규율이 잡히지 않고, [번뇌가] 소멸되지 않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길들이고, 규율을 잡게 하고, [번뇌가]소멸되도록 돕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자신이 길들여지고, 규율이 잡히고, [번뇌가]소멸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길들이고, 규율을 잡게 하고,[번뇌가]소멸되도록 돕는 것은 가능하다.

모든 번뇌(Sabbasava Sutta, MN2)

3.
“비구들이여, 나는 번뇌의 부숨은 알고 보는 사람을 위한 것이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누가 알고 또 무엇을 본다는 것인가? 지혜로운 주의(Yoniso Manasikara)와 지혜롭지 못한 주의(Ayoniso Manasikara)가 있다. 사람이 지혜롭지 못하게 주의를 기울이면, 일어나지 않은 번뇌가 일어나고, 일어난 번뇌가 증가한다. 사람이 지혜롭게 주의를 기울일 때, 일어나지 않은 번뇌가 일어나지 않고, 일어난 번뇌가 버려진다.

5.
비구들이여, 어떤 번뇌들을 보는 것에 의해 버려야 하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배우지 못한 범부는, 성인들을 존경할 줄 모르고, 그들의 담마에 미숙하고 훈련받지 못하고, 참사람(眞人)을 존경할 줄 모르고, 그들의 담마에 미숙하고, 훈련받지 못해서, 어떤 것이 주의를 주어서 마땅한 것이고, 어떤 것이 주의를 주지 않아야 마땅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은 주의를 주기에 마땅하지 않은 것에 주의를 주게 되고, 주의를 주어야 마땅한 것에 주의를 주지 않는다.

7.
이것이 그가 지혜롭지 못하게 주의를 주는 방법이다. ‘나는 과거에 있었을까? 나는 과거에 없었을까? 나는 과거에 무엇이었을까? 나는 과거에 어떠했을까? 과거에 나는 무엇이었다가, 또 무엇이 되었을까? 나는 미래에도 존재할까? 나는 미래에 존재하지 않을까? 나는 미래에 무엇이 될까? 나는 미래에 어떻게 될까? 나는 미래에 무엇이 되었다가, 또 무엇이 될까?’ 그렇지 않으면, 그는 현재에 대해서 내적으로 이와 같이 곤혹스러워 한다. ‘내가 있는가? 내가 없는가?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떤가? 이 존재는 어디로부터 왔다가, 어디로 갈 것인가?’

8.
그 사람이 지혜롭지 못하게 이러한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일 때, 여섯 가지 견해중 하나가 그에게 일어난다. 자아(自我)가 나를 위해서 존재 한다’는 견해가 일어나서 참으로 확립되거나, 혹은 ‘나를 위해서 존재하는 자아는 없다’는 견해가 일어나서 참으로 확립되거나, 혹은 ‘나는 자아로서 비아(非我)를 지각 한다’는 견해가 그 안에서 일ㄹ어나서 참으로 확립되거나, 혹은 ‘나는 비아로서 자아를 지각한다’는 견해가 일어나 참으로 확립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다음과 같은 견해도 가진다. ‘말하고, 느끼고, 여기저기서 선하고 악한 업(행위)의 과보를 경험하는 것이 바로 이 나의 자아이다. 그러나 나의 이 자아는 영원하고, 영원히 지속되고, 끊임없고, 변화하지 않고, 영원만큼 지속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 사변적 견해들은 견해의 덤불, 견해의 황야, 견해의 왜곡, 견해의 흔들림, 견해의 족쇄라고 부른다. 견해의 족쇄로 족쇄를 찬 배우지 못한 범부는 태어남과 늙음 죽음으로부터, 슬픔과 비탄 고통 고뇌 절망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한다. 그는 괴로움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한다고, 나는 말한다.

9.
비구들이여, 성인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담마에 숙달되고, 훈련받고, 참사람(眞人)을 존경하고, 그들의 담마에 숙달되고, 훈련받은,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들은, 어떤 것이 주의를 주기에 마땅하고, 어떤 것이 주의를 주기에 마땅하지 않은지를 안다. 그러하기 때문에, 그는 주의를 주기에 마땅하지 않은 것들에 주의를 주지 않고, 주의를 주어서 마땅한 것들에 주의를 주는 것이다.

11.
그는 지혜롭게 주의를 준다. ‘이것이 괴로움이다’라고 그는 지혜롭게 주의를 준다. ‘이것이 괴로움의 원인이다.’리고 그는 지혜롭게 주의를 준다. ‘이것이 괴로움의 원인이다’라고 그는 지혜롭게 주의를 준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이다’라고 그는 지혜롭게 주의를 준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로 이끈느 길이다’라고 그가 이와 같이 지혜롭게 주의를 줄 때, 세 가지 족쇄가 그 안에서 버려진다. 유신견, 의심, 제식과 의식에 대한 집착(戒禁取見). 이것들을 보는 것을 통해 버려야 하는 번뇌라고 부른다.

12.
비구들이여, 어떤 번뇌들을 억제를 통해서 버려야 하는가? 여기 한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육근(六根 - 눈,귀,코,혀,몸,마음)의 감관을 억제하면서 머문다. 육근을 억제하지 않고 머무는 사람에게, 번뇌, 속상함, 열이 일어나는 반면, 육근을 억제하고 머무는 사람에게는 번뇌나 속상함 그리고 열이 없다. 이것들을 억제를 통해서 버려야 하는 번뇌라고 부른다.

13.
비구들이여, 어떤 번뇌들을 사용함으로써 버려야 하는가? 여기에 한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추위로부터 부호하고, 열로부터 보호하고, 쇠파리, 모기, 바람, 태양, 기는 벌레들과의 접촉으로부터 보호하고, 사적인 신체부분을 감추기 위한 목적을 위해서만 가사를 사용한다.

18.
비구들이여, 어떤 번뇌들을 인내를 통해 버려야 하는가? 여기 한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추위와 열기, 배고픔과 목마른, 쇠파리, 모기, 바람, 태양, 기는 벌레들과의 접촉을 인내하고, 그는 나쁜 말, 달갑지 않은 말과, 일어난 아프고, 고문하는 듯하고, 날카롭고, 찌르는 듯하고, 불쾌하고, 고통스럽고, 생명을 위협하는 느낌을 인내한다. 그런 것들을 인내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번뇌, 속상함, 열이 일어나는 반면, 그것들을 인내하는 사람에게는 번뇌, 속상함, 열이 없다. 이것들을 인내를 통해 버려야 하는 번뇌라고 부른다.

19.
비구들이여, 어떤 번뇌들을 피하는 것을 통하여 버려야 하는가? 여기 한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야생 코끼리, 야생 말, 야생 소, 들개, 뱀, 그루터기, 가시덤불, 협곡, 절벽, 분뇨구덩이, 하수구를 피한다.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그는 적당하지 않은 자리에 앉는 것, 적당지 않은 행락지에 유행하는 것,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비한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성스러운 생활을 하는 지혜로운 동료들이 그가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지 의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을 피하지 않는 사람에게 번뇌와 속상함과 열이 일어나는 반면, 이것들을 피하는 사람에게는 번뇌와 속상함과 열이 없다.이것들을 피하는 것을 통해서 버려야 하는 번뇌라고 부른다.

20.
비구들이여, 어떤 번뇌들을 제가ㅓ함을 통해서 버려야 하는가? 여기 에 한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일어난 감각적인 욕망에 관한 생각을 용인하지 않고, 그는 그것을 버리고, 그것을 제거하고, 그것을 처리해버리고, 그것을 박멸해버린다. 그는 일어난 악의적인 생각을 용인하지 않고... 그는 일어난 해치려는 생각을 용인하지 않고... 그는 일어난 악하고 불건전한 상태들을 용인하지 않고, 그는 그것들을 버리고, 그것들을 제거하고, 그것들을 처리해버리고, 그것들을 박멸해 버린다. 이러한 것들을 제거하지 않는 사람에게 번뇌와 속상함과 열이 일어나는 반면, 이것들을 제거하는 사람에게는 번뇌와 속상함과 열이 없다.이것들을 피하는 것을 통해서 버려야 하는 번뇌라고 부른다.

21. 비구들이여, 어떤 번뇌들을 계발(닦음)을 통해서 버려야 하는가? 여기 한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멀리 떠남과 객관적인 냉정함과 소멸로써 도움 받고, 버림으로써 무르익는 알아차림의 깨달의 요소 염각지(念覺支)를 계발한다. 그는 멀리 떠남과 객관적인 냉정함과 단절로써 도움 받고, 버림으로써 무르익는, 상태의 조사의 깨달음의 요소 택법각지(擇法覺支)를 계발한다. 정진이라는 깨달음의 요소 정진각지((精進覺支)... 기쁨의 깨달음의 요소 희각지(喜覺支)...고요함의 깨달음의 요소 경안각지((輕安覺支)... 삼매의 깨달음의 요소 정각지(定覺支)...평정의 깨달음의 요소 사각지(捨覺支)를 계발한다. 이러한 깨달음의 요소들을 계발하지 않는 사람에게 번뇌와 속상함과 열이 일어나는 반면, 그것들을 계발하는 사람에게는 번뇌와 속상함과 열이 없다. 이것들을 계발함을 통해서 버려야 하는 번뇌라고 부른다.

갈애의 부숨에 관한 긴 설법(Mahatanhasankhaya Sutta, MN38)

33.
이렇게 나아가서, 비구의 생활방식과 훈련을 받고,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버리고, 그는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절제한다. 몽둥이와 무기를 내려놓고, 양심적으로 자비롭게, 그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에게 연민을 가지고 머문다. 주어지지 않은 것을 취하는 것을 버리고, 그는 주어지지 않은 것을 취하는 것을 삼간다. 주어진 것만을 취하고, 주어진 것만을 기대하며, 훔치지 않음으로써, 그는 깨끗하게 머문다. 결혼생활을 버리고, 육체적인 금욕, 떨어져 살기, 저속한 성교행위로부터 자제하는 것을 지킨다.
거짓말을 버리고, 그는 거짓말을 삼간다. 그는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고수하고, 신뢰하고 믿을 수 있으며, 세상을 속이는 사람이 아니다. 악의적인 말을 버리고, 그는 악의적인 말을 삼간다. 그는 이 사람들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간질하기 위하여 그가 들은 것을 다른 곳에서 되풀이하지 않고, 그 사람들을 이 사람들로부터 이간질하기 위하여 다른 곳에서 들은 것을 이 사람들에게 되풀이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헤어진 사람들을 재결합시키는 사람이며, 화합을 즐기고, 화합을 기뻐하며, 화합을 기쁘게 해주는 우애의 장려자이며, 화합을 촉진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다. 거친 말을 버리고, 거친 말을 삼간다. 그는 부드럽고, 듣기 즐겁고, 사랑스러워 가슴에 와 닿는 말을 하고, 예의 바르고,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분 좋게 받아들인다. 잡담을 버리고, 그는 잡담을 삼간다. 그는 때에 맞추어 말하고, 사실을 말하고, 선한 것에 관해 말하고, 담마와 계울에 관해 말한다. 때에 맞추어, 그는 기록할 만하고, 합리적이고, 온건하고 유익한 말을 한다.
그는 씨앗과 식물을 해치는 것을 삼간다. 그는 밤중이나 적당한 시간이 아닌 때 먹는 것을 삼가고, 하루에 한번 식사하는 것을 실천한다. 그는 춤추기, 노래하기, 음악, 연극 보기를 삼간다. 그는 화환을 두르기, 향수로 멋 부리기, 연고로 자신을 꾸미기를 삼간다. 그는 정제하지 않은 곡물을 받는 것을 삼간다. 그는 조리하지 않은 육류고기를 받는 것을 삼간다. 그는 여자와 소녀를 받는 것을 삼간다. 그는 남녀 노예를 받는 것을 삼간다. 그는 염소와 양을 받는 것을 삼간다. 그는 가금류와 돼지를 받는 것을 삼간다. 그는 코끼리와 소, 말과 암말들을 받는 것을 삼간다.그는 논밭과 토지를 받는 것을 삼간다. 그는 심부름하기와 전갈(메시지)을 전하는 것을 삼간다. 그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삼간다. 그는 거짓 무게달기, 금속 속이기, 계량 속이기를 삼간다. 그는 뇌물 받기, 속이기, 사취하기, 사기, 협잡하기를 함간다. 그는 상해 살인 포박 산적질 약탈 폭력을 삼간다.

34.
그는 가사를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탁발 음식은 자신의 위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어디를 가든지, 그는 이것들만을 가지고 나선다. 마치 어디로 가든지 날개만을 짐으로 삼아 날아가는 새처럼, 비구도 또한 가사를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공양음식은 자신의 위장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만족하고, 어디를 가든지 이것들만을 가지고 나선다. 이 성스러운 미덕의 무더기를 지니고, 그는 그의 내부에서 나무랄 데 없는 열락을 경험한다.

여섯의 여섯 묶음(Chachakka Sutta, MN148)

28.
비구들이여, 눈과 형상에 의지해서 눈의 알음알이가 일어난다. 이 셋의 만남이 눈의 접촉이다. 눈의 접촉을 조건으로 해서 즐겁거나 괴롭거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이 일어난다. 사람이 즐거운 느낌에 접했을 때, 만약 그 사람이 기뻐하고 환영하고 거기에 매달린다면, 탐욕의 잠재적 성향이 그 사람 안에 자리 잡는다. 사람이 괴로운 느낌에 접했을 때, 만약 그 사람이 슬퍼하고, 한탄하고, 애통해 하고, 가슴을 치고 통곡하고 낙담한다면, 혐오의 잠재적 성향이 그 사람 안에 자리 잡는다. 사람이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에 접했을 때, 만약 그 사람이 느낌에 관련해서, 그 느낌의 근원, 사라짐, 그 느낌의 만족감, 그 느낌의 만족이 가져올 위험, 그 위험으로부터의 도피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때는 무지의 잠재적 성향이 그 사람 안에 자리 잡는다. 비구들이여, 즐거운 느낌에 대한 탐욕의 성향을 버리지 못하고, 괴로운 느낌에 대한 혐오의 잠재적 성향을 폐기하지 못하고,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에 대한 무지의 잠재적 성향을 뿌리 뽑지 못하고, 무지를 버리지 못하고, 진정한 지혜를 일으킴이 없이, 지금 여기에서 괴로움의 끝을 만드는 것, - 이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정리

열여섯 가지 번뇌는 성스러운 도에 의해 다음과 같은 순서로 버려진다.
1. 예류도(豫流道)에 의해 버려지는 번뇌 : 멸시, 오만, 시기심, 인색, 기만, 사기
2. 불환도(不還道)에 의해 버려지는 번뇌 : 악의, 분노, 원한, 태만
3. 아라한의 도(阿羅漢道)에 의해 버려지는 번뇌 : 탐욕스러움과 바르지 못한 욕심, 완고함, 경쟁심, 아만, 거만, 허영

알아차림의 토대
  • 몸에 대한 관찰
    * 호흡 알아차림
    *
    네 가지 자세(걷고, 서고, 앉고, 눕는 자세)
    * 완전히 깨어 있음
    *
    부정관 - 신체 부분들
    * 요소들(지,수,화,풍)
    *
    시체 안치장 명상 법(시체가 어떻게 변해가는가?)
  • 느낌의 관찰
  • 마음의 관찰
  • 마음의 대상(法) 관찰.
    * 오개(五蓋)(감각적 욕망, 악의, 나태와 혼침, 들뜸과 회한, 의심)
    *
    오온(五蘊)(물질적인 형상, 일어남과 사라짐의 느낌, 지각, 형성, 의식)
    * 여섯 토대(눈-형상,귀-소리,코-냄새,혀-맛,몸-촉감의 대상,마음-마음의 대상)
    *
    일곱 깨달음의 요소 - 칠각지(七覺支)
    ** 네가지 성스러운 진리 - 사성제(四聖諦)(괴로움, 괴로움의 원인, 괴로움의 소멸,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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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블루투스 스피커 SRS-X7

'SONY SRS-X7'

집 한구석에 CD장이 배경처럼 서 있다. 마음에 들어서 한장 한장 사 모았던 음악 CD와 추천을 받아 샀던 음악 CD. 그리고 잡지를 사면 부록으로 줬던 CD와 플레이스테이션용 철권 CD까지 온갖 CD가 다 모여있는데, 요즘에는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가끔 낡은 오디오에 CD를 틀어달라고 부탁하면, 기분에 따라 한두 곡씩은 문제없이 틀어주곤 했는데, 어느 날 CD를 넣었더니 오디오가 턴테이블 믹싱 연습을 하듯 CD를 열심히 긁다가 뱉어 버렸다.
가끔 음악이 듣고 싶긴 하지만, 그렇다고 에니악만한 오디오를 들일 만큼 음악감상에 열정을 가진 건 아니다. 커다란 건 짐이고, 애물단지인 데다가 가격도 비싸니까. 간단하게 오디오룸을 꾸밀 수 있다면 이 기회에 오디오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겠지만 비싸니까. 나는 작고 아담하고 가격까지 착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하나 마련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우선 가성비 괜찮다는 스피커를 몇 개 찾아서 후보를 정했다.

  • 로지텍 UE BOOM
  •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
  • 소니 SRS-X5
  • 소니 SRS-X7
  • FUGOO+SPORT
  • Harman Kardon Soundstick Ⅲ

10만 원 초반 가격을 원하지만, 후보군 가격은 10만 원 중반부터 30만 원대까지다.
고민이다.
무얼 사지?
그런데 아마존에서 100$가 조금 넘는 가격(109.99$)으로 SRS-X7 리퍼를 팔길래 냉큼 샀다. Secondipity라는 판매자가 파는 리퍼 상품으로, 아주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판매잔데, 이 판매자에게 물건을 사는 건 도박이라고 한다.
‘그래 인생엔 도박이 필요하지. 양품이 온다는데, 왼손 팔모가지와 100$를 걸겠어!’

'SONY SRS-X7'

그로부터 한참 지난 어느 날 상자 하나가 집에 도착했고, 그 안엔 비니루에 둘둘 말린 소갈비처럼 보이는 물건이 들어있었다.
조심조심 비닐을 풀어보니 직사각형의 검은색 스피커가 보인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쓰는 것인지 설명서가 하나도 없어서,
전원을 키자마자 블루투스 페어링이 안되는 게 고장인 줄 알았다.
인터넷으로 설명서를 찾아보니 페어링이 될 때까지 블루투스 버튼을 경건한 마음으로 누르고 있어야 한단다.
블루투스 페어링에 성공하고, DLNA도 설정해서 유튜브를 틀어보니 소리 잘 나온다.
Arch 리눅스에서 SRS-X7를 사용하려면,
AUR에서 blueman을 설치하여 블루투스 페어링을 하고,
pacman으로 pavucontrol를 설치하여 output device를 SRS-X7로 잡아주면 된다.
휴대폰으로 블루투스 페어링을 하면, 앱에 따라서 지연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도 뭐 음악감상에는 아무 지장 없다.

'SONY SRS-X7'

옛날 감성을 느끼고 싶어서 예전에 사서 듣던 소니 NWZ-A815 워크맨을 물렸더니 음악을 타고 그 시절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 음악을 들으면 평범한 일상도 특별해진다고 했던가?
앞으로 SRS-X7과 함께 하루하루를 특별한 일상으로 기억에 남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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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한눈에 이해시키는 방법. 월스트리트저널 인포그래픽 가이드.

인포그래픽은 언론인에게나 필요한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신문이나 잡지, 뉴스 등의 매체에서 자주 보게 되니 말이다. 그러나 큰 맥락에서 보면 인포그래픽은 어디에나 있다.
IT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어떤 서비스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것을 가공해서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말과 다름없다.
사용자가 입력한 컨텐츠 데이터를 모아 성격에 맞게 정돈하여 보여주는 SNS는 물론, 상품 데이터를 모아 정리해서 판매하는 상거래 서비스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운동 정보를 받아 건강 정보를 알려주는 피트니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어떤 데이터를 수집할 것인지 뿐 아니라, 그 데이터로 어떤 의미를 만들어 낼 것이며 만들어진 데이터를 한눈에 알아보도록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책은 데이터를 잘 가공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다룬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월스트리트저널 인포그래픽 가이드를 읽고, 좋은 UI/UX는 무엇인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월스트리트저널 인포그래픽 가이드 - 정리


기본

사람들은 비교 판단을 위해 참조점을 필요로 한다. 그 참조점을 제시하는 사람이 메시지를 통제한다.
차트의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모든 사실과 근거가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이익과 손실에 관한 차트를 그릴 때, 성과가 저조한 이전 분기들을 생략하면 사실을 왜곡하는 게 된다.
나쁜 데이터 + 훌륭한 시각화 = 나쁜 차트
숫자의 끝 처리는 가장 나중에 하라.


핵심

  • 간결하라.
  • 숫자에 맥락을 부여하라.
  • 독자를 대신하여 계산 할 것. 변화율과 절대 수치 중 무엇이 더 진실한 표현인지 결정하라.
  • 가능한 한 글꼴의 종류는 적게 사용하라. 볼드체나 이탤릭체는 다른 것들과 구분할 목적으로 사용하되, 두 종류를 한꺼번에 사용하지 말라.
  • 장식 목적이 아닌 정보 전달을 위해 색을 사용하라.
  • Y축 척도의 증가분은 자연스러운 단위를 사용하라.
  • 모든 막대 차트의 기준선은 0으로 하라.
  • 파이차트에서 가장 넓은 영역은 파이의 꼭대기인 12시 방향에 배치한다.

글꼴

포인트 point : 포인트는 글꼴 크기를 측정하는 단위다. 12포인트가 1파이카pica다. 1파이카는 1/6인치 크기에 해당된다.
레딩Leading: 한 행의 베이스라인과 다음 행의 베이스라인 간의 수직 거리를 뜻한다.

차트의 글꼴 가독성을 위한 기본 규칙
* 레딩은 글꼴 크기보다 약 2포인트 이상 클 때 읽기 편하다.
* 너무 작은 글꼴이나 폭이 좁은 글꼴은 선택하지 않는다.
* 볼드체 또는 이텔릭체는 요점을 강조할 때만 사용한다. 볼드체와 이탤릭체를 동시에 적용하지 말 것.
* 알파벳의 경우, 알파벳 전체를 대문자로 쓰지 않는다.
* 검정색 혹은 다른 색상의 바탕에 흰색 글씨는 피한다.
* 하이픈 연결은 피한다.
* 지나치게 화려한 서체는 사용하지 않는다.
* 글꼴을 기울여 배치하지 않는다.
* 글꼴 사이를 벌리지 않는다.

타이포그래피가 제대로 되었다면 해당 글꼴은 크기가 작아져도 여전히 읽힐 것이다.


색상

따뜻한 색상은 차가운 색상에 비해 더 크게 보이기 때문에 같은 면적이라도 빨간색이 시각적으로 파란색을 압도할 수 있다.
따뜻한 색상은 점점 더 가까이 오는 느낌을 주는 반면 파란색은 시각적으로 후퇴하는 것처럼 보인다.
CMYK 이론상으로 청록,마젠타,노랑을 한꺼번에 덧칠하면 검은색이 나와야 하지만, 실제로는 탁한 갈색이 된다.

차트의 색상

같은 변수를 표현할 때는 동일한 색상을 사용
한가지 색상에서 밝기가 다른 색상을 쓰거나 색상환에서 같은 쪽에 위치한 색상을 사용한다면 다중 막대 차트가 좋다.
컬러 스케일은 색상과 관계 없이 가장 밝은 색에서 가장 어두운 색으로 가거나, 그 반대로 설정해야 한다.
색상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짙은 파랑은 보수적. 밝은 색상은 쾌활한 분위기.
어떤 테마를 연상시키는 색상은 피한다.
긍정적인 숫자에 빨간색은 쓰지 않는다. 손실에는 빨간색 막대가 효과적이다.

빨강/녹색 또는 파랑/노랑과 같은 색상 조합은 색상환에서 각각 반대편에 위치한 색상과의 조합이다. 색조는 아주 다르지만, 색의 명도나 밝기는 비슷하다.

효과적은 색상 선택을 위한 전략

글꼴 색은 검정으로 설정하라
차트 항목은 해당 차트 요소에 직접 작성하라
반드시 명도 대비를 높여라
그레이 스케일로 변환하라.
흑백 상태에서도 알아볼 수 있다면 색상 선택이 잘 된 것이다.


똑똑하게 차트 그리기


적절한 높이는 차트의 2/3 영역을 차지한다.
자연스러운 증가분을 사용한다.
차트 하나에 선은 네 개 이하로 한다.
선 바로 옆에 항목을 단다. 범례는 공간이 넉넉지 않고 선들이 많이 교차하는 경우에만 사용한다. 범례의 순서는 최근의 데이터를 가리키는, 끝지점 데이터의 순위에 맞춰야 한다.
두 개 이상의 데이터 집합을 대조할 때 비교 가능한 척도를 사용하라. 상대적인 성과가 선의 기울기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양쪽 차트에 있는 Y축 척도의 범위는 같은 증감률로 나타내야 한다.

수직 막대

막대 너비는 막대와 막대 사이 간격의 두 배 정도 크기로 한다. 한 차트에 있는 막대는 모두 같은 색과 음영으로 통일한다.
다른 막대보다 옅은 색상의 막대를 써서 예상값고 추정값을 실제 값과 구분할 수 있다.
0 기준선에서 시작하라. 예외는 없다! 0 기준선을 다른 그리드 선보다 두껍고 진하게 그려라.
비교하기 쉽도록 다중 막대의 음영은 가장 연한 색에서 짙은 색으로 옮겨간다.
범례에서 항목 순서는 막대의 순서와 같게 하여 쉽게 참조할 수 있어야 한다.
끊어진 막대는 수직 막대 차트에서 메시지의 핵심이 아닌 특이값을 보여줄 때 사용하기도 한다. 항상 끊어진 막대의 데이터 포인트에 직접 항목값을 적는다.

수평 막대

수평 막대 차트는 동일한 특성에 따른 순위를 매길 때 가장 유용하다. 이를테면 특정 제품 매출액에 따른 국가 순위를 매기는 경우다. 크기 순서로 배열하는 게 규칙이지만 예외가 허용되는 경우가 알파벳 순서처럼 특정 순서로 배열했을 때 가독성이 높아지는 경우다.
수평 막대를 시간 순으로 표현할 때는 가장 최근 데이터 포인트부터 위에서 아래로 배열한다.
수평 막대를 아래 위로 길게 나열할 때는 데이터 포인트에 대한 항목값을 오른쪽 정렬하고, 막대를 3개에서 5개의 그룹으로 나눈 다음 가는 선으로 구분해주면 독자가 가로질러 읽을 때 도움이 된다.
항상 0 기준선을 중심으로 음수는 왼쪽에 둔다. 기준선의 오른쪽에는 양수만 오도록 한다.

파이 차트

가장 큰 파이 조각을 12시 정각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배치하여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머지 조각을 배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두 번째로 큰 조각을 12시 정각을 기준으로 왼쪽에 놓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배치한다.
파이 조각의 크기가 비슷한 경우엔 12시 정각을 기준으로 오른쪽에서 시작해서 시계 방향으로 가장 큰 것부터 작은 순서로 배치한다.
파이 조각의 명암은 단순하게 하되 중요한 파이 조각은 강조한다. 그렇다고 해서 파이 조각의 순서를 재정렬하지는 말 것.
분할 막대 차트는 보통 전체 대비 일부를 보여줄 때 파이 차트보다 효과적이다.
파이 크기를 비교할 때는 언제나 표면적(πr^2)을 기준으로 계산되어야 한다.

가는 선을 3개에서 5개의 행마다 그어주면 표 안의 숫자를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된다.
한 개의 차트가 숫자로 빼곡한 표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정수는 오른쪽 정렬한다.
항상 소수는 소수점을 기준으로 정렬한다.
항목들은 알파벳 순서나 데이터 크기 순서 등 논리에 따라 배열한다.

픽토그램

픽토그램에서 아이콘 일부만 잘라서 사용하는 것은 피하라.(정사각형 제외)
픽토그램에서 사용하는 아이콘은 단순해야 한다.
가변적인 상황을 표현할 때는 동일한 모양의 심볼에 밝기를 달리해서 사용한다.
잘 만든 픽토그램은 시선을 끌면서도, 신속하게 변수들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좋은 아이콘인지 판별하는 방법
  • 단순한가
  • 대칭적인가
  • 아주 작은 사이즈로 줄이더라도 분명하고 명쾌한가
  • 대략 정사각형에 들어맞는 모양인가

지도

서로 다른 상태를 비교하거나,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를 보여줄 때 아주 효과적일 수 있다.


계산하기

평균값 : 단순한 평균값
중앙값 : 데이터를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위치한 값
최빈값 : 가장 자주 나오는 값
표준 편차 : 루트{합계(각각의 데이터값-평균값)^2/데이터 포인트의 갯수}. 전체 데이터가 아닌 샘플 데이터일 때는 (데이터 포인트의 갯수 - 1 )로 나눈다.
평균값 위주로 데이터가 얼마나 촘촘하게 분포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변동성이 높은 주식은 표준편차가 크다.
일일 변동성 : 일일 표준편차 * 루트{연간 거래일수}
가중 평균 : 중요한 데이터 포인트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주어 단순한 산술평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이동평균 : 데이터 변동성이 큰 경우 이동평균은 실제 추세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로그 스케일은 자릿수가 아주 긴 값들까지도 포함할 수 있다.
X축 로그 스케일 : X축상의 시간흐름에 따른 로그 스케일을 사용하면 차트의 짧은 기간 안에 더 상세한 변화를 담을 수 있다.
Y축 로그 스케일 : Y축을 로그 스케일로 설정하면, Y축 상의 그리드 성도 같이 조정되어 Y축 상의 값의 크기에 따른 차이가 그리드 선에 반영된다. 이로써 변화폭의 상대적 중요도를 보여준다.
독자는 완만한 경사는 소폭 상승, 가파른 경사는 대폭 상승을 의미할 거라고 예상한다.
증감률 : 신규값 - 기존값 / 기존값 * 100%
증감률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려면 기준점이 0 또는 100인 것이 좋다.
기준점을 100으로 재설정 : (현재 값 /초기 값) * 100
기준점을 0으로 재설정 : [(현재 값/ 초기 값) * 100] - 100
1 퍼센트 포인트 = 100 베이시스 포인트
증감률에 따라 작성한 차트는 기준값을 중심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강조한다.
규모 면에서 비교가 불가능한 두 개체의 증감률은 비교하지 말라.
A%의 B% = A/100 * B%
평균을 구할 때만큼은 백분율을 일반 숫자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
A%= c/e, B% = d/f 일 때 새로 산출한 백분율 = c+d/ e+f * 100%
기하평균수익률 = 산술평균수익률 - 조정계수(연평균수익률의 표준편차)^2/2

확률

  • 대칭적인 확률 분포
    주사위, 시험성적등은 종 모양의 곡선
    첨도(fat-tails)는 극단적인 이익이나 손실이 종 모양의 정규분포도를 통해 예측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 비대칭 확률분포
    고르지 않은 소득 분배
    위험감수형인 사람은 복권이 당첨될 백만 분의 일의 확률을 믿는다. 위험회피형인 사람은 아주 낮은 확률인 벼락 맞을 가능성도 염려한다. 이들 두 유형의 사람들은 모두 특이값이 나올 확률에 따라 행동한다. 이들은 분포도의 꼬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재고나 대출 같은 자산과 부채를 표시할 때, 해당 기간의 마지막 날짜(예: 12월 31일)환율을 적용하여 현재까지의 누적값을 보여준다.
이익과 손실을 표시할 때는 각 기간의 평균 환율을 사용하여 해당기간 환율이 끼친 영향을 나타낸다.
독자들은 통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상향 추세선, 약세를 보이면 하향 추세선이 나타날 거라 생각한다.
관례적인 통화 표기법을 고수하다보면 통화 약세임에도 불구하고 차트는 상향 추세로 표현될 때가 있다. 반대로 통화 강세인데 하향 추세로 표시될 때도 있다. 이때 인버스 스케일을 사용하면 선의 방향을 바꾸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


계획 세우기

조직도 : 어떤 조직도를 그리든, 가능한 그래픽 요소는 단순하게 가져가라. 의미없는 테두리 치지 말라.
경쟁사 추적 : 차트에 회사별 타임라인을 나란히 배치할 때는 해당 시기에 특별한 사항이 없어도 같은 연도는 모두 같은 위치에 오도록 정렬해야 한다.
진척 보고 : 색을 사용하여 지연되고 있는 업무를 강조할 수 있다. (색을 통해) 패턴이 드러나면 의사결정자들이 문제의 원인이 자원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비현실적인 목표 수립 때문인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드 선은 가능한 적게 사용하라.
파급효과가 큰 문제 찾기 : 관리자들이 순조롭게 진행중인 사안이나 중요도가 떨어지는 사안에 관심을 쏟지 않고, 중요하지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프로젝트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강조한다.
스파이더 차트 : 한 데이터 집합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설명할 때 가장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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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의 정수. 논어.

‘유교’ 하면 공자가 떠오르고, ‘공자’라는 이름은 딱딱한 인상을 줬다. 알지는 못하지만, 왠지 가까이하면 피곤해질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공자를 애써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재미난 에피소드를 하나 들었다.

어느 날 임권택 감독이 변영주 감독에게 “국악 좋아하느냐.”라고 물었다. 변영주 감독이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했더니, 임권택 감독이 “게을러서 그렇다.”라며 핀잔을 주었다고 한다. 그 말에 변영주 감독은 국악만 석 달 동안 내리 들었는데, 그러다 자신이 가야금을 좋아하고 꽹과리는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에피소드가 문득문득 생각나던 중에 공자가 같이 떠올랐다. 유교 기본서라도 읽어봐야 ‘어떤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가?’라는 의문이 정리될 것 같아 대학부터 천천히 읽기 시작해서 이제 논어를 읽었다.

공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한 마디로 이렇다.
극기복례(克己復禮) 하여 인자(仁者)가 되라. (‘에이 못난 놈. 사람 되라.’)
사사로운 감정을 극복해서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을 구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 사욕을 이겨내는 방법으로써 다섯 가지를 말한다.
삼감(恭), 너그러움(寬), 미쁨(信), 부지런함(敏), 그리고 베풂(惠)
민(敏)을 책에선 부지런함(diligence)이라 표현했지만, 글자 그대로 민첩함(agileness)이라 하는 게 더 와 닿는다.
이 다섯 가지가 너무 많다면, 서(恕) 하나만 생각하면 된다. 자신이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않는 것이다. 공자는 숨을 거둘 때까지 행할만한 한마디라 말할 만큼 중요히 생각했다.
공자의 이상은 자신이란 원석을 줄로 쓸고 끌로 쪼고 숫돌에 갈 듯하여 쓸모 있게 만드는 것이다.
미완성에서 완성으로 나아가라는 공자의 이 말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
결국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라.’ 인데,
미래나 과거에 묶여 사는 사람에게 무슨 삶이 있단 말인가?
죽을 때까지 부족과 결핍을 극복하느라 허송세월하긴 싫다는 마음이 든 것이다.
사실 이미 삶의 본질을 깨우쳤다면 남의 말이 불편할 까닭이 없다.
도에 합당하면 행하면 되고, 아니면 말면 되니까.
그러나 의혹에 가득 차있는 상태에서는 자꾸 이래라저래라 하는 소리가 듣기 싫을 따름이다.
그것이 불편함의 근원이다.

제자가 말한 공자는 모습은 이렇다.
‘사사로운 뜻(意)’이 없었고, ‘반드시(必)’라는 것이 없었으며, ‘꼭(固)’이라는 것도 없었고, 그리고 ‘나(我)’라는 것이 없었다.
정말 그랬다면 안연의 죽음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양식(form)을 뛰어넘어 정수를 이어받을 만한 제자는 안연뿐이었으니 말이다. 다른 이에게는 기껏해야 ‘이러지 말고 저렇게 해라.’하는 모양을 바로잡는 수준에서나 말이 통했을 테니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래서 안연이 죽었을 때 하늘이 자기를 버렸다고 탄식을 했는가 보다.

비록 공자의 가르침에 경직된 부분은 불편할지라도,
유가 사상을 제대로 따르는 사람을 만난다면 참 기쁘겠다.
정형화된 가르침 정도만 잘 따라도 세상은 훨씬 좋아질 거다.
그러나 2500년 전 공자님 말씀은 아직도 고전이고, 예나 지금이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사는 사람이 대다수다.


논어 - 책갈피


학이(學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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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爲政)

2-03-1
선생님 말씀하시다. 정법(政)으로 이끌고 형벌로 가지런히 하려 들면, 백성들은 면하려고만 하지 부끄러움을 느끼지는 않는다.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2-03-2
(반면) 덕(德)으로 인도하고 예(禮)로서 가지런히 하면, (백성들은) 부끄러워할 뿐 아니라 또 (스스로) 바로잡는다.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2-07-0
자유(子游)효를 여쭈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요즘 효라는 것은 잘 먹이는 것을 이르더구나. (하지만) 개나 말에 이르러서도 다들 먹이기야 한다. 공경하는 마음이 없다면 어찌 구별할 수 있겠느냐!
子游問孝. 今之孝者, 是謂能養. 至於犬馬, 皆能有養. 不敬, 何以別乎!

2-10-0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 행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그 까닭을 헤아려보고, 그 편안히 여기는 바를 따져보면, 사람이 어떻게 (허물을) 숨길 수 있을꼬! 사람이 어떻게 숨길 수 있을꼬!

子曰 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 人焉瘦哉! 人焉瘦哉!

2-10-0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는 그릇(器)이 아니니라.
子曰 君子不器.

2-15-0
선생님 말씀하시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子曰 學而不思卽罔, 思而不學卽殆

2-17-0
선생님 말씀하시다. 자로(由)야, 너에게 안다는 것을 가르쳐주련?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앎이니라.
子曰 由, 誨汝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2-18-2
선생님 말씀하시다. 많이 듣고 미심쩍은 것은 제쳐두고 나머지를 조심스레 말하면 허물이 적으리라.
널리 보고 위태로운 것은 제쳐두고 나머지를 조신하게 행동으로 옮기면 뉘우칠 일이 적으리라.
말에 허물이 적고, 행동에 뉘우침에 적으면 벼슬은 그 가운데 있느니.
子曰 多聞闕疑, 慎言其餘,則寡尤. 多見闕殆, 慎行其餘, 則寡悔. 言寡尤, 行寡悔, 祿在其中矣.

2-24-0
선생님 말씀하시다. 자기 귀신이 아닌데도 제사 지내는 것은 아첨이다. 의(義)를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
子曰 非其鬼而祭之, 諂也. 見義不為, 無勇也.

팔일(八佾)

3-20-0
선생님 말씀하시다. (시詩의) ‘관저’편은 즐거우면서도 음란하지 않고, 애틋하면서도 몸을 상하게 하지는 않는구나.
子曰 關雎, 樂而不淫, 哀而不傷.

이인(里仁)

4-02-0
선생님 말씀하시다. 불인자(不仁者)는 가난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즐거움도 오래 누리지 못한다.
인자(仁者)라야 ‘인(仁)’을 편히 여기고, 지자(知者)라야 ‘인’을 이롭게 여기느니.

不仁者, 不可以久處約, 不可以長處樂. 仁者安仁, 知者利仁.

4-05-3
군자란 밥 먹는 동안에도 인(仁)에 어긋나지 않고, 급박한 순간에도 꼭 이렇고, 넘어지고 자빠지는 순간조차 반드시 그러한 것이다.
君子無終食之間違仁, 造次必於是, 顛沛必於是.

4-08-0
선생님 말씀하시다.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으리니.
子曰 朝聞道, 夕死可矣.

4-14-0
선생님 말씀하시다. 자리(位) 없음을 근심하지 말고, 서지(立) 못하는 까닭을 근심하라.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알 수 있게 되기를 구하라.
子曰 不患無位,患所以立. 不患莫己知,求為可知也.

4-16-0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는 의(義)에 밝고, 소인은 이끗에 밝느니.
子曰 君子喻於義, 小人喻於利.

4-26-0
자유가 말하였다. 임금을 섬김에 자주 간하면 곧 욕을 당하고, 벗이라고 자주 충고하면 곧 뜨악해진다.
子曰 事君數,斯辱矣,朋友數,斯疏矣.


공야장(公冶長)


-

옹야(雍也)

6-20-0
번지가 지혜(知)를 여쭈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백성들 속에 의(義)를 세우기를 힘쓰고, 귀신을 공경하되 멀리하면 지혜롭다고 일컬어지리라.
인(仁)을 여쭈었다. 말씀하시다. 인자는 어려운 일을 우선하고, 이득(獲)을 뒤로 하나니, ‘인’으로 일컬을 수 있으리라.
樊遲問知. 子曰 務民之義,敬鬼神而遠之,可謂知矣. 問仁. 曰 仁者先難而後獲,可謂仁矣.

6-21-0
선생님 말씀하시다. 지자(知者)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仁者)는 산을 좋아한다.
지자는 움직이고, 인자는 고요하다.
지자는 즐기고, 인자는 오래 산다.
子曰 知者樂水,仁者樂山. 知者動,仁者靜. 知者樂,仁者壽.

6-28-2
대저 인(仁)이란 제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고, 제가 알고 싶으면 남도 깨우쳐주는 것이지. 주변에서 능숙히 비유를 취할 수 있다면, 인(仁)의 길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게야.
夫仁者,己欲立而立人,己欲達而達人。能近取譬,可謂仁之方也已.


술이(述而)

7-03-0
선생님 말씀하시다. 덕(德)이 닦이지 않고, 배움이 몸에 익지(講) 않고, 의(義)를 들어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불선(不善)을 고치지 못하는 것. 이것들이 다 내 근심이려니!
子曰 德之不脩,學之不講,聞義不能徙,不善不能改,是吾憂也!

7-08-0
선생님 말씀하시다. (배우려는 자가) 조급해하지 않으면 열어 주지 않고, 말로 표현하려고 애쓰지 않으면 퉁겨주지 않는다.
한 모서리를 들어주되 나머지 세 모서리를 알아채지 못하면 다시는 반복하지 않는다.
子曰 不憤不啟,不悱不發,舉一隅, 不以三隅反,則不復也。

7-11-0
선생님 말씀하시다. 구해서 부자가 될 수 있다면, 비록 ‘채찍 잡는 일’이라도 하련마는, 구해서 되는 게 아니라면 내 좋아하는 바를 좇으리라.
子曰 富而可求也,雖執鞭之士,吾亦為之。如不可求,從吾所好.

7-20-0
선생님은 이상한 것, 억압적인 것, 상식을 뒤엎는 것, 상식을 넘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않았다.
子不語 怪,力,亂,神。

7-21-0
선생님 말씀하시다. 세 사람이 길을 가도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게 마련. 그 가운데 잘난 것은 골라서 좇고, 잘못된 것은 고칠 일이다.
子曰 三人行,必有我師焉。擇其善者而從之,其不善者而改之。

7-24-0
선생님은 네 가지로써 가르쳤으니, 문(文)과 행실, 진정성, 그리고 신뢰였다.
子以四教, 文,行,忠,信。

7-27-0
선생님 말씀하시다. 대개 알지 못하면서도 짓는(作) 사람이 있다더냐?
난 그렇지 않다. 많이 듣고 그 잘된 것을 택하여 좇고, 많이 보고 (그 가운데 잘된 것을) 기억해두는 것이 앎의 버금인 게지.
子曰 蓋有不知而作之者? 我無是也。多聞, 擇其善者而從之,多見而識之,知之次也.

7-35-0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치하면 거만해지고, 검약하면 인색해지는 법. (하지만) 거만한 것보다는 차라리 인색한 것이 나으리라.
子曰 奢, 則不孫,儉, 則固。與其不孫也,寧固.


태백(泰伯)

8-02-1
선생님 말씀하시다. 공손하되 예(禮)가 없으면 수고롭고, 신중하되 예가 없으면 불안(葸)하고, 용맹스럽되 예가 없으면 난폭하고, 곧되 예가 없으면 강퍅(絞)하게 되느니.
子曰 恭而無禮則勞,慎而無禮則葸,勇而無禮則亂,直而無禮則絞.

8-04-3
군자가 정치의 길에서 귀히 여겨야 할 것이 셋입니다. (첫째는) 행동거지에 있어 거칠고 방만함을 멀리할 일입니다. (둘째) 안색을 바로잡아, 미쁘게 할 일입니다. (셋째) 말할 적엔 비루하고 이치에 어긋난 것을 멀리할 일입니다. (나머지) 소소한 일은 담당자(有司)를 두어 맡기십시오.
君子所貴乎道者三. 動容貌,斯遠暴慢矣. 正顏色,斯近信矣. 出辭氣,斯遠鄙倍矣。籩豆之事,則有司存.

8-10-0
선생님 말씀하시다. 용맹은 좋아하면서 가난은 싫어하면 큰일을 내고, 사람이 ‘사람답지 않다 하여(仁)’ 미워하기를 심히 하면 큰일을 낸다.
子曰 好勇疾貧,亂也。人而不仁,疾之已甚,亂也.

8-16-0
선생님 말씀하시다. 눈만 높고 정직하지 않으며, 미련하면서도 끈기가 없고, 무식하면서도 믿음성조차 없는 놈들은 나도 어찌할 줄 모르겠더구나.
子曰 狂而不直,侗而不愿,悾悾而不信,吾不知之矣.


자한(子罕)

9-04-0
선생님은 네 가지가 없었다. ‘사사로운 뜻(意)’이 없었고, ‘반드시(必)’라는 것이 없었으며, ‘꼭(固)’이라는 것도 없었고, 그리고 ‘나(我)’라는 것도 없었다.
子絕四. 毋意,毋必,毋固,毋我。

9-12-0
자공이 말하였다. 아름다운 옥구슬이 여기 있다고 합시다. 궤속에 감춰두어야 할까요? 아니면 좋은 값을 구해 팔아야 할까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팔아야지! 팔아야 하고말고! 다만 나는 제 값을 기다리고 있지.
子貢曰 有美玉於斯. 韞匵而藏諸?求善賈而沽諸? 子曰 沽之哉!沽之哉!我待賈者也.

9-23-0
선생님 말씀하시다. ‘이치에 합당한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있으랴만, 실제로 고치는 것이 귀하다. ‘듣기 좋은 말’이 기쁘지 않으랴만, 그 참뜻을 찾아내는 것이 더욱 귀하다.
기뻐하기만 하고 참뜻을 찾을 줄 모르고, 수긍만 하고 고칠줄 모른다면, 나도 어찌할 줄을 모르겠다.
子曰 法語之言,能無從乎, 改之為貴。巽與之言,能無說乎, 繹之為貴。說而不繹,從而不改,吾末如之何也已矣.

9-28-0
선생님 말씀하시다. 지자(知者)는 미혹하지 않고, 인자(仁者)는 근심하지 않으며, 용자(勇者)는 두려워하지 않는 법.
子曰 知者不惑,仁者不憂,勇者不懼.

9-30-1
‘당체(唐棣)의 꽃이여, 번쩍이며 펄럭이누나. 어찌 그대가 생각나지 않으리오마는, 집이 멀구려.’
唐棣之華,偏其反而。豈不爾思, 室是遠而.

9-30-2
선생님 말씀하시다. 생각이 없는 게지, 먼 것이 무슨 문제가될꼬!
子曰 未之思也,夫何遠之有!


향당(鄕黨)

10-03-2
손과 나란히 서서 인사할 적에는, 왼쪽 손님에겐 왼손을 위로, 오른쪽에겐 오른손을 위에 얹어 읍하였다. (그 순간에도) 옷의 앞뒤자락은 반듯하였다.
揖所與立,左右手。衣前後,襜如也。

10-03-3
앞장서 걸을 적엔, 새가 날갯짓하는 듯하였다.
趨進,翼如也。

10-03-4
손이 물러간 뒤에는 반드시 이렇게 복명하였다. “손님이 뒤돌아보지도 않더이다.”
賓退,必復命曰 賓不顧矣。

10-08-4
고기는 비록 많이 먹을 경우라도 밥기운을 이길 정도는 아니었다. 오직 술만큼은 정한 양이 없었으나, ‘휘둘리는 지경(亂)’에 이르지는 않았다.
肉雖多,不使勝食氣。惟酒無量,不及亂.


선진(先進)


-

안연(顔淵)

12-01
안연이 인(仁)을 여쭈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극기복례(克己復禮)하면 ‘인’이 되는 게지.
어느 날 문득 저를 이겨 예로 돌아오면, 온 천하가 ‘인’으로 귀의할 것이니, ‘인’이 저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남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겠느냐?
안연이 말하였다. 청컨데 그 세목을 여쭙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예(禮)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질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질 말아라.
안연이 말하였다. 제가 비록 명민하진 못하나, 청컨데 이 말씀을 일삼고자 합니다.

顏淵問仁。子曰:「克己復禮為仁。一日克己復禮,天下歸仁焉。為仁由己,而由人乎哉?」
顏淵曰:「請問其目。」子曰:「非禮勿視,非禮勿聽,非禮勿言,非禮勿動。」
顏淵曰:「回雖不敏,請事斯語矣。」

12-04
사마우가 군자를 여쭈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란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존재이지.
(사마우가) 말을 받았다.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기만 하면, 곧 군자라는 말입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안으로 살펴 잘못이 없다면, 대체 무얼 근심하고 또 무얼 두려워할 게 있단 말이냐!
司馬牛問君子。子曰:「君子不憂不懼。」
曰:「不憂不懼,斯謂之君子已乎?」
子曰:「內省不疚,夫何憂何懼?」

12-06
자장이 투명성(明)을 여쭈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가슴에 젖어드는 참소와 살갗을 파고드는 하소연에 초연할 수 있다면 ‘투명하다’고 이를 수 있으리라. 정녕 가슴에 젖어드는 참소와 살갗을 파고드는 하소연에 초연할 수 있다면, ‘멀리 보는 안목을 가졌다(遠)’고 이를 수 있으리라.
子張問明。子曰:「浸潤之譖,膚受之愬,不行焉。可謂明也已矣。浸潤之譖膚受之愬不行焉,可謂遠也已矣。」

12-07
자공이 정치를 여쭈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경제(食)를 넉넉히 하고, 안보(兵)를 튼튼히 하며, 백성들이 믿도록(信) 하는 것이지.
자공이 말하였다. 부득이 버려야 한다면 이 셋 가운데 무엇을 앞세우리까? 말씀하시다. 안보를 버려야지.
자공이 말하였다. 만부득이 버려야 한다면 나머지 둘 가운데서 또 무엇을 앞세우리까? 말씀하시다. 경제를 버려야지. 예로부터 죽음은 다 있게 마련이지만, 백성이 믿어주지 않으면 (공동체는) 성립하지 못하는 법이니.
子貢問政。子曰:「足食。足兵。民信之矣。」子貢曰:「必不得已而去,於斯三者何先?」曰:「去兵。」子貢曰:「必不得已而去,於斯二者何先?」曰:「去食。自古皆有死,民無信不立。」

12-16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는 남의 장점(美)은 이루게 하지만 단점(惡)은 고쳐준다. 소인은 그와 반대로 하나니.
子曰:「君子成人之美,不成人之惡。小人反是。」

12-19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를 물어 말했다. 만일 ‘무도한 놈들’을 죽여 ‘질서잡힌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겠소?
공자가 대하여 말했다. 그대는 정치를 하겠다면서 어찌 죽이는 방법을 쓴단 말이오? 그대가 선(善)하고자 하면 백성들도 선하게 되리다.
군자의 속성은 바람이요, 소인의 속성은 풀인 것을. 풀 위로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게 되어 있나니.
康子問政於孔子曰:「如殺無道,以就有道,何如?」 孔子對曰:「子為政,焉用殺?子欲善,而民善矣。君子之德風,小人之德草。草上之風,必偃。」

12-21-2
일을 우선 하고 그 소득을 뒤로 하는 것이 덕을 숭상함이 아니겠느냐?
제 잘못은 비판하되 남의 잘못은 꼬집지 않는 것이 간특함을 닦는 게 아니겠느냐?
하루아침의 분을 참지 못해 자신을 잊어버려 그 화가 어버이에게까지 미치는 것이 의혹에 빠진 게 아니겠느냐?
先事後得,非崇德與?攻其惡,無攻人之惡,非脩慝與?一朝之忿,忘其身,以及其親,非惑與?

12-23
자공이 벗을 여쭈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곡진하게 깨우쳐주고 잘 이끌어주되,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는 관계지. 욕을 자초할 것은 없을 터이므로.
子貢問友。子曰:「忠告而善道之,不可則止,無自辱焉。」


자로(子路)

13-18
섭공이 공자에게 말하였다. 우리 마을(黨)에 행실이 정직한 사람이 있소이다. 그 아비가 양을 훔쳤는데, 자식이 고발하였다오.
공자 말씀하시다. 우리 마을의 정직은 그와 다르외다. 아비는 자식을 숨겨주고, 자식은 아비를 숨겨주지요. 정직은 그 가운데 있는 법.
葉公語孔子曰:「吾黨有直躬者,其父攘羊,而子證之。」孔子曰:「吾黨之直者異於是。父為子隱,子為父隱,直在其中矣。」

13-23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는 화합하되 같기를 요구하진 않고, 소인은 같아지길 요구하면서 화합하지는 않느니.
子曰:「君子和而不同,小人同而不和。」

13-24
자공이 여쭈었다. 마을 사람들이 다 좋아하면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충분하지 않다.
마을 사람들이 다 싫어하면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충분하지 않다. 마을 사람들 가운데 선한 자가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자가 싫어함만 못하느니.
子貢問曰:「鄉人皆好之,何如?」子曰:「未可也。」「鄉人皆惡之,何如?」子曰:「未可也。不如鄉人之善者好之,其不善者惡之。」

13-25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는 모시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렵더니라. 기쁘게 하는 방법이 도(道)에 합당하지 않으면 기뻐하지 않지만, 아랫사람을 부릴 적엔 그 기량에 맞추더구나.
소인은 모시기는 어려워도 기쁘게 하기는 쉽더니라. 비록 기쁘게 하는 방법이 도에 합당하지 않아도 기뻐하지만, 아랫사람을 부릴 적엔 다 갖추기를 요구하더니.
子曰:「君子易事而難說也:說之不以道,不說也;及其使人也,器之。小人難事而易說也:說之雖不以道,說也;及其使人也,求備焉。」

13-26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는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고, 소인은 교만하지만 태연하지 못하니라.
子曰:「君子泰而不驕,小人驕而不泰。」

13-27
선생님 말씀하시다. 강직하고, 굳세며, 질박하고, 어눌한 것이 인(仁)에 가깝더구나.
子曰:「剛 毅、木訥,近仁。」


헌문(憲問)

14-04
선생님 말씀하시다. 나라에 도(道)가 있으면 바른(危) 말과 바른 행동을 할 것이나, 나라에 도가 없으면 행동은 바로 하되 말은 공손히 할 것이니라.
子曰:「邦有道,危言危行;邦無道,危行言孫。」

14-5
선생님 말씀하시다. 덕 있는 자(有德者)는 반드시 (들을 만한)말이 있지만, 말 잘하는 자(有言者)가 반드시 덕이 있지는 않더구나.
인자(仁者)는 반드시 용기가 있지만, 용맹한 자라고 반드시 인(仁)이 있지는 않더니라.
子曰:「有德者,必有言。有言者,不必有德。仁者,必有勇。勇者,不必有仁。」

14-11
선생님 말씀하시다. 가난한데도 원망하지 않기는 어려워도, 넉넉하면서 뻐기지 않기는 쉬우니라.
子曰:「貧而無怨難,富而無驕易。」

14-32
선생님 말씀하시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그 능하지 않음을 근심하거라.
子曰:「不患人之不己知,患其不能也。」

14-36
누군가 말했다. ‘원한을 덕으로써 갚는다.’는데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러면) 덕은 무엇으로 갚겠느냐? 원한은 그에 합당한 것으로(直) 갚고, 덕은 덕으로써 갚는 것이다.
或曰:「以德報怨,何如?」 子曰:「何以報德?以直報怨,以德報德。」

14-45
자로가 군자를 여쭈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경(敬)으로써 ‘스스로를 닦는(修己)’ 사람이지.
말했다. 그뿐입니까?
말씀하시다. 스스로를 닦아 남을 편안케 하는 것이지.
말했다. 그뿐입니까?
말씀하시다. 스스로를 닦에 백성들을 편안케 하는 것인데, 스스로를 닦아 만백성까지 편안케 하는 일은 요순임금도 어려워했던걸!
路問君子。子曰:「脩己以敬。」曰:「如斯而已乎?」曰:「脩己以安人。」曰:「如斯而已乎?」曰:「脩己以安百姓。脩己以安百姓,堯舜其猶病諸!」


위령공(衛靈公)

15-01-2,3
진(陳)에서 양식이 떨어져, 따르던 제자들이 영양실조로 일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로가 화가 나 (공자를) 뵙고 말하였다. 군자도 또한 곤궁하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라야 ‘짐짓 곤궁’할 수 있지. 소인은 궁하면 곧 넘치느니.
在陳絕糧,從者病,莫能興。子路慍見曰:「君子亦有窮乎?」子曰:「君子固窮,小人窮斯濫矣。」

15-07
선생님 말씀하시다. 더불어 말할 만한데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 것이요, 더불어 말할 상대가 아닌데도 말하면 말을 잃는 것이다. 지혜로운 자는 사람도 잃지 않고, 또한 말도 잃지 않는 법.
子曰:「可與言而不與之言,失人;不可與言而與之言,失言。知者不失人,亦不失言。」

15-08
선생님 말씀하시다. 지사(志士)와 인인(仁人)은 삶을 구하기 위해 인(仁)을 해치지 아니하고, (도리어) 목숨을 바쳐 ‘인’을 이루는 법.
子曰:「志士仁人,無求生以害仁,有殺身以成仁。」

15-09
자공이 인(仁)을 닦는 방법을 여쭈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공장이(工)가 제 일을 잘하려면 반드시 그 연장부터 벼리듯, 이 나라 대부(大夫)들 가운데 현명한 이를 섬기고, 사(士) 가운데 어진 이를 벗삼아야 할 것이야.
子貢問為仁。子曰:「工欲善其事,必先利其器。居是邦也,事其大夫之賢者,友其士之仁者。」

15-14
선생님 말씀하시다. 저 자신은 몹시 꾸짖고, 남 탓하기는 가볍게 한다면 원망을 멀리할 수 있으리라.
子曰:「躬自厚而薄責於人,則遠怨矣。」

15-17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란 의(義)로써 바탕을 삼고, 예(禮)에 합당하게 행동하며 공손(孫)하게 말하고, 믿음(信)으로써 완성하는 법. (그러면) 정녕 군자답다고 할 수 있으리라!
子曰:「君子義以為質,禮以行之,孫以出之,信以成之。君子哉!」

15-20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는 스스로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구하고, 소인은 남으로부터 구하더구나.
子曰:「君子求諸己,小人求諸人。」

15-21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는 자부하되 다투지 않으며, 어울리되 패를 짓지는 않는다.
子曰:「君子矜而不爭,群而不黨。」

15-23
자공이 여쭈었다. 숨을 거둘 때까지 행할 만한 ‘한마디’가 있을는지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건 서(恕)일 게야. 자신이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않는 것이지.
子貢問曰:「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子曰:「其恕乎!己所不欲,勿施於人。」

15-26
선생님 말씀하시다. 번지르르한 말은 덕(德)을 흐트리고,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 계획을 망가뜨리는 법.
子曰:「巧言亂德,小不忍則亂大謀。」

15-30
선생님 말씀하시다. 내 일찍이 온종일 먹지 않고, 또 밤새도록 자지 않고 골똘히 생각하였어도 보탬이 없었다. 배우는 것만 못하였나니.
子曰:「吾嘗終日不食,終夜不寢,以思,無益,不如學也。」

15-31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는 도(道)를 추구하되, 먹을 것은 꾀하지 않는다. 농사를 지어도 굶주림이 그 가운데 있지만, 배우면 녹(祿)이 그 속에 있는 것. 군자는 도를 근심하지, 가난은 걱정하지 않는 법.
子曰:「君子謀道不謀食。耕也,餒在其中矣;學也,祿在其中矣。君子憂道不憂貧。」

15-33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는 ‘전문지식(小知)’은 없을망정 큰일은 맡을 수 있고, 소인은 큰일은 맡을 수 없어도 전문지식은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子曰:「君子不可小知,而可大受也;小人不可大受,而可小知也。」

15-36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는 굳게 약속을 지키되, 사소한 약속에 목숨 걸지는 않는 것.
子曰:「君子貞而不諒。」

15-39
선생님 말씀하시다. 도(道)가 같지 아니하거든 함께 꾀하지를 말아야 하느니.
子曰:「道不同,不相為謀。」

15-40
선생님 말씀하시다. 말(辭)이란 (뜻이) 전달되면 그만인 것을!
子曰:「辭達而已矣。」


계씨(季氏)

16-01-8
내 듣기로, 국(國)이나 가(家)를 경영하는 자는 (생산량이) 부족한 것을 근심하지 않고, (분배가) 고르지 않음을 걱정하며, 또 가난이 아니라 (사회의) 불안을 걱정한다더구나. 대개 균등하면 가난한 줄 모르고, 화목하면 부족한 줄을 모르며, 평안하면 나라가 기울 수가 없는 법이니.
丘也聞有國有家者,不患寡而患不均,不患貧而患不安。蓋均無貧,和無寡,安無傾。

16-04
공자 말씀하시다. 이로운 벗이 세 가지요, 해로운 벗이 세 가지다. 정직한 이를 벗삼고, 신의가 깊은 이를 벗하며, 견문이 많은 이를 벗삼으면 이롭지만, 편견에 사로잡혔거나, 알랑대기 잘하거나, 말만 번지레한 이를 벗삼으면 해로우니라.
孔子曰:「益者三友,損者三友。友直,友諒,友多聞,益矣。友便辟,友善柔,友便佞,損矣。」

16-05
공자 말씀하시다. 이로운 좋아함이 셋이요. 해로운 좋아함이 세 가지다.
절제된 예와 악을 좋아하고, 남의 장점(善) 말하길 좋아하고, 어진 벗 많음을 좋아함이 이로운 것이다.
‘제멋대로 놀기(驕樂)’를 좋아하고, ‘방탕한 놀음(佚遊)’을 좋아하며 ‘먹고 퍼마시기(宴樂)’를 좋아함은 해로운 것이다.
孔子曰:「益者三樂,損者三樂。樂節禮樂,樂道人之善,樂多賢友,益矣。樂驕樂,樂佚遊,樂宴樂,損矣。」

16-07
공자 말씀하시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경계(戒)할 것이 있다. 어려서는 혈기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색(色)을 경계할 일이요, 장년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바야흐로 강해지니 다툼을 경계할 일이다. 늙어지면 혈기가 쇠하므로, 경계할 것은 탐욕(得)에 있나니라.
孔子曰:「君子有三戒:少之時,血氣未定,戒之在色;及其壯也,血氣方剛,戒之在鬭;及其老也,血氣既衰,戒之在得。」

16-10
공자 말씀하시다. 군자는 아홉 가지를 주의하느니라.
볼 때는 바로 본 것인지, 들을 땐 옳게 알아들었는지 주의하고, 남을 대하는 표정은 온화한지, 태도는 공손한지 주의한다. 말을 내 뱉을 때는 참된지, 일을 처리할 때는 조심스러운지, 의심이 날 땐 문제점이 뭔지를 생각하고, 분할 땐 어려운 시절을, 이득을 볼 땐 의(義)를 염두에 두느니.
孔子曰:「君子有九思:視思明,聽思聰,色思溫,貌思恭,言思忠,事思敬,疑思問,忿思難,見得思義。」

16-13
진항(陳亢)이 백어(魚曰)에게 물었다. 그대는 또 달리 들은 것이 있으신지?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일찍이 (뜰에) 홀로 서 계시기에, 제가 뜰을 총총히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말씀하시길, “시(詩)를 배웠느냐”고 하시기에 “아직은요”라고 답했지요.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 없느니라”고 하시더이다. 저는 물러나서 시를 배웠습니다.
다른 날, 또 홀로 서 계시기에 저는 뜰을 총총히 지나갔습니다. “예(禮)를 배웠느냐”고 하시기에 “아직은요”라고 답하였습니다.
(이에) “예를 배우지 않으면 설 방도가 없느니라”고 하시더이다. 저는 물러나 예를 배웠습니다. 이 두 가지를 들었지요.
진항이 물러나 흐뭇해하며 말하였다. 하나를 물어 셋을 얻었구나. 시를 들었고, 예를 들었고, 또 군자는 그 자식을 멀리함을 들었노라.
陳亢問於伯魚曰:「子亦有異聞乎?」對曰:「未也。嘗獨立,鯉趨而過庭。曰:『學詩乎?』對曰:『未也。』『不學詩,無以言。』鯉退而學詩。他日又獨立,鯉趨而過庭。曰:『學禮乎?』對曰:『未也。』『不學禮,無以立。』鯉退而學禮。聞斯二者。」陳亢退而喜曰:「問一得三,聞詩,聞禮,又聞君子之遠其子也。」


양화(陽貨)

17-02
선생님 말씀하시다. 타고난 성품(性)은 서로 가까우나, 경험(習)이 서로 멀어지게 하느니.
子曰:「性相近也,習相遠也。」

17-06
자장이 공자에게 인(仁)을 여쭈었다.
공자 말씀하시다. 하늘 아래 어디서나 다섯 가지를 능히 행한다면 ‘인이 될(為仁)’것이다. 그 조목을 여쭈었다.
말씀하시다. 삼감(恭),너그러움(寬),미쁨(信),부지런함(敏),그리고 베풂(惠)이니라. 삼가면 업신당하지 않고, 너그러우면 사람을 얻고, 믿음직스러우면 사람들이 신임하고, 부지런하면 공을 이루고, 베풀다 보면 사람들을 너끈히 부릴 수 있는 법.
子張問仁於孔子。孔子曰:「能行五者於天下,為仁矣。」請問之。曰:「恭、寬、信、敏、惠。恭則不侮,寬則得眾,信則人任焉,敏則有功,惠則足以使人。」

17-08-2
인(仁)을 좋아한다면서 호학(好學)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은 어리석음(愚)이 되니라.
지혜(知)를 좋아한다면서 호학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은 허황함(蕩)이 되니라.
미쁨(信)을 좋아한다면서 호학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은 ‘사람 잡는 일(賊)’이 되니라.
정직(直)을 좋아한다면서 호학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은 ‘각박함(絞)’이 되니라.
용맹(勇)을 좋아한다면서 호학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은 ‘난장판(亂)’이 되니라.
강함(剛)을 좋아한다면서 호학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은 ‘광기(狂)’가 되니라.
好仁不好學,其蔽也愚;好知不好學,其蔽也蕩;好信不好學,其蔽也賊;好直不好學,其蔽也絞;好勇不好學,其蔽也亂;好剛不好學,其蔽也狂。

17-13
선생님 말씀하시다. 향원(鄉原)은 덕을 해치는 놈들이다.
子曰:「鄉原,德之賊也。」

17-24
자공이 말하였다. 군자도 미워하는 것이 있는지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미워하는 게 있지. 남의 잘못을 까발리는 짓, 낮은 데 있으면서 윗사람 헐뜯는 짓, 용맹하기만 하고 무례한 짓 그리고 과감하기만 하고 꽉 막힌 것을 미워하느니라.
(선생님) 말씀하시다. 자네도 미워하는 것이 있는가?
(자공이 답하였다.) 주워들은 걸로 자기 지식인 양 여기는 짓, 불손함을 용기로 아는 짓 그리고 고자질을 정직으로 여기는 것을 미워합니다.

子貢曰:「君子亦有惡乎?」子曰:「有惡:惡稱人之惡者,惡居下流而訕上者,惡勇而無禮者,惡果敢而窒者。」曰:「賜也亦有惡乎?」「惡徼以為知者,惡不孫以為勇者,惡訐以為直者。」

17-26
선생님 말씀하시다. 나의 사십이 되어서도 손가락질(惡)을 받으면, 그걸로 끝이다.
子曰:「年四十而見惡焉,其終也已。」


미자(微子)


-

자장(子張)

19-02
자장이 말하였다. 덕을 잡는 힘이 굳세지 않고 도를 믿음이 도탑지 않다면, 있는 것은 무엇이며, 없는 것은 또 무엇이랴!
子張曰:「執德不弘,信道不篤,焉能為有?焉能為亡?」

19-05
자하가 말하였다. 날마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 달마다 잘하게 된 것을 잊지 않는다면, 호학이라고 이를 만한 터.
夏曰:「日知其所亡,月無忘其所能,可謂好學也已矣。」


요왈(堯曰)

20-02-01
자장이 말하였다. 다섯 가지 미덕이란 무엇을 이르는 것인지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자(의 다섯 가지 미덕이)란 베풀되 헤프지 않고, 백성을 부리되 원망받을 정도는 아니며, 바라되 탐내지 않고,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고, 엄하되 사납지 않은 것이다.
子張曰:「何謂五美?」子曰:「君子惠而不費,勞而不怨,欲而不貪,泰而不驕,威而不猛。」

20-02-2
자장이 말했다. 네 가지 악덕이란 무엇을 이르는 것인지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가르치지 않고 죽이는 것을 모질다(虐)하고, 거리낌없이 성취하려 드는 것을 급작스럽다(暴) 하며, 알리기는 더디게 하면서 마감은 촉급하게 하는 것을 도둑(賊)이라 하고 (결국엔) 다 주고 말 걸 내줄 적에 꼼지락거리는 것을 좁쌀(有司)이라고 하지.
子張曰:「何謂四惡?」子曰:「不教而殺謂之虐;不戒視成謂之暴;慢令致期謂之賊;猶之與人也,出納之吝,謂之有司。」


논어 - 배병삼 주석

살아가는 방식이 같은 동행자, 같은 길을 걷는 도반(道伴), 또는 같은 뜻을 가진 사람(同志)이 붕(朋)이다. 그러니 ‘붕’이란 여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사람이어도 좋다. 일면식도 없지만 저 멀리서 ‘나의 길(my way)’을 알아서(전해 듣고서) 찾아와 동감을 표하거나 핵심을 찔러 비평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여기서 말하는 붕이다.

‘식무구포(食無求飽)’의 식(食)과 포(飽), ‘거무구안(居無求安)’의 거(居)와 안(安)은 인간의 ‘생존’과 ‘욕망’의 대척점을 상징한다. 먹음(食)과 거처함(居)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요불가결한 것이지만, 이것이 배부름(飽)과 편안(安)으로 번져나갈 때, 욕구의 충족이라는 심리적 욕망으로 발전한다. 말하자면 의식주가 생리학적(physiological) 요구에서 심리학적(psychological) 욕구로 전환하게 된다. 여기에는 심리적 욕망(desire)과 육신적 필요물(necessity)을 구별하려는 유교의 가치 판단이 개입되어 있다.

공자 스스로 자기 삶을 약술한 자전(自傳)
*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다.(志于學)
* 삼십에 서다(而立)
* 사십에 의혹하지 않다.(不惑)
* 오십에 천명을 알다.(知天命)
* 육십에 귀가 순해지다. (耳順)
* 칠십에 ‘경우’를 넘지 않다. (從心所欲不踰矩)

문명은 관계로 이루어진다. 너와 나, 아버지와 나, 국가와 나 등등, 이런 관계들의 정제된 패턴이 예(禮)다. 문명의 바탕이 예라면, 그 바탕을 작동시키기 위해 약속한 신호체계가 신뢰(信)다. 예는 신뢰라는 소프트웨어가 작동하도록 만드는 하드웨어인 셈이다.

‘위에 있으면서 너그러워야 하는 것’이라고 하였을 때, ‘위(上)’는 지위(form=禮)를 뜻하고, ‘너그러움(寬)’은 그 지위를 채우는 내용물(contents)이 되는데, 위에서 지적한 3-3장의 인(仁)에 해당하는 것이다. 너그러움이란 것은 수납성을 말한다. 그리고 그 자체의 권력에 매물되는(淫) 상태를 벗어난 것이다.(樂而不淫). 즉 권력을 활용하면서도 권력과 거리를 둔 객관화의 시각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

군자는 ‘의/불의’를 좌표축으로 놓고 삶의 의미/무의미를 따지는 존재인 반면, 소인은 ‘이/불리’를 잣대로 놓고 삶의 가치를 따지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공자는 “종정(從政)=행정=전문가=구신(具臣)”의 계열과, “위정(爲政)=정치=통치자=대신(大臣)”의 계열을 분리하여 보고 있었다.

선비들이 옥구슬을 꼭 찼던 것은 스스로의 행동거지를 경책(警責)하기 위함이었다. 즉 걸을 때마다 부딪치는 옥구슬의 소리를 듣고 자신의 몸가짐을 성찰한 것이다. 차분하게 걸을 때는 규칙적으로 딸깍거리는 소리가 나겠지만, 마음이 바쁘거나 허둥거릴 때는 빠르고 흐트러진 소리가 나게 된다. 이렇게 부딪치는 옥소리를 듣고, 선비는 자기 행동과 마음가짐을 되돌아볼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고대 중국의 사서(史書)에 우리 민족의 특징으로서 ‘흰 옷을 입는다’고 특기했던 것은, 실은 ‘백색=순수’와 같은 등식이 아니라(즉 칭찬이 아니라), ‘상복을 일상복으로 입는 이상한 종족’이라는 뜻이 된다.

命(명) : 외교 문서. 한편 사(辭)는 명(命)과 다르다. 사(辭)는 사신이 남의 나라를 방문하여 응다하는 외교 문서(언어)이며, 명(命)이ㅣ란 자기 나라 임금에게서 타국을 향할 때 받는 외교 문서이다.

공자에게 인간 간의 약속(信)이 성립하기 위한 전제는 그것이 이치를 깔고 있는 합당한 것이거나 또는 이치를 위한 합리적인 것일 때 의미가 있는 것이지, 단지 약속이기 때문에 그에 얽매이는 것이어서는 안 되며(15-36), 더욱이 인간 간의 주종관계와 같은 권력적, 억압적 형태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자는 이런식의 관계를 매우 비인간적이고 불건강한 억압구조로 이해하였다.

沐浴(목욕) : 머리를 감는 것을 목(沐), 몸을 씻는 것을 욕(浴)이라고 한다.

실은 과거의 전적(典籍) 이나 전통적 삶에 대한 전반적 이해는 거의 없이, 대략 어린 시절 보고 들은 것을 가지고 전통을 온통 살아낸 양 몸을 뒤로 젖히면서 ‘선비가 어쩌고 저쩌고’ 한다. 실은 이런 노인들 대부분이 내내 ‘자기를 중심에 두고 세상을 해석한 사람들’이었다(egocentrism). 젊어서는 청년운동, 늙어서는 노인운동을 하는 사람들. 이런 식으로 자기 중심적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자들이 이 장의 그 도적(賊)에 해당한다.

자로의 키워드인 ‘역궁(亦窮)’ 즉 군자도 또한 곤궁한가요” (15-01-3)라는 질문은 오늘날 ‘대학을 나와도 취직조차 못 한다면 학문은 배워서 얻다 쓸 것인가’라는 ‘신지식인론’적 학문관과 근사한 것이다.
이에 반해 공자는 군자를 덕(德)을 획득한 존재로 보았다. 여기서 공자의 키워드인 고궁(固窮)즉 ‘짐짓 곤궁함’은, 입신양명이야 못 할 것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길을 외부로부터 안으로 거둬들인다는 뜻이다.

‘원려’는 ‘내가 자발적으로 만든 주체적 근심’이라고 볼 수 있고, ‘근우’는 외부적 상황이 나에게 틈입하여 만들어진 비주체적 근심이라고 볼 수도 있을 법하다. 그런데 “인생이 고해(苦海)”라면 누구든 고민이 없는 사람이 없을 터이므로, 외부에서 틈입하는 근심(近憂)이 있기 전에, 자발적으로 만든 근심(近憂)으로써 ‘고민의 바다(苦海)’를 건너가는 것이 현명한 삶이라고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인문학이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겠지만, 그 필수적 요소는 인간에 대한 총론적 이해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적 사유란 전문가적(specialist)이기보다는 전관적(generalist)인 것이다.

신뢰란 곧 ‘말이 실천력을 확보한 것, 말이 힘을 가진 것(人+言=信)’이다.

[16-13 주석] 오늘날 유교에 대한 끈질긴 오해, 즉 공공의 업무를 혈연의 사사로움으로써 개입하여 망가뜨린다는 이른바 가족중심주의(familism)또는 연고주의(cronyism)를 유고의 탓으로 돌리는 주장들은 망발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적어도 ⌜논어⌟ 속에서는 그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차라리 이 대목이 말해주는 것은 서구에서 사사로운 영역으로 치부하는 가정에서조차 공공성을 관철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족중심주의(anti-familism)라고 이름 붙일 수 있거나, 달리 공자의 가족주의란 오히려 ‘가족마저도 공공의 영역으로 공개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정반대의 정의가 가능하게 된다. 요컨대 ‘유교=가족주의=공적 영역의 부패=크로니 캐피털리즘’이라는 근간의 항등식은 결코 경전적 근거를 갖지 못한 것이다.

[17-09 주석] 여기서 주목할 건은 관(觀), 즉 ‘사물을 보는 눈’을 시가 길러준다는 대목이다. 이것은 곧 시를 통해 대상을 ‘재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 형식주의 문학비평에서 논한 그 낯설기(defamiliarization)전략 으로서의 문학관과 여기서 일상과 대상을 ‘재발견하는’ 통로로서 시를 이해한 공자의 관점은 적이 부합한다.

어른이 되어 얻은 ‘공식적 이름(字)’은 중니(仲尼) 였다. 중니의 중(仲)이 ‘버금, 둘째’라는 뜻이므로, 여기서 그에게 형이 있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과연 눈/마음을 돌리기만 하면, 그 호젓함의 세계, 일상의 아름다움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일까? 정녕 공자가 살았던 전대미문의 혼란기였던 춘추시대나, 이른바 ‘21세기’를 건너는 오늘날 ‘정보화 사회’에서나(아니, 그 어느 시대인들)’실제 현실’은 눈/마음 돌리기만을 통해 호젓한 일상을 그냥 얻을 수는 없으리라. 춘추시다의 현실은, 기수에서 몸 씻고 무우에서 바람 쐬다 노래하며 돌아오고픈 “어른 대여섯”을 전쟁터로 내몰고, “어린아이 예닐곱”은 굶주려 죽도록 만든다. 그리고 ‘속도의 신’이 지배하는 오늘날에 와서 그런 호젓한 꿈은 퇴보와 나태로 낙인찍히고, 그런 꿈을 꾸는 “어린아이 예닐곱”과 “어른 대여섯”은 ‘정신병동’과 ‘원형감옥’(푸코) 속에 갇히기 일쑤다.

첫째, 말을 조심해서 하고 둘째, 한번 내뱉은 말은 꼭 실천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정치력(political power)을 기르는 방법이다. 이 두 가지를 올바로 실천하면 자연히 주변 사람들이 그를 믿음직스럽게 여기게 되는데 이 믿음직스러움이 곧 신뢰요, 신뢰야말로 이 냉혹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힘’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치가(행위의 주체)가 이 두 가지를 항상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위를 검속할 기제를 자기 몸에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논어 - 인간관계


제자

  • 공야장(公冶長) : 공자의 사위. 양심범으로 감옥에 갔지만 그가 지은 죄 때문이 아니었다.
  • 남용(南容): 백규(白圭)를 여러번 반복하여 읊는 모습 덕에 공자의 조카사위가 되었다. 나라에 도가 있으면 버려져 있지 않을 것이고, 나라에 도가 없을지라도 죽음은 면하겠다고 했다.
  • 자천(子賤) : 높은 인격적 경지를 획득한 제자. 군자라고 칭했다.
  • 염옹(冉雍): 말재주는 없었으나, 정치적 능력이 탁월했다.
  • 칠조개(漆雕開):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공자가 벼슬자리를 구해주었으나, 자신이 아직 믿을만 하지 못하다며 마다했다.
  • 공서화(公西華): 외교 능력이 탁월했다.
  • 자장(子張): 재주가 높고 뜻이 컸으나, 지나치게 어려운 것을 애써 즐겨하였으므로 매양 중(中)을 지나쳤다.⌜논어집주⌟

덕행(德行)에 뛰어남

  • 안회(顔回): 안연. 가장 뛰어났던 제자. 자공이 말하길 안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고, 자신은 하나를 들으면 둘을 안다고 하였다. 안회가 죽자 공자는 하늘이 자기를 버렸다고 했을 만큼 아낀 제자였다.
  • 민자건(閔子騫) : 민자건의 부모형제의 말을 사람들이 헐뜯지 못할만큼 효자였다. 말은 적었지만, 말을 하면 반드시 이치에 적중한다고 공자가 칭찬했다.
  • 염백우(冉伯牛)
  • 중궁(仲弓)


언어(言語)에 뛰어남

  • 재여(宰予) : 재아. 말을 실천하지 않아 공자가 크게 꾸짖은 제자다. 언어에 뛰어났다.
  • 자공(子貢) : 용도적 존재에선 최고라며 제기 그릇 (호련 - 瑚璉)이라 칭해진 제자. 알거나(知) 좋아하는 수준(好)에 머물렀지만 즐기는 수준(樂)에는 이르지 못했다.


정사(政事)에 뛰어남

  • 자로(子路): 지성적으로는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으나, 공자의 곁에서 몸과 마음으로 공경을 다한 제자이다. 용맹하여 군사를 맡길 만하다고 하였다. 우직한 성품이라 들은 것을 능숙히 실천하지 못하면, 또 들을까 걱정했다.
  • 염유(冉孺): 행정 능력이 탁월했다. 계씨의 세금 담당자가 되어 백성을 수탈하다가 파문 당한다.

문학(文學)에 뛰어남

  • 자유(子游)
  • 자하(子夏) : 독실히 믿고 삼가 지켰으나, 규모가 잘고 좁아서 매양 미치지 못하였다⌜논어집주⌟. 자장(師)과 자하(商)는 대립되는 성질의 제자이다.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였다. 과유불급(過猶不及).

그 밖의 인물

  • 자산(子産) : 정나라의 대부로서 처신할 적엔 삼갔고, 윗사람을 섬길 적엔 공경하였고, 백성을 구휼할 적엔 은혜로웠으며, 백성을 부릴 적에는 의로웠다며 군자의 도를 넷이나 갖추었다고 칭찬했다.
  • 안평중(晏平仲) : 사람과의 사귐이 좋았다. 오래되어도 공경하였다.
  • 미생고(微生高) : 연인과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였는데, 당일 물이 불어 하천이 넘쳤는데도 그 약속에 연연하여 다리 기둥을 안은 채 익사하였다는 인물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누가 식초를 얻으로 오니, 이웃집에서 얻어다 주었다고 한다. 정직하다면 집에 식초가 없다고 했을텐데, 있어 보이려고 남에 집에 가서 식초를 얻어다 주었으므로 정직하지 않다.
  • 공숙문자(公叔文子): 위나라 대부로서, 공손발(公孫拔). 시호는 문(文)인데 공자는 공숙문자의 시호를 가히 ‘문(文)’으로 이를 만하다고 하였다. 주자는 문(文)자의 뜻을 “이치에 따름으로써 빛나는 문채를 이룸順理而成章”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논어집주⌟.
  • 진문공(晉文公) :진 나라를 패자로 만든 군주로서 이름은 중이(重耳). 공자는 진문공을 속이고 올바르지 않았다고 평했다.
  • 제환공(齊桓公) : 진문공 이후 제나라를 중원의 패자로 만든 군주로 이름은 소백(小白).공자는 제환공을 올바르고 속이지 않았다고 평했다.
  • 신정(申棖): 공자 시대에 힘센 사람 하면 연상되던 사람.


논어 - 인용문

시경 - <백규(白圭)>
너희 인민을 질박케 하고, 너희, 통치자의 길을 삼가라.
이로서 사려없음을 경계하고, 너희 말 냄을 신중히 하라.
너희, 위의(威儀)를 조심하여, 부드럽고 아름답지 않음이 없게 하라.
흰 옥구슬의 흠은 오히려 갈아낼 수 있으려니와
사람이 내뱉은 말의 흠은 돌이킬 수 없다네.
质尔人民,谨尔侯度,用戒不虞。
慎尔出话,敬尔威仪,无不柔嘉.
白圭之玷, 尚可磨也;斯言之玷,不可为也.

단순하게 말하자. 발견이 없는 시, 생명력이 없다. 발견이 없는 시, 그것은 사산이다. 태어나자마자 죽는 시, 아니, 아예 죽어서 나오는 시. 좋은 시란 무엇인가. 어떤 시가 좋은 것인가. 좋은 시는 무엇 때문에 좋은 시인가. 이 간단치 않은 질문/자문 앞에다 나는 세 가지 시약이 든 병을 꺼내놓고는 한다. 고백과 묘사, 그리고 발견이라는 시약병 셋. (⋯⋯) 고백은 정직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정직할수록 고백은 아프다. 고백은 (원)죄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묘사는 운명적으로 대상에 종속한다. 그러나 대상과 하나(혹은 분리)되려고 하면 할수록 묘사는 차가워진다. 그리하여 고백의 끝, 누추할 때가 많다. 묘사의 끝, 묘사하려는 대상 앞에서 무릎 꿇을 때가 많다.
고백과 묘사의 장점은 아픔의 미학이다. 나는 아프다. 나는 이렇게/이토록/다른 아픔과 다르게 아프다, 라고 말하는 시들. 그러니 아픔의 미학, 아직 미성년이다. 아프다,라는 말(고백)을 버리고 이렇게(묘사)에만 머물 수도 있다. 그러나 묘사, 그것이 아무리 아름답다 하더라도 인간과 세계에 대하여 간섭하지 못한다. 생래적으로, 궁극적으로 묘사는 가치를 배제하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발견이다. 문제는 발견이다. 발견을 외면하는 고백, 발견을 생산하지 못하는 묘사, 에너지가 없다. 고백과 묘사가 발견을 만날 때, 고백은 고백대로, 묘사는 묘사대로, 자기 형태와 생명을 획득한다. 그리고 이때, 발견은 고백과 묘사라는 구체적인 몸을 얻는다. 고백, 묘사, 발견이 이루어내는 단단하고 환한 구조물-트라이앵글. 고백이 내부/과거를 향한 들여다보기라면, 묘사는 타자/현재에 대한 집중이다. 고백이 윤리라면 묘사는 과학이다. 그러나 아직, 고백과 묘사는 완성체가 아니다. 고백과 묘사가 발견을 지향할 때, 그때부터 진화가 진행된다. 발견과 한 몸을 이루려는 그 길 위에서 한방울, 한 줌, 마침내 한 문장의 발견이 태어난다. 시간과 공간의 전부를 품어안은 발견, 전체를 가리키는 하나, 하나 속에 들어앉은 전체.
이 발견 앞에서 인간과 세계는 아프다. 매우 낯익은 것들이 돌연, 낯설어진다. 나는 내가 아니고, 너는 네가 아니고, 나무는 나무가 아니고,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다. (⋯⋯) 돌연한, 기쁜 아픔, 이 기쁜 아픔을 제공하는 시만이 공간과 시간을 견뎌낸다. 시의 자궁은 고백과 묘사, 그리고 발견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 발견이 없는 시, 시간을 견뎌내지 못한다. 고백과 묘사와 발견이 이루는 황금의 트라이앵글을 벗어난 시, 당대를 견뎌내지 못한다. 그런데, 이 발견은 얼마나 단순한 것인가. 그런데, 이 단순함은 도달하기가 또 얼마나 지난한 단순함인가.(이문재, ⌜작품 해설- 소금인형에서 소금으로⌟⌜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101~103쪽)

향원이란 더러운 세속에 몸을 담그고 탁한 세상과 호흡을 맞추어 살아가는데, 그 처신하는 겉모습은 성실하고 신의가 있는 듯 보이고, 그 행동하는 겉모습도 청렴결백한 듯하므로, 일반 백성들은 그를 좋아하고, 그 자신도 자기가 옳고 바른 사람인 양 여기지만, 이런 자들이야말로 도저히 요순의 도에 함께 들어갈 수 없는 자들이니, 그래서 ‘덕을 해치는 자들’이라고 하는 것이다.(⌜맹자⌟ 7b-34)

찬수개화(鑽燧改火)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매번 나무를 바꿔 새롭게 불을 지피는 것이다. 봄에는 느릅나무(楡) 버드나무(柳), 여름에는 대추나무(棗) 은행나무(杏), 늦여름에는 뽕나무(桑), 산뽕나무(柘), 가을에는 떡갈나무(柞) 졸참나무(楢), 겨울에는 홰나무(槐) 박달나무(檀)의 불을 썼다. 계절마다 그 나무의 질에 따라 바꾸었으므로 ‘개화(改火)’라 한 것인데 먼 옛날무터 한대(漢代)에까지 행해지다가 위진(魏晋) 이후 사라졌는데 수문제(隋 文帝) 때 복구되었다가 그 이후에는 완전히 사라졌다.”
모로하시諸橋轍次,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 ⌟, ‘찬鑽’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의 임계상태 저 너머에서 일어나는 변화, 이것이 ‘메토이소노’다. 물리적, 화학적 변화 너머에 존재하는 변화, ‘거룩하게 되기’가 바로 이것이다. 포도가 포도즙이 되는 것은 물리적인 변화다. 포도즙이 마침내 포도주가 되는 것은 화학적인 변화다. 포도주가 사랑이 되고, 성체(聖體)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메토이소노’이다. (이윤기, ⌜무지개와 프리즘⌟, 35쪽)


논어 - 원문

http://ctext.org/analects/z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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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tab 누르기 피곤할 때. X11에서 xdotool을 이용한 빠른 창 전환.

창을 여러 개 띄워놓은 상태에서 원하는 창을 alt+tab으로 찾아가기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셸 두 개, 브라우저 두 개, 노트 하나, 폴더 탐색기, 에디터 하나.... 이런 식으로 창을 많이 띄울 수록 더 귀찮다.
그중에 가장 귀찮은 일은 듀얼모니터를 사용하며 브라우저를를 모니터 마다 하나씩 띄워놓고, 하나는 개발용. 하나는 검색용으로 쓸 때다.
코딩하다가 빠르게 검색용 브라우저를 키고 싶은데 alt+tab을 열심히 눌러 찾아간 브라우저가 개발용이라면? 다시 여러 번 alt+tab을 눌러야 한다.
귀찮다.
에디터와 검색용 브라우저 둘 사이만 은밀하게 오가는 단축키가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만나게 된 xdotool(http://www.semicomplete.com/projects/xdotool/).
창을 열고 키 입력까지 자동으로 날릴 수도 있을 정도로 X11윈도우를 주무르는 자동화 도구다.
xdotool은 다양한 리눅스 배포판을 지원하고 맥에서도 맥포트(http://www.macports.org/)로 설치된다.
자 그럼 xdotool을 이용한 창 전환 방법을 알아보자.

빠른 창 전환 단축키 등록 순서.

  1. 셸 스크립트를 원하는 곳에 넣어 둔다.
  2. 스크립트 파일에 실행권한(755)을 준다.
  3. 단축키 등록란으로 가서 셸 스크립트를 넣고 원하는 단축키를 넣는다.
    (예: 에디터/웹 브라우저 창 전환은 super+1, 개발자 도구 창 보여주기는 super+2)

창 전환용 셸 스크립트


창 전환 셸 스크립트 소스 링크

#!/bin/bash
# X11 quick window activation between web browser and editor.
# This script requires (http://www.semicomplete.com/projects/xdotool/)
# Toggling between web browser and editor, just put 'toggle_window.sh' into your keyboard shortcut.
# When you want to show up Development tool window, put 'toggle_window.sh devtool' into your keyboard shortcut.
# Improvements are welcome
# Public Domain, JoongSeob Vito Kim, 2015

activate_name=$(xdotool getactivewindow)
browser_name=""
# This example use 'atom' editor but you can use any kind of editor(vim,emacs,sublimetext...), IDE(Eclipse,Jetbrain...) or others.
editor_name=$(xdotool search --name 'atom' | tail -1)
editor_name_length=${#editor_name}
if (( $editor_name_length == 0 )); then
editor_name=$(xdotool search --name 'focuswriter' | tail -1)
fi
# This example use 'chrome' browser but you can use any kind of browser.
dev_tool_name=$(xdotool search --name 'Developer Tools' | tail -1)
browser_names=$(xdotool search --name 'chrome')
if [[ $1 == "devtool" ]]
then
xdotool windowactivate $dev_tool_name
else
while read line; do
# Please check your browser window's geometry and replace 1920x1080 to yours.
browser_name_temp=$(xdotool getwindowgeometry $line | grep 1920x1080)
length=${#browser_name_temp}
if (( $length > 0 )); then
browser_name=$line
fi
done <<<"$browser_names" echo "browser name = $browser_name" if test "$activate_name" == "$browser_name"; then echo $editor_name xdotool windowactivate $editor_name else echo $browser_name xdotool windowactivate $browser_name fi fi

이 스크립트는 2가지 기능을 한다.
첫째 웹 브라우저와 에디터 사이를 빠르게 오가며 보여주는 역할이고 둘째, 크롬 개발자 도구를 보여주는 역할이다.
이 스크립트를 자신의 환경에 맞게 쓰려면 크게 4부분을 고치면 되겠다.

  1. editor_name에 atom이라고 쓰인 부분을 주로 쓰는 에디터로 바꾼다.
  2. editor_name에 focuswriter라고 쓰인 부분을 보조 에디터로 바꾼다.
  3. browser_names에서 chrome으로 쓰인 부분을 주로 쓰는 웹 브라우저로 바꾼다.
  4. browser_name_temp에서 1920x1080부분을 자신의 브라우저에 맞게 변경한다.
    (xdotool getwindowgeometry <window-id> 를 쓰면 자신의 브라우저 창 설정이 보인다.)

이 스크립트는 alt+tab을 누를 횟수를 많이 줄여준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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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공간. 다시 제주에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해주는 바. Bar나나.

바-'Bar나나'

바-'Bar나나'

제주를 떠나기 전.
아라리오 뮤지엄 근처의 작은바. Bar나나에 들렀다.
안주로 배를 불릴 것이 아니라, 맛있는 술을 한잔 마시고 싶을 때 찾기 좋은 술집이다.
칵테일 종류가 많은데, 이곳에서 무엇이 제일 맛있느냐 물었더니 ‘진토닉’이라고 한다. 그래서 진토닉 한 잔을 주문했다.
음악 소리가 술잔을 타고 목으로 흐른다.
20대 중후반에서 40대까지 반가워할 LP 음반들이 많다.
투투의 ‘일과 이 분의 일’에 맞춰 몸을 들썩이며, “와 저 땐 정말 빠른 노래였는데 지금 들으니 발라드 수준이다!”라고 놀라기도 하고, 투투는 댄스그룹이지만 싱어송라이터였는데 요즘엔 이런 그룹 찾아보기 어렵다며 한탄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부활 1집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따라 부르며, 철 지난 LP 표지를 보며 수다를 떨었다.
어쩌면 제주에 오자마자 이렇게 술 한잔 하고 알딸딸하게 취해서 잠이 들고는,
다음날 느즈막이 일어나서 올레길을 설렁설렁 걷는 것도 좋겠다.
Bar나나.
옛 노래를 들으며 한잔하기 좋은 술집이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처음 들은 건 부활 1집이 아니었고, 가이아(Gaia)라는 그룹을 통해서였다.
오랜만에 다시 들어도 좋다.


Bar나나 위치

탑동 해수 사우나 뒤편에 있다. 간판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착한 사람이나 술 마시고 싶은 사람 눈에만 보이는 신비로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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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롭고 활기차다. 왈종 미술관.

입구-'왈종 미술관 Wal chong Art Studio'
미술관-'왈종 미술관 Wal chong Art Studio'

자신의 욕망을 해소하지 못할 때 다른 이의 여유로운 모습을 보면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누구는 부러워하고,
어떤 사람은 시샘한다.
혹자는 안 그런 척 웃는 얼굴로 당신이라도 좋아 보이니 나도 좋다고 말하지만 속은 까맣고 아쉬움 투성이다.
모든 욕망을 다 충족시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현대인은 명예욕, 부욕은 물론 성욕이나 식욕, 수면욕도 충족시키기 어렵다.
심지어 출근길에는 늦을까 봐 똥이 마려워도 참아야 된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은 억눌려있다.

집-'왈종 미술관 Wal chong Art Studio'

춘화-'왈종 미술관 Wal chong Art Studio'

왈종 미술관의 작품을 보자.
정원에 꽃이 만발하고 새가 지저귀며 사슴과 개가 뛰어논다.
그 정원을 앞에 두고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시다가 감정이 동하면 사랑을 나누고,
피곤하면 자리에 누워 잠들면 된다.
억눌린 감정을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한가로운 장면을 그려내는 이왈종 작가는 밤 아홉 시면 잠이 들어서 새벽 세 시에 일어나 작품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웬만큼 바쁜 도시인들보다 더 부지런한 일과인데 그 속에서 어떻게 여유로운 삶을 담아 낼까?
어쩌면 하는 일은 있지만, 해야 할 일은 없어서인지 모르겠다.
바쁜 현대인들에게도 여유를 즐길 시간은 충분히 있다.
다만 해야 할 일이 많을 뿐이다.
늘 하던 스마트폰 게임도 한 판 해야 하고, 즐겨보는 예능도 보고 드라마도 봐야 한다.
이런 것이 그저 늘 해오던 습관일 뿐이라면 별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
기왕이면 잠깐이라도 완전히 신나는 걸 하면 어떨까?

왈종 미술관.
이왈종 작가는 신나 보인다.
활기차다.

누렁이-'왈종 미술관 Wal chong Art Studio'


왈종 미술관 웹사이트


왈종 미술관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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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외곽의 깨끗한 숙소. 아티스트 펜션.

방-'아티스트 펜션 Artist pension'

욕실-'아티스트 펜션 Artist pension'

침대-'아티스트 펜션 Artist pension'

이번 제주 여행의 마지막 밤인 만큼,
한적한 데서 푹 쉬자는 생각으로 찾은 펜션이다.
숙소가 참 깨끗하고 마음에 들었다. 이 멋진 곳에서 한가지 좀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조식 포함으로 예약했는데, 아침밥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걸 체크인할 때 말해주시면 어째요?!
그래도 실컷 먹고 제주도의 마지막 밤을 만끽하려고 장을 푸짐하게 봐 온 덕분에 또 장을 보러 나갈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폭풍 흡입하려던 저녁 식사가 단출해진 덕에 속에 부담도 덜어졌다.

닭요리 -'아티스트 펜션 Artist pension'

주방이 깨끗해서 요리할 맛이 난다.
장을 봐 온 닭 가슴살과 버섯, 양파, 토마토를 넣고 대충 만든 정체불명의 닭 요리는 그럭저럭 술안주 역할을 해 냈다.
막걸리 두 병과 포도주 한 병을 마시고 침대에 누웠다가 눈을 몇 번 깜빡였더니 아침이다.

귤나무-'아티스트 펜션 Artist pension'

테라스-'아티스트 펜션 Artist pension'

아침-'아티스트 펜션 Artist pension'

아침 산책으로 귤나무 사이를 잠깐 걸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아침을 먹을까 하다가, 겨울인데도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테라스에 상을 차렸다.
빵과 요구르트, 귤 몇 개. 산에 갈 때 비상식량으로 들고 갔다가 남은 초콜릿.
아침 식사로 충분했다.

제주 아티스트 펜션.
시설 깨끗하고, 테라스도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조용하고 한적한 점이 좋았다.


제주 아티스트 펜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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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하이라이트. 영실코스.

성판악-관음사코스는 한라산의 여러 면을 보여주지만 길고 지루하다.
한라산 등산로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꼽으라면, 영실이라 말하는 사람이 많다.
영실 코스는 뭐가 다를까?
성판악-관음사코스가 촬영필름이라면,
영실 코스는 편집을 마친 영화다.
성판악으로 오를 때 두 시간은 넘게 올라야 탁 트인 경관을 마주하지만,
영실코스는 삼십 분만 올라도 뻥 뚫린다.
전날 백록담을 다녀온 다음인데도 부담이 없었다.
윗세 오름 대피소까지만 다녀왔는데 주차장에서부터 왕복 네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겨울에는 길이 얼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영실 탐방로 입구까지 2.5킬로미터를 더 걸어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특히 한라산 성수기에는 주차장에 세우기만 해도 다행이다.
아침 여덟 시가 조금 안 되어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에 빈 곳이 거의 없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에 봤더니 갓길에 주차된 차가 100대도 넘었다.

병풍바위-'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등산로-'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등산로-'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등산로-'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구상나무 숲-'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구상나무 숲-'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선작지왓-'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선작지왓-'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선작지왓-'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선작지왓-'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선작지왓-'한라산 영실코스 Hallasan youngsil trail'

영실코스는 산의 다양한 모습을 지루할 틈 없이 보여준다.
울창한 소나무숲을 지나면 병풍바위 언덕이 나온다.
조금 지나자 구상나무 숲이 나오는가 싶더니, 선작지왓이라 불리는 평야가 펼쳐진다.
제주도엔 좋은 곳이 참 많다.
그러나 누군가 제주도에서 가본 곳 중 가장 멋진 곳이 어디냐 묻는다면,
한라산 영실코스라 말하는데 망설임이 없겠다.


한라산 탐방 안내소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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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방어회. 제주 모슬포항 부두식당.

모슬포항에는 횟집이 많다.
부두식당도 모슬포항에 일렬로 늘어선 횟집 중에 하나로, 딱히 눈에 띄는 곳은 아니다.
슬며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손님으로 가득 차 있다.
운이 좋게 한 자리가 비어서 냉큼 앉아 방어회를 주문했다.

기본 찬-'부두식당'

방어회-'부두식당'

기본 찬이 부실하다. 그럼 좀 어떤가?
두툼하게 썰린 방어가 이렇게 접시 가득 나오는데!
비록 대방어는 아니라도 매운탕까지 포함해서 3만 5천 원이면 방어 실컷 먹는다.
맛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직접 잡은 자연산 활어를 판다는데, 그래서 더 맛있나 보다.
부두식당.
가맛비 좋은 맛집이다.
모슬포항에서 11월에 방어축제가 열린다는데, 그때 또 와서 방어를 왕창 먹을까 보다.


부두식당 연락처

064-794-1223

부두식당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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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피로를 풀어주는 산방산 온천 게스트하우스.

한라산에 다녀와서 온천으로 피로를 풀고 싶다면, 망설일 것 없이 산방산 온천 게스트하우스다.
기본형은 1만 5천 원이고, 온천형은 2만 원으로 가격이 착하다.
온천형으로 숙박하면 산방산 탄산 온천 2회 이용권을 주는 게 큰 매력이다.
온천만 따로 이용하려 해도 1만 2천 원인데 두 번 이면 숙박은 무료라고 봐도 되겠다.
그렇다고 게스트하우스 상태가 부실하지도 않다.
직원은 친절하고, 작지만 휴게실도 있으며, 방은 깨끗이 정돈이 잘 되어있다.
국내에 팬션, 민박, 게스트하우스 중에 시트를 투숙객이 직접 깔도록 정리해 놓은 깨끗한 숙소가 얼마나 될까?
청결함에서 만점인 숙소다.
그리고 침대마다 개인 조명을 달아놓은 세심한 배려까지!
산방산 온천 게스트하우스.
100/100짜리 게스트하우스다.


산방산 온천 게스트하우스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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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 온천 게스트하우스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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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겨울을 온 몸으로 느낀다. 한라산 성판악 코스.

작년 3월에 성판악-관음사 코스로 백록담을 다녀오고는,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백록담에 오를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사람 일이 어찌 예상 대로만 이뤄지랴?
1월. 겨울의 한복판에 백록담을 올랐다.
작년 3월 등반을 기준으로 짐을 챙겼다.
미끄러움을 방지하는 아이젠과 신발에 눈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스패츠는 필수.
얇은 장갑과 두꺼운 장갑을 챙겼다.
작년에 관음사 코스를 내려갈 때 스틱이 없어 고생했던 기억 때문에 스틱도 한 벌 챙겼다.
하의는 기모 타이츠 위에 여름용 얇은 바지를 입었고,
상의는 기모 베이스에 얇은 재킷과 도톰한 재킷, 마지막으로 바람막이를 걸쳤다.
털모자와 플리스 넥 워머까지 챙겼으니 이 정도면 되었다 싶었다.
작년 3월은 따듯한 편이었으므로, 이 정도면 더우면 더웠지 춥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었다. 작년 3월 날씨가 기적처럼 좋은 날이었던 거다.
아침 일곱 시가 좀 덜되어 성판악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자리가 없다.
갓길에 조심히 주차하고, 버스정류장에 옹기종기 모여 눈보라를 피하며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했다.
산악회에서 오신 어떤 분이 일행에게 말했다.
“우리가 여기까지 왔지만, 날씨가 이런데 꼭 강행하는 게 능사는 아닐 거 같아요.”
그래도 죽는 게 아니라면, 기왕 온 거 설령 죽을 만큼 고생하더라도 올라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 입구에서 되돌아가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초입-'한라산 성판악 - 백록담 겨울 산행.'

런웨이-'한라산 성판악 - 백록담 겨울 산행.'

작년엔 한참 올라가다가 아이젠을 꺼내 들었는데, 이번엔 입구부터 아이젠을 차고 걸어야 할 정도로 바닥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였다.
작년 3월엔 초입이 돌 바닥이었는데, 이번엔 푹신푹신해서 쿠션이 좋아 오르기가 한결 수월하다. 눈 쌓인 나무를 스치며 첫걸음을 내딛는다.
한라산은 지금이 성수기인가 보다. 작년 3월에 왔을 때보다 사람이 세 배는 많아 보였다. 좁은 길을 따라 한 명씩 오르는 모습이 런웨이를 닮았다.
수려한 자연 경관과 더불어 다양한 등산 패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진달래밭 대피소-'한라산 성판악 - 백록담 겨울 산행.'

진달래밭 대피소.
대피소 안은 뜨거운 컵라면으로 추위를 좀 녹이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서 있을 자리도 없다.
배가 딱 고플 시간이라 여기서 따듯한 것도 좀 먹으면서 쉬다 가고 싶지만, 여기서 쉬면 정상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이 너무 많아 분명 길이 막힐 거다.
진달래 대피소를 지나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거센 바람이 얼굴을 때릴 때면 자꾸만 꽃 이름이 입에서 맴돈다.
‘개나리. 개나리... 이런 개나리.’

겨울 왕국-'한라산 성판악 - 백록담 겨울 산행.'

눈보라-'한라산 성판악 - 백록담 겨울 산행.'

눈보라-'한라산 성판악 - 백록담 겨울 산행.'

판타지에나 나올법한 멋진 겨울 왕국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름답다.
사스콰치나 예티 등이 사는 지역으로 어울린다.
사람이 살 곳은 아니다.
특히 저 멀리 눈보라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모습은 참 신비로운데,
저게 저 멀리만 지나가는 게 아니라 얼굴을 강타하고 지나가기도 한다.
한겨울 산행에는 꼭 고글을 챙겨야겠다.
바람에 떠밀리다가 간신히 줄을 잡고 다시 한 발자국을 딛는다.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리며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이런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 정상에 올라가는 이유가 뭘까.
평소에 살아있다는 게 너무 당연해서 그 고마움을 잊고 지낸다면,
궂은 날씨에 한라산을 한번 올라보면 좋다.
살아서 숨 쉬고 따듯이 먹고 자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되니까.
나만 추한가 했더니 모두 눈물 콧물을 줄줄 흘려서 얼굴에 고드름을 만들고 올라가고 있다.
“크크크크.”
그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너무 추워서 입이 얼었는지 입이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웃음소리가 꽤 컸음에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바람 소리에 묻혀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까닭이다.
바로 옆 사람에게도 소리를 질러야 할 판이다.
“너 콧물이 얼었어. 크크크크.”
물론 나도 그렇다.

백록담-'한라산 성판악 - 백록담 겨울 산행.'

정상이 가까워지자 작은 건물 옆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바람을 피하고 있다.
바람은 점점 더 거세지지고 걷기도 힘들지만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백록담은 봐야지.
바람이 최고조로 달했을 때 백록담에 오르면 좋은 점이 딱 하나 있다.
백록담 바로 앞에서 전세 낸 마냥 사진을 찍어도 된다는 것!
두세 장 찍었더니 배터리가 다 달았다.
몸을 덜덜 떨며 힘겹게 갈았지만, 또 두세 장을 찍으니 꺼졌다.
온도가 너무 낮았나 보다.
이럴 때 사진을 찍으면 재미있는 사진이 좀 나올 텐데 아쉬웠다.
아쉬워도 별수 있나.
우선은 살아야겠으니 정상에서 내려왔다.

해피엔딩-'한라산 성판악 - 백록담 겨울 산행.'

겨우살이-'한라산 성판악 - 백록담 겨울 산행.'

기차놀이를 하는 것처럼 길게 늘어서 오르는 사람들과 달리 내려갈 땐 한산하다.
대피소에서 쉬지 않고 올라갔다가 오길 잘했다.
계단 부분을 지나니 바람이 좀 약해져서 여유를 가지고 카메라를 꺼내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온갖 갈등을 겪지만 결국은 해피엔딩 같은 풍경이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조금 쉬며 허기를 달래고 내려왔다.
성판악 코스로 다시 내려오니 경사가 완만해서 스틱도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완만한 대신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길다.
진달래밭 대피소부터 백록담까지가 볼거리가 많은데, 그 때문에 성판악을 오르기는 부담스럽다.
다음에 또 백록담을 오른다면, 튼튼한 스틱을 챙겨서 관음사-관음사 코스를 고려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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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묵기 좋은 숙소. 제주 서귀포 야자원.

창문-'제주 야자원 Jeju Yajawon'

네 명 이상이 함께 묵을 숙소로 좋은 숙소다.
복층 구조로 위층엔 침대가 있고, 아래층엔 이불을 깔고 자는 온돌식이다.
일반적인 숙소는 2인 기준이 많다. 2인 기준인 숙소는 추가 요금을 내면 넷 정도는 잘 수 있지만,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제주 야자원은 기준인원이 4인이고, 복층이라 4~6명이 쓰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기준인원 15인인 곳도 있으니 여럿이 묵기 좋은 숙소다.
통나무 집이라 운치가 있지만, 이웃이 시끄러우면 소리가 그대로 들린다는 점은 좀 아쉽다.
제주 야자원에 묵을 계획이라면 걸어갈 만한 거리에 상점이 없으므로 먹을거리를 미리 사서 들어오는 게 편하다.

표선 수산마트 참돔 회-'제주 야자원 Jeju Yajawon'

제주 야자원에 들어오면서 표선 수산마트에 들러 저녁거리로 참돔 회를 떠 왔는데, 싱싱하고 맛이 좋았다.
혹시 웃풍으로 춥지는 않을까 걱정이 좀 되었는데,
난방이 빵빵하게 잘 되어 안락하게 잘 잤다.
이름이 야자원인만큼 야자나무가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어두울 때 들어가서 새벽에 일찍 나왔기에 야자나무를 구경하진 못했다.
제주 야자원.
다음에는 날이 좀 따듯할 때 와야겠다.
쭉쭉 뻗은 야자나무를 배경으로 바비큐를 먹으면 고기 맛이 더 좋지 않을까?


제주 야자원 웹사이트


제주 야자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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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오름과 바람 사진.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갤러리 입구-'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Kimyounggap Gallery Dumoak'

안내-'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Kimyounggap Gallery Dumoak'

지난 제주 여행 때 제주에 일 년 정도 지내며 이곳저곳을 여행한다는 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주에서 어디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한 군데만 꼽으라면.... 음. 김영갑 갤러리요.”
“그래요? 나중에 또 제주에 오면 가봐야겠어요.”
그렇게 일 년간 마음에 담아둔 김영갑 갤러리에 이제야 왔다.

인형-'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Kimyounggap Gallery Dumoak'

인형-'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Kimyounggap Gallery Dumoak'

작은 인형들이 이곳에 잘 왔다고 반기며 맞이한다.
할망바당이니 학교바당이니 제주도의 인심은 이미 전설이 되어버렸지만,
여기 김영갑 갤러리는 이어도의 꿈을 간직한 곳이라고 손을 흔든다.

두모악 무인 찻집-'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Kimyounggap Gallery Dumoak'

정원-'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Kimyounggap Gallery Dumoak'

도시의 급한 마음은 접어두고 여유를 즐기라며 두모악 무인 찻집도 열어두었다.
바깥 정원을 천천히 거닌 다음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둘러본다.

내부-'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Kimyounggap Gallery Dumoak'

이생진 시인은 김영갑 사진가를 ‘사진으로 시를 찍는 사람’이라 말했다.
그가 찍은 오름이며 바람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시인의 말이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와 닿는다.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자 했던 사진가의 숨결이 느껴진다.
수십 년을 살아도 제주도를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평생을 다 바쳐도 될까 말까이니까.
낯선 것을 배우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먼저 느낀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김영갑 사진가는 몇 장의 사진을 통해 오름과 바람. 고독과 열정. 그리고 자유로움을 들려준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이곳에 제주가 있다. 이어도가 있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웹사이트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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